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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 25

[학술][이달의 연구자] 은 촉매로 화합물 합성의 효율을 높이다

촉매의 경제성과 접근성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촉매란 본 성질을 유지하면서 화학 반응의 속도를 증가 또는 감소시키는 물질을 뜻한다. 어떤 성질의 촉매를 적용하느냐에 따라 화학 반응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도 있고, 또는 높은 효율을 보이며 안정된 결과를 도출해 내기도 한다. 우리 생활에 유의미한 화학 합성물일지라도 활발한 합성법 개발이 이루어져야 실제 활용될 수 있는 만큼, 화학에서 촉매는 빠져서는 안될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탄소 화합물을 연구하는 유기화학 분야에서 촉매는 빠른 시간 안에 일관된 반응으로 화합물을 합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우리대학 유기화학 전공 윤소원 교수(자연대·화학)는 Ag(I)염, 즉 은 촉매(Ag2CO3)를 이용한 인돌 화합물의 효율적 합성법을 개발하며 3월 이달의 연구자로 선정됐다. 윤 교수의 이번 연구는 'Silver(I)-Mediated C-H Amination of 2-Alkenylanilines: Unique Solvent-Dependent Migratory Aptitude'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쓰여 학술지 Advanced Synthesis & Catalysis의 2015년 1월호에 게재됐다. 해당 지는 유기화학 분야 가운데 최고 저명 학술지로 알려져 있다. 인돌 화합물과 은 촉매를 이용한 고효율 합성법 그렇다면 인돌 화합물이란 무엇이며, 은 촉매는 어떻게 화합물 합성의 효율성을 높인 것일까. 인돌 화합물은 생리기능을 조절하는 천연물에 존재하는 헤테로 고리 구조(유기화합물 중 탄소 이외에 질소나 산소 등의 원자로 형성된 고리 구조)를 띄고 있으며, 생물학, 의약학 등에서 쓰일 뿐만 아니라 재료과학, 전자 등의 공학 분야에까지 폭넓게 쓰이고 있는 물질이다. 산업 분야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화합물이기 때문에, 유기화학 분야에서는 보다 더 효율적인 인돌 구조 합성법을 디자인하고 이것을 실제로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합성법을 고안하는 과정에서 첫째로는 효율성이 중요히 여겨지며, 최근에는 환경적인 요인도 함께 고려된다. 윤 교수가 발견한 은 촉매는 기존 물질들에 비해 효율성과 환경 측면에서 모두 우수하다. 화학 분야에서 고효율은 반응성이 높고 원하는 생성물만 얻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친환경적 반응이 되기 위해서는 촉매가 불필요한 부산물을 발생시키지 않고, 반응이 이루어지는 데 최소한의 단계들이 동원되어야 한다. 인돌화합물 합성에서 은 촉매를 이용한 반응은 기존 반응들에 비해 반응시간이 짧다. 즉, 효율성이 높다. 윤 교수의 은 촉매는 화합물 합성에 하루 이상 걸리던 반응 시간을 30분 이내로 단축시켰다. 이뿐만 아니라 사용했던 Ag(I)염은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용이 덜 들고 환경친화적이다. 일반적으로 촉매를 회수해서 재사용할 때, 타 경우에는 재활용을 반복할수록 촉매로서의 기능이 떨어지는 데 비해 이번에 사용했던 Ag(I)염은 그렇지 않았다. 또한 화합 과정에서 반응성을 높이기 위한 은 촉매 이외에 별도의 다른 작용기나 반응 과정이 필요없기 때문에 부산물이 발생하지 않는다. 인돌 화합물은 특히 활용빈도가 높다는 점에서 촉매로 쓰이는 물질의 가격도 중요하다. 기존의 금, 백금, 로듐 등과 같이 금속을 이용한 촉매반응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쓰이기 어려웠다. 그러나 은 촉매는 타 금속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은에 해당하는 Ag(I) 염 시약의 가격은 매우 저렴한 편에 속한다. 윤 교수의 인돌 화합물 합성법은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반응 메커니즘(전자의 움직임을 표시해 화합물을 생성하기까지의 과정과 반응의 특성을 나타낸 것)을 제시한 점에서도 그 의미가 있다. 뿐만 아니라 반응 조건을 조절해 다른 치환 형태의 인돌 구조 화합물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화합물을 만들 때는 분자 구조에 존재하는 결합과 화학적 성질을 고려해야 한다. 화합물의 분자 구조에 존재하는 여러 결합 가운데 어느 것을 만드는지에 따라 화합물의 합성법이 결정된다. 같은 화학 구조일지라도 결합방식에 따라 합성법이 다르기 때문에 촉매가 반응하는 과정과 추진력도 달라진다. 인돌 화합물의 화학식은 C8H7N으로 탄소와 수소, 질소가 여러가지 결합을 이루고 있다. 은 촉매는 그 중에서도 1번 질소와 2번 탄소 자리의 결합을 형성해 인돌 구조를 만들어 낸다. 탄소와 질소의 결합을 이용한 인돌구조 합성법은 Ag(I) 염만 사용하는 간단한 실험과정이기 때문에 고등학생 수준에서도 쉽게 인돌 화합물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은 촉매 합성이 일관되고 안정적인 결과를 도출해 내기에 용이하다. 유기화학, 윤택한 삶을 만드는 초석이 되기를 유기화학은 이론뿐만 아니라 실제 실험에서도 안정적인 결과를 도출해야 하는 학문이다. 같은 실험도 수백 번 반복해서 재연성을 확인해야 하는 것이 유기화학이다. 누가 실험하든 비슷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유기화학이란 어떤 학문인지에 대한 질문에 윤 교수는 "사소한 실험환경이나 연구자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오기도 하기 때문에 단기간의 실험으로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공부"라고 말했다. 하나의 반응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저렴한 촉매는 없을지, 문제점을 보이는 화합물이 있으면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하며 진행된 연구는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연구의 시작이 된 계기는 무엇이었으며, 그 목표는 무엇이었을까. 윤 교수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촉매로는 반응성이 좋은 금속이 많이 쓰입니다. 그러나 기존의 인돌화합물 합성법에는 여러가지 제한성과 문제점이 존재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반응물의 구조 및 합성된 인돌 구조의 제한성, 낮은 수율, 부산물 생성, 값비싼 귀금속의 사용 필요 등등. 그래서 기존의 방법을 대신할 고효율 합성법을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인돌 화합물이 기초가 되어 의약품과 공학 분야에 두루 쓰이듯이 화학은 우리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도구라고 생각해요. 화학이 우리생활과 아주 밀접한 학문인 만큼, 우리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만드는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은 촉매를 이용해 기존 합성법을 개선하기까지의 여정은 쉽지 않았다. 특히 윤 교수는 유기화학이 끈기와 인내를 요구하는 학문이라고 설명했다. "유기화학 연구는 성과를 내는 데 비교적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유기화학 분야는 논문이 나오는 데 짧아도 6개월, 길게는 4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려요. 이번 연구도 논문을 완성하기까지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최적의 촉매를 찾기까지 팔라듐, 금, 백금 루테늄, 로듐 등 주기율표에서 볼 수 있는 금속이라면 거의 다 실험해 봤어요. 해당 물질이 일관된 반응성을 보이는지 그 재연성을 확인하기 위해서 수백 번에 가까운 검증을 거쳤는데,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 모두에게 힘들었던 과정이었습니다. 연구에 참여한 석·박사과정의 학생들도 밤 늦게까지 실험에 매진해야 했고요." 고등학생 때부터 화학에 흥미가 많았던 윤 교수는 유기화학 분야 중에서도 반응 개발을 연구하고 있다. 은 염과 같은 금속촉매뿐만 아니라 유기촉매에 대한 연구도 함께 진행중이다. "촉매로는 반응성이 좋은 금속이 많이 쓰여왔어요. 그러나 금속은 불순물이 조금이라도 섞이면 독성을 갖게 돼요. 의약품에도 활용되는 인돌 화합물의 경우 부작용이 치명적일 수 있어요. 그래서 금속을 대신할 유기촉매에 대한 고민을 하며 화합물의 합성법을 연구했습니다." 화학분야에서는 매일같이 새로운 연구결과들이 쏟아져 나온다. 해당 분야의 새로운 결과들을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생각하고 시도하는 열정에서 윤 교수의 이번 연구는 결실을 거두었다. 뭐든지 열심히 하는 사람은 이길 수 없다는 윤 교수의 말처럼 끈기는 은 촉매를 이용한 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윤 교수는 어떤 전공을 가진 사람이든 끈기와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꿈과 노력 두 가지가 균형을 이루며 모두가 각자 원하는 일을 이루는 촉매가 돼주길 바라본다. 김유나 기자 caecilgreen@hanyang.ac.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사진/조유미 기자 lovelym2@hanyang.ac.kr

2015-03 02

[학술][이달의연구자] 비만세포를 치료하다

바이오 의약과 약물전달시스템의 융합 약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흔히 한약의 제조방식을 말하는 천연 의약품 생약에서 약의 기원을 찾을 수 있다. 동물, 식물, 광물 등 자연에서 만들어져 그대로 쓰거나 간단한 가공과정을 거쳐 의약품으로 사용하는 것을 생약이라고 한다. 흔히 보양식, 한약으로 접하는 것들이 바로 생약이다. 하지만 자연에서 그대로 가지고 오는 생약은 양적으로 한정돼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생약의 분자구조를 분석해 인공적으로 합성한 의약품이 바로 합성 의약품이다. 하지만 합성의약품은 특정 질환을 타깃으로 해 제조하기 어렵고 재료확보, 화학 합성 시 높은 비용 등의 문제가 있다. 이에 생체 의약품이라고도 불리는 바이오 약품이 등장했다. 바이오 의약품은 유전공학과 항체기술 등에 기반해 있다. 특정 환자군을 타깃으로 해 부작용을 줄이면서도, 인간의 DNA에서 추출해 재료의 한정성을 극복한 가장 진화한 약물형태라 볼 수 있다. 하지만 단백질로 구성된 바이오 의약품은 우리 체내에 들어가면 분해돼 실제 치료가 필요한 질환 세포에 도달하기도 전에 파괴돼 버린다. 약물이 원하는 질환세포에 도달해 치료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바로 약물전달시스템(DDS)기술이 융합돼야 한다. 우리대학 김용희 교수는 바로 바이오의약과 DDS 기술을 융합해 비만세포를 치료하는 독보적 기술을 인정받았다. 올리고펩티드 구조로 비만세포를 치료하다 약물전달시스템(Drug Delivery System, DDS)은 약물 방출 속도를 조절하거나 약물을 목표 부위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는 의약품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약물의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한 기술이다. 이전까지는 지방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전달체가 없었다. 그래서 뇌 식욕중추를 억제하는 치료법이나 대장 내 지방 흡수를 억제하는 치료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런 치료법은 목표 부위뿐만 아니라 다른 부위까지 영향을 줘 심한 부작용이 있다. 실제로 식욕중추에 영향을 주는 치료법은 심장에 주는 부작용이 심해 제약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진 상태이다. 김용희 교수는 이러한 지방세포를 추적해 분해하고 억제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약물전달 시스템 ATS-9R(Adipocyte Targeting Sequence Arginine)과 지방 억제 치료제 FABP-4 shRNA(Fatty Acid-Binding Protein-4 Short Hairpin RNA, 이하 shFABPs)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올리고펩티드(Oligopeptid complex) 구조가 그것이다. 올리고펩티드 구조란 치료 효과를 내기 위한 ATS-9R과 shFABPs 두 가지 핵심 성분들을 결합한 구조를 말한다. ATS-9R는 지방 세포를 추적하고 해당 세포에 투과성을 높여 유전자 전달 능력을 향상 시킨다. shFABPs는 치료제로서 지방세포 속으로 지질 수송 및 저장을 담당하는 단백질(A-FABP) 생성을 억제한다. 이 구성체를 정맥에 투여하면 ATS-9R의 도움으로 지방세포 핵으로 shFABPs치료제가 이동한다. 세포 핵으로 이동한 shFABPs는 세포 응답성을 하향 조절하는 siRNA를 만들어 비만 유전자 발현을 억제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지방 축적을 억제하고 예방하는 것이다. 진정성 있는 자세로 독자적 기술 확보해야 김 교수는 “지방세포의 유전자 발현 억제는 비만뿐만 아니라 당뇨, 동맥경화 등 다양한 대사 관련 질환에도 응용이 가능하다”며 이번 연구의 전망을 설명했다. 바이오 의약분야와 약물전달시스템을 융합한 이번 연구는 급성장 하고 있는 비만 치료제 분야에 선도적인 역할로 ‘네이처 머티리얼즈(Nature Materials)’에 게재돼 세계적인 인정을 받았다. 김 교수는 “현재는 국내외에서 약물의 유효함을 인정 받은 단계까지 온 상태이므로 앞으로 규명해 나가야 할 것들이 많다”며 이번 연구의 상용화까지의 과정을 덧붙여 설명했다. 보통 의약품은 국내외에서 특허를 취득한 후 제약회사와의 연계를 통해 GLPR(국가기관)에서 동물 실험을 거친다. 이후 식약청에서 1-2-3상의 임상실험을 거친 후 상용화 단계까지 이를 수 있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은 대략 10년 정도가 걸린다.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상용화된 의약품은 약 10조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그렇기에 국가차원에서도 투자를 아까지 않는 분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제약 산업에서 문제는 독자적인 연구성과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독자적 연구가 불가능하면 해외의 기술을 카피해 아류의 의약품을 만드는 한계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 김 교수는 “FTA로 인해 제약시장이 개방되면서 해외제약회사들과의 경쟁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연구를 통한 원천기술의 확보가 필요하다” 며 국내 제약환경의 안타까운 전망과 앞으로 준비해나갈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세계시장에서 높은 입지를 다지고 우리만의 독자적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대 의약에 발맞추는 새로운 교육이 필요하다. 약학대의 교육은 40년동안 폐쇄적이었다. 현재 변화되는 흐름을 반영하지 못한 교육은 참신한 인재육성과 의약분야의 발전에 걸림돌이 될 것이다” 라며 국내 약학분야의 교육의 문제점을 짚었다. 더불어 김 교수는 약학분야에서 지속적인 연구를 하고 있는 후학들에게 관련분야 논문읽기를 통해, 자신의 분야에 대한 꾸준한 탐색을 당부했다. 연구분야에 대한 새로운 정보와 지식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연구 성취의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즐기는 자세라며 연구의 종점에서 비약적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바로 자신의 연구분야에 대한 진정성 이라고 설명했다. “고진감래라고 하죠? 아무리 자기가 맡은 연구 분야가 고되고 막막하더라도 즐기는 자세를 가진다면 분명 달디단 성취감을 맛볼 거에요. 무조건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후배들이 즐기는 마음으로 진정성을 가가지고 연구를 해나갔으면 좋겠어요”. 이수정 기자 sj930212@hanyang.ac.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사진/조유미 기자 lovelym2@hanyang.ac.kr

2015-02 04

[학술][이달의 연구자] MRI를 통한 조기 치매 선별 검사법

검사 비용은 낮추고 검사 과정은 더 간편하게 한 여자가 편의점에 들어가 콜라를 산다. 카운터에서 계산한 후 밖으로 나오지만 정작 자기 손에는 콜라가 없다. 그제서야 콜라를 카운터에 두고 온 것이 기억난다. 다시 편의점으로 되돌아가다 자기가 산 콜라를 들고 있는 한 남자와 마주친다. 그녀는 그가 자신의 콜라를 훔친 것이라고 생각하고 캔을 빼앗아 벌컥벌컥 마신다. 남자는 어이 없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지만, 그녀는 아랑곳 하지 않고 그의 손에 다 마신 빈 콜라 캔을 쥐어주고 돌아간다. 버스 안, 지갑을 찾지만 지갑도 편의점에 두고 온 것을 깨닫고 부랴부랴 돌아간다. 편의점 직원은 지갑과 콜라를 건네준다. 그제서야 그녀는 자신의 실수를 깨닫는다.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의 한 장면이다. 영화에서는 그녀의 건망증으로 두 주인공의 운명적 첫만남이 시작되지만 현실은 그렇게 낭만적이지 않다. 치매는 환자의 일상생활을 파괴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조차 알아보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만약 치매를 조기에 진단해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면? 영화에서처럼 병이 급속도로 악화돼 이별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 양자방출단층촬영(PET)으로 조기에 치매가능성을 진단할 순 있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런데 최근 치매를 자기공명영상(이하 MRI)을 이용해 기존의 검사방법보다 좀 더 저렴하고 간편하게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MRI를 통해 환자들의 진료 문턱 낮춰 치매 중 5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 치매는 베타-아밀로이드라는 이상단백질이 대뇌피질에 분포하 있는 뇌신경세포에 과도하게 축적돼 신경세포가 손상될 때 발생한다. 신경세포가 손상되면 대뇌피질의 두께는 얇아진다. 즉 대뇌피질이 응축되는 것이다. 현재는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같은 구조적 뇌 영상장비나 양자방출단층촬영(PET), 단일광자방출촬영(SPECT)등 기능적 뇌 영상장비를 이용해 치매의 진행 상태를 좀 더 명확하게 판별하고 진단 할 수 있게 됐다. PET나 SPECT는 뇌의 혈류량, 뇌의 포도당 대사능력 등 뇌 각 부위의 기능이상을 통해 병세의 진행 정도를 파악한다. 대부분의 질병은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기 전에 기능적 변화가 일어난다. 그러므로 PET의 경우 조기에 치매의 진행상태나 가능성을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그 검사 비용이 만만치 않다. 보통 PET 1회 촬영 시 드는 비용은 약 130만원이다. 그렇기 때문에 치매가 의심된다고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검사방법이 아니다. 하지만 MRI를 통한 치매 조기검진 비용은 평균 80만원 선이다. 이종민 교수((공과대·전기생체공학부)가 PET와 동일한 수준의 기능을 좀 더 저렴한 MRI로 판단 가능할 수 있게 해 환자들의 진료 문턱을 낮춘 것이다. MRI나 CT는 알츠하이머 치매로 인해 생기는 뇌의 위축, 뇌실 확대 등 뇌의 구조적 모양을 통해 병세의 진행 수준을 파악한다. 대뇌피질 응축 패턴과 위치를 통계적으로 분석 치매의 경우 조기진단이 사실상 어렵다. 특정 시점에 와야 환자의 기능적 장애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 전까지는 잠복기 단계로, 따로 조기 정밀 검사를 하지 않는 이상 파악하기 힘들다. 따라서 치매의 조기진단이란, 잠복기 때 이상단백질이 쌓인 상태를 보고 치매에 걸릴 확률을 미리 알아내는 것을 뜻한다. 뇌는 보통 특정한 영역이 특정 기능역할과 직결된다. 그러므로 뇌의 부위별로 역할기능이 다르다면 어디에 대뇌피질 응축이 나타났느냐에 따라 치매질환의 종류를 구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두엽에 대뇌피질 응축이 관찰된다면 그 치매환자는 고위인지기능에 문제가 있고, 측두엽에 대뇌피질 응축이 발견되면 기억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 교수는 “MRI 장치로 정상환자와 치매환자를 구분하는 것을 넘어서 대뇌피질 응축 위치와 진행 상태를 보고 3가지 치매질환 종류를 구분했다는 것이 이번 연구에서 가장 주목할 점이다”라고 전했다. 고해상도의 MRI 장치로 총152명의 조기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뇌를 촬영했다. 환자들의 대뇌피질 두께를 분석해 다양한 대뇌피질 수축 패턴이 나타났다. 대뇌피질 수축형태를 패턴과 위치에 따라 분류해 의미 있는 연구 결과를 도출한 것이다. 양측 안쪽 측두엽 주도 위축 하위 유형 (52명), 마루엽 주도 하위 유형 (28명), 거의 모든 대뇌피질이 위축을 드러내는 분산된 하위영역(72명)으로 총 3가지 종류로 분류 됐다. 연구의 실현을 위해서는 융합적 성찰이 필요 이번 연구는 삼성의료원과 10년 동안 공동으로 진행됐다.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의료원과의 소통이 필수였다. 의료진은 환자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연구진들은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MRI 영상처리 기술을 이용해 연구한다. 이 교수는 “연구의 당위성은 의학에서 온다. 의학자들이 환자의 질환에 대해 연구하고 싶을 때 첨단공학지식이 필요하다. 이때 바로 공동연구가 시도되는 것이다. 공동연구를 잘하기 위해서는 영상처리 지식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생체공학에 대한 배경지식과 의학적 지식도 잘 알아야 한다. 그래야 서로가 잘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융합적 배경지식을 강조했다. 진료 목적과 탐구적 목적을 가지는 생명공학 분야에서는 연구의 보람과 의의를 찾기 위해 그 연구가 앞으로 어떤 영향을 줄 것이고 인류에 어떤 이바지를 할 것인지에 대한 심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유 교수는 “자신이 하고 싶은 연구의 방향성을 고민해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개인의 보람에서 끝나는 것일 수 없죠. 우리의 연구가 미래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 지에 대한 고찰 또한 융합적 성찰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라며 연구자의 진지한 마음자세를 당부했다. 이수정 기자 sj930212@hanyang.ac.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사진/조유미 기자 lovelym2@hanyang.ac.kr

2014-12 31

[학술][이달의 연구자] 명확한 종양 진단을 위한 새로운 방법

종양 제거를 위한 불필요한 수술 줄여 "위에 종양이 발견 됐습니다." 의사의 덤덤한 말투와 달리 환자는 심장이 덜컥 떨어지는 기분이다. 이 종양이 그대로 둬도 상관 없는 단순한 양성 종양인지, 치료가 불가피한 암 종양인지도 정확히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이제까지 위 점막 아래에 생긴 종양은 이처럼 정체가 모호해 환자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다. 이항락 교수(의대·의학)는 기존에 있던 위 내시경 절제술에 자신의 활용법을 접목해 환자들의 종양의 정체를 밝혀내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점막하 종양, 암인지 아닌지를 밝혀주마 건강에 대한 관심이 대두되며 종합건강검진을 받는 사람의 수도 크게 늘고 있다. 동시에 위벽에 자라난 종양의 발견도 늘어나, 현재 성인 100명 중 두 세 명은 위벽의 두 번째 층 이하에 위치한 점막하 종양(SET: Subepithelial tumor)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나이가 들 수록 유병률이 높아지는 점막하 종양은 생성 원인이 불명확하고 뚜렷한 증상도 없어 발견이 어렵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크기가 증가할 경우 소화 기능을 떨어뜨려 복통과 혈변, 구토 증세를 일으키고 악성 종양인 경우 다른 장기로의 전이 및 위궤양을 발생시킨다. 문제는 이 종양들이 일상 생활에 문제가 없는 단순 양성 종양(Benign tumor)인지 암이 될 가능성이 있는 전암(前癌) 단계의 종양(Malignant tumor)인지 판별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위벽은 여러 개의 층으로 구성돼있는데, 위암을 유발하는 종양은 대개 가장 위쪽의 층에 자라나 모양과 색깔 등 암 진단에 필요한 정보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반면 점막하 종양은 두 번째에서 다섯 번째 층에서 자라나, 가장 위에 있는 위벽층을 뒤집어 쓴 혹 같은 모양으로 존재해 위벽층 아래에 있는 종양의 성격을 확진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이러한 까닭에 대부분의 의사들은 점막하 종양의 지름이 2cm 이상이면 절제, 그렇지 않으면 추후경과를 살펴보는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항락 교수(의대·의학)는 점막하 종양의 정체를 뚜렷하게 밝히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냈다. 내시경에 달린 칼로 암세포를 직접 제거하는 내시경 점막하 절제술(ESD: Endoscopic submucosal dissection)을 활용한 것. 이 교수가 고안한 방법은 내시경이 종양에 도달하는 단계까지는 내시경 점막하 절제술과 같은 과정을 밟지만, 이후에는 종양을 제거하는 대신 세포만 추출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내시경에 달린 수술용 칼로 종양을 아주 작게 잘라 세포를 얻은 후 다시 도려낸 부위를 꿰매는 것이다. 이로서 이전까지 육안 관찰만 판단해 제거 했던 종양을 생검(생체에서 조직의 일부를 메스나 바늘로 채취하는 것)을 통해 정확히 파악해 종양이 단순 양성인지 전암 단계인지를 판별하고 난 후 시술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이 교수가 만들어낸 방법을 통해 수면마취나 금식이 불필요한 15분 정도의 짧은 내시경 검사로 종양 진단의 정확도를 크게 높일 수 있었다. 실제로 우리대학 병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위 방법을 사용한 결과 수술이 예정돼 있던 환자 40명 중 14명에 해당하는 35%의 종양이 전암 단계가 아닌 단순 양성으로 판별돼 불필요한 수술을 줄일 수 있었다. 이 교수의 이러한 발견은 국제적 내시경술 전문지 엔도스코피(Endoscopy) 10월호에 실려 표지를 장식했다. 궁금증을 푸는 과정에서 환자를 보호할 답을 찾다 89년 우리대학 화학공학과에 입학했던 이 교수는 1년 재학 후 다시 의대에 들어가기 위해 대학입학시험을 치렀다. "당시 의대는 공대에 비해 크게 각광받는 학과는 아니었어요. 하지만 좀 더 남에게 도움을 줘서 존경 받으며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직업을 생각하다 의사의 꿈을 키우게 됐습니다." 과감한 결단을 통해 의사가 된 이 교수는 조기 위암과 대장암 제거 시술을 2000회 이상 행한 암 분야의 전문가가 됐다. 그리고 계속된 연구의 결과가 바로 내시경 점막하 절제술을 활용한 종양 검사법이다. 이 교수가 새로운 검사 방법을 고안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이 교수는 진료를 담당했던 환자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20대 학생의 위에서 혹이 발견 됐어요. 3cm가 넘는 꽤 큰 혹이었는데 위치도 식도와 위가 만나는, 수술이 까다로운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개복 수술을 권했는데 학생이 수술을 몹시 꺼려했습니다. 아직 젊은 20대 여학생이었는데 수술을 해서 흉이 지면 비키니를 입는 것 같은 평범한 행동들도 섣불리 하기 어려워지잖아요. 그렇다고 그대로 두기엔 혹이 암일 가능성이 있었죠. 고민을 하던 중 문득 내시경을 이용한 생검 방법이 떠올랐습니다." 환자의 마음을 헤아려 수술을 줄이려는 고민이 새로운 방법을 탄생시킨 것이다. 다행히 생검을 통해 혹을 검사해본 결과, 환자의 혹은 단순 근종으로 밝혀졌다. 이 교수의 확인법이 없었다면 불필요한 수술로 평생 남을 흉터가 생길 뻔 했던 것이다. 학술지를 본 다른 의사들을 통해 의학계에도 새로운 치료의 바람이 조금씩 불고 있다. "제가 발표한 방법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시술법을 차용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환자를 우리대학 병원으로 보내주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이 교수가 4년 동안 모은 환자들의 데이터와 수천 번이 넘는 위, 대장암 수술의 경험을 접목시킨 결과였다. 이 교수는 늘 궁금증을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연구의 원동력이라는 뜻을 밝혔다. "앞으로는 점막하 종양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위장관 간질종양(GIST: Gastrointestinal stromal tumor)과 간제 종양의 발병 원인을 밝혀내는 연구를 할 예정입니다 연구는 늘 제가 궁금한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에요. 치료 체계가 확립되지 않은 질병을 탐구해서 해결법을 찾아내는 거죠. 앞서 말한 두 병의 발병 원인은 무엇인가 하는 저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 앞으로도 연구를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최정아 기자 shaoran007@hanyang.ac.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사진/권요진 기자 loadingman@hanyang.ac.kr

2014-12 03

[학술][이달의 연구자] 첨단소재의 신기한 나노 역학특성

"항상 재미있는 연구를 추구하며 나아가고 싶어"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것과 같은 괴물 개미는 존재할 수 없다. 개미를 같은 비율로 확대시킨다면 몸 전체의 균형이 깨져 서있기도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개미가 얇은 다리로 서있을 수 있는 것은 크기가 작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어떤 대상이 나타내는 역학적 특성은 그 대상의 크기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11월 이달의 연구자로 선정된 장재일(공과대∙신소재) 교수는 다양한 첨단소재가 나타내는 나노스케일(Nanoscale, 1nm는 10억분의 1m, 머리카락 두께의 5만분의 1) 역학특성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마이크로미터, 나노미터 스케일에 주목한 장재일 교수 재료의 역학적 특성이란 외부로부터 힘을 받았을 때 나타내는 반응을 의미한다. 강도(Strength, 내구력) 및 인성(Toughness, 재료의 질긴 정도)으로 재료의 다양한 성질 중 가장 기본이 되는 특성이다. 장 교수는 "건축물, 자동차, 선박, 교량 등에 사용되는 구조용 재료뿐만 아니라, 박막 초소형 전기기계시스템(MEMS/NEMS), 나노구조물 등에 적용되는 기능용 재료들도 스스로를 지탱하는 능력이 있어야 적절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며 "우리 연구팀은 첨단 소재가 마이크로미터 또는 나노미터 스케일에서 나타내는 역학 특성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장 교수의 연구팀에서는 다양한 첨단 소재를 주로 다루고 있다. 파이프라인용 초고강도 철강재료와 차세대 초내열합금과 같이 상용화를 눈앞에 둔 재료에서부터 벌크 비정질 합금, 하이엔트로피 합금, 초미세립합금, 나노결정구조 합금, 나노트윈구조 합금 등의 미래형 구조소재와 나노와이어, 나노로드 등의 나노소재들이 나타내는 다양한 미소스케일(1 마이크로 미터 이하에서 수 나노미터 크기) 역학특성에 대해 연구한다. 대부분 mm크기 이상의 비교적 큰 실험대상을 다루는 고전적인 역학특성 평가법을 통해서는 소재가 가진 평균 특성만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일반적으로 눈으로 관찰할 수 없는 미시적 규모인 나노 스케일, 마이크로 스케일의 역학특성은 소재 미세조직의 근본적인 불균질성(성분이나 특성이 고루 같지 않은 성질)을 구체적으로 반영한다. 한 마디로 거시적 규모의 역학특성에서는 소재의 진정한 성격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따른다는 것. 때문에 새로운 재료의 개발과 응용 측면에서는 소재의 나노 스케일, 마이크로 스케일에 대한 정보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그런데 아직 표준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나노 스케일의 실험을 위해서는 기존의 비교적 큰 소재를 다루는 표준 시험법과는 다른 실험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또한 결과의 분석에서도 새로운 방법이 적용돼야 한다는 특징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 장 교수의 연구팀은 다년간의 연구를 통해 쌓은 독자적인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나노스케일 상온 크립' 현상 장 교수 연구그룹이 최근 들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나노스케일 역학특성이 나타내는 '시간 의존성'이다. 그중 대표적인 것은 크립(creep) 현상이다. 기존에 알려진 크립 현상이란, 발전소의 경우와 같이 소재가 높은 온도에 장시간 노출되었을 때 낮은 압력에서도 극심한 강도 저하와 변형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일정한 힘이 가해졌을 때 나타나는 소재의 점진적인 변형을 일컫는다. 장 교수 연구팀이 관찰한 '나노스케일 상온 크립'은 소재가 나노 스케일이 되면 소재의 점진적 변형 현상이 상온(Room Temperature. 대기온도)에서도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는 소재의 크기 감소에 따라 재료 내부에 비해 표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소재의 표면은 원자들의 강력한 확산(원자의 운동에 의한 질량이동) 경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크립 현상의 주요 원인이다. 이러한 상온 크립 현상 연구는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에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나노소재 기반의 유연 시스템(Nanomaterial-Based Flexible System)의 경우 유연 특성 때문에 일정 하중을 지속적으로 받게 돼 구성요소인 나노로드(Nanorod), 나노튜브(Nanotube) 등에서 상온 크립이 발생할 수 있다. 장교수 연구팀의 '나노스케일 상온 크립' 현상 연구를 통해 해당 시스템의 신뢰성 확보에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끊임없이 재미를 추구하는 것이 연구의 원동력 장 교수 연구팀은 다양한 첨단 소재를 다루는 만큼, 소재를 개발한 많은 국내외 연구그룹과 함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새로운 소재의 전문가들과 함께 일하며 느끼는 흥미로움이 장 교수 연구팀의 원동력이라고 한다. 공학 연구는 특성상 사회적 응용 가능성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그 못지않게 새로운 분야의 연구 자체가 주는 재미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자신이 어떤 일에 종사하던지 재미가 없다면 열정을 가지기 어렵다"며 "새로운 소재에 대한 연구도 흥미가 있지만, 기존의 소재에 대한 응용 연구도 상당히 매력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공학대 학생들에게 특정 주제의 전문가가 되는 것 못지 않게 훌륭한 연구자의 태도를 몸에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졸업 후 사회에 나가면 담당하게 될 연구의 주제는 끊임없이 바뀌겠지만, 훌륭한 연구 태도는 어떤 주제를 만나더라도 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 교수가 이야기하는 훌륭한 연구자의 태도란 무엇일까. "공학 연구를 위해서는 아인슈타인이 될 필요는 없다"며 "혼자서 하는 일이 아닌 공학 분야의 특성상 성실성과 팀워크 정신을 기본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팀워크 정신이란 자기가 맡은 역할에 대한 책임감과 다른 팀원들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 인재가 될 공학대 학생들에게 비상한 두뇌뿐만 아니라 공학자로서의 자세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한 것이다. 최슬옹 기자 kjkj3468@hanyang.ac.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사진/조유미 기자 lovelym2@hanyang.ac.kr

2014-11 05

[학술][이달의 연구자] 땀구멍, 신원파악의 매개체로

'땀구멍 지도'를 이용한 지문분석법 개발 지문인식기술은 사용자의 지문을 전자로 읽어 미리 입력된 데이터와 비교해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기술이나 시스템이다. 과거 영화에서만 볼 수 있었던 지문인식. 현재 출입통제, 금융자동화기기, 컴퓨터보안분야, 심지어 스마트 폰에도 지문인식 기능이 활성화되고 있다.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손가락의 '지문'을 이용하는 인식시스템을 벗어나 손가락의 '땀구멍'을 이용한 인식시스템은 어떨까. 10월 이달의 연구자로 선정된 김종만 교수는 '땀구멍을 이용한 지문분석 시스템'이라는 새로운 지문분석 패러다임을 개발해냈다. 신원확인, 모공만큼 작은 땀구멍을 이용 지문이란 손가락 끝 마디 안쪽에 있는 살갗의 무늬(융선)를 말한다. 지문이 의미 있는 이유는 사람마다 고유한데다, 그 모양이 평생 변하지 않아서다. 지문분석은 지난 100년 이상 지문의 융선 패턴 분석에 의존해왔다. 개인 식별, 범죄 수사의 단서, 인장 대용 등으로 사용하며 신원확인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융선을 이용한 지문인식방법은 지문의 많은 부분이 존재할 때만 분석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따라서 종이와 지폐 같은 다공성 고체표면에 찍혀있는 잠재지문(겉으로 드러나거나 보이지 않는 지문) 분석에는 한계를 가진다. 다공성 고체표면에 손가락이 닿았을 때, 지문의 융선 모양의 패턴이 남지 않고 손가락의 땀구멍에서 나오는 땀이 다공성 종이에 빠르게 흡수돼 점 패턴이 생성되기 때문. 따라서 점 패턴은 기존의 융선 패턴과 대조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이제까지 범죄수사 분야에서 잠재지문을 분석할 수 있는 방도가 없었다. 김 교수가 개발한 땀구멍 지도를 이용한 신원확인 방법은 이러한 한계점을 대체,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인식방법이다. 땀구멍도 지문과 마찬가지로 개인마다 패턴이 다르고, 태어날 때부터 정해지면 변하지 않는다. 땀구멍은 머리카락 굵기의 50분의 1 크기로, 피부의 모공만큼이나 작은 크기다. 김 교수는 이 작은 땀구멍을 추출하기 위해 땀샘에서 나오는 미량의 수분을 감지하고, 이미지화 시키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전에도 해외의 연구에서 손가락 끝에 있는 땀구멍 패턴을 추출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이를 위해서는 고해상도 스캐너가 필요하고 복잡한 알고리즘을 이용해야 하며, 땀구멍과 융선이 겹쳐져 있는 지문의 복잡한 구조로 인해 땀구멍만 추출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김 교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땀구멍에서 나오는 소량의 물과 반응해 색의 변화를 가져오는 센서소재인 수변색 물질(물과 반응하여 색이 변하는 물질)인 폴리다이아세틸렌(PDA, polydiacetylene)을 이용해 지문에서 땀구멍만 추출해 땀구멍지도를 만들었다. 본래 청색을 띄는 폴리다이아세틸렌은 물과 반응하면 적색이 발현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땀 속에는 98%의 수분과 그 외에 아미노산, 무기질, 지방 등의 물질이 존재하는데, 폴리다이아세틸렌으로 만든 필름에 손가락을 찍으면 땀샘에서 나온 땀이 찍혀 적색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이를 형광현미경으로 관찰하면 땀구멍 패턴을 얻을 수 있는 것. "물과 반응하는 수변색 물질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죠. 하지만 땀구멍 추출을 위해 아주 소량의 물에만 반응하는 물질을 개발했습니다. " 폴리다이아세틸렌을 이용한 땀구멍 지도의 장점은 수분이 나오는 활성화된 땀구멍과, 땀이 나오지 않는 비활성 땀구멍을 정확히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기술은 폴리아이아세틸렌 필름에 지문을 날인해 땀구멍 패턴을 얻은 후, 고해상도 스캐너를 이용해 얻은 지문이미지와 중첩을 시켜 활성 땀구멍과 비활성 땀구멍을 구별하는 최초의 기술이다. 이것을 이용해 기존에 땀구멍 지도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놓으면, 패턴 매칭 프로그램을 이용해 잠재 지문의 땀구멍과 비교해 신원을 확인 할 수 있는 것이다. "종이 위에 땀이 빠르게 흡수돼 형성된 잠재 지문에는 수분이 빨리 증발하고 땀 성분의 일부인 미량의 아미노산이 남는데, 이 아미노산이 닌하이드린(Ninhydrin, 아미노산과 반응하면 색의 변화가 나타나는 화학물질)이라는 물질과 반응하면 보라색 염료를 형성하기 때문에 이미지 구현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얻은 잠재 지문의 땀구멍 패턴과, 폴리다이아세틸렌을 이용해 얻은 패턴과 대조해 신원파악이 가능한 것이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하다 이 연구는 기존의 지문분석에 관한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지문분석 시스템에 대한 개발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4월 29일에 'Nature Communications'지(세계적 자연과학분야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메인 기사로 게재되었고, 이 외에도 다양한 과학 잡지 등에 소개됐다. 그 동안 다공성 고체에 남겨져 있는 잠재 지문으로부터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없었으나, 땀구멍 지도를 이용한 이미지 매칭 시스템으로 인해 잠재지문도 신원 파악에 유용하게 사용될 전망이다. 또한 땀 분비 관련 질환이나 땀구멍이 중요한 이슈가 되는 화장품 연구에도 적용할 수 있다. 최초로 개발된 기술인 만큼 보완해야 할 점도 있을 터. 김 교수는 "재료의 성능을 개선해야 한다"며 "상업화를 위한 가격 선정문제, 보존력 문제 등 고려해야 할 점이 많은데, 이 개선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김 교수의 연구에 대해 보안업체, 화장품 회사 등에서 많은 관심을 보여와 연구에 쓰인 재료들을 보내 개발에 도움을 준 상태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일까. "기존의 지문데이터베이스 외에, 땀구멍지도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됐으면 좋겠어요. 꼭 범죄수사에만 이용될 것이 아니라 신원파악에도 용이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만들어서 상용화시키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 뿐만 아니라 다양한 보안출입 시스템, 화장품 개발에도 응용돼 다양한 분야에 사용될 수 있으면 좋겠죠." 연구는 한계극복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 김 교수는 유기화학에 대한 많은 관심으로 현재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고 했다. 자극에 색이 변하는 물질에 매료돼 지금까지 연구를 하고 있다는 박 교수의 연구 목표와 철학은 무엇일까. "'높이 나는 갈매기가 멀리 본다'라는 문구를 좋아해요. 공부를 하면서 '내가 올라갈 수 있는 곳까지 최대한 가보자'는 꿈을 키우게 됐죠. 그래서 학문적으로 학사에 만족하지 않고 석사, 박사까지 공부를 하면 좀 더 시야가 넓어지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대학원생들에게 제가 자주 하는 말은 '주어진 일을 수행하는 테크니션(technician)이 되지 말고 창의적인 생각이 요구되는 사이언티스트(scientist)가 되라'는 것입니다. 새로운 물질의 개발에 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문헌 조사 및 독창적 아이디어 접목에 관해 스스로 노력하는 것, 이 노력이 있어야 비로소 남들이 하지 못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훌륭한 연구결과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진화 기자 evol41@hanyang.ac.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사진/권요진 기자 loadingman@hanyang.ac.kr

2014-10 08 중요기사

[학술][이달의연구자] 로봇, 또 한 단계 발전하다

풋슬립(foot slip)을 사용해 로봇의 빠른 방향 전환을 가능케 해 로봇은 발전한다. 기어가던 로봇이 두발로 섰고, 기계음을 내던 로봇이 대답을 하고, 결국 인간보다 먼저 화성에 도착했다. 공상과학 영화에서 나오는 로봇이 현실에서 가능할까. 학창시절 '과학 상상 그리기' 대회에 텔레비전이 나오고, 영상통화가 되는 손바닥만한 전화기를 그려냈던 일이 생각날 것이다. 과학의 발전은 어린이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었다. 급변하는 시대, 내일 당장 인간과 똑 닮은 로봇이 나와도 고개를 끄덕일 시대. 8월의 이달의 연구자로 선정된 박종현 교수는 로봇의 한 단계 성장을 이뤄냈다. 인간의 모습을 적용하다, 풋슬립 인간이 동물과 다른 가장 큰 특징은 두발로 걷는다는 것. 인간과 닮은, 인간을 넘어서는 로봇의 탄생을 위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자유롭게 두발로 걷는 것이다. 매스컴을 통해 전해지는 로봇의 모습은 직립보행은 물론 춤을 추기까지 한다. 하지만 박종현 교수(공과대·기계)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말한다. "로봇이 인간처럼 지면을 두발로 걷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기술이에요. 걸을 수는 있겠죠. 하지만 인간처럼 자연스럽게 걷는 것이 아니에요. 로봇은 조그만 장애물에도 민감하고, 오차를 인지하지 못하고 넘어지죠. 이족보행 로봇은 아직 시작단계 입니다." 로봇은 인간에겐 지극히 단순한 방향전환을 하는 것 또한 큰 숙제다. 기본적으로 이족보행 로봇은 직립시 안정성을 위해 발바닥이 다른 구조에 비해 크게 설계된다. 이로 인해 방향전환시 제자리에서 종종 걸음으로 천천히 몸체를 돌리는 등 동작이 자연스럽지 못했다. 제어능력이 부족하기에 시간도 오래 걸리고, 자신의 발에 걸려 넘어지기도 한다. 박 교수의 논문은 인간의 보행하는 모습을 관찰, 새로운 알고리즘을 개발해 이 점을 해결하는데 응용했다. "풋슬립(foot slip)은 인간의 방향전환 모습을 따서 개발했어요. 여러분이 걷다가 한쪽으로 방향을 전환할 때를 생각해보세요. 몸을 틀고 축이 되는 발을 자연스럽게 미끄러트려 방향을 바꾸죠? 그것을 로봇에 적용한 겁니다. 로봇은 구조상 방향을 틀 수 있는 신체에 제한이 있어요. 조금 더 자연스러운 회전을 위해 허리와 발목 둘 다 틀 수 있는 로봇을 개발했죠. 로봇이 풋슬립을 사용할 때 가장 큰 문제는 중심이 흐트러져 넘어지는 거에요. 로봇은 발이 커서 회전할 때 안정성이 떨어지죠. 그래서 회전시스템에 동역학적 모델을 적용, 3차원 동역학 모션을 이용해 회전을 계획하고 제어시스템을 적용해 이를 극복했습니다." 동역학이란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힘과 운동과의 관계를 말한다. 힘의 작용에 따라 가속도가 증가하고 운동이 발생하는데, 로봇이 회전할 때 몸을 트는 힘을 주면서도 지지하는 발이 고정되는 정도의 한계점을 구하는 것이 골자다. 힘에 따른 가속도가 붙어 지지하는 발의 고정 한계점을 넘어설 때 로봇은 비로소 허리와 발목을 돌려 안정되게 회전한다. 이런 회전 방법은 기존 로봇의 회전 방법보다 인간과 비슷하며 효율 또한 높다. 박 교수는 로봇이 회전할 때 두 가지 전략을 실험했다. 첫 번째 전략은 로봇이 회전 후 발을 정렬하지 않고 바로 앞으로 가려는 운동을 진행하는 것, 두 번째 전략은 로봇이 회전 후 발이 엇갈리는 것을 피하려 노력 한 후 운동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전략을 실험하기 위해 하이브로(HYBRO)와 다윈-OP(Darwin-OP)를 이용했다. 하이브로(HYBRO)는 우리대학에서 개발한 어린이 크기의 로봇으로 시뮬레이션을 하는데 사용했고, 로보티즈(ROBOTIS)사에서 개발한 다윈-OP(Darwin-OP)는 오픈소스 플랫폼으로 도면과 소프트웨어를 모두 공개한 로봇으로 실제 실험을 진행하는데 사용했다. 실험 결과 다윈-OP(Darwin-OP)은 한 번에 80도를 회전하는데 1초 밖에 걸리지 않았다. 풋슬립 기술은 더 빠르고 자연스러운 방향전환을 가능케 해 이족보행 로봇의 신체적 한계를 극복했다. 이는 향후 로봇의 격렬한 춤이나 운동중의 빠른 방향전환에 사용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정 상황에서 인간보다 뛰어난 로봇은 두발로 걷고, 방향을 바꾸는 데도 수 많은 기술개발과 연구가 필요하다. 안면인식 로봇이 개발됐지만 작은 조명에 따라서도 기복이 심하며, 음성인식 로봇 또한 소음의 유무에 따라 한계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로봇 개발에 힘써야 하는 이유는 특정 상황에서 로봇의 활용 가능성 때문이다. "사람은 치타처럼 빠르게 뛸 수 없지만 로봇은 기술개발에 따라 무한한 가능성이 있어요. 사람과 닮은 능력 혹은 그 이상을 갖고 제어까지 가능할 땐 로봇의 사용용도는 끝이 없죠." 현재 로봇 기술은 기술개발에 따른 비용으로 인해, 가격은 비싸지만 기술은 수준은 그 만큼 높지 못해 산업용으로 판매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 국가적 차원으로 길게 투자 개발되고 있다. 이렇게 개발된 로봇은 군사 혹은 의약, 안전 분야에서 사용된다. "앞으로 이공계 기술이 의료계통에서 활발히 응용 될 거에요.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를 돕거나 재활치료를 돕는데 사용되는 것이 그 예죠." 박 교수는 평생 로봇제어를 연구해온 로봇마니아다. 인공지능 측면보단 로봇이 넘어지지 않고 잘 갈 수 있도록 기계적이고 물리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해왔다. 박 교수의 연구 목표와 철학은 무엇일까. "정책자들이 매스컴을 통해 장밋빛 미래를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과 달리 현재 로봇이 인간을 쫓아가는 데는 명백히 한계가 있어요. 사실 복제인간을 개발할 정도로 생명과학 기술이 발전하면 로봇의 역할은 끝날지도 몰라요. 그렇기에 인간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갖춘 로봇이 필요하죠. 인간을 쫓아가면서도 특정한 상황에선 인간 너머의 능력을 가진 로봇을 개발하고 싶어요. 저는 로봇 연구를 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계속 개척하고 기계의 능력을 확장시키는 일은 흥미로운 작업이죠. 연구자체를 즐기는 사람은 이길 수 없어요. 우리대학 학생들도 삶 자체를 즐기고 재미있는 것을 했으면 좋겠어요. 술·담배를 통해 인생을 즐기라는 것이 아니라 진정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즐기면서 했으면 좋겠습니다." 박종관 학생기자 pjkko@hanyang.ac.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권요진 사진팀장 loadingman@hanyang.ac.kr

2014-07 30

[학술][이달의 연구자] 차세대 반도체를 위하여

반도체 회로 선폭(線幅)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상향식 포토리소그래피' 기술 반도체 시장 조사기관인 미국의 HIS Technology사(社)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메모리 시장 강세, 모바일 반도체 경쟁력 강화 등에 힘입어 미국에 이어 세계시장 점유율 2위에 올랐다. 몇몇 기업의 주도 아래 우리나라는 반도체 강국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오늘도 기존 반도체 공정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연구는 끊이지 않는다. 차세대 반도체를 위해 연구하는 한양규 교수(자연대·화학)가 7월 '이달의 연구자상'을 수상했다. 반도체를 만드는 기술, 포토리소그래피(Photolithography) 반도체는 고성능 PC, 스마트 폰, LCD 등 첨단 전자 제품의 핵심 소재다. 한양규 교수(자연대 화학)가 연구한 ‘상향식 포토리소그래피’를 이해하려면 기존 방식인 ‘하향식 포토리소그래피’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반도체 제작 기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컵라면 용기 또는 단열재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폴리스티렌(Polystyrene)을 재료로 광학기기와 함께 사용하는 ‘하향식 포토리소그래피’ 방법이 있다. 고분자의 광분해 또는 광가교 반응(사슬모양 구조 고분자를 빛으로 결합시켜 새로운 화학 결합을 만들어 내는 반응)을 이용한 것. 먼저 SiO2(이산화규소)층이 코팅된 실리콘 웨이퍼(Silicon Wafer) 위에 빛에 의해 분해되거나 가교될 수 있는 폴리스티렌 계 포토레지스트(Photoresist, 빛을 쬐이면 화학 변화를 일으키는 고분자 재료) 박막을 코팅한다. 미세회로가 새겨진 금속 포토마스크를 통해 KrF(ArF, E-beam 또는 X-ray)와 같은 짧은 파장의 광학 레이저를 조사(照射)해 폴리스티렌 층에 미세회로 패턴 이미지를 인쇄한다. 이후 폴리스티렌 이미지에는 반응하지 않는 반응이온에칭(RIE, Reactive Ion Etching) 공정을 통해 실리콘 웨이퍼의 이산화규소 층에 이런 미세회로 패턴을 전사(傳寫)한 다음, 마지막으로 이산화규소와는 반응하지 않고 표면에 남아있는 폴리스티렌만을 분해하는 산소플라즈마 에칭 공정(Oxygen Plasma Etching Process)을 시행해 미세회로가 새겨진 실리콘 반도체를 제작한다. 이 때, 반도체에 인쇄된 회로의 선폭(線幅, Line width)은 사용된 포토레지스트의 화학적 구조와 조사(照射)된 광학레이저의 파장과 함께 광학현미경의 개구율(Aperture, 정보 표시 가능한 면적의 비율)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즉, 하향식 포토리소그래피는 포토마스크에 미리 새겨진 회로의 선폭과 포토레지스트로서 사용된 폴리스티렌의 광반응 거동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때문에 하향식 포토리소그래피 기술로 제작된 반도체의 회로 선폭은 약 30-20nm(Nanometer)가 한계다. 더 얇게, 더 작게, 차세대 반도체를 위해 반도체의 정보 저장 용량 및 처리 속도를 향상시키는 동시에 회로 선폭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한 교수의 ‘상향식(bottom-up) 포토리소그래피’ 기술이 바로 차세대 반도체 제작기술을 위한 것. 상향식 포토리소그래피는 폴리스티렌 계통 분자를 사용하지 않는다. 결정성-무정형 블록(Crystalline-amorphous block)이 서로 연결된 블록공중합체(Block Copolymer, BCP) 분자사슬들의 직접자기조립(Spontaneously directed self-assembly, DSA) 현상을 활용하는 것. “분자량과 조성을 잘 조절하면 성질이 비슷한 것끼리 스스로 모여 자기조립(Self-assembly)을 하게 됩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자연계 모든 동식물 성장에 이용되는 자기조립기법을 반도체 공정에 적용한 것입니다.” 블록공중합체가 만들어지면 고분자들이 나노 구조를 형성한다. 자외선으로 무정형 블록을 분해시키고 반응이온에칭 및 산소플라즈마 에칭 공정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실리콘웨이퍼의 이산화규소 층에 미세회로인 나노선 또는 나노홀을 직접 나타나게 하는 것. 실리콘 위에 새겨지는 미세회로의 선폭은 사용된 블록공중합체의 조성(組成) 및 분자량과 자기조립 온도와 용매에 따라 30nm에서 최저 5nm까지 임의로 조절할 수 있다. 차세대 상향식 포토리소그래피 기술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높은 해상도(high resolution), 대면적의 장거리 질서(long-range ordering), 낮은 결함 밀도(low defect density), 우수한 에칭 선택성(etch selectivity), 기질 위에 수직배향 특성(perpendicular orientation on the substrate) 및 나노구조의 우수한 패턴전사(pattern transfer). 이런 조건들은 모두 트레이드오프(어느 것을 얻으려면 반드시 다른 것의 희생이 필요한 관계) 관계에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런 6가지 성능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재료는 보고된 바 없다. 한 교수는 이런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 결정성 단량체로서 새로운 구조의 DOPAM(도팜) 단결정을 최초로 제조했다. 합성된 결정성 단량체 도팜과 기존의 무정형 단량체 메타크릴산메틸(MMA)을 공중합해 다양한 조성 및 분자량을 갖는 새로운 PDOPAM-PMMA 블록공중합체를 탄생시킨 것. 이를 이용해 이산화규소가 코팅된 실리콘웨이퍼 위에 박막을 코팅한다. 블록공중합체가 자기조립으로 나노구조체를 발현하면 자외선을 조사해 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을 분해해 제거한다. 남아있는 폴리도팜(PDOPAM) 나노선 및 나노홀에 반응이온에칭 및 산소플라즈마에칭 공정을 수행해, 5.0㎛ 이상의 대면적에 25nm에서 10nm 사이의 선폭 또는 직경을 갖는 이산화규소 나노구조체(나노선 또는 나노홀)를 처음으로 만들었다. 새로운 블록공중합체의 조성 및 분자량을 바꾸고, 고분자 사슬들 사이의 자기조립 현상과 결정화 속도를 임의로 조절하면 이산화규소 나노선의 선폭 또는 나노홀의 직경을 감소할 수 있다. 앞서 말한 상향식 포토리소그래피에서 요구되는 6가지 특성을 만족하게 되는 것. 뿐만 아니라 본 연구에서 형성된 폴리도팜 나노구조체(나노선 또는 나노홀)에 금속 양이온을 흡착하는 새로운 기법을 이용해 지금까지의 블록공중합체 소재 및 기법으로는 만들 수 없었던 나노선 및 나노메쉬를 제작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새로운 PDOPAM-PMMA 블록공중합체의 자기조립 현상 및 결정화 거동을 이용한 상향식 포토리소그래피는 기존의 반도체보다 용량이 수십 배 큰 10nm 이하의 회로 선폭을 갖는 차세대 반도체의 제작은 물론, 대량의 고밀도의 정보를 기록하고 저장할 수 있는 차세대 테라비트급(Terabit level) 정보저장용 자성매체(Magnetic media)의 제조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이외에,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필수소재인 금속 투명전극의 제작에도 이용할 수 있다. “인류에 보탬이 되는 연구를 하고싶어” 한 교수의 이번 연구는 기존 기술보다 회로 선폭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반도체는 실리콘 위 구리 회로선을 따라 전자들이 움직이며 정보를 저장하고 입력합니다. 회로선을 가장 가늘고 좁게 만들어야 동일한 면적에 더 많은 회로를 집적할 수 있죠. 선폭이 좁아지면 같은 면적의 반도체 용량을 수십 배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머지 않아 모든 첨단기기가 더 작아지고 더 얇아질 것이다. 최근 화제가 되는 웨어러블 제품도 마찬가지. 고용량 반도체 제작이 필수라는 설명이다. 게다가 한 교수의 이번 연구를 통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핵심소재인 투명전극을 보다 쉽게 제조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연구는 한 교수가 3년 동안 수행해 얻은 성과다. 자연과학 연구가 이론에만 집중한다는 것은 옛말이다. 기술의 발달로 자연과학과 공학의 연구 경계가 희미해지고 융합 연구가 시작된 것. 한 교수의 연구 결과로 기존 고용량 반도체 제작 기술을 뛰어넘을 수 있게 됐다. 자연과학 분야에서 연구해 낸 기술도 10년 이내 상용화 할 수 있는 시대다. “인류에 보탬이 되는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과학자로서 한 교수의 간단하지만 궁극적인 연구 목표다. 탁월한 연구는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한 교수는 연구에서도 ‘빨리빨리’를 외치는 문화를 꼬집었다. “보다 뛰어난 연구를 위해 기다려주는 연구문화가 필요합니다. 미래지향적인 선진 연구는 쉽지 않다는 연구자 입장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죠.” 더 나은 반도체 공정을 위한 연구. 한 교수의 도전은 계속된다. 조지윤 학생기자 ashleigh@hanyang.ac.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권요진 사진기자 loadingman@hanyang.ac.kr

2014-07 02 중요기사

[학술][이달의 연구자] 금촉매를 이용한 안전한 화학반응

금촉매 반응에 의한 카벤 형성과 합성적 이용 어떤 물질이 자체적, 혹은 다른 물질과 상호작용해 화학적 성질이 다른 물질로 변하는 현상을 화학반응이라 한다. 인류는 화학반응을 이용해 의약품 소재, 작물보호제 등 유용한 물질을 만들어냈다. 그 중에서도 유기화학은 탄소화합물(유기화합물)을 다룬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유해한 부산물이 발생하면서 환경문제가 대두됐다. 6월 이달의 연구자로 선정된 신승훈 교수(자연대∙화학)는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화학반응을 개발했다. 금촉매반응을 이용한 카벤 중간체 형성 현대 화학산업에서 효율적인 화학반응은 중요하다. 효율적인 화학반응을 위해 다양하게 사용되는 반응 중간체(반응물에서 생성물에 이르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로, 짧은 시간에 강한 에너지를 내고 매우 반응적인 분자)로 카벤이 있다. 카벤 중간체는 1980년대 전후로 금속 촉매반응을 통해 상온 근처에서 형성할 수 있다고 알려진 물질이다. 카벤은 반응성이 높지만 이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독성과 폭발성을 지닌 다이아조 화합물을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다이아조 화합물의 일종인 메테인은 강한 폭발성을 가질 뿐만 아니라 알레르기를 유발한다. 부산물로 생성되는 하이드라조산 또한 폭발성이 강해 학문적으로나 공업적으로 널리 사용되기 어려웠다. 이에 신승훈 교수는 공정상 위험이 없으면서도 효율적이고 독성 부산물도 배출하지 않는 화학반응을 개발했다. 화학반응의 효율성을 증진하기 위한 접근법에는 원자경제성(부산물의 억제), 단계경제성(합성단계 단축), 산화환원 경제성(산화수의 조절단계 감소) 등이 있다. 신승훈 교수는 그 중에서도 ‘산화환원 경제성’에 주목했다. 인위적인 산화∙환원(전자를 주고받는 화학반응으로 전자를 잃는 것이 산화, 전자를 얻는 것이 환원)단계를 배제하는 방법을 고안한 것. 반응물간의 산화상태 교환을 통해 화학반응에 필요한 작용기(특정 조건 하에서 반응성을 지니는 분자 내 한 원자 또는 원자단)를 직접 형성하도록 했다. 반응물로는 공정상 폭발위험을 지닌 다이아조 화합물 대신 알카인과 수산화아민 유도체를 이용했다. 알카인과 수산화아민 유도체는 화학적으로 안정해 반응성이 없지만 친전자성 금착물을 촉매로 사용하면 둘 사이에 산화환원 교환반응이 일어나 카벤 중간체를 형성할 수 있다. 신 교수는 금촉매 반응으로 형성된 카벤중간체를 이용한 ‘[3+2] 쌍극자 고리화 반응(2008)’, ‘N-H 삽입반응(2010)’, ‘Mannich-Michael 탠덤반응(2010)’ 등을 개발해 다양한 합성적 적용의 예를 제시했다. 신 교수는 “의약화학, 신약개발 등 인접분야에 파급효과를 줄 뿐만 아니라 복잡한 유기물질의 합성이 필요한 화학산업분야에 안전한 화학반응법을 제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올해 2월 화학분야 최고학술지인 Accounts of Chemical Research(이하 ACR)에 개재됐다. 현재까지 ACR에 유기합성분야로 수록된 국내연구자는 네 명에 불과하다. 지속가능한 화학산업 발전 필요해 신 교수는 한양대에 부임한 2004년부터 금촉매 반응분야를 연구해왔다. 당시는 다양한 논문들이 쏟아지며 금촉매 반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시기였다. ‘N-O결합 산화제를 이용한 카벤 형성연구’등 독창적인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그의 논문은 50회 이상 인용됐다. 세계적으로 다양한 후속연구결과를 이끌어내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기화학의 응용분야는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특정 응용분야를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지속 가능한 화학산업의 발전에 초점을 맞춘다고. “기존 에너지원인 화석연료는 고갈돼가고 환경문제는 심각해지고 있죠. 화학산업의 위기라고 볼 수도 있어요.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화석원료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는 등 지속 가능한 화학산업의 발전이 필요합니다.” 신 교수는 유기화학의 매력은 간단한 아이디어에서부터 패러다임을 바꾸는 중요한 화학반응이 개발된다는 것이라 말했다. “칠판에 유기화학구조를 화살표로 그리는 간단한 밑그림에서부터 시작해, 그 아이디어를 실험실에서 쉽게 테스트해볼 수 있습니다. 이런 실험을 통해 노벨상도 탈 수 있는 중요한 화학반응이 개발되는 거죠.” 금촉매반응 분야에서 창의력과 우수성을 인정받은 신승훈 교수. 그는 다른 형태의 촉매반응에도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금촉매 말고도 산촉매, 가시광촉매 등 다양한 유기촉매반응이 존재해요. 가시광은 지표면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의 50퍼센트 가까이 되니, 마르지 않는 자원이라고 볼 수 있죠. 이런 다양한 유기촉매반응에 대해 연구해 볼 생각입니다.” 권수진 학생기자 sooojinn@hanyang.ac.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권요진 사진기자 loadingman@hanyang.ac.kr

2014-05 28 중요기사

[학술][이달의 연구자] 말라리아 없는 세상

말라리아 단백질구조 분석, "새로운 말라리아 치료법을 향한 중대한 도전" 본 기획은 2014년부터 시작하는 산학협력단의 ‘이달의 연구자’ 선정과 함께 합니다. 산학협력단은 매주 금주의 우수논문을 선정해 이 중 매달 ‘이달의 연구자’를 선발하며, 기획은 한 달에 한 번 진행됩니다. 본 기사는 인터넷한양과 산학협력단 뉴스레터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말라리아는 ‘두렵지 않은 질병’이다. 1996년부터 매년 2천명씩 환자가 발생하지만 한국의 ‘삼일열 말라리아’는 증상이 가볍고 약으로 쉽게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프리카 등 열대지역의 ‘열대열 말라리아’는 다르다. 매년 250만 명이 감염되고 그 중 100만 명이 사망한다. 5월 이달의 연구자로 선정된 클라우스 헤세(Klaus Heese) 교수(의생명공학전문대학원)는 ‘열대열 말라리아’를 연구했다. 열대열 말라리아의 단백질 구조를 분석해 말라리아를 백신 개발의 초석을 마련한 것이다. 완벽한 백신 없는 ‘열대열 말라리아’ 말라리아는 열원충(Plasmodium, 기생충의 일종)에 의해 발생한다. 사람에게 감염되는 열원충은 4종류다. 한국의 말라리아는 삼일열원충(Plasmodium Vivax)이다. 그 중 사람에게 가장 치명적인 열원충은 열대지역의 ‘열대열원충(Plasmodium Falciparum). 아프리카, 남미, 인도, 동남아시아 등이 열대열원충이 포진한 위험지역이다. 말라리아 병원체는 모기가 사람 피를 빨 때 인체에 침입한다. 그 후 말라리아는 적혈구 안에서 분열·증식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적혈구를 파괴한다. 발열·오한·떨림 등의 현상은 말라리아가 적혈구를 파괴할 때 생긴다. 열대열원충이 일으키는 ‘열대열 말라리아’는 사람의 간과 심장, 심지어 뇌까지 파괴해 사망에 이르게 한다. 전체 말라리아 질병 중 80%는 열대열 말라리아일 정도로 백신 개발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완벽한 열대열 말라리아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다. 말라리아에 대한 백신에 준하는 클로로퀸(Chloroquine) 등의 항말라리아 약들은 열원충이 ‘내성’을 키우고 있어 치료에 한계가 있었다. 헤세 교수는 “열대열원충은 선천적인 면역 방어 능력이 있고 부분적으로 항원변이(바이러스 등 미생물이 환경변화에 따라 자기항원을 변화시키는 것)를 해 치료제에 대한 내성을 키운다”며 “치료제에 저항하는 열원충을 제거하기 위한 새로운 말라리아 치료제 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말라리아 단백질 구조 분석,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도움 줄 것” 클라우스 헤세 교수는 논문에서 열대열원충의 단백질구조를 분석했다. 단백질 구조를 분석하면 말라리아 발생 원인을 파악할 수 있고, 백신 개발의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헤세 교수의 연구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질병은 몸 속의 단백질 구조가 정상 상태에서 벗어나 ‘변형’될 때 발생하는데, 말라리아도 마찬가지다. 단백질 구조는 수많은 아미노산의 연결에 의해 제어되는데, 아미노산의 연결은 수소성(Hydrophobicity)에 의해 결정된다. 또 수소성은 탄소의 지배를 받는다. 따라서 탄소 함유량과 수소성을 알아낼 수 있다면 단백질의 구조 혹은 기능을 추적할 수 있는 것이다. 헤세 교수는 “탄소 함유량은 단백질의 변형 가능성과 기능을 제어하는 수소성의 핵심 변수”라며 “탄소함유량과 수소성을 분석하면 단백질의 변형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헤세 교수는 열대열원충의 단백질 구조 분석을 위해 열대열원충의 한 종류인 ‘Pf3D7’를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Pf3D7’의 유전체서열을 분석한 것이다. 그는 “티아민(Thymine, 유전자 염기서열의 한 종류)에 담긴 유전체서열을 분석하면 단백질의 특징과 기능을 알아낼 수 있다”며 “열대열원충 단백질 구조의 분석은 말라리아의 백신을 얻는데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헤세 교수는 “열대열 말라리아의 백신을 만드는 것은 과학자들에게 어려운 도전”이라고 말했다. 이유는 열대열원충의 ‘약에 대한 내성’ 때문이다. 강한 치료제를 만들면 열대열원충이 약에 대한 강한 내성을 갖게 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치료제는 무용해지는 것. 헤세 교수는 “기존 말라리아 치료는 내성의 강화를 막기 위해 감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발달했다”며 “이번 연구의 열원충 단백질 구조 분석이 내성 강화를 막으면서 치료 가능한 약을 찾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말라리아 외 치매,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 클라우스 헤세 교수의 연구는 말라리아로 고통 받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해서다. 말라리아 연구 외에도 헤세 교수는 치매와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는 치매의 증가를 기대수명의 증가와 출산율 감소에 한정 짓지 않았다. 헤세 교수가 주목한 지점은 인간의 인식과 태도였다. 치매 연구를 ‘심리학적 연구’로 진행한 것이다. 치매의 원인을 노화에서 성별, 인종, 지역, 교육 등에 이르기까지 다각화해 기존의 노화에 초점이 맞춰진 연구의 한계를 벗어나길 시도했다. 헤세 교수는 “사람의 인지 기능은 유전자에 의해 통제된다”며 “치매를 연구하는데 인간의 유전자 형성에 영향을 끼친 여러 요인들을 분석한 연구가 필요해 새로운 방식으로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줄기세포를 통해 세포를 재생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유도만능줄기세포(Ips Cell)를 다루는 것이다. 줄기세포 연구에는 윤리적 문제와 면역거부반응과 같은 문제가 존재한다. 타인에게 세포를 받거나 이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헤세 교수는 “이 연구에서는 부상자 자신의 세포를 이용해 줄기세포와 신경세포를 만들기 때문에 윤리적 문제와 면역거부반응은 연구를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슬옹 학생기자 kjkj3468@hanyang.ac.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박보민 사진기자 marie91@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