한양대학교(Hanyang University)-위클리한양>최대 친환경 문화센터 다암예술원 설계(2010년3월3주)
생태친화적 예술도시 빚는 건축가
		
명승건축그룹 회장 이순조(건축 77년 졸) 동문
		
“다가올 녹색과 감성 시대를 준비하고 대비해야”

지난 12월, 강원도에서 기공식에 들어간 다암예술원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춘천에서 추진되는 전력IT문화복합도시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다암예술원. 다암예술원은 11만 400제곱미터(약 3만 3,000평)의 대지에 4,000억 원 이상의 공사비를 투입하는 거대한 공사다. 무엇보다 주목을 끈 것은 이 다암예술원이 강원도의 특성에 맞게 친환경 공법이 집결된 최대의 건물이라는 점이었다. 강원도 언론사들의 보도에서 지역사회가 다암예술원에 거는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

다암예술원을 기획하고 2012년까지 완공을 맡는 건축사가 명승건축이다. 그리고 명승건축의 대표가 바로 이순조(건축 졸) 동문. 이 동문은 건축가로의 일생일대 프로젝트라 할 수 있는 다암예술원 공사에 들어가면서 또 다시 주목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그동안 예술적 건축가로 인정받아온 것 이외에도 활발한 사회 참여로 존경을 받아왔다. 이제 강원도의 새로운 명소가 될 다암예술원. 그 다암예술원의 건축가 이순조 동문을 위클리 한양이 만나봤다.

뉴튼의 사과처럼 떠오른 다암예술원

번뜩이는 발상이나 발견은 때때로 뜻하지 않은 순간에 찾아온다. 이 동문은 이것이 일종의 행운이라고 말 할 수 있다면서 이야기를 풀었다. 관찰, 관심, 대상과의 꾸준한 관계가 유지되는 상황 속에서 일어나는 행운의 순간, 즉 ‘세렌티피티’를 놓치지 말라는 것이다. 숨겨진 진리와 마음을 움직이는 생각의 비밀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지만 그것을 잡을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동문은 다암예술원이 자신에게 뉴턴의 사과와도 같았다고 말했다.

“다암예술원의 모습들은 자연 속에서 형태를 찾아냈고 모방했어요. 많은 이들이 앞으로 건축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분에서 생체모방기술(Biomimetics)이 활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죠. 저는 구체적으로 이런 기술적 부분을 자연도입기술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다암예술원은 건물의 외관 뿐 아니라 세밀한 부분부터 운용 체계까지 친 환경적, 독창적으로 기획했습니다. 사소한 방범창도 기존의 모습을 따른 것이 아니라 고사리에서 모양을 따온 것이 그 예죠. 이런 면에서 인정을 받은 것이고요. 새로운 생각은 저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부여합니다.”

건축을 뜻하는 영단어 아키텍처‘Architecture’의 어원은 그리스 시절 예술, 기술, 자연이 합쳐진 것이었다고 한다. 건축가는 기본적으로 예술, 기술, 자연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 동문은 특히 예술적인 면이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강조돼 왔고 지금도 건축의 근간이라고 말했다. 그의 건축 이념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저는 재미로 ‘DESIGN’을 이기적이고 나쁜 마음을 발전시켜서(Develope Evil Spirit) 자연으로 되돌리자(In to Good Nature)라는 뜻으로 풀어 쓰곤 합니다. 이것을 수행하는 것이 예술이에요. 예전 학창 시절에 받았던 박학재 교수님의 가르침이 떠오릅니다. 그분이 의장론과 서양 건축론 등을 가르쳐주셨죠. 박학재 교수님은 음악 개념이 어떻게 건축에 적용되고 의미가 있는 것인지를 설명해 주셨어요. 괴테도 건축을 얼어있는 상태의 음악이라고 했죠. 결국 예술과 건축가는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한국의 르네상스를 꿈꾼다

이 동문은 인터뷰 중 바우하우스(Staatliches Bauhaus) 운동을 강조했다. 바우하우스는 20세기 초 독일이 운영된 학교로 건축, 미술, 공예 등 종합적인 예술 분야를 교육한 곳이다. 창립자인 그로피우스는 ‘예술을 위한 예술’을 배격하고 생활 중심의 예술에 목표를 두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 바우하우스 출신 예술가들의 활동은 미국 등 세계로 퍼져 현대식 건축과 디자인에 큰 영향을 주었다. 이 동문은 현재의 활동이나 다음 작품 역시 바우하우스 운동의 연속선상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건축은 같은 예술이지만 단순히 캔버스에 물감을 칠하는 것이 아니라서 엄청나게 많은 재원과 물자가 동원돼요. 좋은 건축은 그만큼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영향력이 크다는 말이죠. 저는 한국에서 21세기 바우하우스 운동이 시작됐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다암예술원이 신(新) 바우하우스 운동의 진원지가 되고 한국에서 유럽 르네상스 시절같이 많은 예술가가 등장했으면 하는 것이죠.”

이어서 이 동문은 전 국민이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시대를 꿈꾼다고 말했다. 예술을 일상적으로 접하는 것이 한국의 르네상스를 만들 토대라는 것이다. 이 동문은 메슬로우(Maslow)의 욕구이론을 응용한 예술 5단계설을 이야기했다.

“처음엔 예술을 그저 관람하는 단계에서 시작합니다. 일반인들이 예술에 대해 느끼는 문턱을 넘는 것이 중요해요. 그리고 다음엔 체험욕구가 생기죠. 훌륭한 작품을 보고 있으면 만드는 방법에 대한 체험을 갈망하게 됩니다. 다음 단계는 학습욕구고 그 다음엔 작업단계로 이어집니다. 만드는 방법을 익히고 그것을 토대로 예술 작품을 만들기 시작하는 것이죠. 작업이 궤도에 올라서면 언젠가 남들이 자신의 작품을 가지고 싶어 하게 됩니다. 이것이 마지막 완성단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예술의 문턱을 낮춰야 해요. 노후에 직장을 떠난 후 훌쩍 예술에 투신해보는건 어떨까요. 프랑스의 앙리 루소도 50대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회자되는 화가가 됐습니다.”

감성 시대를 예측하고 대비하라

이 동문은 수렵시대가 농경시대로 변화했고, 농경시대가 산업시대로 변화했을 당시의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수렵에 집착하다 농경시대로의 변화에 뒤떨어진 이들과 르네상스와 산업화 시대에 대한 준비가 소홀했던 몰락 귀족들을 예로 들었다. 요컨대, 항상 다음 시대를 예측하고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는 이들이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그리고 조만간 현대가 정보화 시대와 동시에 감성시대로 돌입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단 우리나라 사람들의 예술성은 매우 높은 것 같아요. 하지만 그것을 잘 살리는 방법을 배우지 못해서 모르는 것뿐이죠. 예술에서 중요하게 강조되는 것이 소위 ‘감’이예요. 그런데 한국인들이 이 ‘감’이 정말 좋거든요. ‘감’이 중요하게 작용되는 골프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나, 최근 피겨에서 활약하는 김연아 선수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동문은 후배 대학생들에게 스스로를 채우거나 비울 자세를 언제나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채우는 것은 스스로를 꾸밀 줄 알아야 한다는 것. 천편일률적인 현대인들의 생활을 벗어나 개성적으로 자기 행위를 아름답게 꾸미는 연습을 해나가길 바란다고 후배들에게 전했다. 또 비우는 것은 자기 마음의 여유를 가지라는 말이었다. 이 동문은 학문에선 자신을 채우고 예술적으로는 언제나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비움을 남겨두라고 이야기했다.

“‘우아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지배한다’라는 매튜 메이의 책이 있습니다. 이 말처럼 이제 세상은 좀 더 멋지고 매력적인 것을 추구하고 있어요. 무조건적인 포장이 아니고 자신만의 개성을 가꿔나가는 것이죠. 특히 남학생들도 자기 꾸미는 것을 소홀히 하지 말고 가꿀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네요. 또 비우는 철학도 가지길 바라요. 비움의 철학과 마지막을 남겨두는 자세가 대학생에게 필요합니다. 언제나 열린 마음을 가지고,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예술적 갈증을 느껴보도록 하세요.”



취재 : 고효정 학생기자 angelhjko@hanyang.ac.kr
정리 : 김선민 취재팀장 salamander@hanyang.ac.kr
사진제공 : 대외협력처 대외협력팀


학력 및 약력

현재 명승건축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 동문은 최근 공사를 시작한 다암예술원의 건축가로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다암예술원은 강원도 전력IT문화복합도시의 중심지로 국내 최대의 친환경 건축물이 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이 동문은 2009년부터 카누연맹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제 3대 국민체육센터 이사장을 역임한 경험이 있다. 건축의 날 국토해양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이 밖에도 많은 강연과 토론회로 활발한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