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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1 인터뷰 >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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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집중] 땀구멍 지도 우연한 발견에서 길어 올린 과학적 성취

화학공학과 김종만 교수

사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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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uELM

내용
‘땀구멍 지도를 이용한 새로운 지문 분석법’을 개발한 김종만 교수가 우수한 연구 실적을 인정받아 ‘2017 한양대학교 학술상’의 영광을 안았다. 김종만 교수는 2014년 ‘이달의 과학기술자상’과 2015년 ‘삼성고분자학술상’을 받은 바 있지만, 이번 학술상은 한양인으로서의 자긍심을 높이게 돼 더욱 특별하다며 기쁜 마음을 전했다.

글. 박영임 / 사진. 안홍범
 
▲ 화학공학과 김종만 교수

땀구멍으로 범인을 추적한다?


‘땀구멍 지도(sweet pore map)’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땀구멍 지도란 손가락 끝의 땀샘에서 나오는 수분을 감지해 이를 이미지화한 것이다. 아무리 똑같이 생긴 일란성 쌍둥이라도 각자 다른 지문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지문과 같이 땀구멍 패턴도 사람마다 다르다고 한다.
“사람마다 땀구멍의 위치, 크기, 모양이 다 다릅니다. 40여 개의 땀구멍만 있으면 신원을 밝힐 수 있지요.”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발동한다. 우리는 이미 주민등록증을 비롯해 스마트폰, 노트북, 출입문 등의 각종 지문인식시스템을 통해 신원을 증명하고 있다. 범죄 현장에서도 지문은 범인을 밝히는 결정적 단서로 활용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김 교수는 왜 땀구멍 지도를 활용해 새로운 지문 분석법을 개발한 것일까.
“지난 100년 동안 사용되고 있는 융선(지문 곡선)을 이용한 지문 분석법은 지문의 많은 부분이 찍혀 있어야 대조할 수 있습니다. 즉 대량의 잠재 지문이 필요합니다. 또한 종이, 지폐와 같은 다공성(내부 또는 표면에 작은 빈틈을 많이 가진 상태) 고체 표면에는 융선이 아니라 점 모양으로 많이 남기 때문에 융선 패턴과 대조하기 어렵습니다.”
땀구멍 지도를 이용한 새로운 지문 분석법은 일부의 지문이나 다공성 고체 표면에 찍힌 지문으로도 신원을 파악할 수 있어 융선을 이용한 지문 분석법의 한계점을 보완할 수 있다.
 

우연이 선물한 ‘유레카’


우리의 손가락 끝에 있는 땀구멍에서는 피부를 촉촉이 유지하기 위해 24시간 소량의 땀(수분)이 배출된다. 수변색(hydrochromic, 수분과 반응해 물질이 지니고 있는 색이 다른 색으로 변하는 것) 공액(다중 결합이 단결합을 사이에 하나 끼워 존재하고 상호 작용을 나타내는 것) 고분자인 ‘폴리다이아세틸렌(Polydiacetylene, PDA)’은 수분을 감지하면 청색에서 적색으로 바뀌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를 활용해 손가락 끝을 폴리다이아세틸렌 필름에 날인하면 미량의 수분을 감지해 적색의 땀구멍 패턴을 얻을 수 있다. 이 연구를 통해 김종만 교수는 폴리다이아세틸렌이 수분 접촉에 의해 색이 변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온도, 압력, 유기용매에 의해 색이 변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수분에도 감응 한다는 사실은 세계 최초로 발견한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는 우연의 산물이었다. 
“어느 날 저희 연구팀의 한 연구원이 폴리다이아세틸렌에 입김을 불었더니 색이 바뀌더군요. 입김 속의 수분에 감응한 것이지요.” 
알렉산더 플레밍이 포도상구균을 연구하다가 우연히 생성된 푸른 곰팡이에서 페니실린을 탄생시켰듯이, 김 교수는 사소한 발견을 놓치지 않고 연구자의 예리한 통찰을 발휘했다.
“그 모습을 보고 혹시 손가락 끝의 땀에도 감응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반신반의하며 실험을 진행했더니 붉은색으로 변하더군요. 이를 형광현미경으로 관찰하니 땀구멍 패턴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진짜 땀구멍 패턴인지 밝히기 위해서는 정밀한 검증 작업이 필요했다. 고해상도 스캐너를 이용해 인체에서 땀구멍을 추출한 뒤, 별도의 이미지 매칭 프로그램을 개발해 폴리다이아세틸렌으로 얻은 이미지를 대조한 결과, 이 둘이 정확히 일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개인의 땀구멍 지도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한 후 김 교수가 개발한 방법을 사용하면 잠재 지문의 땀구멍과 대조해 신원을 파악할 수 있다. 
“주민등록증 발급 시 융선과 함께 땀구멍 데이터를 구축하면 향후 범죄 수사나 신원 파악 시 효율성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융선과 달리 위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보다 안전한 보안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화장품 회사에서도 관심이 높은데 활성 땀구멍과 비활성 땀구멍의 분포를 파악, 여름철에 땀을 억제해주는 데오드란트 제품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밖에 다한증을 비롯한 땀 분비 관련 질환 연구에도 응용할 수 있다.
땀구멍 지도를 이용한 지문 분석법은 2014년 4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려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같은 해 5월에는 과학 전문 주간지인 <네이처 (Nature)>의 연구 하이라이트(research highlight)에도 게재됐다. 이러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2014년 10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이달의 과학기술자’로 선정됐다.
 
▲ 땀구멍 패턴들. 왼쪽부터 융선 지문 패턴, 잠재 지문, 패턴 매칭, 종이 위에 찍힌 실제 지문.
 
 

운명의 고분자 ‘폴리다이아세틸렌’


김종만 교수가 이끌고 있는 유기나노소재연구실은 주로 외부의 화학적, 물리적 자극에 감응해 색이 변하는 센서 소재를 연구하고 있다. 센서는 질병의 조기 진단, 환경 오염 물질 검출, 식품의 안전성 테스트, 생화학 테러 물질 검출 및 위조 방지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이고 있다. 특히 앞서 소개한 폴리다이아세틸렌을 주 소재로, 지문 분석 외에도 가짜 휘발유 감별, 위조 방지 센서 등을 개발했다. 현재는 나노 튜브 구조의 센서 및 신호 증폭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3D 센서를 개발 중이다.
김 교수가 이렇게 폴리다이아세틸렌에 심취하게 된 것도 벌써 20년이 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시절, 한 세미나에서 외부 자극에 색이 변하는 고분자 소재를 알게 됐는데 그것이 바로 폴리다이아세틸렌이었다. 기존의 센서는 육안으로 식별할 수 없기 때문에 고가의 분석 장비가 필요했다. 하지만 폴리다이아세틸렌은 육안으로도 청색이 적색으로 변하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어 단번에 매료됐다. 그렇게 김 교수 연구 인생의 운명적 파트너라 할 수 있는 폴리아다이아세틸렌과 조우한 후 ‘왜 색이 변하는 것일까?’, ‘다시 본래의 색으로 되돌릴 수 있을까?’ 등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구에 매진하다 보니 어느새 20년의 세월이 훌쩍 흘렀다.
“연구 초기에는 폴리다이아세틸렌의 분자 설계법을 연구하는 데 집중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가짜 휘발유 식별 등 실용적인 주제 로 확대했습니다.”
공과대학 교수로서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연구에도 관심이 많은 그는 공액 고분자를 이용한 가짜 휘발유 식별 센서칩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등 폴리다이아세틸렌을 이용한 센서 연구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 김 교수는 "주어진 업무만 수행하는 테크니션이 아니라 사이언티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창의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라고 말한다.


‘테크니션’이 아니라 ‘사이언티스트’가 돼야


고등학교 시절부터 벤젠의 고리 구조에 흥미를 가졌다는 김종만 교수. 실제 김 교수 연구실의 화이트보드에는 육각형 모양의 벤젠 고리가 한가득이었다. 독일의 화학자 케쿨레가 꿈에서 발견했다는 벤젠의 독특한 분자 구조가 한 고등학생을 화학의 세계로 안내한 것이다. 평소 학생들에게 ‘테크니션이 되지 말고 사이언티스트가 돼라’고 강조하는 김 교수는 과학자에게는 창의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주어진 업무만 수행하는 테크니션이 아니라 사이언티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창의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엉뚱한 아이디어도 좋으니 생각을 많이 하고, 인문학 책을 많이 읽을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김종만 교수의 다음 연구 목표는 무엇일까.
“언젠가 꼭 이루고 싶은 연구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폴리다이아세틸렌을 이용해 폐암 진단 센서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폐암 환자의 날숨에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의 일종인 톨루인이 정상인보다 세 배나 많이 검출되는데, 이를 센서로 인식하면 폐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습니다.”
국내 암 사망률 1위인 폐암은 조기에 자각하기 힘들다. 따라서 간단하게 조기 진단할 수 있다면 완치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폴리다이아세틸렌을 이용한 그의 연구 영역은 이렇게 점점 깊고도 넓어지고 있다. 그래서 더욱 사이언티스트 김종만 교수의 연구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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