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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6 인터뷰 > 교수 중요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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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인들의 지주가 되어드릴게요

제철웅 교수(법학전문대학원), ‘보건의 날’ 맞이해 홍조근정훈장 수상

유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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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NfZY

내용

사회적 약자들도 공평한 대우를 받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공존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이 권리가 완벽하게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법적 제도의 허점, 그리고 사회적 편견이 대표적인 이유다. 제철웅 교수(법학전문대학원) 는 사회적 약자 중에서도 정신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정신장애인들의 인권과 권익향상을 위해 쉼 없이 연구하고 봉사한 공로를 지난 6일, 보건복지부가 진행한 ‘2018년 보건의 날 기념행사’에서 인정받았다.

 

민주주의의 핵심, 인권
 
“정신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이 아직 부정적이에요. 이 분들께 좋은 환경에서 받는 진료와 요양이 필요한데, 환경 조차 차별적입니다. 저는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많은 사람들 중 한 명일 뿐이에요.” 제 교수의 홍조근정훈장 수상소감은 겸손으로 가득했다. 지난 6일 보건복지부는 세계보건의 날을 맞이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18년도 보건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보건의료 분야에 공헌한 239명의 보건의료인과 공무원들이 훈장과 표창을 수상한 이 자리에 제 교수도 함께했다.
 
법을 전공한 교수가 보건의 날 기념행사에서 표창을 받는 일은 흔치 않다. 제 교수는 정신장애인의 인권을 증진해 치료과정과 진료결과를 좋게 바꿨기에 수상할 수 있었다. 민법을 전공한 제 교수는 민주주의의 기초인 인권에 관심이 많았다. 차별과 고통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약자들을 위해 손을 뻗기로 결심했던 그다. “정신장애인들에 대한 가장 큰 편견은 ‘스스로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것이다’에요. 저는 그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어요.”
 
▲ 제철웅 교수(법학전문대학원)는 요양시설에서도 권력관계가 형성되는 만큼, 정신장애인들의 권익이 증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 교수는 정신장애인의 인권향상을 위해 후견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후견인이란, 친권자가 부재하거나 법률적인 결정을 내리지 못할 때 법적 대리권을 갖는 사람을 일컫는다. 특히 가족이 없는 정신장애인들이 후견인을 필요로 한다. 부족한 사회적 경험 탓에 지적 능력이 더욱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분들은 이 약을 먹어야 할지, 이 수술을 진행해야 하는지 같은 중요한 의사결정들을 계속 마주하게 돼요. 하지만 지적 능력이 부족한 탓에 충분하고 정확한 정보를 얻기가 굉장히 힘들죠. 그럴 땐 법원에서 후견인을 선임해주고, 후견인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게끔 도와줘요.” 제 교수는 현재 한국연구재단의 '사회과학연구(SSK)지원 사업'의 지원을 받는 한국후견신탁연구센터에서 정책과 제도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버팀목이 돼주는 후견인들
 
후견인은 가정법원에서 선발된다. 85% 정도는 가족들이 후견인이 된다. 가족이 부재한 경우 정신장애인은 공공후견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 단위로 진행되는 사업이기에, 정부에서는 가족이 없는 정신장애인들의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그 중 도움이 필요할 것 같은 이들에게 후견인을 신청하면 어떻겠냐고 의뢰가 들어온다. 정신장애인들은 본인의 의사에 따라 신청 여부를 알려주면 된다.
 
수 많은 의료 및 법적 의사결정을 마주해야 하는 정신장애인이다. 후견인은 있어야만 하는 존재다. “후견인들이 결정을 대신 내려주지 않아요. 본인 스스로가 충분히 생각하고 결론으로 도달할 수 있게끔 지지해주는 역할을 해주죠. 그래야만 정신장애인분들의 자존감을 서서히 회복시킬 수 있어요.” 정신장애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어떤 욕구를 갖고 있는지 고려한 뒤 그에 맞게끔 행동하게 이끌어주는 것이 후견인의 일이다. 제 교수는 후견인들이 후견활동을 시작하며 많은 정신요양시설들이 ‘개방적’으로 변했다고 한다. “원래는 사회적 활동이 제한된 폐쇄된 시설이었어요. 하지만 이젠 장애인분들이 자유롭게 시설을 누비고, 후견인들이 오면 반갑게 맞이하며 얘기하시죠. 이분들의 삶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대단한 일이라 생각해요.”
 
지난 2014년 세상에 알려진 ‘신안 염전노예’ 사건의 피해자들 지원도 제 교수가 도왔다. 10년 가량 월급 한 푼 못 받고 노예로 일했던 피해자들은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정신장애인들이었다. “저희가 공공후견인들을 선임하게끔 도와드렸어요. 그 후 그 분들은 염전 주인들로부터 제대로 된 보상을 받고, 지역사회에 나가서 생계를 꾸려나가셨어요. 후견인이 이렇게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 놀랍고, 경제적 착취나 학대를 받으시는 장애인 분들이 앞으로도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편견을 타파하는 그날까지
 
교수로서, 연구자로서, 그리고 복지가로서의 세 삶을 살고 있는 제 교수는 만연해 있는 사회적 편견을 뿌리뽑는 것이 우선과제라고 한다. “우리 사회는 능력자 중심이에요. 공부 잘하고, 돈 많고, 잘생기고, 똑똑한 사람들을 좋아하죠. 그 반대편에 서있는 사람들은 무시 받게 되고요. 정신장애인들도 똑같은 인간이고, 같은 자존심과 장점을 지닌 사람들이에요. 편견을 없애서 정신장애인들이 무력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정신질환으로 연간 300만명의 환자가 병원을 찾는다. 제 교수는 그 모두가 자존감을 되찾고, 편견 없는 사회 속에서 조기 치료를 받아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사회에서 아무도 돌보지 않았던 정신장애인들. 후견인으로 하여금 그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붙이고, 이야기를 함으로써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제 교수는 앞으로 한국후견신탁연구센터에서 정신장애인들과의 더욱 나은 의사소통을 위한 연구를 이어갈 것이다.


글/유혜정 기자        haejy95@hanyang.ac.kr
사진/이진명 기자        rha925@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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