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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 06

[학생]로봇 '간장게장', '레알밥도둑'이네! (2)

지난 9월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진행된 ‘2017 국제로봇콘테스트&R-BIZ 챌린지’에서 우리대학 로봇공학과 ‘레알밥도둑’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간장게장처럼 생겨서 ‘간장게장’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그들의 터틀봇은 경쟁하는 다른 로봇들보다 빠른 속도로 주행하며 무대를 장악했다. 하지만 예기치 못 한 변수가 언제든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레알밥도둑’팀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극적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한 ‘간장게장’은 어떻게 대회를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을까. 기본에 충실한 터틀봇, ‘간장게장’ ‘레알밥도둑’팀은 팀장 이도규(로봇공학과 2) 씨와 정민재, 정현철, 조민수(이상 로봇공학과 3) 씨로 구성됐다. 로봇공학과에 입학해 3년을 다녔지만 로봇을 실제로 만들 기회가 없어 아쉬웠다는 ‘레알밥도둑’팀 일원들은 여러 대회를 찾아보다가, 학회 선배로부터 ‘터틀봇 오토레이스’ 대회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다. “저희는 대회의 취지가 되는 로봇운영체제 ‘ROS(Robot Operating System)’을 익혀보고 싶었어요. 개발 환경도 컴퓨터 언어 중에서 C++, Python이라서 저희 팀원들이 부담없이 작업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설계된 ‘간장게장’ 로봇은 로봇 회사인 ‘로보티즈(Robotis)’에서 출시한 ‘터틀봇3’에 기반을 둔다. ROS기반 자율주행 로봇플랫폼인 ‘터틀봇3’은 360도 방면의 모든 거리를 측정하는 레이저 센서 ‘라이더(lidar)’와 이동물체의 속도와 방향, 중력, 가속도를 측정하는 장치인 ‘관성 측정장치(Inertial Measurement Unit)’, 그리고 각종 센서들이 탑재돼 있다. 이러한 요소들에 의해 ‘터틀봇3’은 외부의 도움 없이 자율주행을 할 수 있는 ‘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Building)’기능과 길을 찾아가는 ‘NAVIGATION’기능을 갖춘다. ‘레알밥도둑’팀은 제안서를 ‘로보티즈’에 제출 후 ‘터틀봇3’을 무상으로 지급받았다. ▲’레알밥도둑’팀의 로봇 ‘간장게장’. ROS로봇인 ‘터틀봇3’에 성능을 더한 로봇이다. (출처: 이도규 씨) 최대한 기본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이 ‘간장게장’의 특징이다. 다음은 이 씨의 설명. “저희는 제공받은 플랫폼인 ‘터틀봇3’을 변형하거나 해체시키지 않았어요. 다른 팀들은 로봇을 해부해서 한층 더 쌓고, 몇 백 만 원짜리 센서를 부착할 때, 저희는 최고의 효율을 내기 위해 저가 센서와 컨트롤러를 사용했습니다.” 그렇게 ‘간장게장’은 영상처리와 물체인식을 하기 위한 카메라, 마이크로컴퓨터의 종류 중 하나이자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라즈베리파이3’, 통신 간섭을 피하기 위한 5Ghz 대역 와이파이 동글, 차단바, 그리고 터널 구간에 활용하기 위한 초음파 센서 부착으로 ‘탈바꿈’ 했다. 새로운 장비를 장착할 때 이 씨와 팀원들은 로봇 플랫폼에 구동이 가능한지, 그리고 내부 설정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연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본과 크게 벗어나지 않은 로봇도 공부가 많이 필요했다. 이 씨는 ‘ROS 입문하기’를 가장 큰 장벽으로 꼽았다. “터틀봇 자체가 ROS 기반이어서 ROS를 모르면 아예 사용을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ROS는 로봇에 달린 센서들이 가져오는 데이터들을 서로 주고 받을 때 용이하게 하도록 도와주는 로봇 운영체제로, 통신을 코딩으로 다뤄요. 주변에 ROS를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인터넷 카페와 구글을 통해 독학을 했습니다. 그 결과 원하는 알고리즘을 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사전 설정이 끝난 후, ‘간장게장’이 대회 환경에서 제대로 동작을 하게끔 여러 값들이 조정됐다. 값을 바꿀 때마다 로봇의 움직임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시간을 가장 많이 투자했다는 것이 이 씨의 설명이다. ‘최고’를 제치고 우승을 거두다 ‘간장게장’이 통과해야 하는 세부미션은 신호등 인식, 주차 표지판 인식, 차단바 인식, 그리고 터널 통과였다. 주어진 시간 안에 로봇이 미션을 잘 수행해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사소한 미션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닥에 그려진 선을 따라 가는 ‘라인트레이싱’이다. ‘레알밥도둑’팀은 로봇대회에서 명성이 높은 광운대학교 ‘ROBIT’팀과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대비해 ‘간장게장’에 심혈을 기울였다. “바닥에 그어놓은 선을 따라 움직이는 ‘라인트레이싱’에서 비교를 해 봤을 때, ‘간장게장’이 다른 팀들에 비해 1.5배 빨랐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라인트레이싱’에 더욱 공을 들였죠.” ▲본선 2차주행 때 사용된 경기장 트랙의 모습이다. (출처: 이도규 씨) 대회 당일날, 모든 팀들은 일산 킨텍스에 모여 대회 시작 전 까지 연습주행을 했다. ‘간장게장’은 대회 당일까지 연습주행에서 한번도 완주를 하지 못했지만, 대회 시작 2시간 전에 첫 완주를 성공했다. 1차주행과 함께 대회가 시작 된 후, ‘레알밥도둑’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다른 팀들이 경기 당일 컨디션이 안 좋았는데, 실수를 하실 때마다 괜히 저희 팀도 실수한 느낌이 들어 많이 긴장했습니다.” ‘간장게장’은 대회 당일 첫 미션을 통과했지만, 두 번째 미션인 ‘주차구간 인식’에 실패했기 때문에 ‘레알밥도둑’팀은 다음날 대회를 위해 늦게까지 코드를 수정했다. 준비는 ‘레알밥도둑’팀만 한 것이 아니었다. 대회 이튿날, 2차주행을 앞둔 많은 팀들은 연습주행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이 씨는 그 때의 긴장감을 회상했다. “그 때는 마음을 비우고 목표를 ‘1위를 하자’가 아닌 ‘완주를 하자’로 바꿨어요. 본선 직전까지 연습주행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2차주행이 본격적으로 시작 된 후, ‘간장게장’은 전원이 켜지자마자 신호등구간을 통과하고, 1차주행 때 통과하지 못했던 ‘주차구간 인식’ 또한 성공했다. 터널입구를 진입할 때 로봇이 입구에 걸려 감점을 당했지만,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 그렇게 최단기록으로 완주에 성공한 ‘간장게장’은 결승선에 통과했다. 라이벌인 광운대학교 ‘ROBIT’팀은 중간에 로봇의 이탈 때문에 은상을 확보했고, ‘레알밥도둑’팀은 영광의 1등을 수상했다. ▲로봇공학과 학회방에서 연습용 트랙을 제작해 터틀봇으로 연습했던 모습. 연습용 트랙은 실제 경기장의 규격에 맞춰 제작 됐다. (출처: 이도규 씨) 배운 이론들을 적용해보는 소중한 경험 ‘레알밥도둑’팀 일원인 정민재 씨는 대학에서 배운 이론들을 실제로 써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2017 국제로봇콘테스트&R-BIZ 챌린지’가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론과 실제가 어떻게 다른지, 다름에도 이론이 왜 중요한지 알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다른 팀원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보고 배우는 경험이 제일 즐거웠습니다.” 나머지 팀원들도 정 씨의 생각에 동의했다. 그들은 1등으로 호명되는 순간 서로를 끌어안고 환호했다. ‘간장게장’과 함께했던 3개월의 시간이 곧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날이었다. 또한, 이 씨는 도움을 주신 로봇공학과 교수님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강민성 교수(로봇공학과)님께서 작업 환경, 연장, 그리고 각종 장비를 지원해주셨습니다. 그리고 한재권 교수(로봇공학과)님께서는 대회 현장을 잘 모르는 저희에게 대회 3일 전에 와이파이와 통신 문제를 상담 해주셨고, 5G대역폭을 지원하는 와이파이 동글을 제공해 주셔서 네트워크 통신의 간섭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가 대회에서 사용한 여러 지식을 알려주신 모든 로봇공학과 교수님들이 계셔서 더욱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당분간 학업에만 집중할 것이라는 ‘레알밥도둑’팀. 경험을 쌓자는 취지로 시작된 그들의 도전은 계속될 예정이다. “내년 대회 시즌이 올 때 까지 또 이론을 연구하고 내공을 쌓을 예정입니다. 내년에는 팀원들 각자가 원하는 로봇 대회에 나가서 수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정민재, 정현철, 조민수(이상 로봇공학과 3)씨와 이도규 씨(로봇공학과 2)가 '금상' 푯말을 자랑스럽게 들고 있다. (출처: 이도규 씨) 글/ 유혜정 기자 haejy95@hanyang.ac.kr

2017-10 04

[학생]이제 시작이야, 더 멋진 모습을 보여줄테니

9월의 어느 날, 21살의 갓 청년의 문턱에 들어선 대학생이 모교에 1억 원을 기부했다. 1억. 단 두 글자지만, 그 두 글자에서 느낄 수 있는 무거움과 노력은 이 액수를 기부한 대학생에 대해 놀라움과 궁금함을 자아내게 한다. 모교인 한양대학교에 1억 원을 기부하고 현재는 아비스파 후쿠오카에서 뛰고 있는 원두재(생활스포츠학부 2) 씨를 인터뷰했다. 이미 정한 꿈, 남은 건 시작 뿐 많은 사람이 재능과 열정을 가지고 스포츠계에 뛰어든다. 여기에는 각자의 꿈과 비전, 계기가 뒤따른다. 누군가의 훌륭한 플레이를 목격했거나, 처음 차 본 공이 발에 부드럽게 감기는 걸 경험하며, 미래의 정상급 선수가 된 나를 머릿속에 품는다. 하지만 원두재 씨의 계기는 조금 더 저돌적인 대답이었다. “정식으로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은 항상 있었어요. 중학교 들어가서 부모님께 말씀드려서, 본격적으로 시작했죠.” ▲원두재(생활스포츠학과 2) 씨는 2017년 7월 후쿠오카 아비스파에 입단하여 센터백으로 뛰고 있는 실력파 선수다. (출처: 원두재 씨 페이스북) 16학번임에도 망설임 없이 프로의 길을 택했고, 데뷔를 거친 지금은 한 사람의 몫을 해내고 있는 원 씨. 졸업 후 프로팀에 입단하는 길도 있었을 텐데, 힘든 일정을 무릅쓰고 프로의 길을 걸은 이유는 왜일까. 원 씨의 의중을 물어보자, 좋은 기회를 얻었기에 놓칠 수 없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어려서부터 프로에 가서 축구로 돈을 벌고 싶었어요. 부모님께 용돈도 드리고, 가정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저를 빠르게 프로로 이끌었습니다.” 환경의 절박함과 더불어 원두재 씨가 지닌 자신감 또한 프로 데뷔의 원동력 중 하나였다.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프로 무대 가서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힘들어도 겪을 가치는 있다 지금은 자신감과 실력으로 무장한 원 씨지만, 그에게도 남모를 고민과 고난의 시기가 있었다. “사실,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경기 도중에도 ‘열심히 뛰고, 자신감 있게 잘하자’는 자기최면을 걸 정도로요.” 대학교 입학 전, 고등학교에서 보낸 대표팀에서도 육체적,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고 원 씨는 고백했다. “고등학교 3학년 말에 청소년 국가대표팀에 갔죠. 아는 사람도 없고, 운동도 힘든데다가 스포츠 탈장에 걸려서 수술이 필요한 상황인데도 참느라 너무 힘들었어요. 그 땐 대표팀에 너무 뽑히고 싶었거든요.”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벅찬 일들이 연달아 겹치며 마음고생을 했다는 그다. “오른쪽만 수술해도 될 걸 참고 안 하다가, 결국 양쪽 다 수술을 해야 했던 기억이 있어요. 꽤나 고생했죠.” ▲힘든 시기를 보낸 원두재 씨는 이 시기가 오히려 자신을 강하게 담금질 하는 시간이 되었다고 했다. (출처: 원두재 씨 페이스북) 하지만 이런 사건들은 원 씨가 성장할 수 있는 촉매재였다. 힘든 기억들은 당시에 원 씨를 괴롭혔지만, 현재의 원 씨를 있게 하는 토대 중 하나로 든든히 자리하고 있었다. “2017년 7월 29일 6시 홈경기, 야마가타와 데뷔전이 있었어요. 원래는 긴장 많이 하는 스타일인데, 고등학교 시절 대표팀에서 마음고생을 너무 하다보니 많이 떨리지가 않았습니다. 무려 데뷔전이었는데, 오히려 기대가 더 되었던 기억이 나네요.” 또한 그는 고등학교의 힘든 시절에서도 발전할 수 있었던 계기 중 하나를 주변 사람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조언으로 꼽았다. “아현 중학교, 운호 고등학교에서 좋은 감독님과 코치님을 만났습니다. 좋은 것들을 많이 알려주셨어요. 이것저것 많이 신경을 써 주셨기에, 지금의 제가 이렇게 발전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한양대를 가슴에 품고 더 멀리, 더 높이 K리그와 유럽, 일본 프로 팀들의 러브콜을 한 몸에 받으며 어엿한 프로로 뛰고 있는 원두재 씨는 ‘내가 성장한 곳은 한양대’라고 말한다. “(제 미래에 대해) 선택의 기로에 선 적은 많았어요. 하지만 대학교 감독님이 절 믿고 경기에 투입해주신 것처럼, 저도 감독님을 믿고 모든 것을 맡겼어요.” 인생의 큰 기로에서 대학교 감독님의 선택을 믿을 수 있었던 이유는 서로에 대한 신뢰였다. “중학교 때는 미드필드 수비, 고등학교 때는 미드필더, 대학교에서는 포워드와 미드필드 중앙 수비를 했어요. 비슷하지만 다 다른 포지션이에요. 그래도 혹시나 제가 못할까 라는 불안감을 접어두시고 저를 전적으로 믿어주셨어요. 고마울 따름이죠.” 힘들 때 자신을 믿어준 한양의 신뢰를 가슴에 간직한 원두재 씨는 프로 입단 이후 지난 9월 4일, 1억이라는 거금을 우리 학교에 전달했다. “축구부가 운동장이 없어요. 웨이트실도 모든 운동부가 다 같이 써서 사실상 마음껏 운동하기가 힘들죠.” 원 씨는 열악했던 운동시설을 떠올리며 기부한 금액이 축구부에게 큰 힘이 됬으면 좋겠다고 했다. “많이 열악했던 시설과 물건들을 새로 마련하고, 좋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양을 가슴에 품은 원두재 씨의 한양사랑은 뒤따라 올 학우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은 성인으로서, 한 사람의 선수로 프로의 길을 걷고 있는 원두재 씨. 축구가 자신의 전부이자 매력덩어리라는 원 씨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한다. “되게 많은 사람들이 ‘성공했다’, ‘출세했다’고 하는데, 저는 오히려 멀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더 잘할 수 있고, 더 올라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포부를 밝힌 원 씨는 같은 길을 걷는 동기들과 뒤따라올 후배들에게 열심히 하자는 격려의 메시지도 전했다.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지만, 다같이 축구를 항상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2017년, 프로 축구계에 또 한번 한양의 족적을 성공적으로 남긴 원두재 씨. 앞으로 더 높이, 더 멀리 뛰어나갈 그의 모습이 기다려진다. 글/ 채근백 기자 cormsqor12@hanyang.ac.kr

2017-10 03

[학생]무대 위 피아노가 되다 (1)

막이 오르고 적막이 가득했던 무대에는 쇼팽의 녹턴 13번이 흐른다. 무대 위 무용수는 마치 피아노가 된 듯 오직 몸짓만으로 녹턴을 표현해낸다. 때로는 부드럽고 때로는 강렬하다. 마치 눈에 보이듯 무용수의 손과 발이 녹턴의 선율을 형상화한다. 감정이 절제된 동작임에도 단조곡 특유의 서정성과 애상감이 섬세한 근육의 결을 따라 뿜어 나온다. 무대는 온전히 무용수의 몸짓으로 채워지고, 주저함 없는 눈빛으로 무용수는 관객들을 압도한다. 불과 5분이 채 안 되는 시간. 무용수는 혼신의 힘을 다해 날아오른다. 무대 위 피아노가 되다 권재헌(무용학과 4) 씨가 지난 9일 천안예술의전당에서 개최된 ‘2017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KIMDC)’에서 시니어 남자부분 대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과 금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무용협회가 주최하고, 올해로 8회를 맞은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는 타 장르 없이 오직 현대무용만으로 경연하는 유일한 국제 대회다. 올해는 한국 외 폴란드, 타이완, 말레이시아, 일본 등 12개국에서 온 209명의 무용수가 열띤 경합을 펼쳤다. 지난 6월 이미 한 차례의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쟁쟁한 무용수들을 뚫고 권 씨는 당당히 대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지난 9일 열린 '2017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에 참가한 권재헌 씨의 모습 (출처: 권재헌 씨) 권 씨에게 대상의 쾌거를 안겨준 작품 '하울링, 80개의 건반'은 서정적인 선율의 '녹턴 13번'에 맞춰 창작됐다. “무대 위의 저는 피아노예요. 제 움직임에 따라 녹턴이 울려 퍼지는 거죠(하울링).” 일반적인 작품의 경우, 내면의 감정을 신체로 표현해야 하기에 무용수의 감정 표출은 좋은 무대를 위한 핵심 요소다. 하지만 이번 작품의 경우, 권 씨는 오히려 감정을 절제하는데 주력했다. “악기에는 감정이 없잖아요. 절제된 감정으로 녹턴의 서정성을 뿜어내는 게 이번 작품의 핵심이었어요.” 권 씨의 이번 수상은 지난해 ‘제 46회 동아무용콩쿠르‘ 금상 수상 이후 불과 일 년여 만에 이룬 쾌거다. 하지만 경험 많은 그에게도 국제무대 첫 대상의 무게는 남달랐다. “사실 은상까지 제 이름이 호명되지 않아서 거의 낙담한 상태였어요. 대상에 제 이름이 불리자마자 눈물부터 나더군요. 주변 사람들 말로는 정말 아이처럼 울었다네요.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좋은 결과를 얻어 정말 뿌듯해요.” 아울러 권 씨는 이번 국제대회 대상 수상을 통해 군면제의 혜택을 누리게 됐다. 남자 무용수들에게 20대 초반 2년이라는 군 복무 기간은 현실적으로 큰 타격이기에 권 씨에게 이번 수상은 더욱 의미가 깊다. 대상, 인고의 시간 사실 권 씨는 지난해에도 이 대회에 참가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아쉽게도 장려에 그쳐 미련이 많이 남았다고. 그래서 올해 1월부터 본격적인 대회 준비에 돌입했다. 수많은 무대에 올랐던 권 씨지만, 콩쿠르 준비는 매번 힘들고 긴 자신과의 싸움이다. 음악 선정은 물론 안무 구상, 동선, 무대 기획까지 모든 과정이 온전히 그의 몫이었다. 그렇게 권 씨는 지난 5월 교내 오디션에서 이번 작품 첫 선을 보였다. 하지만 평가는 냉정했다. “다른 친구들에 비해 가능성이 없다는 교수님의 말에 크게 상처 입은 적도 있어요. 하지만 그 덕분에 오히려 열심히 준비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그렇게 권 씨는 경연에 오르기 직전까지 음악과 안무를 수정하는 등 인고의 시간을 견딘 끝에 대상의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스스로 지난해 가장 달라진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권 씨는 “떨림을 긴장이 아니라 설렘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는 겸손한 답을 건넸다. 언젠가 “진정한 고수는 힘이 안 들어간다”는 큰아버지의 말씀에 큰 감명을 받았다는 권 씨는 "지난해에 비해 늘어난 경험과 여유가 수상에 기여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고의 시간을 견딘 끝에 권재헌 씨는 대상의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춤이 좋았던 소년, 자유를 탐닉하다 “어릴 적부터 무대에서 춤 추는 걸 좋아했지만 따로 사교육을 받아본 적은 없었어요. 혼자 인터넷에서 동영상을 보고 따라 추는 정도였는데 우연히 중학교에서 열린 지역 예술고등학교 입시설명회를 찾았다가 지원하게 됐죠.” 발레에 적합한 체형을 갖추고 있던 권 씨는 운 좋게도 체격 및 체력 조건으로 선발하는 특기자 전형 덕분에 예고에 진학할 수 있었다. 그렇게 고등학교 진학 이후 본격적인 무용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많은 친구들이 한국종합예술학교 진학을 꿈꿀 때 권 씨에게는 한양대 무용학과가 가장 큰 목표였다. 우리대학 출신 이준욱 무용수의 ‘돌이킬 수 없는’이라는 작품을 우연히 본 것이 계기였다. 대학 입시에 필수적인 경연대회 역시 ‘한양대학교무용콩쿨’을 선택했고, 한양대 교수진이 심사위원인 대회들을 찾아 나섰다. 실기 시험 당일 권 씨는 약 4분의 시험을 마치고 나오면서 합격했음을 직감했다고. “오전 7시 반부터 새벽 레슨을 받아야 하고, 대회를 준비할 때는 12시간이 넘도록 연습실에 머물러야 하지만 제가 선택한 길이니 즐겁게 하고 있어요.” 권 씨는 현대무용의 자유로움을 사랑한다. “현대무용은 정해진 틀이 없어요. 어디든 무대가 되고, 무엇을 해도 정답이라는 완전한 자유에 매력을 느껴 현대무용을 선택했어요.” 그래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 역시 관객들하고 어울리며 자유롭게 춤췄던 작품이다. “지난 2015년 선배님과 함께 했던 <하모니 어스(Harmony Us)>라는 작품이에요. 제가 관객석에 앉아 사람들과 섞여 있고, 선배님이 내려와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하죠. 그 후 제가 모른 척 무대위로 끌려 올라가면 그 때부터 공연이 시작되는 거예요. 형식적이거나 어둡지 않고 춤추는 저희도, 보는 관객들도 모두 밝게 웃으며 즐겼던 작품이네요. 자유로운 현대무용이기에 가능한 이야기죠.” ▲사진은 하모니 어스 공연모습 (출처: 권재헌 씨) 강연하는 안무가를 꿈꾸며 권 씨의 오랜 꿈은 ‘안무가’다. 무용을 잘한다고 해서 안무를 잘 짜는 것은 아니다. 안무가는 춤 추는 사람이 아니라 창작자에 가깝다. 그래서 틈나는 대로 음악 공연과 전시회를 찾아 다닌다. “창작자는 시야가 넓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다양한 분야의 예술을 접하려고 노력해요. 현대무용에 답은 없지만 분명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들은 존재하잖아요. 예술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안무를 창작해내고 싶어요.” 권 씨는 최근 안무가 외에 또 하나의 꿈이 생겼다. “궁극적인 목표라고 한다면 세계적인 안무가가 되는 것이라고 답해요. 하지만 현실적인 목표라고 한다면, 비전공자들을 대상으로 무용에 대해 강연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누군가 제 강연을 듣는다는 건 결국 제가 그 분야에서 인정받는 사람이 되었다는 뜻이겠죠? 언젠가 제 이름을 걸고 강연에 나서길 바라고 있어요.” ▲권재헌 씨는 지난 달 20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강연하는 안무가를 꿈꾼다"고 말했다. 글/ 김예랑 기자 ys2847@hanyang.ac.kr 사진/ 김윤수 기자 rladbstn625@hanyang.ac.kr

2017-09 14

[학생][한양피플] 스스로 선택하고 도전하는 삶

사막 마라톤, 철인 3종 경기, 봉사 활동, 학업, 직장 생활… 김채울 학생의 하루는 남들과는 다른 속도로 흐른다.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일을 소화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는 이유는 그녀를 가슴 뛰게 만드는 목표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무엇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이기에 마음껏 욕심을 부려본다는 꽃다운 청춘을 만났다. 글. 박도근 / 사진. 안홍범, 김채울 ▲ ‘사하라 사막 마라톤’ 완주 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한 김채울(산업융합학부 16) 학생 아픈 아이들을 위한 사막 마라톤 지난 5월, 지구상에서 가장 뜨거운 곳이라 불리는 ‘사하라 사막 마라톤’을 완주한 김채울 학생. 누군가는 왜 사서 고생이냐며 만류하기도 했지만 그녀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자 성취였다.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아서 종종 봉사 활동을 다녔어요. 그러다가 2014년에 회사(한국지역난방공사)에서 진행하는 ‘은총이와 함께하는 철인 3종 경기’에 스태프로 참여하게 됐고, 이후 장애 아동들에게 조금 더 보탬을 줄 수 없을까 고심하다가 사막 마라톤을 떠올리게 됐습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후원금을 모아 아픈 아동들에게 전달할 수 있고, 사막 마라톤 도전을 통해 아동 환우 전문 병원의 열악한 현실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막 마라톤은 일주일간 10~15Kg의 배낭을 짊어지고 매일 40~50Km의 먼 거리를 뛰어야 하는 힘든 대회다. 쉽게 지치지 않는 체력과 강한 정신력은 필수. 이를 위해 작년 10월부터 훈련에 매진했다. 웬만한 훈련은 다 해봤다고 자부했지만, 실전은 그녀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었다. “대회 첫날부터 ‘내가 여기에 왜 왔을까?’ 싶을 정도로 무척 힘들었어요. 특히 전에 수술했던 무릎 부위에 통증이 왔을 때는 너무 아파서 포기할 생각도 여러 번 했죠.” 가야할 길은 까마득했고, 모든 것이 막막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고, 자신을 지지하고 도와준 사람들을 실망시킬 수 없었다. 힘들 때마다 이 도전이 갖는 의미를 떠올리며 달렸고, 결국 완주에 성공했다. 김채울 학생은 이번 사하라 사막 마라톤 도전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167명의 기부자로부터 모은 700여만 원을 어린이 재활 병원 기금으로 전달했다. ▲ 대회 여섯째 날, 사막의 언덕(듄)에서 달리고 있는 모습 ▲ 레이스 시작 전 다른 참가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나만의 인생을 설계한다 김채울 학생은 소위 말하는 ‘직대딩’이다. 낮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저녁과 주말에 캠퍼스에서 수업을 듣는다. 그녀가 대학 입시 대신 취업을 선택한 건 중학교 때 알게 된 ‘선취업 후입학’ 제도 덕분이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야 하는 이유가 졸업 후 취업이라면, 대학 진학은 필수가 아닌 선택 사항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일찌감치 취업을 목표로 스펙을 쌓고 자기 계발을 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특성화 고등학교에 입학했고, 3년간 경영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15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 결과 한국지역난방공사에 공채로 합격할 수 있었고, 이후 계획대로 재직자 전형을 통해 지난해 한양대 산업융합학부에 입학했다. “진학 준비를 하면서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제대로 된 정보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는 거예요. 아는 선배가 없어서 경험담이나 조언을 들을 수 없었죠. 그래서 ‘직대딩’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직접 만들었어요. 직장 생활을 하면서 대학 진학을 꿈꾸는 분들이 저처럼 헤매지 않고 쉽게 정보를 찾았으면 하는 마음에서요.” 매순간 최선을 다하며 스스로 선택하고 도전하는 삶을 사는 김채울 학생. 그녀의 버킷리스트는 여전히 빼곡하다. 그 안에는 사막 마라톤처럼 이미 이뤄낸 것보다 앞으로 이뤄야 할 것들이 더 많다.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할 일도 많기 때문이다. 그중에는 잘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한 도전도 있다. 그럼에도 결국은 모두 해낼 것이라 확신한다.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다 보면 결국 목표를 이루게 되리란 것을 알기 때문이다. 몸은 조금 고되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30~40대의 모습을 만들어가기 위해, 30~40대의 자신이 인정할 만한 20대를 사는 것. 그것이 바로 그녀가 바쁘게 살면서도 미소와 여유를 잃지 않는 이유다. ▲ 롱데이(무박으로 80km를 달리는 날) 중간 지점에서 물을 보충받고 있는 모습 ▲ 일주일간의 레이스 완주 후 한국인 참가자와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 사랑한대 2017년 9-10월호 이북 보기

2017-09 14

[학생][도전한대] 세상을 놀라게할 괴물의 등장

대학생 종합 혜택 서비스를 지향하는 팝몬스터는 지난 2016년 10월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약 3만 명에이르는 페이스북 유저를 보유하고 있다. 대학생 장학금, 무료 체험, 할인숍까지 대학생들의 고민을 누구보다 잘이해하고 해결해주는 몬스터가 등장한 것에 많은 유저들이 열광하고 있다. ‘팝!’ 하고 나타나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는 괴물처럼 세상을 놀라게 하기 위해 나선 팝몬스터 대표 최지은 학생을 만나봤다. 글. 이주비(학생기자) / 사진. 안홍범 ▲ 팝몬스터 대표 최지은(생체공학과 12) 학생 기업과 대학생의 연결고리 “360만 대학생들이 행복해지는 그날까지!” 팝몬스터를 가장 잘 나타내는 문구다. 팝몬스터의 메인 서비스인 장학금은 기업이 지출 하는 광고비의 일부를 대학생에게 혜택으로 돌려주는 구조다. 기업들은 매년 광고를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을 사용하는데 확실한 타깃 광고를 하지 못해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허비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팝몬스터가 기업에게는 효율적인 광고 서비스를 보장하고, 대학생에게는 기업이 제공한 장학금과 물품 및 서비스를 공급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나섰다. 최지은 대표는 “스타트업 홍보팀에서 잠깐 일했던 경험이 있는데 그때 비효율적인 광고에 대한 문제를 깨닫게 됐다”며 “대학생 신분이었기 때문에 기업의 입장과 대학생의 입장을 동시에 이해할 수 있었다”며 팝몬스터의 장학금 서비스를 구상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팝몬스터는 장학금 이외에도 캠페인과 대학생 할인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캠페인은 일종의 체험단 모집에 해당한다. 즉 기업의 제품을 학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리뷰를 제공받는 구조다. 할인숍은 대학생이면 누구나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처럼 팝몬스터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업과의 협업이 필수다. 이를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발로 뛰고 있다. “저희에게 먼저 관심을 갖고 연락을 주는 기업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아요. 그런 경우 저희가 먼저 적극적으로 알리는 편이에요. 그분들에게 저희가 어떤 취지로 이러한 일을 하고 있는지, 무분별한 광고를 하기보다는 정확한 광고 타깃을 대상으로 한 광고를 하는 게 얼마나 효과적인지 설득합니다. 일종의 광고 컨설팅인 셈이죠.” ▲ 교통카드 칩이 내장된 팔찌로 ‘ 테크노경영학’ 강의에서 대상을 받은 모습 다채로운 아이디어로 무장하다 최지은 대표는 평소 아이디어를 내는 것을 좋아한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에는 적목 색맹 환자를 위한 LED 패턴 횡단보도와 하지마비 환자를 위한 자동 휠체어를 발명한 경력이 있다. 대학에 와서도 그 관심은 계속돼 교통카드 칩이 내장된 팔찌로 ‘테크노경영학’ 강의와 한양대 창업경진대회인 ‘라이언컵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대회에서 인정받은 경험들이 실제 창업에도 도움이 됐다. 창업과 발명,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두 영역이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생각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통통 튀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생각해내는 걸까. “저는 뉴스를 보는 것도 좋아하고 SNS도 즐겨 해요. 인터넷 서핑을 가리지 않고 많이 하는 편인데, 이 과정을 통해 키워드를 발견하게 되죠. 그러면 그 키워드 하나를 가지고 많은 생각을 해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을 이어갑니다. 그러다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나오면 적어놓는데, 이런 아이디어 2~3개를 붙여서 다른 아이디어를 만들기도 하죠.” 새로운 것들을 생각해내길 좋아한다는 최지은 대표. 이런 작은 아이디어를 모으고 메모하는 습관이 결국 창업에 이르게 된 원동력은 아닐까. 실제로 그녀는 팝몬스터에 대한 아이디어 하나를 가지고 정부에서 운영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입교할 수 있었다. 이후 1년 동안 코칭을 받으면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나갔고, 그렇게 올 초에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창업을 하는 데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됐던 정말 좋은 제도예요. 저는 2016년 6기와 2017년 7기로 2년 연속 선발됐는데, 이곳에서 받은 도움이 없었더라면 창업이 힘들었을거예요. 창업을 꿈꾸는 분들이라면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시길 권합니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도전 현재 팝몬스터는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기보다는 기존 서비스를 정착시키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팝몬스터의 인지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더 많은 기업들과 협업을 맺어 대학생을 위한 혜택으로 돌려준다면 회원 수도 자연스럽게 늘 것이다. 아울러 대학생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다른 기업들과 경쟁보다는 제휴를 통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모색하고 있다. “기업의 투자 유치를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죠. 이를 바탕으로 팝몬스터를 하루 빨리 성장시키는 것이 당장의 목표입니다.” 이와 함께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구상 중에 있다. 취업 정보 공유 서비스를 비롯해 쉐어하우스나 노트필기 공유와 같은 서비스가 그것. 최 대표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하나씩 서비스를 확장 시켜나갈 계획이다.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두려움을 극복하는 거예요. 졸업을 앞둔 학생이라면 취업을 할 수도 있고, 대학원에 진학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뿌리치고 어린 나이에 창업을 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에요. 하지만 분명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하지만 스펙 쌓기용으로 하는 창업은 절대 반대다. “간혹 스펙을 쌓기 위해 창업을 시도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그건 정말 말리고 싶어요. 창업은 그렇게 간단하고 만만한 일이 아니거든요. 그야말로 꿈과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 도전해야 할 분야예요.” 최지은 대표에게도 분명 두려움과 어려움이 있었다. 어리다는 이유로 경험이 부족하고 미숙할 것이라는 편견 섞인 시선을 감내해야 하는 시간이 있었다. 이런 시간을 뛰어넘어 세상을 놀라게 할 준비를 마친 그녀. 팝몬스터가 대학생 대표 서비스로 하루 빨리 자리매김하길 바라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 Q 청년창업사관학교란 어떤 곳인가요? A 창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되어 주는 국가 정책 중 하나입니다. 최대 1년 동안 1억 원을 지원해줍니다. ‘학교’라는 명칭이 들어가는 것처럼 이름 그대로 창업자를 육성하는 사관학교 같은 곳이에요. 이곳에서 지원금도 받고, 창업 교육과 멘토링도 받으면서 창업가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Q 청년창업사관학교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서류 제출 후 2주 동안 매일 다양한 활동들을 하며 임원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후 두 번의 PT 발표를 거쳐 최종 선정이 됩니다. 선발 과정이 까다로운 만큼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어요. Q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어떤 것을 배울 수 있나요? A 아이디어만 가지고 입교를 하면, 해당 아이디어를 고객에게 검증받을 수 있고, 이와 함께 고객 발굴 방법도 배울 수 있습니다. 그 후 1년에 걸쳐 개발, 디자인, 마케팅, 투자 등에 대한 전반적인 창업 교육을 받게 됩니다. Q 한양대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 중 이용한 게 있다면요? A 저는 지금 창업 동아리 소속이에요. 그래서 글로벌기업가센터에서 동아리 지원금을 받고 다양한 자문도 구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무료법률 자문 등을 꼽을 수 있어요. 또 여러 대외 활동을 지속적으로 알려주셔서 빠짐 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지속적인 멘토링과 성과 체크를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사랑한대 2017년 9-10월호 이북 보기

2017-09 11

[학생]시각 장애인도 자유로이 책 읽을 수 있도록

시각 장애인은 점자와 음성을 통해 문자를 읽는다. 이는 그들이 점자화 혹은 음성화 된 도서만 읽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필연적으로 도서 선택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2014년 장애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시각장애인 중 점자를 읽을 수 있는 비율은 겨우 5%를 웃도는 실정이다. 대다수의 시각 장애인들은 높은 독서 장벽에 부딪히고 있는 셈이다. 신체의 불편이 곧 정보소외, 교육부재로 이어지는 안타까운 현실에 네 명의 대학생들이 손 내밀었다. "모두가 자유롭게 책 읽는 세상을 꿈꾼다"는 휴즈(Hues) 팀의 이야기다. 책, 귀로 읽습니다 ▲사진은 마이리스를 착용한 모습 (출처: 키뉴스) ‘마이리스(Miris: Memorable Iirs)’는 책을 읽어주는 시각 장애인용 보조 기기다. 마이리스를 안면에 착용한 채 책을 읽으면 기기에 내장된 모듈이 문자를 즉각적으로 인식해 음성으로 송출한다. 문자를 귀로 읽게 되는 셈. 마이리스는 올해 초 개발에 돌입해 현재 프로토타입까지 제작됐으나, 완성품 출시까지는 아직 여러 단계가 남아있다. 하지만 마이리스가 상용화 될 경우 단순히 시각 장애인의 독서를 넘어, 그들의 인쇄정보 접근성과 문자정보 수용력 역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상당한 기술력과 사회적 가치를 내포한 마이리스가 네 명의 대학생들에 의해 개발됐다는 사실은 실로 주목할 만하다. 마이리스는 지난 7월 개발팀 휴즈(Hues)가 ‘한양-SK 청년비상 창업경진대회’에서 참가해 최우수상을 수상하면서 베일을 벗었다. 위 대회는 SK그룹에서 시행하는 ‘청년비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SK그룹과 대학이 협력해 학생 창업의 모든 과정을 종합적으로 지원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한양대는 지난 2015년부터 주관기관으로 선정됨에 따라 경진대회를 개최해왔다. 나아가, 대회에 참여한 학생들의 아이템 개발, 전문가 멘토링, 시제품 출시와 소셜벤처 사업까지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휴즈의 팀원들은 “마이리스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전문가의 조언 및 개발 비용 확보를 위해 대회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개최된 한양-SK청년비상 창업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휴즈팀 (출처:키뉴스) 마이리스의 개발은 신정아(정보시스템학과 3) 씨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지난해 점자 스마트워치를 만드는 스타트업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며 시각장애인을 만날 기회가 많았던 신 씨는 그들의 열악한 독서 환경을 보며 일종의 사명감을 느꼈다고. “하나의 감각이 결여됐다는 이유로 수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그들의 삶에 진정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점자보다는 음성을 제공할 경우 시각 장애인들이 더욱 쉽게 책을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신 씨는 마이리스 개발을 위해 이미 친분이 있던 학생 개발자 김기태(한국외대), 김보운(국민대) 씨와 의기투합했고, 기획 및 발표를 맡을 성영재(경영학과 4) 씨를 섭외했다. 그렇게 세 명의 개발자와 한 명의 기획자로 올해 초 휴즈가 결성됐다. 시각 장애인들에게 새로운 빛깔을 제시하고파 ‘문자를 읽어준다’는 것이 얼핏 단순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사실은 무척 까다롭고 정교한 기술력을 요구한다. 실제로 마이리스는 세 가지 기술력의 집합으로 탄생했다. 문자를 인식하고(영상처리 기술), 분석해(OCR 기술), 음성화(TTS 기술)하는 기술이 바로 그것. “무료 오픈 소스를 많이 사용하기도 했고, 기술 개발 자체는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만, 가장 힘든 건 아무래도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이죠. 학생이기에 자본금이 넉넉하지도 않고, 수요 자체가 적은 제품이니까 투자도 한계가 있거든요. 그래서 열심히 경진대회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신정아(정보시스템학과 3) 씨와 성영재(경영학부 4) 씨가 마이리스의 개발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술 개발 외에 팀원들이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바로 ‘제품 테스트’ 과정이었다. 대상이 명확한 제품 특성상 마이리스의 테스트는 실제 시각 장애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테스터 모집도 쉽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이 과정에서 팀원들이 “혹시 그들에게 누를 끼치지는 않을지” 무척 조심스러웠다고. 하지만 팀원들은 우리대학에 공문 발송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으로 서울 시내 여러 시각장애 복지관을 정식 섭외할 수 있었다. 이후 휴즈 팀원들은 여러 차례 시각 장애인들과 만남을 갖고, 인터뷰를 진행하며 실질적인 조언을 구했다. 여러 시행착오를 이겨내고 팀원들이 힘을 합친 끝에 마이리스는 현재 개발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하지만 휴즈 팀원들은 입을 모아 “마이리스가 상용화 된다 해도 이윤을 추구할 생각은 없다”는 뜻을 밝혔다. “팀명 휴즈의 뜻은 빛깔(hue)이에요. 시각 장애인분들께 작은 빛깔이라도 보여주고 싶다는 의미에서 지은 이름입니다. 신체적 결함으로 교육에서 소외된 많은 이들에게 어떤 도움이라도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만족스러울 것 같아요. 이윤은 그 다음에 생각할 일이죠.” 오늘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를 꿈꿨던 신정아 씨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장래희망이 하나 더 늘었다. “무언가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는 확고합니다. 다만 이번 마이리스 개발을 통해 앱이 아니라 실제 제품 개발에도 흥미가 생겼어요. 앞으로 많은 고민이 필요하겠지만 무엇을 개발하든 제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이 편익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실질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공학도가 되고 싶습니다.” 마케팅 전문가를 희망하는 성영재 씨 역시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기술력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IT 혹은 통신 기업에 종사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고. 끝으로 두 사람은 “어떤 업(業)을 갖든 더 나은 내일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전하며, “소외된 이들에게 손 내밀어 함께하는 더 큰 가치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두 사람은 "어떤 업을 갖든 더 나은 내일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글/ 김예랑 기자 ys2847@hanyang.ac.kr 사진/ 최민주 기자 lovelymin12@hanyang.ac.kr

2017-09 04 중요기사

[학생]타고난 스토리텔링으로 공감 이끄는 '강백수' (1)

두 개의 이름을 가진 아티스트가 있다. 강민구(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씨는 시를 쓰거나 산문을 쓸 땐 본명 ‘강민구’, 노래로 이야기를 풀어낼 땐 가수 ‘강백수’가 된다. 시인과 가수를 넘나드는 강 씨의 노래는 가사가 일품이다. 때론 찌질함이나 쓸쓸함을, 때론 벅차오르는 감정을 진솔하고 흥미롭게 풀어낸다. ‘삼겹살에 소주만 있어도 행복한데’라며 노래부르는 시인, 강 씨를 만났다. 시인, 혹은 글 쓰는 가수 강 씨는 자신을 '쓰는 사람'이라 말한다. 그의 창작 분야는 다양하다. 시, 산문, 에세이, 노래 등 글이 들어가는 많은 것이 강 씨의 창작 영역이다. 처음 사람들 앞에 드러낸 모습은 시인. 학부 시절인 2008년 ‘시와 세계’에서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이후, 고등학교 때 ‘여고축제 갈 수 있다’는 친구의 꾐을 시작으로 음악 활동을 계속해 2010년 ‘강백수’라는 이름으로 데뷔했다. ▲강민구(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씨는 '강백수'라는 예명의 가수로 활동 중이다. (출처: 강민구 동문) ‘시인 강민구’가 ‘강백수’란 예명을 가진 건 약간의 부담감이 작용했다. “처음 노래를 낼 때만 해도 조금은 보수적인 문단에서 ‘음악한다’는 점을 어떻게 볼지 부담됐어요. 이젠 의미없는 걱정이지만요(웃음).” 그럼에도 여전히 음악은 ‘강백수’로, 시와 산문 등의 창작은 ‘강민구’라는 본명을 사용한다. 이름을 통해 두 자신을 분리시키는 셈. 그래서인지 강 씨는 시를 쓸 때 만큼은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 “가사를 쓸 때는 대중들의 반응을 보는 편이죠. 그렇지만 시는 오롯이 제가 기준이 돼서 씁니다.” 기준이 철저해서 일까, 강 씨는 등단한 이래 수많은 시를 써왔지만, 아직 시집은 내지 못했다. “써둔 시는 많아요. 문예지에도 계속 발표하고 엮기만 해도 몇 권은 나올 테지만, 아무래도 욕심이 나네요. 현재도 50~60편을 선정해둔 다음, 새로 괜찮은 시를 쓸 때마다 목록에 넣고 기존 것을 빼는 식으로 정리하고 있죠.” 가수로서, ‘강백수’로서 현재 대중이 인식하는 강 씨는 ‘강백수’다. 강백수의 노래는 무척 매력적이다. 뭣보다 들었을 때 공감이 간다. 강 씨의 이야기인데, 듣다 보면 내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때로는 그의 이야기 속에 ‘보편적인 우리네 이야기’도 담긴다. 다음은 1집 <서툰 말> 수록곡 ‘타임머신’(2013)의 가사. #강백수 - 타임머신 어느 날 타임머신이 발명된다면 1991년으로 날아가 한창 잘 나가던 삼십 대의 우리 아버지를 만나 이 말만은 전할거야 아버지 육년 후에 우리나라 망해요 사업만 너무 열심히 하지 마요 차라리 잠실쪽에 아파트나 판교쪽에 땅을 사요 이 말만은 전할거야 2013년에 육십을 바라보는 아버지는 너무 힘들어 하고 있죠 남들처럼 용돈 한 푼 못드리는 아들 놈은 힘 내시란 말도 못해요 제발 저를 너무 믿고 살지 말아요 학교 때 공부는 좀 잘하겠지만 전 결국 아무짝에 쓸모없는 딴따라가 될거에요 못난 아들 용서하세요 어느 날 타임머신이 발명된다면 1999년으로 날아가 아직 건강하던 삼십 대의 우리 엄마를 만나 이 말만은 전할거야 엄마 우리 걱정만 하고 살지 말고 엄마도 몸 좀 챙기면서 살아요 병원도 좀 자주 가고 맛있는 것도 사 먹고 이 말만은 전할거야 2004년도에 엄마를 떠나 보낸 우리들은 엄마가 너무 그리워요 엄마가 좋아하던 오뎅이나 쫄면을 먹을 때마다 내 가슴은 무너져요 제발 저를 너무 믿고 살지 말아요 학교 때 공부는 좀 잘하겠지만 전 결국 아무짝에 쓸모없는 딴따라가 될거에요 못난 아들 용서하세요 타임머신을 타고 옛날로 돌아가 엄마를 만날 수는 없겠지만 지금도 거실에서 웅크린 채 새우잠을 주무시는 아버지께 잘 해야지 강 씨는 술 마신 날 들어간 집에서 ‘거실에서 웅크린 채 새우잠을 주무시는 아버지’를 보고 가사를 썼다. 쓸쓸한 그 모습에서 ‘지난 날들로 돌아간다면’ 이라는 상상을 했다. “'타임머신'의 이야기는 저희 집 얘기지만, IMF 등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기도 해요. 흘러간 기억들이 우리 집안, 우리 가정으로 녹아들었을 때 사람들에게 와닿을 수 있다고 생각했죠.” 강 씨의 스토리텔링은 자신의 이야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나, 보고 느낀 것도 노래가 된다. 작년 낸 앨범 <설은>의 수록곡 ‘오피스’(2016)는 사무실로 출퇴근하는 이들의 마음이 잘 담겨있다. 출근하자마자 퇴근이 그립고 / 퇴근하자마자 출근이 두렵고 / 그렇다고 그만 둘 용기는 없는데 (오피스, 2016) 너무나도 익숙한 지명을 제목으로 한 ‘왕십리’(2016)에는 술 마시러 간 왕십리에서 신입생를 보며 과거의 선배들의 모습을 떠올린다. 우리의 젊음이 부럽다던 선배들 그들도 그땐 스물 한 두 살 / (중략) / 졸업한 선배들 말끔한 양복 입고 가끔 술 사주러 올때면 / 왜 그리 외로운 한숨을 쉬었는지 이제야 나도 알겠구나 /내가 그들 나이가 됐구나 / 저들도 나처럼 (왕십리, 2013) ▲강민구 씨의 창작 영역은 다양하다. <사축일기>(2015)는 강 씨가 직장인들을 취재해 그들의 애환을 담은 책이다. 계속 글 쓰고파 '쓰는 사람' 강 씨는 앞으로도 계속 작품을 만들어내는 게 목표다. 그의 쓰기는 어느 한 분야에 얽매이지 않는다. “친구들과 술 마시고 돌아올 때면 그날 떠오른 생각을 메모해요. 그 다음 날 일어나서 보는 거죠. ‘내가 이런 생각을 했구나’ 정리하면서요. 그러고 결정하죠. 이건 산문으로 써야겠다, 이건 시로, 이건 노래가사로.” 박사과정을 밟게 된 것도 쓰기에 대한 욕구가 컸다. “학부 시절 성실하지만은 않았어요. 시인으로 등단하면서 시에 대한 관심이 커졌는데, 정작 난 시를 잘 모르구나 싶었죠. 그래서 더 공부해야지 하는 마음이 지금까지 이어졌네요.” 본인의 노래 ‘하헌재 때문이다’를 통해 현재 인생에서 예상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음악을 원망도 하지만, 강 씨는 스스로 “어쨌든 글 쓰는 사람이 됐을 것”이라고 말한다. 힘들때 들을 노래가 필요하면 ‘강백수’를, 삶에 대한 공감이 필요하다면 ‘강민구’를 찾자. 그의 얘기가 쏠쏠한 감동이 되어 다가올지도 모른다. ▲현재는 '강백수밴드'를 결성해 공연을 선보이는 강민구 씨(왼쪽에서 세번째). "환갑 때까지 창작과 공연을 지속하겠다"는 바람이 한결같기를 바란다. (출처: 강민구 씨) 글/ 이상호 기자 ta4tsg@hanyang.ac.kr

2017-08 23

[학생][도전한대] 몰던, 중국염성에 빛을 더하다

3D 프린터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몰던’의 대표 황부윤(경영학부 11), 김여명(기계공학부 14), 김경진(중어중문학과 16) 학생. 이 세 사람은 지난해 말 ‘2016 한양 동계 글로벌 창업 인턴십 프로그램’에서 만나 지난 2월 중국법인을 설립해 중국 염성에 자리 잡았다. 해외 창업이라는 쉽지 않은 길을 선택한 이들의 이야기를 몰던 대표 중 한 명인 황부윤 학생을 만나 들어봤다. 글. 이주비(학생기자) / 사진. 안홍범・몰던 3D 프린터로 뭉쳤다! 몰던의 세 대표가 처음부터 3D 프린터를 중심으로 똘똘 뭉쳤던 것은 아니다. 이들이 처음 ‘2016 한양 동계 글로벌 창업 인턴십 프로그램’에서 만났을 때 황부윤 대표의 창업 아이템은 자판기였고, 김여명 대표와 김경진 대표는 3D 프린터를 아이템으로 갖고 있었다. 중국 시장조사 결과, 자판기보다는 3D 프린터가 더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고, 당시 중국을 방문한 여덟 명의 학생 중 마음이 맞는 세 명의 학생이 뭉쳤다. 이렇게 탄생한 기업이 바로 몰던이다. 그렇다면 넓고 넓은 중국에서 왜 염성을 선택한 것일까. “타이밍이 좋았던 것 같아요. 인턴십 프로그램에서 시장조사를 했던 지역이 염성이기도 했고, 창업을 하게 되면 가장 문제가 될 사무실과 숙소를 해결할 수 있었거든요. 저희가 참가한 인턴십 프로그램이 염성에서 새로 오픈한 ‘르호봇’이라는 인큐베이터센터와 연계돼 있었는데, 그곳 담당자께서 저희가 창업을 하면 사무실과 숙소를 제공하겠다고 해서 급하게 준비하게 됐습니다. 준비 기간을 좀 더 가져도 좋았겠지만, 이런 기회가 흔치 않아 망설이지 않고 결정했어요. 게다가 염성은 시장조사에서도 가능성이 보인 지역이었어요.” 황부윤 대표는 중국 현지에도 3D 프린터로 활동하는 기업이 많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할 수 있는 심천과 상해에는 염성보다 더 많은 3D 프린터 기업들이 산재해 있다. 그럼에도 아직은 3D 프린터 시장의 규모가 작고, 경쟁도 심하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중국 내 다른 기업의 경우 많은 지원을 받고 있어 상대적으로 몰던에게 다소 불리한 것도 사실이다. 이에 몰던은 지금보다는 앞으로 다가올 3D 프린터 시장의 성장에 철저히 대비할 계획이다. “향후 3D 프린터 시장이 커졌을 때를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그때 회사가 얼마만큼 잘 자리 잡았느냐가 중요해요. 그래서 지금은 조금씩 회사의 인지도를 넓혀가면서 시장에서 자리를 잡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저희는 다른 기업과 추구하는 방향이 달라서 충분히 차별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분야에만 특화된 다른 기업에 비해 저희는 3D 프린터로 전반적인 모든 아이템을 다루면서도 다른 기업에서 하지 않는 것들을 발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몰던은 얼마 전 초중고 학생들이 쉽게 접하고 다룰수 있는 과학 상자를 이용한 3D 프린터를 개발했다. 이로써 누구나 쉽게 3D 프린터를 만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 3D 프린터로 만든 무드등. 불이 꺼진 모습(왼쪽)과 켜진 모습 ▲ 테이블 위애 3D 프린터로 만든 무드등과 화분, 비누몰드, 건물 모형 등이 놓여있다. 쉽지 않은 도전, 해외 창업 ▲ '몰던' 대표 황부윤(경영학부 11) 학생. 황 대표는"제가 생각하기에 그 어떤 것에도 정답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 에 그냥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는 걸 밀고 나가면 될것 같아 요." 라고 말한다. 3D 프린터는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는 산업이다. 그 중 가장 보편적인 것이 시제품 생산이다. 3D 프린터를 이용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저렴한 가격에 실물로 만들어볼 수 있는 것이다. 공장에서 직접 주문 제작하게 되면 몇 십만원에서부터 몇 백만 원까지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3D 프린터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체화, 실현화시킬 수 있는 좋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저희는 잠재력이 큰 3D 프린터를 이용해 3D 프린터의 판매부터 이를 이용한 제품 생산, 3D 프린터 교육과 같은 것들을 모두 아우르고 있습니다. 교육의 경우, 3D 프린터를 이용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면 3D 프린터 시장을 잡기가 힘들다고 판단해 진행하고 있죠. 즉 생산, 교육, 판매라는 3D 프린터를 이용해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렇듯 3D 프린터 시장은 분명 유망하지만, 해외에서 창업을 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황부윤 대표는 다른 곳에서 경험을 쌓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대학생이라는 신분으로 바로 창업을 해 어려움이 많았다고 밝혔다.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일을 진행할 때마다 주위에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을 하나하나 모두 물어가며 시도해야 했다. 중국에서의 활동은 언어적 장벽으로 인해 이러한 조언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물어볼 대상도 마땅치 않았다. 한국에서 창업한 이들에게 물어봐도 중국에는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정보를 얻기가 어려웠다. 황부윤 대표는 “아직 제대로 된 매뉴얼이 구축되지 않은 상태여서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다 부딪혀봐야 한다는 게 가장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창업에 도전하고자 하는 한양대 학우들에게도 조언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창업을 해본 분들을 만나면 ‘직장에서 경험을 쌓고 창업해라’, ‘빨리 시작하는 게 좋다’, ‘아이템과 타이밍이 중요하다’ 등 많은 조언을 듣게 되는데, 간혹 어떤 말이 맞는지 알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그 어떤 것에도 정답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는 걸 밀고 나가면 될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의 말에 너무 의지하기 보다는 자기가 생각하기에 맞는 방향을 선택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의 말에는 창업을 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깊은 경험이 담겨있었다. 사명인 몰던(moredawn)은 빛을 더한다는 뜻으로, 빛을 더해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는 바람에서 지은 이름이다. 몰던의 슬로건인 ‘Make and achieve your vision!’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자신이 만든 만큼(make) 성취하자(achieve)는 뜻으로, 노력한 만큼 보상받길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이 슬로건처럼 몰던이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으로 자신들의 꿈을 실현시켜 다른 이들의 희망이 되길 바란다. ▲ 왼쪽부터 순서대로 김여명, 김경진, 황부윤 대표가 3D 프린터 앞에서 파이팅을 하고 있다. 사랑한대 2017년 7-8월호 이북 보기

2017-08 15 중요기사

[학생]게임으로 퍼지는 사회공헌

‘골수기증’ 하면 보통 꼬리뼈 부근에 커다란 관을 달고 누워있는 사람이 큰 수술을 기다리고 있는 장면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조혈모세포 기증, 즉 골수기증으로 세간에 알려져 있는 의료행위에 대한 사람들의 일반적인 인식은 ‘아프고 번거롭다’라는 인식이 대세다. 하지만 부정적인 세간의 인식을 사회공헌에 대한 열정 하나로 바꿔낸 사람들이 있다. 푸르덴셜 사회공헌재단 ‘착한프로젝트’ 공모전에서 조혈모세포 인식개선 프로젝트팀 G.I.L.(Game In Love)로 뜨거운 성원을 이끌어낸 진정우, 박명용(이상 문화콘텐츠학과 4) 씨를 만났다. 게임으로 퍼지는 도움의 손길 ‘착한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공모전이라 해도 똑같이 머리를 쥐어뜯는 것에는 예외가 없다. 하지만 진정우 씨는 조금 달랐다. 잘 팔릴 만한 무언가를 기획하기 위해 머리를 쥐어뜯기보다는 본인이 추구하는 신념을 프로젝트에 녹여 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게임 관련 학과를 전공하다 보니, 기능성 게임에 관심이 많아요. 평소에 게임을 통해서 세상을 좋게 만들고 싶단 생각을 했었죠.” 조혈모세포 기증 활성화라는 난해한 주제가 게임으로 재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조혈모세포 인식 개선을 해야 하는 주제에요. 그런데 ‘이걸 게임으로 하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생각했죠.” 진정우 씨는 기획단계에서는 실제로 게임을 만들어 시연하기도 했다. “조혈모세포가 혈관에서 콜레스테롤을 피해 골수기증을 받을 소녀에게 달려가는 게 기본 형식이에요.” 물론 게임을 쉽게 즐길 수 있는 동시에 조혈모세포에 대한 정보를 알차게 집어넣는 작업에 많은 고민을 했다. “조혈모세포 채취 방식은 예전에는 골수 조혈모세포 채취라고 해서 꼬리뼈 쪽에서 직접 뽑아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성분헌혈방식으로 바뀌었어요. 일반적인 헌혈과 똑같은 방법이죠. 하지만 사람들은 이걸 잘 몰라요.” 게임을 하기에 앞서 조혈모세포 관련 퀴즈를 풀며 자연스럽게 지식을 쌓고, 번거로운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는 진정우 씨 얼굴에서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G.I.L.(Game In Love)팀이 만들어낸 결과물인 Cell in Love. 사람들이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해 쉽게 알 수 있는 게임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출처: 진정우 씨) 개발 방향이 잡혔지만, 쉬고 있을 틈은 없었다. 조혈모세포에 대해 알릴 수 있는 수단인 게임은 윤곽이 잡혔지만, 콘텐츠에 대한 확실한 홍보 방안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진정우 씨는 그야말로 ‘휴가’를 반납하면서 일에 매달렸다. “휴학을 하고 13박 14일로 제주도 여행을 갔어요. 근데 이틀 빼고 나머지를 기획서 작성하는데 모조리 쏟아부었죠.” 피땀을 흘려 만든 기획서를 가지고 발표도 진행했다. “어르신 분들, 게임에 관심 없는 분과 미심쩍은 눈치로 보시던 분들 앞에서 발표를 해야 했어요. 별다른 반응이 없어 불안했는데, 나중에 게임을 만들 수 있겠냐는 연락이 와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죠.” 191번의 희망 진정우 씨는 조혈모세포 기증 인식개선 게임 ‘Cell in Love’을 들고 눈코 뜰새 없이 돌아다녔다. 프로젝트는 대성공이었다. “5월 16일에는 한국외대, 24, 25일에는 ERICA캠퍼스, 26일에는 협성대에서 축제기간 동안 캠페인을 진행했어요.” 스마트폰으로 참여할 수 있는 간편한 캠페인에, 마침 축제기간이라 많은 사람을 모을 수 있었다. “기증희망을 등록하신 분들이 191명이나 돼요. 우리가 해낸 결과라 생각하니 많이 뿌듯했지요.” ▲팀장 진정우 씨(사진 왼쪽)는 기증희망자 191명을 모집한 그 날을 떠올리며 행복해했다. 마냥 캠페인이 잘 돌아간 것은 아니었다. 캠페인 도중 마음이 꺾일 뻔한 상황도 몇 번 있었다. “조혈모세포 기증에 관심을 가지기보단 상품만 보고 맹목적으로 오시는 분들이 있었어요.” 하루 종일 부스 근처에 머무르면서, 본인 기록보다 높은 점수가 등록되면 바로 다시 갱신하던 참가자도 있었다. “등록을 해야 상품을 주는 것에 반감을 가지시는 분들도 있었죠. 왜 피를 뽑아야 하냐고 역정을 내시는 분들도 있었고요.” 사람들의 관심이 캠페인의 의의보단 상품에 쏠리는 것 같아 회의감이 들었다는 진 씨는 살짝 우울해 보였다. “신도림에서도 길거리 캠페인을 했어요. 근데 정말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더라구요. 그날 캠페인 끝나고 술을 많이 마셨죠.” 하지만 진정우 씨는 기증을 희망하는 사람들 덕분에 프로젝트가 결과적으로는 성공이었다고 말한다. “게임을 준비했는데, 오히려 조혈모세포 기증희망등록을 하고싶다고 오신 거에요. 원래부터 하고 싶었다고. 기증등록을 바로 하시더라구요.” 조혈모세포는 환자와 부모가 일치할 확률이 5%, 형제는 25%다. 혈육관계에서 기증자를 찾지 못하면 2만분의 1의 확률을 가진 타인 속에서 기약 없이 기증자를 찾아야 한다. 기증자가 최대한 많아야 일치하는 조혈모세포를 가까스로 찾을 수 있는 현실에서, 기증희망등록을 하러 몰려든 사람들은 진 씨에게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게 했다. 행복한 사회를 위한 한 발, 사회공헌 이번 ‘착한 프로젝트’ 공모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진정우 씨는 지금 또 다른 공모전을 찾고 있다. 하지만 남들과는 조금 다른 이유다. “딱히 공모전을 해서 스펙을 쌓거나 하는 거엔 관심이 없어요. 대신 공모전이 제시하는 주제 안에서 어떻게 사회공헌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보고 싶어요.” ‘공모전’보다는 ‘착한 프로젝트’에 주목한 진 씨는 본인이 할 수 있는 능력으로 지역문제, 사회문제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고 다가가길 원한다. “제임 맥코니걸이라고, ‘게임은 세상을 더 좋게 만든다’라고 주장한 개발자가 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걸로 남들을 좀더 행복하고 나은 삶을 살게 해줄 수 있는 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깨닫게 되었어요. 내가 능력이 많지 않지만, 이걸로 다른 사람들이 행복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항상 해요.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당시 푸르덴셜 사회공헌재단이 주최한 ‘착한 프로젝트 공모전’에 참가한 진정우 씨와 팀원들. 밤낮으로 기획하고 백방으로 뛰어다닌 것이 결실을 맺었다. (출처: 진정우 씨) 글/ 채근백 기자 cormsqor12@hanyang.ac.kr 사진/ 김윤수 기자 rladbstn625@hanyang.ac.kr

2017-07 26 중요기사

[학생]알고리즘 교육, 올바른 사고의 뿌리를 길러주다

빠르게 발달하고 변화되는 시대, 컴퓨터가 사용되지 않는 곳을 찾아 보긴 힘들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미래에서 살아남으려면 인간만이 발휘할 수 있는 ‘창의성’을 길러야 한단 목소리도 나온다. 손진호(기계공학부 3) 씨는 문제 해결능력을 기를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강조한다. 그는 격변의 시대 속 사고의 뿌리를 길러줄 수 있는 온 ·오프라인 교육기관 ‘알고리즘 랩스’를 창업,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인정받아 지난 12월 미래창조부로부터 ‘ICT 유망기업’에 선정됐다. 정보화시대의 구호탄, 알고리즘 랩스 컴퓨터가 인간이 내린 명령을 올바르게 수행하려면 구체적인 판단 기준과 절차가 올바르게 짜인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문 ·이과가 통합되고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요즘, 이듬해부턴 초중고 공교육에 소프트웨어 교육이 순차적으로 도입된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교육가이드라인이 공개되지 않아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는 추세. 코딩의 초석인 알고리즘을 건너뛰고 코딩만을 가르치는 학원도 많아 올바른 소프트웨어교육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손진호(기계공학부 3) 씨가 지난해 10월 창업한 ‘알고리즘 랩스’는 이에 구호의 신호탄을 내비친다. 우리대학 정보특기생으로 입학해 6년간 알고리즘 교육 실무경험과 관련지식을 쌓은 손 씨는 알고리즘 교육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세간의 집중을 받고있다. 알고리즘 랩스는 온라인 강의 플랫폼인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에 강의를 업로드, 오프라인 수업에선 주로 개별 피드백을 제공해 교육의 질과 학생의 이해도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았다. 알고리즘 랩스의 교육시스템은 현재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공 ·사교육 기관에서 활용 중이며 더욱 확장될 예정이다. “지난 7년간 학원에서 알고리즘을 가르치는 동안 학생 저마다의 이해수준이 다른 것을 보며 ‘보다 개별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는 교육시스템’이 필요함을 느꼈어요. 이어 ‘플립러닝’(Flipped Learning, 온라인을 통해 선행학습 후 오프라인 강의로 교수와 토론하는 역진행 수업방식)을 그 해결책으로 떠올리게 됐죠.” ▲ 손진호(기계공학부 3) 씨가 만든 온라인 강의 중 한 부분. 손 씨는 방대한 양의 알고리즘 교육내용을 모두 직접 촬영했다. 학생들은 오프라인 수업 전 온라인 강의를 필수적으로 선행학습 해야 한다. (출처: 손진호 씨) ‘만년장려’에서 ‘삼성 알고리즘 면접관’까지 손 씨는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 분야에서 화려한 이력을 보유중이다. 그는 2010년 한국정보올림피아드 은상 수상 경력을 인정받아 우리대학에 정보특기생으로 입학했다. 군 제대 후 학과 교수의 데이터분석회사에서 일하다 정식 스카우트 제안을 받기도 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인재양성 프로그램인 ‘삼성소프트웨어멤버십’에 수석 선발 돼 알고리즘 면접관이라는 독특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정받는 소프트웨어 인재가 되기까지 그는 수많은 고배를 마셨다. 초등학교 4학년이라는 어린 나이부터 알고리즘 공부를 시작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 그는 한 때 미진한 수상실적으로 ‘만년 장려’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2002년의 어느 날, 어머니께서 신문에서 ‘알고리즘이 유망하다’는 것을 접하시면서 공부를 시작하게 됐어요. 하지만 7년동안 지역예선도 통과하지못하고 몇 번의 장려상에 마음을 다잡아야 했죠. 타고난 덤덤한 성격이 아니었다면, 이미 다른 공부를 했을지도 몰라요(웃음).” 그가 오랜 기간 포기하지 않고 알고리즘공부에 전념할 수 있었던 이유를 물었더니,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 냈을 때 얻는 뿌듯함에 매료됐다”고 답했다. 뒤늦게 뛰어난 성과를 연이어 얻어낸 그인 만큼, 학부모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올림피아드나 대회는 목표가 아닌 과정의 일부가 돼야 해요. 당장의 성과에 조급해 마시고 자녀가 알고리즘 공부를 통해 얻는 문제 해결력과 논리력을 본인의 자산으로 만들 수 있도록, 꾸준히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알고리즘 랩스의 오프라인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어린 학생들도 지루해 하지 않고 본인의 논리체계를 살펴보고 있다. (출처: 손진호 씨) 교육 효율성 입증 완료! 전세계로 뻗어갈 알고리즘 교육 알고리즘 랩스가 개발한 교육방식의 효율성은 벌써 수강생들의 수상실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수강한 지 반년이 채 안된 2명의 학생이 2017 서울정보올림피아드에서 금상을 거머쥔 것이다. 외에도 은상과 동상도 알고리즘 랩스의 수강생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기회로 저희의 교육방식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어 뿌듯합니다. 학부모들의 입소문을 타 수강생도 계속 늘어가고 있어요(웃음).” 손 씨는 이번 하반기에 오프라인 시장 확산에 주력한 후 내년부터 온전한 온라인 교육기관으로의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지방이나 해외에서 알고리즘 교육의 접근이 녹록지 않은 학생들이 차별 없이 교육 받을 수 있게 하고자 함이다. 알고리즘 랩스 고유의 교육시스템이 양성해 낼 수많은 소프트웨어 인재 덕분에 우리나라의 IT강국 입지는 앞으로도 굳건할 것으로 기대된다. ▲ '포기하지 말고 한 우물을 파라'는 말을 몸소 보여준 손진호 씨. 마음 속 열정의 씨앗을 지닌 채 뚜벅뚜벅 걷는다면, 우린 결국 더디더라도 결승선에 도착할 것이다. 글/ 신혜빈 기자 shb2033@hanyang.ac.kr 사진/ 최민주 기자 lovelymin12@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