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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 06 중요기사

[교수]류근 교수(기계공학과), 정부 우주핵심기술개발사업 선정

한국형 우주발사체 중장기 프로젝트가 오는 2040년까지 진행된다. 최신형 우주발사체는 이미 국제적으로 화제였다. 그 중에서도 미국의 우주개발기업 SPACE-X사의 '재사용이 가능한 우주발사체'와 '전기펌프식 로켓엔진 시스템을 탑재한 우주발사체'의 시험 성공은 전 세계 우주발사체 산업의 판도를 흔들었다. 향후 우주발사체 기술강화 및 독자적인 기술확보를 위해 류근 교수(ERICA캠퍼스 공학대학 기계공학과)가 관련 연구에 나섰다. 류 교수는 지난달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우주핵심기술개발사업에 선정돼 오는 2021년까지 연구 지원을 받는다. 류 교수의 연구실 책상에는 연구중인 발사체와 관련된 부속품들이 줄지어 놓여있다. 여러 분야의 공학연구를 거쳐 발사체 연구까지 왔다. “어릴 때부터 하늘 위 우주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어요.” 그가 현재 연구하는 것은 우주에 쏘아 올리는 로켓엔진이다. 그는 지난 2005년도에 한양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후, 같은 해 7월 미국 텍사스 A&M 대학교로 유학을 떠나 지난 2011년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연소가스로 터빈을 가동시키는 회전형 열기관인 가스터빈(Gas Tubrine)과 자동차용 터보충전지(Turbo Charger)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박사과정 중 그는 미국기계학회(ASME)에서 최우수논문상을 두 번이나 수상했다. 그 중 하나는 NASA의 후원으로 진행한 연구였다. 우주와 우주발사체에 대한 그의 관심을 증폭시키는 계기였다. 현재 진행중인 연구의 주된 목표는 터보 펌프(Turbo Pump)를 사용하는 기존 '액체추진로켓엔진'을 전기 펌프식의 '액체로켓엔진'으로 바꿔 성능을 향상하는 것과 회전체 시스템의 안정성을 증진하는 것이다. 액체추진로켓엔진은 가스 발생기가 생성하는 고온, 고압의 가스로 터빈을 작동하여 극저온 산화제 및 연료 펌프를 작동시킨다. 즉, 펌프를 구동하는 고온가스를 만들기 위해 화학적인 연소 과정이 필요하다. “전기 펌프는 기존의 복잡한 시동절차 및 재점화 절차를 간소화 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어요. 추후 우주로켓 성능 향상에 필수적입니다.” 류 교수는 전기펌프의 독자적 개발과 신뢰성을 위해서 모터-회전체-베어링-실 시스템의 설계, 성능평가 기술과 안정성을 위한 실시간 상태 감시, 운용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 우주핵심개발사업에 대해 설명하는 류근 교수(기계공학과). 우주 발사체의 엔진 속 회전체와 관련된 기술개발 등이 사업의 중점이다. 류 교수는 학자로서 걸어온 자신의 삶을 ‘정체성과 우선순위를 찾는 과정’이라 말했다. 가진 지식, 시간, 역량의 한계를 알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를 늘 정하며 실천했다고. “내가 어느 정도, 어느 부분에서 부족한 사람인가를 계속 생각하며 그 점을 채우려고 아낌없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것이 지금의 저를 만드는데 도움을 준 것 같아요. 자신이 아는 것이 굉장히 제한적이라는 것을 알 때, 오히려 자유로워지고 생각과 행동의 폭이 넓어집니다.” 누구보다 넓은 세상을 대상으로 연구하고 있는 그는 앞으로 독자적인 우주발사체 관련 연구를 위해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꿈꾸던 우주에 직접 가는 것은 어려울지 모른다. 그러나 그의 연구 덕에 우주발사체기술의 미래는 장밋빛이 될 것이다. ▲ 류근 교수는 뿌린 만큼 거둔다고 이야기하며 하고자 하는 일에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을 강조했다. 글/ 김민지 기자 melon852@hanyang.ac.kr 사진/ 이진명 기자 rha925@hanyang.ac.kr

2018-07 16

[교수]조선시대 딸바보들의 이야기가 책으로

"딸자식을 생각하며" 옷을 다 벗기 전에 널 먼저 안아 주리. 기다리렴. 늙은 아빠 집에 가는 날이 되면. 아빠 찾아 밤에 운들 살펴줄 이 뉘 있으랴. 엄마 따라 새벽 단장 아직은 서툴겠지. 고사리 보면 밤을 줍던 작은 손 떠오르네. 까마귀 보면 창에다 먹칠하던 일 생각나고, 문 밖에 나다니면 이제는 아니되리. 딸아이 태어난 지 일곱 해 지났으니, 박동욱(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이 시를 저서 <너보다 예쁜 꽃은 없단다>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로 꼽았다. 조선 중기 문신 조위한(趙緯韓 :1567~1649)이 지은 한시다. “아이를 안아줄 생각에 옷도 벗을 시간이 없다는 거죠. 딸에 대한 아버지의 그리움과 애정이 짙게 담겨 있습니다.” 박 교수는 <너보다 예쁜 꽃은 없단다>를 지난 5월에 출판했다. 딸을 사랑한 조선 시대 아버지들의 시를 엮었다. 책은 그 시절 ‘딸바보’의 속내를 여실히 보여준다. 조선 시대엔 ‘딸을 낳으면 미역국도 안 먹고 농사짓는다’는 말이 있다. 박 교수는 의문을 가졌다. ‘남아선호사상이 팽배했다고 한들, 딸을 정말 하찮게 여겼을까?’ 그 뒤로 정약용, 박제가, 이이 외 70여 명의 아버지가 쓴 한시(漢詩) 에서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작품을 연구할수록 딸에 대한 아버지의 마음이 지금과 다르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당시에도 딸은 사랑스럽고 애틋한 존재였다. “아침 6시에 학교에 와서 9시 수업에 들어가기 전까지 한 수씩 번역했어요. 1~2년에 걸쳐 꾸준히 작업하니 책이 한 권 만들어졌습니다.” ▲ 박동욱(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지난 16일 제2공학관에서 만났다. 박 교수의 ‘너보다 예쁜 꽃은 없단다’(태학사)가 지난 5월 18일에 출간됐다. 박 교수의 저서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와 <너보다 예쁜 꽃은 없단다>의 공통 주제는 ‘아버지’다. 그 역시 아버지로서, 자식에 대한 애정이 담긴 책을 쓰게 된다고. “8살 아들이 있어요. 태어나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버지가 된 후 책임감도 강해졌다. “새벽에 출근할 때 아내와 아이가 자는 모습을 보면 문득 걱정돼요. ‘내가 다 책임질 사람들인데, 혹 내게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하면서요. 가장이기에 아버지는 끝내 쓰러질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박 교수의 연구실 책장은 조선 시대 자료와 고서로 빽빽이 채워져 있다. 조선 시대, 특히 후기는 다른 시기보다 다채로운 이야기가 많아 매력적이라는 박 교수. 그가 조선 시대의 문학에 흥미를 보인 건 대학원생 때다. “저도 고전문학을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논문 주제도 지도 교수님이 정해주셨거든요.” ▲ 박동욱(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올해 하반기에 이언진 시인에 관한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아버지와 가족이라는 주제로 책을 펴낸 박 교수는 ‘부부’를 주제로 글을 쓰는 중이다. 훗날에는 조선 시대 암행어사에 대해 쓸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에도 두 권의 책이 출간될 예정이다. 그 중 하나는 이언진(李彦瑱 :1740~1766) 시인에 관한 책이다. 천재 시인이었으나 27살에 단명한 이언진이 남긴 단 하나의 시 ‘호동거실’. 호동거실에 대해 설명하는 박 교수의 눈이 반짝였다. “총 170수에 달하는 연작시입니다. 이를 번역하고 평서를 달아 낼 계획입니다.” 초본은 이미 완성됐다. 이번 방학에 집필을 마무리 짓겠다고 한다. 부성애가 돋보이는 작품부터 추후 출간될 책까지, 한문학자 박 교수의 열정은 사그라들지 않는다. 글/ 옥유경 기자 halo1003@hanyang.ac.kr 사진/ 강초현 기자 guschrkd@hanyang.ac.kr

2018-06 25

[교수]국내 최초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전곡 연주

‘처음 음악과 사랑에 빠졌던 그 순간, 나의 어린 시절’. 김응수 교수(관현악과)와 앙상블 ’SOL’의 연주 포스터에 적힌 문구다. 김 교수는 어릴 적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Mozart Violin Concerto)을 들은 후 바이올린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총 다섯 편으로 구성된 협주곡은 모차르트의 곡 중 규모와 구성 면에서 가장 성숙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완곡은 흔하지 않은 일이다. 김응수 교수가 제자들과 함께 지난 4월 30일 백남음악관에서 전곡을 연주했다. 어떻게 기획하게 됐을까? 자세한 이야기를 지난 22일 김 교수의 연구실에서 나눴다. ▲김응수 교수(관현악과)를 지난 22일 백남음악관 연구실에서 만났다. 앙상블 ‘SOL’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SOL’은 김 교수의 제자들로 구성된 앙상블이다. 바이올린 파트는 총 15명. 김 교수는 ‘SOL’이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울타리라고 한다. “학생들이 졸업 뒤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취직하는 것도 좋지만, 제자들로 이뤄진 하나의 터전을 만들어 주고 싶었어요.” ‘SOL’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소나무가 가진 푸른 이미지, 그리고 바이올린이 내는 가장 낮은 음 ‘솔’에서 따왔다. 낮은 곳에서 봉사하자는 뜻이다. 김 교수는 제자들과 함께 협연자로서 참가했다. “국내 최초 전곡 공연이라는 타이틀에 의미를 둔 건 아녜요. 다같이 연주하면서 공부하는 자세를 가지려고 했습니다.” 실력 차가 있기 때문에 제자와 교수가 같이 공연하는 것도 드문 일이다. 김 교수는 제자들과 함께 연주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고. “이번 연주를 통해 같이 호흡하면서, 무대에 선다는 경험을 공유하고 싶었어요. 학생들에게 제일 좋은 건 강의가 아니라 직접 서는 무대니까요.” 한양대학교 오케스트라 악장이자 앙상블 ‘SOL’의 멤버인 김형은(관현악과 4)씨는 “한층 성숙해질 수 있었던 연주회였다”고 말했다. “연주회 대관부터 홍보까지 다 저희가 도맡은 공연이었어요. 다들 처음 해보는 거라 시행착오도 많았죠.” 의견 조율은 물론 2시간 넘게 5곡을 연주한다는 것 자체도 힘들었다는 김 씨. “하지만 서로 힘든 과정을 헤쳐나가면서 멤버들끼리 관계도 돈독해졌어요. 이렇게 큰 기념비적인 연주를 같이 하게 해주셔서 교수님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김 교수는 학생시절부터 비엔나 국립음대, 그라츠 국립음대,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를 모두 만점으로 수석 졸업할 만큼 실력이 우수했다. 현재도 유럽과 한국을 종횡무진하며 1년에 약 60회의 연주를 한다. “다른 교수님들도 그러시겠지만 바이올린에 인생을 걸고 지금까지 왔습니다. 스스로 자랑스럽게 얘기하고 싶은 건, 바이올린을 처음 배웠을 때 갖고 있던 열정을 지금도 간직한다는 겁니다.” ▲김응수 교수는 "학생들이 좀 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응원을 전했다. 우리대학 관현악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친 지 어느덧 6년이 넘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 중 하나가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교수로서 책임감이 막중하고 스스로에게도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그는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학생들 실력이 좋습니다. 오케스트라도 대학 오케스트라 중에서 최고죠. 다만 자신감이 부족해요. 긍지를 갖고 열심히 한다면 더 밝은 미래가 있을 겁니다.” 무대에 선 지 20년이 넘었지만 공연 전에는 여전히 설렌다는 김 교수. 6월 27일에 시작하는 실내악 연주와 유럽 페스티벌 공연을 앞두고 있다. 프로패셔널한 자세와 제자들을 위하는 마음을 겸비한 그. 바이올린에 대한 열정이 있는 한 그의 활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글/ 옥유경 기자 halo1003@hanyang.ac.kr 사진/ 강초현 기자 guschrkd@hanyang.ac.kr

2018-06 25

[교수]세계적인 출판사 장벽을 다시 한번 뛰어넘다. (1)

은용수 교수(정치외교학과)의 저서 <'탈(脫)서구' 국제관계 이론을 세우는 것은 무엇에 달려 있는가? (What is at stake in Building ’Non-Western’ International Relations Theory?)>가 올해 4월 영국 라우틀리지(Routledge)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출간이다. 영국 라우틀리지는 지난 1836년 설립돼,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가지고 있는 출판사다. 이러한 명성 탓에 출간 과정이 까다롭고 경쟁이 치열해 은 교수의 저서 출간소식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국제정치학의 지적 진보를 이루기 위해 은용수 교수(정치외교학과)가 지난 4월 영국 라우틀리지 출판사에서 두 번째 저서를 출간했다. 올해 출간한 저서는 기존 서구 중심적 국제정치에 편향된 현실을 지적하고, 대안을 분석하여 실천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서구 중심적인 이론들을 폐기하자는 것이 아닌 파편화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공진화(두 종이 상호관계를 맺으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화해가는 것)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뒀다. 이번 저서는 작년 출간한 저서 <국제관계학에서의 다원주의와 이론적 관여(Pluralism and Engagement in International Relations)>와 관련이 깊다. 첫 번째 저서 또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출판사인 영국 팔그레이브 맥밀란(Palgrave Macmillan)과 독일 스프링거(Springer)에서 공동 출간됐다. 지난 저서에서 은 교수는 미국과 중국에 대한 비교연구를 통해 국제정치환경이 다원화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정치연구는 그만큼 다원화하지 못했음을 지적했다. 이렇게 소수의 서구권 이론들이 국제정치연구를 지배하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을 올해 출간된 저서에서 담은 것이라 볼 수 있다. ▲ 올해 4월 탈(脫)서구 국제관계 이론에 관한 저서를 출간한 은용수 교수(정치외교학과)는 책에서 서구 중심적 국제정치 문제에 대한 방안을 제시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출판사들은 출간과정이 굉장히 까다롭고 긴 시간이 소요된다. 제안서와 함께 글 일부를 보내면 1차 심사를 거친 후, 외부심사로 넘어간다. 외부심사는 해외 저명한 학자들로 이루어져, 3~4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때 흥미로운 점은 심사위원과 대상자는 서로가 누군지 모른 채 평가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출판사는 이를 ‘익명성을 통한 공정성’을 적용한 심사평가라 말한다. 이후 연구가치와 저자의 역량이 인증되면 출판사와 계약을 진행한다. 물론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후 1차 초안에 대해 다시 심사과정을 거쳐 수정 · 보완이 이루어져야 최종 출판이 된다. 이렇게 까다로운 출간과정을 거치기에 저자들은 세계적인 학술역량을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일부 외국대학에서는 세계적인 출판사에서 저서를 출간하는 것이 정교수의 조건이기도 하다. 통념을 흔들다. 은 교수는 최근 감정에 관한 다음 연구를 시작했다. 기존 인문학에서는 이성적인 시각을 필수로 요구해왔다. 감정을 이성의 적으로 보는 통념에 은 교수는 도전장을 던졌다. 그는 "국제 정치에서 지역에 대해 정밀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의 마음을 읽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집단감정에 초점을 맞췄다. 집단감정이 곧 국가 간 관계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심도 있는 연구를 위해 뇌신경과학, 정치학, 사회심리학, 철학 분야 등 학제적인 연구가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기존 통념에 대한 도전'은 교수의 연구철학이다. 한 명의 연구자로서 새로운 시각으로 통념을 흔들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한다. “안정된 기존의 패러다임을 흔드는 이유는 단 한 가지입니다. 자연스러운 것을 부자연스럽게 만들어 사람들이 경각심을 가지게 하는 것. 통념에 구멍을 내고 흔드는 것을 통해 그것에 안주하고 있던 사람들이 깨어날 수 있게 하는 거죠.” 은 교수는 한양대학교 학생들에게도 늘 통념을 넘어서라고 말한다. 기존의 것에 늘 의구심을 가지고 도전하길 바란다고. “통념을 흔드는 것은 교수이자 연구자인 제가 하는 일이라면, 그것을 넘어서 실천하는 것은 우리 학생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늘 질문을 던지세요.” ▲ 은 교수는 연구가 기존의 통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황유진 기자 lizbeth123@hanyang.ac.kr 사진/ 박근형 기자 awesome2319@hanyang.ac.kr

2018-06 25

[교수]친환경을 고려한 실리콘 태양전지

과학기술 발전의 속도가 눈부시게 빠르다. 그만큼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역시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리딩을 위해선 친환경인 요소도 중요합니다.” 과학과 사회 환경이 함께 호흡해야 한다는 박재근 교수(융합전자공학부)는 초창기 과학기술개발과 달리 지금은 친환경, 나아가 윤리까지 고려해야한다고 말했다. 박재근 교수의 새로운 실리콘 태양전지 기술은 친환경 양자점(Quantum Dot, 이하 퀀텀닷)을 장착해, 에너지 전환 효율을 높였다. 친환경 양자점 실리콘 태양전지 실리콘 태양전지에 관한 연구는 근 20년동안 이루어졌다. 그 동안 광전환변환효율이 2%가 올랐다. 이는 실리콘 자체만으로 효율을 더 높이기엔 현재의 실리콘 기술이 한계임을 의미한다. 박재근 교수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실리콘 표면에 퀀텀닷을 장착했다. 이 콴텀닷은 기존의 기술로 흡수가 어려운 자외선 대역의 빛을 반사하지 않고 흡수한다. UV(ultraviolet rays, 자외선)를 흡수하고 가시광선은 자연스럽게 통과시켜 실리콘으로 들어가게 한다. 이 과정에서 잃어버리는 에너지가 적어, 에너지 다운 시프트(에너지를 조금 잃는 효과)를 가능하게 했다. 양자점의 흡수 대역과 발광 대역 중첩을 최소화한 것이다.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는 활용하지 못하던 자외선 영역으로부터 추가적인 전력 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5년 전 처음으로 구현된 이 기술은 양자역학의 큰 성과였다. ▲ 박재근 교수(융합전자공학부)를 지난 22일 HIT 연구실에서 만났다. 박 교수는 친환경 실리콘 태양전지 기술을 연구했다. 박 교수는 이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러한 기술에 ‘에너지 튜닝’을 더했다. 처음의 퀀텀닷은 파장이 가장 작은 UV빛을 흡수해, 그 다음 파장이 큰 블루를 발광했다. 하지만 블루는 그린보다 광전력변환효율이 떨어진다. 효율을 더 높이기 위해서는 그린이나 레드로 발광하게 해야 했다. 박 교수는 이 역시 세계 최초로 개발을 마쳐 발표했다. 자외선을 흡수해 가시 광선으로 변환시키는 ‘에너지 다운 시프트’와 UV를 흡수해 그린, 레드로 변환하게 하는 ‘에너지 튜닝’으로 총 전력변환효율을 예전보다 4.11%나 향상시켰다. ▲ 박재근 교수가 에너지 튜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에너지 튜닝은 전력변환효율을 높여주는 박 교수의 핵심 기술이다. 하지만 박 교수는 곧 문제에 부딪혔다. “이를 실제로 상용화하려고 했을 때, 환경적으로 문제가 있었습니다. 퀀텀닷의 에너지 다운 시프트를 가장 많이 시키는 환경규제물질 ‘카드뮴’이 문제였죠.” 2014년에 에너지 다운 시프트를 발표, 2017년에는 에너지 튜닝을 적용한 논문을 발표. 하지만 이 두 경우 모두 카드뮴의 사용 때문에 상용화가 불가능했다. 박 교수는 이후 새로운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퀀텀닷을 발표했다. 인체에 해로운 카드뮴과 수은을 함유하지 않고, 태양전지용 갈라이트(GuGaS2)와 황화아연(ZnS)를 조합해 대체했다. 상용화에 한발 더 가까워졌다. ▲ 위의 도표는 퀀텀닷의 작동 원리이다. 에너지 튜닝을 더한 퀀텀닷은 전력변환효율을 향상시킨다. (박재근 교수 제공) 과학과 인간사회가 함께 걷는 길 “과학 기술을 연구하는 이유는 결국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친환경과 윤리적인 측면 모두 고려를 해야 진정한 과학 기술이라 말했다. 환경과 과학기술이 함께 하기위해선 소수의 희생까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박 교수는 아무리 기술력이 우수해도 이러한 기준을 충족시켜야 세계 시장에 나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박재근 교수는 모든 게 너무 빨리 발전하는 사회에서 속도에 상응해야 하는 학생들의 노력에 대해 말했다. “빠른 과학 동향의 속도를 캐치하고 공부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능동적으로 공부하고 새로운 것을 개발, 시작해보려고 하세요.” 글/ 김민지 기자 melon852@hanyang.ac.kr 사진/ 박근형 기자 awesome2319@hanyang.ac.kr

2018-06 18

[교수]대기오염 ‘0’을 향한 끝없는 도전

이제는 계절도 가리지 않는 미세먼지에 모두가 고통받고 있다. 사회문제로 크게 대두된 대기오염은 인구급증으로 인한 산업화에서 크게 비롯됐다. 인류의 무분별한 개발은 산업 현장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다양한 오염 물질과 유해 물질을 발생시켜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생활중심적, 실용적인 조사로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김기현 교수(건설환경공학과)를 만났다. 대기오염 관리의 한계를 뛰어넘어 삶의 질에 대한 사람들의 기준과 관심은 점차 높아지고, 깨끗한 공기에 대한 수요와 욕구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김기현 교수는 현 실태에 “미세먼지에 관해 사람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졌지만, 사실상 먼지의 양은 현재 많이 줄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질적인 면에서 이전보다 훨씬 유해성을 띄고 있어 위험하다고. “자동차에서 나와 공기 중에 산화가 되는 유해가스는 입자의 사이즈가 작아 제거가 어렵고 치명적입니다.” ▲ ‘6월 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한 김기현 교수(건설환경공학과)를 지난 13일 연구실에서 만났다. 김 교수는 꾸준한 연구성과 덕에 뉴스H와 여러 차례 만났다. 현재의 공기청정 기술은 미세먼지 및 유해물질을 80퍼센트 이상 제거 가능하지만 여전히 유해가스 제거에는 한계가 있다. 가스 상태로 존재하는 벤젠이나 폼알데하이드 같은 휘발성 유해물질들은 실내에서 고농도로 존재할 경우 암을 일으킬 정도로 해롭다. 강한 휘발성과 낮은 반응성 때문에 일반적인 제거 기술로는 50% 이상 제거하기도 쉽지 않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김 교수와 연구진은 기존에 계속 해왔던 대기의 오염물질 감지 분야에 대한 연구에 이어,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기존 소재가 지닌 한계를 넘을 수 있는 소재 연구를 시작했다. 강한 휘발성의 유해한 대기오염물질(VOC)과 악취 성분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위해 금속유기골격체(MOF)와 같은 응용기술을 개발했다. 완성하기까지 꼬박 9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오랜 시간을 거쳐 나온 이 첨단소재는 크기에 비해 구멍이 많고 표면적이 넓어서, 여러 가지 물질들에 효과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다양한 휘발성 유해물질을 쉽고 정밀하게 감지, 흡착한다. 기존의 시스템보다 여러가지 변형을 통해 전통적 환경분석기술 등에 적용을 가능하게 해, 다양한 연구성과를 도출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 김기현 교수와 연구진은 공기 정화 및 악취 제거를 비롯한 연구를 진행한다. 이 연구는 의료, 핵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응용된다. 노력의 산물 본 관련 연구를 30년 전부터 꾸준히 해온 김 교수는 스스로 ‘일 중독’이라 말했다. “자기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학생들이 더욱 열정을 갖고 공부에 임했으면 좋겠습니다.” 한양대 교수 중 최다 수상자로 기록, 압도적인 연구성과 이력을 이루고 있는 것에 대해 김 교수는 지금의 성과들을 ‘가을 추수’에 비유했다. 연구에 대한 열정과 여태까지 꾸준한 노력의 결실인 것이다. 묵묵히 걸어온 외길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또, 사람들이 환경, 대기오염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이와 관련 진행중인 연구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분야에 대한 확실한 열정과 애정을 갖춘 김 교수. 대기 환경 연구에 한 획을 그을 또다른 소식을 기대해본다. 글/ 김민지 기자 melon852@hanyang.ac.kr 사진/ 이진명 기자 rha925@hanyang.ac.kr

2018-06 03 중요기사

[교수]큰 새가 먼 길을 가듯이

무역(貿易). 서로 바꾸다. 옛부터 많은 학자들은 국가간 거래를 고민했다. 절대우위에 따른 자유무역을 주장한 애덤 스미스(Smith), 비교우위를 통해 양국 상호 이익이 가능하다고 말한 데이비드 리카르도(Ricardo), 상호수요이론을 제시한 존 스튜어트 밀(Mill)까지. 거래야말로 우리 생활에 없어선 안 되는 행위였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꿈을 수출하는 곳. 코트라 (이하 KOTRA,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서 올 2월까지 사장을 지낸 김재홍 특훈교수(정책과학대학)를 만났다. 관료의 길 김 교수는 행정고시 26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한양대 행정학과를 다니며 관료의 꿈을 키웠다. “중고교 시절부터 법대에 가고 싶었습니다. 당시에는 행정학과가 법대에 있었죠. 법학보다는 행정학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영역을 배운다는 점이 유연하고 실용적으로 다가왔다는 김재홍 교수. 그는 지도교수의 권유로 대학교 3학년부터 본격적인 고시공부를 시작했다. 4년 간의 준비 끝에 시험에 합격했다. ▲ 김재홍 특훈교수(정책과학대학)를 지난달 30일 연구실에서 만났다. 자신의 인생 경험을 이야기하는 김 교수. 김 교수는 2013년 3월부터 2014년 7월까지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을 지냈다. 1차관은 기획, 산업, 무역, 인사 업무 등을 관장한다. 김 교수는 원래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를 희망했다. “상공부는 국가의 상공정책을 수립하고 총괄하는 곳입니다. 경제지식으로만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론보다는 실물경제를 다루고 싶었습니다.” 워낙 인기가 많은 자리라 한 번에 갈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법제처에서 첫걸음을 내디뎠다. 7년 후 부처교류로 상공부에 전입했다. KOTRA에서 3년 김 교수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KOTRA 사장직에 지원했다. “마음 먹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른바 '관피아'(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로, 퇴직 후 공기업이나 관련 기관에 재취업하는 고위 공무원을 이르는 말) 방지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을 때였어요. 퇴직 관료들의 재취업이 사실상 불가능했죠. 자칫 여론의 질타를 맞을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주변의 적극적인 권유로 김 교수는 코트라 사장직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정부 정책에 대한 이해가 높았고, 다른 기관과 협업하는 데 필요한 자질을 갖추고 있었다. 끝내 김 교수는 관피아 논란을 잠재우고 KOTRA 사장에 임명됐다. ▲ KOTRA 사장 시절의 김재홍 교수(앞줄 왼쪽 두 번째). 2017년 9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 글로벌파트너링 사업(GP 아시아 2017)’ 국내 참가업체 쇼케이스를 둘러보고 있다. (코트라 제공) KOTRA는 대한민국 중소기업의 수출을 지원하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 기관이다. 김 교수는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을 수출 주체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대기업 중심의 수출구조는 외부환경 변화에 영향을 받기 쉽기 때문이다. 한중FTA를 활용해 중국 자본유치에 힘쓰기도 했다. 대중국 투자가 2014년 11.8억 달러에서 2015년에 19.8억달러로 늘었다. 김 교수는 재직 중 수출 부진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지구를 22바퀴 돌았다. 3년 임기를 마쳤을 무렵, 무역 1조 달러를 회복했다. 더 크게 더 멀리 31년 반 동안의 공직생활이 쉽지만은 않았다. 정부 정책은 불특정 다수가 이해관계자다.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이 넓은 만큼 객관성과 공정성을 유지하기 쉽지않다. “돌이켜보면 지나치게 원리 원칙을 강조하다 보니 융통성 없는 집행이라 느껴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공직자로서 국익을 위해 부끄럽지 않게 일한 것으로 위로합니다.” ▲ 인터뷰를 마친 김재홍 교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붕정만리 기불탁속(鵬程萬里 飢不啄粟)’. ‘큰 새는 먼 길을 날아가는 도중에 아무리 배가 고파도 좁쌀은 쪼아 먹지 않는다’는 뜻이다. 김 교수의 인생철학이다. 고등학교 졸업식 날 담임선생님이 해 준 말을 가슴에 품고 살고 있다. “한양대 후배들이 먼 길을 가기 위해서는 사소한 것을 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눈 앞에 보이는 것에 관심을 두지 마세요. 멀리 보고 높은 뜻을 품고 크게 행동하세요. 당장은 손해가 되더라도 결국 성공하는 인생으로 이끄는 길입니다.” 글/ 유승현 기자 dbtmdgus9543@hanyang.ac.kr 사진/ 이진명 기자 rha925@hanyang.ac.kr

2018-05 14

[교수]“국경없이 어디로든, 과학기술을 필요로 하는 나라에 가는거죠.”

물이 부족한 아프리카 시골 마을. 이 마을에 사는 소년들은 생존을 위한 물을 긷느라 학교에 가지 못했다. 이 마을에 필요한 기술은 과연 현대사회의 스마트 기술일까?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한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은 최근 국제개발과 구호의 화두다. 현지에서 적절하게 쓰일 수 있는 기술이라는 뜻 위에 '사람을 위한 가치'가 더해졌다. 국내에서 적정기술 개발과 보급에 국경없는 과학기술자회가 힘쓰고 있다. 우리대학 김용수 교수(원자력공학과)가 신임 회장으로 함께한다. 세상을 바꾸는 적정기술 지난 2009년 설립된 국경없는 과학기술자회는 가난한 지역사회에 방문해 과학기술로 문제해결을 돕는 국제교류단체다. 국경없는 과학기술자회가 집중하고 있는 곳은 개발도상국이다. 개발도상국의 현지 인프라 수준을 고려한‘적정기술’을 개발해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교육 봉사를 수행한다. 적정기술은 해당 지역의 문화적, 정치적, 환경적 상황을 고려해 지속적인 생산과 소비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기술이다. ▲ 지난 10일 교내 카페에서 김용수 교수(원자력공학과)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교수는 지난 4월 6일 국경없는 과학기술자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지난달 6일 우리대학 김용수 교수(원자력공학과)가 국경없는 과학기술자회 제4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에너지가 부족한 지역에 풍력발전기를 개발해 세워주거나, 수급이 좋지 않은 지역에 정수기술을 통해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것. 김 교수가 생각하는 세상을 바꾸는 적정기술이다. 그는 고도의 과학이 개발도상국에 필요한 게 아니라고 설명한다. 각 지역의 수준에 따라 적정한 기술을 알려주고 기술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개개인의 삶의 현장에 맞춰야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죠. 현지인들이 개개인의 삶의 질을 스스로 개선하게끔 하는 방향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세상을 바꾸고 있는 국경없는 과학기술자회. 김 교수는 신임 회장으로 큰 포부를 밝혔다. "기존 환경을 완전히 바꾸고자 합니다.” 현장중심의 봉사활동으로 직영을 더욱 넓히고, 각 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더 큰 세상에 공헌하고자 한다. 우리대학에서 개최할 제9회 적정기술 국제 컨퍼런스에는 전 UN사무총장이었던 반기문을 초청해 기조 발언을 부탁했다. 또 앞으로 조직 개편을 통해 국경없는 과학기술자회가 더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있다. ▲ 적정기술 제품 중 잘 알려진 큐드럼(Q-drum). 큐드럼은 물을 긷기 위해 먼길을 다니는 아프리카 주민들의 고달픔을 해소했다. 이처럼 현지인에 맞춰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게 적정기술의 목표다. (출처: 큐드럼 홈페이지) 교내에서 캄보디아까지 그의 손길이 닿다 김 교수는 우리 대학 원자력공학과를 졸업하고 공과대학장까지 지낸 국내에서 명망 높은 원전해체 전문가다. 10년 전 자신이 가진 재능을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하던 김 교수는 적정기술을 접했다. 이에 매료된 김 교수는 전공을 살려 에너지 시스템구축 개발에 힘을 쏟았다.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던 과학기술자들이 모여서 힘을 합쳤죠. 필요에 따라 전공 이외의 공부까지 추가로 해야했어요.” 그렇게 시작한 나눔의 길. 그는 교내에 있던 사회봉사단을 '함께한대'로 분리해 운영하며 교내에 사랑의 실천을 알렸다. 지난 2015년, 김 교수와 함께한대는 캄보디아에서 공학교육 기반구축사업을 수행했다. 이번 7월에도 캄보디아에 갈 예정이다. “캄보디아 봉사를 함께한 학생들이 돌아와서 자체적으로 적정기술 동아리를 만들었어요. 우리 대학에 교수부터 학생까지 적정기술연구에 몰두하고 있다는 건 너무나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그는 앞으로도 교수와 학생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적정기술 문화를 유지 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가 말하는 사랑의 실천 "우리 대학 학생들이 가진 얼이 있어요. 사랑의 실천을 이해하고 행하는 사람은 삶의 질이 다르다는 걸 꼭 알아뒀음 해요.” 김 교수는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 사랑의 실천 정신을 거듭 강조했다. 자신이 국경없는 과학기술자회 회장이 된 것도 모두 사랑의 실천 덕분이라며 인터뷰 내내 모든 공헌을 학교에 돌렸다. 자신에게 집중되기보다 우리 대학이 이런 일에 힘쓰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으면 한다며 겸손을 잊지 않았다. ▲ 김용수 교수가 국경없는 과학기술자회에서 보여줄 ‘사랑의 실천’ 행보를 기대한다. 김 교수는 실제 교내에서 ‘사랑의 실천’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틈만 나면 주변 교수들에게 함께 적정기술을 연구하자고 권유한다. 원전 해체 연구도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할 연구라며 시작했다. 늘 바쁘게 움직이는 김 교수에게 손가락질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봉사 한번과 기술 하나에 무엇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온 세상이 바보라고 놀려도 저는 제가 줄 영향력을 믿습니다.” 그는 눈 한번 깜빡하지 않는다. 흔들리지 않는 그의 정신에, 전한 손길 하나에 움직이고 있는 지구 반대편 사람들의 삶이 느껴지는 듯하다. 글/ 황유진 기자 lizbeth123@hanyang.ac.kr 사진/ 이진명 기자 rha925@hanyang.ac.kr

2018-04 16 중요기사

[교수]정신장애인들의 지주가 되어드릴게요

사회적 약자들도 공평한 대우를 받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공존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이 권리가 완벽하게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법적 제도의 허점, 그리고 사회적 편견이 대표적인 이유다. 제철웅 교수(법학전문대학원) 는 사회적 약자 중에서도 정신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정신장애인들의 인권과 권익향상을 위해 쉼 없이 연구하고 봉사한 공로를 지난 6일, 보건복지부가 진행한 ‘2018년 보건의 날 기념행사’에서 인정받았다. 민주주의의 핵심, 인권 “정신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이 아직 부정적이에요. 이 분들께 좋은 환경에서 받는 진료와 요양이 필요한데, 환경 조차 차별적입니다. 저는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많은 사람들 중 한 명일 뿐이에요.” 제 교수의 홍조근정훈장 수상소감은 겸손으로 가득했다. 지난 6일 보건복지부는 세계보건의 날을 맞이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18년도 보건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보건의료 분야에 공헌한 239명의 보건의료인과 공무원들이 훈장과 표창을 수상한 이 자리에 제 교수도 함께했다. 법을 전공한 교수가 보건의 날 기념행사에서 표창을 받는 일은 흔치 않다. 제 교수는 정신장애인의 인권을 증진해 치료과정과 진료결과를 좋게 바꿨기에 수상할 수 있었다. 민법을 전공한 제 교수는 민주주의의 기초인 인권에 관심이 많았다. 차별과 고통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약자들을 위해 손을 뻗기로 결심했던 그다. “정신장애인들에 대한 가장 큰 편견은 ‘스스로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것이다’에요. 저는 그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어요.” ▲ 제철웅 교수(법학전문대학원)는 요양시설에서도 권력관계가 형성되는 만큼, 정신장애인들의 권익이 증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 교수는 정신장애인의 인권향상을 위해 후견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후견인이란, 친권자가 부재하거나 법률적인 결정을 내리지 못할 때 법적 대리권을 갖는 사람을 일컫는다. 특히 가족이 없는 정신장애인들이 후견인을 필요로 한다. 부족한 사회적 경험 탓에 지적 능력이 더욱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분들은 이 약을 먹어야 할지, 이 수술을 진행해야 하는지 같은 중요한 의사결정들을 계속 마주하게 돼요. 하지만 지적 능력이 부족한 탓에 충분하고 정확한 정보를 얻기가 굉장히 힘들죠. 그럴 땐 법원에서 후견인을 선임해주고, 후견인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게끔 도와줘요.” 제 교수는 현재 한국연구재단의 '사회과학연구(SSK)지원 사업'의 지원을 받는 한국후견신탁연구센터에서 정책과 제도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버팀목이 돼주는 후견인들 후견인은 가정법원에서 선발된다. 85% 정도는 가족들이 후견인이 된다. 가족이 부재한 경우 정신장애인은 공공후견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 단위로 진행되는 사업이기에, 정부에서는 가족이 없는 정신장애인들의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그 중 도움이 필요할 것 같은 이들에게 후견인을 신청하면 어떻겠냐고 의뢰가 들어온다. 정신장애인들은 본인의 의사에 따라 신청 여부를 알려주면 된다. 수 많은 의료 및 법적 의사결정을 마주해야 하는 정신장애인이다. 후견인은 있어야만 하는 존재다. “후견인들이 결정을 대신 내려주지 않아요. 본인 스스로가 충분히 생각하고 결론으로 도달할 수 있게끔 지지해주는 역할을 해주죠. 그래야만 정신장애인분들의 자존감을 서서히 회복시킬 수 있어요.” 정신장애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어떤 욕구를 갖고 있는지 고려한 뒤 그에 맞게끔 행동하게 이끌어주는 것이 후견인의 일이다. 제 교수는 후견인들이 후견활동을 시작하며 많은 정신요양시설들이 ‘개방적’으로 변했다고 한다. “원래는 사회적 활동이 제한된 폐쇄된 시설이었어요. 하지만 이젠 장애인분들이 자유롭게 시설을 누비고, 후견인들이 오면 반갑게 맞이하며 얘기하시죠. 이분들의 삶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대단한 일이라 생각해요.” 지난 2014년 세상에 알려진 ‘신안 염전노예’ 사건의 피해자들 지원도 제 교수가 도왔다. 10년 가량 월급 한 푼 못 받고 노예로 일했던 피해자들은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정신장애인들이었다. “저희가 공공후견인들을 선임하게끔 도와드렸어요. 그 후 그 분들은 염전 주인들로부터 제대로 된 보상을 받고, 지역사회에 나가서 생계를 꾸려나가셨어요. 후견인이 이렇게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 놀랍고, 경제적 착취나 학대를 받으시는 장애인 분들이 앞으로도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편견을 타파하는 그날까지 교수로서, 연구자로서, 그리고 복지가로서의 세 삶을 살고 있는 제 교수는 만연해 있는 사회적 편견을 뿌리뽑는 것이 우선과제라고 한다. “우리 사회는 능력자 중심이에요. 공부 잘하고, 돈 많고, 잘생기고, 똑똑한 사람들을 좋아하죠. 그 반대편에 서있는 사람들은 무시 받게 되고요. 정신장애인들도 똑같은 인간이고, 같은 자존심과 장점을 지닌 사람들이에요. 편견을 없애서 정신장애인들이 무력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정신질환으로 연간 300만명의 환자가 병원을 찾는다. 제 교수는 그 모두가 자존감을 되찾고, 편견 없는 사회 속에서 조기 치료를 받아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사회에서 아무도 돌보지 않았던 정신장애인들. 후견인으로 하여금 그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붙이고, 이야기를 함으로써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제 교수는 앞으로 한국후견신탁연구센터에서 정신장애인들과의 더욱 나은 의사소통을 위한 연구를 이어갈 것이다. 글/유혜정 기자 haejy95@hanyang.ac.kr 사진/이진명 기자 rha925@hanyang.ac.kr

2018-04 04

[교수]무용의 꿈, 무용가로 태어나 교육자로 완성되다

“한국무용은 보자기 같아요. 어떤 정신이든 잘 담아낼 수 있죠.” 예술·체육대학장 김운미 교수(무용학과)의 말이다. 김 교수가 지난 1월 한국무용협회에서 발표한 ‘2017 예술대상’ 한국무용 부문에 선정됐다. 예술대상은 매년 한국무용협회에서 수여한다. 대한민국 무용계 활성화와 예술 발전을 위해 힘쓴 이들에게 주는 상이다. 한국무용·전통무용·현대무용·발레 각 분야별로 한 명씩 선정한다. 김 교수는 ‘우리춤연구소’를 설립해 한국 춤 연구와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론과 실기는 무용의 날개 무용에서 이론과 실기는 바늘과 실이다. 어느 것 하나 무시할 수 없다. 이론이 뒷받침되지 않은 실기는 튼튼하지 않다. 언제나 흐트러질 수 있다. 김운미 교수는 이를 보자기에 비유한다. 이론은 보자기 제작과 같고 실기는 포장과 유사하다. 보자기는 체계적으로 만들어지고 포장할 땐 상황에 맞는 방법이 필요하다. 무용도 마찬가지. 조직화된 이론과 상황에 맞는 실기가 따라와야 한다. 김 교수의 지론이다. ▲ 김운미 교수(무용학과)가 이번에 수상한 한국무용협회 2017 예술대상 상패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 교수가 만든 ‘우리춤연구소’는 2005년 3월에 발족했다. 한국 최초의 대학 부설 춤 연구 기관이다. “사람들이 우리춤을 보고 더 신났으면 하는 마음과 춤이라는 정성적인 내용을 정량화하기 위해 우리춤 연구소를 만들었습니다. 이론을 정립히면 흥미를 갖기 쉬우리라 생각했죠.” 연구소에서는 우리춤, 곧 한국무용 연구를 위해 학제간 통합연구를 꾀한다. 연구를 바탕으로 관련 연수와 발표를 진행하며, 매년 4회씩 논문을 등재하고 있다. 김 교수의 비유에 따르면, 이론은 곧 보자기 만들기며 다양한 이론은 다양한 제작방법이다. 꾸준히 연구하는 이유다. 학술적인 연구만큼이나 공연이 중요하다. 이는 보자기 포장법과 마찬가지. 공연 역시 매번 연출이 달라진다. 김 교수가 1993년에 설립한 ‘김운미 쿰댄스컴퍼니’(이하 쿰댄스컴퍼니)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실기 교육에 집중하고자 만든 쿰댄스컴퍼니는 학생들이 다양한 작품세계를 선보이는 표현의 장이다. 이후 무경력을 이유로 기회를 얻지 못하는 제자들을 위해 쿰댄스컴퍼니에서 '묵간'이라는 공연을 열기 시작했다. 매년 ‘새로움이 공존하는 자유로운 무대’라는 슬로건으로 열리는 묵간은 최근 제19회 공연을 마쳤다. 지난해에는 '연극과 무용', '스트릿댄서와의 무용' 등 다양한 장르 속 듀엣파트라는 주제를 시도하는 등 항상 새로운 주제를 선보인다. 새 예술가를 선보이기 위한 자리가 평론가들도 관심을 갖고 찾아오는 기획공연으로 거듭난 이유다. ▲ 쿰댄스컴퍼니는 김운미 교수가 예술총감독으로 참여해 과거의 꿈, 현재의 꿈, 미래의 꿈을 다양한 작품세계로 선보인다. (출처 : 쿰댄스컴퍼니) 숨 쉬듯 춤추다 걸음마를 떼면서부터 무용은 김 교수와 함께했다. 당시 교사였던 어머니의 영향이었다. 어머니께서 무용인 고(故) 최승희 선생에게 감명을 받고 직접 무용을 배우셨다. 김 교수는 어머니를 따라 자연스레 무용을 접했다. 원해서 시작했던 것은 아녔지만 적성에 맞았다. 주변에서는 격려와 칭찬이 끊이지 않았다. 무용을 계속 한 가장 큰 이유는 무대에 섰을 때의 희열이다. 무대에 올라가면 몇 초 안에 기분이 좋아졌다. 우연히 배운 무용은 운명처럼 김 교수에게 다가왔다. 일찍이 무용을 시작했지만 김 교수는 예술고등학교 대신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학생 때부터 공부와 실기 중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으려 했다. “공부하는 것을 정말 좋아하고 열심히 했어요.” 이런 습관은 대학생활에서 빛을 발했다. 체육대학(현 예술·체육대학)에서 김 교수는 수석으로 졸업했다. 김 교수에게 수석의 의미는 남다르다. “1등을 한다는 것은 가혹한 것입니다. 항상 쫓깁니다. 그러나 한 번쯤 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 때문이죠.” 그래서였을까, 무용하는 사람들을 보며 김 교수는 안타까움을 느꼈다. 많은 이들이 춤에만 매달리려 이론을 놓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교육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실기에 치우치지 않고 이론과 균형을 이루는 무용을 가르치기로 했다. 이론과 실기가 조화를 이룰 때 창의성이 극대화될 수 있다. 김 교수의 철학이다. “지금도 한 평 남짓한 방이 있으면 춤을 춰요.” 제자를 육성하는 바쁜 와중에도 김 교수는 자신의 춤을 춘다. 교육자 김운미, 한양인 김운미의 ‘사랑의 실천’ 김 교수가 머무는 학장실에는 제자들에게 받은 편지들이 전시되어 있다. “제자들과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합니다. 진정한 사랑의 마음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김 교수가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비결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아쉬움을 느낄 때가 있다고 한다. “춤 추는 것만으로도 일정이 빡빡해서 왜 춤을 추는지 모르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춤 추는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반복할 때 비로소 신나는 무용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김 교수는 제자들이 신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 김운미 교수는 진정한 사랑의 마음으로 제자들을 육성하고 있다. (출처 : 김운미 교수) 한편 김 교수가 세운 우리춤연구소는 올해 초 고전(古典) 무용을 통해 아동들의 인성교육을 실시하고자 성동구청과 함께 겨울무용교실을 진행했다. 지난해 여름에도 열렸던 무용교실은 우리대학 무용학과 출신들이 수업을 맡았으며 무료로 이뤄졌다. 지역주민들의 반응이 좋아 정기적인 사업화를 꾀하고 있다고. “’사랑의 실천’은 한양대학교의 건학 정신입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이를 가슴에 품고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학문은 사회에 기여할 때 살아 숨쉬게 됩니다.” 김 교수는 ‘사랑의 실천’을 통해 한양이 더 발전하기를 희망한다. 글/ 유승현 기자 dbmdgus9543@hanyang.ac.kr 사진/ 최민주 기자 lovelymin32@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