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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3 한양뉴스 > HOT이슈

제목

한양대 교수 32인, ‘노동개악, 노사정 대화로 해결하라’

이도흠 교수 등 32인 정부의 노동개혁 추진과 관련해 입장 밝혀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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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ng5B

내용

지난 12월 22일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이도흠 교수의 페이스북 계정에 ‘노동개악, 노사정 대화로 해결하라’는 글이 게재됐다.

 

이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과 관련된 글이며, 본문에서는 노동개혁이 추진되면 ‘더욱 많은 노동자들이 같은 일을 하고도 절반의 임금만 받고, 언제든 해고가능해 고용이 불안정하며 이에 노동3권을 제대로 행사하기가 어려운 지경에 놓일 것’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해당 글의 하단에는 한국경제와 노동자 그리고 국민을 다같이 살릴 수 있는상생의 길을 도모하는 원탁회의를 마련할 것을 촉구하며 ‘현 시국과 경제 위기를 우려하는 한양대 교수 일동 32인’의 이름도 함께 공개됐다. 

 

▼ 한양대 이도흠 교수 페이스북 계정에 게재된 ‘노동개악, 노사정 대화로 해결하라’ 글 전문

 

노동개악, 노사정 대화로 해결하라

 

지금 장기불황이 점점 심화하고 여러 수치들이 경제 위기의 징후를 보여주는 시점에서 박근혜 정권은 ‘노동개혁’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고, 노동자들은 이를 생존위기로 몰아넣는 ‘노동개악’으로 단정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연이어서 대규모 집회가 열렸고 민주노총은 총파업을 단행하였다. 온 나라가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의 조계사 피신과 거취에 초미의 관심을 기울였고, 최소한 연말까지는 이의 강행과 저지로 정국이 혼란스러울 것이다.

 

이의 핵심은 “일반해고 요건 완화, 취업규칙 불이익 요건 변경 완화,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 파견근로 확대, 임금피크제 통한 청년고용”이다. 정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과도하게 보호받는 정규직 근로자의 특혜 등을 다소 줄여 비정규직에 나눠주는 ‘상생 협력’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노동시장 유연화가 불가피하며, 노동시장 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비정규직의 보호 강화와 정규직의 기득권 축소라는 두 가지 방향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비정규직은 현재 1,000만 명이 넘는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같은 일을 하고도 절반의 임금밖에 받지 못하며(평균 49.4%), 언제든 해고당할 위기에 있다. 여기에서 벗어나는 것도 어렵다. 3년을 같은 자리에서 일했어도 그 가운데 22.4%만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50.9%는 여전히 비정규직이었고 26.7%는 실직 등으로 일을 하지 않고 있다. 현재의 상황도 이렇게 열악한데, 정부의 주장대로 노동개혁이 추진되면 더욱 많은 노동자들이 같은 일을 하고도 절반의 임금만 받고 언제든 해고하고 노동3권을 제대로 행사하기가 어려운 지경에 놓일 것이다.

 

정부는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보호는 정규직 채용감소와 산업시설 해외 이전의 한 원인이며, 파견제·기간제 근로자 사용에 대한 규제를 풀어야 적재적소에 인력을 운용하고 고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자본에 유리하게 제정된 실정법으로도 ‘긴박한 경영상의 위기’에 이를 때에만 해고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자본은 회계조작 등 다양한 방법으로 노동자를 해고하고 그 자리를 비워두거나 비정규직으로 채우고 있다. 한 예로, 쌍용자동차에서 회사측이 적자인 것처럼 장부를 조작하여 1,666명을 희망퇴직으로 내쫓고 나머지 980명을 해고하였으며, 파업과 폭력의 후유증, 생계 위기, 아득한 절망감 속에서 28명의 노동자와 가족이 자살하거나 병으로 죽었다. 이런 상황에서 외려 요건을 완화하여 성과나 근무태도 불량으로도 해고하게 된다면, 모든 노동자가 해고 대상으로 전락하며 이는 고용안정과 이를 통한 생산성 증대에 위해를 가할 것이다.

 

정부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경우 기업은 저렴한 비용으로 숙련된 인력을 유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절감된 인건비로 2019년까지 청년 일자리 18만 2,339개를 창출할 수 있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50대 초반에 퇴직하는 현실은 개선하지 않은 채 강제적인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이는 임금삭감 수단이 될 뿐이다. 지금 장기 불황에 접어든 첫째 이유는 소비가 감소하고 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30대 대기업의 곳간에 쌓아둔 돈만 710조 원이나 달하는 것은 이윤 축적을 동력으로 하는 기업이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임금피크제를 하면 대다수 기업들은 여론에 밀려 생색내기 정도로만 고용을 증대할 것이며 그도 대부분은 비정규직을 늘리는 데만 그칠 것이다.

 

정부는 “귀족 노조가 많은 연봉을 받으면서 쓸데없이 저항하기에 기업은 사업하기 힘들고 경제는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으며, 취업규칙 불이익 요건 변경을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고, 노사와 충분히 협의한다는 단서를 달았기에 노동자에게 그리 불리할 것은 없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협의’는 ‘합의’와 달리 강제성이 없어 형식적 절차로 끝날 수 있다. 더구나 노동조합가입률이 10%인 상황에서 노조가 없는 나머지 90%의 노동자는 협의조차 하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해고당하고 불리한 취업규칙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에만 세월호 참사의 6배가 넘는 1,929명이 산업재해로 죽을 정도로 한국의 산업 환경은 세계 최고로 열악하다. 그런 환경에서 사측이 별다른 저항 없이 취업규칙을 변경하도록 한다면, 더 많은 노동자들이 죽음을 당하고 산업재해에 무방비로 노출될 것이다.

 

지금 한국의 불평등은 미국을 넘어서서 세계 최고다. 2012년 기준으로 상위 10%가 종합소득의 경우 55.5%, 자본소득의 경우 배당소득의 93.5%, 이자소득의 90.6%를 가져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과 임금격차가 심하다. 여기에 더하여 2015년 올해 가계부채는 1200조원에 달한다. 90%의 국민 대다수가 소득이 줄어든 상황에서 가계부채의 이자를 물어야 하고 그나마 언제 잘릴지 모르니 소비를 제대로 할 수 없다. 그러니 경제를 살리려면, 정부가 정보산업, 문화산업, 생명공학, 나노공학 등 자원은 부족하고 교육열은 높은 우리 여건에 맞으면서도 부가가치가 높고 미래지향적인 산업을 지원하여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며 임금격차를 줄이고 고용을 보장하여 생산성을 높이고 소비도 활성화하여야 한다.

 

우리는 이런 여러 사유로 현재 박근혜 정권이 강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노동개악을 당장 중지하고 민주노총을 포함한 노동자와 자본가, 정부가 참여하여 한국경제와 노동자, 국민을 다같이 살릴 수 있는 상생의 길을 도모하는 원탁회의를 마련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


2015년 12월 21일


현 시국과 경제 위기를 우려하는 한양대 교수 32인 일동


김상현, 김용헌, 김정수, 김종걸, 김태용, 김호영, 류수열, 류웅재, 문수현, 민찬홍, 박성호,박종일, 박찬승, 박찬운, 송시몬, 안성호, 유성호, 윤성호, 윤영민, 이도흠, 이승수, 이재복, 이준형, 이현복, 이훈, 전성우, 정병호, 정철, 조율희, 조창기, 탁선미, 한홍열(이상 가나다 순)

 

 

이도흠 교수 페이스북 글 원문 보러 가기 (클릭)

 

 

 

#이도흠 #노동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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