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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10 인터뷰 > 동문

제목

전통 물감으로 현대를 그리다

회화작가 서하나 동문(영상.02)

홍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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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DVcm

내용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말은 ‘빨리빨리’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항상 시간에 쫓기는 우리 세태를 풍자한다. 바쁨과 경쟁 속에서 ‘모던민화’를 통해 느림의 미학으로 삶을 즐기는 동문이 있다. 모던 민화가 서하나 동문(영상.02)이다.

 

‘천연’의 전통, ‘첨단’의 현대에서 길을 찾다

 

 

   


민화는 조선시대 민중들이 그들의 생활상을 담은 그림이다. 붓, 책, 꽃부터 농사풍습까지 다양한 순간을 소재로 한다. 물감은 꽃잎과 굳은 점토를 갈아 만든 ‘분채’. 동물가죽으로 만든 젤라틴성분의 끈끈한 ‘아교’를 물 대신 사용한다. 분채를 아교에 개서 색을 칠한다. 담담한 색과 한지의 만남은 단아한 멋을 자랑한다.

 

민화 앞에 현대를 뜻하는 ‘모던(Modern)’이 붙었다. 전통 방식으로 현대를 표현한다는 의미다. 서 동문은 모던민화를 “장르가 아닌 브랜드”라고 설명한다. 재작년, 서 동문이 직접 만든 이름이다. 꽃, 의자를 세련되게 그려낸다. 컵케이크, 커피잔, 쇼파 등이 서 동문의 민화에 등장한다. 문자 역시 서 동문에겐 소재가 된다. 효제충신(孝悌忠信)이 아닌 ‘월(月)’을 뜻하는 영단어와 꽃을 접목시키면 그녀만의 모던민화가 된다. “저를 소개할 때, ‘민화를 바탕으로 회화를 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회화가 기본이지만 제 그림의 의미는 조선시대의 민화와 의미가 완전히 달라요. ‘현대적인 민화’정도로 융화하자고 생각했죠. 많은 고민 끝에 ‘모던 민화’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

 

느리게 호흡하는 길을 찾다

 

   

서 동문은 졸업과 동시에 화가의 길을 걷지 않았다. 전공을 살려 모션그래픽 전문 회사에서 일을 했다. 떠오르는 산업으로 손꼽히는 영상계통에서 바쁜 나날을 보냈다. 3, 4일 안에 고객이 요구하는 영상을 만들어내야 했다. 체력이 바닥났다. 머리는 방전됐다. “하나의 영상을 만들어내면 다른 생각을 할 틈도 없이 바로 다른 작업을 시작해야 했어요. 창작을 한다기 보다 유사한 제품을 찍어내는 공장에 있는 기분이었죠.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뜻 깊게 오래 할 일이 없을까. ‘민화’가 떠올랐다. 21살 때부터 취미로 민화를 배웠기 때문이다.

 

‘전통예술’을 좋아해왔다는 서 동문. 중학생 때는 한지공예에 빠졌었다. 대학생활을 채운 것은 민화였다. 민화를 배우겠다는 일념 하나로 수소문 끝에 한 민화작가의 화실을 찾았다. “자유분방한 것이 좋았어요. 예술이 그렇더라고요. 특히 그림이요. 서양화도 매력 있지만 민화에 더 끌렸습니다. 아름다운 그림과 색상의 역할도 있지만, 한지가 주는 편안한 느낌 덕분인가 봐요.(웃음)”

 

느긋한 본인의 성격과 꼭 맞은 민화가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었다는 서 동문. 밑그림부터 완성까지 호흡이 길기 때문이란다. 그만큼 섬세한 작업이다. 종이에 스케치를 하고 이를 먹을 이용해 한지에 옮긴다. 스케치한 한지 전체에 아교를 칠 한다. 번짐을 막기 위함이다. 하루 정도 말린 뒤 색칠을 시작한다. 한지에 칠해지기 전과 후의 물감 색이 다른 것도 오랜 작업시간에 한 몫 한다. 작품에 바로 칠하지 않고 다른 한지에 칠해 색을 먼저 확인한다. 일반 물감과 비교하면 색칠에만 시간이 2배 걸린다. 전체적인 색칠이 끝나면 음영을 준다. 외곽선을 그려주면 마무리 된다. 손이 많이 가는 작업. 서 동문은 두 달 전부터 새 작품에 들어갔다. 꾸준히 시간을 투자했지만 15호 사이즈 한지는 아직 반도 채워지지 않았다.

 

영감(靈感), 느림에서 길을 찾다

 

퇴사 후 작업실을 열었다. 평소 좋아하던 꽃과 의자를 소재로 정했다. 다양한 각도에서 재해석해 연작했다. 휴식이 필요하면 창 밖도 보고 커피도 마셨다. 시상이 떠오르지 않으면 음악을 들었다. 한정된 공간에서 생활하니 사람이 그리웠다. 민화 수업을 열었다. 많은 이들이 생소한 ‘모던민화’에 호기심을 갖고 찾아왔다. 작업이 끝나면 작업실 밖으로 훌쩍 떠났다. ‘근무’라는 틀이 없으니 생활이 자유로웠다.

 

   

 

가장 마음을 뺏긴 나라는 프랑스. 파리에 세 번이나 다녀왔다. 호기심에 방문했지만 파리의 매력에 푹 빠졌다. “조금만 걸어도 문화생활을 쉽게 누릴 수 있다는 점이 너무 좋았어요. 거리에 화가도 음악가도 많았거든요. 전시회도 많고요. 개인전도 저렴한 가격과 함께 쉽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작품전을 찾았다가 인연이 이어져 아직까지 꾸준히 연락하면서 예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도 있고요. 새로운 분위기를 접하면 그리고 싶은 대상과 만나요. 특히 자연이요.” 여행이 주는 재충전의 힘을 믿는 서 동문은 브라질로 떠나 새해를 맞는단다.

 

   


서 동문은 여행뿐 아니라 다른 예술에서도 아이디어를 얻는다. 음악이다. 위 그림은 서 동문이 ‘로제’라는 이태리 곡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것이다. 스스로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라고도 소개했다. 특히 노래를 들으며 봐야 그 느낌이 더 살아난다고도 덧붙였다.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 고민하던 차에 듣게 됐어요. 듣자마자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더라고요. 제 그림도 다른 예술을 하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틀린 그림이 아닌 다른 그림을 그리다

 

   

서 동문은 멀리 바라보며 천천히 나아가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한다. “전업하고 힘들다는 제게 누군가 이런 조언을 해주더군요. ‘근시안적으로 보지 말고, 30~40대가 되었을 때를 생각하고 천천히 바라보라'고요. 마라톤이라고 생각하고 천천히, 편안한 마음으로 나아가다 보면 즐길 수 있을 테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목적지에 도착해 있을 거에요. 그림을 그리다 보면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해요. ‘망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요. 하지만 그림을 망치는 것은 없어요. 틀린 게 아닌 다른 방식으로 나아가는 거죠. 더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어요. 삶도 그렇겠죠.”

 

지금처럼 좋은 작품을 만들면서 사람들에게 긍정의 힘을 주고 싶다는 서 동문. 앞으로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그렇게 서 동문은 오늘도 천연안료로 한지 위를 수 놓는다.

 

   

약력 및 학력

 

   
 

서하나 동문(영상.02)은 우리대학 영상디자인과를 졸업했다. 직장생활을 하다가 취미로 시작한 민화의 길에 본격적으로 들어섰다. 2012년부터 ‘아트페이마켓(요기가 갤러리)전’, ‘일러스트레시피(갤러리 아이엠)전’, ‘백수백복 만물상(롯데갤러리)전’, ‘아베다&얼루어 코리아의 지구의 달 프로젝트’, ‘죽전의 베이커리 시오코나’ 일러스트레이션을 작업했다. 저서에는 ‘요리그림책 3’가 있다.

 

 

 

홍윤지 학생기자 yj091@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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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진 사진기자 flowkj@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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