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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 30

[학술][이달의연구자] 그래핀 상용화 눈 앞으로

그래핀 합성물에서 환경친화적 나노입자 크기 조절 및 합성 기술 제안 본 기획은 2014년부터 시작하는 산학협력단의 ‘이달의 연구자’ 선정과 함께 합니다. 산학협력단은 매주 금주의 우수논문을 선정해 이 중 매달 ‘이달의 연구자’를 선발하며, 기획은 한 달에 한 번 진행됩니다. 본 기사는 인터넷한양과 산학협력단 뉴스레터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2011년 그 해의 과학계 10대 이슈를 발표했다. 힉스 입자, 중성미자 등과 함께 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새로운 물질이 있다. 0.2 나노미터 두께의 신소재 ‘그래핀(Graphene)’이다. 과학계에서 다양한 활용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허관산 교수(공과대·기계)가 그래핀 합성물에서 나노 입자의 크기를 조절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했다. 기존의 연구가 지닌 한계를 극복한 것은 물론, 그래핀 합성물에 대한 후속 연구에 새로운 시사점을 제시한다. 나노 입자의 크기, 그래핀 가능성의 열쇠 연필심에 사용되는 흑연은 탄소들이 벌집 모양으로 얽혀있는 얇은 막이 층층이 쌓인 구조다. 이 흑연의 한 층을 ‘그래핀’이라고 한다. 흑연에서 그래핀을 최초로 분리한 영국의 연구팀은 지난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이처럼 그래핀은 발견 당시부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뛰어난 물리적, 화학적 안정성과 가능성 때문. 그래핀은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전자 이동성이 빠르다. 강도는 강철의 200배로 다이아몬드와 유사하다. 덕분에 그래핀은 현대 사회에서 ‘꿈의 물질’로 불린다. 허 교수는 “그래핀은 현대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물질”이라며 “초고속 반도체, 고효율 태양전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 적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과학계는 발견 이후 꾸준히 그래핀의 우수한 전기적, 광학적 특성을 활용할 방법을 실험했다. 그리고 그래핀 산화물(GO, Graphene Oxide) 표면에 금속 나노입자를 코팅하면 성능이 향상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합성 방법은 간단하다. 은나노입자로 코팅할 경우라면 그래핀 산화물에 질산은 수용액(Aqueous AgNO3)을 첨가한다. 질산은 분자는 이온화되고, 은 이온(Ag+)은 그래핀 산화물의 넓은 표면에 단단히 결합한다. 이때 환원제를 첨가하면 그래핀 산화물에 은나노 막이 형성된다. 환원제가 은 이온과 그래핀 산화물의 결합 상태를 단단히 굳히는 셈. 허 교수는 이러한 합성 과정을 보다 깊이 파고들었다. 그래핀 산화물과 나노입자의 합성 과정에서 비타민 C를 환원제로 사용하는 방법을 제안한 것. 허 교수는 “그래핀 합성물을 만드는 기존 과정에 비해 훨씬 간단하고 친환경적 방법”이라고 평했다. 기존의 연구들은 그래핀 산화물 표면에 금속 나노입자를 입힐 때 수소화붕소나트륨(Sodium Borohydride),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 히드라진(Hydrazine) 등과 같은 유독성 환원제를 사용했다. 때문에 유독성 환원제를 처리하기 위한 복잡한 공정이 추가됐고, 이는 그래핀의 상용화에 걸림돌이 됐다. 허 교수는 페르난데스 메리노(Fernandez Merino) 연구팀의 논문에서 비타민 C가 탈산소화 효과를 지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환원은 물질이 산소를 잃는 과정. 이는 곧 비타민 C가 환원제로 사용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허 교수는 논문을 통해 비타민 C가 그래핀 합성 과정에서 환원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였다. 허 교수는 “히드라진을 사용했던 이전 연구와 달리 친환경, 저비용, 고효율의 합성법을 제시했다”고 평했다. 아울러 허 교수는 초음파처리를 통해 나노입자의 크기를 조절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나노입자의 크기와 형태가 중요한 이유는 그에 따라 그래핀 합성물의 효율성이 달라지기 때문. 허 교수는 “아직은 어떤 크기의 입자가 성능을 최적화 하는지 모른다”며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시사점을 던져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핀 합성물의 성능 실험에서 나노입자의 크기와 형태가 중요한 지표가 되리라는 전망이다. 연구팀은 다양한 분석 기술(XRD, TEM, HR-TEM, SAED)을 이용해 질산은 수용액의 농도와 초음파처리 시간이 은나노입자의 크기와 형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허 교수는 “논문에서 발표한 기술이 다양한 후속 연구에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기계공학과 교수, 화학연구에 뛰어들다 허 교수의 연구팀이 발표한 내용은 기계공학보다 화학에 가깝다. 에너지 저장 및 활용 연구실을 운영하는 허 교수는 ‘촉매제’의 관점에서 그래핀에 접근했다. 그래핀 기반의 촉매제는 에너지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기 때문. 나아가 그래핀은 에너지 저장 용량을 높인다는 점에서 허 교수의 연구와 밀접한 관계다. 그래핀을 활용해 슈퍼커패시터(Super Capcitor, 초용량축전지)를 제작할 경우, 에너지 저장 용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하며 오래 사용해도 성능이 저하되지 않는다. 협력 연구에 드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스스로 연구를 시작했다는 허 교수는 “전공 분야와 달라 어려움도 컸지만, 다양한 지식을 쌓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라고 했다. 허 교수는 발표 기술을 이용해 훨씬 더 효율적인 에너지 저장 방법을 연구할 계획이다. 슈퍼커패시터의 저장 용량을 향상시키는 나노입자의 크기, 단위면적당 저장값을 높이는 3차원 구조의 그래핀 등이 연구 목록에 포함됐다. 허 교수는 이달의 연구자 수상 소식에 기쁨을 표했다. “연구자로서 동기부여가 되는 상이네요. 한양대에 부임한지 1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런 상을 받게 돼 매우 영광입니다.” 연구를 위해 다른 학문을 공부할 정도로 열정적인 허 교수. 그의 바탕은 ‘근면함’이다. 허 교수는 “연구에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기 마련”이라며 “한정된 시간에 더 많은 연구를 진행하도록 자신을 단련해야 한다”고 했다. 연구팀 논문의 다운로드 기록은 발표 후 꾸준히 상승 중이다. 구체적인 연구 가능성을 예상하기는 이르지만, 허 교수가 발표한 기술이 그래핀 연구에 힘을 보탤 것은 분명해 보인다. ‘꿈의 물질’ 그래핀의 상용화는 이렇게 가까워지고 있다. 곽민해 취재팀장 cosmos3rd@hanyang.ac.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박보민 사진기자 marie91@hanyang.ac.kr

2014-04 02

[학술][이달의 연구자] 저온형 고체산화물 연료전지가 다가온다

온도는 더 낮게, 출력은 더 크게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Solid Oxide Fuel Cell, 이하 SOFC). 이름도 생소한 이 전지는 화석연료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와 환경가스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미래 대체에너지로 꼽힌다. 세계에서 주로 고온(800 ~ 1000oC)에서 작동하는 SOFC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 가운데 작동온도를 획기적으로 낮추면서 높은 전력밀도를 얻는 것은 SOFC 발전의 중요한 과제였다. 김영범 교수(공과대∙기계)는 섭씨 450도에서 최대 1.3 W/cm2의 전기를 출력하는 전지 개발에 성공했다. SOFC가 일상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미래에너지의 대안,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대부분의 발전소는 연료를 태워 운동에너지로 변환한 뒤 운동에너지에서 전기를 얻는다. 변환 과정이 까다롭고 복잡해 발전소의 전력전환효율이 45%를 넘지 못한다는 것이 큰 단점이다. 연료전지는 연료를 넣으면 전극에서 바로 전기가 발생돼 에너지 변환과정이 필요 없다. 에너지 변환과정이 없기 때문에 연료 투입대비 전기발생 효율이 매우 높다. 각 가정과 공장 등 전기 소비지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어 송전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연료전지는 사용하는 재료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전기를 발생시킨다. 현재까지 개발된 연료전지 가운데 가장 높은 에너지 변환효율을 나타내는 것이 바로 SOFC. SOFC는 고체산화물을 전해질로 이용하는 연료전지로 수소뿐 아니라 메탄올, 에탄올 등의 다양한 연료를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를 만든다. 다양한 세라믹으로 구성돼있는 SOFC의 작동온도는 섭씨 800도 이상. 고온 작동으로 인해 대형 발전 설비나 가정용 발전으로 용도가 한정돼있다. SOFC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려면 작동온도를 더 낮춰야 한다. 노트북과 휴대전화에 사용되려면 섭씨 450도 이하의 온도에서 작동돼야 한다. 온도는 더 낮게, 크기는 더 작게 김영범 교수가 연구한 것이 바로 저온형 세라믹 SOFC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반응온도를 낮추고 크기가 더 작은 SOFC를 개발하고자 했다. 김 교수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세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첫 번째는 3차원 나노 구조물의 연료전지를 만드는 것. 연료전지의 출력은 전기화학 반응면적의 넓이에 비례한다. 김 교수는 크기를 줄이면서 같은 부피에서 더 넓은 반응면적을 만들어 내기 위해 3차원 구조물 제작했다. 이를 나노 규모에서 제작함으로써 더욱 효과적으로 반응면적 증가효과를 낼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원자막 증착법을 개발해 초박막(Ultra-thin) 전해질 제작을 가능하게 하는 것. 원자막 증착법(Atomic layer deposition)은 어떤 물질막을 제작할 때 원자 단위로 막을 하나하나 쌓아가는 기술이다. 연료전지의 이온전도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전해질의 두께를 최소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해질의 질도 좋아야 전기적 손실도 줄일 수 있다. 김 교수는 원자막 증착법을 통해 전해질을 제작하는 공정을 개발했다. 막의 질이 좋으면서 나노미터(nm) 두께를 갖는 초박막 전해질 제작을 가능하게 한 것. 원자막 증착법은 다른 기술과 달리 복잡한 3차원 구조물에 균일한 막을 제작할 수 있기에 김 교수가 개발한 3차원 구조물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반응활성도가 높은 활성 중간층(Functional inter layer)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온전도 손실을 제외하고 SOFC에서 가장 높은 손실을 유발하는 것은 환원극에서 발생하는 산소환원 반응이다. 김 교수는 기존 전해질보다 높은 산소 반응 활성도를 갖는 활성 중간층을 이용해 복합 전해질을 제작했다. 복합전해질을 이용해 산소 반응에서 오는 손실을 줄이고, 전지의 성능을 높인 것이다. 이 세 가지 연구를 통합한 끝에 섭씨 450도에서 최대 1.3W/cm2의 전기를 출력하는 고성능 고체산화물 연료전지가 탄생했다. SOFC연구, 이제 시작이다 연료전지는 에너지의 효율성도 큰데다 친환경적이어서 차세대 연구 분야로 주목 받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SOFC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부족한 상태. 김영범 교수는 계속해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를 연구할 계획이다. 그는 세 가지 연구 계획을 세웠다. 첫 번째는 휴대용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를 개발하는 것이다. 현재 그가 연구한 SOFC의 크기와 작동 온도를 더 작고, 더 낮게 만들어 휴대를 가능하게 하는 것. 이 연구에서 좋은 성과를 얻으면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의 배터리에 SOFC를 활용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 지지대를 이용한 초박막 SOFC의 연구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초박막은 SOFC의 온도를 결정하는 핵심 부분이다. 굉장히 얇아(전체적으로 약 250 nm) 작은 충격에도 산산조각이 나기 때문에 기계적 강성이 확보돼야 한다. 김 교수는 이 초박막을 지탱하는 지지대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두 번째는 분산발전시스템이 가능한 전지개발 연구다. 우리나라는 중앙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전국 각지로 분배하고 통제하는 중앙 공급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중앙공급 시스템은 송전과정에서 많은 전력이 손실되고, 중앙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 전국이 전력난에 시달릴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SOFC시스템을 일반가정, 대학과 기업, 공장 등 대량전기 소비지에 설치해 자체 공급을 하면 중앙공급의 불안정성을 해소할 수 있을 뿐더러 송전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수소가 아닌 다양한 연료로 작동하는 고효율 SOFC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보통 연료전지를 수소로만 작동하는 전지로 알고 있지만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다양한 연료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수소뿐 만 아니라 메탄올, 에탄올, 생활 폐기가스, 셰일 가스(Shale gas)까지도 사용 연료의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연료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의 보급이 한 걸음 더 앞당겨 질 전망이다. 한 연구에 일희일비하지 말라 김 교수는 모든 연구성과와 경험을 소중히 여긴다. 각각의 작은 연구성과들이 모여 큰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 김 교수는 “버려지는 경험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중요한 것은 장기적인 안목”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하나의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한 연구의 결과가 좋지 않다고 좌절하지 말라는 의미다. 김 교수는 “중요한 것은 어떠한 성과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하나의 연구는 곧 다른 연구의 시작이므로 어떻게, 어떤 결과로 유도될 지 모르니 항상 겸손한 자세로 임하라”고 말했다. 제 민 학생기자 ashton17@hanyang.ac.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권요진 사진기자 loadingman@hanyang.ac.kr

2014-02 26 중요기사

[학술][이달의 연구자] 10억 분의 1, 나노를 인쇄하다 - 성명모 교수

'휘는 디스플레이'에 적용 가능한 유기물 단결정 패터닝(patterning) 기술 개발 본 기획은 2014년부터 시작하는 산학협력단의 ‘이달의 연구자’ 선정과 함께 합니다. 산학협력단은 매주 금주의 우수논문을 선정해 이 중 매달 ‘이달의 연구자’를 선발하며, 기획은 한 달에 한 번 진행됩니다. 본 기사는 인터넷한양과 산학협력단 뉴스레터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입는 컴퓨터, 종이처럼 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은 가능할까. 소비자들은 현재의 스마트폰에서 더 발전된 형태의 디스플레이를 요구한다. 이런 수요에 맞춰 성장하는 분야가 접거나 구부려도 동일한 화질을 구현하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 이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 개발은 계속됐지만, 완전히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를 위한 기술은 개발하지 못했다. 하지만 성명모 교수(자연대·화학)는 이 한계를 극복할 기술을 발견했다. 나노 단위의 인쇄 방법을 찾은 것이다. 생각의 전환으로 발견한 나노미터(nm) 인쇄법 “이번 연구를 통해 나노와이어(Nonowire; 단면 지름이 10억 분의 1미터인 극미세선)를 인쇄해 낼 수 있게 됐습니다. 디스플레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반도체 소자를 고분자 물체인 나노와이어로 만든다면, 종이처럼 완전히 휘어지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산학협력단 연구진흥팀이 선정하는 2월 이달의 연구자상에 나노화학 전문가 성명모 교수를 뽑혔다. 성명모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지(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Vol 23’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Single-crystal organic nanowire electronics by direct printing from molecular solutions』이며 유기물 단결정 패터닝(Patterning, 반도체 회로 제조 과정에서 회로를 정렬하는 것) 기술로 해석할 수 있다. 여기서 “Direct printing”은 말 그대로 한번의 공정으로 인쇄 가능한 인쇄 기술이다. 보통 반도체 소자를 인쇄할 때는 여러 번의 공정을 통해 겹겹이 인쇄를 한다. 하지만 유기물로 이뤄진 나노와이어는 여러 번의 공정을 거칠 경우 유기물이 파괴된다. 또, 공정이 많아질수록 단가 역시 비싸진다. 그 동안 한번에 인쇄하는 방법이 필요했음에도 여러 문제 때문에 실현 불가능했다. 하지만 성 교수 연구팀은 문제점을 해결하고 기술을 실현해냈다. 이 연구를 진행하게 된 것은 연구팀 한 학생의 우연한 발견 덕분이었다. 5년 전 화학과 박사과정이었던 황재권 학생이 아주 얇은 유기막에 인쇄하는 법을 알아낸 것. 한번에 찍어내는 인쇄는 도장에 액체를 발라 찍은 뒤 말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나노미터(nm) 단위의 얇은 유기막에 액체 발라 찍으면 액체가 모두 퍼져 인쇄가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 학생은 발상을 전환했다. 유기막을 완전히 말린 다음 ‘액체 층’을 깔고 찍는 방식을 시도한 것이다. 그 결과 나노미터 단위도 인쇄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발견이 성 교수 연구의 시작이다. 연구는 화학과 대학원 학생들과 함께 5년간 진행돼 완성된 연구를 발표했다. 이 기술은 최종적으로 전자 소자 디스플레이에 쓰이기 때문에 단순히 화학과에서만 할 수 없었다. 전자과 교수를 비롯한 여러 전문가의 자문을 받으면서 연구를 진행했다. 종이처럼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이렇게 완성된 연구는 나노미터 단위의 유기물 나노와이어를 인쇄해 패터닝, 즉 정렬할 수 있는데 의미를 가진다. 정렬된 나노와이어를 디스플레이에 적용하면 ‘완전히’ 휘어지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 현재 생산되는 디스플레이는 강화유리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자유자재로 휘어질 수 없다. 하지만 나노와이어로 만들어진 디스플레이는 마치 종이나 얇은 플라스틱처럼 자유롭게 휘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디스플레이는 웨어러블 컴퓨터(Wearable computer; 착용 가능한 컴퓨터)로도 활용할 수 있다. 그런데 왜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기업들은 이 기술을 활용하지 않을까. 시장이 없을뿐더러 초기 비용이 많이 들고 굳이 실험적인 생산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기술을 활용해 디스플레이를 대량으로 제작하려면 기계를 만들어야 한다. 성명모 교수는 “상용화가 바로 가능하게 완성된 기술”이라며 “이 기술을 사용하는 기업이 나타나고 새로운 시장이 열릴 때까지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보이지 않는 나노를 연구한다는 것 나노미터(nm)는 ‘10억분의 1미터’다. 눈은 물론 일반현미경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보이지 않는 나노를 연구하는 것은 어렵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업을 하려면 일단 작업을 완료한 후에 성공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나노 연구는 기본적으로 기술이 굉장히 어렵고 손을 많이 타는 작업입니다. 실험이 잘됐는지 안됐는지 확인하려면 작업을 완료한 뒤 일반현미경도 아닌 전자현미경으로 봐야 하죠. 그만큼 시간이 오래 걸리는 연구입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나노 입자를 다룸에도 장비가 만만치 않아 손으로 직접 작업했다. 인쇄를 위한 액체층을 손으로 직접 바르고 깔아야 했다. 개인의 손재주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학생 열 명이 작업을 하면 한 달 동안 한 명도 제대로 해내지 못합니다. 6개월이 지나야 두 세 명 감을 잡기 시작하고 일년이 지나고서 다섯 명 정도의 학생이 숙련된 작업을 할 정도로 까다로운 작업입니다. 더 효율적인 작업을 위해서는 장비 개발이 필수죠.” 성 교수는 “잉크를 묻히는 것이 제일 어려운 만큼 쉽게 그리고 한번에 다양한 잉크를 묻힐 수 있는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도입해야 합니다.”며 “노즐로 잉크를 주입한다면 다양한 종류 잉크를 인쇄할 수 있고 이 기술도 한 단계 더 발전 가능할 것입니다.”라며 이번 연구의 발전 방향을 언급했다. 연구는 뛰어난 두뇌보다 ‘창의력’과 ‘노력’ 성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 외에 두 가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첫 번째는 2년 전부터 시작한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지원하는 글로벌 프론티어 사업으로 태양 연료전지를 만드는 것이다. 이 연구는 성 교수의 전문 분야인 나노화학을 적용해 재생 가능하고 더 효율적인 솔라셀 연료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두 번째는 삼성 디스플레이와 산학협력연구로, 이번 논문의 기술을 심화연구 중이다. 성명모 교수는 연구자가 갖춰야 할 두 가지 필요조건으로 창의력과 노력을 꼽았다. 둘 중 하나만 부족해도 안 된다는 것. “지식이 부족해도 창의력과 노력을 갖춘다면 연구는 성공할 수 있습니다. 머리가 좋은 것과 창의력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학창시절에도 학업 이해도와 성취도는 떨어지지만 유달리 창의력이 뛰어난 학생들이 있죠. 이 학생들은 자신의 분야에서는 누구보다 뛰어난 성취를 보여줍니다. 연구도 마찬가지죠. 지식이 많고 머리가 좋다고 성공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연구는 새로운 시도와 창의성이 필요하고, 창의성을 성과로 만들 수 있는 노력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서미량 학생기자 minyang08@hanyang.ac.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박보민 사진기자 marie91@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