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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 27 중요기사

[교수]세계적 출판사 스프링거(Springer)에 꽃가루 알레르기 영문교과서 단독저자로 출간

급변하는 기후로 자연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특히 건강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지난해 국내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1500만 명을 넘었고,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꽃가루가 증가하고 꽃가루가 날리는 기간 역시 늘어났기 때문이다. 오재원 교수(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는 국내외에서 신뢰받는 꽃 알레르기 전문가로, 기후에 따라 달라지는 꽃가루 데이터 수집과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오 교수는 지난 4월 30일, 저명학술지 <Nature>를 발간하는 세계적 출판사 스프링거(Springer)사에서 영문교과서 <Pollen Allergy in a Changing World>를 단독 저자로 출간하며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20년 꽃가루 알레르기 연구로 들여다보는 그의 인생 오재원 교수가 단독 저자로 집필한 꽃가루 알레르기 영문교과서 <Pollen Allergy in a Changing World>가 지난 4월 30일 출간됐다. 저서는 급변하는 기후 속에서 꽃가루 알레르기는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에 대한 기전과 원인에 중점을 두고 있다. 미국알레르기 임상면역학회(AAAAI), 유럽알레르기 임상면역학회(EAACI) 2018년 학술대회에서도 소개된 바 있을 정도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현재 아마존, 구글 등에서 판매 중이며, 하버드대·옥스퍼드대·스탠퍼드대 등 세계 명문 대학 도서관에도 구비돼 있다. 오 교수가 꽃가루 알레르기 분야에 뛰어든 지 20년 만에 달성한 일이다. ▲ 오재원(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를 지난 21일 한양대학교 구리병원에서 만났다. 오 교수가 지난 4월 30일 스프링거사에서 출간한 <Pollen Allergy in a Changing World>는 꽃가루 알레르기를 교육하기 위해 만든 책이다. 존스홉킨스대학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오 교수는 국내 꽃가루 알레르기 연구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1995년에 한국에서 열린 국제 알레르기 학회에서 '한국의 꽃가루 수치는 어떻게 되나요?'라는 외국학자들의 질문에 아무도 대답을 못하더라고요. 너무 창피했죠. 그걸 계기로 서울시를 시작으로 차근차근 꽃가루 연구를 시작하게 됐어요." 서울시 8개 지역에서 채집한 꽃가루 연구를 시작으로, 1997년에는 전국 10개 지역 12곳의 꽃가루 연구센터를 운영하게 했다. 이렇게 쌓인 20여 년의 방대한 데이터는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중요한 연구자료다. 꽃가루는 강릉에서 제주까지 전국에서 매주 채집된다. 현미경으로 일일이 꽃가루 개수를 세다 보면 멀미가 날 정도로 고된 연구다. “연구에 대한 애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이렇게 모은 꽃가루 데이터는 꽃가루 알레르기에 대한 도서와 논문 출간에만 쓰이지 않아요. 제일 중요한 것은 예보입니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개인마다 느끼는 정도가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환자들은 내일 어떤 종류의 꽃가루가 날릴지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들이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오 교수 연구팀과 국립기상과학원은 10년 동안 꽃가루 예보에 힘쓰고 있다. (클릭 시 기상청 홈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분야를 막론한 그의 열정 오 교수의 저서목록을 살펴보니 꽃가루 알레르기와는 사뭇 다른 주제가 보였다. 바로 ‘클래식’이다. 초등학교 때 바이올린을 시작해, 현재 3권의 클래식 도서 출간과 12년 동안의 음악 봉사를 이어 오고 있다. 오 교수는 예과생일 때는 3중주를 결성해 라이브카페에서 연주하기도 했다며 입을 열었다. “지금은 병원에서 12년 동안 환자분들을 위한 작은 음악회를 열고 있어요. 일주일에 한 번씩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죠.” 오 교수가 기획한 '음악산책' 음악회는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7시 30분에 한양대 구리병원 로비에서 열리고 있다. 작은 음악회는 환자들과의 소통이 목적이다. “연주회를 통해서 환자들과의 벽이 허물어지는 느낌이에요. 예술이 참 좋다는 것은 말로 하지 않아도 서로 소통하고 전달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도 덩달아 치유되는 시간이라 늘 의미가 깊습니다.” 환자들과 더 소통하기 위해 공연 중간중간 말을 건네고, 공연이 끝나면 아이들과 함께 무대 위에서 장난도 치는 그다. 환자와 의사 간의 믿음에서부터 진료가 시작된다고 생각하는 오 교수는 오늘도 바쁜 병원 생활을 쪼개 바이올린 연주에 몰두한다. 뛰어난 연구자이자 훌륭한 의사, 그리고 음악가. 앞으로도 그의 덕목이 더 빛나길 바란다. ▲ 오재원 교수(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는 한양대학교 구리 병원 로비에서 환자와의 딱딱한 관계를 벗어나 소통을 하기 위해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에 ‘음악산책’이라는 음악회를 열고 있다. 글/ 황유진 기자 lizbeth123@hanyang.ac.kr 사진/ 강초현 기자 guschrkd@hanyang.ac.kr

2018-08 26 중요기사

[동문]한양대 모의유엔 초대 사무총장, 유엔과 시민사회 잇는 가교 되다

유엔 대표 파트너 기관인 유엔협회세계연맹(이하 WFUNA, World Federation of United Nations)은 유엔의 비전과 가치를 시민사회에 널리 알려 둘 사이 교류 및 소통을 촉진하고 있다. 보니안 골모하마디(Golmohammadi) WFUNA 사무총장의 제안으로 지난 2015년 서울에 제3사무국이 들어섰다. 미국 뉴욕과 스위스 제네바의 뒤를 이은 것이다. 서울 사무국에서 세계시민 양성 및 유엔의 활동을 알리는 데 기여하고 있는 교육 주임 이영진 동문(국제학부 08)을 만났다. 유엔의 동반자, WFUNA WFUNA는 유엔 설립 일 년 후인 1946년에 발족한 비영리 국제기구다. 로고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유엔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유엔의 국가 간 전쟁 방지, 평화 유지, 인권 보호,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활동을 시민들에게 알린다. 시민 사회의 목소리를 유엔 정책에 반영하기도 한다. 이영진 동문은 “유엔의 주요 활동과 비전을 지지하고,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the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WFUNA의 역할을 소개했다. ▲ (오른쪽에서 세 번째) 이영진 동문(국제학부 08)은 지난 8월 '2018 청소년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인솔했다. (이영진 동문 제공) 이 동문은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담당한다. 특히 청소년들이 유엔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매년 7월 말 개최하는 ‘유엔협회세계연맹 청소년 캠프’에서 유엔기구 진출과 미래 지도자를 꿈꾸는 청소년들을 교육한다. 8월에는 일주일간 ‘청소년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인솔한다. 학생들은 뉴욕 유엔본부 및 제네바 유엔사무국에서 유엔 주요 의제를 공부한다. 최근에는 11월 3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2018 UN 청소년 환경총회’ 준비를 시작했다. 모의 유엔으로 키운 꿈 WFUNA에서 선보이는 그의 힘찬 발걸음은 고등학교 때 부터였다. 이 동문은 “담임 선생님의 추천으로 모의 유엔 활동을 하게 됐다”며 “이후 유엔에 많은 관심을 가져 다양한 의제를 공부하고 토의하며 진로를 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학에서도 모의 유엔 활동은 끊이지 않았다. 3학년 때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와 함께 모의 유엔 회의 형식을 기반으로 한 교육사업을 진행했다. 국내외 학생들에게 인권, 평화, 안보, 문화 다양성에 대한 역량을 강화할 기회를 제공했다. ▲ 유엔의 자매기구인 유엔협회세계연맹(이하 WFUNA : World Federation of United Nations)에서 근무하는 이영진 동문을 종각 서울글로벌센터 WFUNA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 동문은 모의 유엔 회의를 직접 기획하기도 했다. 강재현 동문(국제학부 08)과 함께 2009년 한양대학교 제1회 모의 유엔 회의(이하 HYMUN)를 주최했다. 다른 대학에서는 이미 진행하고 있는 모의 유엔이 한양대에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워서였다. 당시 그는 사무총장을 맡아 행사를 무사히 마무리 지었다. 이 동문은 “HYMUN을 준비하면서 모의 유엔 회의 활동에 전문성을 기를 수 있었다”며 “지금은 없어졌다고 들어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국제기구, 이렇게 준비했어요 이 동문은 졸업 후 해군 통역 장교로 임관했다. 15년도에 제대하면서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러던 중 국제학부 선배의 권유로 WFUNA에서 진행하는 ‘유엔협회세계연맹 청소년 캠프’ 트레이너로 참가하게 됐다. 그는 “캠프에서 모의 유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며 평소에 하고 싶던 분야와 일치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추후 채용 과정을 거쳐 WFUNA의 일원이 됐다. 이전부터 계속해 오던 모의 유엔 활동을 이어가기로 결심한 것이다. ▲ 이영진 동문이 WFUNA 로고 앞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는 대한민국 교육 발전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국제기구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이 동문은 “업무 지식과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제기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기관에서 필요한 사람이 돼야 한다. 직무기술서를 분석하면 어떤 직무가 나와 맞고,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유엔은 별도의 홈페이지(클릭 시 이동)를 통해 직무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동문은 “학점과 스펙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다양한 경험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 유승현 기자 dbtmdgus9543@hanyang.ac.kr 사진/ 박근형 기자 awesome2319@hanyang.ac.kr

2018-08 17 헤드라인

[동문]나는 매일 성장하는 1번 타자

성장은 비단 나이를 먹고 체형이 커지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 단어 안에는 한 사람의 세계가 폭넓어진다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을 것. 박해민 동문은 고등학교 때까지 내야수로만 뛴 데다 수비가 약점으로 취급되던 선수였다. 2012년 프로야구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해 신고(육성) 선수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했다. 2군만 해도 이미 자신만큼 치고 수비하는 선수들이 수두룩해 보였다. 그런 그가 이제는 3년 연속 도루왕에 국내 최정상급 외야수로 평가받으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그동안 그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취재 미디어전략센터 / 사진 손초원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 선수(스포츠과학부 08) 신고 선수로 프로에 입문하다 무더위가 온몸을 덮치던 지난여름, 삼성 라이온즈가 원정경기차 찾은 잠실야구장에서 박해민 동문을 만났다. 2012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박해민 동문은 특히 도루와 수비 능력이 뛰어난 국내 대표 1번 타자로 통한다. 2014년부터 주전으로 도약하며 팀 우승에 기여했을 뿐 아니라, 이후에도 꾸준히 능력을 향상시키며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했다. 뛰어난 낙구 판단과 빠른 발을 활용한 넓은 수비 범위가 빛을 발하며 외야 수비에서도 국내 최정상급이라는 수식어가 따른다. 이제 많은 2군 및 신인 선수들의 롤모델로 손꼽히는 박해민 동문이지만 처음부터 빛을 발했던 것은 아니다. "2012 KBO 드래프트 나갈 당시 대학 선수 중 타격 성적(4할 2푼 9리)이 가장 좋았습니다. 그 때문에 쉽게 뽑힐 줄 알았고, 프로에서도 잘할 자신이 있었는데 지명이 되질 않았죠." 고등학교 때까지 내야수(2루수)로만 뛰던 그는 한양대학교에 입학한 후 야구부 감독 및 코치진들에게 외야수로 전향하라는 제안을 받는다. 내야수로 뛰기에는 송구 등의 수비 문제가 지적된 것. 내야수라는 포지션에 애착이 많았지만 살아남기 위해서는 받아들여야 했다. “외야수를 쉽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어려운 포지션에 적응하기 위해 새벽 넘어서까지 연습하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4년 동안 매일 갈고 닦았지만, 전문가들에게 그는 타격이 좋을 뿐 나머지 부분에서 그리 눈에 띄는 선수가 아니었다. 외야 수비는 대학교 들어서야 전향했고, 도루는 대학 통산 7개에 불과했으니까. 하지만 드래프트 직후, 그의 가능성을 본 삼성 라이온즈는 그에게 신고(육성) 선수로 입단하라는 제안을 보낸다. ‘신고 선수의 신화’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1군 주전의 열쇠- 주루와 수비 신고 선수는 쉽게 말해 연습생으로 신고만 되어 있을 뿐, 정식 등록 인원에는 포함되지 않는 비정규직이다. 리그 최저 연봉을 보장받지 못하며 당장 언제 퇴출당할지 알 수 없다. 박해민 동문은 그런 악조건을 뛰어넘어 2014년 1군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2군 코치님들이 제게 강조하신 건 주루와 수비였어요. 그래야 제가 프로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거였죠. 그때부터 타격이나 다른 부분도 열심히 했지만, 특히 주루와 수비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악조건을 뛰어넘으며 1군 주전으로 발돋움한 박해민 선수 경기 후에 충분한 휴식이 보장되는 대학 때와는 달리 프로에서는 일주일에 여섯 번은 경기에 나서고, 매일 훈련을 했다. 그는 직접 부딪치며 자신의 몸과 마음을 프로 세계에 맞게 만들어나갔다. 시간과 땀이 쌓일수록 요령이 보였고, 그럴수록 두 눈 앞에는 프로야구의 더 넓은 길이 보였다. 람보르미니가 되기까지 박해민 동문은 야구 인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2014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손꼽는다. 우승 외에 2014년이 각별한 이유는 또 있다. 그해 비로소 팀의 주전 외야수이자 1번 타자로 발돋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14년 36개 도루를 기록한 그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도루왕에 오르며 국내 최고의 리드오프로 성장했다. 팬들은 그가 람보르기니처럼 빠르게 질주한다며 ‘람보르미니’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처음 1군에 올라왔을 때 당시 김평호 코치님이 도루 요령을 세심하게 알려주신 덕분에 요령을 터득할 수 있었어요. 가르쳐주신 내용을 실전에 적용하려고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했습니다. 도루를 잘하려면 상대 투수의 버릇을 유심히 관찰해야 해요. 그리고 변화구 때 뛰는 게 시간적으로 조금 더 여유가 있으니 그 타이밍을 파악하려고 애쓰죠. 도루할 때는 그저 ‘한 베이스 더 나가면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임합니다. 중요한 건 내 기록이 아닌 팀의 승리니까요.” ▲박해민 선수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도루왕에 오르며 국내 최고의 리드오프로 성장했다. 수비 역시 마찬가지다. 외야 전향 직후 ‘수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따랐지만 대학 때도 프로에서도 그는 묵묵히 연습에 매진했다. 경험이 쌓이면서 자신에게 날아오는 타구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고,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기만 해도 대략 어느 방향으로 공이 오겠다는 감이 생겼다. 매일 더 나은 선수가 되고 싶다 야구선수들은 무더위는 물론 주변 모든 것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 모든 것이 컨디션과 직결되니까 말이다. 박해민 동문이 컨디션을 유지하는 비결은 간단했다. “잠을 많이 자는 게 최고인 것 같아요. 그래야 몸이 충분히 회복될 수 있거든요. 그 밖에는 체력 보강 차원에서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요.” 충분한 수면을 취하며 컨디션 유지에 힘쓰는 건 물론 리그 일정 때문이지만, 올해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지난 8월부터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야구 국가대표로 선발됐기 때문이다. 국가대표가 되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이 떠오른다는 그는 특히 대학 시절 자신을 지도하고 보살펴준 당시 감독 및 코치진, 그리고 적극적으로 학생들을 지원한 학교 측에 고마움을 표현했다. “야구에 대한 고민이 많던 때에 당시 감독님과 코치님들을 만나 외야수라는 자리에 안착할 수 있었습니다. 공격과 수비 모든 측면에서 많은 가르침을 받았고, 인간적으로 잘 챙겨주셨죠. 프로 세계에 대한 조언도 해주셨고요. 그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겁니다. 무엇보다 한양대 야구부 자체가 대학 야구의 명문이잖아요? 학교 측 지원이 워낙 좋았고 야구부 시설이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어서 훈련과 경기에만 전념할 수 있었습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된 박해민 선수는, 국가대표가 되기까지 대학 시절 자신을 지도하고 보살펴준 감독 및 코치진, 그리고 적극적으로 학생들을 지원한 학교 측에 고마움을 표현했다. 태극마크는 쉽게 오르기 힘든 만큼 어떤 선수나 동경하는 일일 테다. 그는 자신이 주전이라 생각하진 않는다며 대주자로 나가든, 대수비로 나가든 최선을 다해 우승에 일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남보다 빠르게 뛰어 베이스를 훔치고, 한 발 앞서 수비하며, 더 정교하게 타격하고자 노력한다. 마치 노력만이 자신의 가장 큰 무기라는 듯이. 때문에 그의 이름 앞에는 람보르미니라는 별명 외에도 허슬 플레이를 하는 선수, 항상 노력하는 선수라는 수식이 붙는다. 그 역시 그 수식이 마음에 드는 눈치다. “아직 부족한 게 많아요.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은 선수가 되고 싶기 때문에 매일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팬 분들도 그런 제 모습을 좋아해주시고요.” 그의 몸은 처음 야구를 시작했던 초등학교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하지만 성장한 것은 그뿐만이 아니다. 야구를 대하는 그의 성실함은 ‘그’라는 세계를 좀 더 넓고 여유롭게 만들었다. 앞으로 그의 세계는 얼마나 더 넓어질까. 그리고 그 안에는 얼마나 매혹적인 야구의 이야기들이 펼쳐질 것인가. 그곳에서 그는 오늘도 변함없이 온몸으로 부딪쳐가며 야구와 이 세계를 배워나가고 있다.

2018-08 14 중요기사

[학생]마장동의 변화를 이끄는 실내건축학도들

한양대 서울캠퍼스에서 멀지 않은 서울특별시 성동구 마장동 청계천 변. 마장동 축산물시장은 코를 찌르는 악취와 길거리에 방치된 폐사물이 한데 뒤섞여 미간을 찌푸리게 한다. 인근 주민들은 하루에 몇 번이고 이 길을 지나쳐야 했다. 골칫거리로 여겨졌던 마장동 축산물시장 거리 해결을 위해 서울시가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 3월 '마장동 청계천 변 도시재생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했다. 접수된 작품은 총 67개. 치열한 경쟁을 거쳐 지난 7월 4일 최종 5팀이 발표됐다. 최종 수상자 명단에서 학생 팀은 한양대학교가 유일했다. 마장다리, 마장동을 연결하다 마장동 축산물시장은 상인들에게 생을 유지하는 공간이자 주민들에게는 주거공간이다. 외관상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양측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였다. 박도현(실내건축디자인학과 4) 씨는 학교 근처 친숙한 지역에 흥미를 가지던 중 이 공모전을 발견했다. 마침 졸업전시를 앞두고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안주빈 씨와 나명화 씨(이상 실내건축디자인학과 4)를 설득했다. 팀원 중 한 명은 반드시 건축 관련 전문자격증을 소유해야 했기에 같은 과의 황연숙 교수도 함께했다. 경쟁은 치열했다. 교수와 학생으로 구성된 팀 24건과 설계사무소 등 전문가팀 43건을 포함해 총 67건의 작품이 접수됐다. 세 사람은 틈날 때마다 지역을 방문하며 아이디어를 구상했고, 최종 수상 5개의 팀에서 유일한 학생팀으로 2위를 차지했다. ▲ 서울시가 주최한 마장축산물시장 도시재생 아이디어 공모전 ‘마장동과 청계천이 만나다’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왼쪽부터) 박도현, 안주빈, 나명화(이상 실내건축디자인학과 4). 최종 수상한 5개의 팀에서 유일하게 학생으로만 이루어진 팀이다. 팀의 핵심 아이디어는 ‘마장다리’다. 서울역 고가도로가 보행길로 다시 태어난 ‘서울로 7017’ 처럼 다리를 세워 기존 시장건물 2층과 연결하는 것이다. 주민들은 다리를 통해 2층의 쾌적한 보행로를 이용하고 상인들은 1층에서 활발한 상업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했다. 이 과정에서 상인과 주민들의 공간이 자연스럽게 분리된다. 이는 세 사람이 강조한 ’분리’를 통한 ‘연결’이다. 마장다리를 놓으면서 주거공간과 상업공간을 분리하되, 상인과 주민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현재 폐창고처럼 쓰이고 있는 시장건물의 2층 공간을 좀 더 활용해서 소매점이나 음식점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요. 이는 서로를 존중하는 환경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를 살리는 방안으로까지 나아갈 수 있습니다.” 마장동과 청계천 변을 연결한 새로운 식문화 체험공간. 세 사람은 마장다리가 새로운 랜드마크로 거듭나길 바란다. 서울시는 수상작에서 활용할 수 있는 우수제안들을 '마장축산물시장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안)’ 에 녹여낼 예정이다. ▲ 마장동과 청계천변을 연결하여 식문화 체험공간을 마련하는 ‘마장다리’는 분리를 통한 연결이 핵심이다. 한양대 학생들은 작업공간인 시장을 주민들의 주거공간과 분리시켜 상인들과 주민들이 마장동에 함께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했다. 새로운 도전을 통해 얻어낸 값진 성과 “졸업작품 준비를 하려다 출전하게 된 공모전이었어요.” 기존 실내건축디자인학과는 학과 내 실내건축학회에서 주최하는 공모전에 일괄적으로 작품을 출품한다. 세 사람처럼 다른 공모전에 도전하는 것은 흔치 않은 경우다. 특히나 이번 공모전은 도시공간 전체를 다뤄야 해 부담감이 컸다. 하지만 교수님께 자문하고 수정을 거쳐 1단계 심사를 통과하자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2단계 심사에서는 구체적인 도면과 공간배치를 요구했다. 세 사람은 현장을 같이 방문해 시장과 주거지를 보고 문제점 파악과 개략적인 아이디어 구상을 반복했다. 나 씨는 “실현 가능성에서도 많은 고민을 했다”며 창의성과 현실성 사이에서 절충안을 찾는 것이 까다로웠다고 말한다. 3D 렌더링 이미지화 작업에 있어 임주형(실내건축디자인 12) 씨의 도움이 컸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공모전을 마친 세 사람은 마장동의 새로운 변화를 기대한다. 안 씨는 "작지만 저희의 아이디어가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짧은 소감을 남겼다. 박 씨는 이번 수상이 가지는 의미가 크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아무도 이 공모전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어요. 학과에서도 늘 하던 대로 졸업작품을 준비하는 경향이 있었죠. 하지만 학부생들도 충분히 외부 공모전을 해낼 수 있는 것 같아요. 학사나 교수님들이 보다 다양한 대회를 권유해주시면 학과가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요.” 세 사람은 앞으로 학생들이 여러 공모전에 도전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오는 10월에 열리는 졸업전시회 준비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세 사람. 이들의 작품은 10월 2일부터 4일까지 한양대학교 박물관에서 열리는 실내건축디자인학과 졸업전시회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유진 기자 lizbeth123@hanyang.ac.kr 사진/ 최민주 기자 lovelymin32@hanyang.ac.kr

2018-08 06 중요기사

[학생]영문과 3인 '종합선물세트', 함께 도전한 논문대회에서 1위

갈수록 복잡해지는 국내외 정치외교문제에서 미국은 가장 중요한 국가 중 하나다. 국내에서도 양국 간 긴밀한 관계유지를 위해 미국학과 미국 문학의 학문적 논쟁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학을 논의하는 국내 대표적 학회인 한국아메리카학회는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지난 5월 12일 논문대회를 개최했다. 명망 있는 전문가들이 모여 미국학에 대해 의논하는 자리에서 한양대학교 박수빈, 강나림, 김수빈, 이규원(이상 영어영문학과 3)이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영미권 사회의 정치문제를 꼬집다 “주제가 굉장히 용감했어요. 미국정치와 성교육을 연관 지어 주제로 삼았거든요.” 네 사람은 미국정치 성향에 따라 성교육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조사했다. 이 씨는 텍사스(Texas)주, 박 씨는 미시시피주(Mississippi)주를 맡아 공화당이 우세한 보수파 지역조사를 맡았다. 민주당 정권이 우세한 진보파 지역조사는 김 씨가 매사추세츠(Massachusetts)주, 강 씨가 캘리포니아(California)주의 버클리(Berkeley)시를 맡았다. 각종 서적과 인터넷을 통해 분담조사를 진행했다. 보수파 지역조사를 맡았던 박 씨는 보수적인 정치 분위기가 성 문제 해결에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미시시피주는 자체적으로 성교육 법안을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절제주의 사상이 강했어요. 높은 성병 발생률과 청소년 성 경험이 80%에 육박하는 것에 비해 굉장히 비효율적인 방법이었죠.” 보수파 성향이 강한 텍사스도 마찬가지였다. 텍사스 지역조사를 맡은 이 씨는 “텍사스도 성교육에서 구체적인 피임방법보다는 절제를 강조하는 편”이라며 청소년의 원치 않는 임신율이 높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진보파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는 성교육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김 씨는 진보파 지역에서는 개방적인 성교육을 시행하고 있다며 입을 열었다. “진보성향이 강한 주에서는 절제보다 확실한 피임방법을 중요시해요. 어떤 학교에서는 교내에서 피임 도구를 제공하더라고요.” 네 사람은 양당의 성교육 방식이 옳으냐 그르냐를 따지고자 한 것이 아니었다. 이들은 지난 5월 12일에 열린 한국아메리카학회 논문발표대회에서 교육과 정책은 별개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차별적인 교육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해야 합니다. 모든 국민은 공평한 교육기회를 누릴 수 있어야 하죠.” 네 사람의 논문은 높은 평가를 받으며 대회에서 1등을 거머쥐었다. ▲ 한국아메리카학회가 주최한 논문발표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세 명의 주역들을 지난 3일 교내 카페에서 만났다. 왼쪽부터 박수빈(영어영문학과 3), 김수빈(영어영문학과 3), 이규원(영어영문학과 3) 씨. 즐기면서 하니 힘든 게 없었어요 영문학 주제가 주를 이루는 대회에선 꽤 파격적인 주제 선정이었다. “너무 뻔한 주제는 피하고 싶어서, 저희가 흥미를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주제로 선정했어요.” 김 씨는 대회를 준비하면서 덩달아 많은 공부를 하게 됐다고 말한다. 학교 수업과 중간고사가 겹쳤지만 즐기고자 하는 마음이 더 컸다고. "다른 팀들은 교수님이 봐주시거나 과제를 다시 꺼내서 조사한 티가 많이 났어요. 처음에는 ‘망신만 당하지 말자’ 하는 마음이었죠. (웃음)” 대회를 준비하기 전부터 네 사람은 학과에서 가장 친한 친구 사이였다. 항상 붙어 다녀 '종합선물세트'라는 별명을 가졌다. 이 모습을 본 이형섭 교수(영어영문학과)가 이번 대회를 추천해 출전하게 됐다. 박 씨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사이가 더 돈독해진 것 같다”며 또 기회가 되면 출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논문이나 대회에 자신감도 같이 얻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이 씨는 논문 또는 논문대회를 준비하는 다른 학생들에게 주제선정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다른 사람들이 논문을 보면서 같이 흥미를 느끼고 궁금해하는 주제면 좋을 것 같아요. 논문도 즐겁게 준비하면 완성도가 더 높아지는 것 같아요.” 함께 대회를 준비하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경험을 얻었다는 네 사람. 누구보다 밝은 에너지를 지닌 그들이 만들어갈 미래가 기대된다. 글/ 황유진 기자 lizbeth123@hanyang.ac.kr 사진/ 최민주 기자 lovelymin32@hanyang.ac.kr

2018-08 06 중요기사

[교수]류근 교수(기계공학과), 정부 우주핵심기술개발사업 선정

한국형 우주발사체 중장기 프로젝트가 오는 2040년까지 진행된다. 최신형 우주발사체는 이미 국제적으로 화제였다. 그 중에서도 미국의 우주개발기업 SPACE-X사의 '재사용이 가능한 우주발사체'와 '전기펌프식 로켓엔진 시스템을 탑재한 우주발사체'의 시험 성공은 전 세계 우주발사체 산업의 판도를 흔들었다. 향후 우주발사체 기술강화 및 독자적인 기술확보를 위해 류근 교수(ERICA캠퍼스 공학대학 기계공학과)가 관련 연구에 나섰다. 류 교수는 지난달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우주핵심기술개발사업에 선정돼 오는 2021년까지 연구 지원을 받는다. 류 교수의 연구실 책상에는 연구중인 발사체와 관련된 부속품들이 줄지어 놓여있다. 여러 분야의 공학연구를 거쳐 발사체 연구까지 왔다. “어릴 때부터 하늘 위 우주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어요.” 그가 현재 연구하는 것은 우주에 쏘아 올리는 로켓엔진이다. 그는 지난 2005년도에 한양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후, 같은 해 7월 미국 텍사스 A&M 대학교로 유학을 떠나 지난 2011년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연소가스로 터빈을 가동시키는 회전형 열기관인 가스터빈(Gas Tubrine)과 자동차용 터보충전지(Turbo Charger)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박사과정 중 그는 미국기계학회(ASME)에서 최우수논문상을 두 번이나 수상했다. 그 중 하나는 NASA의 후원으로 진행한 연구였다. 우주와 우주발사체에 대한 그의 관심을 증폭시키는 계기였다. 현재 진행중인 연구의 주된 목표는 터보 펌프(Turbo Pump)를 사용하는 기존 '액체추진로켓엔진'을 전기 펌프식의 '액체로켓엔진'으로 바꿔 성능을 향상하는 것과 회전체 시스템의 안정성을 증진하는 것이다. 액체추진로켓엔진은 가스 발생기가 생성하는 고온, 고압의 가스로 터빈을 작동하여 극저온 산화제 및 연료 펌프를 작동시킨다. 즉, 펌프를 구동하는 고온가스를 만들기 위해 화학적인 연소 과정이 필요하다. “전기 펌프는 기존의 복잡한 시동절차 및 재점화 절차를 간소화 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어요. 추후 우주로켓 성능 향상에 필수적입니다.” 류 교수는 전기펌프의 독자적 개발과 신뢰성을 위해서 모터-회전체-베어링-실 시스템의 설계, 성능평가 기술과 안정성을 위한 실시간 상태 감시, 운용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 우주핵심개발사업에 대해 설명하는 류근 교수(기계공학과). 우주 발사체의 엔진 속 회전체와 관련된 기술개발 등이 사업의 중점이다. 류 교수는 학자로서 걸어온 자신의 삶을 ‘정체성과 우선순위를 찾는 과정’이라 말했다. 가진 지식, 시간, 역량의 한계를 알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를 늘 정하며 실천했다고. “내가 어느 정도, 어느 부분에서 부족한 사람인가를 계속 생각하며 그 점을 채우려고 아낌없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것이 지금의 저를 만드는데 도움을 준 것 같아요. 자신이 아는 것이 굉장히 제한적이라는 것을 알 때, 오히려 자유로워지고 생각과 행동의 폭이 넓어집니다.” 누구보다 넓은 세상을 대상으로 연구하고 있는 그는 앞으로 독자적인 우주발사체 관련 연구를 위해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꿈꾸던 우주에 직접 가는 것은 어려울지 모른다. 그러나 그의 연구 덕에 우주발사체기술의 미래는 장밋빛이 될 것이다. ▲ 류근 교수는 뿌린 만큼 거둔다고 이야기하며 하고자 하는 일에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을 강조했다. 글/ 김민지 기자 melon852@hanyang.ac.kr 사진/ 이진명 기자 rha925@hanyang.ac.kr

2018-08 06 중요기사

[학생]신홍철씨의 입법고시 합격비결, 교내 고시반 활용 (2)

2018년 제34회 입법고시 최종합격자 15명이 지난달 13일 발표됐다. 15명 중 2명이 우리대학 출신으로 한양대는 서울대, 고려대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일반행정직과 법제직에서 각 1명의 합격자를 냈다. 특히 올해 입법고시 일반행정직은 6명 채용에 2550명이 지원해 425대 1이라는 기록적인 경쟁률을 나타냈는데, 화제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신홍철(행정학과 4) 씨로부터 합격비결을 들어봤다. 신 씨는 사회적 약자를 돕고 싶어 입법고시를 준비하게 됐다고. “평소 사회적 약자에 대해 관심이 많다 보니 장애인 연금과 같이 그들을 돕는 실질적인 법률을 알아보게 됐어요. 그러한 정책은 법률에 근거가 있어야 하죠. 소외계층을 도울 수 있는 근본적인 법률 제정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뚜렷한 목표 설정은 공부 집중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 275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2018년 제 34회 입법고시 일반행정에 합격한 신홍철(행정학과 4)씨. 그는 입법고시의 첫 관문인 PSAT를 고시반 친구들과 함께했기에 통과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공부 방법을 몰라 고생을 많이 했다. 그때 활용한 방법이 고시반 스터디다. 일정 시간내 문제를 풀고 난 뒤 친구들과 함께 문제 풀이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한 신 씨는 과목별 유형이 다르기 때문에 공부방법이 상이하다고 설명했다. 언어논리 과목은 수능 국어 영역과 비슷해 수능 비문학 문제집으로 공부한 것이 도움이 됐다. 자료해석 과목의 경우 사칙연산이 중요한데, 문제 푸는 속도를 줄이기 위해 최대한 암기 위주로 공부했다. 상황판단 과목은 차례대로 각 유형을 풀어냈다. 신 씨는 2차 공부 중 가장 어려웠던 부분을 행정법으로 꼽았다. “행정법 자체가 외워야 할 부분이 많아요. 평소 암기에 약해 학부 수업 역시 행정 과목이 힘들었는데 고시 공부에서도 이 부분이 발목을 잡더라고요. 그래서 처음부터 달달 외우려는 것보다는 여러 번 반복해서 보는 방법을 택했죠. 그는 2차 시험 공부 또한 스터디를 활용했다. 매일 친구들과 함께 시험 기출문제의 답안을 처음부터 끝까지 작성해보는 과정이 무척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 신홍철 씨는 시종일관 웃음을 유지하며 고시를 준비한다면 학교의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길 바란다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다음 학기 복학을 앞두고 있는 신 씨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그동안 열심히 했으니 여행도 다니고 남은 학기를 즐겁게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고시 공부는 취업과 다르게 수틀리면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별로 없다. 그만큼 불확실성에서 오는 불안감이 크다. 그때 고시반 친구들이 많은 도움이 된다.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같이 노력하는 존재가 옆에 있다는 것만 해도 큰 힘이 된다. 학교에는 이런 시험준비반을 비롯한 다양한 지원제도가 있으니 활용해보기를 강력하게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글/ 김가은 기자 kate981212@hanyang.ac.kr 사진/ 최민주 기자 lovelymin32@hanyang.ac.kr

2018-07 31

[학생][도전 #해시태그] 아프고 지친 사람을 위한 아름다운 최초

오랜 투병 생활은 마음도 야금야금 갉아먹는다. 아프기 전에는 쉽게 누렸던 일상을 하나둘씩 포기해야 할 때의 좌절감이란. 환자, 특히 여성 암환우의 안타까운 사연에 공감한 이들이 그녀들의 일상에 생기를 되찾아주기 위해 똘똘 뭉쳤다. 동갑내기 친구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국내 최초 암환우 뷰티관리 기업 ‘유어웰컴메디뷰티’의 이야기다. 글. 전수아 사진. 안홍범 ▲ 왼쪽부터 유지영 대표, 정가연 대표, 한다원 팀원, 김유진 팀원 그녀들의 얼굴이 활짝 피다 지난 4월 24일 전북지역암센터에 여성 암환우들이 모였다. 밖은 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봄기운이 완연한데 암환우들의 마음은 아직 겨울. 오랜 투병 생활에 지친 기색이 역력한 이들은 피부는 물론이거니와 모발의 상태도 좋지 않았다. 항암치료를 할 때마다 머리카락이 뭉텅뭉텅 빠진 환우들은 비니를 써서 탈모를 감췄다. 누가 봐도 병색이 짙은 얼굴. 그런데 잠시 후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따뜻한 날씨에 갑자기 활짝 핀 꽃처럼 환우들의 표정이 밝아진 것이다. 이들의 뷰티케어를 위해 찾아간 유어웰컴메디뷰티 팀원들 덕분이었다.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 분께 가발을 씌어드리고 메이크업을 살짝 해드렸어요. 거울을 보시더니 정말 아이처럼 활짝 웃으면서 셀카를 찍으시는데 제 마음이 뭉클했어요.” 한다원 학생이 보여준 사진에는 화사하게 꾸민 중년 여성이 있었다. 메이크업 전 사진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환자라는 것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얼굴에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 의료 자문을 해준 김경헌 한양대학교의료원장과 한 컷 국내 최초의 직업, 최초의 기업 한양대학교 독어독문학과 동기인 정가연 대표와 한다원 학생 그리고 이들의 친구인 유지영 대표가 함께 운영하는 유어웰컴메디뷰티는 암환우의 뷰티케어를 돕는 기업이다. 암환우는 피부 영양 상태가 좋지 않고 몹시 건조해 파운데이션 등의 기초화장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항암 치료 과정에서 눈썹과 머리카락도 많이 빠진다. 유어웰컴메디뷰티는 암환우를 직접 찾아가 피부 컨디션에 따른 기초케어부터 눈썹과 두피관리 방법까지 알려주고 원하는 환우에게 메이크업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태경 한양대학교 암센터 소장의 자문을 구해서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암환우 전용 뷰티 교과서를 제작하고 있다. 이런 일을 하는 회사도 있었나, 다소 낯설게 느껴진다면 매우 당연한 반응이다. ‘암환우 뷰티 관리사’라는 직업 자체가 이들의 손에서 처음 탄생했으니 말이다. 2016년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 주최로 진행된 ‘창직 어워드’에서 유지영 대표는 암환우 뷰티관리사라는 직업을 제안해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받았다. 유지영 대표가 만든 새로운 직업이 커리어넷에 등록됐고, 그녀는 국내 1호 암환우 뷰티관리사가 됐다. 평소 의료와 뷰티를 접목시킨 사회적 기업을 만들고 싶었던 유 대표는 친구에게 넌지시 이야기를 건넸고, 정가연 대표는 선뜻 합류 의사를 밝혔다. “스물한 살 때부터 약 2년 정도 아나운서로 일했어요. 재학 중이었지만 방송이 있을 때마다 메이크업을 받으면서 뷰티 분야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죠. 방송 일을 그만두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할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던 중에 유 대표로부터 사업 아이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제가 사람들과 어울리고 프로젝트를 맡아 이끄는 과정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저에게 딱 맞는 일인 것 같아 같이 하기로 했죠.” 정가연 대표는 여기에 더해 함께 일할 꼼꼼한 파트너로 한다원 학생을 스카우트했다. 어떤 작업이든 빨리빨리 진행하는 스타일의 정 대표와 달리 한다원 학생은 차분하고 꼼꼼한 편이다. 이들은 과제나 시험공부를 할 때 마음이 정말 잘 맞았는데, 드디어 뭔가 함께할 기회가 온 것이다. 그렇다면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한다원 학생의 반응은 어땠을까? “저는 그때 5급 공채 행정직을 준비 중이었거든요? 정 대표가 갑자기 사업을 같이하자고 해서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했죠.(웃음) 자신 없어 거절하려고 했는데 암으로 고생한 고모가 자꾸 떠올라 고민 많이 했어요. 고모가 정말 미인이신데 치료받을 때 전과 같지 않은 모습에 속상해하셨거든요. 고모와 같은 아픔을 가진 분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커져서 용기를 냈어요.” ▲ 전북대학교병원에서 여성 암환자 외모관리 프로그램을 진행한 후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난관을 이기는 긍정의 기운 창업 준비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느냐고 물으니 유 대표 왈,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단다. 자본금은 사회적 기업의 창업을 돕는 사단법인 여성이만드는일과미래의 지원을 받아 부담을 덜었다. 정 대표는 찾아보면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많다고 전하면서 특히 학교에 먼저 알아보라고 귀띔한다. “저희도 처음에는 학교 밖에서 지원 프로그램을 찾았어요. 창업 상담가가 ‘한양대학교 학생이면 학교에 문의하면 될 텐데요?’라고 말해주셔서 불현듯 생각났죠.” 그 길로 바로 한양대학교 창업지원단의 문들 두드린 유어웰컴메디뷰티는 현재 창업동아리의 일원으로 각종 프로그램과 사업비 일부를 지원받고 있다. 유현오 창업지원단장의 멘토링도 받고 있고, 코맥스스타트업타운을 조성해준 동문 변봉덕(수학 58) 회장과도 연이 닿아 얼마 전 그가 주최한 음악회 행사에서 회사를 소개할 수 있었다. 더불어 창업지원단 직원들은 유어웰컴메디뷰티가 신청해볼 만한 지원 프로그램이 있으면 바로바로 정보를 전해준다. 유어웰컴메디뷰티의 장점은 아이디어를 내는 데 주저함이 없다는 것이다. 누가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해도 타박하는 대신 ‘그거 좋겠다, 한번 해볼까?’ 하며 머리를 맞댄다. 그러다가 실제로 일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유 대표가 미국에 룩굿필베러(Look Good Feel Better)라는 암협회를 소개하니까 바로 정 대표가 ‘우리 전화 해볼까?’ 이러는 거예요. 말 나온 김에 시차 맞춰서 새벽 두 시까지 기다렸다가 전화를 했어요. 딱히 할 이야기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말이죠.” 한다원 학생의 말에 정가연 대표가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저희 회사를 소개하고 앞으로 사회적 기업으로서 암환우를 돕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죠. 협회에서 저희 이야기를 한참 듣더니, 대뜸 올해 7월 싱가포르에서 워크숍이 열린다며 초청할 테니 꼭 오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유어웰컴메디뷰티의 첫 해외 출장 일정이 잡혔다. ▲ 유어웰컴메디뷰티가 개발한 실습 키트를 통해 암환우들이 자신에게 어울리는 화장법을 그려보고 있다 예비 사회적 기업가들의 당찬 출사표 유어웰컴메디뷰티의 단기 목표는 사회적 기업 승인을 받는 것이다. 활동 및 보고서 제출 등 관련 과정이 착실히 진행 중인 가운데 정가연 대표는 요즘 한 가지 중요한 딜레마가 생겼다고 말한다. “이윤과 공익의 균형 잡기에 대한 고민이 커요. 사회적 기업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업하는 동안 계속 이어질 고민이라고 하더군요.” 예를 들면 제품의 가격 책정 같은 경우다. 암환우 전용 가발의 경우 쓸 만한 것은 100만 원을 호가한다. 약값도 부담될 환우들이 잠깐 쓸 가발에 그만큼의 금액을 투자하기는 어려울 터. 유어웰컴메디뷰티는 발품을 팔아 유통마진을 줄여 질 좋은 가발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관건은 사측의 이윤을 얼마로 결정해야 하는가이다. “솔직히 수익 욕심이 없진 않죠.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암환우들을 떠올리면서 그분들과 유어웰컴메디뷰티가 상생하는 방법을 계속 고민할 겁니다.” 유지영 대표의 말에 한 몸인 듯 고개를 끄덕이는 동료들. 정가연 대표는 사측의 수익도 다시 다른 이를 돕는 데 쓰고 싶다고 말한다. “학교에서 받은 게 많아서 언젠가는 꼭 갚고 싶습니다. 개인적인 욕심을 덧붙이자면, 기부를 많이 해서 한양대학교 캠퍼스에 유어웰컴메디뷰티 이름이 들어간 비석을 세우고 싶어요. 이렇게 학교 매거진에 공언했으니 꼭 지켜야 할 약속이겠죠?” 사랑한대 2018년 07-08월호 이북 보기

2018-07 31

[교수][스페셜토크] 예술·공학·의학을 넘나드는 융합연구 전문가

김지은 교수 연구팀이 2017년에 개발한 이미지 기반 알약 식별기기 오필(OPILL)로 지난 3월 ‘iF 디자인 어워드 2018’ 제품 부문(Medicine/Health/Care) 본상을 받았다. 김지은 교수가 사회혁신 관련 분야 메디컬 HCI(Human-Computer Interaction) 연구로 한양대학교 베스트 링크플러스(BEST LINC+) 상을 받은 데 이은 쾌거다. 글. 전수아 사진. 안홍범, 이매진X랩 ▲ 김지은 아트테크놀로지대학원 협동과정 교수 널리 쓰이는 기술과 디자인 ‘디자인이란 단순히 그것이 어떻게 보이고, 느껴지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기능하느냐이다’라는 스티브 잡스의 말에 김지은 교수는 한 가지 질문을 덧붙인다. “‘디자인은 누구를 위해 기능하는가?’ 이것이 메디컬 HCI를 연구하는 저희 팀의 화두죠.” 디자인이 더욱 이롭게 쓰일 수 있는 분야, 사회적 약자나 몸이 불편한 이들을 위한 제품을 고민한 김 교수팀은 알약 식별기기 ‘오필(OPILL)’로 모범 답안을 제시했다. “1회분씩 약봉지에 담아주는 조제약은 정보가 적힌 겉봉투를 잃어버리면 어떤 때에 먹는 약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있죠. 알약에 문자가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알약의 70%는 흰색에 문자가 음각 처리된 모양으로 글씨가 작고 흐려서 시력이 좋지 않은 노인들이 식별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오필은 복용 약에 대해 잘 모르거나 시력이 좋지 않은 분들도 약품 정보를 간단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개발했습니다.” 오필은 알약의 제형과 글자, 로고를 카메라로 인식해 국내 유통 약품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한 다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나 연결된 모니터로 약품 정보와 복용법을 알려준다. 사용자는 알약을 넣고 작동시키기만 하면 된다. 간단한 사용법, 테이블 어디에 놓아도 어울릴 법한 심플한 디자인은 세계적인 권위의 ‘iF 디자인 어워드 2018’ 제품 부문 본상 수상으로 그 가치가 증명됐다. 이번 수상이 더욱 뜻깊은 점은 아직 시판되지 않은 오필이 콘셉트 부문도 아닌 제품 부문 본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심미성뿐 아니라 혁신성과 정교함, 사용가치와 실용성을 골고루 인정받은 결과다. 화성에서 온 공대와 금성에서 온 의대가 지구에서 만나려면? ▲ 알약을 식별하는 오필(OPILL). 두 대의 카메라와 두 대의 조명이 상·하단에 나뉘어 장착돼 있고, 중앙에 네 개까지 알약을 올려놓는 트레이가 있다 김 교수가 몸담은 연구실의 이름은 이매진X랩(ImagineX Lab). 예술 전공자와 공학 전공자가 함께 모여 창의적인 융합 연구를 진행한다. 연구 분야도 다양하다. 김지은 교수를 필두로 한 팀은 메디컬 HCI에 주력하고 있고, 다른 프로젝트팀은 VR 기반 자율주행 드라이빙 시스템이나 미디어아트 무대 디자인에도 도전했다. 기관의 수주를 받아 진행하는 연구도 있지만,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공유하다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아이템을 찾아 발전시키는 경우도 있다. 오필이 바로 그러한 예다. “2014년 한양대학교 의대, 공대 교수님들이 모여 ‘닥터&닥터스’라는 모임을 만들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가볍게 모였어요. 가끔은 세미나를 열어 전문 지식과 각 분야의 최신 정보를 공유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의학과 공학 그리고 디자인이라는 전혀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죠. 그리고 이 모임에서 오필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의약품 식별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을 거쳐, 2016년 본격적으로 개발에 나선 김 교수 연구팀은 한양대학교 류마티스병원의 성윤경 교수팀과 긴밀하게 협업했다. 환자들을 만나 약 복용 방법과 습관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고, 의료진에게 약품 정보와 전달 방식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 시제품이 나온 후에는 류마티스병원과 함께 임상실험을 진행했다. 김 교수는 이 과정에서 닥터&닥터스 모임을 통해 오래전부터 교류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공학과 의학 분야 연구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저는 ‘속도’를 꼽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저희는 시제품을 만들면 십수 명의 사람에게 사용해보게 하고 빨리 피드백을 받아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잘 만드는 것만큼 새로운 기술을 빨리 선보이고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그런데 의학 분야는 임상실험에만 몇 년이 걸리기도 해요. 실험 대상도 수백 명에서 수천 명에 달하죠. 의대와 꾸준히 교류하며 분야별 차이점을 미리 공감한 덕분에 실험 과정에서 의대 교수님들을 채근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 수 있었어요.(웃음)” ▲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의 일상생활 수부 기능을 평가하는 스마트글러브 ‘마노비보(Manovivo)’ 오필의 다음 단계, ‘더 빠르게 더 넓게’ 김지은 교수팀은 오필 설계에 관한 디자인과 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한양대학교 LINC+사업단, 기술지주회사와 협력해 기술이전 혹은 기술사업화를 통한 상용화를 준비하는 한편,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오필의 사용 범위를 더욱 확장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먹지 않는 약을 일반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리거나 변기에 흘려보내는 경우가 대다수죠. 그에 따른 생태계 교란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향후 보건소나 약국에서 불용의약품을 수거하는 과정에서 항생제를 포함한 약제들을 효율적으로 분리배출하는 데 적용해 폐의약품 회수 및 순환 처리에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안전하게 관리된 불용의약품은 국경없는의사회 등과 연계해 제3세계에 인도적 재분배를 통해 기부할 수도 있겠지요.” 바람대로라면 오필의 쓰임새가 먼 곳의 이웃 그리고 우리 땅의 생태계까지 뻗치게 되는 것. 널리 쓰이는 이로운 기술과 디자인을 만들고 싶다는 김지은 교수의 철학에 걸맞은 목표다. 사랑한대 2018년 07-08월호 이북 보기

2018-07 31

[교수][창의융합 따라잡기] 움직임을 읽는 섬유의 ‘똑똑한’ 융합을 연구하다

건강과 의료 산업은 물론 군사용으로도 섬유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IoT(사물인터넷, Internet of Things)와 ICT(정보통신기술,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섬유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일반 직물과 같은 질감과 촉감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기술과 만나 새로운 정보처리 능력을 갖춘 스마트 섬유는 말 그대로 ‘똑똑한’ 기능을 지녀 사회 전 분야를 넘나든다. 글. 이미혜 사진. 안홍범 ▲ 배지현 의류학과 교수 섬유의 전도성을 기초로 연구 2017년 구글이 리바이스와 합작해 자전거를 이용하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재킷 ‘자카드’를 출시했다. 전화가 걸려오면 재킷을 만져서 전화를 받을 수 있고, 음악 재생 정보를 조절할 수도 있다. 소매를 위아래로 문지르면 볼륨이나 화면 밝기를 조절할 수 있고, 재킷을 두드려서 곡을 재생시키거나 멈출 수도 있다. 재킷 자체가 하나의 터치 패드로 작동하는 것이다. 랄프 로렌은 ‘폴로 테크’라는 심장박동과 호흡을 조사해주는 스마트 셔츠를 개발했으며, 라일앤스코트는 영국 신용카드사인 버클리카드와 제휴해 비접촉식 결제 시스템 칩을 부착한 재킷을 선보이기도 했다. 섬유는 패션산업이라는 기본 공식을 깨고,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한양대에도 스마트 섬유가 다른 분야에 어떤 방식으로 융합될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연구자가 있다. 스마트 섬유 소재를 비롯해 섬유 기반 소자와 구조 설계, 지속가능 섬유 소재 및 공정을 연구하는 배지현 의류학과 교수다. 그중에서 배 교수가 주목하는 분야는 웨어러블(wearable, 입을 수 있는) 센서다. 섬유를 패션의 소재로만 여겼다면 이런 연구가 가능했을까? 배 교수는 대학에서 섬유공학을 전공한 후 전자회사에 입사한 것이 섬유를 다른 분야에 접목한 출발점이었다고 회상한다. KOTITI시험연구원,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스마트 텍스타일 소재 및 직물 기반 웨어러블 디바이스, 지속가능한 섬유 소재 및 응용 공정 개발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이어가며 전기, 기계 분야와 섬유공학의 융합을 시도했다. “저는 섬유의 전도성을 이용해 생체정보를 감지하는 센서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섬유가 전도성을 지니게 되면 그 활용도가 무궁무진해집니다. 그래서 기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센서부터 시작했습니다. 센서는 인장, 압력, 터치, 온도와 같은 외부압력으로 정보를 얻고, 이를 스마트기기에 전달합니다. 손쉬운 동작만으로도 정보를 전달하고 수집할 수 있는 셈이죠.” 백문이 불여일견, 배지현 교수가 장갑 한 짝을 꺼냈다. 얼핏 보면 그저 평범한 장갑이다. 검지와 중지에만 다른 재질이 덧대어져 있는데, 이는 원사에 은을 코팅해 전기가 통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전도성을 지닌 실 자체가 센서가 되어 장갑을 끼고 수화를 하면 연결된 스마트기기에 글자로 입력된다. 배지현 교수는 우리 사회가 고령화 문제와 다양한 질병에 관심이 높기 때문에 웨어러블 센서가 이와 관련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아울러 사회적 약자에게 더 나은 생활을 열어주는 소통의 도구가 될 수 있어 책임감을 가지고 연구에 임하고 있다. “파킨슨병을 앓는 환자는 걸음이 점점 느려진다고 합니다. 걸음걸이와 속도로 질병의 진행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셈이지요. 웨어러블 센서가 달린 신발을 신는다면 보폭과 속도를 관찰할 수 있게 되고, 질병에 대처하는 단계나 태도가 바뀔 수 있습니다. 웨어러블 센서가 상용화돼 보편적인 문화로 자리 잡으면 일상생활에 많은 변화가 생기겠지요?” 웨어러블 센서가 환자에게만 유용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트레이너 없이 혼자 운동을 할 때 동작이 잘못되면 알림이 가는 것처럼 스스로 체크할 수 있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어 그 활용도는 상상 이상일 것이다. ▲ 웨어러블 센서가 장착된 장갑을 끼고 수화를 했을 때 해당 동작이 스마트기기로 전송되는 모습 소통과 융합에 한계는 없다 배지현 교수는 지난해 한양대에 임용돼 올해 3월부터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는 대학원에서 수업을 진행하는데, 아직은 의류학과 학생들이 전기·전자, ICT 분야를 낯설어해 실습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올해부터 의류학과에 새롭게 도입된 분야이다 보니, 학생들이 호기심을 갖고 궁금해합니다. 그래서 센서를 직접 달아보거나 3D 프린터로 직물을 제작해보고, 전도성을 지닌 섬유 염색공정 등 섬유를 공학적인 방식으로 접근해볼 수 있도록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웨어러블 센서가 상용화된 경우가 많은데 이에 관한 정보도 공유하고 있고요. 학생들에게 웨어러블 센서를 알리는 초기 단계이지만, 점차 타 전공과 협업의 기회도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그녀는 얼마 전 한국의상디자인학회에 대학원, 학부 학생과 함께 참여해 ‘ICT 스마트 섬유를 활용한 반려동물 패션 제품 연구’를 발표했다. 배 교수는 이처럼 학생들과 함께 연구하는 기회의 장을 늘려나갈 뿐만 아니라 조만간 교내에서도 다른 분야와 체계적으로 융합 활동을 할 수 있는 커뮤니티와 네트워크를 조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배 교수의 관심 분야는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섬유를 기반으로 한 건축은 다음 연구 주제로 삼고 싶을 만큼 매력을 느낀다. “섬유를 기반으로 한 건축 디자인은 형태도 다양하고 내구성도 뛰어납니다. 섬유의 방탄, 불연 기능이 건축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쉽게 짓고, 쉽게 철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바람에 진동하는 섬유의 특성을 이용해 섬유가 자체적으로 바람에너지를 저장해 이를 전기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는 방식 등을 건축에 적용하고, 그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는 직물을 개발한다면 서로 다른 분야를 융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소재에 관한 동향은 물론 다른 분야에도 관심을 두고 미래기술에 관한 동향을 파악하는 것이 취미이자 습관이라는 배 교수는 정보수집가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융합의 원동력은 개방적 사고 섬유공학을 전공한 학부 시절부터 지금까지 배지현 교수는 끝없이 융합을 시도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 교수는 융합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꼽았는데, 그 시작은 문제의식을 느끼는 것부터라고 말한다. “제가 창의적이고 융합을 잘하는 사람들에게서 발견한 공통점은 개방적인 사고였어요. 다른 분야일지라도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갖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융합 연구 분야는 다른 전공 분야의 전문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관점이 요구됩니다. 내가 던진 이상하고 엉뚱한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하나의 아이디어가 될 수 있습니다. 이를 잘 활용하면 더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아울러 배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도전 정신과 공감 능력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새로운 환경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와 상대방에 대한 공감 능력은 융합을 좀 더 진척시킬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감 능력이 접근을 가능하게 하고, 고민의 산물이 모여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적인 것, 사회적인 현상을 바라볼 때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진지한 태도로 임하다 보면 얻는 것도 달라진다며 경험에서 우러난 조언을 전했다. 배지현 교수는 사회의 문제를 인식하고 아이디어, 사물, 기술을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해 독창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 창의교육이라 설명하며, 한양인 모두가 변화를 기회로 만드는 준비된 인재로 4차 산업혁명을 마주하길 당부했다. 사랑한대 2018년 07-08월호 이북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