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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 08 중요기사

[문화][체험기] 자전거로 즐기는 ERICA캠퍼스의 늦가을

ERICA캠퍼스에서는 가을과 겨울의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가을은 이 계절을 보내지 않겠다는 것처럼 제 색깔을 뽐낸다. 그러나 냉정한 겨울은 남은 잎을 쉴새 없이 떨어뜨릴 뿐이다. 시간은 결국 다가올 계절의 편일 터. 야속함을 뒤로하고 가을의 끝자락을 배웅하기로 했다. 카메라를 메고 자전거에 올랐다. ERICA캠퍼스 일대의 늦가을 풍경을 눈에 담기 위해서다. ERICA캠퍼스의 가을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 11월 2일, 쌀쌀한 아침과 달리 오후에는 날씨가 풀려 가벼운 마음으로 언론정보대학 건물을 나섰다. 국제문화대학을 지나 본관 방향으로 페달을 밝았다. 본관을 다 지나칠 때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도로를 따라 늘어선 은행나무 행렬을 만날 수 있다. 은행나무길은 ERICA캠퍼스에서 가을 풍경이 가장 아름다운 장소로 꼽힐만하다. 낙엽이 쌓이며 도로 전체가 노랗게 물든 모습이었다. ▲ 은행나무들이 도로를 따라 늘어서 있다. 은행나무길로 진입하기 전에 디자인대학 방향으로 더 가보기로 했다. 여기에는 단풍나무의 붉은빛이 가득하다. 유난히 선명한 색깔을 뽐내는 단풍나무가 있어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두 길을 지나는 동안 자전거 바퀴에도 낙엽이 붙었다. 바닥에 떨어진 잎사귀가 늘어나는 것은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일 것. 실제로 햇볕은 따뜻했지만, 공기는 전과 달리 차가웠다. ▲ ERICA캠퍼스 디자인대학 근처에서 만난 단풍나무 ▲단풍나무 근처에 자전거를 세웠다. 빨간 바퀴가 단풍과 제법 잘 어울린다. 은행나무길로 발걸음을 돌렸다. 길을 따라 가면 ERICA캠퍼스 서문이 나온다. 경기테크노파크를 지나, 학교를 완전히 벗어났다. 고요했던 캠퍼스와 달리, 도로 위를 달리는 차들로 주위가 금방 소란스러워졌다. 안산수변공원에서 자연으로 힐링하기 그렇게 10분 정도 가다보면 안산수변공원 입구가 나온다. 학교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임에도 전혀 다른 세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ERICA캠퍼스가 다양한 색감으로 눈을 사로잡았다면, 수변공원은 이와 달리 차분하고 조용한 매력을 발산하는 곳이다. 흐르는 시화호를 따라 펼쳐진 자전거 도로를 달렸다. 바람에 여유롭게 나부끼는 갈대밭이 평온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 안산수변공원 진입로에서 찍은 풍경 ▲두 시민이 갈대밭을 맞은 편에 두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수변공원은 '휴식'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곳이었다. 방문객들은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로를 거니는 등 자신만의 방법으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었다. 자전거를 세워두고 독서에 빠진 사람도 있었고, 음악을 들으며 갈대춤을 바라보는 이도 있었다. 새들은 떼를 지어 날았고, 간혹 야생 동물이 뛰어다니는 모습도 보였다. 아무 것도 보태지 않은 자연그대로의 모습이 지친 마음에 위로가 됐다. 수변공원의 자전거도로는 약 3km 정도 계속된다. 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다 푸르지오 아파트 근처에서 횡단보도를 건넜다. 학교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서다. 곧 자전거도로는 끊겼지만, 은행잎으로 뒤덮인 ‘옐로우 로드‘를 목격할 수 있었다. 낙엽으로 덮인 길은 푹신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 바닥을 수놓은 은행나무 낙엽. 한 시민이 떨어진 열매를 줍고 있다. 늦가을 만끽한 하루, 함께 하실래요? 캠퍼스로 돌아오니 하루가 다 흘렀다. 해가지자 날씨도 급격하게 추워졌다. ERICA캠퍼스를 시작으로 안산수변공원으로 짧은 여행을 떠났던 하루. 자전거와 카메라만으로 이와 같은 마음의 풍요를 누를 기회는 흔치 않다. 시간이 된다면, 더 추워지기 전에 이 노선을 따라가보길 추천한다. ERICA캠퍼스일대로의 자전거 여행은 막바지 가을에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글, 사진/김상연 기자 ksy1442@hanyang.ac.kr

2016-10 24 중요기사

[문화]'목요일에 만나요!' 실용음악학과 릴레이 졸업공연 현장

목요일 저녁 ERICA캠퍼스는 흥겨운 음악 소리로 가득찬다. 실용음악학과 4학년 학생들이 릴레이 졸업공연을 열고 있기 때문. 졸업공연은 하루를 정해 서너 시간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ERICA캠퍼스 실용음악학과는 2학기 내내 릴레이 공연을 연다. 학생들은 '졸업연주' 강의를 통해 자신의 무대를 기획하는 시간을 갖고, 돌아가며 자신의 이름을 단 공연을 올린다. 매주 단독 공연이 열리는 셈. 지난 10월 20일, 실용음악관 뮤즈홀에서 열린 한 졸업공연에 찾아갔다. 학생이 직접 만든, 학생을 위한 콘서트 지난 10월 20일 열린 졸업공연 주제는 ‘새장(A Bird In Cage)’이었다. 무대의 주인공은 김소정(실용음악학과 작공전공 4) 씨다. 이번 공연에서 작곡과 건반을 함께 맡은 그는 공연 직전까지 분주한 모습이었다. 무대 연출 상황을 확인하고, 세션들과 호흡을 맞췄다. 실용음악학과 졸업공연의 특징은 곡 선정에서부터 음향, 조명, 반주 등을 모두 학생들이 맡는다는 점이다. 때문에 학생들이 졸업공연에 갖는 애정은 남다르다. 이번 공연에는 소정 씨를 돕기 위해 졸업한 동기들까지 출동했다. “마음 맞는 친구들과 같이 공연하고 싶어서 친구들에게 반주를 부탁했어요. 지난해에는 제가 이 친구들을 도왔고요." 공연 시작을 앞두고 많은 인파가 뮤즈홀을 찾았다. 관객으로 공연을 찾은 정연희(문화콘텐츠학과 4) 씨는 "친구가 작곡한 곡을 들으러 왔다"며 기대를 표했다. 소정 씨의 어머니 김영숙 씨도 "딸이 입학한 게 엊그제 같은데 직접 만든 곡으로 공연을 하니 감회가 새롭다"고 응원했다. 실제로 20일 공연에서 연주한 곡은 모두 소정 씨가 작곡한 것이다. "4년동안 틈틈이 스케치한 곡들을 이렇게 무대에서 선보여서 기뻐요." ▲ 지난 10월 20일 실용음악학과 졸업공연을 보기 위해 많은 관객들이 모였다. 호소력 짙은 음악, 마음 속 새장을 열다 공연명을 '새장'으로 정한 이유를 물었다. “단체를 위한 개인의 희생을 당연시 여기는 풍토가 새장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어요. 반면에 제 우울한 감정이 저를 가둘 때도 있었고요. 새장을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으로 만든 곡을 모았습니다." 졸업공연에는 이처럼 학생들의 경험과 고민이 녹아있다. 그 주제는 연애, 친구, 정치, 종교 등으로 다양하다. 지난 13일에는 이은혜(실용음악학과 드럼전공 4) 씨가 가스펠 공연을 열었다. “종교와 무관하게 즐길 수 있는 가스펠 공연을 열고 싶었다"는 게 은혜 씨의 설명이다. 소정 씨의 공연에는 총 7곡이 무대에 올랐다. 그중 하나인 '새장'은 소정 씨가 타이틀 곡으로 뽑는 노래다. “대인 관계에 기대할 것이 없다며 스그로를 새장 안에 가두는 화자가 사실은 누군가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마지막을 정식한 '노랑'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리며 쓴 곡이다. “배에 탄 사람의 마음으로 곡을 썼어요. ‘날 외면하지 말아달라, 내 남은 온기와 호흡을 네게 줄테니'라고 말하는 곡입니다.” ▲ '검은 방'이란 곡이 시작되자 텅빈 방 가운데 놓인 새장 주위를 검은 새가 빙빙 도는 영상이 나왔다. 외주를 맡겨 제작한 것으로, 학생들의 공연에 대한 애정을 보여준다. ▲ 보컬이 마지막 곡 '노랑'을 부르고 있다. 안타깝고 절절한 표정이 돋보인다. 졸업공연, 많이 보러와주세요 소정 씨의 공연은 많은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으며 막을 내렸다. 관객으로 공연을 찾은 양경아(실용음악학과 베이스전공 1) 씨는 "선배들이 준비한 공연이라 보러왔다"며 "구성이 여느 공연 못지 않게 잘 되어있어 놀랐다"고 했다. 이처럼 성공적인 공연 뒤에는 학생들의 노력이 있었다. 대부분 두 달 이상의 연습 기간을 거친다. 소정 씨의 경우 곡 작업은 지난 5월부터 시작했고, 노래와 함께 선보일 영상을 지난 6월부터 작업했다. 다른 학생들의 사정도 이와 비슷하다. 성공적인 무대를 위해 개인적으로 합주실을 빌려 연습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은혜(실용음악학과 드럼전공 4) 씨는 "실용음악학과를 나온 모두가 뮤지션의 길을 걷는 것은 아니"라며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단독 공연을 위해 많은 힘을 쓴다"고 학과를 대표해 말했다. 20일 공연을 마친 즐거운 음악으로 관객과 호흡하는 것이 기쁘다는 이들의 무대, 궁금하다면 앞으로 열릴 목요일 저녁 공연을 찾아보자. 글/ 추화정 기자 lily1702@hanyang.ac.kr 사진/ 김윤수 기자 rladbstn625@hanyang.ac.kr

2016-10 23 중요기사

[문화]그 가을, 한양의 시

완연한 가을이 왔다. 새내기들은 금세 떠나버린 봄 때문에 얼마 있지 못한, 아직도 빳빳한 과잠을 설렌 맘으로 꺼낸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아름다운 추억을 쌓고 싶은 연인들은 시험이 끝나기만을 기다린다. 누군가는 행여 단풍이 질까 서둘러 산행에 나서고, 다른 누군가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이용의 '잊혀진 계절'을 들으며 가을의 정취에 빠져든다. 가을을 맞이해 시를 읽는, 또는 시를 쓰는 한양인을 위한 시 한편을 추천한다.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유성호 교수(국어국문학과)가 추천한 시는 기형도 시인의 '빈집'이다. 유 교수가 이 시를 처음 접한 것은 27년 전. 유 교수는 “상실의 기억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가엾은 사랑에 영원성을 부여하려는 열망에 공감한다”며 이 시를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떠나간 사랑을 떠올리며 다음 시를 감상하면 좋을 듯하다. “사랑을 잃은 이들의 심금을 울린 이 시편은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라는 인상적인 구절로 시작해요. 그러면서 다음에 펼쳐질 모든 장면이 ‘쓰기’와 연관될 것임을 암시하죠.” 화자는 사랑하는 대상에게 무언가를 썼던 기억을 떠올린다. 촛불은 짧은 밤을 밝혔을테고, 눈물은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를 적셔갔을 것이다. “이 모든 기억을 시인은 ‘잘 있거라’를 반복하며 떠나 보내요. 이제 그것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이기 때문이죠.” 마지막 ‘쓰기’를 수행한 화자는 장님처럼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는 행위를 통해 결별을 완성한다. “문은 촛불과 흰 종이가 놓였을 책상 ‘서랍’일 거예요. 이렇게 ‘가엾은 내 사랑’이 갇힌 ‘빈집’이 탄생합니다. 사랑을 잃고 화자가 ‘빈집’에 머무는 것이 아니고, 자신이 정성을 다해 상대에게 건네준 사랑이 가엾게도 ‘빈집’에 갇힌 거죠. 이는 자신의 사랑을 영원히 ‘빈집’에 가둬버림으로써 간직하고자 하는 역설적 열망이 내면에 잠복해 있기 때문이에요.” ▲ 가을을 맞은 서울캠퍼스 완전한 나를 써 내려 가는 과정 <계절에서 기다릴게>, <시선> 등의 저자인 김민준 동문(신문방송학과 10)은 작가로 살아가는 일이 문득 두려워질 때 천양희 시인의 '놓았거나 놓쳤거나'를 읽는다. 김 동문은 “나에게는 무너지지 않을 작은 희망 같은 글”이라며 이 시를 추천했다. 김민준 동문은 이 시를 두고 “인생의 짧은 축소판 같아 보인다”고 했다. “화자는 ‘밤보다 어두운 대낮’이라는 문장으로 시작해 ‘나는 마침내 완전히 나를 쓰고야 말겠다’라는 표현으로 끝을 맺고 있어요.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에 이르기까지 모든 삶의 여정을 한 장의 작품으로 담아내고 있죠.” '놓았거나 놓쳤거나'는 김 동문이 작가가 되기 전, 막연히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만 하던 시절에 좋아했던 글이다. 그는 “언어를 통해 나의 현실을 투영해 볼 수 있다는 것은 흔치 않은 경험”이라고 말한다. “시는 언제나 운명처럼 다가와요. 그런 의미에서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읽었고 그때마다 새로운 희망을 전해주는 은인 같은 글이죠.” ▲ERICA캠퍼스에도 가을이 완연하다. 몸에 대해 노래하다 이재복 교수(한국언어문학과)는 김혜순 시인의 '文身'을 추천한다. 시는 단순한 감각의 산물을 넘어선 깊이 있는 ‘사유의 산물’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교수는 “세계에 대한 깊은 통찰과 해석은 시의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며 “이 시는 그것을 문신(文身)이라는 대상을 통해 아주 지적이면서도 감각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는 몸에 대해 노래하고 있어요. 우리에게 몸은 세계와 만나는 통로죠. 이 몸이 없으면 우리는 이 세계 내에 존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요.” 시에 대한 이 교수의 설명. “우리의 몸은 늘 세계 내에 존재하면서 그것과의 만남을 흔적처럼 지니게 됩니다. 시인은 그것을 ‘문신’이라고 명명하고 있고요. 시인은 세계와의 만남이 깊으면 문신도 그만큼 깊고 무겁고 질길 수밖에 없다고 말해요.” 이때 문신의 상태는 ‘레퀴엠보다 무거운 문신’, ‘젖은 외투보다 무거운 문신’, ‘그물보다 질긴 문신’이란 표현으로 나타난다. 이 교수에 따르면 시인이 겨냥하고 있는 세계는 시 속의 문신처럼 견고하고 깊은 그런 세계다. “시인의 몸이 이러한 세계를 꿈꾸고 있으므로 늘 상처와 울부짖음과 같은 실존적인 치열함으로 떨고 있는 겁니다. 이 떨림은 세계를 온몸으로 상상하고 표현한다는 점에서 순정하고 아름다워요.” 좋은 시를 읽는다는 것 세 사람에게 좋은 시를 읽는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물었다. 유성호 교수는 “좋은 시는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문장의 매혹을 통해 새로운 눈을 열어준다”며 “눈부시고 눈물겹다”고 말했다. 김민준 동문은 “살아가면서 가슴 속에 품을 만한 문장이 서너 개쯤 있다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능성을 지닌 채 살아가고 있다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재복 교수는 “시는 무엇보다도 나를 자유롭게 한다”고 했다. 자신을 억압하는 어떤 구조나 시스템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는 의미. 시인을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라고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가을은 길지 않다. 단풍이 지기 전에 좋은 시 한 편 마음 속에 담아두는 것도 좋겠다. 글/김상연 기자 ksy1442@hanyang.ac.kr 디자인/김혜임 기자 hitgirl@hanyang.ac.kr

2016-10 20

[문화]밥 '잘' 먹는 한양인이 됩시다

김한양 씨는 아침 일찍 일어나 라면을 끓인다. 김치통은 바닥을 드러낸지 오래, 김치 하나 없이 라면만으로 아침을 때운다. 등교해 수업을 듣고, 점심시간에는 학생식당을 피해 편의점으로 향한다. 다양한 종류로 출시된 편의점 도시락으로 간단한 식사를 한다. 얼마 후 건강검진을 받은 김 씨는 고지혈증이란 충격적인 결과를 받는데. 상당수의 대학생이 위와 같은 처지에 있다. 건강에 무리가 없을 거란 생각에 불규칙하고 무분별한 식사를 하기 때문. 혼자 밥을 먹는 것을 뜻하는 ‘혼밥’이 대학가의 문화가 되면서 ‘건강한’ 식단이 아닌 ‘간단한’ 식단이 일상이 된지 오래다. 대학생들의 잘못된 식습관은 영양불균형과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신원선 교수(식품영약학과)가 건강한 식습관을 위한 개선책을 소개한다. 도시락에도 샐러드 곁들이고, 자취생은 요리하는 습관 들여야 편의점에선 다양한 종류의 도시락을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도시락 반찬의 대부분이 튀김류다. 채소류는 거의 없거나 그 양이 턱없이 부족하다. 신 교수는 "업체에서는 잘 상하지 않는 음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한 튀김류를 많이 사용한다"고 했다. 냉장유통형 즉석섭취 식품인 도시락의 특성상, 상하기 쉽고 신선도가 금방 떨어지는 채소는 넣기가 어렵다는 것. 신 교수는 "편의점 도시락을 적게 먹는 것이 좋지만, 먹어야 한다면 편의점에서 파는 샐러드를 함께 구입하라"고 조언했다. 이어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모든 음식에 대해 “반드시 제조일자를 확인 후 신선한 음식을 구입해야 한다"고 전했다. 불규칙한 생활습관으로 인해 아침식사를 거르는 학생들도 많다. “아침에 수업을 하면 졸음을 못 참는 학생들이 많아요. 아침식사를 하지 않아 신체 대사가 깨어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신 교수는 소량이라도 아침식사를 해야한다고 했다. 실제로 신 교수는 몇 해 전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아침식사와 학습능력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바 있다. 그 결과 아침식사를 하는 학생들이 하지 않는 학생에 비해 높은 집중력과 학습 능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 능률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아침을 꼭 먹어야 해요." 혼자 사는 자취생의 경우 영양 문제가 더 심각하다. 요리에 부담을 느껴 인스턴트 식품을 먹는 일이 많아서다. 신 교수는 “자취생들도 하루에 한끼 정도는 스스로 조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때 식재료의 구입 방법과 조리 방법, 남은 음식의 보관 방법 등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최근엔 소포장 식재료를 많이 판매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미리 다듬어 놓은 소포장 식재료를 구입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음식을 조리할 땐 한끼 분량만 하고, 남을 경우 반드시 뚜껑이 있는 그릇에 냉장 보관하세요." ▲ 대학생들은 간편한 한끼 식사를 위해 편의점 즉석식품을 구매한다. 대학생 건강 적신호 반드시 해결해야 20대의 잘못된 식습관이 30대 이후에 심각한 질병을 불러올 수 있다. “과도한 음주, 불규칙한 식사, 육류 위주의 식단은 내장비만과 동맥경화, 고지혈증 등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신 교수는 성인병의 발병 연령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20대의 식생활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래는 신 교수가 제시한 '건강한 식습관을 위한 10계명'이다. 오늘부터 당장 따라할 수 있을 정도로 쉽다. 1. 반드시 아침식사를 한다. 2. 식사 후 고열량 혹은 고지방의 음료, 커피는 피한다. 3. 하루에 한끼는 여러 명이 함께 즐겁게 식사한다. 4. 하루에 한 번 땀이 나도록 운동한다. 5. 고기를 먹을 때는 채소 섭취를 늘리기 위해 쌈을 싸서 먹는다. 6. 자취생은 하루에 한 번 자신을 위해 조리해 음식을 섭취한다. 7. 조리상품을 구매할 때는 반드시 제조일자, 유통기한을 확인한다. 8. 간식으로 과일과 생채소(혼합과일, 채소스틱, 포장된 샐러드 등)를 먹으려 노력한다. 9. 식사 후 5-10분 정도 천천히 캠퍼스를 걷는다. 10. 식품을 구매할 때 식품성분표 및 영양성분표를 확인하는 습관을 갖는다. ▲ 학생식당 사랑방에서 배식을 기다리는 학생들

2016-09 24

[문화]다문화가정 언어 교육 프로그램, 다같이 톡톡

“저의 꿈은 사회복지사입니다. 사회복지사가 돼 다문화가정 학생들을 위해 일하고 싶습니다.” 다문화가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언어 교육 프로그램 ‘다같이 톡톡’ 국어 수업 중 중국에서 온 강현구(18) 학생의 발표다. 영어 수업을 진행 중인 다른 반에선 역할극이 한창이었다. “We should sing to show how great we are!” 피부색은 달라도 서툴지만 당찬 아이들의 모습 그대로였다. 다문화가정 대상 언어교육 ‘다같이 톡톡’, 올해로 5기 맞아 ERICA캠퍼스 한국문화원은 2012년부터 다문화가정 학생을 대상으로 언어 교육 프로그램 ‘다같이 톡톡’을 운영 중이다. 다문화가정 영재학생을 육성하자는 취지로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협력해 개설됐으며 우리대학 글로벌 브릿지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되고 있다. ERICA캠퍼스 다같이 톡톡 사업 단장 강현숙 교수(영미언어문화학과)는 “다문화 가정 학생들과 한국인 학생들이 함께 사는 미래를 꿈꾸게 하기 위해 개설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한국에서 살기 위해선 한국어에 능통해야 하고, 세계시민이 되기 위해선 영어가 필요해요. 이에 국어와 영어 수업으로 구성된 언어 프로그램을 계획했어요. 학생들 대부분이 부모님 중 한 분의 모국어도 잘 아는 편이라 이 언어가 영어, 한국어와 합쳐졌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나리라 생각합니다.” 다같이 톡톡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의 다문화가정 학생 및 일반학생이 대상이다. 올해는 지난 6월부터 한 달간 학생을 모집하고, 면접 및 언어 능력 글쓰기 시험을 통해 우수한 43명의 학생을 선발했다. 선발된 학생을 대상으로 지난 8월 시작된 다같이 톡톡 5기는 2주에 한 번씩 토요일에 만난다. 학생들은 수준별로 국어와 영어 수업을 듣는다. 기억에 남는 수업에 대해 묻자 박소연(12) 학생은 “수업은 다 즐거웠지만 그 중 피구와 농구를 한 체육수업이 가장 재밌었다”며 “많은 친구들과 다같이 수업을 듣고 뛰어 놀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선 부모의 역할도 중요한 법. 한 학기에 두 차례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상담 및 자녀 독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한다. ▲① 중국에서 온 강현구 학생(9)이 장래희망을 발표하는 모습 ②,③ 시화를 그리는 모습 ④ 영어 역할극을 하는 모습 국적의 경계를 넘어 프로그램은 모두 우리대학 교수가 진행한다. 한 달에 두 번 회의를 열어 프로그램을 구상한다. 지난 10일엔 장래희망 발표하기, 시화 그리기 등의 수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각자 자신의 장래희망을 강단에서 발표했다. 파키스탄에서 온 장헤라(15) 학생은 생명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최근에 메르스와 지카 바이러스로 돌아가신 분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생명과학자가 돼 전염병 퇴치에 도움이 되고 싶어요.” 러시아에서 온 크리스티나(15) 학생은 ‘고향’이란 주제로 시화를 그렸다. “어렸을 때 살았던 러시아의 동네는 모든 이웃이 알고 지냈어요. 집 앞에 큰 바다가 있었는데 거기서 일하시는 어부들도 모두 제가 아는 분들이었죠. 러시아 중에서도 많이 춥지 않고 시원한 바람이 불던 곳이었어요.” 크리스티나 학생은 도화지 한 가운데에 큰 바다를 그렸다. ▲고려인 손이리나(15) 학생이 자신이 그린 시화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다같이 톡톡은 다문화가정 학생이 아닌 한국인 학생도 일부 선발한다. 강 단장은 “다같이 톡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문화가정 학생과 한국인 학생들이 같이 어울리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초창기엔 한국인 학생이 전체 학생의 10% 정도였지만 지금은 20%까지도 수용하고 있다”고 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국인 정회림(11) 학생은 “엄마의 추천으로 참여하게 됐는데 많은 친구들과 협동하며 배워나가는 것이 매우 즐겁다”며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계속해서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학생들은 국적에 개의치 않고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러시아에서 온 김발레나(13) 학생은 “1년 전부터 프로그램에 참가했는데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다시 한 번 공부할 수 있어 좋다”며 “친구들과 노는 것도 정말 즐겁다”고 말했다. ▲다같이 톡톡에 참여한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다문화 사회를 향한 한걸음 한국 사람과 결혼 또는 이민 등으로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은 총 50만명. 그에 맞게 우리나라는 최근 적극적으로 다문화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다같이 톡톡도 그 일환이다. “한국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다문화가정 학생들도 희망찬 미래 우리나라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저희는 다문화가정 학생들에게 그에 걸맞은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내년은 다같이 톡톡 프로그램 1기에 참여한 학생들이 대학교에 입학하는 해이기도 한다. 강 교수는 “대학교에 입학한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귀감이 돼, 많은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우리나라, 나아가 세계의 엘리트로 성장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한 강의실에 모여 점심식사를 하는 학생들의 모습. ERICA캠퍼스 재학생으로 이뤄진 자원봉사자들이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글/최연재기자 cyj0914@hanyang.ac.kr 사진/최민주기자 lovelymin@hanyang.ac.kr

2016-08 19

[문화]나라별 문학의 정수 만나다, 어문학과 교수진의 추천작 - 2

문학은 역사적인 흐름 속에서 탄생하곤 한다. 그것이 지나간 역사에 대한 고발이나 성찰의 의미를 지니든, 혹은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새롭게 재구성되든 문학은 역사에 관한 하나의 서사를 제공한다. 독일과 중국의 문학에서는 어땠을까. 탁선미 교수(독어독문학과)와 오수경 교수(중어중문학과)가 각 나라의 대표 문학 작품을 추천했다. ▲ 탁선미 교수(독어독문학과)를 지난 2일 연구실 에서 만났다. 탁선미 교수는 <이민자들>을 통해 개인의 삶이 재구성되는 모습과 그들이 느낀 아픔 에 다가설 수 있다고 말한다. 탁선미 교수는 독일뿐만 아니라 동시대 유럽과 미국 독자들에게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제발트의 작품들을 접해보길 권했다. 제발트 문학의 입문서로 그녀가 추천한 작품은 <이민자들>이다. 총 4가지의 스토리로 구성된 이 작품은 1인칭 화자가 등장해 내용을 이끌어나간다. 정치, 경제 등 다양한 이유로 고향을 떠나 타지 생활을 하는 네 이민자들은 한가지 공통점을 가진다. 모두 전쟁에 대한 트라우마와 유대인으로서 겪은 아픔를 지닌 것. 제발트는 이민자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재구성하면서 자신의 내력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한편, 그들에게 뿌리내리고 있는 고통과 공허함의 근원을 추적한다. “<이민자들>은 홀로코스트 문학으로 독일인들의 역사적 죄를 드러내요.” 탁 교수의 설명. “하지만 독일인만의 문제가 아닌 한 개인의 이야기로서 그 사건을 풀어내면서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그려내죠.” 저자 제발트는 아픔을 가진 자들의 이야기를 녹취하고 사진을 수집하면서 작품의 모티브가 되는 실제 인물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다가섰다. 이러한 팩션을 기반으로, 픽션과 플롯의 긴장감을 추구하기 보단 지극히 개인적인 기억을 철저하게 구성해낸다. 탁 교수는 “학생들이 작품을 통해 역사를 되돌아보는 동시에, 풍요와 소비의 시대로 불리는 21세기를 살면서 한 번쯤은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세밀할 과정을 간접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제발트는 단순한 허구가 아닌 직접적인 취재 과정을 작품에 녹여내면서 저널리즘의 실천적 의지를 문학 속에 적용한다. 탁 교수는 이러한 새롭고 창의적인 시도로 대변되는 제발트 작품들의 우수성을 높이 사며 그의 다른 작품들도 함께 읽어 보길 권했다. 4살 때 혼자 영국으로 보내진 유대 소년이 노년에 이르러 자신의 과거와 부모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는 내용의 <아우스터리츠>, 폭력과 피해의 역사에 침묵하는 독일을 비판하며 내세운 <공중전과 문학> 등 탁 교수가 말하는 제발트의 문학은 전쟁에 대해 승자나 패자의 관점이 아닌 공적인 차원의 역사 인식으로 페러다임을 변화시킨다. 그러면서 유럽국가가 어떻게 파괴에 동참했는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 오수경 교수(중어중문학과)를 지난 2일 연구실 에서 만났다. 오수경 교수는 기군상의 <조씨고아> 를 추천하며 중국 희곡 문학을 접해볼 것을 권했다. 오수경 교수는 원나라 작가 기군상(紀君祥)이 써냈으며 <두아원>, <도화선>, <장생전>과 더불어 중국의 4대 비극이라 불리는 희곡 <조씨고아>를 추천했다. <조씨고아>는 사마천의 <사기>에 기술된 역사적 사건에 픽션을 더해 재구성한 작품이다. 중국 춘추시대 진나라 시절의 무인 도안고는 세력다툼 끝에 승상 조순을 모함해 조씨 일족을 멸족시킨다. 평소 조씨 집안과 연이 있었던 의사 정영은 이 재앙 속에서 장희 공주에게 조씨 집안의 유일한 핏줄인 갓난아이 조무를 부탁 받는다. 이 조씨 집안의 고아는 공손저우와 한걸 장군 등 의인들의 희생을 통해 우여곡절 끝에 살아남아 16년의 세월 끝에 처절한 복수를 시작한다. 권력의 부당한 탄압과 폭정, 이에 맞선 희생의 연속과 그 과정에서 느끼는 딜레마, 그리고 마침내 찾아온 복수의 순간까지. 오 교수는 일련의 스토리 안에서 작품이 품고 있는 비극을 통해 ‘복수’라는 문제를 재고해 볼 것을 권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행해졌던 복수의 형태는 고대 사회에서는 보편적인 것이었어요. 그러면 현대사회에서는 이것이 얼마나 유효할까요. 결국 조무가 복수에 성공하지만, 이와 함께 묘사되는 정영의 허망한 모습은 복수에 끝에서 과연 올바른 사회 정의는 무엇인지 질문을 던집니다.” 이어서 오 교수는 작품의 근간이 되는 중국 희곡문학의 발달에 대해 설명했다. “중국 역사를 들여다보면 희곡작가의 위상이 굉장히 높았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명 당대 최고의 문호는 <모란정>이라는 희곡을 창작한 탕현조를 뽑을 수 있죠.” 우리나라는 판소리 5마당만이 전해져 내려오는데 비해 중국은 공연하는 문학이 굉장히 발달해 있다. 송나라와 원나라 시대를 거쳐 희곡이라는 장르는 쭉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아왔으며, 희곡 창작은 문학인들의 자랑으로 여겨졌다. <조씨고아>도 이 시기에 탄생해 인기를 끌었고, 그 작품성을 인정받아 오늘날까지 중국에서뿐 아니라 서양 각국에서도 여전히 무대에 오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5년 국립극단의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공연이 있었다. 문학을 향유하는 삶 탁선미 교수와 오수경 교수는 입을 모아 학생들이 인내심을 가지고 문학을 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탁 교수는 “문학은 지적 상상력의 구현”이라며 “책을 읽고 역사를 추적해보는 과정에서 온전한 나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다양한 역사적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우리나라인 만큼 학생들이 보고 느낄 수 있는 것도 많을 것”이라고 했다. 오 교수는 우리의 언어를 숙련되고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들을 접할 기회가 줄어드는 것에 안타까움을 나타내며 “소설과 더불어 시나 희곡 등 문학 작품을 읽어내면서 섬세한 언어의 세계가 전하는 감동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했다. 두 교수를 만나 독일과 중국 문학 작품을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가졌다. 문학이 지루하고 어렵게만 느껴진다면 두 교수가 추천한 작품들을 가이드 삼아 사색의 시간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2016-08 02 중요기사

[문화]한양인, 어떤 책을 읽을까?

새해맞이 목표로 ‘꾸준한 독서’를 계획했으나 정신 없이 학교를 다니다 보니 어느새 여름 방학을 보내고 있는 당신. 목표달성에는 아쉬움이 남았더라도 바쁜 나날 속에서 틈틈이 책을 읽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을지도 모른다. 한양대 학생들은 주로 어떤 책을 읽었을까. 올해 1월 1일부터 7월 15일까지, 양 캠퍼스 도서 대출 순위를 통해 상반기 독서 트렌드를 살펴봤다. 교양 서적의 강세, 서울캠퍼스 ▲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은 총 87회의 대출 횟 수를 기록하며 서울캠퍼스 1위를 차지했다. (출처: YES24) 서울캠퍼스에서는 인문, 사회, 과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교양 서적이 분야를 가리지 않고 순위에 자리했다. 그 중 피터 싱어의 역작 <동물해방>이 87회의 대출 건수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동물 해방 운동의 바이블’이라 불리는 이 책은 잔인한 동물 실험 사례와 공장식 축산업의 적나라한 실태를 드러내 동물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를 촉구한다. 인간 중심의 패러다임에 제동을 가하는 작가 특유의 통찰력에 학생들이 반응한 것은 아닐까. 2위(73회)는 <나쁜 사마리아인들: 장하준의 경제학 파노라마>가 차지했다. 경제학자인 저자는 책을 통해 자유무역과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의 실상과 그 중심에 있는 선진국들을 낱낱이 파헤친다. 경제적으로 앞선 강대국들의 ‘선하지 못한’ 행동이 한양인의 눈길을 끌었다. 앤서니 기든스의 <현대 사회의 성·사랑·에로티시즘>은 3위(60회)에 올랐다. 저자는 선정성을 둘러싼 다양한 논점을 제시하며 현대 사회의 성적 불평등에 대한 성찰을 제공한다. 공동 4위에는 55회의 대출 건수를 기록한 4권의 책이 올랐다. ‘정의’ 열풍을 일으킨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와, 예술가의 삶과 작품 세계를 들여다보는 손철주의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가 이름을 올렸다. 또 스티븐 핑거의 역작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과학이 발견한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와 진화심리학의 관점>과 환경을 이슈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 레이첼 카슨의 고전 <침묵의 봄>이 자리를 지켰다. (서울캠퍼스 - 1학기 대출 순위 TOP 20) 서울캠퍼스에서는 오는 11월 5일에 열릴 ‘독서골든벨’의 영향으로 골든벨 지정도서 8권 모두가 20위 안에 안착했다. 독서골든벨은 양 캠퍼스 학생 모두가 참가 가능한 한양대 최대의 독서 축제다. 백남학술정보관 직원 김태랑 씨는 “독서 골든벨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의지와 더불어, 지정도서가 10권에서 많게는 20권까지 비치되기 때문에 대출 빈도가 높아진 것 같다”고 했다. (독서골든벨 지정도서 바로 보기) ▲ 서울캠퍼스 도서대출 상위 7권의 책 (출처: 백남학술정보관) ERICA캠퍼스, 소설에 빠지다 ▲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총 77회의 대출 횟수를 기록하며 ERICA캠퍼스 1위 에 올랐다. (출처: YES24) ERICA캠퍼스에서는 ‘소설’이 강세를 보였다. 상위 8위 안에 랭크된 도서 중 6권이 소설이었다. 1위는 77회의 도서대출 건수를 기록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비밀>. 미래가 불투명한 젊은이 셋이 오래된 잡화점에 들어서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편지를 통해 완성되는 따뜻한 세계와 치밀한 스토리가 한양인을 매료시켰다. 한편, 전반적으로 소설이 강세를 보였으나 상위권에는 교양 서적이 분포된 모습을 보였다. 일명 ‘지대넓얕’ 시리즈로 불리는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 편>과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2] 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 편>이 각각 2위(62회)와 3위(55회)를 차지했다. 뒤로는 베스트셀러 소설이 선전했다. 4위(39회)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장편 소설 <빅 픽처>다. 부인의 불륜을 목격하고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른 한 남자가 제2의 인생을 찾는 이야기다. 다른 사람의 이름을 빌려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에 흥미를 보인 것은 아닐까. 공동 5위(31회)는 맨부커상을 받으며 한국 문학 돌풍을 이끈 한강의 연작소설 <채식주의자>와, 하야마 아마리의 감동적인 소설 <스물아홉 생일, 일 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에 돌아갔다. 공동 7위(28회)에는 정유정의 숨 막히는 추리 소설 <7년의 밤>과, 요나스 요나손의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순위에 올랐다. (ERICA캠퍼스- 1학기 대출 순위 TOP 20) ERICA캠퍼스에서 상위권에 오른 도서들은 흡입력이 뛰어난 베스트셀러 소설이었다. 유명 작품이라 접근성이 높고, 읽는 속도도 빨라 대출과 반납의 순환율이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김태랑 씨는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거나 인기 있는 작가의 최신작 등이 일시적으로 대출수요가 급증하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급감하는 현상이 있다”며 “본인이 원하는 독서를 하면서 화제가 되는 도서를 함께 접한다면 균형 잡힌 독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ERICA캠퍼스 도서대출 상위 8권의 책 (출처: ERICA학술정보관) 한양인, 독서로 건강해집시다 양 캠퍼스의 상반기 도서대출 순위를 돌아봤다. 스스로 책 읽는 습관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 양 캠퍼스 학술정보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나 2학기에 개설될 독서 관련 수업을 신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 백남학술정보관에서는 한문 고전을 쉽게 읽는 ‘한문독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며, 2학기에는 독서골든벨 외에도 외국인과 함께 하는 ‘어울림 독서’를 진행한다. ERICA학술정보관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인문학 프로그램 ‘길 위의 인문학’을 오는 11월까지 진행한다. 서울캠퍼스의 ‘고전읽기 융합전공’이나 ERICA캠퍼스의 ‘한양 그레이트북스(HY-Great Books)’와 ‘RnL(Reading and Leading)’은 지정도서를 함께 읽는 독서 토론 수업이다. 수업을 통해 기본적인 지적 소양과 독서 습관을 기를 수 있다. 백남학술정보관 직원 김태랑 씨는 “여러 분야를 섭렵하는 ‘통합형 인재’를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독서는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며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통해 책과 친해질 기회를 가져보라”고 권유했다. “독서의 힘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되면 바쁜 일정을 쪼개서라도 독서를 할 거예요. 그 중요성을 깨닫고 실천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관련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독서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어느덧 한달 남짓 남은 이번 방학이다. 양 캠퍼스 대출 순위를 참고해 자신에게 필요한 책을 찾고, 관련 독서 프로그램을 통해 건강한 독서 생활을 준비하는 것은 어떨까. 글/ 김상연 기자 ksy1442@hanyang.ac.kr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2016-08 01

[문화]남영 교수, 과학도서 『태양을 멈춘 사람들』 출간

▲ 『태양을 멈춘 사람들』(저자: 남영 | 출판사: 궁리) 남영 한양대 창의융합교육원 교수가 『태양을 멈춘 사람들』을 출간했다. 이번에 펴낸 책은 한양대 학생들 사이에서 5대 명강의로 꼽히는 남 교수의 ‘혁신과 잡종의 과학사’ 강의 첫 번째 시리즈다. 남 교수는 어떻게 과학사를 재미있고 쉽게 가르칠까 오래 고민한 끝에 전체를 알리기보다 한 가지 내용이라도 깊게 가르쳐주는 방법을 택했다. 그의 가치관이 고스란히 드러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본 책의 큰 줄기를 살펴보면 지동설 혁명에 대해 집중적으로 썼다. 지동설은 우리의 과학혁명기 속 하나의 ‘사건’이며 다양한 시사점을 줄 수 있는 주제다. 특히 다른 책과의 차별점은 과학 이론만이 아니라 지동설 혁명 시기의 내밀한 역사적 맥락을 살펴보면서, 과학의 실제 맥락을 좀 더 선명하게 바라볼 수 있게 이끈다는 것. 이 책의 구성은 지동설을 중심으로 △혁명의 시작 △혁명의 진행 △혁명의 완성 △혁명의 결과 등 총 4부로 이뤄져 있다. 과학적 사실과 더불어 지동설과 관련된 코페르니쿠스, 튀코 브라헤, 갈릴레이, 뉴턴 등 역동적이고 매력적인 인물들의 등장도 독자들의 흥미를 더한다. 『태양을 멈춘 사람들』 저자 남영 / 2016-08-05 / 궁리 / 2만 5천 원. 388쪽

2016-07 27

[문화]대학과 백로떼 공존 30년, ERICA ‘친환경 캠퍼스’ 주목

KBS 7월 26일자 <백로떼와 동거 30년…비결은?> 기사에 한양대 ERICA캠퍼스에 둥지를 틀고 자리 잡은 백로떼가 소개됐다. ▲ 백로떼가 이용하는 대학 동산.(이미지출처: KBS 멀티미디어 뉴스) 백로떼는 캠퍼스 내 작은 동산의 아래쪽, 조경수가 있는 곳에 주로 서식하고 있다. 발견된 백로의 종류는 쇠백로, 중대백로, 황로, 왜가리 등이 있으며 둥지마다 2~4마리씩 새끼들도 함께 자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에 따르면 5백 둥지, 백로 성체는 천 마리를 넘길 정도로 파악됐다. ▲ 한양대 ERICA캠퍼스에 자리 잡은 백로떼 둥지(이미지출처: KBS 멀티미디어 뉴스) 캠퍼스에 백로떼가 둥지를 틀 수 있던 이유는 근처 하천과 습지 때문으로 전해졌다. 학교 인근 안산 갈대 습지 어도와 시화호에는 물고기가 많아 백로의 먹이터로 최적의 장소로 꼽혔다. 그러나 무엇보다 캠퍼스가 백로와 공존할 수 있었던 이유는, 대학측이 백로를 내쫓지 않고 오히려 상징물로 삼은 데 있다고. 실제로 ERICA캠퍼스는 백로가 살고 있는 동산의 이름을 ‘백로동산’으로 짓고, 그곳엔 건물을 짓거나 개발 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조경수 위에 둥지를 튼 백로와 황로(이미지출처: KBS 멀티미디어 뉴스) 소음이나 배설물로 인한 악취 등 백로떼와의 동거를 불편해하는 경우도 많지만, ERICA캠퍼스처럼 비록 작은 공간일지라도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터전을 이룬 친환경 캠퍼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 해당 KBS 기사 바로보기 (클릭)

2016-07 26

[문화]교수님과 떠나는 문학여행 14 - 한강의 '채식주의자'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1부 「채식주의자」를 시작으로 「몽고반점」, 「나무불꽃」으로 이어지는 3부 구성의 연작 소설이다. 이야기는 어느 날부터 절대 고기를 먹지 않는 주인공 ‘영혜’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각 부는 순서대로 영혜의 남편, 형부, 언니의 관점에서 서술된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을까. 김양희 교수(창의융합교육원)와 함께 <채식주의자>를 읽었다. 그녀는 왜 채식주의자가 되었나 ▲ 가족들은 육식을 끊은 영혜에게 억지로 고기를 권하며 그녀를 궁지로 내몬다. -영화 <채식주의자> 中 (출처: 네 이버 영화) 크지도 작지도 않은 키, 길지 않은 단발머리, 무채색의 옷차림, 특별한 매력은 없지만 별난 단점도 없는 여성. 주인공 영혜는 지극히 평범한 인물로 묘사된다. 그랬던 그녀가 돌연히 육식을 끊겠다고 선포한다. 냉장고에 있는 고기를 꺼내 전부 버리는 그녀. 남편이 이유를 물으면 ‘꿈을 꿨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다. 가족들이 그녀의 입을 벌려 ‘억지로’ 고기를 먹이려 해도 영혜는 완강히 저항한다. 급기야 아버지는 영혜의 뺨을 때리고, 궁지에 몰린 그녀는 과도로 자신의 손목을 긋는다. 병원에 입원한 후에도 그녀의 행동은 바뀌지 않는다. 병원에서의 어느 날, 남편은 갑자기 사라진 영혜를 찾다가 환자복 상의를 벗은 채 죽은 새를 움켜쥔 그녀를 발견한다. ‘포식자에게 뜯긴 듯한 거친 이빨 자국’이 남은 동박새는 영혜의 모습과 닮아 있다. 영혜는 일상적 공동체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인물이다. 그녀의 행동은 의아하다. 하지만 김양희 교수는 그녀의 꿈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영혜는 어린 시절 자신을 물었던 개가 처참히 도륙 당한 기억을 꿈으로 꿔요. 그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은 거죠. 하지만 영혜가 자신의 트라우마 때문에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했을 때, 남편을 비롯한 가족들은 그녀를 이해하지 않았어요.” 김 교수의 설명처럼 영혜의 주변인은 상처 입은 그녀의 마음을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 욕망으로 상징되는 ‘육식’을 끊으려는 영혜와, 자신의 일상을 지키는 데만 급급한 가족들의 욕망은 종종 충돌한다. 작가는 이를 통해 과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폭력은 어떤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는지 본질적인 물음을 던진다. 비윤리와 폭력, 환상이 혼재된 세계 2부 「몽고반점」은 영혜의 형부 관점에서 서술된다. 옛 애인이 ‘강직한 성직자’ 같다고 이야기할 만큼 무난한 사람. 비디오 아티스트인 그의 작품은 윤리적이며 다소 평범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아내를 통해 우연히 영혜의 엉덩이에 남아 있는 ‘몽고반점’에 대해 듣고부터 그의 삶은 어지럽다. 일상에 얽매여 살던 영혜의 형부는 태초의 순수함을 지닌,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은 몽고반점에 매료돼 예술적 갈망을 불태운다. 마침내 형부는 영혜를 찾아가 자신의 작품에 출연할 것을 부탁하고, 영혜는 전신에 꽃을 그린 채로 형부의 캠코더 앞에 선다. 영혜가 꽃으로 뒤덮인 몸으로 성관계를 갖는 장면은 싱그러운 즙과 푸른 잎새, 꽃들의 교접처럼 신비로운 모습으로 표현된다. 문명을 벗어나 원초적인 상태로 돌아가려는 남성과 식물이 되길 원하는 여성은 몽고반점을 접점으로 결을 함께 한다. 제도권의 윤리에서 볼 때, 상식에서 벗어난 관계를 맺는 영혜와 형부의 모습은 독자들을 곤혹스럽게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작가는 두 사람의 관계를 특유의 서정적 문체와 상징적인 묘사를 통해 새롭게 그린다. 식물성으로 치환된 이들의 성관계는 외설적이기보다 아름답다. 비윤리와 폭력, 환상이 역설적으로 혼재된 미학적 세계에서 작가는 폭력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 번 묻는다. 우리가 흔히 폭력적이고 비윤리적이라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사실은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고민하게 한다. 놓으려는 자와 놓지 않으려는 자 ▲ 언니 인혜가 점점 죽음에 가까워지는 영혜를 안타깝게 쳐다보고 있다. -영화 <채식주의자> 中 (출처: 네이버 영 화) 영혜의 언니 인혜는 남편과 동생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본다. 3부 「나무 불꽃」은 그날 이후 종적을 감춘 남편 대신 생계를 책임져야 하고, 온 가족이 등을 돌린 영혜를 보살펴야 하는 인혜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죄책감에 영혜를 포기하지 않는 인혜의 모습은 고뇌로 점철돼있다. <채식주의자>는 삶을 놓으려는 영혜의 이야기지만, 한편으론 끝까지 놓지 않으려는 인혜의 이야기다. “인혜는 서사가 전개되며 점점 영혜의 고통을 이해하고 자신과 대등한 차원에서 동생의 고통을 정면으로 마주하려는 인물이에요.” 김 교수는 인혜에 대해 “제도 안에 갇힌 현대인이 보일 수 있는, 가장 ‘윤리적’인 태도를 지닌 인물”이라고 평했다. 한편, 영혜는 육체를 가지고 있는 이상 동물성을 배제할 수 없음을 깨닫고 음식은 물론 링거조차 거부하며 나뭇가지처럼 말라간다. ‘그러다 죽는다’는 언니의 말에 ‘왜 죽으면 안되냐’고 반문하는 그녀의 결연한 모습은 짐짓 숭고해 보이기까지 하다. 이렇게 영혜는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로 전이된 모습을 보이며 죽음을 향해 나아간다. 3부의 제목인 ‘나무 불꽃’은 영혜의 육체를 형상화한 것이다. 활활 타올라 날아가고 싶지만 정작 뿌리는 땅에 박혀 있는 존재. 이 작품은 인간이 폭력의 세계에서 일상과 제도 밖으로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 마지막 물음을 남긴다. 내 삶에 던지는 질문들 김양희 교수는 “문학은 불가능한 것을 가능한 형태로 상상하게 해주는 것”이라 했다. “문학이라는 돌멩이는 평온해 보이는 일상을 파열시켜요. 그 안에서 철저히 무너지고 마침내 불행에 이르는, 무모하면서도 유일한 ‘인간’이란 존재를 포착해내는 거죠.” 김 교수는 <채식주의자>가 다양한 쟁점을 가지고 있으며, 출간 후 9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쟁점이 유효하다는 점에서 작품성을 높이 샀다. “영혜는 ‘그러지 않는 편을 택하는’ <필경사 바틀비>의 바틀비처럼 도저한 수동성으로 폭력의 세계에 저항합니다. 소설을 통해 그녀는 묻고 있어요. 부드러운 커튼을 열면 비로소 드러나는, 세상 속 피투성이 맨 얼굴을 우리는 과연 감당할 수 있는지 말이죠.” 김양희 교수와 함께 본 <채식주의자>는 아름다움과 추함, 폭력이 뒤섞인 삶에 대한 작가의 통찰력을 엿볼 수 있는 소설이다. ▲ 김양희 교수(창의융합교육원)는 "문학은 불가능한 것을 가능한 형태로 상상하게 해주는 것"이라며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느끼는 불편함과 답답함은 어디로부터 기인하는지 자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글/ 김상연 기자 ksy1442@hanyang.ac.kr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사진/ 이재오 기자 bigpie19@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