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47건
뉴스 리스트
게시판 리스트 컨텐츠
2014-10 08 중요기사

[학술][이달의연구자] 로봇, 또 한 단계 발전하다

풋슬립(foot slip)을 사용해 로봇의 빠른 방향 전환을 가능케 해 로봇은 발전한다. 기어가던 로봇이 두발로 섰고, 기계음을 내던 로봇이 대답을 하고, 결국 인간보다 먼저 화성에 도착했다. 공상과학 영화에서 나오는 로봇이 현실에서 가능할까. 학창시절 '과학 상상 그리기' 대회에 텔레비전이 나오고, 영상통화가 되는 손바닥만한 전화기를 그려냈던 일이 생각날 것이다. 과학의 발전은 어린이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었다. 급변하는 시대, 내일 당장 인간과 똑 닮은 로봇이 나와도 고개를 끄덕일 시대. 8월의 이달의 연구자로 선정된 박종현 교수는 로봇의 한 단계 성장을 이뤄냈다. 인간의 모습을 적용하다, 풋슬립 인간이 동물과 다른 가장 큰 특징은 두발로 걷는다는 것. 인간과 닮은, 인간을 넘어서는 로봇의 탄생을 위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자유롭게 두발로 걷는 것이다. 매스컴을 통해 전해지는 로봇의 모습은 직립보행은 물론 춤을 추기까지 한다. 하지만 박종현 교수(공과대·기계)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말한다. "로봇이 인간처럼 지면을 두발로 걷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기술이에요. 걸을 수는 있겠죠. 하지만 인간처럼 자연스럽게 걷는 것이 아니에요. 로봇은 조그만 장애물에도 민감하고, 오차를 인지하지 못하고 넘어지죠. 이족보행 로봇은 아직 시작단계 입니다." 로봇은 인간에겐 지극히 단순한 방향전환을 하는 것 또한 큰 숙제다. 기본적으로 이족보행 로봇은 직립시 안정성을 위해 발바닥이 다른 구조에 비해 크게 설계된다. 이로 인해 방향전환시 제자리에서 종종 걸음으로 천천히 몸체를 돌리는 등 동작이 자연스럽지 못했다. 제어능력이 부족하기에 시간도 오래 걸리고, 자신의 발에 걸려 넘어지기도 한다. 박 교수의 논문은 인간의 보행하는 모습을 관찰, 새로운 알고리즘을 개발해 이 점을 해결하는데 응용했다. "풋슬립(foot slip)은 인간의 방향전환 모습을 따서 개발했어요. 여러분이 걷다가 한쪽으로 방향을 전환할 때를 생각해보세요. 몸을 틀고 축이 되는 발을 자연스럽게 미끄러트려 방향을 바꾸죠? 그것을 로봇에 적용한 겁니다. 로봇은 구조상 방향을 틀 수 있는 신체에 제한이 있어요. 조금 더 자연스러운 회전을 위해 허리와 발목 둘 다 틀 수 있는 로봇을 개발했죠. 로봇이 풋슬립을 사용할 때 가장 큰 문제는 중심이 흐트러져 넘어지는 거에요. 로봇은 발이 커서 회전할 때 안정성이 떨어지죠. 그래서 회전시스템에 동역학적 모델을 적용, 3차원 동역학 모션을 이용해 회전을 계획하고 제어시스템을 적용해 이를 극복했습니다." 동역학이란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힘과 운동과의 관계를 말한다. 힘의 작용에 따라 가속도가 증가하고 운동이 발생하는데, 로봇이 회전할 때 몸을 트는 힘을 주면서도 지지하는 발이 고정되는 정도의 한계점을 구하는 것이 골자다. 힘에 따른 가속도가 붙어 지지하는 발의 고정 한계점을 넘어설 때 로봇은 비로소 허리와 발목을 돌려 안정되게 회전한다. 이런 회전 방법은 기존 로봇의 회전 방법보다 인간과 비슷하며 효율 또한 높다. 박 교수는 로봇이 회전할 때 두 가지 전략을 실험했다. 첫 번째 전략은 로봇이 회전 후 발을 정렬하지 않고 바로 앞으로 가려는 운동을 진행하는 것, 두 번째 전략은 로봇이 회전 후 발이 엇갈리는 것을 피하려 노력 한 후 운동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전략을 실험하기 위해 하이브로(HYBRO)와 다윈-OP(Darwin-OP)를 이용했다. 하이브로(HYBRO)는 우리대학에서 개발한 어린이 크기의 로봇으로 시뮬레이션을 하는데 사용했고, 로보티즈(ROBOTIS)사에서 개발한 다윈-OP(Darwin-OP)는 오픈소스 플랫폼으로 도면과 소프트웨어를 모두 공개한 로봇으로 실제 실험을 진행하는데 사용했다. 실험 결과 다윈-OP(Darwin-OP)은 한 번에 80도를 회전하는데 1초 밖에 걸리지 않았다. 풋슬립 기술은 더 빠르고 자연스러운 방향전환을 가능케 해 이족보행 로봇의 신체적 한계를 극복했다. 이는 향후 로봇의 격렬한 춤이나 운동중의 빠른 방향전환에 사용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정 상황에서 인간보다 뛰어난 로봇은 두발로 걷고, 방향을 바꾸는 데도 수 많은 기술개발과 연구가 필요하다. 안면인식 로봇이 개발됐지만 작은 조명에 따라서도 기복이 심하며, 음성인식 로봇 또한 소음의 유무에 따라 한계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로봇 개발에 힘써야 하는 이유는 특정 상황에서 로봇의 활용 가능성 때문이다. "사람은 치타처럼 빠르게 뛸 수 없지만 로봇은 기술개발에 따라 무한한 가능성이 있어요. 사람과 닮은 능력 혹은 그 이상을 갖고 제어까지 가능할 땐 로봇의 사용용도는 끝이 없죠." 현재 로봇 기술은 기술개발에 따른 비용으로 인해, 가격은 비싸지만 기술은 수준은 그 만큼 높지 못해 산업용으로 판매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 국가적 차원으로 길게 투자 개발되고 있다. 이렇게 개발된 로봇은 군사 혹은 의약, 안전 분야에서 사용된다. "앞으로 이공계 기술이 의료계통에서 활발히 응용 될 거에요.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를 돕거나 재활치료를 돕는데 사용되는 것이 그 예죠." 박 교수는 평생 로봇제어를 연구해온 로봇마니아다. 인공지능 측면보단 로봇이 넘어지지 않고 잘 갈 수 있도록 기계적이고 물리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해왔다. 박 교수의 연구 목표와 철학은 무엇일까. "정책자들이 매스컴을 통해 장밋빛 미래를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과 달리 현재 로봇이 인간을 쫓아가는 데는 명백히 한계가 있어요. 사실 복제인간을 개발할 정도로 생명과학 기술이 발전하면 로봇의 역할은 끝날지도 몰라요. 그렇기에 인간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갖춘 로봇이 필요하죠. 인간을 쫓아가면서도 특정한 상황에선 인간 너머의 능력을 가진 로봇을 개발하고 싶어요. 저는 로봇 연구를 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계속 개척하고 기계의 능력을 확장시키는 일은 흥미로운 작업이죠. 연구자체를 즐기는 사람은 이길 수 없어요. 우리대학 학생들도 삶 자체를 즐기고 재미있는 것을 했으면 좋겠어요. 술·담배를 통해 인생을 즐기라는 것이 아니라 진정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즐기면서 했으면 좋겠습니다." 박종관 학생기자 pjkko@hanyang.ac.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권요진 사진팀장 loadingman@hanyang.ac.kr

2014-07 30

[학술][이달의 연구자] 차세대 반도체를 위하여

반도체 회로 선폭(線幅)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상향식 포토리소그래피' 기술 반도체 시장 조사기관인 미국의 HIS Technology사(社)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메모리 시장 강세, 모바일 반도체 경쟁력 강화 등에 힘입어 미국에 이어 세계시장 점유율 2위에 올랐다. 몇몇 기업의 주도 아래 우리나라는 반도체 강국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오늘도 기존 반도체 공정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연구는 끊이지 않는다. 차세대 반도체를 위해 연구하는 한양규 교수(자연대·화학)가 7월 '이달의 연구자상'을 수상했다. 반도체를 만드는 기술, 포토리소그래피(Photolithography) 반도체는 고성능 PC, 스마트 폰, LCD 등 첨단 전자 제품의 핵심 소재다. 한양규 교수(자연대 화학)가 연구한 ‘상향식 포토리소그래피’를 이해하려면 기존 방식인 ‘하향식 포토리소그래피’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반도체 제작 기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컵라면 용기 또는 단열재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폴리스티렌(Polystyrene)을 재료로 광학기기와 함께 사용하는 ‘하향식 포토리소그래피’ 방법이 있다. 고분자의 광분해 또는 광가교 반응(사슬모양 구조 고분자를 빛으로 결합시켜 새로운 화학 결합을 만들어 내는 반응)을 이용한 것. 먼저 SiO2(이산화규소)층이 코팅된 실리콘 웨이퍼(Silicon Wafer) 위에 빛에 의해 분해되거나 가교될 수 있는 폴리스티렌 계 포토레지스트(Photoresist, 빛을 쬐이면 화학 변화를 일으키는 고분자 재료) 박막을 코팅한다. 미세회로가 새겨진 금속 포토마스크를 통해 KrF(ArF, E-beam 또는 X-ray)와 같은 짧은 파장의 광학 레이저를 조사(照射)해 폴리스티렌 층에 미세회로 패턴 이미지를 인쇄한다. 이후 폴리스티렌 이미지에는 반응하지 않는 반응이온에칭(RIE, Reactive Ion Etching) 공정을 통해 실리콘 웨이퍼의 이산화규소 층에 이런 미세회로 패턴을 전사(傳寫)한 다음, 마지막으로 이산화규소와는 반응하지 않고 표면에 남아있는 폴리스티렌만을 분해하는 산소플라즈마 에칭 공정(Oxygen Plasma Etching Process)을 시행해 미세회로가 새겨진 실리콘 반도체를 제작한다. 이 때, 반도체에 인쇄된 회로의 선폭(線幅, Line width)은 사용된 포토레지스트의 화학적 구조와 조사(照射)된 광학레이저의 파장과 함께 광학현미경의 개구율(Aperture, 정보 표시 가능한 면적의 비율)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즉, 하향식 포토리소그래피는 포토마스크에 미리 새겨진 회로의 선폭과 포토레지스트로서 사용된 폴리스티렌의 광반응 거동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때문에 하향식 포토리소그래피 기술로 제작된 반도체의 회로 선폭은 약 30-20nm(Nanometer)가 한계다. 더 얇게, 더 작게, 차세대 반도체를 위해 반도체의 정보 저장 용량 및 처리 속도를 향상시키는 동시에 회로 선폭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한 교수의 ‘상향식(bottom-up) 포토리소그래피’ 기술이 바로 차세대 반도체 제작기술을 위한 것. 상향식 포토리소그래피는 폴리스티렌 계통 분자를 사용하지 않는다. 결정성-무정형 블록(Crystalline-amorphous block)이 서로 연결된 블록공중합체(Block Copolymer, BCP) 분자사슬들의 직접자기조립(Spontaneously directed self-assembly, DSA) 현상을 활용하는 것. “분자량과 조성을 잘 조절하면 성질이 비슷한 것끼리 스스로 모여 자기조립(Self-assembly)을 하게 됩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자연계 모든 동식물 성장에 이용되는 자기조립기법을 반도체 공정에 적용한 것입니다.” 블록공중합체가 만들어지면 고분자들이 나노 구조를 형성한다. 자외선으로 무정형 블록을 분해시키고 반응이온에칭 및 산소플라즈마 에칭 공정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실리콘웨이퍼의 이산화규소 층에 미세회로인 나노선 또는 나노홀을 직접 나타나게 하는 것. 실리콘 위에 새겨지는 미세회로의 선폭은 사용된 블록공중합체의 조성(組成) 및 분자량과 자기조립 온도와 용매에 따라 30nm에서 최저 5nm까지 임의로 조절할 수 있다. 차세대 상향식 포토리소그래피 기술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높은 해상도(high resolution), 대면적의 장거리 질서(long-range ordering), 낮은 결함 밀도(low defect density), 우수한 에칭 선택성(etch selectivity), 기질 위에 수직배향 특성(perpendicular orientation on the substrate) 및 나노구조의 우수한 패턴전사(pattern transfer). 이런 조건들은 모두 트레이드오프(어느 것을 얻으려면 반드시 다른 것의 희생이 필요한 관계) 관계에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런 6가지 성능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재료는 보고된 바 없다. 한 교수는 이런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 결정성 단량체로서 새로운 구조의 DOPAM(도팜) 단결정을 최초로 제조했다. 합성된 결정성 단량체 도팜과 기존의 무정형 단량체 메타크릴산메틸(MMA)을 공중합해 다양한 조성 및 분자량을 갖는 새로운 PDOPAM-PMMA 블록공중합체를 탄생시킨 것. 이를 이용해 이산화규소가 코팅된 실리콘웨이퍼 위에 박막을 코팅한다. 블록공중합체가 자기조립으로 나노구조체를 발현하면 자외선을 조사해 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을 분해해 제거한다. 남아있는 폴리도팜(PDOPAM) 나노선 및 나노홀에 반응이온에칭 및 산소플라즈마에칭 공정을 수행해, 5.0㎛ 이상의 대면적에 25nm에서 10nm 사이의 선폭 또는 직경을 갖는 이산화규소 나노구조체(나노선 또는 나노홀)를 처음으로 만들었다. 새로운 블록공중합체의 조성 및 분자량을 바꾸고, 고분자 사슬들 사이의 자기조립 현상과 결정화 속도를 임의로 조절하면 이산화규소 나노선의 선폭 또는 나노홀의 직경을 감소할 수 있다. 앞서 말한 상향식 포토리소그래피에서 요구되는 6가지 특성을 만족하게 되는 것. 뿐만 아니라 본 연구에서 형성된 폴리도팜 나노구조체(나노선 또는 나노홀)에 금속 양이온을 흡착하는 새로운 기법을 이용해 지금까지의 블록공중합체 소재 및 기법으로는 만들 수 없었던 나노선 및 나노메쉬를 제작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새로운 PDOPAM-PMMA 블록공중합체의 자기조립 현상 및 결정화 거동을 이용한 상향식 포토리소그래피는 기존의 반도체보다 용량이 수십 배 큰 10nm 이하의 회로 선폭을 갖는 차세대 반도체의 제작은 물론, 대량의 고밀도의 정보를 기록하고 저장할 수 있는 차세대 테라비트급(Terabit level) 정보저장용 자성매체(Magnetic media)의 제조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이외에,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필수소재인 금속 투명전극의 제작에도 이용할 수 있다. “인류에 보탬이 되는 연구를 하고싶어” 한 교수의 이번 연구는 기존 기술보다 회로 선폭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반도체는 실리콘 위 구리 회로선을 따라 전자들이 움직이며 정보를 저장하고 입력합니다. 회로선을 가장 가늘고 좁게 만들어야 동일한 면적에 더 많은 회로를 집적할 수 있죠. 선폭이 좁아지면 같은 면적의 반도체 용량을 수십 배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머지 않아 모든 첨단기기가 더 작아지고 더 얇아질 것이다. 최근 화제가 되는 웨어러블 제품도 마찬가지. 고용량 반도체 제작이 필수라는 설명이다. 게다가 한 교수의 이번 연구를 통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핵심소재인 투명전극을 보다 쉽게 제조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연구는 한 교수가 3년 동안 수행해 얻은 성과다. 자연과학 연구가 이론에만 집중한다는 것은 옛말이다. 기술의 발달로 자연과학과 공학의 연구 경계가 희미해지고 융합 연구가 시작된 것. 한 교수의 연구 결과로 기존 고용량 반도체 제작 기술을 뛰어넘을 수 있게 됐다. 자연과학 분야에서 연구해 낸 기술도 10년 이내 상용화 할 수 있는 시대다. “인류에 보탬이 되는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과학자로서 한 교수의 간단하지만 궁극적인 연구 목표다. 탁월한 연구는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한 교수는 연구에서도 ‘빨리빨리’를 외치는 문화를 꼬집었다. “보다 뛰어난 연구를 위해 기다려주는 연구문화가 필요합니다. 미래지향적인 선진 연구는 쉽지 않다는 연구자 입장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죠.” 더 나은 반도체 공정을 위한 연구. 한 교수의 도전은 계속된다. 조지윤 학생기자 ashleigh@hanyang.ac.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권요진 사진기자 loadingman@hanyang.ac.kr

2014-07 02 중요기사

[학술][이달의 연구자] 금촉매를 이용한 안전한 화학반응

금촉매 반응에 의한 카벤 형성과 합성적 이용 어떤 물질이 자체적, 혹은 다른 물질과 상호작용해 화학적 성질이 다른 물질로 변하는 현상을 화학반응이라 한다. 인류는 화학반응을 이용해 의약품 소재, 작물보호제 등 유용한 물질을 만들어냈다. 그 중에서도 유기화학은 탄소화합물(유기화합물)을 다룬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유해한 부산물이 발생하면서 환경문제가 대두됐다. 6월 이달의 연구자로 선정된 신승훈 교수(자연대∙화학)는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화학반응을 개발했다. 금촉매반응을 이용한 카벤 중간체 형성 현대 화학산업에서 효율적인 화학반응은 중요하다. 효율적인 화학반응을 위해 다양하게 사용되는 반응 중간체(반응물에서 생성물에 이르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로, 짧은 시간에 강한 에너지를 내고 매우 반응적인 분자)로 카벤이 있다. 카벤 중간체는 1980년대 전후로 금속 촉매반응을 통해 상온 근처에서 형성할 수 있다고 알려진 물질이다. 카벤은 반응성이 높지만 이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독성과 폭발성을 지닌 다이아조 화합물을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다이아조 화합물의 일종인 메테인은 강한 폭발성을 가질 뿐만 아니라 알레르기를 유발한다. 부산물로 생성되는 하이드라조산 또한 폭발성이 강해 학문적으로나 공업적으로 널리 사용되기 어려웠다. 이에 신승훈 교수는 공정상 위험이 없으면서도 효율적이고 독성 부산물도 배출하지 않는 화학반응을 개발했다. 화학반응의 효율성을 증진하기 위한 접근법에는 원자경제성(부산물의 억제), 단계경제성(합성단계 단축), 산화환원 경제성(산화수의 조절단계 감소) 등이 있다. 신승훈 교수는 그 중에서도 ‘산화환원 경제성’에 주목했다. 인위적인 산화∙환원(전자를 주고받는 화학반응으로 전자를 잃는 것이 산화, 전자를 얻는 것이 환원)단계를 배제하는 방법을 고안한 것. 반응물간의 산화상태 교환을 통해 화학반응에 필요한 작용기(특정 조건 하에서 반응성을 지니는 분자 내 한 원자 또는 원자단)를 직접 형성하도록 했다. 반응물로는 공정상 폭발위험을 지닌 다이아조 화합물 대신 알카인과 수산화아민 유도체를 이용했다. 알카인과 수산화아민 유도체는 화학적으로 안정해 반응성이 없지만 친전자성 금착물을 촉매로 사용하면 둘 사이에 산화환원 교환반응이 일어나 카벤 중간체를 형성할 수 있다. 신 교수는 금촉매 반응으로 형성된 카벤중간체를 이용한 ‘[3+2] 쌍극자 고리화 반응(2008)’, ‘N-H 삽입반응(2010)’, ‘Mannich-Michael 탠덤반응(2010)’ 등을 개발해 다양한 합성적 적용의 예를 제시했다. 신 교수는 “의약화학, 신약개발 등 인접분야에 파급효과를 줄 뿐만 아니라 복잡한 유기물질의 합성이 필요한 화학산업분야에 안전한 화학반응법을 제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올해 2월 화학분야 최고학술지인 Accounts of Chemical Research(이하 ACR)에 개재됐다. 현재까지 ACR에 유기합성분야로 수록된 국내연구자는 네 명에 불과하다. 지속가능한 화학산업 발전 필요해 신 교수는 한양대에 부임한 2004년부터 금촉매 반응분야를 연구해왔다. 당시는 다양한 논문들이 쏟아지며 금촉매 반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시기였다. ‘N-O결합 산화제를 이용한 카벤 형성연구’등 독창적인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그의 논문은 50회 이상 인용됐다. 세계적으로 다양한 후속연구결과를 이끌어내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기화학의 응용분야는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특정 응용분야를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지속 가능한 화학산업의 발전에 초점을 맞춘다고. “기존 에너지원인 화석연료는 고갈돼가고 환경문제는 심각해지고 있죠. 화학산업의 위기라고 볼 수도 있어요.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화석원료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는 등 지속 가능한 화학산업의 발전이 필요합니다.” 신 교수는 유기화학의 매력은 간단한 아이디어에서부터 패러다임을 바꾸는 중요한 화학반응이 개발된다는 것이라 말했다. “칠판에 유기화학구조를 화살표로 그리는 간단한 밑그림에서부터 시작해, 그 아이디어를 실험실에서 쉽게 테스트해볼 수 있습니다. 이런 실험을 통해 노벨상도 탈 수 있는 중요한 화학반응이 개발되는 거죠.” 금촉매반응 분야에서 창의력과 우수성을 인정받은 신승훈 교수. 그는 다른 형태의 촉매반응에도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금촉매 말고도 산촉매, 가시광촉매 등 다양한 유기촉매반응이 존재해요. 가시광은 지표면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의 50퍼센트 가까이 되니, 마르지 않는 자원이라고 볼 수 있죠. 이런 다양한 유기촉매반응에 대해 연구해 볼 생각입니다.” 권수진 학생기자 sooojinn@hanyang.ac.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권요진 사진기자 loadingman@hanyang.ac.kr

2014-05 28 중요기사

[학술][이달의 연구자] 말라리아 없는 세상

말라리아 단백질구조 분석, "새로운 말라리아 치료법을 향한 중대한 도전" 본 기획은 2014년부터 시작하는 산학협력단의 ‘이달의 연구자’ 선정과 함께 합니다. 산학협력단은 매주 금주의 우수논문을 선정해 이 중 매달 ‘이달의 연구자’를 선발하며, 기획은 한 달에 한 번 진행됩니다. 본 기사는 인터넷한양과 산학협력단 뉴스레터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말라리아는 ‘두렵지 않은 질병’이다. 1996년부터 매년 2천명씩 환자가 발생하지만 한국의 ‘삼일열 말라리아’는 증상이 가볍고 약으로 쉽게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프리카 등 열대지역의 ‘열대열 말라리아’는 다르다. 매년 250만 명이 감염되고 그 중 100만 명이 사망한다. 5월 이달의 연구자로 선정된 클라우스 헤세(Klaus Heese) 교수(의생명공학전문대학원)는 ‘열대열 말라리아’를 연구했다. 열대열 말라리아의 단백질 구조를 분석해 말라리아를 백신 개발의 초석을 마련한 것이다. 완벽한 백신 없는 ‘열대열 말라리아’ 말라리아는 열원충(Plasmodium, 기생충의 일종)에 의해 발생한다. 사람에게 감염되는 열원충은 4종류다. 한국의 말라리아는 삼일열원충(Plasmodium Vivax)이다. 그 중 사람에게 가장 치명적인 열원충은 열대지역의 ‘열대열원충(Plasmodium Falciparum). 아프리카, 남미, 인도, 동남아시아 등이 열대열원충이 포진한 위험지역이다. 말라리아 병원체는 모기가 사람 피를 빨 때 인체에 침입한다. 그 후 말라리아는 적혈구 안에서 분열·증식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적혈구를 파괴한다. 발열·오한·떨림 등의 현상은 말라리아가 적혈구를 파괴할 때 생긴다. 열대열원충이 일으키는 ‘열대열 말라리아’는 사람의 간과 심장, 심지어 뇌까지 파괴해 사망에 이르게 한다. 전체 말라리아 질병 중 80%는 열대열 말라리아일 정도로 백신 개발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완벽한 열대열 말라리아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다. 말라리아에 대한 백신에 준하는 클로로퀸(Chloroquine) 등의 항말라리아 약들은 열원충이 ‘내성’을 키우고 있어 치료에 한계가 있었다. 헤세 교수는 “열대열원충은 선천적인 면역 방어 능력이 있고 부분적으로 항원변이(바이러스 등 미생물이 환경변화에 따라 자기항원을 변화시키는 것)를 해 치료제에 대한 내성을 키운다”며 “치료제에 저항하는 열원충을 제거하기 위한 새로운 말라리아 치료제 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말라리아 단백질 구조 분석,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도움 줄 것” 클라우스 헤세 교수는 논문에서 열대열원충의 단백질구조를 분석했다. 단백질 구조를 분석하면 말라리아 발생 원인을 파악할 수 있고, 백신 개발의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헤세 교수의 연구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질병은 몸 속의 단백질 구조가 정상 상태에서 벗어나 ‘변형’될 때 발생하는데, 말라리아도 마찬가지다. 단백질 구조는 수많은 아미노산의 연결에 의해 제어되는데, 아미노산의 연결은 수소성(Hydrophobicity)에 의해 결정된다. 또 수소성은 탄소의 지배를 받는다. 따라서 탄소 함유량과 수소성을 알아낼 수 있다면 단백질의 구조 혹은 기능을 추적할 수 있는 것이다. 헤세 교수는 “탄소 함유량은 단백질의 변형 가능성과 기능을 제어하는 수소성의 핵심 변수”라며 “탄소함유량과 수소성을 분석하면 단백질의 변형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헤세 교수는 열대열원충의 단백질 구조 분석을 위해 열대열원충의 한 종류인 ‘Pf3D7’를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Pf3D7’의 유전체서열을 분석한 것이다. 그는 “티아민(Thymine, 유전자 염기서열의 한 종류)에 담긴 유전체서열을 분석하면 단백질의 특징과 기능을 알아낼 수 있다”며 “열대열원충 단백질 구조의 분석은 말라리아의 백신을 얻는데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헤세 교수는 “열대열 말라리아의 백신을 만드는 것은 과학자들에게 어려운 도전”이라고 말했다. 이유는 열대열원충의 ‘약에 대한 내성’ 때문이다. 강한 치료제를 만들면 열대열원충이 약에 대한 강한 내성을 갖게 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치료제는 무용해지는 것. 헤세 교수는 “기존 말라리아 치료는 내성의 강화를 막기 위해 감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발달했다”며 “이번 연구의 열원충 단백질 구조 분석이 내성 강화를 막으면서 치료 가능한 약을 찾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말라리아 외 치매,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 클라우스 헤세 교수의 연구는 말라리아로 고통 받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해서다. 말라리아 연구 외에도 헤세 교수는 치매와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는 치매의 증가를 기대수명의 증가와 출산율 감소에 한정 짓지 않았다. 헤세 교수가 주목한 지점은 인간의 인식과 태도였다. 치매 연구를 ‘심리학적 연구’로 진행한 것이다. 치매의 원인을 노화에서 성별, 인종, 지역, 교육 등에 이르기까지 다각화해 기존의 노화에 초점이 맞춰진 연구의 한계를 벗어나길 시도했다. 헤세 교수는 “사람의 인지 기능은 유전자에 의해 통제된다”며 “치매를 연구하는데 인간의 유전자 형성에 영향을 끼친 여러 요인들을 분석한 연구가 필요해 새로운 방식으로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줄기세포를 통해 세포를 재생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유도만능줄기세포(Ips Cell)를 다루는 것이다. 줄기세포 연구에는 윤리적 문제와 면역거부반응과 같은 문제가 존재한다. 타인에게 세포를 받거나 이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헤세 교수는 “이 연구에서는 부상자 자신의 세포를 이용해 줄기세포와 신경세포를 만들기 때문에 윤리적 문제와 면역거부반응은 연구를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슬옹 학생기자 kjkj3468@hanyang.ac.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박보민 사진기자 marie91@hanyang.ac.kr

2014-04 30

[학술][이달의연구자] 그래핀 상용화 눈 앞으로

그래핀 합성물에서 환경친화적 나노입자 크기 조절 및 합성 기술 제안 본 기획은 2014년부터 시작하는 산학협력단의 ‘이달의 연구자’ 선정과 함께 합니다. 산학협력단은 매주 금주의 우수논문을 선정해 이 중 매달 ‘이달의 연구자’를 선발하며, 기획은 한 달에 한 번 진행됩니다. 본 기사는 인터넷한양과 산학협력단 뉴스레터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2011년 그 해의 과학계 10대 이슈를 발표했다. 힉스 입자, 중성미자 등과 함께 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새로운 물질이 있다. 0.2 나노미터 두께의 신소재 ‘그래핀(Graphene)’이다. 과학계에서 다양한 활용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허관산 교수(공과대·기계)가 그래핀 합성물에서 나노 입자의 크기를 조절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했다. 기존의 연구가 지닌 한계를 극복한 것은 물론, 그래핀 합성물에 대한 후속 연구에 새로운 시사점을 제시한다. 나노 입자의 크기, 그래핀 가능성의 열쇠 연필심에 사용되는 흑연은 탄소들이 벌집 모양으로 얽혀있는 얇은 막이 층층이 쌓인 구조다. 이 흑연의 한 층을 ‘그래핀’이라고 한다. 흑연에서 그래핀을 최초로 분리한 영국의 연구팀은 지난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이처럼 그래핀은 발견 당시부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뛰어난 물리적, 화학적 안정성과 가능성 때문. 그래핀은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전자 이동성이 빠르다. 강도는 강철의 200배로 다이아몬드와 유사하다. 덕분에 그래핀은 현대 사회에서 ‘꿈의 물질’로 불린다. 허 교수는 “그래핀은 현대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물질”이라며 “초고속 반도체, 고효율 태양전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 적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과학계는 발견 이후 꾸준히 그래핀의 우수한 전기적, 광학적 특성을 활용할 방법을 실험했다. 그리고 그래핀 산화물(GO, Graphene Oxide) 표면에 금속 나노입자를 코팅하면 성능이 향상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합성 방법은 간단하다. 은나노입자로 코팅할 경우라면 그래핀 산화물에 질산은 수용액(Aqueous AgNO3)을 첨가한다. 질산은 분자는 이온화되고, 은 이온(Ag+)은 그래핀 산화물의 넓은 표면에 단단히 결합한다. 이때 환원제를 첨가하면 그래핀 산화물에 은나노 막이 형성된다. 환원제가 은 이온과 그래핀 산화물의 결합 상태를 단단히 굳히는 셈. 허 교수는 이러한 합성 과정을 보다 깊이 파고들었다. 그래핀 산화물과 나노입자의 합성 과정에서 비타민 C를 환원제로 사용하는 방법을 제안한 것. 허 교수는 “그래핀 합성물을 만드는 기존 과정에 비해 훨씬 간단하고 친환경적 방법”이라고 평했다. 기존의 연구들은 그래핀 산화물 표면에 금속 나노입자를 입힐 때 수소화붕소나트륨(Sodium Borohydride),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 히드라진(Hydrazine) 등과 같은 유독성 환원제를 사용했다. 때문에 유독성 환원제를 처리하기 위한 복잡한 공정이 추가됐고, 이는 그래핀의 상용화에 걸림돌이 됐다. 허 교수는 페르난데스 메리노(Fernandez Merino) 연구팀의 논문에서 비타민 C가 탈산소화 효과를 지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환원은 물질이 산소를 잃는 과정. 이는 곧 비타민 C가 환원제로 사용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허 교수는 논문을 통해 비타민 C가 그래핀 합성 과정에서 환원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였다. 허 교수는 “히드라진을 사용했던 이전 연구와 달리 친환경, 저비용, 고효율의 합성법을 제시했다”고 평했다. 아울러 허 교수는 초음파처리를 통해 나노입자의 크기를 조절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나노입자의 크기와 형태가 중요한 이유는 그에 따라 그래핀 합성물의 효율성이 달라지기 때문. 허 교수는 “아직은 어떤 크기의 입자가 성능을 최적화 하는지 모른다”며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시사점을 던져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핀 합성물의 성능 실험에서 나노입자의 크기와 형태가 중요한 지표가 되리라는 전망이다. 연구팀은 다양한 분석 기술(XRD, TEM, HR-TEM, SAED)을 이용해 질산은 수용액의 농도와 초음파처리 시간이 은나노입자의 크기와 형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허 교수는 “논문에서 발표한 기술이 다양한 후속 연구에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기계공학과 교수, 화학연구에 뛰어들다 허 교수의 연구팀이 발표한 내용은 기계공학보다 화학에 가깝다. 에너지 저장 및 활용 연구실을 운영하는 허 교수는 ‘촉매제’의 관점에서 그래핀에 접근했다. 그래핀 기반의 촉매제는 에너지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기 때문. 나아가 그래핀은 에너지 저장 용량을 높인다는 점에서 허 교수의 연구와 밀접한 관계다. 그래핀을 활용해 슈퍼커패시터(Super Capcitor, 초용량축전지)를 제작할 경우, 에너지 저장 용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하며 오래 사용해도 성능이 저하되지 않는다. 협력 연구에 드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스스로 연구를 시작했다는 허 교수는 “전공 분야와 달라 어려움도 컸지만, 다양한 지식을 쌓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라고 했다. 허 교수는 발표 기술을 이용해 훨씬 더 효율적인 에너지 저장 방법을 연구할 계획이다. 슈퍼커패시터의 저장 용량을 향상시키는 나노입자의 크기, 단위면적당 저장값을 높이는 3차원 구조의 그래핀 등이 연구 목록에 포함됐다. 허 교수는 이달의 연구자 수상 소식에 기쁨을 표했다. “연구자로서 동기부여가 되는 상이네요. 한양대에 부임한지 1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런 상을 받게 돼 매우 영광입니다.” 연구를 위해 다른 학문을 공부할 정도로 열정적인 허 교수. 그의 바탕은 ‘근면함’이다. 허 교수는 “연구에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기 마련”이라며 “한정된 시간에 더 많은 연구를 진행하도록 자신을 단련해야 한다”고 했다. 연구팀 논문의 다운로드 기록은 발표 후 꾸준히 상승 중이다. 구체적인 연구 가능성을 예상하기는 이르지만, 허 교수가 발표한 기술이 그래핀 연구에 힘을 보탤 것은 분명해 보인다. ‘꿈의 물질’ 그래핀의 상용화는 이렇게 가까워지고 있다. 곽민해 취재팀장 cosmos3rd@hanyang.ac.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박보민 사진기자 marie91@hanyang.ac.kr

2014-04 02

[학술][이달의 연구자] 저온형 고체산화물 연료전지가 다가온다

온도는 더 낮게, 출력은 더 크게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Solid Oxide Fuel Cell, 이하 SOFC). 이름도 생소한 이 전지는 화석연료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와 환경가스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미래 대체에너지로 꼽힌다. 세계에서 주로 고온(800 ~ 1000oC)에서 작동하는 SOFC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 가운데 작동온도를 획기적으로 낮추면서 높은 전력밀도를 얻는 것은 SOFC 발전의 중요한 과제였다. 김영범 교수(공과대∙기계)는 섭씨 450도에서 최대 1.3 W/cm2의 전기를 출력하는 전지 개발에 성공했다. SOFC가 일상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미래에너지의 대안,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대부분의 발전소는 연료를 태워 운동에너지로 변환한 뒤 운동에너지에서 전기를 얻는다. 변환 과정이 까다롭고 복잡해 발전소의 전력전환효율이 45%를 넘지 못한다는 것이 큰 단점이다. 연료전지는 연료를 넣으면 전극에서 바로 전기가 발생돼 에너지 변환과정이 필요 없다. 에너지 변환과정이 없기 때문에 연료 투입대비 전기발생 효율이 매우 높다. 각 가정과 공장 등 전기 소비지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어 송전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연료전지는 사용하는 재료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전기를 발생시킨다. 현재까지 개발된 연료전지 가운데 가장 높은 에너지 변환효율을 나타내는 것이 바로 SOFC. SOFC는 고체산화물을 전해질로 이용하는 연료전지로 수소뿐 아니라 메탄올, 에탄올 등의 다양한 연료를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를 만든다. 다양한 세라믹으로 구성돼있는 SOFC의 작동온도는 섭씨 800도 이상. 고온 작동으로 인해 대형 발전 설비나 가정용 발전으로 용도가 한정돼있다. SOFC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려면 작동온도를 더 낮춰야 한다. 노트북과 휴대전화에 사용되려면 섭씨 450도 이하의 온도에서 작동돼야 한다. 온도는 더 낮게, 크기는 더 작게 김영범 교수가 연구한 것이 바로 저온형 세라믹 SOFC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반응온도를 낮추고 크기가 더 작은 SOFC를 개발하고자 했다. 김 교수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세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첫 번째는 3차원 나노 구조물의 연료전지를 만드는 것. 연료전지의 출력은 전기화학 반응면적의 넓이에 비례한다. 김 교수는 크기를 줄이면서 같은 부피에서 더 넓은 반응면적을 만들어 내기 위해 3차원 구조물 제작했다. 이를 나노 규모에서 제작함으로써 더욱 효과적으로 반응면적 증가효과를 낼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원자막 증착법을 개발해 초박막(Ultra-thin) 전해질 제작을 가능하게 하는 것. 원자막 증착법(Atomic layer deposition)은 어떤 물질막을 제작할 때 원자 단위로 막을 하나하나 쌓아가는 기술이다. 연료전지의 이온전도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전해질의 두께를 최소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해질의 질도 좋아야 전기적 손실도 줄일 수 있다. 김 교수는 원자막 증착법을 통해 전해질을 제작하는 공정을 개발했다. 막의 질이 좋으면서 나노미터(nm) 두께를 갖는 초박막 전해질 제작을 가능하게 한 것. 원자막 증착법은 다른 기술과 달리 복잡한 3차원 구조물에 균일한 막을 제작할 수 있기에 김 교수가 개발한 3차원 구조물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반응활성도가 높은 활성 중간층(Functional inter layer)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온전도 손실을 제외하고 SOFC에서 가장 높은 손실을 유발하는 것은 환원극에서 발생하는 산소환원 반응이다. 김 교수는 기존 전해질보다 높은 산소 반응 활성도를 갖는 활성 중간층을 이용해 복합 전해질을 제작했다. 복합전해질을 이용해 산소 반응에서 오는 손실을 줄이고, 전지의 성능을 높인 것이다. 이 세 가지 연구를 통합한 끝에 섭씨 450도에서 최대 1.3W/cm2의 전기를 출력하는 고성능 고체산화물 연료전지가 탄생했다. SOFC연구, 이제 시작이다 연료전지는 에너지의 효율성도 큰데다 친환경적이어서 차세대 연구 분야로 주목 받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SOFC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부족한 상태. 김영범 교수는 계속해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를 연구할 계획이다. 그는 세 가지 연구 계획을 세웠다. 첫 번째는 휴대용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를 개발하는 것이다. 현재 그가 연구한 SOFC의 크기와 작동 온도를 더 작고, 더 낮게 만들어 휴대를 가능하게 하는 것. 이 연구에서 좋은 성과를 얻으면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의 배터리에 SOFC를 활용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 지지대를 이용한 초박막 SOFC의 연구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초박막은 SOFC의 온도를 결정하는 핵심 부분이다. 굉장히 얇아(전체적으로 약 250 nm) 작은 충격에도 산산조각이 나기 때문에 기계적 강성이 확보돼야 한다. 김 교수는 이 초박막을 지탱하는 지지대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두 번째는 분산발전시스템이 가능한 전지개발 연구다. 우리나라는 중앙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전국 각지로 분배하고 통제하는 중앙 공급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중앙공급 시스템은 송전과정에서 많은 전력이 손실되고, 중앙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 전국이 전력난에 시달릴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SOFC시스템을 일반가정, 대학과 기업, 공장 등 대량전기 소비지에 설치해 자체 공급을 하면 중앙공급의 불안정성을 해소할 수 있을 뿐더러 송전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수소가 아닌 다양한 연료로 작동하는 고효율 SOFC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보통 연료전지를 수소로만 작동하는 전지로 알고 있지만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다양한 연료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수소뿐 만 아니라 메탄올, 에탄올, 생활 폐기가스, 셰일 가스(Shale gas)까지도 사용 연료의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연료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의 보급이 한 걸음 더 앞당겨 질 전망이다. 한 연구에 일희일비하지 말라 김 교수는 모든 연구성과와 경험을 소중히 여긴다. 각각의 작은 연구성과들이 모여 큰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 김 교수는 “버려지는 경험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중요한 것은 장기적인 안목”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하나의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한 연구의 결과가 좋지 않다고 좌절하지 말라는 의미다. 김 교수는 “중요한 것은 어떠한 성과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하나의 연구는 곧 다른 연구의 시작이므로 어떻게, 어떤 결과로 유도될 지 모르니 항상 겸손한 자세로 임하라”고 말했다. 제 민 학생기자 ashton17@hanyang.ac.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권요진 사진기자 loadingman@hanyang.ac.kr

2014-02 26 중요기사

[학술][이달의 연구자] 10억 분의 1, 나노를 인쇄하다 - 성명모 교수

'휘는 디스플레이'에 적용 가능한 유기물 단결정 패터닝(patterning) 기술 개발 본 기획은 2014년부터 시작하는 산학협력단의 ‘이달의 연구자’ 선정과 함께 합니다. 산학협력단은 매주 금주의 우수논문을 선정해 이 중 매달 ‘이달의 연구자’를 선발하며, 기획은 한 달에 한 번 진행됩니다. 본 기사는 인터넷한양과 산학협력단 뉴스레터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입는 컴퓨터, 종이처럼 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은 가능할까. 소비자들은 현재의 스마트폰에서 더 발전된 형태의 디스플레이를 요구한다. 이런 수요에 맞춰 성장하는 분야가 접거나 구부려도 동일한 화질을 구현하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 이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 개발은 계속됐지만, 완전히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를 위한 기술은 개발하지 못했다. 하지만 성명모 교수(자연대·화학)는 이 한계를 극복할 기술을 발견했다. 나노 단위의 인쇄 방법을 찾은 것이다. 생각의 전환으로 발견한 나노미터(nm) 인쇄법 “이번 연구를 통해 나노와이어(Nonowire; 단면 지름이 10억 분의 1미터인 극미세선)를 인쇄해 낼 수 있게 됐습니다. 디스플레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반도체 소자를 고분자 물체인 나노와이어로 만든다면, 종이처럼 완전히 휘어지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산학협력단 연구진흥팀이 선정하는 2월 이달의 연구자상에 나노화학 전문가 성명모 교수를 뽑혔다. 성명모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지(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Vol 23’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Single-crystal organic nanowire electronics by direct printing from molecular solutions』이며 유기물 단결정 패터닝(Patterning, 반도체 회로 제조 과정에서 회로를 정렬하는 것) 기술로 해석할 수 있다. 여기서 “Direct printing”은 말 그대로 한번의 공정으로 인쇄 가능한 인쇄 기술이다. 보통 반도체 소자를 인쇄할 때는 여러 번의 공정을 통해 겹겹이 인쇄를 한다. 하지만 유기물로 이뤄진 나노와이어는 여러 번의 공정을 거칠 경우 유기물이 파괴된다. 또, 공정이 많아질수록 단가 역시 비싸진다. 그 동안 한번에 인쇄하는 방법이 필요했음에도 여러 문제 때문에 실현 불가능했다. 하지만 성 교수 연구팀은 문제점을 해결하고 기술을 실현해냈다. 이 연구를 진행하게 된 것은 연구팀 한 학생의 우연한 발견 덕분이었다. 5년 전 화학과 박사과정이었던 황재권 학생이 아주 얇은 유기막에 인쇄하는 법을 알아낸 것. 한번에 찍어내는 인쇄는 도장에 액체를 발라 찍은 뒤 말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나노미터(nm) 단위의 얇은 유기막에 액체 발라 찍으면 액체가 모두 퍼져 인쇄가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 학생은 발상을 전환했다. 유기막을 완전히 말린 다음 ‘액체 층’을 깔고 찍는 방식을 시도한 것이다. 그 결과 나노미터 단위도 인쇄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발견이 성 교수 연구의 시작이다. 연구는 화학과 대학원 학생들과 함께 5년간 진행돼 완성된 연구를 발표했다. 이 기술은 최종적으로 전자 소자 디스플레이에 쓰이기 때문에 단순히 화학과에서만 할 수 없었다. 전자과 교수를 비롯한 여러 전문가의 자문을 받으면서 연구를 진행했다. 종이처럼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이렇게 완성된 연구는 나노미터 단위의 유기물 나노와이어를 인쇄해 패터닝, 즉 정렬할 수 있는데 의미를 가진다. 정렬된 나노와이어를 디스플레이에 적용하면 ‘완전히’ 휘어지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 현재 생산되는 디스플레이는 강화유리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자유자재로 휘어질 수 없다. 하지만 나노와이어로 만들어진 디스플레이는 마치 종이나 얇은 플라스틱처럼 자유롭게 휘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디스플레이는 웨어러블 컴퓨터(Wearable computer; 착용 가능한 컴퓨터)로도 활용할 수 있다. 그런데 왜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기업들은 이 기술을 활용하지 않을까. 시장이 없을뿐더러 초기 비용이 많이 들고 굳이 실험적인 생산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기술을 활용해 디스플레이를 대량으로 제작하려면 기계를 만들어야 한다. 성명모 교수는 “상용화가 바로 가능하게 완성된 기술”이라며 “이 기술을 사용하는 기업이 나타나고 새로운 시장이 열릴 때까지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보이지 않는 나노를 연구한다는 것 나노미터(nm)는 ‘10억분의 1미터’다. 눈은 물론 일반현미경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보이지 않는 나노를 연구하는 것은 어렵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업을 하려면 일단 작업을 완료한 후에 성공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나노 연구는 기본적으로 기술이 굉장히 어렵고 손을 많이 타는 작업입니다. 실험이 잘됐는지 안됐는지 확인하려면 작업을 완료한 뒤 일반현미경도 아닌 전자현미경으로 봐야 하죠. 그만큼 시간이 오래 걸리는 연구입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나노 입자를 다룸에도 장비가 만만치 않아 손으로 직접 작업했다. 인쇄를 위한 액체층을 손으로 직접 바르고 깔아야 했다. 개인의 손재주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학생 열 명이 작업을 하면 한 달 동안 한 명도 제대로 해내지 못합니다. 6개월이 지나야 두 세 명 감을 잡기 시작하고 일년이 지나고서 다섯 명 정도의 학생이 숙련된 작업을 할 정도로 까다로운 작업입니다. 더 효율적인 작업을 위해서는 장비 개발이 필수죠.” 성 교수는 “잉크를 묻히는 것이 제일 어려운 만큼 쉽게 그리고 한번에 다양한 잉크를 묻힐 수 있는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도입해야 합니다.”며 “노즐로 잉크를 주입한다면 다양한 종류 잉크를 인쇄할 수 있고 이 기술도 한 단계 더 발전 가능할 것입니다.”라며 이번 연구의 발전 방향을 언급했다. 연구는 뛰어난 두뇌보다 ‘창의력’과 ‘노력’ 성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 외에 두 가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첫 번째는 2년 전부터 시작한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지원하는 글로벌 프론티어 사업으로 태양 연료전지를 만드는 것이다. 이 연구는 성 교수의 전문 분야인 나노화학을 적용해 재생 가능하고 더 효율적인 솔라셀 연료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두 번째는 삼성 디스플레이와 산학협력연구로, 이번 논문의 기술을 심화연구 중이다. 성명모 교수는 연구자가 갖춰야 할 두 가지 필요조건으로 창의력과 노력을 꼽았다. 둘 중 하나만 부족해도 안 된다는 것. “지식이 부족해도 창의력과 노력을 갖춘다면 연구는 성공할 수 있습니다. 머리가 좋은 것과 창의력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학창시절에도 학업 이해도와 성취도는 떨어지지만 유달리 창의력이 뛰어난 학생들이 있죠. 이 학생들은 자신의 분야에서는 누구보다 뛰어난 성취를 보여줍니다. 연구도 마찬가지죠. 지식이 많고 머리가 좋다고 성공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연구는 새로운 시도와 창의성이 필요하고, 창의성을 성과로 만들 수 있는 노력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서미량 학생기자 minyang08@hanyang.ac.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박보민 사진기자 marie91@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