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 최초 외국인 총장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로버트 B. 러플린 KAIST 총장이 본교를 찾았다. ‘분수 양자홀 효과’를 이론적으로 설명한 공로로 98년 노벨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한 그는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석학이다. 79년 MIT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85년부터 스탠퍼드대 응용물리학과 교수로 재직한 바 있다. 지난 해 KAIST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국내에서 친숙한 과학자로 인식되고 있는 그는 대중 앞에서 강연하는 것을 즐거움으로 여긴다고 한다.

본교 핵심소재특성화사업단의 주최로 마련된 이번 강연은 지난 14일 백남음악관에서 열렸다. 중간고사를 앞둔 시기임에도 많은 학생들이 자리를 메워 러플린 총장에 대한 관심과 강연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이 날 참석한 김종량 총장은 강연에 앞서 학생들에게 “러플린 총장은 이공계 중심의 연구대학인 KAIST의 총장이자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이다. 좋은 강연을 해주실 테니 주의 깊게 듣고 적극적으로 질문을 하길 바란다” 고 당부했다.

핵심소재특성화사업단장 이성철(공과대·응용화공) 교수님의 소개로 단상에 오른 러플린 총장은 여유 있고 즐거운 모습이었다. ‘새로운 우주(A Different Universe)’를 주제로 강연을 준비한 그는 안정된 목소리로 종종 유머를 섞어가며 물리학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러플린 총장은 ‘The Chronicle Review’에 대해 소개하며 “학교에서 물리학을 배울 때는 더 이상의 프론티어는 없을 것이라고 배우지만 아주 작은 곳에 프론티어가 숨어 있다”며 “물리학에서 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리학과 생활을 연계해 이해하기 쉽고 친근하게 설명했다. 또한 “물리학에서 프론티어를 찾기 위해 해체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틀린 것이다. 부분보다 전체로서의 기능이 중요한 경우가 많다”고 말하며 “하나하나의 부품보다 그것이 모여 전체를 구성했을 때 법칙이 생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들을 슬라이드 쇼로 보여주면서 카오스이론, 양자역학, 중력의 법칙 등 물리학의 여러 법칙들에 대해 재미있고 쉽게 설명해 학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두 시간에 걸친 강연이 끝나자 많은 학생들이 질문을 해 강연에 대한 높은 관심과 호응을 증명했다. 특히 대부분의 학생들이 영어로 질문을 준비하는 등 특강에 대한 많은 관심을 모습을 보였다.

이 날 강연을 들은 김종우(공과대·전전컴 4) 군은 “물리학은 전공과 연관이 있는 분야라 관심이 있어 찾아왔다. 특강 형식이라 개론적이고 쉬운 내용을 위주로 강연하신 것 같다”고 말하며 “이런 좋은 강연들이 종종 열리는데 수업이 겹쳐서 못 오는 경우가 많아 아쉽다. 시간대를 잘 조절해서 마련하셨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밝혔다.


한나래 학생기자 hyedit@i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