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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3 기획 >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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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톡한양] 미투(ME TOO) 운동, 어떻게 생각해?

'까놓고 말하는' 시리즈 까톡한양, 여섯 번째 이야기

정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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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ZlJV

내용
 
지난해 미국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은 국내 성추행 피해자의 고백을 시작으로 사회 각층에서 쏟아졌다. ‘나도 그렇다’는 수많은 고백은 대학가도 예외가 아니다. 과연 재학생들은 ‘미투 운동’에 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교내 외 이슈에 대한 한양인의 솔직한 생각을 듣는 ‘까톡한양’ 시리즈. 여섯 번째 기사는 최근 이슈인 ‘미투(ME TOO)’ 운동에 대해 다룬다. 이번 대담을 위해 여학생 2명과 남학생 2명, 그리고 전문적인 정보 전달을 위해 ‘한국폭력예방전문강사협회’ 공동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미투 운동,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자: 반(反) 성범죄 운동이란 점에서 이미 과거부터 수많은 미투운동이 존재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최근에 와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여 1: 양상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미투는 굉장히 오래 전부터 있었잖아요. 여고에서 노출증 환자를 봤다는 이야기엔 모든 여성이 공감할 수 있으니까요. 달라진 건 사람들의 주목이죠.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스타들이 남성의 폭력에 대한 저항의 표시로 검은색 옷을 입고, 국내 검찰 내 고백으로 미투 운동이 화제가 됐어요.
 
남 1: 현재 상황은 한국 사회의 권위주의적 측면을 보여줘요. 전부터 일반 여성들의 고발이 많았지만, 사람들은 관심 두지 않았어요. 사회적 기득권층이라고 할 수 있는 검사의 성폭력 피해가 드러나면서 비로소 주목을 받게 된 거예요.
 
남 2: 언론이 다루고 있는 비중에 차이가 있어요. 2년 전 문단 내 성폭력 해시태그 운동은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현재 미투 운동에 대한 언론의 비중은 커졌죠. 개인의 성적 일탈 문제가 아닌 뿌리 깊은 사회 구조적 문제라는 걸 깨달은 겁니다.
 
전문가: 정권의 교체로 사회가 조금 더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 같습니다. 추가로, 사건이 피해자 이름으로 불리는 것에는 문제를 제기해야 합니다. 포털 사이트에 피해자 이름을 검색하면 성형 여부, 나이, 근무태도 등이 중심이 되죠. 이로 인해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가 발생하고, 가해자는 사건 후면에 숨어버리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사회자: 본인에게 ‘미투’ 운동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여 2: 나만 겪는 사소한 경험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운이 없고 이상한 사람을 만났던 것이 아니라, 뭔가 뿌리부터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죠.
 
남 1: 살면서 방관했거나, 무심코 저질렀던 성폭력이 있지 않았을까 깊게 생각해본 것 같아요. 특히, 군대에서 여성 혐오적인 발언을 많이 들었는데요. 당시에 제지하지 못했던 제 모습을 돌아보며 성찰하고 반성할 수 있었습니다.
 
여 1: 이런 경험을 털어놓는 것 자체가 힘들지만, 누군가와 공감하고 연대할 때 극복할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덕분에 지난날의 아픔을 털 수 있었어요.

전문가: 개인의 경험이 아니라 전체 사회문화적인 구조의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혹시 문화에 익숙해져 나도 모르게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았는지 점검을 해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사회자: 그렇다면 사회 구성원에게 ‘미투’ 운동은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나요?
 
여 1: #미투 1인 1닭, #미투 아침라면 등 미투운동 의미를 퇴색시키는 글을 봤어요. 화가 나면서도 희망적이었다고 할까요. 미투 운동을 가해자의 개인적인 문제로 몰아가는 게 아니라, 사회적 파장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잖아요.

전문가: 내 지난 잘못을 반성하고 새로 시작할 수 있는 큰 계기가 되는 시점입니다. 성희롱 사건이 있을 때 앞서서 말하는 남성도 있듯 굉장히 다양한 여성과 남성이 있죠. 이분법적으로 여성과 남성을 나누기보다 사회구성원들로서의 감수성에 대해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남 2: 미투 운동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2차 가해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운동에 대해 비하하고 헐뜯는 현상을 볼 수 있어요. 조롱하는 여론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분석과 대처도 필요하고, 어떻게 사건이 해결되는지 끝까지 감시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대담에 참여한 한 재학생은 "성폭력 문제를 사회구조적 관점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 우리 학교는?

 
사회자: 학교 내에서 성적인 문제 상황이 제기됐을 때 교내 반응은 어땠나요? 해결 과정을 지켜본 적 있나요?
 
남 2: 음란물 제작 사건에 대해 ‘불법 아닌데 어쩌라고’라는 반응을 봤어요. 이 사건에 대해 비판하고 의구심을 갖는 것이 아닌 반응에 안타까웠죠. 해결 과정은 보지 못했는데, 더욱 공론화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 1
: 대학교도 사회적 문화에 자유로울 수 없어요. 모든 남성분이 가해자는 아니겠지만, ‘잠재적 가해자 취급’에 불쾌감을 느낄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이렇게 유독 성폭력 사건이 많이 나는 원인을 살펴봐야죠. ‘가해자가 이상한 거지 우리는 아니야’라는 반응은 문제에 대해 해결 의지가 있는 모습이 아니에요.
 
여 2: 그런 태도는 일시적인 관심만을 일으키죠. 자극적인 문제에 대한 반짝거리는 관심. 그러니 공론화되지 못한 문제는 해결되지 못하는 거예요.

 
사회자: 성폭력 예방 교육을 받은 적 있나요?
 
남 1: 학교로부터 성과 관련된 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요(모두 동의). 인터넷 강의 HELP에 정작 들어가야 할 건 성폭력 예방 강의 아닐까요.
 
전문가: 양성평등 기본법에 따라, 학생(학부생, 대학원생)들은 성폭력, 가정폭력 예방 교육에 대해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규정돼있습니다. 인권센터가 주최하는 경우가 많으니, 법적 부분에 대해 요구를 해야죠. 여러분들의 돈으로 운영되는 기관이 제 역할을 못 한다면, 문제 제기가 필요합니다.
▲대담에 참여한 한 재학생은 "피해자는 이렇게나 많은데 가해자는 다 어디에 있냐"고 말했다.


당신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회자: 피해가 발생했을 때, 사람들은 왜 침묵을 선택했을까요? 피해를 말하게 하기 위해선 주변인들의 어떤 역할이 필요할까요?

 
남 2
: 교수와 학생은 엄연한 갑-을 관계이기 때문에 부당한 처사에 대해 말하기가 어렵죠. 실제로 제가 개강총회 때 ‘여자는 시집갈 건데 취업 안 해도 된다’는 교수의 발언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무시당했어요. 결국, 학생 외 다른 기관과 연대를 통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남 1: 사회적 위계관계에서 윗사람에게 성폭력 피해를 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성 평등은 민주주의의 완성이다’라고 하지만, 성 평등도 민주주의를 통해 이뤄져야 합니다. 하위자가 문제 제기를 통해 공론화했을 때 보호받을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해요.
 
여 1: 가장 우선시 되는 것은 피해자의 삶이 정상화되는 것입니다. 주변인으로서 해결절차를 설명하는 것, 그리고 그 친구한테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해요. 본인의 삶이 정상화될 수 있다는 안정감을 주고 정서적인 지지를 해야 합니다.
 
남 2: 피해자에게 책임을 묻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밤늦게 나가지 마라’ 등 그 행위에 죄책감을 들게 하는 말.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하게 해야 합니다. 
 
전문가: 먼저 교육을 통한 정보습득이 필요하고, 피해 발생 시 1366, 성폭력 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등에 연락해야 합니다. 전문변호사들도 많고, 의료 지원 등이 무료로 이뤄집니다. 큰 사건뿐만 아니라 언어적인 성희롱, 인간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성적인 대상으로 바라보는 ‘여사친’, ‘남사친’ 문제 등 평가하는 문화에 대해 일상생활에서의 점검도 필요해요.  
 
사회자: 끝으로, 본인과 상관없는 일이라고 여기며 무관심한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남 1: 여성 스스로가 생각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사자를 주체로 일어나서 자신을 설득하면 좋겠습니다.
 
전문가: 당사자 운동도 중요하지만, 그 운동이 퍼지기 위해서는 당사자만이 하면 안 됩니다. 모든 사람이 협력해야 하죠. 상황에 따라 우리는 모두 약자가 될 수 있습니다. 내가 어떤 위치에 놓일지는 모르는 것입니다. 사회가 발전한다는 것은, 보이지 않았던 사람들의 인권이 보이는 것이니까요. 경험하지 않으면 모른다? 북유럽에는 여성 국방부 장관이 많아요. 병역의 의무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활동할 수 있다는 거죠. 왜곡된 부분에서 균열을 낼 수 있는 질문을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폭력적인 사회 속에서는 아무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남 2: 관용적이고 개방적인 태도가 중요합니다. 우리가 함께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지지하면서 연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해요.
 
여 1: 덧붙이자면, 이제 OT 시즌이잖아요. 2월에서 3월로 넘어가는 시기에 정말 많은 성폭력 사건이 교내·외에서 터져 나와요. 대학사회에서 성폭력 문제가 대두되는 만큼, 학교 차원에서도 문제를 무조건 덮으려고 하지 말고 문제를 인정하고 해결하려는 행동을 보여줘야 합니다. 이것이 진정으로 학교의 명예를 높이는 행위라고 봐요.  
▲대담에 참여한 한 재학생은 "#MeToo를 외치는 고백, 그 몇 글자에 담긴 무수한 시간과 고민의 흔적을 외면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했다.
  

글/ 정민주 기자
          audentia1003@hanyang.ac.kr
사진/ 이진명 기자       rha925@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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