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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3 인터뷰 > 교수 중요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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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건축하는 게 정말 기쁘고 보람차다”

일평생 건축가의 길을 걸어온 유희준 명예교수(건축공학과)

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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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u4JV

내용
 
청와대 영빈관. 귀한 손님을 맞는 곳이란 뜻처럼 외국의 대통령이나 총리가 방문했을 때 맞이하는 장소다. 우리나라를 알리는 민속공연과 만찬을 베푸는 공식행사장인 영빈관은 그 화려한 내부로도 유명하다. 이 내부 공간은 한양대 건축과를 졸업한 유희준 명예교수(건축공학과)의 손을 거쳤다. 최근까지도 활발히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유 교수는 최근 제21회 가톨릭 미술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지난 7일 한강이 보이는 유희준 명예교수(건축공학과)의 개인사무실에서 유 교수를 만났다. 정년퇴임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유 교수는 여전히 건축가로 작업을 이어오고 있었다.
 
건축계에선 세번째 ‘가톨릭 미술상’ 특별상
 
지난 1954년 한양대 건축과에 입학한 유희준 교수는 지난 1958년 졸업 이후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에서 건축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그 후 미국 LA의 설계회사 럭맨그룹(Luckman Group)에서 근무하던 중 고(故) 이해성 교수(건축과)의 권유로 지난 1965년 우리대학 건축공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34년간 교수로 지내며 유 교수는 다수의 성당을 포함해 여러 건축물을 설계했다. 그중 상징적인 일이라면 청와대 영빈관 내부를 설계한 바 있고, 한국건축가협회 회장 또한 역임했다. 그 외에도 <건축기능+지각심리→형태미>라는 이름의 작품으로 지난 1978년에는 건축부문에서는 최초로 국전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1995년에는 대한민국 옥관 문화훈장을 받았다. 정년퇴임 한 1999년부터 지금까지도 건축가로서 활동하고 있다.
 
이번에 유 교수가 받은 가톨릭 미술상은 한국천주교주교회 문화예술위원회에서 주는 상이다. 교회 미술 발전과 토착화를 위해 제정한 이 상은 ‘한국 교회의 성미술 발전에 공헌도가 높은 작가’를 선정해 수여한다. 특별상은 여러 부문에 관계없이 가장 의미가 있는 이에게 시상한다. 유 교수 또한 일찍이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었다. 이번 수상은 가톨릭계에 대한 평생의 공헌에 가톨릭계가 답하는 감사이기도 하다. 심사를 맡은 건축가 김창수 씨는 “1970, 80년대 척박한 환경에서도 서구의 교회건축을 답습하는 것이 아닌 독자적 창작을 추구해 한국 교회 현대적 종교건축의 방향 제시해 주셨다”며 “비록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특별상을 모실 수 있게 돼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막간 Q&A

Q.
제21회 가톨릭 미술상 특별상을 수상하신 소감은 어떠신가요.
 
여태 건축부문에서 특별상을 받은 분이 두 분이에요. 제17회 때 제가 너무 존경하고 사랑하는 故 김수근 선생님께서 특별상을 받으셨는데 그때부터 ‘받으면 무척 영광이다’라는 생각을 했죠. 그 이전엔 고(故) 이희태 선생께서 최초로 특별상을 받으셨고. 그분들과 같은 상을 받게 돼서 많이 기쁘네요.
 
Q. 건축가 고(故) 김수근 선생님과 교동초등학교 3년지기 선후배이시고, 생전 김 선생님과 자주 교류했다고 하신 바 있는데 기억나는 일화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한 번은 저를 불러놓고 도면을 펼쳐 놓으신 적이 있어요. 아마 선생님께서 40대 전후였을 때인데 펼친 도면을 보며 물으셨죠. ‘내 여태 설계한 건 다 헛거고 이 작품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 유 교수가 한 번 봐줘.’ 감히 선생님 작품에 손을 댈 상상을 못해서 극구 사양했지만 결국 두서너 군데를 ‘저 같으면 여긴 이렇게 했을 거 같아요’하고 정중히 말씀드렸죠. 그랬더니 ‘응 그렇지?’하면서 흡족해 하셨는데, 그러고선 故 장세양 소장님을 불러 저를 옆에 두고 아까 말씀드린 부분들을 수정하라 하셨죠. 그때 너무 감사하고 지금도 존경하는 이유 중 하나죠. '지금까지 살아계셨더라면 어떤 활약을 보여주셨을지'라는 생각이 가끔 들기도 합니다.
 
건축, 그리고 미술
 
유희준 교수의 사무실은 온갖 액자로 가득하다. 가족 사진 몇몇을 빼면 대부분 그의 작업물이 담긴 액자다. 특이한 점이라면 그중 일부는 회화미술 작품이다. 건축가로서는 독특하게 유 교수는 미술에도 조예가 깊다. 지난 2015년 말에는 <열정>이란 이름으로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그때 전시된 작품 중 몇 점은 이전에 국제미술현상에서 결승출전자(Finalist winner) 상을 받았다.
 
▲지난 2015년 열린 유희준 교수의 개인전 <열정>에 실린 작품 <혼돈의 측량>. (출처: 유희준 교수)

유 교수의 회화작품은 구성이 치밀하다. 오히려 흐트러지게 그리는 게 잘 안된다. “중학교 때도 사생화를 그리고 미술선생님께 혼났죠. ‘이건 그림이 아니고 제도야!’ 빨간 벽돌과 흰색 돌 장식들을 꼼꼼히 그렸더니 그런 꾸지람을 들을 만도 했죠. 당시엔 무척 창피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부터 건축가 기질이 있던 거 같네요.”
 
정교수로 재직하던 시절에도 유 교수 곁에는 미술도 함께했다. 12년 동안 서울미대로 실내인테리어 디자인 관련 출강을 나간 바도 있고, 도서관에서는 언제나 건축책과 함께 미술책을 봤다. “당시 일 년에 한두 건씩 큼직한 설계 의뢰가 들어왔죠. 그 돈으로 미국에 가면 꼭 예일대에 있는 서점을 들렀는데, 거기서 앉아 책을 읽고 있노라면 정말 행복했죠. 건축책을 산 만큼 미술책을 샀던 거 같아요. 그만큼 건축이 좋았고, 미술도 좋았죠.”
 
유 교수는 “내 평생 건축하는게 정말 기쁘고, 지금 85살이지만 건축을 하면 마음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유 교수가 3년전 열었던 개인전 ‘열정’ 당시 밝혔듯, 건축은 그에게 있어 ‘인생이자 평생의 열정 그 자체’다. 그리고 함께해온 회화는, 유 교수 스스로를 건축과 함께 이끌어온 또 다른 열정의 징표다.
 
▲유희준 교수에게 건축은 곧 열정이다.

 
글/ 이상호 기자          ta4tsg@hanyang.ac.kr
사진/ 강초현 기자        guschrkd@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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