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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 05 중요기사

[학생]로봇이란 출구 없는 매력에 빠지다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은 아마도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은 상상해봤을 것이다. 로봇이란 존재는 이미 많은 영화의 소재로 이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트랜스포머’가 5번째 시리즈를 개봉하기도 했다. 영화 속의 로봇이 실체화되기 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까. 그 상상 속의 로봇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한양인들이 있다. 국제 로봇대회 ‘로보페스트(Robofest)’에서 우승을 거머쥔 배종학, 유호연(이상 로봇공학과 3) 씨다. 배종학 씨를 만나 그 준비과정과 소감을 들었다. 로봇에 빠진 두 청년, 플로리다로 가다 로보페스트 대회는 미국 미시간 주에 있는 로런스 공과대학(Lawrence Technological University)이 주최하는 국제 로봇 경진대회다. 지난 2000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미국, 중국 등 총 14개국에서 2만 명 이상이 참가했다. 매년 다른 규칙으로 진행되는 이 대회는 미국에서는 6월, 한국에서는 10월에 개최된다. 배종학, 유호연 씨는 지난 6월 1일부터 3일까지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시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두 한양인은 지난해 6월에 한국에서 열린 이 대회에 참가해 장관상을 받은 이력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만큼, 대회의 규칙과 그에 따른 준비과정도 달랐다. 배 씨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 해에는 배열된 용지의 숫자 모양을 인식해서 그 숫자를 맞추는 게임이었지만, 올해는 용지에 있는 숫자를 각각 인식해서 수식을 계산하는 방식이었다. “저희가 작년에는 로봇을 받아서 진행했었는데, 이번에는 설계부터 제작까지 저희 손으로 다 했어요. 교수님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로봇을 저희가 직접 만들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웃음)” ▲ 배종학, 유호연(이상 로봇공학과 3) 씨와 한재권 교수(융합시스템학과)가 2017 로보페스트 국제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 한양대학교) 로봇이 수식을 계산해준다? 배 씨와 유 씨가 함께 한 팀의 이름은 링커(Linker)다. 기구학 과목에서 배운 링크(Link)의 개념에서 착안해 팀명을 짓게 됐다. “로봇 자체가 파일이라고 생각하면 링크와 링크가 로봇의 구성이 돼요. 저희 둘이 잘 해보자는 의미로 링커라는 이름을 팀명으로 짓게 됐습니다.” 링커 팀이 출전한 부문은 사물을 인지하고 임무를 수행하는 자율 주행 로봇 대회 ‘VCC(Vision Centri Challenge)’다. 로봇에 장착된 카메라로 숫자를 인식 하고, 식에 적힌 숫자들을 계산하는 것이 목적이다. 수식 트리를 실행하여 계산한 것이 최종적으로 로봇에 입력되는 게 최종 산출물이라 할 수 있다. 로봇은 바퀴 2개와 앞에 달린 작은 바퀴 1개, 카메라 센서로 구성돼있으며, 이번 대회를 위해서 외적인 부분보다는 소프트웨어에 더 집중했다는 것이 배 씨의 설명이다. “로봇이 가다가 숫자 인식이 안 되면 뒤로 빠져나올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을 보완했어요. 이 부분으로 수상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배 씨는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부분을 찾게 됐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소프트웨어적인 영상 인식 부분을 공부해보고 싶어요. 제가 생각하기에 미래에는 가정마다 로봇 한 대씩은 배치 될 거에요. 그런 의미에서, 개인용 비서 느낌의 가정용 로봇을 한 번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 로봇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배종학(로봇공학과 3) 씨. 로봇에 대한 그의 열정은 누구보다도 뜨겁다. 로봇과 함께한 밤샘연구 이 대회는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모두 참여할 수 있는 대회로 로봇에 관심 있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는 전통 있는 대회다. 배 씨는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약 4~5개월의 시간을 투자했다고 한다. 시험기간, 축제기간에도 밤샘 연구는 계속됐다. “방학 때부터 대회에 필요한 코딩에 대한 공부를 계속했고, 학기 중에 설계 과목을 수강함과 동시에 교수님과 연구원분들의 도움으로 하드웨어를 완성했어요. 코딩 부분은 각자 맡을 부분을 정해 구현하고, 마지막에 합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 로봇에 대해 깊게 알기 위해서는 대회 준비를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배 씨.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실전으로 익히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뭔가 배우는 것도 많고, 남는 것도 많은 대회였던 것 같습니다. 로봇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분이라면 로봇공학과에 들어와서 대회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 앞으로도 로봇에 관한 많은 부분을 공부해보고 싶다는 배종학(로봇공학과 3) 씨. 그의 배우고자 하는 열정은 계속될 전망이다. 글/ 최원희 기자 orangecwh@hanyang.ac.kr 사진/ 김윤수 기자 rladbstn625@hanyang.ac.kr

2017-07 03 중요기사

[동문]뮤지컬 ‘팬텀’의 디바 김순영, “오페라와 뮤지컬에 성역 두고 싶지 않아요”

2015년 초연부터 2016~2017년 4월의 재연까지, 대한민국 뮤지컬계에 큰 획을 그은 작품이 있다. 바로 뮤지컬 <팬텀>이다. 연일 1500석의 매진행렬을 기록하며 전국 투어공연까지 성황리에 마무리한 이 작품엔 빼놓을 수 없는 여주인공이 있다.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디바로 성장하는 ‘크리스틴 다에’ 역의 김순영 동문(성악 02)이다. 김 동문은 유일하게 초연부터 재연까지 주역으로서 무대에 올라 수많은 관객의 심금을 울렸다. 정통 클래식 외길을 걸어오던 그에게 <팬텀>은 첫 뮤지컬 도전이자 성장의 기회였다. 뮤지컬, 어렵지만 달콤했던 첫발 김순영 동문은 국내외에서 내로라하는 정통 소프라노다. 우리대학 성악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그는 독일 만하임 국립음대에서 유학 후 귀국해 오페라 <리골레토>,<카르멘>,<루살카>,<라보엠> 등 유수의 작품에서 주역을 맡았다. 올해 말엔 오스트리아 빈에서 자그레브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도 계획돼 있다. 평생 클래식 외길 만을 걸어온 그에게 2015년 <팬텀>의 제작진으로부터 온 러브콜은 소프라노 김순영의 인생 속 전환점이 됐다. “클래식만을 해온 제가 '뮤지컬의 빠른 극 전환과 다양한 연기, 섬세한 감정표현을 잘 해낼 수 있을지', 또 '오페라 무대로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건 아닐지' 고민이 많았죠.” 당시 음악계엔 클래식 가수가 뮤지컬을 하는 것에 대해 ‘정통성이 훼손된다’는 이유로 시선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악계의 오랜 선입견은 김 동문의 <팬텀>출연으로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됐다. “대중에게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는 건 뮤지컬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에요. <팬텀>을 통해 저를 더 많은 분에게 보여줄 수 있었고, 뮤지컬에서 역량을 인정받으니 오페라에서도 더 많은 작품 제안이 들어왔죠. 어려웠던 뮤지컬계의 첫 발은 더 큰 보람이 돼 돌아왔어요(웃음).” ▲ 소프라노 김순영 동문(성악 02)은 인터뷰 전날까지 오페라 <리골레토> 공연을 했음에도 지친 기색 없이 본인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크리스틴’으로 오른 98번의 무대 김 동문의 예상대로 첫 뮤지컬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은 단연 녹록지 않았다. 기존의 오페라와는 다른 발성을 사용해야 하는 것뿐 아니라 연기와 동작전환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배로 늘었기 때문. “오페라는 연기의 비중이 적고 동작이 정적인 편이라 노래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어요. 이에 비해 뮤지컬은 노래뿐 아닌 연기 실력도 극의 완성에 큰 영향을 끼치더라고요.” 매일 10시간 이상씩 진행되는 연습 중 남모르게 눈물을 훔치는 날도 많았던 그는, 함께 작품을 준비하는 동료들의 응원과 배려를 통해 ‘크리스틴’의 옷을 완벽하게 소화해 낼 수 있었다. 초연 50회와 재연 48회의 공연까지 총 98번의 무대에 오른 김 동문은 때론 배역의 슬픈 상황에 깊이 몰입해 차오르는 눈물을 억지로 삼켜야 할 때도 많았다고. “같은 배역으로 무대에 10번쯤 오른 후부턴 ‘내가 진짜 크리스틴이 됐구나’ 생각했어요. 상대역인 ‘팬텀’의 슬픈 마음이 진정으로 이해가 되고 그를 생각하는 나의 마음이 정말 아프더라고요. 극의 절정에서 그를 다독이는 ‘내 사랑’이란 노래를 부를 땐, 눈물이 정말 많이 났어요.” 한 작품으로 두세번의 공연으로 막을 내리는 오페라와 달리, 수십번의 공연을 올릴 수 있는 뮤지컬은 그에게 ‘진정으로 배역에 몰입하는 법’을 알게 했다. ▲ 뮤지컬 <팬텀>의 공연 장면. 오페라의 유령 '에릭'이 '크리스틴(김순영 동문)'의 음악선생이 돼 성악교습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출처: 김순영 동문) 다양한 장르 소화하는 성악가이고 싶어 뮤지컬계에서도 저력을 인정받은 김동문은 오페라와 뮤지컬 두 활동에 성역을 두고 싶지 않다 말한다. 두 장르는 양자택일 할 수 없는 고유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저를 통해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는 성악가가 많아졌으면 해요. 점점 정통 클래식과 발레, 재즈, 뮤지컬 등이 어우러지는 공연이 많아지고도 있고요. 저도 이에 맞게 내 것만 할 줄 아는 게 아닌 여러 장르를 소화해 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웃음).” ▲ 김순영 동문은 내년 중 새로운 뮤지컬로 ‘크리스틴’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캐릭터로 관객을 찾아올 예정이다. 새로운 역할에 도전을 거듭하며 다채로운 색을 더해가는 성악가 김 동문의 앞날을 응원한다. 글/ 신혜빈 기자 shb2033@hanyang.ac.kr 사진/ 문하나 기자 onlyoneluna@hanyang.ac.kr

2017-06 29 중요기사

[학생]교육학 박사과정생들, 고용패널 논문공모전 최우수상 (1)

‘문송합니다’, ‘5포세대’. 우리 청년들의 현실을 반영한 신조어다.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려운 취업을 하기 위해 졸업유예를 해야만 하는 우리 현실을 연구해보고자 한양인 3인방이 모여 공모전에 지원했다. 결과는 최우수상, 1등의 영예를 안았다. 연구를 시작하고 논문 작성부터 최우수상 수상까지...약 6개월에 걸친 이야기를 듣고자 강영민, 유지현씨를 뉴스 H가 직접 만났다. 졸업유예, 어떤 의미가 있을까 강영민, 유지현, 이전이(이상 교육학 박사과정) 씨는 졸업유예에 초점을 맞춰 <4년제 대학 졸업자의 졸업유예 효과> 논문을 썼고, 한국고용정보원이 주최하는 ‘2017 고용패널조사 학술대회 학생논문 공모전’ 에 제출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한국고용정보원은 고용정보를 수집하고 제공하는 등 고용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공공기관. 직업 동향이나 직업지도 등을 연구하는 고용정보원은 2002년부터 고용패널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전국의 대학원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학생논문 공모전을 개최해왔다. 세 한양인이 제출한 논문은 대졸 청년층의 졸업유예가 학생들의 취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사회 전체의 이득과 어떤 관계성을 지니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졸업유예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대학들이 보다 체계적으로 학생들의 재학기간 중 취업준비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논문의 기본 주장이다. 강 씨는 졸업유예를 함으로써 나타나는 학생들과 학교, 각각의 문제점에 대해 “학생들은 졸업유예를 해서 대학에 소속됨으로써 자신이 가진 불안감을 떨쳐내려고 한다” 며 “하지만 학교는 취업률이나 학생 수당 전임교원수 때문에 졸업유예 하는 학생들이 달가울 수만은 없다“고 했다. 따라서 학부에 있을 때 취업지원센터 같은 여러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대학에서는 사실 자소서 쓰기나 인턴 준비 등 여러 프로그램을 많이 지원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을 잘 활용해야 하는데 학생들이 여러 이유로 잘 이용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죠.” ▲ 졸업유예에 관한 논문과 취업현실에 대해 강영민(교육학 박사과정), 유지현(교육학 박사과정)씨를 지난 24일에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보다 빠르고 보다 정교하게 강 씨와 이 씨는 수상의 비결에 대해 “주제의 시기적절성”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대졸자 직업이동 경로조사(GOMS, Graduates Occupational Mobility Survey)의 2014년 데이터를 활용했는데 마침 2014년부터 졸업유예에 대해 따로 분류해서 조사하는 시기였어요. 그 전까지는 졸업유예를 휴학으로만 보고 있다가 졸업유예가 증가하고 사회적 이슈가 되다 보니 주요한 현상으로 보면서 이것에 따로 분류한 것 같아요” 이 논문이 수상을 할 수 있었던 또 다른 비결은 명확성이었다. 연구를 하다 보니 졸업유예가 취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많은 의견이 있었다고 한다. 선행연구를 참고해 논문을 쓸 수도 있었지만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던 세 동문은 졸업유예만의 의미를 찾기 위해 여러 요인으로 세세히 분류해 정확히 연구했다. '정확한 연구'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 때문이다. 좋은 연구를 할 수 있었던 데는 든든한 교수님이 뒤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씨는 박주호 교수(교육학과)에 대해 말하며 활짝 미소지었다. “교수님이 아니었으면 수상하지 못했을 거에요. 안식년이라 미국에 계시는데도 불구하고 저희가 논문을 보내드리면 정말 빠르게 하나하나 메모를 달아서 수정해주셨어요. 아마 교수님이 최종적으로 검토해주지 않았더라면 수상하지 못했을 거에요” 연구는 계속된다, 끊임없는 도전 강 씨와 이 씨는 현재 전공 스터디를 운영하고 있다. 석사과정 학생들도 함께 하고 있으며, 이 스터디원들과 함께 후속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요즘에 취업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대학원에 진행하는 학생들도 점차 늘고 있어요. 학부에서 취업이 힘들기 때문에 대학원에 우선 진학을 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과연 이 학생들이 취업에서 진정 유리하고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연구해보고 싶어요” 취업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을 향해 한마디 해달라는 말에 두 분은 웃으며 졸업유예가 긍정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 이 논문의 결론이라 밝혔다. 따라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경험을 쌓고, 복수전공제도나 다전공제도를 적극 활용하여 자신의 전공 이외의 여러 전공을 섭렵할 수 있는 인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카메라를 보며 활짝 웃고 있는 두 한양인. 이들이 함께한 시간만큼 깊은 연구도 계속될 예정이다. 글/ 최원희 기자 orangecwh@hanyang.ac.kr 사진/ 문하나 기자 onlyoneluna@hanyang.ac.kr

2017-06 28

[학생]복싱을 사랑한 남자, 신인왕에 오르다 (2)

일출의 기운이 조금씩 뻗어 나오는 이른 아침의 캠퍼스는 고요하다. 그 적막을 깨고 한 무리의 사내들이 거친 숨을 내쉬며 내달린다. 아침 훈련을 나온 김동우(응용물리학과 4) 씨와 동료들의 모습.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캠퍼스를 누비는 이 학생이 한국 프로복싱 신인왕에 오를 것이라 예견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5월 6일 충남 예산에서 열린 2017 KBF 신인왕 결정전에서 ‘브리드복싱’의 김동우 씨는 보란 듯이 웰터급 우승을 차지하며 신인왕의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통산 전적 4전 4승 2KO, 거침없는 신예 KBF(한국권투연맹)가 주관하는 한국 프로복싱 2017 신인왕전이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열렸다. 이 대회는 우승할 시 한국 복싱 랭킹 10위권 내로 진입할 수 있는 지름길로 통한다. 한국 챔피언을 목표로 하는 김동우 씨에게는 절호의 기회였다. 첫 시합은 지난 3월에 잡힌 8강전이었으나 상대방의 기권으로 김 씨가 부전승을 거뒀다. 이어서 만난 4강전 상대는 만만치 않았다. 김씨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4강전을 뽑으며 그 당시의 생생한 느낌을 전했다. “4강전은 충청남도에서 열렸어요. 그래도 많은 분께서 응원을 와주셨죠.” 관객들의 함성이 이따금 터져 나올 때마다 긴장감에 어깨가 딱딱하게 굳어졌다는 그다. “링 위에 오를 때마다 변함없이 느끼는 증상인데요. 어깨를 타고 서늘한 느낌이 전해지면서 몸이 굳어와요. 더구나 4강전 상대는 저보다 체격도 크고 인상이 강한 편이어서 긴장을 떨쳐내려고 더 노력했던 것 같아요. 시합 전 경쾌한 스텝으로 링을 한 바퀴 돌면서 ‘나 전혀 긴장 안 했다’는 걸 보여주는 거죠.” ▲김동우(응용물리학과 4) 씨와 지난 21일 경기도 안산시 브리드 체육관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총 4라운드로 진행된 경기 내내 김동우 씨는 상대 선수와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그러다 종료 30초 직전, 오른손 스트레이트 한방으로 다운을 뺏어내며 승기를 잡았다.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유리했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판정을 보니까 아니더라고요. 마지막 순간에 상대방을 다운시키지 못했으면 아마 졌을 거예요.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기도 하지만, 짜릿한 순간이었죠. 그만큼 호각지세였어요. 달콤한 승리를 맛봤지만, 김동우 씨는 4강전을 치르면서 왼쪽 새끼와 약지 손가락 쪽 인대 부상을 당했다. “처음에는 글러브를 낄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밀려오더라고요. 병원에 다니면서 치료해보려고 해도 결승전까지 회복 시간은 충분하지 않았어요.” 상황이 좋지 않았다. 불행 중 다행으로 결승전이 1주일 연기됐지만, 결국 부상을 안고 결승전에 임할 수밖에 없었다. 결승전 상대는 복싱하면서 친해진 권경욱(더원복싱) 선수. “강한 펀치가 제 장기 중 하나예요. 그러다 보니 상대 선수가 저한테 최대한 밀착하는 전략을 세워왔어요. 거리를 좁히고 들어오면 왼손으로 거리를 재면서 적절하게 대처해야 하는데 왼손 부상 때문에 그러지 못했죠.” 여의치 않은 상황 속에도 김 씨는 영리하게 경기를 운영하며 결국 판정승을 거둬 신인왕에 올랐다. 하지만 냉정하게 봤을 때 만족스러운 경기력은 아니었다. 데뷔전 이후 신인왕에 오르기까지 4전 4승 2KO의 전적. 거침없는 신예는 여전히 부족하고 갈 길은 멀다는 걸 느꼈고 다음 아침부터 바로 훈련을 재개했다. 그만큼 의지가 강했다. ▲KBF 신인왕 결정전 웰터급 결승전이 끝난 후 링 위에 서있는 김동우 씨. (출처: 김동우 씨) 헤어나올 수 없는 복싱의 매력에 빠지다 놀랍게도 김동우 씨가 복싱에 입문한 지는 이제 2년이다. 김 씨는 대학 1학년 때 받은 F학점 수가 열 손가락에 발가락까지 동원해야 할 만큼 그저 놀기 좋아하는 대학생이었다. 그런 그가 2학년 여름방학 때 복싱과 만났다. 시험기간 때 야식 먹느라 살이 쪘으니 이제 빼러 가자는 동기에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애초에 주요 목표는 크로스핏이었지, 같이 진행되는 복싱 프로그램에는 별다른 관심도 없었다. 복싱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관장님의 칭찬이 컸다. “복싱을 조금씩 할 때마다 관장님께서 매번 칭찬을 해주시더라고요. 그럴수록 저도 재미를 느꼈고 더 잘하고 싶다는 의지가 생겼죠.” 복싱의 진정한 매력을 알고 난 후로는 걷잡을 수 없이 복싱이 좋아졌다. 1년간 프로테스트를 준비해 지난해 4월 프로 라이선스를 취득한 데 이어 11월 데뷔전에서는 2라운드 KO로 승리하며 성공적으로 프로세계에 입문했다. 이제는 돌이키기 힘들 정도로 복싱에 푹 빠졌다는 그다. 복싱을 하면서 김동우 씨의 일상은 180도 변했다. 오전, 오후마다 각각 9km와 3km 되는 거리를 내달렸고 지옥 같은 웨이트 운동과 복싱 훈련을 병행했다. 감량할 시기가 오면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됐다. “평소보다 10kg 정도를 빼요. 제일 힘든 건 역시 먹는 양을 줄여야 하고 물을 못 마신다는 거죠. 게다가 저는 시합 준비할 때 학교도 다니는 입장이라 아침 운동하고 학교 갔다가 저녁에 다시 운동을 가야 하는데 제대로 먹지도 못하니까 우울증도 오고 그랬어요.” ▲김동우 씨가 샌드백을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우리대학 정문 앞에 위치한 브리드 복싱관은 복싱 입문 후 김동우 씨가 가장 많이 찾는 장소가 됐다. 이런 생활을 통해 얻은 것은 절제다. “제일 많이 달라진 점은 스스로 절제할 줄 알게 된 거예요. 친구들과 어울리며 먹고 마시는 걸 워낙 좋아하는데 이젠 제 몸을 아무렇게나 다룰 순 없잖아요. 친구들이 술자리에 불러도 못 갈 때가 많고 가도 술은 입에 대지 않으니 얘들한테 미안한 마음도 있어요." 이렇게 힘든 상황에도 부모님의 응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처음엔 제가 복싱하는 걸 원치 않으셨어요. 워낙 위험하니까 취미로만 하길 바라셨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정을 보이니까 지지해주시는 것 같아요.” 김동우 씨가 힘든 생활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그중에서도 같은 체육관 소속 전규범 씨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다. 김 씨는 그를 “최고의 롤모델이자 선의의 라이벌”로 표현했다. “저보다 반년 정도 먼저 복싱을 시작했고 한 체급 위인 친군데요. 워낙 잘해서 항상 목표로 두고 따라잡으려고 노력해요. 특히 이번 대회도 같이 준비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죠. 훌륭한 스파링 상대고 배울 것 많은 친구라고 할 수 있어요.” 한국 챔피언에 오를 것 김동우 씨는 성실하고 끈기 있는 복서다. 빠른 시간 내에 웰터급 랭커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꾸준한 노력 덕분이다. “항상 운동을 최우선시 해요.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는 안 합니다. ‘그래도 사람이 하는 일인데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늘 생각하죠.” 복서로서의 목표는 단연 한국 챔피언이다. 나아가 좀 더 큰 꿈을 그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노사명 선수가 얼마 전에 동양 챔피언에 올랐어요. 한국 복싱의 막혀 있던 길을 새로 뚫은 셈이에요. 저는 먼저 한국 챔피언에 오르고 세계로 가는 길을 개척하고 싶어요. 당장은 비현실적일 수 있겠지만, 어쨌든 저의 최종 목표네요." 끝으로 김 씨는 자신을 응원해주는 이들에 대한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지난 대회 때 유니폼 가운을 맞춰 주신 손승우 교수님을 비롯해 부모님, 관장님, 코치님, 친구들 등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고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 ▲한국 챔피언을 넘어 세계 무대로 가기까지 김동우 씨가 흘리는 땀방울은 쉽게 마르지 않을 것이다. 글, 사진/ 김상연 기자 ksy1442@hanyang.ac.kr

2017-06 21

[동문]노래하는 영어교사, 수험생 제자 위한 노래 만들다

“너희 오늘 혼날 일이 있으니 수업 후 강당으로 모여.” 인천 소재의 하늘고등학교 영어 교사인 김경훈 동문(교육학과 94)의 불호령에 6월 모의평가를 앞둔 3학년 학생들이 겁에 질려 강당에 모였다. 선생님이 나타나고 이내 학생들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혼나서가 아니었다. 김 동문이 지난 2년 반 동안 학생들을 지도하며 느낀 감정을 담은 위로곡 '하늘로'를 불러줬기 때문이다. ▲ 하늘고등학교 영어 교사로 재직 중인 김경훈 동문(교육학과 94). 수험생 제자를 위한 자작곡으로 화제가 된 김 동문을 만났다. 이젠 날아라, 하늘로! 지난 5월 19일, 대한민국의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곡 하나가 음원 사이트에 발표됐다. 김경훈 동문이 작사, 작곡한 ‘하늘로’다. 이 곡에는 ‘미래를 알 수 없이 그저 달려만 가는 매일이 두렵다’고 말하는 학생에게 ‘네가 넘어진 날들은 결코 헛된 것이 없다’며 답하는 김 동문의 마음이 절절히 녹아 있다. “올해 처음 고3 담임을 맡고, 입시 상담도 시작했어요. 학생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함 때문에 우는데 너무 안쓰러웠죠. 수험 생활에 작은 즐거움을 주고 싶어 틈틈이 곡을 만들었어요." 너는 세상에서 단 하나 너만의 가치가 있지 너의 한계는 그 누구도 헤아릴 수조차 없으니 네가 꿈꿔왔던 날들은 수없이 넘어진 날들은 결코 헛된 것이 없단다 이젠 날아라 저 하늘로 - 김경훈 동문의 자작곡 '하늘로' 가사 중에서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김 동문을 찾아서 "가사에 공감이 많이 되서 울었다"는 학생들도 여러 명 있었다. 제자들을 향한 마음이 알려진 덕에 '노래하는 영어 교사'로 언론 매체에 소개되기도 했다. “작은 위로를 건네고자 쓴 곡인데, 학생들이 곡에서 큰 의미를 찾고 즐거워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 하늘고등학교 영어교사 김경훈 동문이 수험생 제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곡 '하늘로' 노래하는 영어교사, 김경훈 김 동문은 12년차 영어교사이자 데뷔 10년차인 가수이다. 2008년부터 직접 만든 CCM 15곡을 발표했고, 2016년부터는 솔로 프로젝트 그룹 ‘어쿠스틱 프로젝트’를 결성해 디지털 싱글 앨범 3장을 발표했다. 작사와 작곡, 보컬까지 혼자서 맡는 그는 가끔 마음이 맞는 아티스트나 노래를 좋아하는 제자들과 함께 녹음하기도 한다. 지난해 발표한 ‘햇살 속의 너’는 여행스케치 출신의 김수현 씨와 불렀고, 현재는 랩에 뛰어난 제자 두 명과 신곡을 준비 중이라고. “어쿠스틱 프로젝트란 이름엔 ‘청각'(Acoustic)과 관련된 모든 시도를 해보겠다는 의미가 담겨있어요. 단순히 전자 음악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뜻만은 아닌 거죠." 그는 고교 시절 음악 학원을 다니며 처음 작곡을 했을 정도로 음악에 소질이 있었다. 그렇게 가수의 꿈을 꾸던 어느 날, <죽은 시인의 사회>란 작품을 접하고 교사의 꿈을 갖게 됐다. 여기에는 여행 작가 겸 국어 교사로 활동했던 선생님의 영향이 컸다. "두 가지 꿈을 모두 이룬 그 선생님처럼, 본업으로 교사를 하면서 취미로 음악을 계속하기로 결심했어요." . ▲어쿠스틱 프로젝트란 활동명을 갖고 있는 김경훈 동문이 녹음 중인 모습. (출처: 김경훈 동문) 미래는 두려운 것 아닌 설레는 것 교육 철학을 묻자 김 동문은 "학생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눈 앞의 결과에 일희일비하는 학생들이 많지만, 인생의 종착역은 멀기에 지치지 않고 활기차게 살기를 바란다고. 그런 제자의 곁에서, 그들을 위로할 수 있는 음악을 고민하겠다는 김 동문. “사람들은 자기 주변을 아름답게 가꾸기 좋아해요. 세련된 인테리어, 멋진 옷처럼요. 하지만 청각적인 요소를 아름답게 꾸밀 생각은 많이 못 하는 것 같아요." 음악을 통해 행복을 주겠다는 그가 있어 제자들은 오늘 한번 더 웃는다. ▲ “원하는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 학생들에게 두려운 것이 아닌 설레는 일이 되도록 돕고 싶습니다." 글/ 신혜빈 기자 shb2033@hanyang.ac.kr 사진/ 문하나 기자 onlyoneluna@hanyang.ac.kr

2017-06 21

[학생]오선지에 쓴 일기, 피아노로 완성하다

오선지 일기장에 써나가는 감정. 그 감정은 멜로디란 옷을 입고 피아노에 얹은 손 끝에서 감미로운 선율로 변신해 세상 밖으로 나온다. 20살, 연인과 부모님에 대한 서운함을 담아 쓴 김하늘(피아노과 2) 씨의 곡 ‘서운해’가 지난달 음원으로 발매됐다. ‘밤하늘’이란 이름으로 활동 중인 그와 보컬리스트 한슬의 콜라보 ‘모자루트’의 데뷔 곡이었다. 수북한 오선지에는 또 어떤 사연이 담겨있을까. 김하늘 씨의 소소한 일상이 담긴 ‘뮤직 라이프’를 들어보자. 피아노와 보컬. 어쿠스틱콜라보 ‘모자루트’ 지난 5월 24일 모자루트가 발표한 곡 ‘서운해’는 김 씨의 피아노 반주와 한슬의 보컬이 어쿠스틱한 느낌으로 어우러진 곡이다. 사랑받고 싶은 사람에게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의 서운함을 담은 가사와 차분한 멜로디가 특징이다. 스무살 때 반 년에 걸쳐 작사, 작곡한 곡으로 당시의 감정과 이야기를 가감 없이 담아냈다. '장난기가 많다'는 스스로의 소개답게 발라드에선 잘 쓰이지 않는 언어 유희를 담기도 했다. 그룹명부터 독특한 '모자루트'란 이름은 모자와 수학기호 루트의 합성어다. ‘모자 속에서 어떤 음악이 튀어나올지 계산 불허인 음악’이란 의미를 담았다. 물론 모자르트의 이름을 살린 작명이기도 하다. 음원 발매 소감을 묻자 김 씨는 생각보다 담담했다. “크게 기쁘거나 감격스럽진 않고 조별 과제 끝낸 그런 기분이에요. 후련하다고 해야할까요. 음원 하나 냈다고 하루 아침에 인기를 얻는 것은 아니니까. 꾸준히 했을 때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겠죠.” ▲ 김하늘(피아노과 2) 씨가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 그에겐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출처: 김하늘 씨) ▲ 김하늘 씨를 만나 지난달 발표한 곡 '서운해'와 작업 과정에 대해 들었다. 첫 음원 발매에 대해 그는 담담한 소감을 전했다. 일상의 모든 곳이 나만의 작업실 김하늘 씨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피아노를 접했다. 연주에만 익숙했던 그가 작곡을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때다. 처음 만든 노래는 '열 밤 자고 나면'이란 곡으로, 첫사랑 이야기가 담겼다. "초등학교 때 좋아했던 첫사랑과 고3 시절에 연락이 닿았어요. 전 음대를 준비하느라 입시 시기가 달랐는데, 딱 '10일만 연락을 못 할 것 같다'고 했었죠." 노래가 좋다는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힘입어 처음으로 SNS에 공개한 곡이기도 하다. 이렇게 하나둘 자작곡을 SNS 계정에 올리자 어느새 17000여명의 팔로어가 생겼다. 그는 '이야기에 멜로디를 입히는 방식'으로 곡을 쓴다. 작곡보다 가사를 붙일 때 더 많은 고민을 하는 편.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곡을 쓰되, 같은 말이라도 세련되고 개성있는 어투의 가사로 바꾸는 데" 가장 큰 공을 들인다. 책벌레로 불릴 정도로 독서를 많이 한 것이 좋은 가사를 쓰는 비결이라고 전한 그는 평소 마음에 드는 말은 핸드폰에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 "친구 손에 상처가 있어서 왜 그러냐고 물은 적이 있는데 ‘장미 따려다가’라고 대답하더라고요. 그 말이 예뻐서 메모장에 적어뒀죠." 하루에 네다섯 시간은 기본, 많을 땐 12시간도 피아노 앞에 앉는다는 그는 악보도 손으로 직접 쓴다. “작사는 평소에도 틈틈이 하지만 작곡을 비롯한 모든 것은 피아노 앞에서 해요. 요즘은 컴퓨터로 작업하는 사람이 많지만, 전 아직도 오선지에 음표를 그리고 가사를 넣어요." 완성된 가사의 분위기에 맞는 조성을 정하고 의도한 어감에 맞는 음을 설정해 멜로디를 구성한다. “사람마다 자주쓰는 말투가 있듯이 작곡가들도 각자 고유의 음이 있다”는 설명이다. ▲ 김하늘 씨는 여전히 오선지에 직접 악보를 그리며 작업한다. 인터뷰 당시 메고 온 가방 속에도 작업 흔적이 가득했다. 음악으로 시작하고 음악으로 끝나는 하루 김 씨의 일상은 온통 음악 생각 뿐이다. 오가는 지하철에서, 밤 깊은 시간 집 앞의 벤치에서 늘 악상을 떠올린다. “새벽 2-3시, 감성이 가장 충만한 시간에 작사가 가장 잘 된다”는 그는 “자려고 누웠다가도 좋은 가사가 떠올라서 쓰고 잘 때도 많다"고 했다. 지금까지 쓴 곡은 20곡 정도로, 대부분 사랑 이야기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냥 말하기 민망한 말이 있으니까 음을 넣고 리듬을 넣어 덜 민망하게 만드는 거죠."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언젠가 “명곡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 기준은 다양하겠지만, 제게는 '들을 때마다 새롭게 와닿는 노래'예요. '서운해'를 작곡했을 당시와 지금 부를 때의 느낌이 다른 것처럼, 듣는 상황마다 다른 감정이 떠오르는 곡이었으면 좋겠어요." 음악 앞에서는 한없이 진지한 그의 노력이 언젠가 만인의 마음을 울리길 기대해 본다. ▲ 김하늘 씨는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며, 그저 음악을 하는 것이 행복"이라 전했다. 글/ 최연재 기자 cyj0914@hanyang.ac.kr 사진/ 문하나 기자 onlyoneluna@hanyang.ac.kr

2017-06 14 중요기사

[학생]극한의 사하라 마라톤 완주한 '터미네이터' (6)

우리는 체력이 좋은 이를 ‘철인’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철인을 넘어 '터미네이터'란 별명을 가진 이가 있다. 지난 5월, 지구상에서 가장 험한 코스라 불리는 '사하라 사막 마라톤'을 완주한 김채울(산업융합학부 2) 씨다. 김 씨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7일 간의 도전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데는 '장애 아동을 위한다'는 뚜렷한 원동력이 있었다. 사하라 마라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다 사하라 사막 마라톤은 6박 7일 동안 식량을 비롯한 모든 장비를 등에 메고 하루에 10시간 이상, 총 250km를 달리는 극한 코스다. 올해는 IS 문제로 4월 30일부터 5월 6일까지 나미브 사막에서 개최됐다. 낮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저녁과 주말에 캠퍼스에서 수업을 듣는 '직대딩' 김채울 씨는 빠듯한 일정 중에도 틈틈히 체력을 다져 이 마라톤을 무사히 완주했다. 김 씨의 행보가 특별한 이유는 험준한 코스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장애아동 재활병원을 돕기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마라톤 참여와 연계해 열었다. 자신의 블로그에 마라톤에 참가하는 취지를 설명하고 기부 참여를 권유한 결과, 167명의 기부자로부터 700여만원이 모였다. 이 기금은 김 씨의 마라톤 완주 후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 전달됐다. 마라톤에서 그는 완주를 거의 앞둔 시점에서 십자인대 수술을 받은 무릎이 부어올라 고비를 맞기도 했다. 진통제도 듣지 않아 한참 동안 '포기할까'를 고민했다. 그러나 자신의 완주가 갖는 의미를 알기에 다시 힘을 냈다.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겠다고 먼 길을 온 만큼 후원에 참여한 분들과 재활 병원의 아이들을 떠올리며 끝까지 달렸어요." ▲ 김채울(산업융합학부 2) 씨가 사하라 사막 마라톤에 참여했던 기억을 회상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 김채울 씨는 지난 5월 22일 펀딩을 통해 모은 기부금 700여만원을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 기부했다. (출처: 김채울 씨) 아이들에게 희망의 등대 되고파 김채울 씨가 장애아동의 재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2014년, 참가비 전액을 재활병원에 기부하는 철인3종대회에 운영 스태프(staff)로 참여하면서다. “활동 중에 희귀병을 앓는 한 소년이 아버지 손을 잡고 완주하는 것을 봤어요. 아버지의 존재가 분명 그 어린이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의지가 됐겠죠. 저도 그 아버지처럼 고통과 싸우는 환우들에게 희망을 주는 등대가 되고 싶었어요." 국내에 있는 어린이재활병원은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 유일하다. 낮은 의료 수가로 인한 적자, 장애인 병원의 높은 운영비 때문에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운영을 기피하는 실정이다. 때문에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은 전국의 병원을 찾아 헤매야 하고, 조기 치료 시기를 놓쳐 완치에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김 씨는 어린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그는 우선 참가비가 전액 기부되는 '은총이와 함께하는 철인3종대회'에 선수로 참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때부터 외로운 훈련이 시작됐다. 매일 새벽 출근 전에 90분 동안 수영했고, 점심시간에는 회사 앞 공원에서 달리기를 했다. 왕복 50km의 출퇴근은 자전거로 해결했다. “주변 걱정도 많았지만 운동을 통해 스스로 더 건강해진다는 걸 느꼈고, 무엇보다 운동하는 순간 순간이 즐거웠어요 (웃음).” 끈질긴 노력으로 그는 이듬해 열린 철인3종대회를 3시간 30분만에 완주했고, 이 계기로 사막 마라톤에 참여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사막 마라톤에 참여할 때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장애 어린이에게 관심을 갖게 하고, 장애 어린이에겐 우리가 함께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크라우드 펀딩을 기획했어요." ▲ 김채울 씨가 사막 마라톤에서 메고 달린 가방. 5만원 이상 후원한 사람들의 이름을 가방에 붙였다. (출처: 김채울 씨) ▲ 김채울 씨가 사막을 달린 6박 7일 간의 여정을 정리했다. 그는 특히 밤샘 러닝이 있었던 날, 동료들과 별이 쏟아질 것처럼 빛나는 하늘을 봤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출처: 김채울 씨) 함께해서 값진 기부 사하라 사막 마라톤을 완주한 김 씨는,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4대 사막 마라톤을 한 해에 한 개씩 정복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장기간의 대회 준비부터 항공권까지, 마라톤 하나에 드는 비용도 무시할 수 없지만 그가 이런 꿈을 꾸는 이유가 있다. “단순히 어린이 병원에 돈을 기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저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통해 달성한 기부가 더 의미 있고 지속 가능하다 생각해요. 앞으로도 저의 사막프로젝트는 계속 이어질 거예요.” ▲ 김채울 씨는 "기부를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작은 기부부터 시작하는 사람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출처: 김채울 씨) 글/ 신혜빈 기자 shb2033@hanyang.ac.kr 사진/ 최민주 기자 lovelymin12@hanyang.ac.kr

2017-06 12 중요기사

[동문]튜터링, 모바일 영어 학습의 새 지평을 열다

모바일 영어 시장에 과감하게 뛰어든 스타트업 ‘튜터링’이 주목 받고 있다. 전화 영어와 유사해 보이나 해외콜센터를 없애 가격을 낮췄고, 온라인으로 어디서든 영어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생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입소문을 타고 순항 중인 튜터링은 우리대학 선후배가 뭉쳐 만든 스타트업이다. 공동대표 최경희 동문(신문방송학과 99)과 김미희 동문(광고홍보학부 01)이다. 이들 중 최경희 동문을 만나 튜터링의 창업 과정과 계획에 관해 들었다. 대기업 회사원에서 스타트업 대표까지 최경희 동문(신문방송학과 99)과 김미희 동문(광고홍보학부 01)은 언론정보대학에서 만난 선후배 사이로, 튜터링의 창업자이자 공동 대표다. 최 동문은 대학 졸업 후 줄곧 영어 교육 분야에서 일했다. 스타트업과 거리가 멀었던 그에게 창업을 권유한 것이 김미희 동문이다. 김 동문은 대학 졸업 후 10년 동안 삼성전자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치열하게 창업을 준비했다. KAIST 경영학 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하며 경영 지식을 쌓았고, 퇴사 전 5년 동안 틈틈히 사업 계획을 세웠다. 최 동문은 꼼꼼하기로 소문난 그의 성격을 알기에 창업 동반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백업 플랜을 두지 않고 모험하는 위험을 감수해야만 훌륭한 창업자가 되는 건 아니에요. 직장인이라면 갖춰야 할 소양이나 위기 관리 능력은 스타트업에도 필요하고요." 한편 UX기획 전문가인 김 동문은 교육 분야의 전문가인 최 동문의 역량이 필요했다. 이처럼 두 사람이 각자의 능력을 살려 만든 것이 모바일 영어 교육 플랫폼 튜터링이다. "10년 이상 오프라인 교육 시장에 있었지만, 모바일에 대한 이해 없이 교육 사업을 했다면 망했을 거예요.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그런 점에서 저희 둘이 만나 창업한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교육과 기술 분야의 지식이 시너지 효과를 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었다는 최 동문. 튜터링을 시작하며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됐다고 말하는 그다. ▲ 튜터링의 대표 최경희 동문(신문방송학과 99). 그는 김미희 동문(광고홍보학고 01)과 함께 지난해 모바일 영어교육 플랫폼 '튜터링'을 세웠다. 수강생의 필요에 맞춘 최적의 서비스 튜터링은 지난해 법인을 설립, 6개월 후에 모바일 앱을 출시했다. 네이버, SBS 등을 포함해 12개 기업과 제휴를 맺으며 주목 받고 있는 튜터링은 지난 가을 출시 이후 5만 5천 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상태다. 사용자는 외국인 튜터와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며, 원하는 튜터와 주제, 시간 등을 자유롭게 선택 가능하다. 튜터링은 교육 방식과 노하우가 포화 상태를 이루는 영어 교육 시장에서 해외 지사를 없애고 온라인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비를 낮추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튜터링의 광고.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주제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어학 공부가 가능하단 것이 튜터링의 장점이다. (출터: 튜터링) 두 대표는 튜터링을 통해 기존 영어 교육의 한계를 돌파하고자 했다. 학원의 경우 정해진 수강 시간에 학습 공간에 머물러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전화 영어의 경우 일상적인 대화 이상으로 깊이 있는 공부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대학 입학 후 직장 생활을 하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영어 공부를 해봤죠. 소비자로서 느낀 교육 방식의 장단점을 보완하고자 했어요.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할 수 있게요." 이런 고민 끝에 탄생한 튜터링은 학습 의지만 있다면 시간과 공간에 상관 없이 심도 있는 학습이 가능하다. 저렴한 가격은 물론, 비즈니스 상황이나 면접 등 다양한 상황을 골라 연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최 동문은 영어가 아닌 언어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는 중국어, 한국어를 비롯하여 더 넓은 어학시장에 튜터링을 접목시킬 생각입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한양인에게 최 동문은 창업을 말리는 편이다. 정확히 말하면 '창업만 하면 기업이 알아서 굴러갈 것'이라는 안일한 인식을 경계해야 한다고. "학생들이 창업의 위험성도 알았으면 좋겠어요. 비즈니스 모델이나 기술이 뛰어나면 창업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막상 창업은 조직 관리, 세무, 법률, 인사 등을 다 관리해야 하는 일이에요. 사회초년생의 경우 그럴 만한 경험이 부족하니, 먼저 창업 기업에서 일해보기를 권해요." 최 대표는 도전에 따르는 책임을 알아야 도전이 더 가치를 지닌다고 조언했다. ▲ 튜터링 대표 최경희 동문은 한양인에게 "무턱대고 창업하기 보다 기업에서 먼저 일해보라"고 조언했다. 글/ 추화정 기자 lily1702@hanyang.ac.kr 사진/ 김윤수 기자 rladbstn625@hanyang.ac.kr

2017-05 23 중요기사

[교수]개교 78주년, 백남석학상의 주인공을 만나다

한양대 78주년 개교기념식이 지난 5월 15일 백남음악관에서 열렸다. 우리대학은 매년 개교기념일에 고(故) 백남 김연준 박사의 뜻을 기리며 ‘백남석학상’을 수여하고 있다. 본 상은 일생을 교육 사업에 전념한 김연준 박사의 정신을 잇는다는 점에서 한양의 ‘학술적 가치’를 대표한다. 올해로 5회째를 맞아 강용수 교수(에너지공학과)가 백남석학상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개성 있는 연구를 추구하다 수상 소감을 묻는 말에 자신을 “운 좋은 사람”이라고 표현한 강용수 교수는 “연구실에 훌륭한 학생들이 많이 들어왔고 그동안 일을 워낙 잘해줘서 12년 동안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며 “이번 수상은 개인적으로 매우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자신만의 개성 있는 연구를 완성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늘 독창적으로 연구 문제에 접근하려는 습관이 현재의 강용수 교수를 만들었다. 우리대학으로 오기 전, KIST 연구원으로 재직한 그는 첫 프로젝트로 공기 중의 질소와 산소를 분리하는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분리막 개념을 적용한다.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분리막 기술’의 시작이었다. ▲백남석학상 수상자인 에너지공학과 강용수 교수(오른쪽)가 김종량 학교법인 한양학원 이사장과 15일 한양대 78주년 개교기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한양대학교) 강 교수 연구의 근간이 되는 것은 ‘고체상에서의 촉진수송 현상’이다. 분리막을 구성하는 혼합물 중 특정 성분과 반응을 할 수 있는 운반체가 존재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이들의 가역반응으로 인해 물질 전달이 추가로 일어나 물질 전달이 촉진되는 현상을 ‘촉진 수송’이라 한다. 강 교수는 ‘창의적 연구진흥사업’의 목적으로 촉진수행현상에 대한 기초적인 연구를 수행했다. 이 연구는 각각 ‘분리막 기술’과 ‘태양전지 기술’ 분야의 응용 연구로 이어졌다. 먼저 강용수 교수는 촉진수송을 이용한 올레핀 분리막을 개발해 분리막 기술의 새로운 학문 분야를 열었다. 올레핀 물질은 수요가 많은 기본 화합물로, 에틸렌/에탄 혹은 프로필렌/프로판 혼합물로부터 저온 증류법으로 생산된다. “공장을 따라 늘어선 긴 굴뚝을 생각하면 쉽습니다. 굴뚝 안에서 저온 증류법 과정이 이뤄지는 거죠.” 강 교수는 “이러한 저온 증류공정은 에너지 수요가 크다”며 “간단한 분리막 공정으로 대체할 수 있다면 많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그는 고체상 촉진수송 현상을 성공적으로 분리막 개발에 적용했다. 더불어 올레핀 분리막의 성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였다. 현재는 촉진수송 분리막을 상업화 및 실용화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용수 교수와 지난 18일 연구실에서 만났다. 강 교수는 과거를 회상하며 차근차근 이야기를 꺼냈다.. 어려운 순간에도 망설임 없이 나아가 강용수 교수의 연구 인생이 마냥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연구를 하다 보면 매 순간이 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한양대로 옮겨올 때의 순간은 가장 기억에 남네요.” 그는 KIST 재직 시절 ‘창의적 연구진흥사업’을 통해 10년간 예산을 지원받아 큰 어려움 없이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대학으로 옮겨오는 과정에서 연구비가 단절됐고 재정적 어려움이 닥친다. 이때 값진 은혜를 입은 인물이 당시 삼성의 나노 전문가로 있던 김종민 교수(현 케임브리지대학)다. 김종민 교수는 강 교수가 맡고 있던 연구의 우수성을 알아보고 흔쾌히 1억의 연구비 지원을 약속했다. “몇 번 만나본 것이 전부였던 사이지만, 큰 도움을 받았어요. 이 연구비를 통해 우리대학에서의 새로운 도전이 가능했죠.”. 위기를 넘긴 강 교수는 우리대학에서 ‘염료감응 태양전지 분야’에 대한 연구를 이어갈 수 있었다. 유기 태양전지의 일종인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식물의 광합성 작용을 모방해 개발한 기술이다. 에너지 변환효율이 비교적 높을 뿐만 아니라 제조 단가가 낮은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에너지 변환효율이 낮아 실용화엔 어려움이 있었다. 강용수 교수는 촉진수송 개념을 고체 전해질에 적용해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내구성과 에너지 변환효율을 동시에 향상하면서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실용화에 필요한 원천기술(Oligomer approach)을 개발했다. 지금까지 연구를 통틀어 SCI 등재지 32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고 50건 이상의 특허를 소유하고 있는 그이다. ▲염료감응 태양전지 연구 과정에서 강용수 교수가 같은 팀 연구원과 논의를 하고 있다. 강용수 교수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으로 ‘백척간두진일보 시방세계현전신(百尺竿頭進一步 十方世界現全身)’이라는 말이 있다. ‘백척 높이의 흔들리는 장대 위에서 한 발 더 내디디면 비로소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는 뜻이다. “95%의 연구가 진행됐더라도 마지막 순간에 막힐 때가 있어요. 그 순간을 뛰어넘어야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끈기를 가지고 연구를 이끌어온 강 교수. 그의 설명에서 의연함이 묻어났다. 강용수 교수는 뛰어난 연구 업적 외에도 우리대학에서 지난 12년 동안 교육자로서 다양한 공헌을 이어왔다. 화학공학과 교수로 시작해 현재는 에너지공학과에 재직 중인 그는 학부과정에서 '에너지 소재' 및 '기능성 고분자' 등 새로운 교과목 개발했다. 2015년 11월에 수상한 '베스트 티처(Best Teacher)' 상은 강 교수에게 뜻깊은 순간이었다. “Best Teacher 상을 받은 것이 제일 큰 자부심입니다. 학생들의 평가를 토대로 받은 상이기 때문에 학생이 준 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정말 기분 좋은 순간이었죠.” ▲연구면 연구, 교육이면 교육. 강용수 교수는 두 분야에서 모두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며 교수로서의 책임을 다했다. 마지막 꿈 이뤄내길 평생을 연구와 교육에 헌신한 강용수 교수는 어느새 다음해 8월로 정년으로 앞두고 있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마지막 목표는 '분리막 기술' 연구의 상업화 순간을 목격하는 것이다. “상업화까지 가까이 왔는데 쉽지 않네요. 종종 ‘정년까지 이뤄내기 어렵지 않나’라는 생각도 들지만, 현재로선 최대한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보고 싶습니다.” 강 교수는 “정년 후에는 전문성을 살려 재능기부를 하고 살면 좋을 것 같다”며 “현재는 어떤 기회가 있을지 탐색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저는 축구를 좋아해요. 축구를 할 때, 11명이 선수로 뛰는데 이때 필요한 것은 전문성이죠. 선수들은 본인에 역할에 맞는 적절한 위치에 들어가 있어야 해요. 그래야 팀으로서 융합할 수 있습니다.” 강 교수는 전문성을 키우고 협력하는 생활을 강조했다. 나아가, 개성을 가지고 공부할 것을 당부했다. “평범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자기 특성을 파악하고 유지하다 보면 좋은 기회는 올 거라고 생각해요. 너무 취업에 얽매여 불안해하지 말고 공부를 재미있게 했으면 좋습니다.” 글, 사진/ 김상연 기자 ksy1442@hanyang.ac.kr

2017-05 17 중요기사

[학생]발명왕에서 창업왕으로 “360만명 대학생 모두 행복했으면”

많은 기업들이 매년 천문학적인 수준의 광고비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거금을 들여 만든 광고가 효과를 내지 못하는 일도 부지기수. 휴학 중에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이런 문제를 파악한 최지은(생체공학과 4) 씨는 이를 해결하고자 지난해 10월 '팝몬스터'를 창업했다. 팝몬스터는 기업에게 받은 광고 요청을 대학생을 위한 서비스로 치환해 제공하는 회사다. 기업은 광고 효과를 높이고, 대학생들에게 많은 서비스를 제공해 모두가 '윈윈'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기업과 대학생 간의 연결고리 되고파 지난 2016년 10월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 ‘팝몬스터’는 대학생 종합 혜택 서비스를 지향한다. 학점이나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지원 가능한 ‘몬스터 장학금’, 기업에 후기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참여할 수 있는 ‘무료 체험단’, 많은 학생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할인샵’ 등을 온라인으로 운영한다. 오프라인으로는 시험 기간에 맞춰 간식배부 행사 등을 연다. 팝몬스터의 대표 최지은 씨는 스타트업에서 일할 당시 광고비가 낭비되는 모습을 보고 지금의 회사를 구상하게 됐다. "스타트업 홍보팀에서 일할 때 광고비가 허비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광고의 타겟은 20대인데, 다른 연령까지 전달돼 수백억의 광고비가 깨지곤 하거든요. 비상식적인 구조를 타파하고,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팝몬스터는 기업에겐 적은 비용으로 광고 효과를 보장하고, 학생에겐 기업이 제공한 물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연결고리다. 가장 인기가 많은 서비스는 ‘몬스터 장학금’. 학생들의 사연을 받아 적게는 5만원부터 많게는 50만원까지의 장학금을 기업 이름으로 수여하는 서비스다. 학생은 대학생활에 필요한 장학금을, 기업은 ‘착한 기업’의 이미지와 광고 효과 모두를 얻게 되는 셈이다. ▲’팝몬스터’ 대표 최지은(생체공학과 4) 씨는 광고비 부담이 큰 기업과 대학생들 사이에서 힘이 되는 존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사회를 발전시키는 아이디어 최지은 씨는 어렸을 때부터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관심이 많았다. 고등학교 때는 적목 색맹 환자들의 교통사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고 횡단보도 바닥에 LED로 패턴을 만들어 신호를 구별하게 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하지마비 환자들이 휠체어를 혼자 타려다 낙상사고를 일으킨단 기사를 접했을 땐 자동 휠체어를 발명해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가 항상 있어왔어요. 모두가 불편함 없이 행복하게 사는 세상에 도움이 되고 싶어요” 그의 이런 톡톡 튀는 창의력은 대학에 와서도 이어졌다. 대학교 3학년 때 들은 '테크노경영학' 강의에서 5만원으로 수익을 내라는 과제를 받은 그는, 교통카드 칩이 내장된 팔찌로 큰 수익을 거둬 대상을 받았다. 현재 유명 카드사가 판매중인 교통카드 팔찌가 시중에 알려지기 전의 일이다. 한양대학교 창업경진대회 '라이언 컵'에서도 우승을 거머쥔 경력이 있다. ▲최지은 씨가 대학교 3학년 때 개발한 교통카드 팔찌 '핀또'의 모습. ▲2014년 우리대학 'LION CUP'에서 부동산 직거래 피해를 줄이는 ‘두꺼비 세상’ 어플을 통해 우승의 영예를 안은 최지은 씨. 팝몬스터가 보여줄 내일 최지은 씨는 팝몬스터가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과 여러 프로젝트를 열어왔고, 앞으로는 대기업과 국가 기관과의 협력도 늘려갈 것이라 말한다. 현재는 동아제약과 함께 ‘청년’을 모토로 하는 행사를 준비 중이다. 최 씨의 마지막 목표는 팝몬스터를 '대학 생활'하면 떠오르는 기업으로 만드는 것. 대학 생활 중에 느끼는 애로사항을 하나씩 해결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 팝몬스터는 몬스터가 '팝'하고 나타나는 모양을 담은 이름. 그 이름처럼 괴물같은 활동력을 자랑하는 팝몬스터의 최지은 씨다. 글/ 신혜빈 기자 shb2033@hanyang.ac.kr 사진/ 최민주 기자 lovelymin12@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