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① 충북대 신방웅 총장
② 강릉대 임승달 총장
③ 안동대 권영건 총장
④ 호원대 강희성 총장
⑤ 동신대 이상섭 총장
⑥ 삼척대 장태연 총장

『총장은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연구와 교육을 열심히 하는 교수가 우대 받는 행정, 그것이 제 원칙입니다』
「New Start 21」이라는 혁신주의를 기치로 지난 1999년 4월 교수직선제를 통해 선출된 강릉대학교 임승달 총장이 취임 4주년을 맞았다. 변화와 개혁을 통해 21세기 환동해권 중심대학으로의 성장을 약속했던 그다. 80년대 후반,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창립을 주도하는 등 「실천하는 지성」으로서 자신의 원칙을 지켜왔다 자부하기에 총장 선출 이후 그에 대한 대내외의 기대와 관심은 더욱 컸다.

자연, 역사, 배움이 하나된 꿈의 캠퍼스

- 임기 마지막 해를 맞이하고 계십니다. 취임 당시 언급하신 공약사업의 결과들이 궁금합니다.

    『선거 당시 뉴 액션 프로그램(New Action Program 21)이라는 변화와 혁신을 기치로 강릉대학의 21가지 약속과제를 만들었습니다. 20여년을 학교에 있으면서 생각했던 과제들을 묶어 제가 직접 공약집을 만들었는데 지금 돌이켜도 그 때 고민을 참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부과제가 100개쯤 되는데 매년 과제 진행 상황을 체크하고 보고회를 갖고 있습니다. 현재에는 약 8,90퍼센트가 성취되었다고 봅니다』

- 지방 국립대에 있어 특성화와 전문화는 생존을 위한 요소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강릉대학의 가장 큰 경쟁력을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저희대학은 첫째, 특성화, 집중화를 통해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부합니다. 지역을 고려한 해양생물학 분야의 육성이나 관광분야의 특성화를 추진하면서 정보산업단지 조성 등 첨단 IT 분야에도 경쟁력을 갖추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강릉대학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치과대학을 의대 없이 단독으로 설립하여 큰 경쟁력이 한 부분이 되고 있습니다. 둘째로 학생 중심의 대학이라는 것입니다. 전공선택권을 보장하고 최소 학점제를 통해 학생들이 2, 3개의 복수전공을 쉽게 수행할 수 있는 수요자 중심의 교육시스템을 확보했습니다. 셋째로 산학협력과 실사구시입니다. 정부에서 출현하는 각종 국책기관을 많이 유치해서 산학협동체제를 바탕으로 교육과정을 지역 개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실사구시를 추구하는 대학, 작지만 알 찬 대학, 강한 대학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지방 국립대학으로서 강릉대학이 보여준 경쟁력 강화의 노력들은 이미 정부를 통해 검증된 바 있다. 모집단위를 광역화하여 학생들의 전공선택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했고 교양 교과과정을 강화하여 커리큘럼의 창의성을 확보하는 등 강릉대가 보여준 일련의 혁신과 변화는 교육개혁추진 우수대학과 두뇌한국사업(BK21)의 우수 지역대학 선정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창업보육센터, 전자상거래지원센터, 과학영재교육센터, 동해안해양 생물자원센터(RRC), 중소기업기술지원센터 등 지역 특성을 기반으로 각종 국책기관을 유치하여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첨단의 연구 지원환경을 구축한 것은 지방대학의 발전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은 물론 율곡과 신사임당, 허균과 허난설헌 등 교육에 있어 역사적 전통을 갖춘 강릉대학을 「자연과 역사, 배움이 하나된 꿈의 캠퍼스」라 칭하는 현지의 평가는 매우 적절한 것이었다.

「제2의 개교」선언, 환동해권 중심대학 육성 다짐

개교 55주년을 맞이한 지난 해 강릉대는 전신인 강릉사범학교 및 교육대학과 동창회를 통합하면서 「제2의 개교」를 선언했다. 대학 UI를 모두 새로 제작하고 조형물을 건립한 것은 새로운 출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대내외에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새롭게 제작된 강릉대의 로고는 전통적으로 권위와 위엄의 표상이던 대학 심볼을 극복한 것으로 인기가 높다. 선비문화가 살아있는 강릉지역의 문화적 고유성에 착안하여 현대와 전통의 융합을 낙관모양의 외곽선과 한글 타이포를 결합시켜 표현한 것이다. 또한 주색인 동금색은 학문적 우수성과 제도의 합리성을 바탕으로 강릉대학의 정체성을 상징한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 「제2의 개교」가 단순히 동창회 통합만을 뜻하는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대학발전을 위한 새로운 전망이 그 배경에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제2의 개교 후에는 지금 추구하는 건전한 양식과 따뜻한 품성을 지닌 인간다운 대학, 그리고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를 주도하는 창의적인 인력 육성에 주목하려 합니다. 그리고 세계화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는 한편 지역에 봉사하는 대학이 되고자 합니다. 「인간화」,「세계화」,「지식정보화」 그리고 「지역화」라는 상기 네 가지의 쟁점들이 향후 대학발전을 위한 역점사업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 궁극적으로 강릉대를 「환동해권 중심대학」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자주 피력하셨는데요.

    『제가 한양대 도시공학과 1회 입학생입니다. 도시공학을 전공한 이후 플래너(Planner)로서 도시계획을 하면서 뭐랄까, 지역개발이라는 것은 미래에 대한 흐름이나 예측이 정확해야 하고 현실에 대한 분석을 통해 문제점을 도출해서 대안을 만들어내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강릉은 지정학적으로 영동권, 강원도에 위치하면서 동해안의 세력권을 형성하는 중요한 지점입니다. 이러한 지정학적 배경을 바탕으로 영동권을 대표하는 국립대학으로서 대학의 장기적 발전상과 목표를 「환동해권 중심대학」에 담은 것입니다』

강릉대는 최근 환동해권 4개국 8개 대학 및 연구기관들이 모인 「환동해권 대학 연구협의체(CLARINET)」의 구성을 주도하며 해양 거점 연구 중심대학으로의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외에도 세계 10개국 20여 대학들과 학술교류를 실시하는 등 바다에 인접한 지정학적 특성을 기반으로 세계화에 앞서간다는 전략이다.

흙 내음 나는 학생들, 그들에게 흠뻑 빠지다

임 총장은 충남 서산 출신으로 도시공학과 68학번이다. 이후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석사를 국민대에서 행정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던 것은 「엔지니어가 갖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였다」라고 그는 설명한다. 도시공학이란 엄연히 기술의 영역이면서도 실제 정책을 입안하는 것은 행정의 분야라는 것이다. 따라서 정책이 결정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하면 자신이 갖고 있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실현시키지 못한다는 것이 임 총장의 생각이다.

- 석사 이후 과학기술연구소(KIST)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학으로 오시기까지의 궤적이 궁금합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KIST에서 지역개발센터를 만들어서 수도 서울을 옮기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작업이 거의 완료될 즈음 10.26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했죠. 그래서 그 팀이 국토개발원으로 옮기게 됐어요. 연구소가 지금도 그렇습니다만 진실로 업무로 인정받고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영어 공부할 시간이 없어요. 그런데 인정받지 못하던 사람들은 영어도 공부하고 곧잘 유학을 떠나 학위를 받아 귀국하면 특별한 대우를 받고 그러지 않습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모습들이 싫었습니다. 그래서 국토개발원에서 부산지하철 1호선 기획을 마지막으로 끝내고 강릉대로 오게됐습니다. 처음에 학생들을 만나보니까 참, 흙 내음이 나고 너무나 착해요. 그들에게 흠뻑 빠져서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 임기 마지막 해를 맞이하고 계십니다. 지난 3년간 총장을 역임하시면서 나름의 고충이 많으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전 국무총리 현승종씨가 말하기를 자신이 대학교수에서 총리까지 많은 일들을 해보았지만 가장 어려운 것이 총장의 직위였다라고 합니다. 대학이라는 것이 조직사회이면서 매우 자유분방하고 교수님 한 분 한 분이 모두 총장과 같은 독자적 기능과 권한을 가지고 있어서 이것을 하나의 조직으로 이끈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8천여명의 학생들을 하나로 이끌기란 더욱 쉽지 않죠. 총장이란 사실상 책임이 더욱 많고 권한은 함부로 행사할 수 없는 쉽지 않은 자리입니다』

임 총장은 올해 초, 대학 행정의 합리화, 투명화, 민주화를 통해 학내 분규의 빌미를 남기지 않겠다 공언한 바 있다. 대학 내 분열과 갈등의 불씨를 완전히 소멸시키고 구성원간의 합의와 단합을 통해 안정된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후학들에게는 팽배한 개인주의를 극복하고 더불어 사는 성숙된 공동체 의식을 배양할 것을 주문한다. 「꿈은 혼자 꾸면 꿈으로 끝나지만 함께 나누면 현실이 된다」는 시의 한 구절로 신년사를 시작한 임 총장의 고민을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최 홍 취재팀장 choihong@ihanyang.ac.kr


학력 및 경력

1975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학사)
1977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석사)
1993  국민대학교 도시행정 (행정학박사)

1977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교통경제연구실 연구원
1980  한국과학기술원(KAIST) 지역개발연구소 선임연구원
1981  강릉대학교 지역개발학과 교수
1988  강릉대학교 영동산업문제연구소 소장
1991  강릉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학장
1994  한국지역개발학회 부회장
1994  건설교통부 사회간접자본 민자유치 평가전문위원
1995  대한교통학회 부회장
1995  대통령비서실(청와대) 국가경쟁력강화자문위원회 위원
1996  미국Univ. of Delaware 객원교수
1999.4.  강릉대학교 제3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