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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 12

[문화][신간] 정민 교수, 최대 한국 명문 선집 『한국산문선』 출간

▲한국 산문선 1~9권 세트 (정민 외 | 민음사) 신라부터 조선 말기까지 우리나라의 고전 명문을 총망라한 최대 규모의 한국 명문 선집 『한국산문선』이 출간됐다. 정민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이종묵 서울대 교수,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 등 여섯 명의 옮긴이가 삼국 시대부터 20세기 초반에 이르기까지 한문 산문 중 사유의 깊이와 폭이 드러나는 작품을 선별·번역해 기획에서 출간까지 2010년부터 8년에 걸쳐 모두 아홉 권으로 묶어 냈다. 본 선집이 불러낸 작가는 229명으로, 산문 613편에 원고지 1만8000장에 달하는 양이다. 옮긴이들은 방대한 우리 고전 중에서도 사유의 깊이와 너비가 드러나 지성사에서 논의되고 현대인에게 생각거리를 제공하는 글을 선정했다. 각종 문체를 망라하되 형식성이 강하거나 가독성이 떨어지는 글은 배제했으며 내용의 다양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부드러우면서도 분명하게 읽히도록 우리말로 옮기고, 작품의 이해를 돕는 간결한 해설을 붙였다. 또한, 본문에 집중할 수 있도록 주석을 권말에 두었으며 교감한 원문을 함께 실었다. 그리고 권두의 해제로 각 시대 문장의 흐름을 조감해 볼 수 있도록 했다. 기획에 참여한 한문학자들의 역량과 더불어 그동안 축적된 국문학·한문학계의 연구 성과에 힘입은 대작이다. 『한국 산문선 1~9권 세트』 저자 정민 외 / 2017-11-24 / 민음사 / 16만원. 4050쪽

2017-11 28

[문화][신간] 정민 교수 『돌 위에 새긴 생각』 개정판 출간

▲『돌 위에 새긴 생각』 (저자: 정민 | 출판사: 열림원) 정민 국어국문학과 교수의『돌 위에 새긴 생각』이 개정판으로 출간했다. 2000년 처음 출간된 지 17년 만이다. 이 책은 ‘학산당인보(學山堂印譜)’ 속 전각과 글귀를 싣고 거기에 정민 교수의 친근한 해설을 덧붙인 것으로 서예와 조각, 회화와 구성을 포괄하는 전각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학산당인보’는 명나라 말엽 장호(張灝)가 옛 경전에서 좋은 글귀를 간추려 당대의 대표적 전각가들에게 새기게 해 엮은 책으로, 삶의 지침으로 삼을 만한 인생의 지혜를 전하고 있다. 정민 교수는 2012년 방문학자의 신분으로 하버드대학교 옌칭연구소에 1년간 머무르며 그곳 희귀본 서가에서 『학산당인보』의 원본을 마주하고 됐다. 감격스러움을 느끼며 정성스럽게 한 장 한 장 촬영한 원본에서 수십 방을 새로 더해 개정판을 펴내게 됐다. 때로는 옛사람과 때로는 자신과 대화를 주고받는 듯한 정민 교수의 해설은 옛글의 맛을 더해준다. 『돌 위에 새긴 생각』 저자 정민 / 2017-10-30 / 열림원 / 1만 4천 원. 224쪽

2017-11 21

[문화]입동과 함께 찾아온 유재하의 목소리

‘다시 못 올 지난날을 난 꾸밈없이 영원히 간직하리, 그리움을 가득 안은 채 가버린 지난날.’ 고(故) 유재하 동문(작곡과 81)이 세상을 뜨기 전 남긴 단 한 장의 앨범, <사랑하기 때문에>의 수록곡 ‘지난날’의 가사 중 일부다. 클래식과 대중가요를 접목해 생전 ‘천재 작곡가’라는 별명을 얻었던 고인의 지난날을 모교인 한양대학교 박물관에서 돌아볼 수 있다. 추운 날씨에 찾은 한양대 박물관 3층 테마전시실은 고인의 노래가 울려 퍼지고 있어선지, 따뜻했다. 세 번째 한양의 인물, 유재하 매년 ‘한양의 인물’을 선정해서 전시를 기획하는 한양대 박물관은 고(故) 박목월 시인과 고(故) 이만영 박사에 이어 유 동문을 세 번째 인물로 뽑았다. 이번 달 10일부터 오는 18년 6월 30일까지 마련되는 추모전시에서는 25년의 짧은 생애 속에서 한 장의 명반을 남기고 떠난 그의 음악 인생을 되짚어 볼 수 있다. ▲추모전의 입구. 뒤 편으로 고(故) 유재하 동문의 유품인 기타가 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박물관 3층 입구에 들어서면 고인의 생애주기와 함께 그의 음악이 탄생한 곳을 재현한 ‘재하의 방’ 코너를 찾아볼 수 있다. 벽면 한 쪽에 재현한 그의 방엔 다양한 장르의 LP 음반과 피아노, 그리고 유품인 기타가 놓여 있다. 고인이 방에서 형 유건하 씨에게 기타치며 불러주던 돈 맥클린(Don McLean)의 ‘Vincent’와 사이먼 앤드 가펑클(Simon & Garfunkel)의 ‘April Come She Will’ 녹음파일도 재하의 방 코너와 함께 최초 공개된다. ▲고(故) 유재하 동문의 ‘음악과 사람’들에 대한 얘기가 담겨 있는 곳이다. 고인은 학부생 시절 가수 조용필 씨와 ‘위대한 탄생’에서 함께 활동을 했고, 졸업 후에는 김현식과 함께 ‘봄여름가을겨울’에서 활동했다. 그가 갖고 있던 남다른 감각은 모두의 감탄을 자아냈다고 한다. 재하의 방 옆에는 한양대 재학시절 유 동문의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다. ‘사자머리’를 했던 고인은 학부 시절 어떤 학생이었는지, 그리고 어떤 음악을 사랑하던 작곡과 학생이었는지에 대한 동기들과 지인들의 추억담을 읽어볼 수 있다. 특히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에서 활동을 잠시 함께했던 가수 고(故) 김현식 씨가 남긴 유 동문과의 회상담은 이들의 끈끈한 우정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보여준다. ▲’사자머리를 한 특별한 친구’. 많은 지인들은 그를 '음악만을 사랑한 사람'이라고 기억했다. 글을 따라 읽다 보면, 고인의 첫 번째이자 마지막 앨범 <사랑하기 때문에>의 전곡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에 다다른다. 두 개의 헤드폰에서 그가 홀로 작사, 작곡한 잔잔한 9곡의 노래들이 찬찬히 흘러나온다. ▲고(故) 유재하 동문의 첫 앨범 <사랑하기 때문에>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 출신 음악가들은 2013년에 그의 노래들을 릴레이로 이어 불렀다. 그 영상을 옆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모두가 사랑하는 그의 음악 유 동문이 세상을 떠난 후, 유재하 음악장학회의 주관으로 매년 열리고 있는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는 음악을 사랑하는 싱어송라이터들이 함께한다. 그리고 그들이 직접 느끼고, 재해석한 고인의 음악 또한 추모전에서 만나볼 수 있다. 지난 1988년 1월 유 동문을 기리는 추모 음악회의 영상, 그리고 매년 경연대회에서 그의 음악적 가치를 이어가는 가수들의 이름과 작품이 전시장 한 편에 걸려 있다. 경연대회 출신 음악가들이 지난 13년 <사랑하기 때문에>의 전곡들을 릴레이로 부른 영상도 방영된다. ▲음악만이 희망이 돼 주는 수 많은 음악인들 곁엔 고인이 있었다. 매년 열리는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음악의 꿈을 키워나간 수 많은 수상자들의 이름과 앨범 또한 전시 돼 있다. 고인의 주옥같은 9곡 중 가장 선호하는 노래를 투표할 수 있는 곳과 고인에게 편지를 남길 수 있는 공간처럼, 전시를 관람한 이들이 소소하게 체험할 수 있는 뜻깊은 코너들이 마련 돼 있다. 하늘의 별이 된 후 30년이 흘렀지만, 그의 음악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리는 듯했다. 어쩌면 유 동문의 음악이 익숙하지 않을 수 있는, 모교 후배들의 편지도 눈에 띄었다. ▲’많이 힘들었을 때, 유재하님의 ‘가리워진 길’을 듣고 버텼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좋은 음악을 선물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관람객이 고인에게 남기고 간 짧은 편지. 그의 노래들은 계속해서 모두에게 감동과 응원을 건네 줄 것이다. 우리 이대로, 영원히 “고인의 음악이 조용한 음악이라서 사람들이 암울한 분위기를 생각하는데, 생전에는 개그맨 뺨치는 성격을 가지셨다고 해요. 한창 꽃다웠을 때 창작했던 그의 음악이 우리 곁에 어떻게 남아있는지 직접 방문해 느껴봤으면 좋겠어요.” 최효영 학예연구사(한양대학교 박물관)는 한양대 학생들이 유 동문을 가슴에 품고 천천히 시간을 보내러 박물관에 방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모전시가 끝은 아니다. 한양대 학생들이 고인의 노래를 부르며 추모하는 ‘다시 부르는 유재하’프로그램이 오는 30일, 오후 5시부터 5시 40분까지 한마당 빨간 시계탑 아래에서 진행된다. 수업을 마치고 돌아서는 길, 고인의 노래들을 듣고 하루를 위로해보는 건 어떨까. 그는 떠났지만, 그의 음악은 이대로 영원히, 우리들 곁에 남을 것이다. ▲지난 15일 밴드 ‘소리울림’이 ‘다시 부르는 유재하’ 프로그램과 함께 했다. ‘소리울림’의 학생들은 유 동문의 노래를 부르며 고인을 추억했다. ▲”항상 텔레비전에서 가수들이 고인을 추모하는 공연을 보기만 하다가, 이번 행사를 통해 선배님의 후배로서 공연을 할 수 있어 뜻깊습니다.” 입김 나오는 추운 날씨에 김원일(의류학과 1) 씨는 고인의 노래를 열창했다. 글/ 유혜정 기자 haejy95@hanyang.ac.kr 사진/ 최민주 기자 lovelymin12@hanyang.ac.kr

2017-10 23

[문화]일본 제국주의. 그들의 은밀한 속내를 엿보다

지난 10월 16일을 시작으로 11월 3일까지 한양대학교 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는 일제 시대 제작된 국내 최초 한반도 관련 조감도(鳥瞰圖) 전시가 열린다. 원래 조감도란 ‘날아가는 새의 눈으로 내려다보고 그린 그림’이라는 뜻으로 보통 건축도면에 많이 활용된다. 또한, 해당 지역을 포괄적이고 전반적인 시각으로 나타내기 위해 제작된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의 조감도는 달랐다. 전체적인 모습을 담아내는 것 뿐만 아니라, 왜곡된 시각에서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세세하게 집어넣었다. 당시 최고의 명세를 떨친 ‘요시다 하츠사부로(吉田初三 郞)’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이런 식의 조감도를 제작했을까. 당시 조감도가 만들어진 배경과 그 의미, 그리고 일제가 꿈꿨던 욕망을 알아보기 위해 동아시아건축역사연구실의 서동천 겸임교수(건축학부)를 만났다. 조감도에 숨은 이면을 파헤치다 동아시아를 대상으로 일본이 서서히 식민지를 넓혀가던 20세기 초. 일본의 조감도 전문 화가였던 요시다 하츠사부로(이하 ‘요시다’)의 첫 작품은 1913년 ‘게이한 전차안내(京阪電車御案內)’ 였다. 처음엔 주로 좁은 시각에서 한정된 지역만을 그리던 그는, 10년 뒤인 1922년부터 주변국을 대상으로 하는 광범위한 지도를 그리기 시작했다. 1929년에는 한반도와 만주를 대상으로 하는 20개 이상의 조감도를 생산해냈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당시 조감도는 축소 인쇄를 거쳐 판매나 배포용으로 제작됐다."며 "그 말은 작가 개인의 조감도를 그리고 싶어서 그렸다기보단 뒤에서 그를 조종하고 이용하려는 세력이 있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즉, 당시 조감도는 관광이나 홍보 등 상업적인 목적으로 다방면에 활용됐고, 이를 단순히 작가 개인의 작품 성과라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한양대학교 박물관에서는 지난 10월 16일부터 다가오는 11월 3일까지 국내에서는 최초로 '요시다 하츠사부로'식의 조감도를 가능한 모든 범주에서 수집해 전시 중이다. ▲한양대학교 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 전시 중인 여러 조감도의 모습. (출처: 한양대학교 박물관 페이스북) 그렇다면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이러한 조감도를 생산∙ 배포하도록 의뢰했을까? 서 교수는 당시 일본의 제국주의를 주도한 ‘조선총독부’나 여러 ‘철도∙전기 주식회사’ 등 정부 조직과 민관 조직이 이를 의뢰했다고 답했다. “일본 관청과 식민지 사업체 등에서 의뢰를 하면, 요시다와 그의 문하생 그리고 다른 작가들이 조감도를 생산했죠. 이렇게 생산된 조감도는 일본 및 식민지 국민들에게 판매됐습니다.” 특히 일제강점기 시정(施政: 정치를 베풂) 20주년을 맞아 1929년에 요시다가 그린 ‘조선박람회도회’는 당시 일본 제국주의의 속내를 그대로 엿볼 수 있는 그림이다. 이 작품은 식민지 시대 경성의 모습을 파노라마로 보여준다. 당시 도로정비 사업으로 인해 도심의 교통망이 완성된 모습과 함께 ‘조선총독부’, ‘경성부청’, ‘경성역’. ‘신궁’ 등 식민지 지배와 밀접하게 관련된 곳을 강조하여 그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당시 조감도를 한국인 입장에서 그렸다면, 창덕궁∙ 숭례문∙ 종묘 등을 중심으로 그렸을 겁니다. 즉, 당시 그려진 조감도가 정보 제공의 역할보다는 식민지 지배의 야심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 것이죠” ▲요시다 하츠사부로가 1929년에 그린 '조선박람회도회'의 모습. 당시 조감도를 통해 일제의 식민지 지배 욕망과 그들의 지역을 인식하는 관점을 확인할 수 있다. 1번부터 4번까지 차례로, ‘조선총독부’, ‘경성부청’, ‘경성역’. ‘신궁’이다. (출처: '번안물로 본 사회와 문화', 백욱인 저) 건축은 역사를 담아내는 그릇 식민 지배 당시 일제는 도시 건설 전략을 통해 조선 왕조의 맥을 끊고, 근대 자본주의화와 군사기지화를 위해 경성의 모습을 바꿔나갈 계획을 꾸리기도 했다. 몇백 년간 근간을 유지해 온 유교 질서를 허물고 본인들이 받아들인 근대 서양 건축과 문물의 흐름을 주입시키고자 했던 것. 게다가, 조선 시대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사상 속에서 건축장인들은 사회적으로 낮은 지위를 유지했고,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며 건축물이 대거 소실되고 목재가 부족해지면서 조선 후기에는 상대적으로 뛰어난 건축물을 건설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세도정치를 거치며 조선이 쇠퇴하는 동안, 다른 나라들은 근대화 시기를 거치며 급발전을 거듭했다. “1945년 해방 이후 도시 계획들 역시 일제강점기를 답습한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당시 경제력이나 기술, 다른 여건들이 많이 부족했고 그렇기에 일본인들이 남겨 놓은 자산들을 활용할 수 밖에 없었거든요.” 하지만, 사실 고대에는 한국이 일본에 많은 신식 문물 등을 전파 했고, 우리 역시 중국에서 많은 문화와 사상, 기술 등을 전파받았다. “우리가 잃어버린 고대 건축기술을 되찾고 앞으로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동아시아 전체의 역사를 바라보고 아울러야 합니다. 또 단순히 과거에 있던 건축물 하나만을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건축을 둘러싼 다양한 역학 관계들을 함께 이해해야 하죠. 당시 그런 건물을 짓게 된 정치적∙ 경제적 상황과 기술∙자본 등도 파악해야 해요.” ▲서동천 겸임교수(건축학부)는 "여러 역사들의 영향관계가 하나로 모아져 나오는 매체가 건축이라며, 건축을 보다 명확히 알기 위해서는 역사연구 역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많이 얻어 가길 이번 특별전을 개최한 동아시아건축역사연구실은 지금껏 매해 전/후반기 두 차례 전시를 열고 있다. 전반적인 주제는 한동수 교수(건축학부)가 정하지만, 세부적인 부분은 연구실 내의 다른 대학원생이나 서 교수와 상의를 거쳐 결정한다. “전시를 통해 갖고 있는 자료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공유를 통해 다른 사람들을 자극할 수 있고, 서로가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거든요.” 또 학생들 입장에서는 전시하는 과정 자체가 본인들에게 도움이 되기도 한다. 어떤 자료를 수집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본인의 성과를 어떻게 시각적으로 보여줄 것인지 고민하게 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좀 더 넓은 시각을 가지고 접근했으면 해요. 단순히 건축물만을 보는 게 아니라, 그를 둘러싼 당시 시대상과 역사,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글/ 오상훈 기자 ilgok3@hanyang.ac.kr 사진/ 김윤수 기자 rladbstn625@hanyang.ac.kr

2017-10 16

[문화]'케어'가 필요할 땐, 잊지 말고 찾아가요!

학창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예기치 못한 두통이나 발열에 시달릴 때가 있다. 또 가끔은 가시에 찔려 피가 나거나, 책상에 찧어 멍이 들기도 한다. 그럴 땐 누구나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교내 ‘보건실’을 찾아간다. 이런 ‘보건실’이 대학교에도 있을까? 당연히 있다! 아는 사람만 안다는 ‘한양보건센터’가 바로 그곳이다. 지난 7월 중순부터 1달 반 동안 리모델링을 거쳐 새롭게 태어난 한양보건센터는 외관부터 시작해 내부 디자인을 아늑하게 바꾸고, 학생들의 편의와 케어를 위해 최신 기계 및 기구까지 들였다. 어떻게 센터가 변화했는지 송현주 직원(한양보건센터)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보다 더 쾌적하고 안정된 환경으로 지난 1962년 ‘보건 진료소’로 창설된 한양보건센터는 그동안 학교 구성원의 건강한 학교생활을 지원하고, 양질의 학교 보건서비스를 제공했다. 또한 현재는 금연 버스(금연지원 서비스) 프로그램과 소방교육, 재난안전훈련 등을 주관하며 교내 구성원들에게 안전과 관련된 정보를 끊임없이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더 나은 보건 환경과 편의 제공을 위해 한양보건센터는 지난 여름 1달 반 동안 리모델링 과정을 거쳤다. “센터를 방문하는 학생들에게 더 안정감을 심어주고 싶었어요.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려 노력했고, 구조 개편을 통해 안락하고 아늑한 환경 제공에 초점을 뒀죠.” ▲지난 12일 한양보건센터에서 송현주 직원(한양보건센터)을 만나 리모델링에 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다면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변한 점은 무엇일까? 크게는 공간 개편과 자체 프로그램 도입이다. 먼저 공간 개편을 살펴보면, 바닥과 벽 천장을 전면 교체했고 출입구에 자동문을 설치해 이동이 불편한 학생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또 건강관리실, 상담실, 안정실, 처치실 등 기능별 공간을 7곳으로 구분하고 외상 시 세척할 수 있는 세면실을 센터 내에 설치했다. 송 직원(한양보건센터)은 “안정실의 경우 기존의 3대였던 침대를 5대로 늘렸고, 상처 치료를 위한 처치실을 추가했다”며 “학생들의 입장에서 공간 개편에 많은 신경을 썼고, 그만큼 앞으로 더 많은 학생들이 센터를 이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리모델링 전후 '안정실' 침대의 모습. 침대가 3대에서 5대로 추가 및 교체됐고 개별 사물함이 설치됐다. (왼쪽사진 출처: 한양보건센터) 다음으로는 ‘인바디 검사’와 ‘가정의학과 의사 진료상담’이라는 자체 프로그램 도입이다. 기존 인바디 검사의 경우 주민센터나 구청 내 보건소를 통해 측정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젠 멀리 갈 필요 없이 교내 한양보건센터를 방문하면 된다. 주 2-3회 정해진 날짜에 센터 앞 게시판을 통해 예약만 하면 끝. 단, 보다 더 정확한 검사를 위해 오전 공복 시간에 측정하는 것을 권장한다. 또 다른 프로그램은 매달 2번 이루어지는 한양대학교 병원 가정의학과 의사와의 상담이다. 처방전이나 항생제, 주사 처방 등은 불가하지만 기존에 궁금했던 점이 있다면 흔쾌히 찾아가 보는 것도 좋다. ▲인바디 검사는 매주 2-3회 가능하며, 가정의학과 의사와의 진료상담은 매달 2회 가능하다. (출처: 한양보건센터) 아는 만큼 누리는 혜택 이처럼 한양보건센터는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동시에 학생들이 누릴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들도 운영 중이다. 먼저 19일에는 ‘찾아가는 금연 버스’가 학생회관 앞 한마당으로 방문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맞춤형 금연 상담을 진행한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총 233명이 등록해 기간별 평균 15%의 학생들이 금연에 성공했다. 또 다가오는 30일에는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2시간 동안 신본관 앞 부스에서 심폐소생술과 감염병 예방 캠페인이 진행된다. 심폐소생술의 경우 알아두면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쉽게 활용 가능하며, 감염병 역시 단체생활로 인해 노출될 확률이 높으므로 한 번쯤 예방 교육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이외에 한양보건센터가 성동구와 연계해 운영하는 프로그램 역시 알아두면 좋다. 먼저 성동 체력인증센터에서는 혈액검사를 통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체크할 수 있고, 각 연령대에 맞는 체력측정과 전문 상담이 가능하다. 또 성동구 보건소에서는 무료로 결핵검진을 받을 수 있고, X선 촬영(X-ray)도 가능하다. ▲학교는 단체생활로 인해 감염병에 노출될 확률이 높으므로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감염병 의심 증상이 있을 때 한양보건센터(02-2220-1466~7)로 잊지말고 연락하자. (출처: 한양보건센터) 이것만은 기억하자! 마지막으로 송현주 직원(한양보건센터)은 “보건센터에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운영시간 이외에 위급상황이 발생한다면 24시 상황 보안실에 도움을 요청하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한양보건센터에서는 소화제, 감기약, 지사제, 진통제 등 일반의약품을 수령할 수 있고, 사고를 당했다면 휠체어나 목발도 2주 이상 대여 가능하다. 하지만 야간에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등 예상치 못한 교내 응급상황이 발생한다면, 통합보안상황실(02-2220-2119~7) 번호를 기억해 두고 신속하게 대처하는 것이 좋다. ▼ 학교에서 다치거나 아플 때! 센터위치: 학생회관 3층 운영시간: 평일 08:30 - 17:30 (방학 중 변동가능) 점심시간: 평일 12:00 - 13:00 전화번호: 02-2220-1466~7 ※ 운영시간 외 위급상황 시: 통합보안상황실 02-2220-2119 ~7 글/ 오상훈 기자 ilgok3@hanyang.ac.kr 사진/ 최민주 기자 lovelymin12@hanyang.ac.kr

2017-09 18 중요기사

[문화]가을밤 수놓는 관현악의 향연 속으로

반짝이는 조명 아래 말끔하게 차려입은 신사 숙녀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진다. 삼삼오오 입장하는 관객들의 손에는 공연 팸플릿과 마음을 전할 꽃다발이 들려 있다. 시작이 얼마 안 남았음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나오고 각자 홀에 적힌 자신의 좌석을 찾아 앉는다. 이윽고 내부 조명이 한층 어두워지며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터져 나온다. 지휘자 김응두 교수(관현악과)의 인사와 함께 오케스트라 멤버들이 등장했기 때문. 약 2시간가량 진행된 2017년 한양 윈드오케스트라가 막을 올리는 순간이었다. 날숨의 매력, 한양 윈드오케스트라 지난 17일 여의도 KBS 홀에서는 음악대학의 연례 행사인 ‘한양 윈드오케스트라’가 개교 78주년을 맞아 성황리에 열렸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일본·중국 등 국내외 연주를 통해 높은 수준을 인정받고 있는 ‘한양 윈드오케스트라’는 올해 역시 이전과 다른 레퍼토리와 구성으로 듣는 이의 귀를 즐겁게 했다. 이번 공연은 교내 학생들과 교직원에게 관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전석 초대로 진행됐으며, 재학생뿐만 아니라 여러 가족과 친구, 제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오케스트라의 한 종류인 ‘윈드오케스트라’는 사람이 부는 날숨으로 연주가 이루어져 ‘윈드’라는 이름이 붙었다. 또 보통의 오케스트라와는 달리 현악기를 뺀 관악기와 타악기만으로 이루어지며 곡의 구성에 따라 타악기나 건반 악기가 편입되기도 한다. 오케스트라 직원 박민지 씨는 “윈드오케스트라가 관악기와 타악기로 구성된 만큼 다른 오케스트라와는 달리 다이내믹하고, 다른 합주와 비교했을 때도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김응두 교수(관현악과)가 지휘를 맡고, 임재웅(관현악과 4) 씨가 색소폰 솔리스트를 맡아 각자의 기량을 아낌없이 뽐낸 자리였다. (출처: 한양대학교 관현악과)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면 이번 공연은 크게 4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됐으며, 지휘는 김응두 교수(관현악과)가 맡았다. 먼저 1부는 얀 반 데어 루스트(Jan Van der Roost)의 ‘다이나미카(Dynamica)’로 서막을 열었다. 빠른 템포로 시작한 연주는 중간중간 경쾌하면서도 웅장함 느낌을 자아냈고, 영화 속 주인공이 위기 상황에 처한 모습을 상상케 했다. 이후 기교적인 반복과 금관 팡파르를 통해 해당 곡은 끝이 났으며, 객석으로부터 열렬한 박수갈채를 받았다. 다음 무대의 주인공은 10: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협연자 오디션을 통해 결정된 임재웅(관현악과 4) 씨. 쟈끄 이베르(Jacques Ibet)가 작곡한 협주곡을 선보였다. 임 씨가 솔리스트(음악이나 발레 공연을 단독으로 하는 사람)를 맡은 이 곡은 알토 색소폰과 11개 악기들을 위한 작은 협주곡으로 2악장에 걸쳐 연주됐다. 김 교수의 지휘에 맞춰 섬세한 무대가 이어졌고, 손동작이 빨라지고 움직임이 커지면서 듣는 이들 역시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3부는 프랑크 티첼리(Frank Ticheli)의 ‘Angels in Architecture’로 박민경 동문(음악학 석사)이 소프라노로 나섰다. 음악은 격렬하고 빠르게 진행됐고 마이크 없이도 목소리는 2층까지 정확하게 전달됐다. 연주가 끝나고 단원들이 퇴장한 뒤에도 여운이 남은듯 박수 소리는 끊이질 않았고 잠깐 동안 휴식 시간이 주어졌다. 이 날 선·후임들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길민우(계룡대 근무지원단 군악대) 씨는 “김응두 교수님이 육군 군악대 지휘도 맡고 계시는데, 행사 때문에 서울에 올라온 겸 방문했다”며 “교수님의 지휘는 역시 훌륭하다”고 말했다. 홀로 연주회를 찾은 얼마크(Irmak Akoglu, 생명공학과 3) 씨는 “이렇게 오케스트라 공연을 본 것은 처음"이라며 “각 연주 마다 여러 가지 다른 감정들을 느낄 수 있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2017 한양 윈드오케스트라의 모습. 연주를 위해 그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흘렸을 구성원들의 땀과 눈물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오케스트라’가 바람처럼 찾아옵니다 제임스 반즈(James Barnes)의 교향곡 3번과 앙코르 무대, 그리고 교가로 끝이 난 이번 공연은 관객들과 연주자들이 끝까지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마지막 앙코르 공연에서 지휘자의 사인에 관객들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환호성을 지르는 대목은 압권이었다. 해당 부분에서 연주자들은 역동적으로 몸을 앞뒤로 흔들었고, 함성 소리에 맞춰 전등은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했다. 이 연주회를 위해 관현악과 학생들이 땀 흘리며 노력해 온 시간들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이 공연이 단지 일회적인 연주에 그치지 않고 음악대학 학생들 간의 우의를 통한 조화를 다질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는 이영무 총장의 말처럼 연주회가 끝나자, 곳곳에서 다시 한 번 공연장을 메우는 큰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렇게 올해 ‘윈드 오케스트라’ 공연은 끝이 났다. 해당 공연을 놓쳐 아쉽다면 11월 2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릴 대학 오케스트라 축제를 눈여겨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글/ 오상훈 기자 ilgok3@hanyang.ac.kr 사진/ 박영민 기자 pym0210@hanyang.ac.kr

2017-09 11

[문화][신간] 카툰 그리는 교수, 3번째 생명과학 교재

▲Cartoon College 생화학 I(신인철 | 마리기획) 직접 카툰을 그리는 교수로 유명한 신인철 한양대 생명과학과 교수가 3번째 생명과학 교재 『Cartoon College 생화학 I』을 출간했다. 생화학은 현대 생명과학·분자생물학·생명공학 등 생명과학 분야의 이해·학습에 필요한 기본 학문이다. 신 교수는 9월 8일 “열역학·효소학·TCA회로·전자전달계 등 생화학 관련 주요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그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든 페이지가 카툰으로 그려져 생명과학에 관심 있는 일반인·대학생은 물론 심화 생명과학을 배우고자 하는 중고등학생에게도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artoon College 생화학 I』 저자 신인철 / 2017-08-11 / 마리기획 / 3만원. 232쪽

2017-09 04 중요기사

[문화]지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재조명합니다

불과 몇 년 전, 서울캠퍼스 일대 행당동에서 일제 강점기 1930~40년대 시절 생활쓰레기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여러 술병과 술잔들, 나막신, 안경, 펜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또 1970~80년대 ERICA캠퍼스 사동 일대엔 사리포구(현 안산 호수공원 부지)가 있어 어시장이 형성됐고 주민들은 그곳에서 해산물을 즐겼다. 이와 같은 사실은 여러 유형 문화재와 자연유산에 대한 조사 및 연구를 진행하는 한양대학교 '문화재연구소' 덕에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8월 31일 김기룡 조사팀장(문화재연구소)을 만나 연구소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궁금타파! 문화재연구소는 어떤 기관? 한양대학교 문화재연구소는 지난 1999년 6월 18일에 개소해 현재 약 20년간 그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다. 연구소의 업무는 크게 4가지다. 핵심 업무는 단연 고고학적 물질문화를 조사하는 것이다. 그 이외에 문화유산 보존·관리, 해외 유적지 발굴, 일반 시민들을 위한 지역 축제 기획· 운영 등을 도맡아 한다. 김기룡 조사팀장(문화재연구소)은 “국내에서는 최초로 문화재연구소가 아프리카 지역을 발굴했다”며 “지금까지 이란, 말레이시아, 러시아, 중국 등 여러 지역에서 고고학 조사들을 진행했고 국가별 공동연구와 학술대회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문화재연구소가 발굴한 유물들만 대략 5만 점. 그중 몇몇 중요 유물들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관된 상태며, 다른 유물들은 교내 자연사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다. ▲김기룡 조사팀장은 "문화재연구소가 지금까지의 성과에 힘입어 앞으로도 고고학 분야에서 인정받고 성장하길 바란다"며 "연구소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문화재연구소가 발굴한 가장 대표적인 유물은 무엇일까. 먼저 경기도 연천 전곡리 구석기 ‘주먹도끼’가 있다. 구석기 시대 최고의 발명품이자 교과서에도 단골로 등장하는 주먹도끼는 찢고, 자르고, 땅을 파는 등 복합적인 기능을 갖춘 하나의 도구다. 이외에도 서울 암사동 신석기 빗살무늬 토기나 삼국시대 기왓장들 역시 연구소가 발굴한 유물이다. ▲연천 전곡리 주먹도끼의 모습. 주먹도끼 하나로 동물의 가죽을 벗기고, 고기를 발라내는 등 여러 용도의 사용이 가능해 현대판 '맥가이버 칼'로 불릴만 하다. (출처: 한양대학교 문화재연구소) 아울러, 매년 5월 초 어린이날 전후로 열리는 연천 전곡리 구석기 축제는 문화재연구소에서 처음 기획을 맡았다. 당시 동네 주민들과 함께 했던 조그마한 축제는 현재 매해 5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방문할 정도의 대규모 축제로 자리잡았다. 김 조사팀장은 “문화인류학과 학생들 중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축제에 강사로 참여한다”며 “축제 기간 동안 불 피우기나 토기 만들기, 목걸이 만들기 등 선사시대를 체험할 수 있는 부스도 마련한다”고 말했다. ▲지난 1993년 열린 제 1회 연천 전곡리 구석기 축제 현장 모습. 올해는 제 25회 축제로 지난 5월 3일부터 5월 7일까지 5일간 개최됐다. (출처: 한양대학교 문화재연구소) ▲경기도 연천 전곡리 유적지 [조사지역 북구 03]의 조사 광경이다. 해당 지역 조사는 지난 1990년대 초반에 이루어졌다. (출처: 한양대학교 문화재연구소) 집중탐구! 과거의 캠퍼스 일대는 어떤 곳? 서울캠퍼스가 위치한 행당동(杏堂洞)은 예부터 살구나무와 은행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또 현재는 남아있지 않지만 일제 강점기 때엔 이곳에 조그만 선술집들과 판자촌이 개울가 주변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고. 김 조사팀장은 “어렸을 때 성수동 근처에서 살았는데, 당시엔 현 무학여고가 있는 쪽에 판잣집이 많아 지금과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그 후 점차 캠퍼스가 발전하면서 몇 년 전엔 한양대역 1번 출구 쪽에 ‘서울숲 더 샾’이라는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서기도 했다. 참고로 현행법상 주택 건축을 비롯한 개발사업은 그에 앞서 매장 문화재 유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발굴 조사를 선행해야 한다. 그렇게 지난 2008년에 실시한 발굴 조사에선 그 일대가 일제 강점기 시대 ‘생활 쓰레기장’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사용했던 ‘정종 잔’과 ‘정종 병’, ‘나막신’, ‘도자기’, ‘숟가락’등이 무더기로 나왔다. 현재 위 물품들은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 Ⅱ 특별전 ‘쓰레기X사용설명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08년에 발굴된 '행당동 주개장 유적 공구류'의 모습 (출처: 한양대학교 문화재연구소) ▲지난 2008년에 발굴된 '행당동 주개장 유적 출토 신발류'의 모습 (출처: 한양대학교 문화재연구소) ERICA캠퍼스는 1970년대 중반 반월·시화 공단이 조성되면서 국가 산업 발전을 위해 조성됐다. 당시 안산 호수 공원 앞쪽엔 사리포구(浦口)가 있었고, 캠퍼스가 위치한 사동엔 분대(粉垈) 마을이라는 전통 마을이 있었다. ‘분대’라는 명칭은 골짜기 전체가 흙이 부드럽고 고와서 붙여진 이름이다. 김기룡 조사팀장(문화재연구소)은 “학부생 시절 고고학 실습을 위해 분대 마을을 발굴 조사했던 기억이 난다”며 “당시 마을엔 2채 정도 집이 남아있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안산 지역은 예로부터 ‘성황굿’이 크게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해안가 특성상 ‘풍어제(豊漁祭)’가 많이 열렸고, 과거 안산 지역 바다에서 억울하게 죽은 영혼을 성불(成佛)하고 천도로 인도하기 위해 별신굿을 했다고 전해진다. 그 때문인지 현재도 안산역 주변엔 ‘점집’ 등이 많고, 지역 전통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안산 성황굿 예술제가 열리기도 한다. ▲사리포구는 6.25 전쟁 이후 둑을 막아 난민들이 중심이 되어 어업에 종사하며 만들어진 곳으로, 과거 안산 지역에서 규모가 큰 포구 중 하나였다. (출처: 안산시사. 2011년 편찬) 지난날의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국내 고고학 조사만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만큼 해외 조사는 부족한 실정. 하지만, 한양대학교 문화재연구소는 대학 내 자체적으로 ‘아프리카’나 ‘이란’지역 발굴에까지 참여했고, 그만큼 고고학 연구의 영역을 확장시켰다. 또 내부적으로는 그동안 국내 문화유산과 관련한 수많은 연구 용역들을 진행했고, 고고학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왔다. 그렇지만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 역시 만만치 않다. 큰 사업부지 발굴조사를 하는 데 있어 사업자가 비용을 내는 경우가 많고, 만약 해당 지역에서 문화재가 발굴되면 사업에 차질이 생기거나 그 주변 지역 사람들이 금전적인 피해를 보기도 한다. 실제로 전곡리 구석기 유적지의 경우, 농민들이 트랙터로 밭을 가는 모습을 보고 이를 말리다가 다툼이 생기기도 했다. 김기룡 조사팀장(문화재연구소)은 “다행히 그 후 경기도에서 박물관을 짓고, 축제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며 인식이 좋아진 측면이 있지만, 앞으로도 문화재 발굴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인식을 좋게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란'에서 발굴 조사를 진행한 모습. 김기룡 조사팀장(문화재연구소)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연구원들의 역량을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글/ 오상훈 기자 ilgok3@hanyang.ac.kr 사진/ 김윤수 기자 rladbstn625@hanyang.ac.kr

2017-06 21

[문화][신간] 조성민 교수, 에니어그램 통한 자기수련 책자 출간

▲삼국지에서 내 성격을 찾다 (조성민, 이정섭 | 박영사) 한양대 조성민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에니어그램(Enneagram)을 통한 성격유형 분석 책자 「삼국지에서 내 성격을 찾다」 (도서출판 박영사)가 출간됐다. 이번 책은 이정섭 한양대 간호학부 명예교수(대한에니어그램영성학회 회장)와 함께 집필했다. 에니어그램은 9가지 성격유형론을 통해 자기내면을 볼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며, 나아가 ‘참된 나’를 발견하는 자기수련 과정이다. 조 교수는 에니어그램이 생소한 사람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삼국지 등장인물을 통해 쉽게 설명했다. 아태문인협회 이사장이기도 한 조 교수는 “이번 책을 통해 자기 내면은 물론 상대방의 마음 그리고 인간관계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삼국지에서 내 성격을 찾다』 저자 조성민, 이정섭 / 2017-06-15 / 박영사 / 1만 3천원. 230쪽

2017-06 20

[문화][신간] 비교역사문화연구소 『제2차 세계대전과 집단기억』 출간

▲『제2차 세계대전과 집단기억』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기획, 박찬승 엮음 | 한울아카데미 펴냄) 박찬승 사학과 교수가 엮고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가 기획한 『제2차 세계대전과 집단기억』이 출간했다. 이 책은 종전 70주년을 맞은 ‘제2차 세계대전’과 역사 연구의 주요 주제로 떠오르고 있는 ‘집단기억’ 문제를 연계해 각국의 현지 필자들이 참여한 책이다. 본 책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은 여전히 제2차 세계대전을 유례없는 역사적 사건으로 기억하고 있으며, 세부적인 차이는 있을지라도 한 사회 또는 나라가 이 전쟁에 대해 공통적으로 기억하는 바를 제2차 세계대전의 ‘집단기억’이라고 말한다. 집단기억은 사회구성원의 인식을 통제하고 사회를 조직하며 당시의 집단기억은 곧 역사로 편입되고 이로써 인류와 사회에 내재된다는 것. 이 책은 집단기억이 만든 오늘날의 국내외 정세와 각국의 역사·문화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여전히 긴 그림자를 거느리고 있는 제2차 세계대전과 전쟁 기억이 인류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실감하게 한다. 『제2차 세계대전과 집단기억』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기획, 박찬승 엮음 / 2017-06-02 / 한울아카데미 / 2만 3천 원. 23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