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506건
뉴스 리스트
게시판 리스트 컨텐츠
2019-02 21

[교수][스페셜 토크Ⅱ] 녹내장 분야에 젊은 바람 불어넣는 의학연구자

이원준 교수가 제10회 미래의학자상을 수상했다. 인용지수 8점 이상의 전문 학술지에 원저를 포함, 임상강사 재직 기간 중 10편 이상의 논문을 제1저자로 발표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그간 안과의사가 미래의학자상을 수상한 전례는 많지 않다. 논문 인용지수(Impact Factor)는 읽는 이가 많아야 그 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데, 안과 분야는 상대적으로 인용지수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원준 교수의 수상 소식이 더 반갑다. 글. 이미혜 사진. 안홍범 ▲ 이원준 의학과 교수 녹내장 진단에 대한 다양한 방법 모색 이원준 교수가 수상한 미래의학자상은 한국 의학의 미래를 이끌어가고 세계 의학의 선두주자가 될 젊은 연구자를 격려하기 위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임상강사만을 대상으로 수여하는 상이다. 임상강사 재직 기간 중 국내외 SCI급 학술지에 발표된 제1저자 논문만을 중심으로 임상강사의 연차, 총 논문 수, 연간 논문 수, 논문 인용지수 등을 위주로 평가해 수상자를 선정한다. 이원준 교수는 서울대학교병원 안과 녹내장 임상강사로 재직한 2년 동안 10편 이상의 논문을 제1저자로 발표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미래의학자는 의학의 전 분야를 아우르는 상인데, 안과의 논문 인용지수가 높지 않아 수상을 예상하진 못했어요. 의학자라는 단어를 붙이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번 수상이 제가 연구하고자 하는 녹내장 질환에 대한 사명감을 느끼게 해준 것만은 분명합니다. 한편으로는 임상강사를 하는 동안 일과 공부를 병행하느라 힘들었는데, 그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합니다.” 그가 특히 녹내장 질환에 관심을 가진 것은 완치가 어려운 만성질환이기 때문이다. 녹내장은 눈 속 안압이 높아지면서 신경이 압박돼 시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3대 실명(失明) 질환으로 불리는데, 병인과 치료에 대해 연구해야 할 주제가 많아 의학자 측면에서 보면 매력적인 학문이다. 이 교수는 녹내장 조기진단에 있어서 영상 장비와 의학 소프트웨어의 효율성에 대한 연구와 녹내장 환자에 있어서 뇌졸중과 녹내장의 연관성을 주제로 한 논문 등을 발표했다. 지난해 봄에 열린 대한안과학회 119회 학술대회에서는 ‘녹내장 진행에 있어 안구광학단층촬영(OCT)을 이용한 신경절세포-내망상층 두께의 변화속도 분석’ 논문으로 율산학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시신경 주변의 두께가 얼마나 얇아지는지를 심층 분석하는 방법으로 녹내장의 진행 여부를 판단해왔는데,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황반의 신경 두께도 녹내장의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가 나왔어요. 그 두께가 녹내장을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는 있었지만, 황반의 두께를 연속적으로 관찰한 연구는 없었거든요. 시신경 주변에 국한됐던 관심을 황반으로 옮겨 관찰한 연구입니다. 시신경이 아닌 다른 부분의 두께를 통해 녹내장을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 연구 결과는 안과 분야 최고 학술지인 <옵탈몰로지(Ophthalmology)>에 실리기도 했다. 연구에 대한 열정은 결국 환자를 위한 일 군의관으로 3년, 임상강사로 2년을 보낸 후 이원준 교수는 지난해 3월부터 한양대학교병원 안과에서 녹내장 전문의로 환자를 돌보고 있다. “전공을 선택할 당시, 안과가 촉망받는 분야였고 미래 연구 가치가 높다고 판단했어요. 눈은 작지만 특별합니다. 다른 분야의 의사들이 안과의 차트가 암호 같다고 말할 정도로 특화된 전문성이 있지요. 제 성향과 잘 맞겠다 싶어서 안과로 진로를 선택했고, 임상강사를 하면서 녹내장에 관심을 두게 됐습니다. 의학 전공 중에서 녹내장과 같은 단일 질환 병명으로 세부 분과가 정해지는 경우가 흔치 않거든요.” 임상강사 기간은 안과 전문의가 된 후 전문성을 높이는 시간이기도 했다. 덕분에 연구에 몰두할 수 있었다. 지금은 그간의 공부와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에 집중하고 있다. 자신을 믿어주는 환자에게 책임감을 느끼고 진료에 매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그는 말한다. “아직은 ‘러닝 커브(특정 기술을 안정적으로 활용하기까지 드는 시간)’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이 교수는 아직도 ‘배운 것’보다 ‘배워야 할 것’이 훨씬 더 많다며 겸손함을 보인다. 모교에 돌아올 수 있도록 기회가 주어진 것에 대한 감사는 자신에게 진료받는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보답할 생각이다.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연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 이 교수는 새로운 의료 장비가 녹내장을 진단하는 데 얼마나 유용할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왔다. 녹내장은 점점 악화하는 질환이기에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지, 진행을 조기에 판단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녹내장의 원인에 대한 관심의 끈도 놓지 않고 있다. “원인을 알아야 치료 방법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완치가 없는 병이기에 그 시작점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일례로 아시아, 한국 환자 중에서 안압이 높지 않은 데도 녹내장을 앓는 경우가 많아요. 녹내장의 가장 큰 위험인자는 높은 안압인데, 시신경이 망가져서 녹내장에 걸리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그래서 원인 규명에 대한 연구도 추진 중입니다.” 젊은 의학 연구자이기에 새로운 수술 방법과 치료 방법을 신속하게 받아들여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연구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환자와 한 번 인연을 맺으면 평생을 함께하기에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녹내장의 원인과 과정, 결과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차근차근 도전을 쌓아가고 있는 이원준 교수. 미지의 길을 밝혀낸 그의 노력이 또 다른 반가운 소식으로 들려오길 기대해본다. 사랑한대 2019년 01-02월호 이북 보기

2019-02 21

[교수][스페셜토크Ⅰ] 세계 상위 1% 연구자의 ‘배터리’ 열정

2차전지 소재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로 꼽히는 선양국 교수가 논문 피인용 수에서 3년 이내 노벨상 수상자의 평균치를 넘어설 연구자로 선정됐다. 이러한 학문적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묵묵히 걸어온 뚝심 덕분이었다. 이는 노벨상 수상자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글. 박영임 사진. 안홍범 ▲ 선양국 에너지공학과 교수 정량할 수 없는 노벨상의 시간 17.1년과 14.1년. 이는 노벨상을 잉태하는 시간이다. 지난해 한국연구재단이 최근 10년간 노벨과학상 수상자들의 논문을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노벨상 수상자들이 핵심 논문을 완성하는 데 걸린 시간은 17.1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논문 발표 후 노벨상을 수상하기까지 걸린 연구 기간은 평균 14.1년이었다. 결국 노벨상을 수상하는 데 무려 31.2년의 시간이 걸린다는 말이다. 이와 함께 한국연구재단은 연구 생산력과 영향력, 3대 과학저널 중 2편 이상 논문을 게재하고 상위 1% 저널에 10편 이상 논문을 게재한 이력 그리고 논문 피인용 수를 기준으로 노벨상 수상자 이력에 근접한 연구자 13인도 발표했다. 명단에는 에너지공학과 선양국 교수의 이름도 올랐다. 이미 전 세계 상위 1% 연구자로 거론되는 선 교수가 저명 국제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 수는 550여 편, 피인용 수는 4만 여 건에 이른다. 한국에서도 드디어 노벨상 수상자가 탄생하지 않을까 기대하게 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노벨상 수상자들의 결실을 그저 몇 개의 수치로만 정량화할 수는 없는 일. 31.2년의 시간, 그 훨씬 전부터 노력과 열정의 세월을 켜켜이 쌓아야 했을 것이다. 이를 테면 선 교수의 연구실 책장에 꽂혀 있는 빛이 바래 누레질 대로 누런 대학노트 뭉치들처럼 말이다. “학생 때 썼던 아주 오래된 노트들입니다. 제 지식과 연구가 여기서 출발했다고 할 수 있죠.”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기술을 지켜라 선양국 교수는 노벨상을 수상하는 데 필요한 덕목으로 가장 먼저 독창성을 꼽았다. “제 연구 역량이 노벨상 수상자와 비교되는 게 부담스럽긴 합니다만, 노벨상을 수상하려면 남이 따라할 수 없는 연구, 즉 새로운 학문 분야를 개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 교수의 주 연구 분야는 리튬이온 전지용 양극재와 차세대 전지의 소재를 개발하는 것. 한양대로 부임한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했으니 벌써 20년 가까이 됐다. 당시는 지금처럼 배터리에 주목하는 연구자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앞으로 양극재가 중요한 소재가 되리라는 것을 연구자의 통찰로 직감했다. 리튬이온 전지용 양극재는 전기차의 치명적인 단점인 짧은 주행거리와 고가의 가격을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결정적 열쇠다. 전기차 생산 비용의 60%를 소재가, 그중 양극재가 44%를 차지한다. 따라서 양극재 소재 비용을 줄이면 전기차 가격을 좀 더 대중화할 수 있다. 이렇게 가격도 낮추고 배터리 용량도 높이려면 니켈함량을 늘려야 하는데, 그러면 열 때문에 안정성과 수명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즉 용량과 안정성 및 수명은 반비례 곡선을 그린다.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배터리의 방전 용량을 높이면 열적 안정성과 수명이 떨어지는 것을 당연히 여겼습니다. 그래서 다들 시도조차 하지 않았죠. 하지만 저는 저만의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선 교수의 독창성은 ‘농도 구배형(Gradient) 양극재’를 구상하면서 빛을 발했다. 이는 중심부의 니켈 함량을 높이되 표면으로 갈수록 망간 함량을 높이는 방식을 말한다. 이렇게 하면 니켈 함량을 높여 용량을 높일 수 있고, 표면은 망간 함량이 높아 안정적이다. 현재 농도 구배형 양극재는 5세대까지 발전했다. 3세대 양극재(FCG)는 유럽에 수출되는 전기자전거에, 2세대 양극재(CSG)는 1회 충전에 385㎞까지 달릴 수 있는 기아의 전기차 ‘니로EV’에 상용화됐다. “평소 학생들에게도 독창성을 강조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틀리면 어쩌나 걱정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아요. 틀려도 좋으니 남이 하지 않는 생각을 많이 하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이렇게 독창적인 기술을 잘 지키는 것도 공학자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신기술을 개발하면 논문 발표와 동시에 세계 각국에 특허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선 교수의 특허 등록 건수는 370여 건에 이른다. “배터리 양극재에 대해선 세계 최고 기술이라 자부합니다. 배터리는 반도체를 잇는 우리나라의 차세대 먹거리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이 빠르게 쫓아오고 있습니다. 배터리 시장을 지킬 수 있도록 학교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합니다.” 독창성과 끈기로 걸어온 연구자의 길 논문 피인용 수가 말해주듯 많은 연구자들이 선양국 교수의 연구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외 전기차 업계도 마찬가지다. 지금이야 상상이 가지 않지만, 국제 학술지에서 그의 논문을 실어주지 않던 시절도 있었다. 나노 열풍이 거셌던 연구 초창기, 당시 배터리 양극재에 대한 연구는 유행과는 한참 동떨어진 주제였던 것이다. 당연히 연구 지원금을 받기도 쉽지 않았다. “제가 하고 싶은 연구라 묵묵히 했습니다. 한 분야의 연구를 꾸준히 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탄탄해야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겁니다. 일본 연구자들만 해도 20~30년씩 한 분야를 연구하거든요. 그렇게 오래 연구하면 전문가가 안 될 수가 없죠.” 현재 선 교수는 배터리 양극재 개발 연구를 지속하는 한편, 리튬이온 전지를 능가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소재를 개발하는 데도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노벨상보다는 공학자로서 자신이 개발한 기술이 실생활에 유용하게 쓰이기를 바랄 뿐이라는 선양국 교수.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한 우물을 판 뚝심과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독창성이 선 교수를 전 세계 상위 1% 연구자의 반열에 오르게 한 힘이다. 사랑한대 2019년 01-02월호 이북 보기

2018-12 24 중요기사

[교수]“누구나 영어 강의자가 되고, 학습자가 될 수 있도록” (1)

영어 교육의 패러다임은 계속 바뀐다. 특정 시험을 목표로 하는 단기 강좌들은 변화하는 교육 내용과 방식에 맞춰 쉽게 생기고 쉽게 사라진다. 질 좋은 강의들이 끝까지 남지 못한다는 점을 고민하던 이광희 교수(영어영문학과)는 지식을 공유하는 플랫폼 ‘브라운스터디’를 개설했다. 플랫폼을 통해 교육을 전달하고 그 내용을 보존, 확산한다. 도서출판 ‘한국문화사’의 이사이자 지식 플랫폼 ‘브라운스터디’의 대표 이광희 교수를 만나 영어 교육가이자 출판인인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종이 출판을 넘어 ‘브라운스터디’는 도서출판 ‘한국문화사’에서 설립한 지식 플랫폼이다. 책과 더불어 오디오북, 튜터북 등으로 교육 내용을 전달한다. “고급 지식은 대중이 책장으로 보기 힘든 것들이 많아요. 멀게 느껴지던 지식을 바로 옆에서 책을 넘기며 말해준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이 교수는 대학 교육의 내용이 후에도 지속적으로 유의미하기를 원했다. 지식의 보고를 디지털화하는 작업만으로도 가시적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렇게 출범한 지식 플랫폼 '브라운 스터디'는 일회성 온라인 강의 제공이 아닌 지식 보전과 전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종이책에서 더 나아가 튜토리얼식 강의 도서를 제공한다. 이 교수는 “개인의 만족, 학문적 발견, 학회의 논제로 끝나던 것들을 다시 모아 소통하는 것이 지식인의 책임”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 이광희 교수(영어영문학과)는 지식의 보전과 전승을 목표로 지식 플랫폼인 ‘브라운 스터디’를 설립했다. 브라운 스터디의 내용은 다양하다.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소재가 된다. 함께 하는 강의자들은 모두 이 교수와 같은 뜻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나눈다. 수입은 적을지라도, 콘텐츠는 공익 실현의 의미로 각고의 노력이 깃들어있다. 이 교수는 오프라인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학술과 실용 부문을 넘나들며 <기초 영문법 절대 매뉴얼>, <수능 영어 기출 변형 모의고사> 등 저서들을 남겼다. 전공강좌, 교양수업, 국내외 학회 및 학술지와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영어’라는 언어가 아닌 ‘언어’로의 영어 한양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후 IMF 외환위기 때 미래가 불안했던 이 교수는 취업의 돌파구 역시 영어에서 찾았다. 학교취업센터에 붙은 학원강사 게시광고에 지원해 학원 강사로서 사회에 첫 걸음을 뗐다. 소위 ‘1타 강사, 국내 최초, 최다’의 타이틀을 얻으면서 강사로 활동하던 중 같은 내용을 반복할 뿐 깊은 학문적 호기심에 대답하지 못하는 강사의 한계에 회의를 느꼈다. 결국 지난 2001년 학문의 길을 다시 걷기 시작했다. 32세의 조금 늦은 나이에 한양대학교 석사과정에 들어온 뒤, 이후 박사과정까지 진학했다. ▲ 이광희 교수는 "모든 사람은 언어라는 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기 때문에 언어를 이해하면 모든 학문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영어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시스템을 깊이 있게 배우며 언어학에 대한 갈증을 풀었다. 그는 영어의 소리, 단어와 문장의 구조, 의미, 교수학습법과 같은 일반영어학이 아닌 ‘언어학’으로 영어에 접근했다.이것이 그가 영어학에 빠지게 된 계기다. “언어 자체에 대한 호기심을 연구하는데, 그 매개를 영어로 배우는 거죠.” “외국어를 하나 한다는 것은 세계관을 하나 더 파악하는 것”이라고 설명한 이 교수는 언어를 배울 때 접근하는 관점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단순 점수에 국한된 외국어 교육의 위험성을 언급하며 깊이 있는 언어학 공부를 위해선 철학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메커니즘을 학생들에게 잘 전달해 준다면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날 수 있고, 학습의 진전속도와 근본적인 교육이 잘 이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교육가로서, 출판인으로서 이 교수는 교육가이자 출판사로서 제 역할을 다 하고, 교육을 매개로 한 소통의 장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자신이 가진 지식을 공유하고 싶은 뜻깊은 지식인들이 함께해 준다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이 교수는 “은퇴 교수의 절정에 이른 지식이 존중받고, 시대의 대가라 불리는 학자들의 기록을 문화 유산으로 남기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누구나 강의자가 될 수 있고, 동시에 학습자가 될 수 있는 지식 플랫폼을 키워나가겠습니다.” ▲ 이광희 교수는 출판인으로서 교수들의 지식과 학자들의 기록을 유산으로 남기는 것이 목표다. 글/ 김민지 기자 melon852@hanyang.ac.kr 사진/ 이진명 기자 rha925@hanyang.ac.kr

2018-11 30

[교수][스페셜토크] 에너지 손실, 막지 말고 활용하라

빛을 나노 단위로 집속시켜 전송하고 계산이 가능하게끔 하는 나노광학.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을 열린-양자역학 개념을 도입해 해결하고 광다이오드(광 신호를 한쪽 방향으로만 흐르게 하는 소자)의 가능성을 연 송석호 교수.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도 인정한 송 교수와 그 연구팀의 한계를 뛰어넘은 반전 아이디어를 들어본다. 글. 우승연 사진. 안홍범 ▲ 송석호 물리학과 교수 물리학도에서 광통신 연구자로 물리(物理)는 모든 사물의 이치이자 사물에 대한 이해와 판단의 힘이다. 학창 시절의 송석호 교수는 세계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 학문의 매력에 사로잡혀 학부 공부에 몰두했다. 한 가지 아쉬움이라면 눈에 보이는 뭔가를 연구하고 싶다는 것. 대학원으로 진학해 광학(光學)을 선택한 건 그 때문이었다. 광컴퓨터가 태동할 즈음이라 새롭게 도전하는 모든 게 짜릿했다. 학위를 끝마쳤으나 광컴퓨터의 미래는 여전히 요원했다. 좀 더 현실적인 기반을 다질 필요가 있었다. 때마침 IT가 각광받기 시작했고, 그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입사했다. 그곳에서 광통신의 용량과 속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신호처리 시 빛의 신호를 전기신호로 바꾼 뒤 CPU에서 처리하는 과정에서 소모되는 속도와 에너지에 관한 연구)에 몰입했다. 둘러보니 어느새 IT 버블의 한가운데였다. IMF 외환 위기로 들썩이던 세상에서 광통신 연구자는 블루칩이었다. 실리콘밸리에서 모셔가거나 벤처에 투자하려는 펀드가 줄을 섰다. 그러나 정작 그는 다른 행보를 택했다. 하고 싶은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1997년 9월, 그는 한양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손실에 접근하는 두 가지 방법 학생을 가르치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연구였다. 그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진행했던 광신호를 어떻게 하면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지에 골몰했다. 이 과정에서 외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가슴 뛰는 새로운 주제와 만났다. “전기신호 처리처럼 광신호를 잘 처리하려면 물리적으로 모든 컴포넌트 디바이스들이 작아야 해요. 그런데 광에서는 ‘회절 한계(Diffraction Limit)’라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어서 렌즈로 모은 빛의 초점 크기가 빛의 파장보다 작을 수가 없거든요. 보통 가시광선의 파장이 0.4~0.7마이크로미터인데 이것보다 더 작은 크기로 빛을 모으고 보내는 게 불가능하다는 근본적인 한계를 어떻게 깰 수 있느냐가 물리 분야의 오랜 숙제였습니다.” 고전적 광학의 한계라고 불리던 이 정설은 1마이크론의 1000분의 1의 크기를 다루는 나노기술이 등장하면서 깨졌다. 파장보다 작은 10분의 1, 100분의 1, 1000분의 1 크기로 외부의 빛을 한 곳에 모아 분자(Molecule) 하나에 보낼 수 있는 방법이 제안되고 알려졌다. 나노광학(Nano Photonics)의 등장은 말 그대로 획기적이었다. 다만 문제가 있었다. 초점에 모인 빛 에너지의 대부분이 열로 빠져나간다는 것. 한 개를 사용하기 위해 99개를 버려야 하고, 100개를 모으려면 1만 개 이상의 에너지가 들어가야 한다. 유효한 가치마저 희석시키는 이러한 손실은 효율성을 제로로 수렴시켰다. 파장보다 작은 규모로 빛을 모으려면 열 손실을 없애든지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찾아야 했다. 세기의 숙제를 풀고 나니 더 어려운 과제가 떡 하니 버티고 있었던 셈이다. 기업들의 관심도 서서히 줄어들었다. 돌파구를 찾지 못한 나노광학은 그렇게 사양길로 들어선 듯했다. 송석호 교수 역시 희박한 가능성에 휘둘리는 게 아닐까 한때 주춤거렸다. 하지만 멈추고 싶지 않았다. 그에게는 십수 년 동안 이끈 연구실과 든든한 제자들이 있었다. “손실을 최소화할 방법만 고민하느라 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한계를 돌파하려면 어떤 전환이 필요한지 매순간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키(Key) 아이디어를 잡은 겁니다. 손실을 없애려고만 하지 말고 하나의 유용한 정보로 활용하자는 거죠. 일부러 손실 양을 조절해서 새로운 정보신호로 역이용하는 겁니다.” 열린-양자역학(Open Quantum Systems)에 기반한 이 발상의 전환에 대한 논문 ‘전체 광통신 대역에서 일어나는 득이점 주변 시간-비대칭성’은 <네이처> 9월호에 실려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새로운 문을 연 열쇠, 열린-양자역학 열린-양자역학은 닫힌-양자역학을 비튼 아이디어였다. 물리적으로 에너지가 보존되는 닫힌-양자역학은 빛에너지든 전기에너지든 열에너지든 간에 그 총량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닫힌 역학계의 한계를 벗어나 에너지가 보존되지 않는 열린 시스템으로 확장해 새로이 제안한 것이 열린-양자역학이다. “연구원들과 함께 빛을 놓고 보내고 빼내는 실험 장치를 간단하게 만들었어요. 이를 활용해서 실제 빛이 돌아다니는 걸 검증한 내용이 <네이처>에 실린 논문이에요. 기존의 빛 에너지가 이동하는 경로인 광도파로에 빛을 전송할 경우 양방향으로 빛에너지가 같이 전달되는 공간적, 시간적 대칭성을 갖습니다. 이를 가역적 대칭성(Reciprocal Symmetry)이라고 합니다. 한데 열린-양자역학 이론을 적용시키면 광도파로에 에너지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 대칭성이 붕괴되고 비가역적인 단방향 변환(Unidirectional Converter) 에너지 전달이 가능해져요.” 이러한 비-대칭성 원리, 단방향 변환 에너지 전달은 광파 영역에서도 가능했다. 순방향으로 빛 전파(Forward Propagation)가 일어나면서 역방향 빛 전파(Backward Propagation)는 투과되지 않고 분산됐다. 이것은 새로운 개념의 광통신 집적회로용 광다이오드 소자의 출현을 의미했다. ‘손실’이란 한계를 뒤집고 네거티브 접근이 아닌 손실량을 조절하는 포지티브 방식으로 정보의 흐름 대칭성을 깰 수 있다는 역발상. 그것은 지난 20여 년 동안 나노기술과 광과학 간의 융합 연구가 실용화로 가지 못한 원인을 풀어낸 쾌거였다. 송석호 교수 연구팀의 부단한 연구 과정이 만든 달콤한 결실이었다. ▲ 송 교수는 "손실을 최소화할 방법만 고민하느라 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한계를 돌파하려면 어떤 전환이 필요한지 매순간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키(Key) 아이디어를 잡은 겁니다." 라고 말했다. 과정을 꿰뚫어 핵심에 닿는 물리의 힘 5년여간 송석호 교수와 함께하며 ‘전체 광통신 대역에서 일어나는 득이점 주변 시간-비대칭성’ 연구에 참여한 공동 제1저자이자 박사 후 연구원으로 있는 최영선 박사는 송 교수의 안목과 추진력에 매번 감탄한다. “연구 주제에 대해 교수님께서 먼저 제안하셨어요. 연구 초창기엔 열린-양자역학 개념의 나노광학이 이렇게 관심 분야로 떠오를 줄 몰랐어요. 성취 없는 연구는 쉽게 지치게 마련인데 교수님과 함께하는 과정은 성과와 함께 도전을 경험하게 돼 남다릅니다.” 자유롭고 자율적이지만 나태하거나 안주하지 않는 송 교수 연구팀의 분위기는 열린-양자역학의 본질과 비슷해 보인다. 닫힌 시스템을 벗어나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 그것이 송 교수의 연구실을 다양하고 편안하게 만들며 다른 접근을 가능하게 이끈다. 연구원으로 있는 박종혁 학생(물리학과 석박사통합과정 17)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딱딱하고 수직적인 관계가 아닌 자율적인 선택이 미덕으로 여겨지는 연구실에서 뜻깊은 성과를 이뤄내 자부심이 크다고 말한다. 누구와 어떤 이야기를 나누더라도 경청하는 송 교수의 대화법에 간혹 치유의 느낌을 받는다는 연구실 사람들. 그들은 상대를 압박하지 않으면서 추진력을 잃지 않는 송 교수의 리더십에 놀란다. 그 기저엔 물리학, 그중에서도 광학을 마주하는 송 교수의 자세가 녹아 있다. “어딘가에서 막히면 그것에 대응하는 방법을 찾는 게 물리를 공부하는 사람들의 임무입니다. 저희가 하는 일은 어떤 가능성을 열어 놓는 거예요. 안 되면 다른 곳에서 또 새로운 방향을 찾고요. 그렇게 한계 자체에 의문을 던지고 시도해보는 것이죠. 안 될 것 같다고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확인할 수 없으니까요. 생각하고 또 생각한 뒤 시도해 보고, 안 되면 업데이트된 논문을 읽고 다시 또 생각하는 거죠.” 송 교수는 사사로운 과정을 꿰뚫어 핵심에 닿는 물리와 처음 마주했을 때를 기억한다. 모든 사물의 이치, 사물에 대한 이해와 판단의 힘이 물리였던 까닭에 그는 세계를 보다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광학을 선택한 후에는 분야가 던지는 질문에 의심과 회의를 가졌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한 번도 포기하지 않았다. 다만 우회했고 느리게 걸었을 뿐이다. 물리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수십 년간 도전한 그의 과제는 어쩌면 이제부터 시작인지 모른다. 사랑한대 2018년 11-12월호 이북 보기

2018-10 23

[교수][스페셜 토크] 실험실창업의 신화 창조로 창업 DNA 전파

지난해 10월 박재구 교수 연구실에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희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박 교수가 운영하는 실험실창업기업 ‘(주)마이크로포어’가 벤처캐피털로부터 30억 원의 투자를 받게 된 것. 대학원생 이원재·양지원(자원환경공학과 석사 3기) 학생이 함께 기쁨을 나누며, 실험실창업에 대한 궁금증도 풀었다. 글. 박영임 사진. 안홍범 ▲ 박재구 자원환경공학과 교수 18년 뚝심이 이룬 쾌거 “공장에 생산라인 및 연속 공정을 설치하는 중이라 몸은 고되지만 요즘 너무 재미있습니다. 조만간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실험실창업기업’(교수나 연구원이 실험실 내 시설을 활용해 연구성과를 사업화한 기업)인 ‘(주)마이크로포어’를 운영하는 박재구 교수는 이제야 제대로 해보는 기분이라며 사업 박차에 대한 의지를 비쳤다. 지난해 10월 벤처캐피털 KTB네트워크로부터 30억 원을 투자받아 충남 아산에 2,900㎡ 규모의 공장을 설립, 드디어 제품 생산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1997년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시행에 따라 벤처 창업과 교수 겸직이 허용되면서 2000년대 초반까지 교수 창업이 붐을 이뤘다. 하지만 야심차게 창업을 선포했던 ‘실험실창업기업’들은 자금 및 영업력의 한계에 부딪혀 대부분 문을 닫고 말았다. 2000년에 설립된 (주)마이크로포어도 지난 18년의 세월을 기적적으로 버텨왔다. 쓰러지지 않기 위해 죽기 살기로 자전거 페달을 구르는 기분이었다며 소회를 털어놓는 박 교수. 사실 직원들 월급 주기에도 빠듯했기에 통장에 거액의 투자금이 들어오자 가슴이 뭉클해지기까지 했다고.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기까지 심사만 6개월, 기업 평가 등의 전 과정을 합하면 총 1년여의 시간을 가슴 졸이며 최종 결정을 기다려 왔으니 더욱더 그러했을 것이다. 사회 일각에서는 교수 벤처에 대해 ‘이론에만 밝아 사업성이 떨어질 것이다’, ‘사업에 대한 의지나 절박함이 부족할 것이다’라는 편견을 갖고 있다. 그러나 25년의 연구 끝에 탄생한 국내 유일의 무기질 다기공 소재 제조에 대한 원천기술, 그리고 18년이라는 세월이 증명하는 박 교수의 끈기와 열정은 그러한 사회적 편견을 이겨냈다. “그동안 힘든 고비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언젠가는 될 것이라고 믿었죠. 아마 그러한 저의 의지가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습니다. 투자받아 기쁘지만 한편으론 어깨가 무겁기도 합니다.” ▲ 충남 아산에 있는 (주)마이크로포어 공장 전경 ▲ 왼쪽부터 박재구 교수, 양지원 학생, 이원재 학생 창업을 통한 실용학풍의 구현 연구와 강의에만 전념해도 많은 에너지가 소요된다. 그렇기에 박 교수의 지치지 않는 열정을 본받고 싶다는 이원재 학생. 그가 평소 박 교수에게 궁금하게 여겼던 점을 질문했다. 원재 : 교수님께 여쭙고 싶은 것이 있는데요. 힘들 텐데 창업은 어떤 계기로 결심하셨나요? 박 교수 : 그동안 진행해온 연구를 연구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상용화해서 실용학풍을 실천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일본 도시바세라믹스 중앙연구소에서 근무할 당시 제품을 개발해봤는데 참 재미있었거든요. 당시의 경험이 밑거름이 돼 용기를 낼 수 있었죠. 2000년 창업 당시 정부에서는 대학 교수들에게 특허 및 창업 등 연구의 상용화를 적극 권장했다. 당시만 해도 창업에 특별한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못할 것도 없다고 생각한 박 교수. 교수들은 이론에만 치중한다는 사회적 편견에도 도전해보고 싶었다. 사실 박 교수의 원천기술인 ‘무기질 다기공 내열소재’ 제조 기술은 일본 기업 근무 시절의 연구주제에서 발전한 것이다. 이 기술로 높은 기공률과 투과율을 자랑하는 (주)마이크로포어의 주력 제품인 ‘다공성 세라믹폼(Porous Ceramic Foam)’을 개발했다. 이는 이물질을 차단하거나 걸러주는 데 탁월하다. 그래서 디스플레이 열처리장비 단열재, 반도체 산업용 진공척(진공을 이용해 어떤 물건을 잡는 장치), 에어플로팅 유닛, 환경정화용 세라믹 필터 및 촉매담체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일 수 있다. 한편 국내 디스플레이 관련 기업들은 열처리장비를 제작하기 위해 일본과 독일에서 단열재 소재를 전량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주)마이크로포어의 다공성 세라믹폼이 양산화되면 가열로 단열재의 국산화를 이룰 수 있다. 게다가 기존 제품보다 파티클 발생을 억제해 표면에 분진이 생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단열 성능 또한 뛰어난 이점이 있다. 소재 연구에서 ‘순환자원’ 개발로 확대 정보통신(IT)과 환경기술(ET) 분야의 광물소재 연구에 주력해온 박 교수는 2000년대 후반부터 도시광산(Urban Mining) 개발에 대한 연구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도시광산 개발은 폐휴대폰, 폐노트북 등과 같은 폐전자기기로부터 Au(금), Ag(은), Pt(백금) 등의 희유금속들을 회수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제 자원을 재활용하는 순환자원의 시대입니다. 올해부터 자원순환기본법이 시행돼 폐기물도 자원이라는 인식이 높아졌죠. 특히 우리나라는 천연 광물자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박 교수는 해당 분야에 대해 인쇄회로기판의 부품분리장치, 인쇄회로기판의 금속 단체분리장치, 전자부품의 유가금속 회수방법, IC칩 해체 장치, 탄탈럼 선별 기술 등 여러 건의 국내외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의 스티브 잡스를 양성할 때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공대 교육은 실용학문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청년창업이 보다 활성화되기를 바랍니다. 미국이나 중국의 우수한 학생들은 취업보다 창업에 관심이 많죠. 하지만 우리나라 학생들은 대기업 취업만 바라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양지원 학생이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대표해 조언을 구했다. 지원 : 스타트업 창업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을 위해 조언 한 말씀 부탁합니다. 박 교수 : 기술만 있다고 사업이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기술과 자본, 영업을 사업의 3요소라고 하는데 특히 스케일업(scale up; 대량생산을 위한 공정기술 등 제반사항)이 사업 성공에 절대적 영향을 미칩니다. 제품으로 양산되려면 생산기술로 발전해야 하고, 이를 위해 자본을 확보해야 하죠. 그래서 학생을 비롯해 창업에 관심을 갖는 동료 교수들에게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 (주)마이크로포어의 주력 제품 ‘다공성 세라믹폼’으로 만든 디스플레이 가열로 단열재 박 교수는 학생들에게 창업을 권장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말리고 싶은 마음도 크다. 아이디어만으로 섣불리 뛰어들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창업환경 인프라 구축이나 제도 개선에 대해서도 제언하고 싶은 점이 많다. 벤처 창업은 실패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위험 부담을 고스란히 짊어지고 창업에 뛰어들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기에 학생들에게 도전 정신이 부족하다고 탓하기 전에 제도적 뒷받침을 탄탄히 마련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한양 공대의 장점을 살려 창업교육을 강화하고, 학생들과 교수들을 대상으로 좋은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는 콘테스트 개최를 제안합니다. 우리도 분발해서 스티브 잡스 같은 학생을 발굴해야죠.” 생산라인 가동으로 본격적인 제품 생산을 앞두고 있는 박 교수의 다음 과제는 우수한 제품을 널리 알려 시장을 확대하는 것. 시장 안착을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할 시점이다. 게다가 그가 걷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는 이정표가 될 터이기에 사명감도 막중하다. “저희 본사는 여전히 과학기술관 내 실험실입니다. 일본에는 ‘교세라’라는 세계적인 세라믹 기업이 있습니다. 창업주 이나모리 가즈오는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3대 기업가 중 한 명이죠. 향후 10년 이내 (주)마이크로포어를 한국의 교세라로 만드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도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연구를 통해서 진정한 공학자의 롤모델이 되고자 합니다.” 사랑한대 2018년 03-04월호 이북 보기

2018-09 29

[교수][스페셜 토크] “먼지청정기가 아닌 진짜 공기청정기를 만들어야죠”

올해 한양대 백남석학상은 김기현 교수에게 돌아갔다. 발암물질인 VOC를 보다 쉽고 정확하게 감지 및 제거할 수 있는 환경분석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김기현 교수는 공기청정기의 VOC 제거율을 99%로 높여 진정한 공기청정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자리에 유미지·한솔(건설환경공학 석사과정 18) 학생이 함께했다. 글. 박영임 사진. 안홍범 ▲ 김기현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올해의 한양대 백남석학상 수상 어쩌다 보니 마음껏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는 일도 호사스러운 바람이 됐다. 대통령 공약으로까지 대두된 미세먼지 문제와 1급 발암물질로 알려진 라돈 매트리스 사태 그리고 이제는 더 이상 낯선 신조어가 아닌 새집증후군 등 연일 언론을 장식하는 대기 문제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기가 안 되는 지하상가를 걷다 보면 눈이 따가울 때가 있죠? 포름알데히드 같이 휘발성이 강한 대기 오염 물질 때문인데, 이를 VOC(Volatile Organic Compounds)라고 합니다. 이들은 산업 현장뿐 아니라 운전, 흡연, 음식 조리 같은 일상생활 속에서도 쉽게 발생합니다. 알레르기 및 암을 유발하기 때문에 VOC를 보다 쉽고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는 환경분석 시스템 그리고 이들을 쉽게 제거할 수 있는 청정기술이 필요합니다.” VOC와 악취 성분을 효과적으로 관리·제어하기 위해 기존의 환경분석 시스템을 개선하고, 신소재 기반의 응용기술을 개발해 대기질 개선의 과학적 토대를 제시한 김기현 교수.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5월 15일 교육 및 연구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둔 학자를 시상하는 ‘백남석학상’을 수상한 데 이어,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연구개발자를 기리는 한국연구재단의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6월 수상자로 뽑히는 등 연이어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휘발성 강한 VOC도 효과적으로 제거 어느새 우리 일상에서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공기청정기. 이러한 제품으로는 VOC를 제거할 수 없는 것일까. “시중의 공기청정기로도 VOC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체 형태의 미세먼지는 99.9% 제거할 수 있는 데 반해, 가스 형태인 VOC는 45~50% 정도만 제거하는 실정입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먼지청정기인 셈이죠. 저희는 현재 VOC 제거율을 더 확장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 기능을 더욱 향상시켜 진정한 공기청정기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분진 제거에 특화된 현재의 공기청정 기술은 VOC 물질을 감지하고 제어하는 데 한계가 있다. VOC는 휘발성이 강하고 반응성이 낮기 때문에 일반적인 흡착, 촉매 처리기술로는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어렵다. 또한 VOC는 ppm의 1000분의 1에 불과한 ppb 수준의 낮은 농도로 존재해 초고감도, 초고선택도, 재현성 등을 갖춘 정밀한 감지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에 김 교수는 다양한 신소재를 합성하고 그와 관련한 여러 가지 복합물질을 개선해 기존 소재들의 한계를 뛰어넘는 대안 소재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특히 MOF(Metal Organic Framework)와 같은 다공성 신소재 개발에 주목하고 있는데, MOF는 여러 가지 변형을 통해 대기질 정화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가스 형태의 VOC를 제거하려면 충분한 흡착 및 촉매 반응 시간이 요구됩니다. 하지만 공기청정기는 매우 빠른 속도로 공기를 순환시키기 때문에 충분한 반응 시간 대신 반응 능력을 높여야 합니다. 오염 물질을 담을 수 있는 구멍, 즉 공극률을 무한정 확대할 수 있는 첨단 소재를 개발하면 VOC 흡착 및 촉매 반응을 높여 제거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김 교수는 신소재 개발을 통해 전통적 분석기술을 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응용기술들에 대한 연구도 동시에 수행했다. 효과적으로 시료를 농축하는 열탈착 기반의 전처리 기술과 환경분석 시스템을 결합해 환경부가 지정한 22종의 악취 물질에 대해 일반적으로 권장하는 5개의 시스템을 활용하는 방법을 대체하는 단일분석 프로토콜을 새롭게 구축했다. 평생 환경밖에 모르던 연구자, 소재에 눈뜨다 김기현 교수가 모교인 한양대에 부임한 것은 지난 2014년. 그 전에 있던 세종대에서는 자연과학대학 소속이었기에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 대기 오염 물질의 해로움을 밝히고 어떻게 감지할 것인가 등 순수한 환경분석 연구에 몰두했다. 김 교수의 연구가 달라진 것은 한양대로 자리를 옮기면서부터다. VOC 감지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제거라는 실용성에 초점을 맞추게 된 것이다. “수십 년간 분석 연구만 하던 사람이 실생활에 보다 유용한 실용적인 연구로 관심을 돌리게 된 거죠. 늦은 나이에 갑자기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쉽진 않았지만, 동료 교수들에게 자극을 받아 도전하게 됐습니다.” 특히 신소재 분야를 환경에 접목시킨 점이 인상적이다. 기존 공기청정기의 기능적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신소재의 효과적인 활용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던 것. 김 교수의 연구는 신소재 기술을 환경공학에 응용할 수 있는 기반을 제시, 환경 연구의 가능성을 보다 넓혔다. “신소재를 이용한 환경 분야 연구는 다양한 시도가 가능한 블루오션입니다. 신소재 연구는 영향력 지수(IF, Impact Factor)가 높은 분야이므로 환경과 신소재를 결합하면 질 좋은 논문을 쓸 수 있습니다.” 김 교수가 영향력 지수가 높은 저널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하게 된 것도 신소재 연구를 접목하면서부터다. 현재 인도와 중국 등 각국 학생들의 배움을 청하는 메일이 쇄도하고 있다. 김 교수가 매년 저널에 게재하는 논문 수는 무려 70~80편. 이 중 40편 정도는 상위 5% 이상의 저널에 실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1년에 70~80편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논문을 게재하려면 실제는 100편 정도의 논문을 투고해야 한다. 그가 1년에 투고하는 논문만 100편에 이른다니,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일까. “양과 질을 동시에 추구해야 연구 경쟁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물론 오랜 수련을 거쳐야 가능한 일이죠. 지하철 안에서든 여행 중이든 언제 어디서나 논문 생각에 빠져 지내는 편입니다.” ▲ 김기현 교수가 한솔(가운데), 유미지(오른쪽) 학생과 이야기하고 있다 논문 생각으로 밤낮 없이 연구 중 한 번에 다수의 연구를 진행하는 김기현 교수는 바쁜 와중에도 연구 진행 과정을 모든 지도학생들에게 일일이 메일로 공유해주고 있다. 그가 이런 수고를 감수하는 것은 같은 연구실에 있는 학생이어도 자신이 참여하는 것 외에 다른 동료들이 어떤 연구를 어떻게 진행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왕성한 연구 열정 덕분에 그가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메일은 하루에 열 통이 넘는다. 이는 학생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되지만 그만큼 압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김 교수의 이러한 열의에는 자신을 뛰어넘는 학생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바라는 스승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취업에만 매달리는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는 연구자의 길을 가겠다는 꿈이 다소 허황돼 보이기까지 합니다.” 이러한 현실에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김기현 교수. 옆에서 조용히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던 유미지 학생이 입을 열었다. “교수님은 언제부터 교수의 꿈을 키우게 되셨나요?” 김 교수는 재미있는 질문이라며 웃음을 띤 채 답했다. “대학 졸업 후 교비 유학생으로 유학을 떠났지만 사실 특별한 꿈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박사 학위를 받을 무렵 한 교수님이 이제 사회에 어떻게 기여하겠냐는 질문을 던지셨죠. 그 질문을 받고 비로소 연구를 통해 사회에 이바지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김 교수의 대답은 후배 연구자들에게 어떤 울림을 주었을까. 연구자의 길을 걸으려는 후배 환경공학자를 대표해 한솔 학생이 대선배인 환경공학자에게 조언을 구했다. “보통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기는 어렵다고 하는데 과학은 얼마든지 두 마리,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환경과 타 분야를 융합하면 여러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새롭게 변신할 수 있습니다.” 언제나 연구에 여념이 없는 김기현 교수에게서 공기청정기의 VOC 제거율을 99%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새로운 소재, 값싸면서도 기존 소재의 성능을 뛰어넘은 신소재를 개발했다는 소식이 하루빨리 전해지기를 고대한다. 사랑한대 2018년 09-10월호 이북 보기

2018-09 10 중요기사

[교수]차세대 한국 녹내장분야에서 기대되는 젊은 의학연구자

녹내장은 눈 속 안압이 높아지면서 신경이 압박돼 시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3대 실명(失明) 질환으로 불리는 녹내장은 병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의학계에서 활발한 연구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한양대학교병원(이하 한양대병원) 녹내장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는 이원준 교수(의학과)가 지난 8월 22일 미래의학자상을 수상하며, 녹내장분야에서 촉망 받는 연구자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의학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의학 연구자 이원준 교수(의학과)가 수상한 미래의학자상은 청년의사가 주관하고 LG화학이 후원하는 상으로, 지난 2009년부터 시상을 시작해 한국 의학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의학 연구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이 교수는 한양대 의과대학 졸업 후 서울대병원에서 2년간 녹내장 임상강사로 근무했다. 미래의학자상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임상강사를 대상으로 수여하기에 더 의미가 깊다. ▲한양대학병원 이원준(안과) 교수는 지난달 22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미래의학자상 시상식에서 녹내장에 대한 논문으로 ‘미래의학자상’을 수상했다. 이 교수는 임상강사 당시 10편이 넘는 논문을 제1 저자로 발표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녹내장 조기진단에 있어서 영상장비와 의학 소프트웨어의 효율성에 대한 연구들과, 녹내장 환자에 있어서 뇌졸중과 녹내장의 연관성을 주제로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교수는 임상강사 기간 새로운 환경에서 일과 공부를 병행해 힘들었지만, 대형병원의 좋은 시스템을 배워올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회상한다. 이번 수상으로 임상강사 기간 동안의 나름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실제 환자들을 위한 연구에 힘쓰고파 의학 전공 중 녹내장과 같은 단일 질환 병명으로 세부분과가 정해지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 교수는 이런 점에 흥미를 느껴 녹내장 전공을 선택했다고. “녹내장은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병입니다. 환자와 한번 인연을 맺으면 끝까지 함께 한다는 점도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또 병인이 확실하지 않아 앞으로 제가 연구할 분야가 많기도 하죠.” 학부 시절부터 연구에 관심이 많았던 이 교수는 앞으로 다른 학문과의 협력연구를 진행하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교수는 지난 3월부터 한양대 병원 녹내장 전문의로 활동을 시작했다. “모교로 돌아와 기쁩니다. 이젠 제 환자들을 직접 이끌고 나가야 하기에 책임감을 가지고 진료에 몰두하고 있어요. 환자에게 좋은 의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입니다.” 연구도 중요하지만 요즘은 임상에서 느끼는 재미와 보람으로 새롭게 시작하고 있다는 이 교수다. 앞으로 환자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될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 녹내장 분야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원준(안과) 교수는 연구 외에도 환자분들에게 좋은 의사가 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글/ 황유진 기자 lizbeth123@hanyang.ac.kr 사진/ 강초현 기자 guschrkd@hanyang.ac.kr

2018-09 01 중요기사

[교수]"백남학술정보관이 역동적인 문화의 장 역할도 하겠다"

한현수 교수(경영학부)가 지난 7월 1일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백남학술정보관의 제22대 관장으로 취임했다. 한 교수는 ‘글로벌 실용 학풍의 선두주자’라는 한양대의 별칭에 걸맞게 시대를 앞선 교육 콘텐츠를 구축해 왔다. 그는 “많은 학생의 커리어 개발에 도서관이 도움이 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더 나은 학술정보관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 교수는 앞으로 백남학술정보관의 관장으로서 어떤 변화를 준비하고 있을까. 도서관을 새로이 경영하다 “어렸을 때부터 도서관을 동경했어요. 학창시절 반장이었는데 학급문고 관리를 했었죠. 제가 어렸을 땐 책이 귀했던 시절이어서 서울에 도서관이 몇 군데 없었습니다. 이번에 운이 좋게 임명돼 도서관을 관리하게 되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한양대학교 도서관의 22대 관장으로 임명된 한현수 교수(경영학부)가 짧은 소감을 남겼다. ▲ 한현수 교수(경영학부)가 백남정보학술관 22대 관장으로 취임했다. 한양대학교 백남학술정보관은 국내 대학 중 가장 경쟁력 있는 도서관으로 꼽힌다. 지난 2월 22일 한국도서관협회의 한국도서관상과 5월 2일 한국학술정보협의회에서 국회의장상을 연달아 수상하며 그 사실을 입증했다. (지난 기사 보기- 변화를 도모하는 백남학술정보관, 국회의장상 수상) 백남학술정보관의 더 큰 발전을 위해선 새롭고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먼저 다른 대학과 해외의 도서관을 벤치마킹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도서관 환경 변화를 면밀히 조사, 분석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한현수 관장은 홍용표 부장(학술정보관부관장)과 함께 백남학술관 직원들과 ‘발전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해, 백남학술정보관 종합 발전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발전위원회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맞춘 새로운 변화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도서관 이용자의 의견을 수렴했다. 지금까지 축적된 데이터 및 선진 사례 역시 분석 중이다. “시대 변화에 따른 도서관의 변화 요인, 이용자들의 니즈(needs) 및 패턴 변화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전략에 반영할 예정입니다. 이는 변화에 대처하기 위함이 아니라, 앞으로의 변화를 예측해 먼저 앞서 나가려는 것입니다.” ‘스피드와 퀄리티’ 정보 공간의 핵심 백남학술정보관은 디지털 형태의 자료를 포함해 160만 권의 방대한 장서량을 갖추고 있다. 문학, 역사, 예술, 과학 등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자료들이 최근 몇 년 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다량의 자료들만으로 ‘좋은 도서관’으로 평할 수 없다. 편리한 이용을 위한 정보 제공 속도도 중요하다. “원하는 정보가 바로 눈 앞에 나타나는 극단적인 형태가 될 수는 없겠지만, 이용자가 느끼는 정보 공급의 리드 타임(lead time)을 지금보다 더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정보의 질이다. 한 관장은 특정 이용자를 위한 고가의 자료와 다수를 위한 저가 자료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용자들의 전반적인 요구를 모두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 유전자 관련 정보가 필요한데 그것이 고가라면,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다른 우선순위의 자료가 밀려납니다. 이런 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방식인 크라우드 펀딩(crowd-funding)을 활용할 예정입니다. 단과대학들이 함께 정보 확충에 힘을 모으는 지혜도 필요하죠.” 자료의 폭과 깊이를 위한 다른 방안도 모색했다. 대학원생들로 구성한 ‘도서평가선정단’을 운영한다. 올해 9월부터 시행 예정으로 모집이 진행 중이다. 각 분야의 대학원생들이 자기 전공 분야의 고가 책을 선정 및 추천하게 한다. 대학원생들이 직접 판단하기 때문에 분야 별로 양질의 책부터 우선적으로 선점할 수 있다.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백남학술정보관에 질 좋은 도서를 확보할 것이다. 더 나아가 ‘힐링’의 공간으로 현재 백남학술정보관의 인프라는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이종훈 라운지’에 이어서 1층 사무공간을 ‘이승규 라운지’로 탈바꿈해 시설 인프라를 더 확충할 예정이다. 1층 전체가 종합적인 학술 문화 공간으로 변화한다. 또한, 백남학술정보관 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추가로 확보해서 음악과 영화를 감상하는 공간으로 마련할 것이다. 한 교수는 “백남학술정보관이 도서관의 정적인 이미지가 아닌 역동적인 문화의 장의 역할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곳이 학생들에게 정보를 얻어가는 장소에 그치지 않고, 학업에 지칠 때 쉼터가 돼 힘을 얻어 갈 수 있는 장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백남학술정보관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상생하는 종합 문화 공간’으로 변모를 준비 중이다. 독서와 학업뿐 아니라 팀플, 카페, 휴식, 다양한 체험 공간이 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도서관이 될 것이다. “학생들이 다양한 방향으로 참여하는 백남학술정보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의견이 있다면 언제든지 홈페이지나 SNS에 의견을 주시고, 소통을 통해 다 같이 만들어 가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자세를 취하고 있는 한현수 교수(경영학부). 앞으로 변화해 나갈 도서관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글/ 김민지 기자 melon852@hanyang.ac.kr 사진/ 박근형 기자 awesome2319@hanyang.ac.kr

2018-08 27 중요기사

[교수]세계적 출판사 스프링거(Springer)에 꽃가루 알레르기 영문교과서 단독저자로 출간

급변하는 기후로 자연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특히 건강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지난해 국내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1500만 명을 넘었고,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꽃가루가 증가하고 꽃가루가 날리는 기간 역시 늘어났기 때문이다. 오재원 교수(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는 국내외에서 신뢰받는 꽃 알레르기 전문가로, 기후에 따라 달라지는 꽃가루 데이터 수집과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오 교수는 지난 4월 30일, 저명학술지 <Nature>를 발간하는 세계적 출판사 스프링거(Springer)사에서 영문교과서 <Pollen Allergy in a Changing World>를 단독 저자로 출간하며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20년 꽃가루 알레르기 연구로 들여다보는 그의 인생 오재원 교수가 단독 저자로 집필한 꽃가루 알레르기 영문교과서 <Pollen Allergy in a Changing World>가 지난 4월 30일 출간됐다. 저서는 급변하는 기후 속에서 꽃가루 알레르기는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에 대한 기전과 원인에 중점을 두고 있다. 미국알레르기 임상면역학회(AAAAI), 유럽알레르기 임상면역학회(EAACI) 2018년 학술대회에서도 소개된 바 있을 정도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현재 아마존, 구글 등에서 판매 중이며, 하버드대·옥스퍼드대·스탠퍼드대 등 세계 명문 대학 도서관에도 구비돼 있다. 오 교수가 꽃가루 알레르기 분야에 뛰어든 지 20년 만에 달성한 일이다. ▲ 오재원(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를 지난 21일 한양대학교 구리병원에서 만났다. 오 교수가 지난 4월 30일 스프링거사에서 출간한 <Pollen Allergy in a Changing World>는 꽃가루 알레르기를 교육하기 위해 만든 책이다. 존스홉킨스대학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오 교수는 국내 꽃가루 알레르기 연구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1995년에 한국에서 열린 국제 알레르기 학회에서 '한국의 꽃가루 수치는 어떻게 되나요?'라는 외국학자들의 질문에 아무도 대답을 못하더라고요. 너무 창피했죠. 그걸 계기로 서울시를 시작으로 차근차근 꽃가루 연구를 시작하게 됐어요." 서울시 8개 지역에서 채집한 꽃가루 연구를 시작으로, 1997년에는 전국 10개 지역 12곳의 꽃가루 연구센터를 운영하게 했다. 이렇게 쌓인 20여 년의 방대한 데이터는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중요한 연구자료다. 꽃가루는 강릉에서 제주까지 전국에서 매주 채집된다. 현미경으로 일일이 꽃가루 개수를 세다 보면 멀미가 날 정도로 고된 연구다. “연구에 대한 애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이렇게 모은 꽃가루 데이터는 꽃가루 알레르기에 대한 도서와 논문 출간에만 쓰이지 않아요. 제일 중요한 것은 예보입니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개인마다 느끼는 정도가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환자들은 내일 어떤 종류의 꽃가루가 날릴지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들이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오 교수 연구팀과 국립기상과학원은 10년 동안 꽃가루 예보에 힘쓰고 있다. (클릭 시 기상청 홈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분야를 막론한 그의 열정 오 교수의 저서목록을 살펴보니 꽃가루 알레르기와는 사뭇 다른 주제가 보였다. 바로 ‘클래식’이다. 초등학교 때 바이올린을 시작해, 현재 3권의 클래식 도서 출간과 12년 동안의 음악 봉사를 이어 오고 있다. 오 교수는 예과생일 때는 3중주를 결성해 라이브카페에서 연주하기도 했다며 입을 열었다. “지금은 병원에서 12년 동안 환자분들을 위한 작은 음악회를 열고 있어요. 일주일에 한 번씩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죠.” 오 교수가 기획한 '음악산책' 음악회는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7시 30분에 한양대 구리병원 로비에서 열리고 있다. 작은 음악회는 환자들과의 소통이 목적이다. “연주회를 통해서 환자들과의 벽이 허물어지는 느낌이에요. 예술이 참 좋다는 것은 말로 하지 않아도 서로 소통하고 전달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도 덩달아 치유되는 시간이라 늘 의미가 깊습니다.” 환자들과 더 소통하기 위해 공연 중간중간 말을 건네고, 공연이 끝나면 아이들과 함께 무대 위에서 장난도 치는 그다. 환자와 의사 간의 믿음에서부터 진료가 시작된다고 생각하는 오 교수는 오늘도 바쁜 병원 생활을 쪼개 바이올린 연주에 몰두한다. 뛰어난 연구자이자 훌륭한 의사, 그리고 음악가. 앞으로도 그의 덕목이 더 빛나길 바란다. ▲ 오재원 교수(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는 한양대학교 구리 병원 로비에서 환자와의 딱딱한 관계를 벗어나 소통을 하기 위해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에 ‘음악산책’이라는 음악회를 열고 있다. 글/ 황유진 기자 lizbeth123@hanyang.ac.kr 사진/ 강초현 기자 guschrkd@hanyang.ac.kr

2018-08 06 중요기사

[교수]류근 교수(기계공학과), 정부 우주핵심기술개발사업 선정

한국형 우주발사체 중장기 프로젝트가 오는 2040년까지 진행된다. 최신형 우주발사체는 이미 국제적으로 화제였다. 그 중에서도 미국의 우주개발기업 SPACE-X사의 '재사용이 가능한 우주발사체'와 '전기펌프식 로켓엔진 시스템을 탑재한 우주발사체'의 시험 성공은 전 세계 우주발사체 산업의 판도를 흔들었다. 향후 우주발사체 기술강화 및 독자적인 기술확보를 위해 류근 교수(ERICA캠퍼스 공학대학 기계공학과)가 관련 연구에 나섰다. 류 교수는 지난달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우주핵심기술개발사업에 선정돼 오는 2021년까지 연구 지원을 받는다. 류 교수의 연구실 책상에는 연구중인 발사체와 관련된 부속품들이 줄지어 놓여있다. 여러 분야의 공학연구를 거쳐 발사체 연구까지 왔다. “어릴 때부터 하늘 위 우주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어요.” 그가 현재 연구하는 것은 우주에 쏘아 올리는 로켓엔진이다. 그는 지난 2005년도에 한양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후, 같은 해 7월 미국 텍사스 A&M 대학교로 유학을 떠나 지난 2011년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연소가스로 터빈을 가동시키는 회전형 열기관인 가스터빈(Gas Tubrine)과 자동차용 터보충전지(Turbo Charger)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박사과정 중 그는 미국기계학회(ASME)에서 최우수논문상을 두 번이나 수상했다. 그 중 하나는 NASA의 후원으로 진행한 연구였다. 우주와 우주발사체에 대한 그의 관심을 증폭시키는 계기였다. 현재 진행중인 연구의 주된 목표는 터보 펌프(Turbo Pump)를 사용하는 기존 '액체추진로켓엔진'을 전기 펌프식의 '액체로켓엔진'으로 바꿔 성능을 향상하는 것과 회전체 시스템의 안정성을 증진하는 것이다. 액체추진로켓엔진은 가스 발생기가 생성하는 고온, 고압의 가스로 터빈을 작동하여 극저온 산화제 및 연료 펌프를 작동시킨다. 즉, 펌프를 구동하는 고온가스를 만들기 위해 화학적인 연소 과정이 필요하다. “전기 펌프는 기존의 복잡한 시동절차 및 재점화 절차를 간소화 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어요. 추후 우주로켓 성능 향상에 필수적입니다.” 류 교수는 전기펌프의 독자적 개발과 신뢰성을 위해서 모터-회전체-베어링-실 시스템의 설계, 성능평가 기술과 안정성을 위한 실시간 상태 감시, 운용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 우주핵심개발사업에 대해 설명하는 류근 교수(기계공학과). 우주 발사체의 엔진 속 회전체와 관련된 기술개발 등이 사업의 중점이다. 류 교수는 학자로서 걸어온 자신의 삶을 ‘정체성과 우선순위를 찾는 과정’이라 말했다. 가진 지식, 시간, 역량의 한계를 알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를 늘 정하며 실천했다고. “내가 어느 정도, 어느 부분에서 부족한 사람인가를 계속 생각하며 그 점을 채우려고 아낌없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것이 지금의 저를 만드는데 도움을 준 것 같아요. 자신이 아는 것이 굉장히 제한적이라는 것을 알 때, 오히려 자유로워지고 생각과 행동의 폭이 넓어집니다.” 누구보다 넓은 세상을 대상으로 연구하고 있는 그는 앞으로 독자적인 우주발사체 관련 연구를 위해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꿈꾸던 우주에 직접 가는 것은 어려울지 모른다. 그러나 그의 연구 덕에 우주발사체기술의 미래는 장밋빛이 될 것이다. ▲ 류근 교수는 뿌린 만큼 거둔다고 이야기하며 하고자 하는 일에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을 강조했다. 글/ 김민지 기자 melon852@hanyang.ac.kr 사진/ 이진명 기자 rha925@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