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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3 기획 > 기획 > 매거진 중요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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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구역 문제... '갈등 아닌, 상생이 답이다'

한양대 캠퍼스 흡연·금연 구역에 관한 고찰

이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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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tWZO

내용
‘금연’은 흔한 신년 계획 중 하나다. 사회적으로도 하나의 트렌드다. 정부는 금연구역을 넓히고, 금연 정책을 세우는 등 다양한 활동으로 금연을 장려한다. 그러나 금연구역의 확대는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의 새로운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웹상에서는 흡연자를 ‘흡연충’(흡연하는 사람을 벌레에 빗대 표현)이라고 비하하는 표현까지 찾아볼 수 있다. 반대로, 흡연자들은 담뱃값이 지나치게 오르는 등 흡연자들의 권리는 떨어져 간다며 불만을 쏟아 낸다. 깊어 지는 이들 간의 갈등은 캠퍼스 안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캠퍼스 내 금연구역을 둘러싼 갈등을 알아봤다.

 

 

감정의 골 깊어지는 학내 갈등

 

   
▲ 학내 비흡연자들의 불만은 '한양대학교 대나무숲' 등에서 꾸
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양대학교는 2014년 말 제정된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에 따라 2015년부터 교내 시설물을 전체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또한 교외 캠퍼스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의 흡연구역을 제외하고 나머지 부분을 모두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학교 측은 흡연구역의 제정 기준으로 건물의 출입구는 되도록 피하는 것을 1순위로 잡았다. 그렇다고 건물과 너무 멀리 지정되면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흡연구역이 건물과 너무 떨어져 선정되는 것을 지양했다. 이 기준에 따라 서울캠퍼스에는 사회과학관 우측 공터, 경제금융관 좌측 쉼터 등 26개 흡연구역이 지정됐다. 그러나 금연구역과 흡연구역이 나눠지고 1년이 지난 지금 비흡연자들과 흡연자들 사이에서 많은 불평과 불만이 나오고 있다.

 

비흡연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금연구역에서의 흡연이다. 실제로 많은 흡연자들이 금연구역이라고 명시돼 있는 장소에서 흡연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에 개설된 ‘한양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를 살펴보자. 2015년 12월 24일 올라온 글이다. “금연구역이라는 팻말 앞에서 당당히 담배 피시는 분들은 무슨 심리인가요. 우리 학교는 이런 거 단속할 수 없나요? 그리고 흡연하시는 분들은 흡연이 본인의 권리라고 생각하세요? 학교 다니기 너무 힘드네요.” 같은 해 12월 3일에도 이와 비슷한 글이 올라왔다. “자연대 입구 앞은 금연구역인데 담배 피우는 학생들이 너무 많네요. 흡연은 자유지만 그에 따르는 책임도 지켰으면 합니다.” 해당 글에 달린 댓글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간접흡연으로 받은 피해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 한 달 내 금연구역 흡연과 관련된 글만 십여 개가 된다. 그렇다면 흡연자들은 왜 금연구역에서 흡연을 하는 것일까. 흡연자들은 크게 두 가지 불만을 가지고 있다. 흡연구역이 적합하지 않은 곳에 있다는 점과, 흡연구역이 학교 측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된 뒤 그에 대한 공지가 없었다는 점. 흡연자인 정우진(정책대 행정4) 씨는 흡연구역이 터무니없는 곳에 지정돼 있다고 불평한다. “경영대 옆 흡연구역의 경우 사람들이 오고 가는 통행로 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흡연구역에서 흡연을 하면 통행하는 사람들의 눈초리를 받게 됩니다. 눈초리를 피해 그 옆 금연구역에서 흡연을 하게 됩니다.” 다른 흡연자인 최성열(공과대 신소재2) 씨는 흡연구역이 일방적으로 지정됐다고 말한다. “항상 흡연하던 장소가 어느 날 금연구역으로 바뀌고 흡연구역에 대해 알려주는 것도 없었어요. 솔직히 아직까지도 왜 이곳이 금연구역인지도 모르겠어요.”

 

실제 상황을 보면, 이들의 주장도 무시하기 어렵다. 흡연구역은 ‘출입구를 피해야 한다’는 원칙 때문에, 오히려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건물 사이가 좁아 비흡연자가 간접흡연을 피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백남학술정보관 앞 벤치 주변과, 경영관과 테니스장 사이 통행로, 제1공학관 쓰레기 집하장 등이다. 또 학생들은 몇몇 건물만을 이용하는 반면, 흡연구역은 캠퍼스 전체에 퍼져있다. 때문에 소수의 구역에 많은 이가 몰리거나, 금연구역을 이용하는 일이 빈번하다. 예컨대 사회과학관 옆 공터에도 흡연자가 몰린다. 다른 흡연 구역에 비해 넓은 편이지만, 왕십리 방면으로 향하는 학생들이 많아 간접흡연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 서울캠퍼스에서는 출입구를 피하고 접근성을 살리는 방침 하에서 26개의 흡연구역을 지정했다.

 

   
▲ 흡연구역 리스트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흡연구역의 홍보와 흡연자 인식 개선의 필요성

 

캠퍼스 내 흡연 문제는 흡연자와 비흡연자 사이에 큰 갈등을 낳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어느 한 집단의 문제로 볼 수만은 없는 일. 두 집단 모두 이해할 만한 불평과 불만을 갖고 있다. 이러한 문제 상황을 가만둘 수는 없다. 흡연구역 지정 문제를 바로잡고, 간접흡연을 막아야 한다. 학교 차원에서도 흡연 문제에 대해 중요하게 인식해 왔지만, 강제로 흡연을 막지는 못 했다. 흡연구역을 홍보하고, 금연구역 흡연을 단속하려고 시도했지만 인력 부족으로 시행되지 못했다. 학내 구성원을 제재하는 규정을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은 부분이다. 흡연구역을 선정할 때도 우리 대학 특성을 고려하지 못했다. 비교적 좁은 토지에 많은 건물이 자리 잡고 있는데, 건물 사이에 흡연구역을 제정하다 보니 통행로를 흡연구역으로 설정한 곳이 많아졌다.

 

   
▲ 통행이 많은 곳에 흡연구역이 지정된 경우 흡연자들은 비흡연자들의 눈치를 피해 금연구역에서 흡연을 하게 된다.

 

학교는 우선적으로 흡연부스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2월에 세 대를 도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10대까지 잠정적으로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 흡연부스의 설치 장소는 흡연량이 많은 백남학술정보관 옆의 공중전화 부스 자리, 법학학술정보관과 경제금융대학 사이, 신소재 공학관과 과학기술관 사이다. 흡연부스가 설치되면 외관적으로 누구나 거기서 흡연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흡연구역을 말로써 홍보하는 것 이상으로 홍보효과를 가지고 올 수 있다. 물론 흡연부스의 설치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관재처 소속의 관계자도 추후 홍보의 중요성을 말했다. “흡연부스의 설치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흡연부스의 설치 후 더 많은 홍보가 필요합니다. 학교 차원에서도 부서 간의 협조로 향후 홍보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총학생회 또한 금연구역 흡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그동안 도대체 왜 총학생회는 이러한 문제점이 발생하는 데도 가만히 있느냐는 많은 질문이 있었다. 사실 43대 총학생회에서도 많은 고민을 했었다. 그러나 문제의 특성상 강제성을 띠기 어렵다는 점에서 해결책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느라 조치가 늦어진 점이 있었다. 이에 44대 총학생회장 오규민(인문대 사학4) 씨는 강제성이 어려운 대신 인식의 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학생회에서도 이 문제점에 대해 인식하고 있습니다. 강제적으로 제재하기 어려운 특성상 학교 차원에서도 문제 해결이 쉽지 않았을 겁니다. 그래서 현재 저희 총학생회에서는 인식의 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총학생회 측은 흡연구역이 통행로에 지정돼 있는 여러 구역에 대해서도 학교 측과 대화를 통해 위치를 변경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배려와 합의로 상생의 길로 나아가야

 

사실 이런 금연구역에서의 흡연 문제는 서울캠퍼스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ERICA캠퍼스에서도 흡연 문제로 많은 갈등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ERICA캠퍼스에서는 작년 5월 실시한 ‘바른 흡연 캠페인’과 흡연구역 재지정 및 정비 사업으로 해결했다. ‘바른 흡연 캠페인’은 흡연자의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캠페인이었다. 비흡연자의 담배 냄새를 맡지 않을 권리와 흡연자의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권리를 서로 강조해 흡연자들이 흡연구역에서 흡연을 하도록 인식을 개선했다. 흡연구역 재지정 및 정비 사업은 학교와 협의 하에 이뤄졌다. 각 단과대 학생회장의 협조로 학생들의 의견을 모을 수 있었고 이를 토대로 관재처에 학생들의 의견을 제출할 수 있었다. 새로운 총학생회로 바뀌면서 계속해서 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흡연자였던 이재오(언정대 신방2) 씨도 ‘바른 흡연 캠페인’으로 흡연구역을 좀 더 잘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홍보 부족과 인식의 부족으로 많은 흡연구역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이 캠페인을 통해 흡연자들의 인식도 바뀌고 흡연구역의 홍보도 이뤄져 문제가 개선된 것 같습니다.” 총학생회의 인식개선 사업과 학교의 흡연구역 재지정 및 정비 사업이 어우러져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 ERICA캠퍼스는 '바른흡연캠페인'과 흡연구역 재지정 및 정비 사업으로 비흡연자와 흡연자의 갈등을 해결했다.(출처 : ERICA캠퍼스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

 

2016년이 되면서 담뱃갑에 흡연 경고 그림을 넣는 것이 의무화됐다. 사회적으로도 금연을 장려하는 문화가 퍼지고 있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긍정적이다. 금연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점을 갖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금연 장려문화가 흡연자의 권리를 침해하면서까지 이뤄지면 안 될 것이다. 비흡연자는 간접흡연을 하지 않을 권리가 있고 흡연자는 흡연을 할 권리가 있다. 서로가 서로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합의가 중요한 이유이다. 학교와 총학생회 차원에서도 문제 해결을 위한 많은 대안을 내놓고 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흡연구역의 홍보 및 재정리와 흡연자들의 인식의 개선일 것이다. 2016년 새해에는 서울캠퍼스 흡연 갈등이 해결될 수 있을까. 비흡연자와 흡연자의 갈등이 아닌 상생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종명 기자 tmjo2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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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윤수 기자 rladbstn625@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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