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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0 인터뷰 > 교수 중요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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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로봇을 만드냐고요? 재밌잖아요”

로봇 함께하는 삶의 주인공 한재권 교수(일반대학원 융합시스템학과)

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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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W6CN

내용
 
TV 속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로봇은 멋지다. 사람들이 위험에 처할 때마다 우리를 닮은 거대로봇이 날아와 거뜬히 사람을 구한다. 로봇은 많은 남성들의 어린시절을 장식했던 소재다. 만화 속 이야기일 뿐이던 로봇이, 어느새 실재하는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 걸음의 선두에는 ‘로봇덕후’ 한재권 교수(융합시스템학과)가 있다.

 
그의 곁은 로봇투성이
 
한 교수는 국내외로 유명한 로봇공학자다. 고려대학교 기계공학과 졸업과 동대학원 석사 학위를 받은 후 무기 산업에서 종사하다 십년 전부터 로봇공학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의 사무실은 온통 로봇 천지다. 중앙에는 최근 개발한 스키로봇 ‘다이애나’가, 책상 위에는 그의 첫 작품 ‘험비’가, 그 밖에 어딜 둘러보든 로봇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들의 아버지가 바로 한 교수 되겠다.
▲지난 18일 연구실에서 만난 한재권 교수(일반대학원 융합시스템학과)로부터 로봇과 함께한 이야기를 들었다.
로봇은 이미 우리에게 낯선 존재가 아니다. 과거 상상 속에만 존재하던 로봇들은 이미 다양한 형태로 우리 곁에 있고, 얼마 후면 흔히 상상하는 ‘사람을 닮은 로봇’, 곧 휴머노이드 또한 흔해질 거라곤 말한다. 하지만 로봇을 만드는 로봇공학은 무척 낯선 분야다. 특히 국내에는 로봇공학을 하는 기업이나 대학이 그리 많지 않다. 한 교수의 직업이 더욱 특별해 보이는 이유다. 하지만 그 스스로는 특별한 사람으로 분류되기 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은 “좋아했던 일을 쫓은 것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말한다.
 
흔히 언론이나 방송에서 한 교수를 동생을 위해 로봇공학자가 된 사람이라 말한다. 뇌성마비인 동생을 돕고 싶어 로봇을 만들게 됐다고. 하지만 그는 이렇게도 말한다. “따지고 보면 결국 TV 속 로봇이 멋있다고 생각해서 이 길을 택한거죠. 만약에 그때 의학드라마에 몰입했더라면 의사를 하겠다고 하지 않았겠어요?”
 
늦었지만 제대로
 
가슴속에 품어 둔 로봇이지만, 한 교수의 어릴 적 한국은 지금보다 로봇을 배우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아쉬움 속에 기계공학과를 택했고, 석사까지 취득했지만 바로 로봇의 길로 가진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방법은 있었어요. 일본이나 미국처럼 로봇공학이 발달한 곳으로 유학을 고려해볼 수 있었죠. 그땐 확신이 없었던 듯해요.” 한 교수는 석사 이후 얼마간 대기업에서 무기 관련된 연구를 진행했다. 그러던 중 늦게나마 유학을 마음먹었고, 또다른 유명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 교수가 있는 버지니아 공대로 가 제대로 로봇을 배웠다.
 
그동안 본격적으로 로봇을 만들지 못해서 였을까, 한 교수는 이후 엄청난 속도로 로봇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사람들 앞에 처음 선 보인 로봇은 변신하는 ‘험비’. 미군 장갑차 형태의 RC카를 일주일 만에 개조해 만들었다. “그때 막 <트랜스포머> 첫 시리즈가 나왔을 때에요. 영화 보고 무척 감명받았는데, 마침 회사에서 휴가를 길게 얻어서 ‘이때다’하고 만들었죠.” 그렇게 만든 로봇은 유투브에도 올라와 현재 3백만 회가 넘는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만들었던 모든 로봇이 소중한 그에게 아직도 험비는 큰 인상과 함께 사무실 책상에 남아있다.
 

다가오는 로봇시대는?
 
흥미롭게도, 로봇공학자로서 한 교수는 되려 “꼭 로봇공학자가 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로봇 기술은 분명 세상을 바꿀 겁니다. 현존하는 많은 직업이 사라지겠죠. 하지만 대신, 로봇을 이용한 무수히 많은 직업이 생겨날 것입니다.” 그는 ‘러다이트 운동’을 언급하며, 로봇이 지배하는 미래와 같은 부정적인 예측이 과장된 면이 있다고 한다. “당시에도 많은 사람들이 ‘내 일자리를 돌려달라’며 기계를 부쉈지만, 이내 그 기계들을 활용한 새 일거리를 하러 다들 흩어졌죠. 로봇도 단기적으로는 경쟁자로 보이지만, 결국 또 다른 일거리를 만들테죠.”
 
그렇다면 어떤 직업이 생겨날까. 한 교수는 과도한 예측은 또한 경계했다. “어떤 직업이 나타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어요. 미래를 예측한다는 얘기는 사기죠. 다만, 로봇의 특성을 잘 알고 대비할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그는 로봇의 특징으로 고도화된 계산 능력, 지극히 이성적인 판단 등을 꼽았다. “반대로 사람은 비이성적이고, 계산 대신 직관에 많이 의존해요. 과거에는 인간의 단점으로 여긴 것들이지만, 이젠 이를 활용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로봇 제작에 공학만 이용되지 않다는 점도 언급했다. 한 교수는 자신의 작품 중 외형이 예쁜 로봇들은 모두 미술을 전공한 아내 엄윤설 교수의 손을 거쳤다고 강조한다. 또한 가장 최근에 제작한 스키 로봇 ‘다이애나’는 전 스키 국가대표 문정인 씨와 협업을 거쳤고,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로봇들은 심리학 쪽 연구자와의 협업으로 만들었다. “크게 보면 로봇은 도구이기도 해요. 로봇 자체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 분야의 전문가가 ‘어떻게 활용하겠다’는 것도 중요한거죠.”
 
평생가겠다, 로봇 사랑
 
한 교수는 재작년부터 우리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도 도모하고 있다. 세계적인 대회였던 DARPA(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 로보틱스 챌린지에 참가하며, 한국에 로봇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 마침 ERICA캠퍼스에 로봇공학과가 생겨 일반대학원 융합시스템학과와 공학대학 로봇공학과에서 학생들을 지도한다. 최근엔 지도했던 학생들이 국제대회에서 우승하는 쾌거를 이룩하기도 했다.(관련기사:유호연·배종학 학생 ‘로보페스트 국제대회’ 우승) 앞으로도 물론 로봇을 만들어갈 한 교수다. “아주 장기적으로는 만화 속 거대로봇도 만들고 싶어요. 이유요? 멋있잖아요! 물론 쉽진 않을거고, 가깝게는 휴머로이드도 계속 만들고, 재난 탐사에 필요한 로봇도 더 만들고,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HRI로봇도 만들겁니다. 언제나 즐거운 일이죠.”
▲한재권 교수가 최근 만든 스키로봇 '다이애나'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글/ 이상호 기자           ta4tsg@hanyang.ac.kr
사진/ 박영민 기자        pym0212@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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