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기사 등록
검색섹션
검색영역
기사등급
기사형태
검색영역
검색단어 또는
관련기사 검색결과 리스트
관련기사 검색결과 리스트 컨텐츠
검색된 정보가 없습니다.
관련기사 검색결과 리스트
관련기사 검색결과 리스트 컨텐츠
검색된 정보가 없습니다.
게시글 상세보기
정보

2017/02/20 인터뷰 > 교수 중요기사

제목

문학을 보는 또 다른 눈

문학평론가 유성호 교수(국어국문학과)

최연재

URL복사/SNS공유

http://www.hanyang.ac.kr/surl/Pr5E

내용

“문학평론가란 독자의 위치에서 문학을 읽되 작가와 나란히 서기도 하는 역할이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유성호 교수(국어국문학과)의 말이다. 우리는 평소 비평을 통해 다양한 작품을 접하지만, 정작 '평론가의 일'은 잘 알지 못한다. 평론가는 어떤 기준과 방법으로 작품에 접근하고 글을 쓸까. 유성호 교수가 생각하는 ‘문학 비평’에 대해 들었다.



독자와 작가, 그 사이 어딘가의 평론가
 
유성호 교수는 어려서부터 쓰고 읽는 일을 좋아했던 천상 문학도다. 1999년에는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대학교수가 되고 난 뒤에 신춘문예에 당선된 사람은 제가 처음이었어요. 다들 그 늦은 나이에 왜 했냐고 의아해했지만, 신춘문예 당선은 제 오랜 꿈이었습니다."  

본격적으로 문학 비평을 쓴 것은 1992년 대학 강사로 강단에 섰을 무렵부터다. 유 교수는 이후 10권이 넘는 비평서를 집필하며 명실상부 한국의 대표적인 평론가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2015년엔 <정격과 역진의 정형 미학>으로 ‘제26회 팔봉비평문학상’ 외 2개의 상을 받았다. 이 현대시조 비평집은 시조의 탈격이나 변격이 빈번한 요즘, 본래의 격식을 지키는 시조 미학을 다뤘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렇다면 유 교수가 생각하는 ‘훌륭한 비평’이란 무엇일까. 비평은 작품을 '비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누군가는 비평을 할 때는 작품의 좋은 점 보단 부족한 점을 중점적으로 말하라고 해요. 하지만 저는 이와 반대로 생각해요. 비평은 작품과의 따뜻한 협업입니다.” 작품을 읽고 그에 담긴 의미를 온당하게 밝혀내는 것이 비평의 핵심이다. 작품론이든 작가론이든, 비평은 작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해석을 바탕으로 해야한다는 것이다. 
 
▲ 지난 2월 16일 사회교육원장실에서 유성호 교수(국어국문학과)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많이 읽은 사람만이 잘 쓸 수 있다
 
비평가의 기본 소양을 물었더니 유 교수는 ‘다독(多讀)’과 ‘뛰어난 문장력’을 꼽았다. 특별하지 않은 답변이었지만, 이 기본조차 지키지 않는 비평가가 많기에 하는 말이었다. "저는 일급의 문장가가 되지 못하면 다른 자질도 결국 무의미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뛰어난 문장가가 되는 길은 결국 많이 읽는 것이에요. 잘 쓰기 위해서는 많이 읽어야 합니다." 

보다 깊이 있는 평론을 위해서는 작품의 다양한 측면을 볼 수 있는 눈도 필요하다. 문학 작품을 해석하는 접근법에는 '거시적 접근'과 '미시적 접근'이 있다. 거시적 접근이란 작가 또는 작품에 반영된 현상을 보는 것이며, 미시적 접근은 어감, 문체 등 작품의 형식적인 면을 보는 것이다.

거시적 접근을 위해선 역사와 철학에 밝아야 하고 미시적 접근을 위해선 언어의 특성에 밝아야 한다. “두 측면에 동시에 접근할 때 작품을 완전히 평가할 수 있습니다. 어느 한 부분을 해석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해서 당장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평론의 깊이에 큰 영향을 미쳐요." 비평은 결국 평론가 개인의 취향이나 가치 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 영역이기 때문. "그 취향과 가치 판단이 곧 비평가의 정체성을 드러낸다고 생각합니다. 취향을 숨기고 가치로만 쓰거나, 가치 없이 취향만으로 쓰면 금방 가난함이 드러나기 마련이죠.”
 
▲ 유성호 교수(오른쪽에서 두번째)가 학생들과 회의를 하는 모습.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기억은 글로 남겨져야”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한국 문학 작품이 있는지 물었다. 유 교수의 추천작은 작가 한강의 <소년이 온다>다.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죽은 소년의 시점에서 쓰여진 소설이자 증언서다. “<채식주의자>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지만 사실 한강의 대표작은 이 책이에요. 당시 국가가 기록을 소멸시켰기에 기억만 남아있는 그 당시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풀어냈죠.“

유 교수는 “’죽은 자들이 말하는 이야기’가 굉장히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며 현시대에 일어나는 비극적인 일도 잊지 않고 미래에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져야 함을 역설했다. “세월호 사건도 잊혀지지 않고 미래에 이 책처럼 당사자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언어로 쓰여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잊느냐에 공동체의 힘이 있다고 말하는 유 교수는 우리의 섣부른 망각에 일침을 가했다.
 
▲ 유성호 교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 교수는 여러 권의 책을 집필하며 비평가로서의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글/ 최연재 기자               
  cyj0914@hanyang.ac.kr
사진/ 문하나 기자            
onlyoneluna@hanyang.ac.kr
URL복사/SNS공유

기사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