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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 12

[학생][도전한대] 즐겨라 그리고 행동하라, 레티널처럼!

‘즐기고, 하자!’ 당장 하는 일이 어렵더라도 그 과정만큼은 모두가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의미가 담긴 레티널(LetinAR)의 슬로건이다. 증강현실 안경을 제작하고 있는 레티널은 증강현실 시장의 표준이 되어 사람들에게더욱 편하고 쉬운 방식으로 더 많은 정보와 다양한 콘텐츠를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레티널 대표 김재혁 학생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글. 이주비(학생기자) / 사진. 안홍범 ▲ 레티널 대표 김재혁(산업공학과 13) 학생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 “고등학교 때부터 친한 친구가 있습니다. 과학을 좋아하는 친구 덕에 저도 그 친구와 놀면서 과학에 흥미를 갖게 됐고, 항상 재미있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데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 친구와 함께 만든 것들이 몇 가지가 있는데, 이번에 만든 제품이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창업 당시를 설명하는 김재혁 대표의 말투에서 확신이 느껴진다. 그러나 창업을 결정하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그간 학교에 다니며 해온 다양한 활동과 이를 바탕으로 한 충분한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학교에 다니며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과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콘텐츠 제작 및 교육에 대해 연구했고,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멤버십 활동을 하며 소프트웨어 개발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졸업 이후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자연스레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기업에 입사하면 그것대로 좋은 점들이 많겠지만, 아직까지는 제가 해보고 싶은 일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또 좀 더 많은 것들을 배우고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그렇다면 광학기술을 이용한 안경을 창업 아이템으로 선정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이 받아들이는 정보의 대부분은 시각을 통해 이뤄진다고 합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도 여기에 부합하는 예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스마트폰보다 훨씬 더 큰 화면에 비슷한 무게로 볼 수 있는 수단이 생긴다면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것 같았어요.(웃음)” 끝없는 노력이 거둔 결실 자신만만하게 도전했지만 창업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김재혁 대표는 당시를 떠올리며 힘든 순간들이 많았다고 털어놓는다. 그중 가장 힘들었던 점은 학부생이라는 신분이 걸림돌이 될 때였다. 실제 투자 현장과 연구 과제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하드웨어 박사 학위를 받은 전문가도 많은데 학부생인 너희들이 더 나을 수 있겠느냐’라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학부생이라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설득하기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투자자들과 연구 과제 심사자를 설득해서 투자를 받아야 프로토타입(본격적인 상품화에 앞서 성능을 검증·개선하기 위해 핵심 기능만 넣어 제작한 기본 모델)을 보여줄 수 있는데, 오히려 프로토타입을 보여주지 않으면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그 굴레에 갇혀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박사 학위자를 잠시 영입하는 방식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었고, 그 지원금으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이를 눈앞에 보여주며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었다. 가장 힘들었던 시간은 투자받기 전까지의 기간이었다. 연구 개발에 쓸 자금도 빠듯했던 당시, 매일 친구와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며 일했기에 보수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며칠씩 밤을 새는 일이 허다했다. 이처럼 고된 시간을 묵묵히 견딘 덕분일까. 레티널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 참가해 그동안의 성과를 인정받았다. 구글의 인터랙션리서치팀이 세부 업무 협력 논의를 제의했고, 화웨이에서는 향후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논의를 제안했다. 김재혁 대표는 레티널만의 차별화된 콘셉트와 이를 극대화해 효과적으로 보여준 것을 이번 성과의 비결로 분석했다. “광학부에 대한 저희의 콘셉트는 심도를 넓히는, 즉 보이는 영역을 넓힌다는 개념입니다. 다른 곳에서는 심도를 넓힌다는 개념 자체를 잘 쓰지 않죠. 또 사람 눈과 같은 광학 솔루션과 구글 글래스와 같은 광학 솔루션, 이 두 가지를 디스플레이에 동시에 띄움으로써 저희의 제품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 김재혁 학생은 "대기업에 입사하면 그것대로 좋은 점들이 많겠지만, 아직까지는 제가 해보고 싶은 일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또 좀 더 많은 것들을 배우고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라고 말한다. 다른 이들의 눈, 그 이상을 만든다는 것 현재 레티널은 증강현실 안경을 스포츠 고글 형식으로 제작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는 국가 연구 과제로 선정돼 현재 다른 기업과 함께 하드웨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전거 운전을 예로 들면, 자전거의 속도와 이동 거리부터 심박 수까지 실시간으로 표시되는 기능 등이 스포츠 고글에 탑재된다. 레티널은 다음 프로젝트로 이 스포츠 고글의 오토바이 헬멧 적용을 계획하고 있다. 그렇다면 김재혁 대표가 레티널에서 일하며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시력이 무척 안 좋은 분이 저희 안경을 착용하고 잘 보인다며 감동하셨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저희 제품이 하루빨리 출시되길 바라는 모습을 보며 그간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해온 시간이 보람되게 느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재혁 대표는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단순히 기술과 관련된 준비뿐만 아니라 콘셉트 아이디어를 비롯해 그 외의 사업적 측면에서 많이 고민하고 준비한 뒤 창업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레티널이 지금까지 쉽지 않은 길을 올곧게 걸어올 수 있었던 것은 자신만의 철학과 목표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눈은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다. 많은 이들이 더 다양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도와주는 레티널이 되길 응원한다. Q 학교 수업이 창업에 도움이 됐나요? A 네.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일례로, 한 수업에서는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오셔서 강의를 진행해 창업과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이야기가 큰 도움이 됐습니다. 또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때도 학생이 쓴 것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을 만큼 잘 쓰게 되었고, 사업에 대한 접근법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Q 수업 이외에 창업 과정에서 학교로부터 받은 도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저는 특허나 회사의 운영과 관련해 어렵고 모르는 점이 있을 때마다 상담을 받으러 종종 학교에 갑니다. 글로벌기업가센터에 상담을 요청하면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습니다. 그곳에는 사업 운영을 관리해주시는 분부터 교수님까지 계시기 때문에 제가 생각하지 못한 다른 시각으로 조언을 해주셔서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Q 학교 지원은 어떻게 받을 수 있었나요? A 학생 몇 명 이상이라는 기준이 충족되면 ‘창업동아리’를 만들 수가 있습니다. 창업동아리를 만들면 활동에 따라 시제품 제작 비용이나 설립 업무와 관련된 비용에 대해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원한다면 멘토의 상담도 받을 수 있어요. Q 앞서 언급한 것 이외에 창업할 때 이용하면 좋은 교내 제도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교내에 ‘아이디어 팩토리’라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자신만의 아이디어와 콘셉트가 있다면 얼마든지 프로토타입을 직접 제작할 수 있습니다. 또 창업 관련 교육도 신청만 하면 받을 수 있고요. 이를 충분히 이용한다면 시제품 제작도 개인적으로 진행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한대 2017년 5-6월호 이북 보기

2017-05 10

[학생][동고동락] 국악 따라 오사카에서 한국으로

야마모토 히카리 학생은 일본에서 온 유학생이다. 그녀의 전공은 국악. 한국인도 잘 모르는 국악을 한국인보다 더 사랑한다. 그녀에겐 국악을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글. 이주비(학생기자) / 사진. 안홍범 ▲ 야마모토 히카리(국악과 15) 학생 한눈에 알아본 국악의 매력 야마모토 히카리 학생은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오사카는 재일교포가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다. 그래서 이들을 위한 국악 공연이 종종 개최된다. 중학교 1학년 때 야마모토 히카리 학생은 우연히 이춘희 명창의 경기민요 공연을 보고 그 멋에 반해버렸다. “무대 위의 선생님이 빛나 보였어요. 저도 선생님처럼 무대 위에서 빛나고 싶다는 마음에 무작정 국악을 시작했어요.” 그렇게 시작한 유학 준비는 녹록치 않았다. 국악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낯선 한국어로 이론을 외워야 했고, 레슨도 꼬박고박 받았다. 입학 조건과 상관없이 경기민요, 한국무용, 가야금도 배웠다. 지금 당장은 쓸모가 없더라도 계속 함께하고 싶은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무엇 하나 쉬운 일이 없었지만 열심히 준비한 덕분에 한양대 국악과에 입학할 수 있었다. 한양대에서 국악을 배우게 된 그녀가 가장 힘들었던 것은 교육 방식의 차이였다. “일본에서 민요와 같은 국악을 배울 때는 옛날식으로 구전 전수를 했어요. 악보 없이 선생님께서 하시는 걸 듣고 그대로 외웠죠. 그런데 한국에 오니 모두 오선보로 표기되어 있는 거예요. 서양음악에 익숙하지 않은 저로서는 적응하기가 조금 힘들었습니다.” 경기민요에 빠지다 야마모토 히카리 학생은 현재 국악이론을 전공하고 있지만, 그녀를 처음 국악의 세계로 인도한 경기민요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다양한 공연을 직접 기획하기도 한다. 지난해 9월에는 ‘전통음악과 현대음악의 만남’ 공연을 기획했고, 오는 7월 오사카에서 열리는 ‘제1회 뮤티풀 코리안 클래식 재팬’에서도 기획을 맡아 현재 공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녀가 오사카에서 첫 번째 공연을 여는 이유는 뭘까. “제가 경기민요 공연을 보고 반해서 국악을 시작했던 것처럼 누군가가 제 공연을 보고 국악에 관심을 가지길 바랍니다. 또 일본에서 한국 민요가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야마모토 히카리 학생이 이번 공연에서 가장 신경 써서 준비한 것은 다름 아닌 곡 선정이다. 국악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일본인이 대부분이고, 특히 경기민요의 경우에는 가사가 있어 이를 알아듣지 못하면 더 지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부르고 싶은 곡과 일반인이 즐기기 쉬운 곡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신중하게 곡을 골랐다. 그렇다면 야마모토 히카리 학생이 생각하는 경기민요의 매력은 무엇일까. “한국 민요는 대체로 슬픈 느낌을 지녔어요. 그런데 경기민요는 다른 지방의 민요에 비해 밝고 맑은 느낌이라 매력적이죠.” 국악 연구자의 길 야마모토 히카리 학생은 음악인으로서 일본에 한국 전통음악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한다. 자신이 태어난 일본에 국악을 알리는 것만큼 의미 있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또 대학 교수가 되어 꾸준히 국악을 연구하겠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학중앙연구원 문화예술학과 음악학전공으로 대학원 진학을 고려 중이다. “국악은 한국에서 오래 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던 음악이기 때문에 최근에 생긴 대중가요보다 더 깊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오랜 기간 전승돼 온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그 매력을 검증받아 왔다는 점에서 충분히 대중화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확신이 묻어나는 그녀의 말에서 우리 음악, 국악의 미래를 읽을 수 있었다. 사랑한대 2017년 5-6월호 이북 보기

2017-05 10

[학생][꿈꾸는 청춘] 새롭고 다채로운 세상과 부딪쳐라

지난해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으로 공공외교 현장실습을 다녀온 윤재성 학생은 자신만의 긍정 에너지를 유감없이 발산하며 당시의 체험담을 생생히 전했다. 그의 이야기에는 여전히 주체할 수 없는 가슴 떨리는 설렘과 벅차오르는 열정이 한가득 담겨 있었다. 글. 박영임 / 사진. 안홍범 ▲ 윤재성(국제학부 11) 학생 한국을 대표하는 공공외교 사절단으로 활동 “흔히 장충체육관이 필리핀의 도움으로 지어진 것으로 아는데 사실이 아닙니다. 장충체육관은 엄연히 우리 건축가가 우리 기술로 세운 건축물입니다.” 지난해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으로 6개월간 현장실습을 다녀온 윤재성 학생은 50여 명의 재외공관 현장실습원 중 우수 사례로 뽑힌 학생답게 필리핀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을 바로잡아주었다. 실습이 끝난 지 5개월이 지났는데도 공공외교 사절단으로서의 사명감이 여전히 투철하다. “현장실습 기간 중 우리나라와 필리핀의 관계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들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일을 맡았어요. 그때 장충체육관에 대해 조사하며 우리 기술로 지었다는 사실을 밝히게 됐죠. 그 일로 대사님께 칭찬을 받아 뿌듯했습니다.” 우리나라와 필리핀의 건축 관련 기관을 백방으로 수소문해 정보를 요청했다는 윤재성 학생. 필리핀의 건축부에 문의했을 때는 컴퓨터 DB 구축은 고사하고, 기본적인 문서 보존도 안 돼 있어 앞이 깜깜했다. 하지만 필리핀의 외교관이었던 까를로스 로물로의 기념관에서 ‘장충체육관 건설에 필리핀이 개입한 사실이 없다’는 정보를 입수했고, 이를 토대로 한국건축역사학회에서 관련 자료를 확인해 사실을 밝힐 수 있었다. 고대하던 첫 해외 체류 경험 윤재성 학생은 지난해 6월, 22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외교부의 재외공관 공공외교 현장실습원에 발탁됐다. 국제학부에 진학했지만 여행을 제외하곤 해외 체류 경험이 없어 늘 해외 생활에 대한 열망이 컸던 차였다. “국제학부에는 외국에서 살다온 학생들이 많아 제가 우물 안 개구리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해외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해 외교 사절단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이니 도전하지 않을 수 없었죠.” 해외 업무를 담당하는 선배들을 찾아다니며 한 달간 면접시험을 준비했지만 워낙 경쟁률이 높아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현장실습원에 선발되는 행운을 안았고, 그렇게 필리핀에서 꿈에 그리던 해외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그가 수많은 나라 중 필리핀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 관심이 많은 동남아시아 국가에 가야 보다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필리핀을 선택했습니다. 영어권 국가이기도 하고요.” 공항에 도착한 직후 도로 양쪽에 늘어선 가로수의 코코넛 열매를 보고서야 필리핀에 발을 딛게 됐다는 것을 실감했다는 그는 처음에는 기후와 문화적 차이로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하지만 다름을 몸소 겪어보기 위해 그동안 해외 생활을 동경했던 게 아닌가. 워낙 긍정적인 성격의 윤재성 학생은 모든 경험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정무과에 배정받은 후에는 주로 필리핀의 정치 동향을 파악해 주요 기사를 번역하거나 대사관 공식 홈페이지 및 SNS 관리, 필리핀 교과서 검토, 문화 행사 보조 등 제법 중요한 업무를 담당했다. 인턴이라고 복사만 시키는 게 아닐지 걱정이 컸다는 윤재성 학생. 사실 처음에는 주재국에 대한 기본 지식을 숙지하라며 마땅한 일이 주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어 아무나 붙잡고 도와줄 일이 없는지 일을 청했다. “제가 직원들을 귀찮게 한 편이에요.(웃음) 어렵게 얻은 기회라 최대한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고 싶었거든요. 그랬더니 나중에는 일이 너무 많아져서 정신이 없었죠.” ▲ 대사관 직원들과 함께 찰칵! 윤재성 학생은 "공공외교 현장실습을 성공적으로 마친 덕분에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더 큰 무대에서 다른 분야의 경험을 쌓고 싶습니다" 라고 말한다. 문화의 위력을 실감한 한류 체험 ▲ 문화행사 때 만난 필리핀 자원봉사자와 한 컷 한번은 필리핀의 주요 교과서에 한국 관련 내용이 어떻게 기술돼 있는지 조사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단군왕검을 고려의 태조 왕건과 혼동하거나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는 등 여러 건의 오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잘못 기술된 내용은 즉시 필리핀 교과서 측에 수정을 요청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만나주지 않아 애를 먹었지만, 국사 공부를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된 것도 사실이다. 이뿐만 아니다. 윤재성 학생은 한류 문화 교실, 한식 요리 콘테스트, K팝 스타 및 한국어 말하기 대회 등 대사관뿐 아니라 주필리핀 한국문화원의 각종 문화 행사를 도우며 많은 필리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말로만 듣던 한류 열풍이 그렇게 대단한 줄 몰랐어요. 한국 관련 문화 상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였어요.” 필리핀 현지에서 한국 드라마나 K팝에 대한 관심은 자연히 한국어와 한국사에 대한 공부로 이어졌다. 좋아하는 한국 가수의 노래를 듣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사극의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 한국사를 공부하는 것이다. 행사 시 자원봉사를 자청하는 필리핀인들은 한국어로 소통해도 불편이 없을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필리핀인들에게 보다 다양한 우리 문화를 소개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이 할 수 있는 공공외교 활동이라고 생각한 그는 조선시대 궁궐을 주제로 한 예술작품 전시회 때 초중학생들에게 직접 작품을 설명해주기도 했다. 윤재성 학생은 한류 문화를 통해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는 것을 보고 문화의 힘을 새삼 깨달았다고 한다. “문화 콘텐츠가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군사력이나 경제력을 앞세운 국력 행사는 강제적인 것이지만, 문화를 통하면 자발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어 더욱 강력한 것 같아요. 나중에 무슨 일을 하던 문화를 잘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글로벌 탐험 시즌2 개막 필리핀에서 돌아온 윤재성 학생은 지난 3월, 새로 선발된 재외공관 현장실습원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에 멘토로 서는 영광을 안았다. 후배 현장실습원들에게 그는 어떤 말을 전했을까. “경우에 따라서는 아무 일도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힘들어야 편한 것입니다. 시키는 일이 없어도 주도적으로 일을 찾아서 해야 자신에게 남는 것이 많을 것입니다." 없는 일도 만들어 했던 윤재성 학생이 대표적으로 주도한 것은 외교부의 공공외교 홈페이지에 재외공관 현장실습원으로서의 체험을 정리해서 올린 일이다. 현장실습 기간 동안의 소중한 경험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어 그가 담당 외교관에게 제안한 것이다. 수기를 통해 그는 필리핀에서 비로소 우리나라를 되돌아보게 됐다는 소회를 밝혔다. 그렇게 고대했던 생애 첫 해외 생활의 수확은 기대 이상이었다. “필리핀에서 6개월간 살아보니 확실히 여행과는 차원이 다른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시야가 넓어지고 더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현지인 친구의 집에 초대를 받아 그들의 일상을 경험하고, 가톨릭 전통에서 비롯된 그들의 가치관을 이해하게 됐어요. 또 모계사회 전통으로 여성의 사회활동이 활발한 편인데, 그로 인한 양성평등 문화를 체험하며 배운 것도 많고요.” 생생한 경험담을 전해 듣는 것만으로도 그의 사고와 감성이 얼마나 활발하게 움직였을지 짐작이 된다. 막연한 동경에서 시작된 그의 글로벌 도전은 이제 막 물꼬를 텄다.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UN 대학생대표단에 선발돼 올 8월에는 뉴욕 UN본부에 다녀올 예정이며, 하반기에는 LA 주재기업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할 계획이다. “공공외교 현장실습을 성공적으로 마친 덕분에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더 큰 무대에서 다른 분야의 경험을 쌓고 싶습니다. 매년 콘셉트를 정해 경험을 넓히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지금 아니면 또 언제 이런 경험들을 해보겠어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저의 콘셉트도 글로벌 체험입니다.” 열혈 청춘 윤재성 학생의 글로벌 탐험 시즌2가 찬란하게 펼쳐지길 기원한다.

2017-04 09

[학생]마라톤, 봤노라 싸웠노라 이겼노라! (1)

보이지 않는 결승점, 체력은 고갈되고 물 한 모금이 절실하다. 35km 지점을 지나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극한의 레이스. 발이 땅에 닿을 때마다 엄청난 고통이 따른다. 남은 거리는 정신력으로 달렸을까. 간발의 차로 우승트로피가 손 안에 들어왔다. 2017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8회 동아마라톤 남자 마스터스(일반인) 부분에서 우승을 차지한 문삼성 씨(스포츠산업학과 4)의 이야기다. 대회 5주 전 종아리 종아리 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딛고 선전한 그를 만났다. 절실함과 꾸준함이 결실 맺다 2017 서울국제마라톤은 ‘엘리트(대한육상연맹에 등록된 전문 선수)’와 ‘마스터스(선수로 등록되지 않은 일반인)’가 동시에 출전한 대회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문삼성 씨는 이번 대회 남자 마스터스 부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대학 입학 직후 선수에서 은퇴하고, 5년을 쉬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마라톤을 준비해 이룬 결과다. “생각지도 못한 좋은 결과가 나와 정말 놀랐어요. 주변에선 부상 때문에 포기하는 게 좋겠다고 말씀하셨지만, 지금껏 준비한 것이 아까워 후회 없이 뛰었어요.” ▲문삼성(스포츠산업학과 4)(좌) 씨는 2017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 88회 동아마라톤 경기에서 남자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했다. (출처: 뉴스천지) 배문고등학교 재학 시절 육상 선수로 활약했던 그는 지난 2011년 체육특기생으로 우리대학에 입학했다. 그러나 무릎 부상으로 그해 3월 선수에서 은퇴하고 군 입대를 택했다. "감독님께선 엘리트 코스를 밟는다는 전제 하에 학교를 다니라고 하셨어요. 선수 생활도 접고, 학교도 그만 둘 요량으로 군대에 갔죠." 제대 후엔 체육 강사로 일하며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사회 생활을 하다 보니 그래도 대학은 나와야겠더라고요. 1년 반 정도 등록금을 모아서 복학했고, 헬스 트레이너 일을 병행했어요." 이처럼 학업과 일을 병행하던 문 씨는 2년 전부터 지인의 권유로 ‘방선희(전 마라톤 여자국가대표) 아카데미’에서 코치를 맡게 됐다. 이후 마라톤에 적합한 몸을 만들기 위해 10kg 이상 체중을 감량했다. “코치 일을 맡고 지난해 5월부터 하프 마라톤을 시작했어요. 이번 대회 풀코스 준비는 100일정도 걸렸구요. 명색이 코치인데 마라톤 경험이 없으면 가르칠 명분이 없잖아요(웃음). 이번 대회에서 실력을 입증할 수 있어서 만족해요." ▲ 지난 3월 19일 열린 2017 서울국제마라톤 남자 마스터스(일반인) 경기 모습. 우승을 차지한 문삼성 씨(왼쪽) 뒤로 2위를 차지한 김회묵 선수가 바짝 쫓아오는 모습이 보인다. (출처: 마라톤 온라인) 현재의 '나'를 있게 한 숨은 공신 문삼성 씨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떠올린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특히 배문고등학교 시절 은사인 조남홍∙서순애 감독 부부는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당시 선수들의 삼시 세끼를 매일 같이 챙기며, 제자들을 귀한 자식처럼 아꼈다는 이들이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 전 문 씨는 조남홍 감독을 찾았다. “표현은 잘 안 하시지만 감독님이 저희들 챙기는 게 눈에 다 보여요. 예전에도 선수들의 심리 상태부터 진로까지 다 신경 쓰시는 모습을 봤죠. 인간적으로 가장 훌륭한 지도자라고 생각해요” 또 어린 시절 충남 예산에서 같이 생활했던 정진혁 선수 역시 잊을 수 없는 존재다. “저보다 2살 형인데, 형이 앞에서 힘든 훈련을 다 리드하며 많이 도와줬거든요. 그 덕분에 중학생 때 큰 대회에서 2관왕을 차지했어요.” 현재는 군 복무 중인 정진혁 선수. 그에게 문 씨는 2020년 도쿄 올림픽에 같이 선발되자는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다. “현재 가장 큰 목표는 도쿄올림픽 출전이에요. 2-3명정도 선발 될텐데, 형이나 저 둘 다 최선을 다해야죠” ▲ 배문고등학교 졸업 이후에도 현재까지 조남홍 감독과 연락을 주고받는 문삼성 씨.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조언을 구했다. 앞으로도 모범적인 모습 보이고 싶어 주변이들에게 감사를 전한 문 씨는 요즘 들어 자신도 후배들의 연락을 받을 때가 많다고 했다. 운동을 하며 힘든 점이 있거나, 선수 은퇴 후 무엇을 하면 좋을 지 조언을 얻기 위해 연락을 하는 이들이 많다고. "연락을 받으면 제가 그만큼 성실하게 살아왔다는 것을 느껴요. 그래서 ‘앞으로도 열심히 살아야겠다’ 다짐하죠.” 이처럼 반듯한 모습 뒤에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두 아들을 뒷바라지 하며 희생하신 어머니의 역할이 컸다. "자랑스러운 아들로 키워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힘들게 자라온 만큼 저 역시 비슷한 환경에 처하신 분들을 돕고 싶거든요” 목표를 향한 그의 머리는 차갑지만 주변을 향한 그의 가슴은 뜨겁다. ▲ 부상을 딛고 마라톤 우승을 차지한 문삼성 씨.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을 위해 매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글/오상훈 기자 ilgok3@hanyang.ac.kr 사진/문하나 기자 onlyoneluna@hanyang.ac.kr

2017-04 03

[학생]편지 한 통에 담긴 고민, 위로를 건넵니다 (1)

“소중한 고민을 보내주시면, 느린 손걸음으로 편지를 답장해드립니다.” 서울시 종로구 감고당길에 위치한 ‘온기우편함’은 익명의 편지를 받는 우편함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서 영감을 얻어 조현식(국제학부 4) 씨가 설치한 것이다. 마음 속 깊이 꼬깃꼬깃 접어둔 고민을 편지에 담아 우편함에 넣으면 답장을 받을 수 있다. 설치된지 한 달여만에 벌써 수백통의 고민이 온기우편함을 거쳤다. 온기잡화점에서 당신의 고민 들어드려요 온기우편함은 조현식 씨 외 60여명의 점원이 꾸려나가는 ‘온기잡화점’에서 운영한다. 고민이 있는 이라면 누구나 편지를 보낼 수 있다. 단, 자신이 누군지 밝히지 않고 익명으로 보내는 것이 원칙. 답장을 할 땐 모두를 ‘온기님’이라 칭한다. 손으로 직접 쓴 편지를 보내는 것도 것도 특징이다. 불편하고 느리다는 이유로 요즘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방식이지만 ‘느림’에서 가치를 찾았다. “느리니까, 편지를 쓰면서 그 안에 더 많은 진심을 담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고 가는 편지 속에 온기를 가득 담고 싶다는 것이 조 씨의 바람이다. 고즈넉한 분위기로 조 씨가 평소 즐겨 찾던 삼청동 돌담길에 지난 2월 마지막날 설치된 온기우편함. 첫 주부터 길을 지나는 많은 사람들이 편지를 넣었다. 우편함 옆에 마련된 편지지를 집어 들고 길에 선 채 편지를 쓰고 가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일주일 간 무려 200통에 달하는 편지가 도착했다. “처음엔 50명 정도만 써주셔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편지를 써주실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덕분에 많은 분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어 행복하다”고 그는 말했다. ▲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기는 서울시 종로구 감고당길에 위치한 온기우편함 (출처: 조현식 씨) ▲ 우편함 주위에 서서 편지지에 저마다의 고민을 적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출처: 조현식 씨) 편지로 행복을 전할 수 있다면 지난해 11월 조 씨는 우연히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란 소설을 읽었다. 소설에선 과거의 인물이 미래의 인물에게 고민 편지를 쓰고 미래 인물이 답장을 해준다. ‘모르는 사람이 들어주는 고민’이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니 '실제로도 이런 우편함이 존재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사람들은 수많은 관계를 맺고 살아가지만 정작 자신의 고민을 전할 사람은 없는 경우가 많아요. 친한 친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고민 하나쯤은 있잖아요. 자신을 모르는 사람에게라면 모든 고민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평소 ‘누군가를 돕는 삶을 살고 싶다’는 조 씨의 가치관도 우편함을 만들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어린 저를 키워주셨던 할머니께서 병을 앓다 돌아가셨어요. 그때 삶이 유한하다는 것에 대해, 또 유한한 삶을 어떻게 가치 있게 보낼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어요." 그는 행복하게 지내도 모자란 시간을 경쟁과 질투로 보내는 일이 무의미하다고 느꼈다.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한 번이라도 더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이 우편함이 누군가에게 위로를 전하고, 나아가 행복을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그는 곧바로 우편함 제작과 운영에 대한 고민에 돌입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우편함 운영에 관심이 있는 10명의 점원을 모집했다. 하지만 설치 이후 생각보다 많은 편지가 도착해 점원을 추가로 모집했다. 기사를 접하곤 점원이 되고 싶다고 먼저 연락이 온 경우도 있었다. 현재는 총 60명의,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점원들과 함께하고 있다. 점원이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자질이 있냐는 물음에 “점원이 되기 위한 특별한 조건은 없다”며 “누군가에게 위로를 전하고픈 그 마음만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 조현식 씨를 지난 3월 30일 정몽구 미래자동차연구센터에서 만나 온기우편함을 설치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저마다의 고민에 공감과 위로를 보낸다 편지는 매주 토요일에 수거한다. 점원은 15명 씩 네 팀으로 나뉘어 일주일에 한 번 이화여대 인근에 위치한 카페에 모여 답장을 쓴다. 수십장의 편지를 함께 읽고 같은 경험이 있거나, 위로를 가장 잘 전할 수 있는 점원이 해당 편지를 맡아 답변을 쓴다. 못생겨서 고민이라는 7살 꼬마의 고민부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친구와의 관계도 좋지 않아 슬픔을 감당할 수 없다는 고민까지. 저마다 고민은 달라도 모든 편지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너무 어려운 고민이라면 있다면 상의해 답을 구하며, 평소 독서를 하며 적어둔 다양한 문구를 첨부하기도 한다. 편지를 쓴 이들에게 최선의 답을 주기 위한 노력이다. 조 씨의 평탄하지만은 않은 삶도 많은 이들에게 ‘좋은 답변’을 줄 수 있는 거름이 됐다. 20대 초반, 문득 정해진 대로 사는 삶에 대해 회의감이 든 조 씨는 다양한 경험을 위해 휴학을 했다. 여행, 봉사활동부터 시작해 길거리에서 악세서리, 아이스크림 등을 파는 노점상 운영도 해봤다. “제가 읽은 책에서 장사를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하더라고요. 하면서 쫓겨나기도 하고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견디다 보니 ‘이제 무엇을 해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이런 경험 덕에 조 씨는 삶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편지에 ‘저도 방황을 했지만 하나의 길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그러니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조급해하지 말라’는 위로를 전할 수 있었다. ▲ 조현식 씨가 온기우편함 앞에서 편지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편지로 행복을 전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그다. (출처: 조현식 씨) 편지 한 장의 온도 온기우편함은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카페그레’에도 설치돼 있다. 앞으로 전국적으로 우편함을 더욱 늘려나가고 싶은 바람이다. 또 우편함 옆에 부스를 설치해 여유롭게 편지를 쓸 수 있는 장소도 마련할 계획이다. “지금은 온기잡화점을 비영리단체로 발전시킬 방안을 고민하고 있어요.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온기를 전해주려고요.” 진심을 담은 편지로 따뜻함을 공유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 온기잡화점에서 보낸 편지 한 통의 온기는 봄날의 햇볕보다 따스하다. ▲ 조 씨도 온기우편함에 고민 편지를 넣어 답장을 받았다. "누군가가 저의 고민에 답장을 써줬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아직 뜯지 않고 편지를 간직하고 있어요." 글/ 최연재 기자 cyj0914@hanyang.ac.kr 사진/ 김윤수 기자 rladbstn625@hanyang.ac.kr

2017-03 31

[학생][한양피플] 뇌병변 친구와 진한 우정 이어가는 한양 새내기

한양대는 다양한 전형을 만들어 원하는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6년간 몸이 불편한 친구를 헌신적으로 도우며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한 김예환 학생은 서울의 주요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한양대에만 있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자원환경공학과에 합격해 눈길을 끌었다. 글. 윤지현(학생기자) / 사진. 안홍범 학교생활에 최선 다한 것이 합격의 비결 “학교에서 현장 체험 학습으로 뮤지컬을 관람하고 있을 때 합격 전화를 받았어요. 너무 기쁘고 흥분됐죠. 가족들에게 전화로 알리고, 친구들과 선생님들께도 축하를 많이 받았어요.” 합격 당시를 떠올리는 김예환 학생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진다. 김예환 학생이 합격한 ‘학생부종합전형’은 성적을 반영하지 않고, 각 과목 교사들과 담임교사가 서술한 학생의 수업 태도와 성취도 등의 비교과 영역만 보고 학생을 뽑는 전형이다. 김예환 학생의 경우 오랫동안 뇌병변 친구를 도운 것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내신 및 수능 성적을 보지 않는 수시전형이라 자칫 오해의 시선이 쏠리기도 하는데, 이에 대해 김예환 학생은 “비록 봉사 활동으로 화제가 됐지만 학교생활에 최선을 다하고 즐겁게 보낸 것이 합격의 비결”이라고 말한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생활한 것 같아요. 학원은 거의 다니지 않고 학교 수업을 정말 열심히 들었어요. 부족한 것은 인터넷 강의를 들으면서 채웠고요. 물론 봉사도 한 부분을 차지하긴 했지만 저의 잠재력과 역량을 높이 평가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중학교 때부터 다방면에 관심이 많았다는 김예환 학생은 배드민턴 동아리를 하면서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친구와 함께 출전한 영어 팝송대회에서 기타를 연주해 수상한 경험이 있고, 미술에도 관심이 커 많은 시간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고등학교 재학 중에는 도서부를 비롯해 다양한 동아리 활동에 참여했어요. 특히 2학년 때 네팔 지진으로 학생들이 학용품이 없다는 말을 듣고 기부 캠페인을 벌여 연필 2,000자루와 식수 구입비를 기부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 김예환(자원환경공학과 17) 학생 6년 지기와의 변치 않는 우정 몸이 불편한 친구 최주희 학생은 중학교 1학년 때 만나 지금까지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주희와 친하게 지내는 걸 알고 선생님께서 봉사 도우미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셨어요. 잘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지만 주희를 돕기로 마음먹었죠.” 중학교에서의 인연은 고등학교까지 이어졌다. 진학 후에도 동아리 활동을 같이 하고 야외 활동에 도움을 주는 등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힘든 일은 없었을까? “다른 친구들의 배려가 부족한 모습을 볼 때 가장 힘들었어요. 예를 들어 급식시간에 줄을 서 있는데, 휠체어가 지나가도 길을 터주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또 친구를 돕는 건 당연한 건데 주변에서 동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제 친구에게 거리감을 보일 때 힘들었죠. 주희가 뇌병변 장애 1급인데, 사고하는 것에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두 다리로 보행이 안 되고 왼쪽 팔 마비 증상이 있어요. 현재의 장애인 등급제에서는 몸이 불편한 이들이 많은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하루 빨리 제도가 개선됐으면 합니다.” 다양한 경험 쌓을 캠퍼스 생활의 시작 한양대에서 새내기로 첫 캠퍼스 생활을 시작하는 김예환 학생. 그녀가 꿈꾸는 대학 생활은 어떤 모습일까? “학교를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많이 교류하고 싶어요. 공부를 비롯해 제가 해야 할 일들을 열심히 하면서 생활하고 싶고요. 또 선배님들이 사주시는 밥도 얻어먹고 싶습니다.(웃음) 한양대학교에 합격한 것이 무척 기쁘고 제 주변에 좋은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환하게 웃는 김예환 학생에게서 당찬 새내기의 모습이 엿보인다. 활기찬 캠퍼스 생활을 시작하게 될 그녀의 앞날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사랑한대 2017년 3-4월호 이북 보기

2017-03 27

[학생]게임하면서 캠퍼스 구경해요, 앱 '탐방탐방' 개발한 재학생 4인

서울캠퍼스의 면적은 약 40만㎡다. 학생들 대부분이 자신의 단과 대학을 중심으로 생활하므로, 졸업할 때까지 캠퍼스 전체를 둘러보기는 쉽지 않다. 우리는 드넓은 캠퍼스를 얼마나 알고 있고, 어디까지 가봤을까. 이 질문을 떠올린 네 명의 재학생이 '탐방탐방'을 만들었다. 캠퍼스 곳곳을 다니며 플레이하는 게임 앱이다. 지난 3월 15일 출시된 탐방탐방 팀의 신강수(정책학과 3), 노웅기(스포츠산업학과 3) 씨를 만났다. 탐방탐방이 출시되기까지 탐방탐방은 캠퍼스 안에 있는 장소를 토대로 만든 4가지 경로 중 한 가지를 택해 숨겨진 실루엣을 찾아 나가는 게임이다. 실루엣은 캠퍼스에 존재하는 다양한 조형물의 그림자다. 코스마다 숨겨진 실루엣을 보고 실제 조형물을 찾아 카메라로 촬영하면 미션을 완료하게 된다. 탐방탐방을 처음 기획한 것은 신강수 씨와 김나연(응용미술교육과 4) 씨다. 두 사람은 지난해 2학기 '사회적 기업가 정신' 강의에서 한 팀이 돼 창업 아이템을 만들게 됐다. 이들은 캠퍼스와 박물관, 역사관을 효과적으로 탐방할 수 있는 앱 게임을 기획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심사위원으로 나선 서진석 부장(사회봉사단 사회혁신센터)은 센터장은 탐방탐방의 사업화를 제의하며 계획이 급물살을 탔다. 탐방탐방 팀은 이후 디자인의 유은서(응용미술교육과 4) 씨와 마케팅의 노웅기 씨를 팀원으로 추가 모집했다. 이렇게 신강수 씨를 필두로 김나연, 노웅기, 유은서 씨로 구성된 팀이 탄생했다. ▲탐방탐방 팀의 신강수(정책학과 3), 노웅기(스포츠산업학과 3) 씨와 지난 24일에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후 앱 출시를 위한 절차를 한 단계씩 밟았다. 신강수, 노웅기 씨는 탐방 코스 조사와 스토리 기획에 힘썼고 김나연, 유은서 씨는 캐릭터 및 지도 제작 등 디자인 분야를 도맡았다. 신강수 씨는 “교내에 정말 많은 수의 조형물이 있었다”며 “게임 특성상 각 조형물에 얽힌 스토리나 의미를 먼저 알아야 했기 때문에 수십 번의 탐색 과정을 거쳤다”고 했다. 참고한 것은 한양 둘레길 코스다. “한양 둘레길 코스를 따라서 일차적으로 기획을 했고 주변의 피드백과 함께 근방에 있는 조형물을 추천받았어요. 직접 다녀보며 엄선한 후에 시리즈를 나눠 제작했죠.” 신강수, 노웅기 씨가 소스를 구해왔다면 디자인 팀의 김나연, 유은서 씨는 밤샘 작업을 고사하고 디자인작업을 이어나갔다. 학업이나 인턴 등 개인의 생활과 병행하는 일이었기에 순탄한 작업은 아니었다. 하지만 더 큰 어려움은 따로 있었다. 앱 개발을 맡을 기술자가 팀에 없었던 것. 신 씨는 외주 용역 업체의 문을 두드렸다. 다행히 사회혁신센터의 지원금을 받아 계약을 체결했고 일정에 맞춰 앱 개발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난 15일 탐방탐방이 출시됐다. 신강수 씨는 “게임을 하면서 탐방을 할 수 있는 곳은 한양대가 유일하다”며 “학교를 찾는 중, 고등학생과 한양인이 탐방탐방을 통해 연결되길 바란다”고 했다. ▲ 지난 15일에 출시된 탐방탐방에서는 다양한 테마의 4가지 코스를 즐길 수 있다. (출처: 신강수 씨) 탐방탐방 이모저모 탐방탐방 현재 버전에서 출시된 코스는 총 4가지다. △두근두근 캠퍼스 1(애지문-사과대-인문대) △두근두근 캠퍼스 2(애지문-공대-노천극장) △더 바이러스(애지문-토목관-노천카페) △사자상의 비밀(한양대 서울캠퍼스 전체)로 구성됐다. 순정, 공포, 미스터리 등 다양한 콘셉트의 코스를 차례로 즐길 수 있다. “혹시 우리대학에 철 사자상이 몇 개 있는지 아세요?” 캠퍼스 구석구석을 누비며 모르는 게 없어졌다는 신강수 씨가 던진 한마디다(참고로 교내에 철 사자상은 8개가 있다). 신 씨는 “캠퍼스를 돌아다니다가 건축관 지하 4층까지 내려가 본 적도 있다”고 말했다. “건축관 지하 3층은 학생들 실습공간이에요. 스프레이 흔적이 벽면에 많이 묻어있는 데다가 어두워서 음산한 분위기가 느껴졌어요. 고양이가 자주 출입하니 문 열어두지 말라는 문구도 붙어있고요.” 이런 경험들이 모여 게임 속 하나의 콘텐츠로 만들어졌다. “제3코스인 ‘더 바이러스’에 이 코스가 들어있어요. 탐방탐방 공포 버전이죠.” 노웅기 씨는 정몽구 미래자동차연구센터가 등장하는 제2코스를 추천했다. “저는 이번 기회를 통해서 센터 안으로 처음 들어가 봤어요. 1층에서부터 3층까지 다양한 조형물이 존재하더라고요. 특히 5층에 하늘정원이 있는 걸 보고 신기했어요.” 캠퍼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구석구석 안 돌아다닌 곳이 없다는 두 사람. 노 씨는 “건물 안에서 진행되는 코스가 있는 만큼 앞으론 소음이나 쓰레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게임 지령 중간에 맞춤형 글귀를 적어 넣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구상 중인 역사관 관련 콘텐츠. 탐방탐방은 박물관, 역사관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출처: 신강수 씨) 더 탄탄한 게임으로 거듭날 것 사실 탐방탐방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다. 불과 3개월 차에 게임 출시까지 이뤄냈으니, 앞으로 중요한 것은 문제점 보완 및 사업 확장이다. 먼저 노웅기 씨가 보완점에 대해 언급했다. “정적인 게임 환경과 리워드 시스템 구축은 꼭 개선해야 할 점이에요. 배경음악이나 효과음을 넣고 다양한 모션을 추가해 좀 더 생동감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해요. 게임의 흥미를 더할 수 있는 리워드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합니다. 현재는 코스를 완료하면 배지를 지급해주는 방식으로 구상하고 있네요.” 다행히 개발자 부재로 인한 고민은 덜었다고. “감사하게도 앱 개발을 맡은 외주업체에서 탐방탐방의 가능성을 보고 지원을 약속해주셨어요. 더 재미있고 유익한 게임이 되도록 노력해야죠.“ 이번엔 캠퍼스 전체를 아우르는 코스를 선보였다면, 향후 계획은 우리대학 역사관과 박물관 관련 콘텐츠를 출시하는 것이다. “우선적인 목표는 캠퍼스 내에서 탐방탐방의 입지를 굳혀 나가는 거예요.” 신강수 씨의 설명. “좋은 소식은 학교 홍보대사인 사랑한대 측과 협력하기로 했다는 거죠. 고등학생들이 학교를 방문했을 때 탐방탐방의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이용자를 늘릴 예정입니다.” 탐방탐방 팀은 우리대학 내에서 기반을 잡은 뒤 서울권의 대학 및 박물관, 역사관에 대한 콘텐츠를 개발해 차근차근 사업을 늘려갈 예정이라고 했다. 신 씨는 현재의 위치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학생들끼리 모여 주도적으로 일을 진행했다는 사실에 큰 보람을 느껴요. 물론 아직 현실화되지 못한 부분이 많은데요. 인력은 부족한 데다가 여러모로 개선할 점도 남아있죠. 그래도 열심히 해서 즐거운 탐방이 필요한 많은 이들에게 유익한 콘텐츠를 선사해 줄 겁니다.“ 탐방탐방 앱은 구글스토어와 앱스토어에서 다운 받을 수 있다. ▲애지문 입구에 세워진 판넬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두 사람. 이들의 '탐방을 위한 탐방'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글/ 김상연 기자 ksy1442@hanyang.ac.kr 사진/ 문하나 기자 onlyoneluna@hanyang.ac.kr

2017-03 21

[학생][도전한대] 모두 피아니스트가 되는 그날까지

피아노를 사는 것부터 악보를 구하고, 연주하며, 수리하는 것까지. 이 모든 과정 중 무엇 하나 손쉬운 일은 없어 보인다. 피아노와 관련해 상세히 물어볼 지인이 있거나 검색해볼 전문 사이트가 있는 것도 아닌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그럴 땐 마피아컴퍼니를 찾아보자. 마피아컴퍼니는 ‘마음만은 피아니스트’의 줄임말로 피아노의 모든 것을 다루는 곳이다. 마피아컴퍼니의 기술이사로 활약하고 있는 컴퓨터공학부 허상민 학생을 만나봤다. 글. 이주비(학생기자) / 사진. 안홍범 공동 창업의 시작 마피아컴퍼니는 페이스북의 ‘피아노 치는 남자들’과 ‘피아노 치는 여자들’을 전신으로 하고 있다. 취미로 처음 시작한 피아노 페이지의 규모가 너무 커져 더 이상 관리하기가 어려워지자 페이지 운영자 정인서 씨(현 마피아컴퍼니 대표이사)는 고민에 빠졌다. 그러던 중 이장원 씨(현 마피아컴퍼니 운영이사,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12)로부터 이 페이지를 사업 모델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듣게 된다. 그렇게 두 사람은 페이지 사업화 기획을 시작했다. 그러나 페이스북 페이지만으로는 사업 진행에 한계가 있음을 느끼고 독자적인 웹사이트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허상민 학생이 기술이사로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웹사이트를 열게 됐다. 사실 허상민 학생이 두 사람과 인연을 맺은 건 페이스북 플랫폼 ‘대나무숲’의 제보함과 검색기를 개발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이 과정에서 알게 된 서울대 대나무숲 관리자의 소개로 이장원 씨와 만나게 된 것. 허상민 학생은 “원래 두 분이서 사업을 논의하고 있었는데, 제가 관련 영역에서 개발을 담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제게 함께하자는 제안을 했다”며 “비즈니스 모델이 바로 실현 가능할 만큼 체계적으로 기획되어 있어 합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 ㈜마피아컴퍼니 기술이사 허상민(컴퓨터공학부 14) 학생 기술로 이어진 피아노와 인터넷 마피아컴퍼니의 주요 서비스는 피아노 연주 영상 업로드, 악보 업로드 및 다운로드, 커뮤니티 게시판이 있으며 여기서 더 나아가 디지털 피아노 판매, 피아노 조율사 매칭, 공연 기획까지 그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마피아컴퍼니는 지난 2015년 6,000명의 회원으로 시작해 지금은 10만 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돼 있으며, 하루 접속자 수 1만 명, 한 달 접속자 수 30만 명까지 성장했다. 마피아컴퍼니의 잠재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렇듯 마피아컴퍼니는 피아노를 주축으로 온라인상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 편의를 고려해 웹사이트를 구성하고, 접속자의 웹사이트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고민하는 것이 바로 기술자인 허상민 학생의 일이다. ▲ 마피아 컴퍼니의 주요 서비스는 피아노 연주 영상 업로드, 악보 업로드 및 다운로드, 커뮤니티 게시판이 있으며 여기서 더 나아가 디지털 피아노 판매, 피아노 조율사 매칭, 공연 기획까지 그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때는 많은 관심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웹사이트 체류 시간을 최대한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SNS에서 볼 수 있는 알람 기능 탑재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또한 그는 영상 게시판에 인기 알고리즘을 따로 구성해 인기가 급상승하는 영상에 표시하거나, 접속자가 급증해도 사이트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기술적인 설계도 맡고 있다. “접속자가 폭주할 때 사이트가 버틸 수 있도록 설계하는 부분에서 전공 지식을 많이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접속자 수가 많아지고, 그 데이터가 쌓이면 쌓일수록 더 깊은 전공 지식이 요구되기 때문이죠.” ▲허상민 학생은 “피아노를 살 때부터 연습하고 더 이상 치지 않을 때까지의 이 모든 과정에 마피아가 함께하고 싶습니다. 어떤 상황이 됐든 마피아 사이트를 통해서 해 결이 가능하고,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피아노 콘텐츠를 제 공하는 게 저희가 궁극적으로 달성하고 싶은 목표입니다.” 라고 말한다 학교에서 배운 전공 지식은 물론 학교의 지원도 큰 도움이 됐다. 마피아컴퍼니가 한양대 컴퓨터공학부 특성화사업단 지원 사업에 선정된 덕분에 초기 설립비를 지원받은 것. 게다가 한양대 학생이라면 마피아컴퍼니에서 일하며 학교에서 장학금을 받고 학점도 인정받을 수 있다. “저 또한 이 제도를 통해서 학점을 인정받았습니다. 현재 우리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제 동기도 마찬가지로 학점을 인정받고 있고요. 학생들이 편하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기 위해 학교에서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죠.” 한국을 넘어서, 피아노를 넘어서 최근 마피아컴퍼니의 검색률이 급등했다. 회사 내부에서는 영화 <라라랜드>와 <너의 이름은>의 돌풍을 그 요인으로 꼽았다.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OS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악보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고, 그 과정에서 마피아 사이트의 방문자 수도 늘어난 것. 여기에 SNS에서 이 두 영화를 중심으로 한 마피아컴퍼니의 자체적인 홍보까지 더해져 그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전부터 마피아 사이트의 글로벌 버전 구축에 관심이 있었지만 이번 사례를 통해 더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습니다. <라라랜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가 있는 작품이라 악보를 찾으려는 외국인들이 저희 사이트로 많이 유입된 것 같습니다.” 마피아컴퍼니는 사이트의 글로벌화 외에도 또 다른 포부를 가지고 있다. 바로 기존 피아노 중심으로 이뤄지던 서비스들을 다른 악기에도 적용해 그 영역을 확장시키는 것이다. 음악이라는 큰 범주 내에서 기존 사업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와 함께 새로운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애플리케이션 서비스가 그것이다. 마피아컴퍼니가 애플리케이션으로 출시되면 사용자들이 기존 알람 서비스를 휴대폰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사용량이 훨씬 더 늘 것으로 기대된다. 허상민 학생은 “피아노 치는 사람들의 피아노 생애 주기의 모든 과정에 마피아가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한다. “피아노를 살 때부터 연습하고 더 이상 치지 않을 때까지의 이 모든 과정에 마피아가 함께하고 싶습니다. 어떤 상황이 됐든 마피아 사이트를 통해서 해결이 가능하고,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피아노 콘텐츠를 제공하는 게 저희가 궁극적으로 달성하고 싶은 목표입니다.” 그의 바람대로 한국을 넘어서, 피아노를 넘어서 더 많은 사람들과 음악으로 소통하는 마피아컴퍼니가 되길 기대해본다. Q 마피아컴퍼니가 한양대에서 지원받은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A 저희 마피아컴퍼니는 컴퓨터공학부 특성화사업단 내의 비교과 활동 지원 프로그램에서 창업 활동 요건을 충족한 결과, 지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는 컴퓨터공학부에 재학 중인 학부생 중 창업을 한 학생이 신청서와 증빙 서류, 활동 보고서만 제출하면 심사를 거쳐 활동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Q 마피아컴퍼니 일을 하면서 어떻게 학점도 인정받을 수 있었나요? A 학점 인정은 사업단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현재 저희와 협약 관계인 서울어코드활성화사업단을 통해 진행하게 되면,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출근부, 업무 평가서 그리고 보고서를 작성하게 됩니다. 세 가지 모두 사업단 양식에 해당하며, 이를 제출하면 학점을 인정받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희는 컴퓨터공학부의 서울어코드사업단과 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마피아컴퍼니에서의 근무가 현장 실습이 되어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고 장학금도 지원받을 수 있게 됩니다. 이 제도를 이용하게 되면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큼 많은 것들을 회사에서 배울 수 있고, 직접 해볼 기회까지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Q 컴퓨터공학부가 아니더라도 현장 실습으로 마피아컴퍼니에 지원할 수 있나요? A 컴퓨터공학부가 아닌 경우에는 ‘하이웹(HY-WEP, HanYang Work Experience Program)’ 제도를 이용하면 됩니다. 하이웹도 실습 지원금이 지급되며,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고, 현장 실습 수료증이 발급됩니다. 꼭 컴퓨터공학부 학생이 아니더라도 저희 마피아컴퍼니에서 선발하면 근무가 가능한 거죠. 사랑한대 2017년 3-4월호 이북 보기

2017-03 21

[학생][동고동락] 한양인의 든든한 후견인, 키다리은행

여기, 까다로운 심사 없이도 자율 이자로 한양대 재학생에게 돈을 빌려주는 은행이 있다. 대출 자격은 재무 교육을 받고, 돈을 어떻게 갚을 것인지 상담받는 것으로 충분하다. 알수록 궁금증을 자아내는 이 은행, 바로 대학생자조금융협동조합 ‘키다리은행’이다. 글. 이주비(학생기자) / 사진. 안홍범 서로의 키다리가 되다 키다리은행은 대학생들이 학생으로서 살아가기 힘든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대학생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는 제한적이지만 동시에 대학생이라는 이유로 어느 정도의 경제적 자립성을 요구받는다. 돈이 필요한 곳은 많은데 돈을 벌 수 있는 현실적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학생 신분으로는 신용 대출도 받기 어렵다. 올해 졸업한 키다리은행 초대 은행장 한하원(국제학부 12) 씨는 “대학생의 상황을 고려한 사회적 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혼자서도, 또 학교 밖 사회에서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인 만큼 우리끼리 힘을 모아 협동조합이라는 틀 안에서 서로의 경제적인 안전망을 만들고 싶었다”며 키다리은행의 설립 취지를 밝혔다. 그렇게 시작한 키다리은행은 소액 신용 대출 제도인 ‘숏다리펀드’부터 ‘상환지원 프로그램’, ‘재무교육 프로그램’과 ‘꿈 키높이 통장’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자율 이자로 운영되는 숏다리펀드다. 대출을 통해 얻은 경험에 대해 스스로 가치를 매기고, 이자를 자율적으로 부과하는 행위가 키다리은행의 취지에 더 부합한다는 판단에서 만든 프로그램이다. 한하원 씨는 “자율 이자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이자율이 연 3.7%로 시중 은행 이자율보다 훨씬 높아 놀랐다”며 “서로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이자뿐만 아니라 원금 상환도 잘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인다. ▲ (왼쪽부터 순서대로) 키다리은행의 한경수(경영학부 11), 김보정(파이낸스경영학과 16), 김동환(경영학부 16) 학생과 한하원(국제학부 12) 씨 키다리은행의 기분 좋은 행보 좋은 취지와 제도 덕분이었을까? 지난 2015년 11월 시작한 키다리은행은 짧은 활동 기간에 비해 비교적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 종종 언론에 소개되기도 하고, 다른 대학교의 학생들로부터 키다리은행 설립 요청도 받았다. 어느 정도 준비가 갖춰진 학교를 대상으로 키다리은행의 설립을 도와 다른 학교까지 진출할 수 있었다. 또한 키다리은행은 ‘2016 제11회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사회혁신 분야에 선정돼 수상함으로써 그간 공들인 노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이에 대해 한하원 씨는 “대학생들이 스스로 만든 자체적인 금융조직은 그간 한국 사회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였다고 생각한다”며 “사회적 가치를 위해 만들어진 유일무이한 협동조합 은행이라는 점에서 사회를 혁신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짧은 다리의 역습 키다리은행의 성과는 ‘숏다리’ 대학생들이 모여 서로의 ‘키다리’가 되길 바란 결과다. 때로는 기대 이상의 ‘숏다리’들을 만나기도 했다. 한경수(경영학부 11) 학생이 말하는 졸업생 출자금 기부가 대표적이다. “조합원이 졸업하면 자동적으로 키다리은행에서 탈퇴하게 됩니다. 그런데 졸업할 때 출자금을 돌려받지 않고 키다리은행에 기부하고 나가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자신들의 출자금이 학생들의 생활협동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는 의미인 거죠.” 그렇다면 키다리은행 운영진들이 꿈꾸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김보정(파이낸스경영학과 16) 학생은 “공부하기 위해 대학에 온 학생들이 정작 학업보다는 학비, 생활비, 월세 걱정과 같이 생활에 더 치우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대학생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키다리은행이 그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현 은행장 겸 이사장인 김동환(경영학부 16) 학생은 “키다리은행이 대학생들의 사회 진출을 돕는 든든한 발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열 키다리 안 부러운 한 명의 숏다리를 위한 든든한 후견인. 키다리은행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사랑한대 2017년 3-4월호 이북 보기

2017-03 20

[학생][人사이드人터뷰] 글쓰기의 열정, 신춘문예로 비상하다

2017 신춘문예에서 한양대가 당선자 네 명을 배출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래빗 쇼>로 세계일보 소설 부문에 당선된 이상희 동문을 비롯해 김세나(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 13) 동문이 동아일보 영화비평 부문, 이진경(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 15) 학생이 문화일보 문학비평 부문, 문은강(대학원 국어국문학과 15) 학생이 <밸러스트>로 서울신문 소설 부문 당선자에 이름을 올렸다. 그중 이상희 동문과 문은강 학생을 만나 당선 소감과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글. 오인숙/ 사진. 안홍범 ▲ 2017 신춘문예에 당선된 영광의 얼굴들. 문은강 학생(왼쪽)과 이상희 동문이 환하게 웃고 있다. Q 글을 쓰는 많은 분들이 신춘문예를 통한 등단을 꿈꾸고 있습니다. 많은 예비 작가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셨어요. 수상 소감 한 말씀 부탁드려요. 이상희(이하 이) 대개 신춘문예는 12월 초에 마감해서 다음 해 1월 1일에 지면에 실리는데, 세계일보가 마감이 가장 늦어서 마지막까지 고쳐서 낸 기억이 있습니다. 사실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전날 과음한 상태라 술이 덜 깬 상태에서 당선 전화를 받아서… 하하. 정신없었죠. 문은강(이하 문) 저는 조교실에서 일하다가 전화를 받았어요. “서울신문인데요”라는 첫마디를 듣자마자 너무 놀라서 손이 떨리더라고요. 그날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했어요. 당선 소식은 항상 선배님들의 몫이었기 때문에 제가 겪게 될 일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거든요. 수상하면 마냥 좋을 줄 알았는데 막상 당선되고 나니까 기쁘기보다 무서워요. 더 이상 습작생이 아니라는 두려움 때문에 힘들기도 하고요. Q <래빗 쇼>와 <밸러스트>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요? 이 이번 <래빗 쇼>는 훌리오 꼬르따사르의 <파리의 아가씨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짧은 단편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이 단편은 20세기 중반에 쓰여진 것인데, 만약 주인공이 현대 사회로 호출된다면 토끼를 토하는 이 사람의 행위가 어떻게 소비될까 고민했죠. 저는 사회학과를 졸업했고, 대학원에서도 사회학을 공부했는데, 제게는 문학을 좋아하는 것과 사회학을 좋아하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아요. 둘 다 세계와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일이니까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주제에 이르게 됐어요. 문 저는 학부에서 문예창작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을 국어국문학과로 진학했기 때문에 학부 때부터 계속 소설을 써왔어요. 이번에 쓴 <밸러스트>는 남아 있는 분들을 조금 더 이해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쓴 소설이에요. 남아 있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거든요. 그게 요즘 제가 느끼고 있는 하나의 감정이기도 하고요. Q 신춘문예에 도전하게 된 배경과 그 준비 과정이 궁금합니다. 이 어려서부터 글쓰기와 문학을 좋아했지만 작가가 되고 싶다거나 소설로 뭘 해보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글쓰기를 좋아해서 혼자서 써 봤지만, 한 편 쓰는 게 참 어렵더라고요. A4로 두세 페이지 쓸 땐 재미있는데, 9~10페이지까지 한 편의 분량을 만들어내는 건 의지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어요. 그래서 취미로 두세 페이지 쓰다가 접은 적이 많았죠. 그렇게 혼자서 쓰다가 작년에 우연히 한 출판사에서 진행한 창작 수업을 3개월간 듣게 됐고,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게 됐어요. <래빗 쇼>가 제대로 완성한 거의 첫 작품인 셈이에요. 문 대학 때부터 글을 썼지만, 신춘문예에 도전한 건 두 번째라 ‘최종심까지만 가자’는 것이 목표였어요.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조금 더 준비를 하고 싶었지만, 주변에서 그래도 내보라고 조언해주셨어요. 돌이켜보면 어느 정도 소설 구성의 틀은 갖추었다고 생각했을 때 도전한 것 같아요. 그동안 썼던 작품 중 하나를 골라서 여러 번 다듬어서 보냈어요. 준비라고 하면, 신문사별 당선작을 읽어보며 심사위원들이 어떤 부분을 좋게 평가하는지 파악한 정도예요. ▲ <래빗 쇼>로 세계일보 소설 부문에 당선된 이상희 동문(사회학과 02) Q 아마도 수많은 습작 과정을 거쳐 이번에 좋은 성과를 거두게 된 것일 텐데요. 평소 습작은 어떻게 하셨나요? 이 자기가 쓴 글에 도취돼서 별로인데도 계속 쓰게 되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저는 개요를 많이 짜려고 노력해요.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개요를 짜놓고 조금 써보고 아닌 것 같으면 멈추죠. 저는 빨리 쓰고 여러 번 고치는 편이에요. 문장보다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라 쓰고 싶은 이야기나 정황이 떠오르면 그걸 그대로 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글을 쓰는 데 오래 걸리지는 않아요. 많이 쓰고 계속 고치는 과정을 반복하는 편이에요. 문 저는 학부 때 필사를 참 많이 했어요. 1~2학년 때는 글을 못 쓴다는 얘기를 너무 많이 들었거든요.(웃음) 학교 들어와서 글을 처음 썼기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어떻게 표현하고 뱉어내야 하는지를 몰랐어요. 그래서 방학이면 매일 도서관에서 필사를 했어요. 그러면서 문장이나 구성, 과거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작법 등을 배웠죠. 지금은 필사보다는 무엇을 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하고, 필요한 경우 필사 대신 필타를 합니다. 저도 글을 쓸 때 오래 걸리지는 않아요. 안 써지는 부분이 있으면 붙잡고 있지 않고 일단 다음 부분으로 넘어가죠. 어쨌든 완성시키는 게 중요하니까요. 뼈대를 잡아놔야 그 다음에 보충할 수 있거든요. Q 지금도 공부를 하며 혹은 일을 하며 등단을 준비하는 한양인이 많을 텐데요. 그들에게 힘이 되는 말이나 조언을 해주신다면? 이 소설을 쓰면서 제가 가장 힘들었던 건 이것이 소설이 되는지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했다는 거예요. 등단하기 전에는 내가 소설을 써도 될 사람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고요. 그런데 제 생각에 소설은 누구나 쓸 수 있고, 또 쓰면 느는 것 같아요. 투자한 시간만큼 말이죠. 그래서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잘 마련해야 해요. 믿음을 가지고 꾸준히 또 성실히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 <벨러스트>로 서울신문 소설 부문에 당선된 문은강 학생(대학원 국어국문학과 15) 문 소설 쓰기는 사실 너무 지루한 작업이에요. 하나의 집을 짓는 과정이라고 하잖아요? 만들어진 걸 보면 기쁜데 주춧돌을 놓고,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올리는 과정들이 재미가 없죠. 완성된 모습이 마음에 안 들어서 힘들어하는 친구도 있지만, 과정 자체가 힘들어서 행복하지 않다는 친구도 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쓰기를 놓지 못한다면 ‘그마저도 언젠가는 당신의 소설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는 얘기를 하고 싶어요. 저는 대학원 다니면서 새롭게 공부해야 할 것이 많아 무척 힘들었는데, 결과적으로 그것들이 소설 쓸 때 큰 도움이 됐어요. 한 교수님께서 ‘소설을 쓰는 것은 끝이 보이지 않는 계단을 올라가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한 발짝만 더 가면 거기가 끝일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 힘들더라도 계속 올라가야만 해요. 저 역시 여전히 올라가는 중이고요. Q 앞으로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또 어떤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이·문 오래 쓰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계속 글을 쓴다는 건 결국 살아남았다는 뜻이니까요. 그게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또 전작보다 나은 작품으로 꾸준히 발전하는 그런 작가가 되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덕담 한 말씀 부탁드려요. 이 어리지만 저보다 준비가 많이 된 것 같아요. 이번 소설 읽어보고 잘 썼다고 생각했거든요. 그 나이대에 쓰기 힘든 어른들의 입말이 살아있는 대사들이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앞으로 더 좋은 작품 기대할게요. 문 매년 신춘문예 당선작들을 모두 읽는데, 이번 당선작 중에서 선배님 글이 최고로 좋았어요. 그래서 오늘 만남이 제게는 독자로서 작가를 만나는 기분이었어요. 무척 재미있게 읽었고, 다음 작품도 빨리 만나고 싶습니다. 사랑한대 2017년 3-4월호 이북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