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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 21

[동문]노래하는 영어교사, 수험생 제자 위한 노래 만들다

“너희 오늘 혼날 일이 있으니 수업 후 강당으로 모여.” 인천 소재의 하늘고등학교 영어 교사인 김경훈 동문(교육학과 94)의 불호령에 6월 모의평가를 앞둔 3학년 학생들이 겁에 질려 강당에 모였다. 선생님이 나타나고 이내 학생들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혼나서가 아니었다. 김 동문이 지난 2년 반 동안 학생들을 지도하며 느낀 감정을 담은 위로곡 '하늘로'를 불러줬기 때문이다. ▲ 하늘고등학교 영어 교사로 재직 중인 김경훈 동문(교육학과 94). 수험생 제자를 위한 자작곡으로 화제가 된 김 동문을 만났다. 이젠 날아라, 하늘로! 지난 5월 19일, 대한민국의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곡 하나가 음원 사이트에 발표됐다. 김경훈 동문이 작사, 작곡한 ‘하늘로’다. 이 곡에는 ‘미래를 알 수 없이 그저 달려만 가는 매일이 두렵다’고 말하는 학생에게 ‘네가 넘어진 날들은 결코 헛된 것이 없다’며 답하는 김 동문의 마음이 절절히 녹아 있다. “올해 처음 고3 담임을 맡고, 입시 상담도 시작했어요. 학생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함 때문에 우는데 너무 안쓰러웠죠. 수험 생활에 작은 즐거움을 주고 싶어 틈틈이 곡을 만들었어요." 너는 세상에서 단 하나 너만의 가치가 있지 너의 한계는 그 누구도 헤아릴 수조차 없으니 네가 꿈꿔왔던 날들은 수없이 넘어진 날들은 결코 헛된 것이 없단다 이젠 날아라 저 하늘로 - 김경훈 동문의 자작곡 '하늘로' 가사 중에서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김 동문을 찾아서 "가사에 공감이 많이 되서 울었다"는 학생들도 여러 명 있었다. 제자들을 향한 마음이 알려진 덕에 '노래하는 영어 교사'로 언론 매체에 소개되기도 했다. “작은 위로를 건네고자 쓴 곡인데, 학생들이 곡에서 큰 의미를 찾고 즐거워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 하늘고등학교 영어교사 김경훈 동문이 수험생 제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곡 '하늘로' 노래하는 영어교사, 김경훈 김 동문은 12년차 영어교사이자 데뷔 10년차인 가수이다. 2008년부터 직접 만든 CCM 15곡을 발표했고, 2016년부터는 솔로 프로젝트 그룹 ‘어쿠스틱 프로젝트’를 결성해 디지털 싱글 앨범 3장을 발표했다. 작사와 작곡, 보컬까지 혼자서 맡는 그는 가끔 마음이 맞는 아티스트나 노래를 좋아하는 제자들과 함께 녹음하기도 한다. 지난해 발표한 ‘햇살 속의 너’는 여행스케치 출신의 김수현 씨와 불렀고, 현재는 랩에 뛰어난 제자 두 명과 신곡을 준비 중이라고. “어쿠스틱 프로젝트란 이름엔 ‘청각'(Acoustic)과 관련된 모든 시도를 해보겠다는 의미가 담겨있어요. 단순히 전자 음악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뜻만은 아닌 거죠." 그는 고교 시절 음악 학원을 다니며 처음 작곡을 했을 정도로 음악에 소질이 있었다. 그렇게 가수의 꿈을 꾸던 어느 날, <죽은 시인의 사회>란 작품을 접하고 교사의 꿈을 갖게 됐다. 여기에는 여행 작가 겸 국어 교사로 활동했던 선생님의 영향이 컸다. "두 가지 꿈을 모두 이룬 그 선생님처럼, 본업으로 교사를 하면서 취미로 음악을 계속하기로 결심했어요." . ▲어쿠스틱 프로젝트란 활동명을 갖고 있는 김경훈 동문이 녹음 중인 모습. (출처: 김경훈 동문) 미래는 두려운 것 아닌 설레는 것 교육 철학을 묻자 김 동문은 "학생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눈 앞의 결과에 일희일비하는 학생들이 많지만, 인생의 종착역은 멀기에 지치지 않고 활기차게 살기를 바란다고. 그런 제자의 곁에서, 그들을 위로할 수 있는 음악을 고민하겠다는 김 동문. “사람들은 자기 주변을 아름답게 가꾸기 좋아해요. 세련된 인테리어, 멋진 옷처럼요. 하지만 청각적인 요소를 아름답게 꾸밀 생각은 많이 못 하는 것 같아요." 음악을 통해 행복을 주겠다는 그가 있어 제자들은 오늘 한번 더 웃는다. ▲ “원하는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 학생들에게 두려운 것이 아닌 설레는 일이 되도록 돕고 싶습니다." 글/ 신혜빈 기자 shb2033@hanyang.ac.kr 사진/ 문하나 기자 onlyoneluna@hanyang.ac.kr

2017-06 21

[학생]오선지에 쓴 일기, 피아노로 완성하다

오선지 일기장에 써나가는 감정. 그 감정은 멜로디란 옷을 입고 피아노에 얹은 손 끝에서 감미로운 선율로 변신해 세상 밖으로 나온다. 20살, 연인과 부모님에 대한 서운함을 담아 쓴 김하늘(피아노과 2) 씨의 곡 ‘서운해’가 지난달 음원으로 발매됐다. ‘밤하늘’이란 이름으로 활동 중인 그와 보컬리스트 한슬의 콜라보 ‘모자루트’의 데뷔 곡이었다. 수북한 오선지에는 또 어떤 사연이 담겨있을까. 김하늘 씨의 소소한 일상이 담긴 ‘뮤직 라이프’를 들어보자. 피아노와 보컬. 어쿠스틱콜라보 ‘모자루트’ 지난 5월 24일 모자루트가 발표한 곡 ‘서운해’는 김 씨의 피아노 반주와 한슬의 보컬이 어쿠스틱한 느낌으로 어우러진 곡이다. 사랑받고 싶은 사람에게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의 서운함을 담은 가사와 차분한 멜로디가 특징이다. 스무살 때 반 년에 걸쳐 작사, 작곡한 곡으로 당시의 감정과 이야기를 가감 없이 담아냈다. '장난기가 많다'는 스스로의 소개답게 발라드에선 잘 쓰이지 않는 언어 유희를 담기도 했다. 그룹명부터 독특한 '모자루트'란 이름은 모자와 수학기호 루트의 합성어다. ‘모자 속에서 어떤 음악이 튀어나올지 계산 불허인 음악’이란 의미를 담았다. 물론 모자르트의 이름을 살린 작명이기도 하다. 음원 발매 소감을 묻자 김 씨는 생각보다 담담했다. “크게 기쁘거나 감격스럽진 않고 조별 과제 끝낸 그런 기분이에요. 후련하다고 해야할까요. 음원 하나 냈다고 하루 아침에 인기를 얻는 것은 아니니까. 꾸준히 했을 때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겠죠.” ▲ 김하늘(피아노과 2) 씨가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 그에겐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출처: 김하늘 씨) ▲ 김하늘 씨를 만나 지난달 발표한 곡 '서운해'와 작업 과정에 대해 들었다. 첫 음원 발매에 대해 그는 담담한 소감을 전했다. 일상의 모든 곳이 나만의 작업실 김하늘 씨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피아노를 접했다. 연주에만 익숙했던 그가 작곡을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때다. 처음 만든 노래는 '열 밤 자고 나면'이란 곡으로, 첫사랑 이야기가 담겼다. "초등학교 때 좋아했던 첫사랑과 고3 시절에 연락이 닿았어요. 전 음대를 준비하느라 입시 시기가 달랐는데, 딱 '10일만 연락을 못 할 것 같다'고 했었죠." 노래가 좋다는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힘입어 처음으로 SNS에 공개한 곡이기도 하다. 이렇게 하나둘 자작곡을 SNS 계정에 올리자 어느새 17000여명의 팔로어가 생겼다. 그는 '이야기에 멜로디를 입히는 방식'으로 곡을 쓴다. 작곡보다 가사를 붙일 때 더 많은 고민을 하는 편.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곡을 쓰되, 같은 말이라도 세련되고 개성있는 어투의 가사로 바꾸는 데" 가장 큰 공을 들인다. 책벌레로 불릴 정도로 독서를 많이 한 것이 좋은 가사를 쓰는 비결이라고 전한 그는 평소 마음에 드는 말은 핸드폰에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 "친구 손에 상처가 있어서 왜 그러냐고 물은 적이 있는데 ‘장미 따려다가’라고 대답하더라고요. 그 말이 예뻐서 메모장에 적어뒀죠." 하루에 네다섯 시간은 기본, 많을 땐 12시간도 피아노 앞에 앉는다는 그는 악보도 손으로 직접 쓴다. “작사는 평소에도 틈틈이 하지만 작곡을 비롯한 모든 것은 피아노 앞에서 해요. 요즘은 컴퓨터로 작업하는 사람이 많지만, 전 아직도 오선지에 음표를 그리고 가사를 넣어요." 완성된 가사의 분위기에 맞는 조성을 정하고 의도한 어감에 맞는 음을 설정해 멜로디를 구성한다. “사람마다 자주쓰는 말투가 있듯이 작곡가들도 각자 고유의 음이 있다”는 설명이다. ▲ 김하늘 씨는 여전히 오선지에 직접 악보를 그리며 작업한다. 인터뷰 당시 메고 온 가방 속에도 작업 흔적이 가득했다. 음악으로 시작하고 음악으로 끝나는 하루 김 씨의 일상은 온통 음악 생각 뿐이다. 오가는 지하철에서, 밤 깊은 시간 집 앞의 벤치에서 늘 악상을 떠올린다. “새벽 2-3시, 감성이 가장 충만한 시간에 작사가 가장 잘 된다”는 그는 “자려고 누웠다가도 좋은 가사가 떠올라서 쓰고 잘 때도 많다"고 했다. 지금까지 쓴 곡은 20곡 정도로, 대부분 사랑 이야기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냥 말하기 민망한 말이 있으니까 음을 넣고 리듬을 넣어 덜 민망하게 만드는 거죠."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언젠가 “명곡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 기준은 다양하겠지만, 제게는 '들을 때마다 새롭게 와닿는 노래'예요. '서운해'를 작곡했을 당시와 지금 부를 때의 느낌이 다른 것처럼, 듣는 상황마다 다른 감정이 떠오르는 곡이었으면 좋겠어요." 음악 앞에서는 한없이 진지한 그의 노력이 언젠가 만인의 마음을 울리길 기대해 본다. ▲ 김하늘 씨는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며, 그저 음악을 하는 것이 행복"이라 전했다. 글/ 최연재 기자 cyj0914@hanyang.ac.kr 사진/ 문하나 기자 onlyoneluna@hanyang.ac.kr

2017-06 14 중요기사

[학생]극한의 사하라 마라톤 완주한 '터미네이터' (6)

우리는 체력이 좋은 이를 ‘철인’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철인을 넘어 '터미네이터'란 별명을 가진 이가 있다. 지난 5월, 지구상에서 가장 험한 코스라 불리는 '사하라 사막 마라톤'을 완주한 김채울(산업융합학부 2) 씨다. 김 씨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7일 간의 도전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데는 '장애 아동을 위한다'는 뚜렷한 원동력이 있었다. 사하라 마라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다 사하라 사막 마라톤은 6박 7일 동안 식량을 비롯한 모든 장비를 등에 메고 하루에 10시간 이상, 총 250km를 달리는 극한 코스다. 올해는 IS 문제로 4월 30일부터 5월 6일까지 나미브 사막에서 개최됐다. 낮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저녁과 주말에 캠퍼스에서 수업을 듣는 '직대딩' 김채울 씨는 빠듯한 일정 중에도 틈틈히 체력을 다져 이 마라톤을 무사히 완주했다. 김 씨의 행보가 특별한 이유는 험준한 코스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장애아동 재활병원을 돕기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마라톤 참여와 연계해 열었다. 자신의 블로그에 마라톤에 참가하는 취지를 설명하고 기부 참여를 권유한 결과, 167명의 기부자로부터 700여만원이 모였다. 이 기금은 김 씨의 마라톤 완주 후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 전달됐다. 마라톤에서 그는 완주를 거의 앞둔 시점에서 십자인대 수술을 받은 무릎이 부어올라 고비를 맞기도 했다. 진통제도 듣지 않아 한참 동안 '포기할까'를 고민했다. 그러나 자신의 완주가 갖는 의미를 알기에 다시 힘을 냈다.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겠다고 먼 길을 온 만큼 후원에 참여한 분들과 재활 병원의 아이들을 떠올리며 끝까지 달렸어요." ▲ 김채울(산업융합학부 2) 씨가 사하라 사막 마라톤에 참여했던 기억을 회상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 김채울 씨는 지난 5월 22일 펀딩을 통해 모은 기부금 700여만원을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 기부했다. (출처: 김채울 씨) 아이들에게 희망의 등대 되고파 김채울 씨가 장애아동의 재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2014년, 참가비 전액을 재활병원에 기부하는 철인3종대회에 운영 스태프(staff)로 참여하면서다. “활동 중에 희귀병을 앓는 한 소년이 아버지 손을 잡고 완주하는 것을 봤어요. 아버지의 존재가 분명 그 어린이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의지가 됐겠죠. 저도 그 아버지처럼 고통과 싸우는 환우들에게 희망을 주는 등대가 되고 싶었어요." 국내에 있는 어린이재활병원은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 유일하다. 낮은 의료 수가로 인한 적자, 장애인 병원의 높은 운영비 때문에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운영을 기피하는 실정이다. 때문에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은 전국의 병원을 찾아 헤매야 하고, 조기 치료 시기를 놓쳐 완치에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김 씨는 어린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그는 우선 참가비가 전액 기부되는 '은총이와 함께하는 철인3종대회'에 선수로 참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때부터 외로운 훈련이 시작됐다. 매일 새벽 출근 전에 90분 동안 수영했고, 점심시간에는 회사 앞 공원에서 달리기를 했다. 왕복 50km의 출퇴근은 자전거로 해결했다. “주변 걱정도 많았지만 운동을 통해 스스로 더 건강해진다는 걸 느꼈고, 무엇보다 운동하는 순간 순간이 즐거웠어요 (웃음).” 끈질긴 노력으로 그는 이듬해 열린 철인3종대회를 3시간 30분만에 완주했고, 이 계기로 사막 마라톤에 참여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사막 마라톤에 참여할 때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장애 어린이에게 관심을 갖게 하고, 장애 어린이에겐 우리가 함께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크라우드 펀딩을 기획했어요." ▲ 김채울 씨가 사막 마라톤에서 메고 달린 가방. 5만원 이상 후원한 사람들의 이름을 가방에 붙였다. (출처: 김채울 씨) ▲ 김채울 씨가 사막을 달린 6박 7일 간의 여정을 정리했다. 그는 특히 밤샘 러닝이 있었던 날, 동료들과 별이 쏟아질 것처럼 빛나는 하늘을 봤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출처: 김채울 씨) 함께해서 값진 기부 사하라 사막 마라톤을 완주한 김 씨는,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4대 사막 마라톤을 한 해에 한 개씩 정복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장기간의 대회 준비부터 항공권까지, 마라톤 하나에 드는 비용도 무시할 수 없지만 그가 이런 꿈을 꾸는 이유가 있다. “단순히 어린이 병원에 돈을 기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저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통해 달성한 기부가 더 의미 있고 지속 가능하다 생각해요. 앞으로도 저의 사막프로젝트는 계속 이어질 거예요.” ▲ 김채울 씨는 "기부를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작은 기부부터 시작하는 사람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출처: 김채울 씨) 글/ 신혜빈 기자 shb2033@hanyang.ac.kr 사진/ 최민주 기자 lovelymin12@hanyang.ac.kr

2017-06 12 중요기사

[동문]튜터링, 모바일 영어 학습의 새 지평을 열다

모바일 영어 시장에 과감하게 뛰어든 스타트업 ‘튜터링’이 주목 받고 있다. 전화 영어와 유사해 보이나 해외콜센터를 없애 가격을 낮췄고, 온라인으로 어디서든 영어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생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입소문을 타고 순항 중인 튜터링은 우리대학 선후배가 뭉쳐 만든 스타트업이다. 공동대표 최경희 동문(신문방송학과 99)과 김미희 동문(광고홍보학부 01)이다. 이들 중 최경희 동문을 만나 튜터링의 창업 과정과 계획에 관해 들었다. 대기업 회사원에서 스타트업 대표까지 최경희 동문(신문방송학과 99)과 김미희 동문(광고홍보학부 01)은 언론정보대학에서 만난 선후배 사이로, 튜터링의 창업자이자 공동 대표다. 최 동문은 대학 졸업 후 줄곧 영어 교육 분야에서 일했다. 스타트업과 거리가 멀었던 그에게 창업을 권유한 것이 김미희 동문이다. 김 동문은 대학 졸업 후 10년 동안 삼성전자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치열하게 창업을 준비했다. KAIST 경영학 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하며 경영 지식을 쌓았고, 퇴사 전 5년 동안 틈틈히 사업 계획을 세웠다. 최 동문은 꼼꼼하기로 소문난 그의 성격을 알기에 창업 동반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백업 플랜을 두지 않고 모험하는 위험을 감수해야만 훌륭한 창업자가 되는 건 아니에요. 직장인이라면 갖춰야 할 소양이나 위기 관리 능력은 스타트업에도 필요하고요." 한편 UX기획 전문가인 김 동문은 교육 분야의 전문가인 최 동문의 역량이 필요했다. 이처럼 두 사람이 각자의 능력을 살려 만든 것이 모바일 영어 교육 플랫폼 튜터링이다. "10년 이상 오프라인 교육 시장에 있었지만, 모바일에 대한 이해 없이 교육 사업을 했다면 망했을 거예요.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그런 점에서 저희 둘이 만나 창업한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교육과 기술 분야의 지식이 시너지 효과를 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었다는 최 동문. 튜터링을 시작하며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됐다고 말하는 그다. ▲ 튜터링의 대표 최경희 동문(신문방송학과 99). 그는 김미희 동문(광고홍보학고 01)과 함께 지난해 모바일 영어교육 플랫폼 '튜터링'을 세웠다. 수강생의 필요에 맞춘 최적의 서비스 튜터링은 지난해 법인을 설립, 6개월 후에 모바일 앱을 출시했다. 네이버, SBS 등을 포함해 12개 기업과 제휴를 맺으며 주목 받고 있는 튜터링은 지난 가을 출시 이후 5만 5천 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상태다. 사용자는 외국인 튜터와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며, 원하는 튜터와 주제, 시간 등을 자유롭게 선택 가능하다. 튜터링은 교육 방식과 노하우가 포화 상태를 이루는 영어 교육 시장에서 해외 지사를 없애고 온라인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비를 낮추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튜터링의 광고.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주제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어학 공부가 가능하단 것이 튜터링의 장점이다. (출터: 튜터링) 두 대표는 튜터링을 통해 기존 영어 교육의 한계를 돌파하고자 했다. 학원의 경우 정해진 수강 시간에 학습 공간에 머물러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전화 영어의 경우 일상적인 대화 이상으로 깊이 있는 공부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대학 입학 후 직장 생활을 하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영어 공부를 해봤죠. 소비자로서 느낀 교육 방식의 장단점을 보완하고자 했어요.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할 수 있게요." 이런 고민 끝에 탄생한 튜터링은 학습 의지만 있다면 시간과 공간에 상관 없이 심도 있는 학습이 가능하다. 저렴한 가격은 물론, 비즈니스 상황이나 면접 등 다양한 상황을 골라 연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최 동문은 영어가 아닌 언어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는 중국어, 한국어를 비롯하여 더 넓은 어학시장에 튜터링을 접목시킬 생각입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한양인에게 최 동문은 창업을 말리는 편이다. 정확히 말하면 '창업만 하면 기업이 알아서 굴러갈 것'이라는 안일한 인식을 경계해야 한다고. "학생들이 창업의 위험성도 알았으면 좋겠어요. 비즈니스 모델이나 기술이 뛰어나면 창업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막상 창업은 조직 관리, 세무, 법률, 인사 등을 다 관리해야 하는 일이에요. 사회초년생의 경우 그럴 만한 경험이 부족하니, 먼저 창업 기업에서 일해보기를 권해요." 최 대표는 도전에 따르는 책임을 알아야 도전이 더 가치를 지닌다고 조언했다. ▲ 튜터링 대표 최경희 동문은 한양인에게 "무턱대고 창업하기 보다 기업에서 먼저 일해보라"고 조언했다. 글/ 추화정 기자 lily1702@hanyang.ac.kr 사진/ 김윤수 기자 rladbstn625@hanyang.ac.kr

2017-05 23 중요기사

[교수]개교 78주년, 백남석학상의 주인공을 만나다

한양대 78주년 개교기념식이 지난 5월 15일 백남음악관에서 열렸다. 우리대학은 매년 개교기념일에 고(故) 백남 김연준 박사의 뜻을 기리며 ‘백남석학상’을 수여하고 있다. 본 상은 일생을 교육 사업에 전념한 김연준 박사의 정신을 잇는다는 점에서 한양의 ‘학술적 가치’를 대표한다. 올해로 5회째를 맞아 강용수 교수(에너지공학과)가 백남석학상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개성 있는 연구를 추구하다 수상 소감을 묻는 말에 자신을 “운 좋은 사람”이라고 표현한 강용수 교수는 “연구실에 훌륭한 학생들이 많이 들어왔고 그동안 일을 워낙 잘해줘서 12년 동안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며 “이번 수상은 개인적으로 매우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자신만의 개성 있는 연구를 완성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늘 독창적으로 연구 문제에 접근하려는 습관이 현재의 강용수 교수를 만들었다. 우리대학으로 오기 전, KIST 연구원으로 재직한 그는 첫 프로젝트로 공기 중의 질소와 산소를 분리하는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분리막 개념을 적용한다.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분리막 기술’의 시작이었다. ▲백남석학상 수상자인 에너지공학과 강용수 교수(오른쪽)가 김종량 학교법인 한양학원 이사장과 15일 한양대 78주년 개교기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한양대학교) 강 교수 연구의 근간이 되는 것은 ‘고체상에서의 촉진수송 현상’이다. 분리막을 구성하는 혼합물 중 특정 성분과 반응을 할 수 있는 운반체가 존재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이들의 가역반응으로 인해 물질 전달이 추가로 일어나 물질 전달이 촉진되는 현상을 ‘촉진 수송’이라 한다. 강 교수는 ‘창의적 연구진흥사업’의 목적으로 촉진수행현상에 대한 기초적인 연구를 수행했다. 이 연구는 각각 ‘분리막 기술’과 ‘태양전지 기술’ 분야의 응용 연구로 이어졌다. 먼저 강용수 교수는 촉진수송을 이용한 올레핀 분리막을 개발해 분리막 기술의 새로운 학문 분야를 열었다. 올레핀 물질은 수요가 많은 기본 화합물로, 에틸렌/에탄 혹은 프로필렌/프로판 혼합물로부터 저온 증류법으로 생산된다. “공장을 따라 늘어선 긴 굴뚝을 생각하면 쉽습니다. 굴뚝 안에서 저온 증류법 과정이 이뤄지는 거죠.” 강 교수는 “이러한 저온 증류공정은 에너지 수요가 크다”며 “간단한 분리막 공정으로 대체할 수 있다면 많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그는 고체상 촉진수송 현상을 성공적으로 분리막 개발에 적용했다. 더불어 올레핀 분리막의 성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였다. 현재는 촉진수송 분리막을 상업화 및 실용화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용수 교수와 지난 18일 연구실에서 만났다. 강 교수는 과거를 회상하며 차근차근 이야기를 꺼냈다.. 어려운 순간에도 망설임 없이 나아가 강용수 교수의 연구 인생이 마냥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연구를 하다 보면 매 순간이 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한양대로 옮겨올 때의 순간은 가장 기억에 남네요.” 그는 KIST 재직 시절 ‘창의적 연구진흥사업’을 통해 10년간 예산을 지원받아 큰 어려움 없이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대학으로 옮겨오는 과정에서 연구비가 단절됐고 재정적 어려움이 닥친다. 이때 값진 은혜를 입은 인물이 당시 삼성의 나노 전문가로 있던 김종민 교수(현 케임브리지대학)다. 김종민 교수는 강 교수가 맡고 있던 연구의 우수성을 알아보고 흔쾌히 1억의 연구비 지원을 약속했다. “몇 번 만나본 것이 전부였던 사이지만, 큰 도움을 받았어요. 이 연구비를 통해 우리대학에서의 새로운 도전이 가능했죠.”. 위기를 넘긴 강 교수는 우리대학에서 ‘염료감응 태양전지 분야’에 대한 연구를 이어갈 수 있었다. 유기 태양전지의 일종인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식물의 광합성 작용을 모방해 개발한 기술이다. 에너지 변환효율이 비교적 높을 뿐만 아니라 제조 단가가 낮은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에너지 변환효율이 낮아 실용화엔 어려움이 있었다. 강용수 교수는 촉진수송 개념을 고체 전해질에 적용해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내구성과 에너지 변환효율을 동시에 향상하면서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실용화에 필요한 원천기술(Oligomer approach)을 개발했다. 지금까지 연구를 통틀어 SCI 등재지 32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고 50건 이상의 특허를 소유하고 있는 그이다. ▲염료감응 태양전지 연구 과정에서 강용수 교수가 같은 팀 연구원과 논의를 하고 있다. 강용수 교수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으로 ‘백척간두진일보 시방세계현전신(百尺竿頭進一步 十方世界現全身)’이라는 말이 있다. ‘백척 높이의 흔들리는 장대 위에서 한 발 더 내디디면 비로소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는 뜻이다. “95%의 연구가 진행됐더라도 마지막 순간에 막힐 때가 있어요. 그 순간을 뛰어넘어야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끈기를 가지고 연구를 이끌어온 강 교수. 그의 설명에서 의연함이 묻어났다. 강용수 교수는 뛰어난 연구 업적 외에도 우리대학에서 지난 12년 동안 교육자로서 다양한 공헌을 이어왔다. 화학공학과 교수로 시작해 현재는 에너지공학과에 재직 중인 그는 학부과정에서 '에너지 소재' 및 '기능성 고분자' 등 새로운 교과목 개발했다. 2015년 11월에 수상한 '베스트 티처(Best Teacher)' 상은 강 교수에게 뜻깊은 순간이었다. “Best Teacher 상을 받은 것이 제일 큰 자부심입니다. 학생들의 평가를 토대로 받은 상이기 때문에 학생이 준 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정말 기분 좋은 순간이었죠.” ▲연구면 연구, 교육이면 교육. 강용수 교수는 두 분야에서 모두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며 교수로서의 책임을 다했다. 마지막 꿈 이뤄내길 평생을 연구와 교육에 헌신한 강용수 교수는 어느새 다음해 8월로 정년으로 앞두고 있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마지막 목표는 '분리막 기술' 연구의 상업화 순간을 목격하는 것이다. “상업화까지 가까이 왔는데 쉽지 않네요. 종종 ‘정년까지 이뤄내기 어렵지 않나’라는 생각도 들지만, 현재로선 최대한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보고 싶습니다.” 강 교수는 “정년 후에는 전문성을 살려 재능기부를 하고 살면 좋을 것 같다”며 “현재는 어떤 기회가 있을지 탐색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저는 축구를 좋아해요. 축구를 할 때, 11명이 선수로 뛰는데 이때 필요한 것은 전문성이죠. 선수들은 본인에 역할에 맞는 적절한 위치에 들어가 있어야 해요. 그래야 팀으로서 융합할 수 있습니다.” 강 교수는 전문성을 키우고 협력하는 생활을 강조했다. 나아가, 개성을 가지고 공부할 것을 당부했다. “평범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자기 특성을 파악하고 유지하다 보면 좋은 기회는 올 거라고 생각해요. 너무 취업에 얽매여 불안해하지 말고 공부를 재미있게 했으면 좋습니다.” 글, 사진/ 김상연 기자 ksy1442@hanyang.ac.kr

2017-05 17 중요기사

[학생]발명왕에서 창업왕으로 “360만명 대학생 모두 행복했으면”

많은 기업들이 매년 천문학적인 수준의 광고비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거금을 들여 만든 광고가 효과를 내지 못하는 일도 부지기수. 휴학 중에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이런 문제를 파악한 최지은(생체공학과 4) 씨는 이를 해결하고자 지난해 10월 '팝몬스터'를 창업했다. 팝몬스터는 기업에게 받은 광고 요청을 대학생을 위한 서비스로 치환해 제공하는 회사다. 기업은 광고 효과를 높이고, 대학생들에게 많은 서비스를 제공해 모두가 '윈윈'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기업과 대학생 간의 연결고리 되고파 지난 2016년 10월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 ‘팝몬스터’는 대학생 종합 혜택 서비스를 지향한다. 학점이나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지원 가능한 ‘몬스터 장학금’, 기업에 후기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참여할 수 있는 ‘무료 체험단’, 많은 학생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할인샵’ 등을 온라인으로 운영한다. 오프라인으로는 시험 기간에 맞춰 간식배부 행사 등을 연다. 팝몬스터의 대표 최지은 씨는 스타트업에서 일할 당시 광고비가 낭비되는 모습을 보고 지금의 회사를 구상하게 됐다. "스타트업 홍보팀에서 일할 때 광고비가 허비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광고의 타겟은 20대인데, 다른 연령까지 전달돼 수백억의 광고비가 깨지곤 하거든요. 비상식적인 구조를 타파하고,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팝몬스터는 기업에겐 적은 비용으로 광고 효과를 보장하고, 학생에겐 기업이 제공한 물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연결고리다. 가장 인기가 많은 서비스는 ‘몬스터 장학금’. 학생들의 사연을 받아 적게는 5만원부터 많게는 50만원까지의 장학금을 기업 이름으로 수여하는 서비스다. 학생은 대학생활에 필요한 장학금을, 기업은 ‘착한 기업’의 이미지와 광고 효과 모두를 얻게 되는 셈이다. ▲’팝몬스터’ 대표 최지은(생체공학과 4) 씨는 광고비 부담이 큰 기업과 대학생들 사이에서 힘이 되는 존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사회를 발전시키는 아이디어 최지은 씨는 어렸을 때부터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관심이 많았다. 고등학교 때는 적목 색맹 환자들의 교통사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고 횡단보도 바닥에 LED로 패턴을 만들어 신호를 구별하게 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하지마비 환자들이 휠체어를 혼자 타려다 낙상사고를 일으킨단 기사를 접했을 땐 자동 휠체어를 발명해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가 항상 있어왔어요. 모두가 불편함 없이 행복하게 사는 세상에 도움이 되고 싶어요” 그의 이런 톡톡 튀는 창의력은 대학에 와서도 이어졌다. 대학교 3학년 때 들은 '테크노경영학' 강의에서 5만원으로 수익을 내라는 과제를 받은 그는, 교통카드 칩이 내장된 팔찌로 큰 수익을 거둬 대상을 받았다. 현재 유명 카드사가 판매중인 교통카드 팔찌가 시중에 알려지기 전의 일이다. 한양대학교 창업경진대회 '라이언 컵'에서도 우승을 거머쥔 경력이 있다. ▲최지은 씨가 대학교 3학년 때 개발한 교통카드 팔찌 '핀또'의 모습. ▲2014년 우리대학 'LION CUP'에서 부동산 직거래 피해를 줄이는 ‘두꺼비 세상’ 어플을 통해 우승의 영예를 안은 최지은 씨. 팝몬스터가 보여줄 내일 최지은 씨는 팝몬스터가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과 여러 프로젝트를 열어왔고, 앞으로는 대기업과 국가 기관과의 협력도 늘려갈 것이라 말한다. 현재는 동아제약과 함께 ‘청년’을 모토로 하는 행사를 준비 중이다. 최 씨의 마지막 목표는 팝몬스터를 '대학 생활'하면 떠오르는 기업으로 만드는 것. 대학 생활 중에 느끼는 애로사항을 하나씩 해결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 팝몬스터는 몬스터가 '팝'하고 나타나는 모양을 담은 이름. 그 이름처럼 괴물같은 활동력을 자랑하는 팝몬스터의 최지은 씨다. 글/ 신혜빈 기자 shb2033@hanyang.ac.kr 사진/ 최민주 기자 lovelymin12@hanyang.ac.kr

2017-05 16 중요기사

[동문]학생들과 가까운 멋쟁이 수학 선생님! (1)

한양대는 사범대학 및 교직 이수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학생들을 교직으로 배출하고 있다. 학창시절 하늘과 같은 존재였던 선생님이 알고보면 주변의 선배, 동기, 후배인 셈. 선생님들의 학창 시절 또한 우리와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때로는 졸업 후 미래 걱정도 하고, 대책없이 놀기도 하고, 대학로 곳곳을 다니며 풋풋한 연애도 했을 것. EBS 고교 수학 강사이자 교사인 남치열 동문(수학과 98)을 만나 교단에 서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고등학교 수학 교사에서 EBS 인강을 맡기까지 남치열 동문은 중학교 5년, 고등학교 7년 근무의 12년차 수학 교사다. 지난해부터는 EBS인터넷강의를 통해 수리논술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내신 수학, 수능 수학영역을 가르치고 있다. 처음 고등학교에 발령받고 수학 재능기부 동아리를 만들고, 1년 간의 수리논술 수업 연구 후 2년차부터 학교에서 논술 수업을 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제가 근무하는 파주는 농어촌지역이라 논술 학원이 그 당시 한 군데도 없었어요. 제가 책임지고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에 네이버 카페 ‘치열한 수리논술’을 만들어서 강의 자료도 핸드폰으로 찍어 올리고, 1년동안 시중에 나와있는 교재와 인강으로 열심히 연구했죠.” 그러다 작년에 학교로 EBS 강사를 뽑는 공문이 내려왔다. ”제가 수리논술 가르치는 게 자신있으니까, 파주 외에도 저기 섬에 살고 있어서 교육환경이 열악한 학생들에게도 가르치고 싶어서 지원했어요.” EBS 강사 면접은 1차로 서류전형 및 핸드폰으로 촬영한 10분 남짓의 강의 시연, 2차로 강남 매봉역 EBS 본사에서 카메라 테스트, 3차로 최종 면접을 통해 진행됐다. ‘치열한’ 면접 과정을 거쳐 지금의 EBS 인강 강사가 됐다. ▲ EBS 수학 강사이자 파주 지역 고등학교 수학 교사인 남치열 동문(수학과 98) '학고'로 시작해 과 수석으로 졸업하기까지 학창시절 남 동문은 모범생과는 거리가 멀었고 홈쇼핑 호스트와 아나운서를 꿈꿨던 학생이다. 학부 시절에는 0.38의 학점으로 '학사 경고'를 받기도 했다. “스무 살엔 정말 개구쟁이였어요. 가방에 선글라스, 영자신문, 수건, 체육복을 넣고 11시에 농구장으로 등교했죠. 네다섯 시간동안 농구를 하고, 샤워한 뒤에 방과 후엔 동기들과 당구장도 가고, 미팅도 했어요. 한 과목 C 빼고 모든 과목이 F로 0.38 학점을 받았어요.” 처음엔 재밌었지만 1년을 그렇게 지내니 ‘내가 인생을 너무 망치는 건 아닌가’ 싶었던 남 동문. 군대에 다녀온 후 1년동안 휴학을 하는 동안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었다고.“동대문 시장 문구점에서 2달동안 12시간씩 최저임금으로 일해도 보고, 편의점 알바도 해보고, 은행에서 가스총 차고 보안경찰도 6개월간 했어요. 그러다가 ‘이렇게 살기엔 아깝지 않나’ 반문하게 됐어요. IMF가 터지면서 좀더 안정적인 직업을 생각하게 됐기도 했고요.” 남 동문은 수학과로 전과해 임용 준비를 하기로 결심했다. 교사라는 꿈이 생기자 열정에 불이 붙었다. 2학년에 무턱대고 임용고시를 보고, 임용고시 수학 단과 학원에 들어갔다. “하루는 선생님이 과제를 주시고, 광화문 카페에서 보강을 하겠다고 했는데, 같이 수업 듣는 4학년 선배들은 아무도 없고 저만 온 거예요. 그러니 선생님께서 대학 후배들을 가르치는 스터디에 불렀어요. 학원비 낼 필요 없고, 일주일에 한 번씩 봐주겠다면서요." 남 동문은 공부에 재미를 붙여 독서실에서 매일 11시간씩 공부하기 시작했다. 결국 7학기 만에 조기 졸업하고 임용에 성공했다. ▲ 남치열 동문은 현재 EBS에서 인기리에 활동 중인 수학 강사다. 세계 최고의 수학 선생님이 되자 남 동문의 메신저 소개말에는 ‘세계 최고의 수학교사가 되자’는 목표가 있었다. 그런 그의 목표는 EBS 강의를 계속 진행하며 역량을 쌓는 일이다. “대학생 때 이것저것 하고 싶은 거 다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설령 재수, 삼수로 1,2년 늦어도 괜찮아요. 지금은 하고싶어도 못할 수 있는 상황이 많으니까요.” 모험과 시도를 좋아한다는 남 동문에겐 인터넷 강의도 하나의 도전이다. "젊음이 유지되는 한 교육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나이가 들어서 정년에 가까워지면 교육 봉사를 하려고 해요. 결손가정 아이들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 아이들에게 무료 교육봉사를 하고 싶고, 수학 외에 다른 재능이 있다면 문화센터, 주민자치센터에서 무료봉사로 강연활동도 하고 싶어요.” ▲ '세계 최고의 수학 선생님이 되자'가 좌우명인 남치열 동문은 끝까지 교육의 길을 걷고 싶다고 했다. 글/추화정 기자 lily1702@hanyang.ac.kr 사진/문하나 기자 onlyoneluna@hanyang.ac.kr

2017-05 12

[동문][한양피플] 친구에서 부부로, 부모에게서 자녀에게로

부부는 한양대 캠퍼스에서 만났다. 여느 청춘들이 그렇듯 이곳에서 웃고 공부하고 사랑했다. 스물일곱의 나이에 가정을 꾸려 올해로 25년이 됐다. 어느덧 아이가 자라 부모의 추억이 담긴 그 자리에서 자신의 청춘을 그려가고 있다. 부부이자 동문이고 선배이자 후배인 최종호·성주은 부부와 딸 최정윤 학생의 이야기다. 글. 오인숙 / 사진. 안홍범 ▲최종호·성주은(철학과 86) 동문 부부 30년의 시간을 건너 캠퍼스 커플이었던 최종호·성주은 부부는 친구에서 연인으로, 연인에서 부부로 인연을 맺었다. 30년 전, 재학 시절의 한양대는 부부에게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을까. 최종호 씨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교내 중창단 동아리 ‘징검다리’다. 동아리방이 없어 강의실을 전전하며 연습하던 그 시절이 그에겐 가장 큰 추억으로 남아 있다. 4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징검다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만큼 한양대에 대한 자긍심도 상당하다. “제가 다닐 때만 해도 징검다리가 일정 부분 학교를 대표한다는 자부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졸업 후에도 누구보다 더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됐죠.” 성주은 씨는 가파른 진사로의 모습을 먼저 떠올렸다. “지금은 지하철역에서 학교로 바로 이어지지만, 저희 때는 등교하기가 만만치 않았어요. 가파른 진사로를 따라 올라가면, 그 뒤에 더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인문대가 나왔어요. 강의가 없거나 쉬는 시간이면 인문대 화단 앞에 삼삼오오 모여 웃고 떠들며 놀았죠. 그곳이 만남의 장소였어요. 남편도 그 자리에서 자주 기타 치며 노래를 부르곤 했어요.” 2대를 이어준 한양 1992년에 부부가 된 이들은 화목한 가정을 꾸렸고, 아이 둘을 낳았다. 부모의 바람이었는지 혹은 영향이었는지 딸 최정윤 학생이 지난 2014년에 한양대에 입학했다. 딸의 합격 소식에 부부는 뛸 듯이 기뻤다. 사실 부부가 딸의 입학을 이렇게 반긴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최정윤 학생은 고등학교 2학년까지 가수를 꿈꾸며 보컬과 재즈 피아노 등 음악을 공부했다. 그런데 3학년을 앞두고 슬럼프가 찾아와 음악 공부를 중단했고, 대학 진학을 위해 1년 남짓 공부에 매달렸다. 그동안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에게는 아주 큰 도전이었다. “힘들었지만 제 인생의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려가던 즐거운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한양대를 선택한 데는 부모님의 영향도 컸던 것 같아요.” 한때나마 엄마의 마음을 졸이던 딸은 이제 성주은 씨의 말을 빌면 ‘거침없이 멋지게’ 살고 있다. 최정윤 학생은 입학 후 단과대 회장, 유엔 대학생 홍보대사, 세이브더칠드런 해외 인턴, 아시아나 플라잉마케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많은 경험을 쌓고 있다. 그런 딸의 모습을 보며 최종호 씨는 “저희 부부가 학창 시절 하지 못한 것들을 딸이 지금 다 하고 있다”며 대견해 했다. 최정윤 학생은 현재 교환학생으로 영국 리즈대학교에 가 있다. 학기를 마치면 프랑스와 그리스 등을 여행하고 7월 초에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부모님은 저를 믿어주시고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지지해주시는 멋진 분들이에요. 도전을 즐기는 저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고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셔서 항상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추억을 공유하다 ▲ 어머니 성주은 씨(왼쪽)와 딸 최정윤 학생 부부와 자녀가 모두 동문인 이들에게 한양대는 어떤 의미일까. 최종호 씨는 “예전에 학교에 잠깐 들른 적이 있는데, 내가 이곳에서 지낸 시간을 아이가 다시 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며 “한양대에서 아내를 만났고, 딸도 이곳을 다니고 있으니 제 인생에서 한양대를 빼면 마음 둘 곳이 없어진다”며 웃었다. 최정윤 학생에게 한양대는 “부모님과 공유할 수 있는 가장 큰 추억이자 20대의 시작”이다. “부모님과 같은 대학교에 다녀서 좋은 것 중의 하나는 학교의 추억을 공유할 수 있다는 거예요. 가끔 30년 전과 현재의 왕십리를 비교하면서 사라지거나 새로 생긴 곳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면 제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3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신기합니다. 그리고 부모님의 꽃다운 20대를 상상하면서 같은 곳에서 같은 나이의 제가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하고요.” 딸이 자랑스러운 한양인으로서 세계를 무대로 마음껏 자신의 꿈을 펼치길 바라는 최종호·성주은 부부. 그리고 부모의 기대 이상으로 멋지게 성장하고 있는 최정윤 학생. 한양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이들은 오늘도 행복한 꿈을 꾼다. 사랑한대 2017년 5-6월호 이북 보기

2017-05 12

[학생][도전한대] 즐겨라 그리고 행동하라, 레티널처럼!

‘즐기고, 하자!’ 당장 하는 일이 어렵더라도 그 과정만큼은 모두가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의미가 담긴 레티널(LetinAR)의 슬로건이다. 증강현실 안경을 제작하고 있는 레티널은 증강현실 시장의 표준이 되어 사람들에게더욱 편하고 쉬운 방식으로 더 많은 정보와 다양한 콘텐츠를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레티널 대표 김재혁 학생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글. 이주비(학생기자) / 사진. 안홍범 ▲ 레티널 대표 김재혁(산업공학과 13) 학생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 “고등학교 때부터 친한 친구가 있습니다. 과학을 좋아하는 친구 덕에 저도 그 친구와 놀면서 과학에 흥미를 갖게 됐고, 항상 재미있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데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 친구와 함께 만든 것들이 몇 가지가 있는데, 이번에 만든 제품이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창업 당시를 설명하는 김재혁 대표의 말투에서 확신이 느껴진다. 그러나 창업을 결정하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그간 학교에 다니며 해온 다양한 활동과 이를 바탕으로 한 충분한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학교에 다니며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과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콘텐츠 제작 및 교육에 대해 연구했고,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멤버십 활동을 하며 소프트웨어 개발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졸업 이후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자연스레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기업에 입사하면 그것대로 좋은 점들이 많겠지만, 아직까지는 제가 해보고 싶은 일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또 좀 더 많은 것들을 배우고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그렇다면 광학기술을 이용한 안경을 창업 아이템으로 선정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이 받아들이는 정보의 대부분은 시각을 통해 이뤄진다고 합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도 여기에 부합하는 예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스마트폰보다 훨씬 더 큰 화면에 비슷한 무게로 볼 수 있는 수단이 생긴다면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것 같았어요.(웃음)” 끝없는 노력이 거둔 결실 자신만만하게 도전했지만 창업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김재혁 대표는 당시를 떠올리며 힘든 순간들이 많았다고 털어놓는다. 그중 가장 힘들었던 점은 학부생이라는 신분이 걸림돌이 될 때였다. 실제 투자 현장과 연구 과제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하드웨어 박사 학위를 받은 전문가도 많은데 학부생인 너희들이 더 나을 수 있겠느냐’라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학부생이라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설득하기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투자자들과 연구 과제 심사자를 설득해서 투자를 받아야 프로토타입(본격적인 상품화에 앞서 성능을 검증·개선하기 위해 핵심 기능만 넣어 제작한 기본 모델)을 보여줄 수 있는데, 오히려 프로토타입을 보여주지 않으면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그 굴레에 갇혀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박사 학위자를 잠시 영입하는 방식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었고, 그 지원금으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이를 눈앞에 보여주며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었다. 가장 힘들었던 시간은 투자받기 전까지의 기간이었다. 연구 개발에 쓸 자금도 빠듯했던 당시, 매일 친구와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며 일했기에 보수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며칠씩 밤을 새는 일이 허다했다. 이처럼 고된 시간을 묵묵히 견딘 덕분일까. 레티널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 참가해 그동안의 성과를 인정받았다. 구글의 인터랙션리서치팀이 세부 업무 협력 논의를 제의했고, 화웨이에서는 향후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논의를 제안했다. 김재혁 대표는 레티널만의 차별화된 콘셉트와 이를 극대화해 효과적으로 보여준 것을 이번 성과의 비결로 분석했다. “광학부에 대한 저희의 콘셉트는 심도를 넓히는, 즉 보이는 영역을 넓힌다는 개념입니다. 다른 곳에서는 심도를 넓힌다는 개념 자체를 잘 쓰지 않죠. 또 사람 눈과 같은 광학 솔루션과 구글 글래스와 같은 광학 솔루션, 이 두 가지를 디스플레이에 동시에 띄움으로써 저희의 제품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 김재혁 학생은 "대기업에 입사하면 그것대로 좋은 점들이 많겠지만, 아직까지는 제가 해보고 싶은 일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또 좀 더 많은 것들을 배우고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라고 말한다. 다른 이들의 눈, 그 이상을 만든다는 것 현재 레티널은 증강현실 안경을 스포츠 고글 형식으로 제작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는 국가 연구 과제로 선정돼 현재 다른 기업과 함께 하드웨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전거 운전을 예로 들면, 자전거의 속도와 이동 거리부터 심박 수까지 실시간으로 표시되는 기능 등이 스포츠 고글에 탑재된다. 레티널은 다음 프로젝트로 이 스포츠 고글의 오토바이 헬멧 적용을 계획하고 있다. 그렇다면 김재혁 대표가 레티널에서 일하며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시력이 무척 안 좋은 분이 저희 안경을 착용하고 잘 보인다며 감동하셨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저희 제품이 하루빨리 출시되길 바라는 모습을 보며 그간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해온 시간이 보람되게 느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재혁 대표는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단순히 기술과 관련된 준비뿐만 아니라 콘셉트 아이디어를 비롯해 그 외의 사업적 측면에서 많이 고민하고 준비한 뒤 창업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레티널이 지금까지 쉽지 않은 길을 올곧게 걸어올 수 있었던 것은 자신만의 철학과 목표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눈은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다. 많은 이들이 더 다양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도와주는 레티널이 되길 응원한다. Q 학교 수업이 창업에 도움이 됐나요? A 네.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일례로, 한 수업에서는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오셔서 강의를 진행해 창업과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이야기가 큰 도움이 됐습니다. 또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때도 학생이 쓴 것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을 만큼 잘 쓰게 되었고, 사업에 대한 접근법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Q 수업 이외에 창업 과정에서 학교로부터 받은 도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저는 특허나 회사의 운영과 관련해 어렵고 모르는 점이 있을 때마다 상담을 받으러 종종 학교에 갑니다. 글로벌기업가센터에 상담을 요청하면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습니다. 그곳에는 사업 운영을 관리해주시는 분부터 교수님까지 계시기 때문에 제가 생각하지 못한 다른 시각으로 조언을 해주셔서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Q 학교 지원은 어떻게 받을 수 있었나요? A 학생 몇 명 이상이라는 기준이 충족되면 ‘창업동아리’를 만들 수가 있습니다. 창업동아리를 만들면 활동에 따라 시제품 제작 비용이나 설립 업무와 관련된 비용에 대해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원한다면 멘토의 상담도 받을 수 있어요. Q 앞서 언급한 것 이외에 창업할 때 이용하면 좋은 교내 제도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교내에 ‘아이디어 팩토리’라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자신만의 아이디어와 콘셉트가 있다면 얼마든지 프로토타입을 직접 제작할 수 있습니다. 또 창업 관련 교육도 신청만 하면 받을 수 있고요. 이를 충분히 이용한다면 시제품 제작도 개인적으로 진행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한대 2017년 5-6월호 이북 보기

2017-05 11

[교수][시선 집중] 땀구멍 지도 우연한 발견에서 길어 올린 과학적 성취

‘땀구멍 지도를 이용한 새로운 지문 분석법’을 개발한 김종만 교수가 우수한 연구 실적을 인정받아 ‘2017 한양대학교 학술상’의 영광을 안았다. 김종만 교수는 2014년 ‘이달의 과학기술자상’과 2015년 ‘삼성고분자학술상’을 받은 바 있지만, 이번 학술상은 한양인으로서의 자긍심을 높이게 돼 더욱 특별하다며 기쁜 마음을 전했다. 글. 박영임 / 사진. 안홍범 ▲ 화학공학과 김종만 교수 땀구멍으로 범인을 추적한다? ‘땀구멍 지도(sweet pore map)’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땀구멍 지도란 손가락 끝의 땀샘에서 나오는 수분을 감지해 이를 이미지화한 것이다. 아무리 똑같이 생긴 일란성 쌍둥이라도 각자 다른 지문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지문과 같이 땀구멍 패턴도 사람마다 다르다고 한다. “사람마다 땀구멍의 위치, 크기, 모양이 다 다릅니다. 40여 개의 땀구멍만 있으면 신원을 밝힐 수 있지요.”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발동한다. 우리는 이미 주민등록증을 비롯해 스마트폰, 노트북, 출입문 등의 각종 지문인식시스템을 통해 신원을 증명하고 있다. 범죄 현장에서도 지문은 범인을 밝히는 결정적 단서로 활용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김 교수는 왜 땀구멍 지도를 활용해 새로운 지문 분석법을 개발한 것일까. “지난 100년 동안 사용되고 있는 융선(지문 곡선)을 이용한 지문 분석법은 지문의 많은 부분이 찍혀 있어야 대조할 수 있습니다. 즉 대량의 잠재 지문이 필요합니다. 또한 종이, 지폐와 같은 다공성(내부 또는 표면에 작은 빈틈을 많이 가진 상태) 고체 표면에는 융선이 아니라 점 모양으로 많이 남기 때문에 융선 패턴과 대조하기 어렵습니다.” 땀구멍 지도를 이용한 새로운 지문 분석법은 일부의 지문이나 다공성 고체 표면에 찍힌 지문으로도 신원을 파악할 수 있어 융선을 이용한 지문 분석법의 한계점을 보완할 수 있다. 우연이 선물한 ‘유레카’ 우리의 손가락 끝에 있는 땀구멍에서는 피부를 촉촉이 유지하기 위해 24시간 소량의 땀(수분)이 배출된다. 수변색(hydrochromic, 수분과 반응해 물질이 지니고 있는 색이 다른 색으로 변하는 것) 공액(다중 결합이 단결합을 사이에 하나 끼워 존재하고 상호 작용을 나타내는 것) 고분자인 ‘폴리다이아세틸렌(Polydiacetylene, PDA)’은 수분을 감지하면 청색에서 적색으로 바뀌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를 활용해 손가락 끝을 폴리다이아세틸렌 필름에 날인하면 미량의 수분을 감지해 적색의 땀구멍 패턴을 얻을 수 있다. 이 연구를 통해 김종만 교수는 폴리다이아세틸렌이 수분 접촉에 의해 색이 변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온도, 압력, 유기용매에 의해 색이 변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수분에도 감응 한다는 사실은 세계 최초로 발견한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는 우연의 산물이었다. “어느 날 저희 연구팀의 한 연구원이 폴리다이아세틸렌에 입김을 불었더니 색이 바뀌더군요. 입김 속의 수분에 감응한 것이지요.” 알렉산더 플레밍이 포도상구균을 연구하다가 우연히 생성된 푸른 곰팡이에서 페니실린을 탄생시켰듯이, 김 교수는 사소한 발견을 놓치지 않고 연구자의 예리한 통찰을 발휘했다. “그 모습을 보고 혹시 손가락 끝의 땀에도 감응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반신반의하며 실험을 진행했더니 붉은색으로 변하더군요. 이를 형광현미경으로 관찰하니 땀구멍 패턴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진짜 땀구멍 패턴인지 밝히기 위해서는 정밀한 검증 작업이 필요했다. 고해상도 스캐너를 이용해 인체에서 땀구멍을 추출한 뒤, 별도의 이미지 매칭 프로그램을 개발해 폴리다이아세틸렌으로 얻은 이미지를 대조한 결과, 이 둘이 정확히 일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개인의 땀구멍 지도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한 후 김 교수가 개발한 방법을 사용하면 잠재 지문의 땀구멍과 대조해 신원을 파악할 수 있다. “주민등록증 발급 시 융선과 함께 땀구멍 데이터를 구축하면 향후 범죄 수사나 신원 파악 시 효율성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융선과 달리 위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보다 안전한 보안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화장품 회사에서도 관심이 높은데 활성 땀구멍과 비활성 땀구멍의 분포를 파악, 여름철에 땀을 억제해주는 데오드란트 제품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밖에 다한증을 비롯한 땀 분비 관련 질환 연구에도 응용할 수 있다. 땀구멍 지도를 이용한 지문 분석법은 2014년 4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려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같은 해 5월에는 과학 전문 주간지인 <네이처 (Nature)>의 연구 하이라이트(research highlight)에도 게재됐다. 이러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2014년 10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이달의 과학기술자’로 선정됐다. ▲ 땀구멍 패턴들. 왼쪽부터 융선 지문 패턴, 잠재 지문, 패턴 매칭, 종이 위에 찍힌 실제 지문. 운명의 고분자 ‘폴리다이아세틸렌’ 김종만 교수가 이끌고 있는 유기나노소재연구실은 주로 외부의 화학적, 물리적 자극에 감응해 색이 변하는 센서 소재를 연구하고 있다. 센서는 질병의 조기 진단, 환경 오염 물질 검출, 식품의 안전성 테스트, 생화학 테러 물질 검출 및 위조 방지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이고 있다. 특히 앞서 소개한 폴리다이아세틸렌을 주 소재로, 지문 분석 외에도 가짜 휘발유 감별, 위조 방지 센서 등을 개발했다. 현재는 나노 튜브 구조의 센서 및 신호 증폭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3D 센서를 개발 중이다. 김 교수가 이렇게 폴리다이아세틸렌에 심취하게 된 것도 벌써 20년이 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시절, 한 세미나에서 외부 자극에 색이 변하는 고분자 소재를 알게 됐는데 그것이 바로 폴리다이아세틸렌이었다. 기존의 센서는 육안으로 식별할 수 없기 때문에 고가의 분석 장비가 필요했다. 하지만 폴리다이아세틸렌은 육안으로도 청색이 적색으로 변하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어 단번에 매료됐다. 그렇게 김 교수 연구 인생의 운명적 파트너라 할 수 있는 폴리아다이아세틸렌과 조우한 후 ‘왜 색이 변하는 것일까?’, ‘다시 본래의 색으로 되돌릴 수 있을까?’ 등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구에 매진하다 보니 어느새 20년의 세월이 훌쩍 흘렀다. “연구 초기에는 폴리다이아세틸렌의 분자 설계법을 연구하는 데 집중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가짜 휘발유 식별 등 실용적인 주제 로 확대했습니다.” 공과대학 교수로서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연구에도 관심이 많은 그는 공액 고분자를 이용한 가짜 휘발유 식별 센서칩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등 폴리다이아세틸렌을 이용한 센서 연구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 김 교수는 "주어진 업무만 수행하는 테크니션이 아니라 사이언티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창의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라고 말한다. ‘테크니션’이 아니라 ‘사이언티스트’가 돼야 고등학교 시절부터 벤젠의 고리 구조에 흥미를 가졌다는 김종만 교수. 실제 김 교수 연구실의 화이트보드에는 육각형 모양의 벤젠 고리가 한가득이었다. 독일의 화학자 케쿨레가 꿈에서 발견했다는 벤젠의 독특한 분자 구조가 한 고등학생을 화학의 세계로 안내한 것이다. 평소 학생들에게 ‘테크니션이 되지 말고 사이언티스트가 돼라’고 강조하는 김 교수는 과학자에게는 창의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주어진 업무만 수행하는 테크니션이 아니라 사이언티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창의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엉뚱한 아이디어도 좋으니 생각을 많이 하고, 인문학 책을 많이 읽을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김종만 교수의 다음 연구 목표는 무엇일까. “언젠가 꼭 이루고 싶은 연구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폴리다이아세틸렌을 이용해 폐암 진단 센서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폐암 환자의 날숨에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의 일종인 톨루인이 정상인보다 세 배나 많이 검출되는데, 이를 센서로 인식하면 폐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습니다.” 국내 암 사망률 1위인 폐암은 조기에 자각하기 힘들다. 따라서 간단하게 조기 진단할 수 있다면 완치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폴리다이아세틸렌을 이용한 그의 연구 영역은 이렇게 점점 깊고도 넓어지고 있다. 그래서 더욱 사이언티스트 김종만 교수의 연구가 기대된다. 사랑한대 2017년 5-6월호 이북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