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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6 인터뷰 > 교수

제목

[시선집중] 연구자의 길은 자신만의 나무를 가꾸는 여정

에너지공학과 강용수 교수

사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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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UdZM

내용
제5회 백남석학상을 수상한 에너지공학과 강용수 교수는 지난 30여 년간 ‘촉진수송현상’이라는 한 가지 연구 주제로 묵묵히 한 길을 걸어왔다. 그 결과 촉진수송 분리막과 고체상 염료감응 태양전지 개발이라는 분야에 업적을 남겼다.

글. 박영임 / 사진. 안홍범


 

▲ 에너지공학과 강용수 교수

정년 앞두고 뜻 깊은 백남석학상 수상

“그동안 함께 고생한 학생들 덕분에 받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한양대학교에 재직한 지 12년이 됐는데, 길지는 않지만 열심히 일해왔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겠죠?”
지난 5월 15일 열린 개교기념식에서 제5회 백남석학상을 수상한 에너지공학과 강용수 교수의 수상 소감이다. 백남석학상은 한양학원 설립자인 백남 김연준 박사의 건학 정신을 기리고자 학문적 업적이 뛰어난 교수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강용수 교수는 이러한 큰 상의 공을 주저 없이 그리고 아낌없이 학생들에게 돌리며 개인적인 감회를 덧붙였다.
그가 지난 2005년 20여 년간 몸담았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한양대학교로 자리를 옮긴 이유는 강단에 서고 싶은 열망 때문이었다.
“과학자는 새로운 현상을 접했을 때 이를 어떻게 응용할까 고민하는 유형과 원리를 탐구하는 유형으로 나뉘는데, 저는 후자였습니다. 그래서 학자 타입이라는 말을 종종 들었죠. 강의하고 학생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서슴지 않고 학생들이 삶의 원동력이라고까지 말하는 강용수 교수는 천생 타고난 학자임에 틀림없다.




 

촉진수송현상의 수학적 모델 수립


강용수 교수가 백남석학상의 영광을 안은 것은 ‘고체상에서의 촉진수송현상’이라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하고, 이를 분리막 및 태양전지에 응용한 공로 덕분이다. 촉진수송현상은 운반체라는 물질을 이용해 분리하고자 하는 두 물질 간의 이동속도 차이를 야기하는 것으로, 강 교수는 이 개념을 화학물질을 분리하는 분리막에 적용했다. 즉 고체상에서의 촉진수송현상과 운반체로 고분자 전해질 소재를 이용해 에틸렌, 프로필렌과 같은 올레핀 기체를 선택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 촉진수송 분리막을 제조한 것이다.
촉진수송 분리막을 이용하면 분리막에 특정 물질에만 반응하는 운반체를 넣어 간단하게 화합물을 분리할 수 있다. 따라서 끓이고 식히고 또 끓이기를 수십 차례 반복해야 하는 기존의 저온증류법과 비교하면 매우 효율적이다. 공정을 단축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고순도의 원료를 얻을 수 있으니 석유화학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당시 관련 연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강용수 교수는 1996년 촉진수송현상의 원리를 규명하는 수학적 모델을 처음으로 수립해 개척자로 인정받고 있다. 1998년에는 혁신성을 높이 평가받아 대규모 연구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과학기술부의 ‘창의적 연구진흥사업’에 선정돼 2005년까지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촉진수송 분리막 연구단을 이끌었다. 이는 강용수 교수의 30년 연구 인생에 있어서 잊을 수 없는 시간으로 기억된다. 원 없이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었던 시기로, 우리 기술과 우리 소재를 이용해 촉진수송 분리막을 개발하는 데 성공하는 쾌거를 거뒀다.
“촉진수송 분리막에 대한 이해와 성능에 있어서는 세계 어느 연구팀보다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합니다. 현재 상업화를 위한 연구가 세계 최초로 진행되고 있으며, 조만간 실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신재생 에너지, 태양전지 개발에 응용


촉진수송현상은 석유화학 공정뿐 아니라 다방면으로 적용이 가능하다. 2000년대 들어 사회 전반적으로 대체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됨에 따라 강용수 교수는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신재생 에너지에 접목하는 방안을 강구했다.
“분리막에 사용한 고분자 전해질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하다 보니 소재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고, 사회적 관심이 높은 분야에 적용할 수 없을까 고심하게 됐습니다.”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는 공학자다운 고민 끝에 강용수 교수는 고분자 전해질을 응용해 염료감응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그 후 태양전지에 대한 연구가 성황을 이루면서 한때 그는 태양전지 전문가로 불리기도 했다.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태양전지 기술 중 하나입니다. 식물의 엽록소가 햇빛을 받아 광합성하는 원리를 응용했는데, 태양 빛을 받아 전자를 생성하는 특별한 염료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합니다.”
이는 기존 반도체를 이용한 태양전지보다 제조단가가 낮은 데다 가볍고 투명한 특성을 갖고 있다. 특히 다양한 색과 형태로 만들 수 있어 건물 유리에 알록달록한 색상을 가미하면 디자인 감각까지 높일 수 있고, 각종 휴대용 기기에도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효율성 및 내구성이 떨어져 이를 보완하는 것이 앞으로 남은 과제다.
강용수 교수는 2008년부터 2016년까지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에서 지원하는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 이공학분야(ERC)’에 선정돼 차세대 염료감응 태양전지기술센터의 센터장을 역임했다. ERC 사업을 성공적으로 유치한 덕분에 학교의 위상을 높였을 뿐 아니라 염료감응 태양전지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든든한 연구 환경을 조성할 수 있었다.
“몇 차례 연구 지원을 받아 30년 동안 촉진수송현상이라는 한 가지 주제에만 몰입할 수 있었으니, 저는 연구자로서 운이 아주 좋았던 편입니다. 꾸준히 연구를 지속한 덕분에 전문성과 자신감을 갖게 됐으니까요. 그 결과 새로운 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도 도출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개성’


촉진수송현상이라는 한 가지 주제로 연구를 이어온 강용수 교수는 연구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자신만의 개성이라고 말한다.
“남의 나무의 가지를 더 크게 하는 일보다는 비록 나약할지라도 자신만의 나무를 심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자에게 개성은 독자성과 전문성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아무리 융합을 강조하는 시대라 해도 우선은 전문성을 탄탄히 다진 후에 열린 마음으로 협업하고 융합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아울러 30년간 한 가지 주제에만 매진한 연구자로서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동안 촉진수송현상을 연구해왔지만 제가 얼마나 안다고 할 수 있을까요? 다 안다고 자신할 수 없기에 다른 사람들에게 늘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도 많이 묻고 배우고 있습니다.”
앎을 확신하는 사람은 의심하거나 성찰하지 않는다. 이는 연구자가 지양해야 하는 태도다. 소크라테스도 자신의 무지를 깨닫는 것을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았다고 하지 않는가. 강용수 교수와의 대화가 이어질수록 30년 연구 인생에서 터득한 소중한 지혜를 공으로 얻게 된다. 더불어 그는 기초학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기초학문에 대한 지식을 탄탄히 갖춰야 응용력을 키울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변화하는 환경에 대해 적응력도 키울 수 있고요.”
지나온 세월을 되돌아보며 정년퇴직을 1년 앞둔 시점에서 아쉬운 점을 하나 꼽자면 그동안의 연구가 기술이전으로 결실을 맺는 것을 미처 보지 못한 것이다.
“현재 상용화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지만 내년까지 완성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제 기술이 실용화되면 정말 신날 것 같은데 말이죠. 하지만 저만의 독자적인 분야를 개척했다고 자부합니다.”
평생 촉진수송현상이라는 한 개의 연구 나무를 겸허한 자세로 가꾸어온 강용수 교수. 한 분야에 깊이 심취해온 그의 연구 인생에 경애의 마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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