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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 31 중요기사

[학술][이달의 연구자] 김은규 교수(물리학과)

탈원전이라는 키워드가 부각되면서, 다른 신재생에너지로 원자력발전을 대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 이와 별개로, 재생에너지인 태양광에너지에 대한 과학자들의 연구는 예전부터 꾸준히 진행됐다. 다양한 종류의 태양전지가 연구되는 와중에, 2010년대 들어 연구 중인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태양전지가 급격한 효율상승을 보이고 있다. 가장 최신 연구에 우리대학 김은규 교수(물리학과)가 참여해 이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찾아냈다. ▲지난 25일 자연과학대에 있는 연구실에서 김은규 교수(물리학과)를 만나 이번 성과에 대해 들었다. 다양한 소재로 개발된 다양한 태양전지 모든 빛은 에너지를 갖고 있다. 특히 태양광의 경우 상당한 양의 에너지를 보유하고 있다. 생명이 처음 생겼을 무렵부터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태양광에서 에너지를 얻었다. 사람 또한 오래전부터 태양에서 오는 에너지를 사용했지만, 태양열이 아닌 태양광을 이용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터빈을 이용해 전류를 얻는 태양열 전지와는 달리 태양광 효과는 광기전효과(photovoltaic effect)라는 미시 단계의 복잡한 물리 효과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1839년 프랑스의 물리학자 에드먼드 베크렐이 세계 최초로 태양광 발전에 쓰이는 태양전지를 발명했다. 이후 알버트 아인슈타인, 얀 코흐랄스키 등의 과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태양전지가 발전해왔다. ▲NERL(미국 재생에너지연구소)가 내는 태양전지 관련 효율표로 붉은 테두리로 표시된 점이 KRICT/UNIST가 이번에 김은규 교수가 공동 연구한 태양전지를 나타낸다. 최근 몇년 간 급속한 효율 상승을 보였다. 김 교수와 함께한 이번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이유를 밝혀냈다. (출처: NERL) 현재는 여러 기업과 대학의 연구소에서 태양전지를 연구 중이다. 초기 연구자들은 주로 실리콘을 이용해 태양전지를 만들었다. 현재는 실리콘 외에도 여러 소재를 이용한 태양전지들을 개발했고, 각 연구소에서 개선하는 중이다. 여전히 실리콘 소재의 태양전지가 제일 좋은 효율을 보이지만, 매우 높은 개발 단가로 인해 우주선 등에만 쓰인다. 결정구조 내 결함 줄이는 방법 찾아 효율 높였다 김은규 교수가 이번에 연구한 태양전지는 페로브스카이트라는 독특한 결정구조를 갖는다.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은 러시아 과학자 페로브스키를 기념하여 명명한 구조체다. 유기 양이온과 무기 양이온, 산화물을 포함한 음이온이 각 꼭짓점과 변의 중앙, 모서리에 위치한 특별한 구조의 물질이다. 특히 무기물과 유기물이 결합한 ‘무·유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경우 국내 연구진인 KRICT(한국화학연구원)와 UNIST(울산과학기술원)의 연구를 통해 발전효율을 20.0%까지 높인 상태였다. 김 교수는 양자 구조에 대한 이해도를 인정받아 이번 연구에 참여했다. 기존 연구진은 무·유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통해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지난 5년 동안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태양전지의 효율은 급격히 높아졌어요. 헌데 이 급격한 상승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죠.” 태양전지를 합성하는 기술은 계속 발전했지만, 기술의 근본적인 원리를 알지 못했다. 때문에 그들은 김 교수에게 공동연구를 제안했다. “저희 연구실의 핵심 기술 중에 ‘DLTS’(Deep-Level Transient Spectroscopy)라는게 있어요. 깊은 준위 내의 결함 상태를 찾는 기술인데 국내에서 손꼽히죠.” 깊은 준위 불순물로도 불리는 이 결함은 반도체를 제작하다 보면 생길 수 있는 결함이다. 이 내부 결함이 있으면 전류가 흐를 때 내부에서 재결합이 일어나 에너지 변환에 손실이 생길 수 있다. “저희 연구실에서 샘플을 받아 DLTS를 측정했어요. 예상했던 대로 효율이 좋은 쪽이 결함도 적었죠. 구체적으로 효율과 결함의 비율을 비교 계산했더니 정확히 맞아떨어졌습니다.” 김 교수가 수행한 연구를 통해, 이번에 제어한 결함상태가 태양전지 효율에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어지는 연구서도 해내겠다 “이제 시작입니다. 이번에 제어한 결함 외에도, 전지 제작시 여러 종류의 결함이 형성되죠. 이들 또한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것 입니다.” 이번 연구는 그 효율을 인정받아 <사이언스>에 실렸으며, NERL(미국 신재생에너지연구소)에서 내는 이번 연구를 통해 효율을 많이 끌어올렸지만, 아직 출발 단계라고 김 교수는 말한다. 벌써 이번 연구에 참가한 이들과 만나 후속 연구 계획을 논의했다고. 또한 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우리 연구실이 가진 DLTS 방법이 큰 역할을 했다”며 “후속 연구서도 가진 지식을 통해 개발 중인 태양전지를 알고 개선하는데 일조하겠다”는 자신감을 비쳤다. ▲이어질 후속 연구에서도 김은규 교수의 역할은 크다. 김 교수에게서 축적된 지식의 자신감이 엿보였다. 글/이상호 기자 ta4tsg@hanyang.ac.kr 사진/김윤수 기자 rladbstn625@hanyang.ac.kr

2017-05 31 중요기사

[학술][이달의 연구자] 최동호 교수(의학과)

간은 신장과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많이 이식 받는 장기다. 매년 1000 건 이상의 간이식 수술이 시행된다. 그런데 간을 이식하고 나면 간과 십이지장을 잇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담도'라 하는데, 기존에는 담도를 제작하기 어려워 짧은 채로 이을 수 밖에 없었다. 이번에 최동호 교수(의학과)가 연구한 인공 담도 제작 기술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게 됐다. 3D프린터를 이용한 관 제작 담관이라고도 불리는 담도는 담즙이 흐르는 길이라는 뜻에서 그 이름이 붙었다. 담즙이 간에서 분비되면 담도를 타고 십이지장으로 흘러 들어간다. 담즙은 혈액 내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데에도 쓰이며, 십이지장에서 지방이 흡수되는 것에도 큰 도움을 준다. 이토록 중요한 담즙이 운반되는 담도인데, 여러 이유로 담도가 유실되는 경우가 있다. 기존에는 사람마다 필요한 모양도 다르고 그 모양이 매우 복잡해 간과 십이지장을 가까이 붙이는 등의 방법으로 이를 해결해야 했다. ▲CT 등을 이용해 얻은 형태를 CAD로 구현, 3D 프린터로 제작해 원하는 형태의 담도를 만들 수 있다. (출처: 최동호 교수 논문) 최동호 교수 연구팀은 3D 프린터를 사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의학용 3D프린터로 모형을 제작한 후, 담도 세포를 만들 수 있는 줄기세포를 모형에서 배양해 뒤덮게 만든다. 그 후 모형을 제거하면 만들고자 한 형태의 담도가 제작된다. 최 교수 연구팀은 토끼의 담도를 제작해 이식하는 실험을 통해 만들어진 담도의 활용성을 확인했다. 최 교수는 “이제 담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새로이 이식 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가족에도 이식할 수 있는 세포 만들어야 한다 최동호 교수는 외과 전문의로서 수십년을 살아왔다. 현재 연구 중인 인공 간은 외과의로서 간 이식 수술을 하면서 필요성을 느꼈다. “간 이식을 수술을 위해서는 기증받은 간이 필요해요. 혹은 인공적으로 간을 만들어야 하는데, 현재도 그렇지만 기증받은 간도 부족해 인공 간을 만드는 연구를 시작하게 됐죠.” 이번에 연구한 인공 담도 역시 이러한 인공 간 연구의 연장선상에 있다. 또한 최 교수는 우리 대학 내에 ‘HY 인당 재생의학 줄기세포연구센터’라는 교책연구센터를 만들어 다양한 분야의 교수들과 함께 인공 간을 연구하고 있다. ▲최동호 교수(의학과)는 "인공 간을 위해 수십년을 연구해 왔다"며 "주위 사람에게도 이식할 수 있는 안전한 장기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긴 세월 연구했는데 그 결실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어요. 여태까지 깜깜한 곳을 걸어가는 기분이었는데, 이제 빛이 보이는듯 하죠.“ 아직까지는 인공 간 기술이 효율적이지 않아 상용화되진 않았다. 하지만 머지않아 간 이식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인공 간을 쓸 수 있게 될거라 최 교수는 말한다. “인공 간이 있다면 환자에게 이식할 수도 있고, 그 환자에게 특정 약을 투여했을 때 반응을 인공 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요. 필요 시에는 혈액 투석기에도 쓸 수 있고. 하는 일이 많기에 만들 수 있다면 쓰임새도 많습니다.” 앞으로의 연구를 통해 간 관련 기술을 선도해가겠다는 것이 최 교수의 다짐이다. 글/이상호 기자 ta4tsg@hanyang.ac.kr 사진/문하나 기자 onlyoneluna@hanyang.ac.kr

2017-05 03 중요기사

[학술][이달의 연구자] 사람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새로운 모형 제시

영화 속 수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는 장면들. 과거에는 많은 사람들을 단역으로 섭외해야 가능한 촬영이었다. 컴퓨터 그래픽스, 흔히 CG(Computer Graphics)로 잘 알려진 분야의 발달은 몇몇 사람의 동작을 촬영해 늘리는 방식으로 촬영 비용을 크게 줄였다. 또한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촬영할 수 없는 위험한 장면들을 영상에 담을 수 있게 만들었다. 권태수 교수(컴퓨터소프트웨어학과) 최근 연구를 통해 컴퓨터 그래픽스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모형을 제시했다. ▲지난 1일 권태수 교수를 만나 이번 연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사람의 움직임을 단순화시켜 따라한다 일반적으로 컴퓨터 그래픽스라 불리는 분야에는 다양한 세부 기술이 들어간다. 권 교수는 그 중 가상환경에 인간, 동물, 자동차 등의 움직임을 재현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이 기술이 발전해감에 따라 영화 촬영에서는 위험한 장면이나 많은 단역이 필요한 장면의 제작이 간편해지고 있다. 그 뿐 아니라 게임처럼 실시간으로 이용자가 조종하는 캐릭터의 경우에도, 움직임에 대한 연구는 필수. 특히 사람 모습의 캐릭터는 조금만 어색하게 움직여도 사람이 아니라 ‘로봇’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때 어색하지 않은 동작을 구현하기 위해 ‘모션 캡처(Motion Capture)’라는 기술을 사용한다. 이는 배우가 특수한 옷을 입고 움직이면 이를 프로그램에 데이터로 입력하는 것. 입력된 동작을 통해 가상환경 속 캐릭터의 동작을 만들어 낸다. 이 과정에서 동작을 일반화하는 모형이 필요하다. 누적된 데이터만으로는 제자리 뛰기나 언덕 걷기 등의 모습을 완벽하게 구현할 수 없기 때문. 움직임에 대한 데이터에 이를 일반화하는 모형을 적용해 컴퓨터가 동작을 따라하기 쉽게 만든다. ▲배우가 움직인 동작을 캡처해 프로그래밍된 로봇이 이를 재현한다. 배우의 모습을 캡처한 것(위)과 컴퓨터로 구현한 것(아래)의 차이가 크지않다. (출처: 권태수 교수 논문) 기존 모형을 보완하는 모형 고안하다 이번에 권 교수는 기존 모형의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모형을 고안했다. 기존에는 IPM(Inverted Pendulum Model, 역진자 모델)이라는 모형이 움직임을 구현하는데 쓰였다. IPM은 움직이는 기계의 균형을 맞추는데 쓰이는 역진자 시스템에서 고안된 것으로, 거꾸로 된 진자의 흔들림이 균형을 맞추는 방식을 사람의 움직임에 적용한 것이다. IPM은 사람의 움직임이 앞뒤로 흔들리는 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새 모형은 역진자와 사람의 움직임 사이의 오차를 줄이기 위해 운동량 사상(Momentum Mapping)을 적용했다. 사람이 달리기 등의 동작을 할 때 무게중심이 일정하게 기울어진 채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이다. 이 발상을 전제로 만든 새 모형에는 MMIPM(Momuntum-Mapped Inverted Pendulum Models)라는 이름을 붙였다. MMIPM을 사용해 동작을 구현한 결과, 기존의 모형보다 뚜렷하게 자연스러움을 인정받아 세계적인 컴퓨터 그래픽스 저널인 ‘ACM 그래픽 분야(Transactions on Graphics)’에 게재됐다. ▲기존의 모형 (a)보다 (b)가 달리기 등의 동작 구현에 더 용이하다. (출처: 권태수 교수 논문) 수년 뒤에도 쓰일 수 있는 정교한 기술 연구 이번 연구는 컴퓨터 그래픽스 분야의 기초 연구로, 상용화를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현재 영화나 게임 산업에서 쓰이는 아이디어가 만들어진 시기를 생각하면 이는 당연한 것. 그렇기에 이번 연구는 오히려 몇 년 후를 바라보는 연구가 된다. 권 교수는 이번 연구 이전에도 끊임없이 가상환경에 움직임을 구현하는 법을 연구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2014년에 발표한 연구로, 당시 권 교수는 근육에 따른 움직임을 연구해 근육 손상 등이 움직임에 미치는 영향을 가상환경에 구현해냈다. 후속연구를 통해서도 움직임의 원리를 밝혀내 구현하겠다는 권 교수. 그의 연구를 통해 만들어진 더 자연스러운 캐릭터들이 기대된다. 글/이상호 기자 ta4tsg@hanyang.ac.kr 사진/최민주 기자 lovelymin12@hanyang.ac.kr

2016-12 01 중요기사

[학술][이달의 연구자] 조준형 교수(물리학과)

물리학에서 세상은 '거시세계'와 '미시세계'로 나뉜다. 거시세계는 우리가 흔히 눈으로 볼 수 있는 세계를 말하며, 미시세계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매우 작은 세계를 말한다. 문제는 미시세계의 물질들이 거시세계와 다른 성질을 보이기 때문에, 나노구조(Nanostructure)에 대한 연구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나노구조에 대한 연구는 매번 개별적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그간의 연구 결과를 통합할 필요가 있었고, 조준형 교수(물리학과)와 연구진이 지난 30년 동안 쌓인 연구 결과를 통합하는 이론을 제시했다. 축적된 연구 통합하는 이론 제시 “새로운 퍼즐 조각을 발견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지만, 오랫동안 쌓인 퍼즐조각들로 하나의 그림을 만드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지난 30년 동안 나노구조의 일종인 나노선(Nano wires, 원자가 1차원 선 모양으로 나열된 것)과 나노필름(Nano films, 원자가 2차원 면 모양으로 펼쳐진 것)의 형성에 대한 연구는 무수히 많았다. 하지만 대부분 금속의 종류에 따라, 나노선과 나노필름마다 따로 연구가 진행돼 일반적인 경향을 찾기 어려웠다. “30여년 동안 진행된 수많은 실험 및 이론 연구들이 흩어져 있는데, 이를 통합시킬 이론이 필요해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조준형 교수의 연구팀이 이런 연구를 시작한 이유다. 기존에 반도체 표면 위 다양한 1, 2차원 나노구조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던 것이 유용했다. 나노구조를 이해하려면 우선 미시세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거시세계의 경우, 자연계열 학생이라면 고등학교 때부터 배우는 ‘뉴턴 역학’을 바탕으로 물리 현상을 설명한다. “하지만 미시세계, 특히 이번에 연구한 나노미터 크기(원자, 분자 크기) 수준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뉴턴 역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 이 현상들은 우리의 직관과는 맞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양자 역학’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통해 설명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에너지의 크기나 파장이 변하는건 연속적으로 생각한다. 가령, 소리의 크기나 호수의 물결, 불의 세기와 같은 것이 변하는 것을 이어진 그래프로 나타낸다. “미시세계에서는 다릅니다. 에너지의 크기나 파장이 변할 때 띄엄띄엄 변하며, 이를 양자화 돼있다고 합니다. 이번 연구에서 다룬 나노선과 나노필름 또한 무조건 하나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선호하는 길이 또는 두께로 형성되는 것입니다.” 밀도범함수를 통해 본다 이번 연구에서 쓰인 주된 이론은 ‘밀도범함수 이론’이다. 양자역학에 기초해 물질의 전자구조와 물성을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이다. 물질의 전자가 가질 수 있는 분포와 전자기적, 광학적 성질 등을 알 수 있다는 것. “최근 컴퓨터의 발달에 힘입어 다양한 물질계에 적용되고 있는 이론입니다. 1998년에는 노벨 화학상을 받기도 했었죠.” 이 이론을 활용하면, 기존의 복잡했던 슈뢰딩거 방정식을 이용하지 않고도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최근에는 양자역학 이외의 분야에서도 쓰이기도. “우리 연구실에선 밀도범함수 이론을 이용해 물질의 에너지, 전자상태 및 에너지준위, 전 밀도와 같은 물리량들을 계산했습니다.” 나노구조를 파악한 방법 또한 흥미롭다. 여기에는 ‘결함’(Defect)이라는 개념이 중요하다. “고체에는 원자들이 주기적으로 배치돼 있어요. 어느 지점에서 이러한 주기성이 깨지는데, 물리학에선 이를 ‘결정결함’(crystallographic defect)이라고 합니다. 한 개의 원자가 있어야 할 위치에 없는 경우를 ‘점결함’(point defect), 여러 원자가 면 모양으로 없는 경우를 ‘면결함’(planar defect)라 부르는 식이죠.” 이번 연구에서 파악한 나노구조들 또한 결함을 이용해 파악했다. “특정 길이를 갖는 나노선은 무한정 긴 1차원 원자선 어딘가에서 점결함이 생긴 것으로, 특정 두께를 갖는 나노필름은 무한정으로 큰 3차원 물질의 어느 두께부터 면결함이 생긴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프리델 진동 통해 파악해 이 결함을 찾는데 사용된 것이 바로 ‘프리델 진동’(Friedel oscillation)이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특정 길이나 두께를 갖는 물체는 무한정 크거나 긴 물체에 결함이 생긴 것으로 바꿔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때 고체 안의 전자들이 결함과 상호작용하며 전자밀도파(파동의 일종)를 형성하고, 이를 프리델 진동이라 합니다.” 잔잔한 호수에 돌멩이를 던지면 물결이 생기듯, 주기적인 배열에 결함이 생기면서 진동이 발생하는 것이다. “나노선의 길이는 프리델 진동의 파장과 일치할 때, 에너지가 안정됩니다. 이때 프리델 진동의 주기(그리고 파장)은 나노구조의 성분 및 직경에 따라 결정됩니다.” 이 주기에 따라, 각각의 나노선과 나노필름의 길이와 두께가 선호되는 것이다. ▲ 나노선의 직경이 커짐에 따른 모양 변화와 매직 렝쓰(Magic length)가 나타나는 주기를 나타낸 그래프. 주기율표에서 1열과 11열에 존재하는 나트륨, 금, 은 등은 직경이 커질수록 주기가 증가하고, 그 외의 금속들은 감소하게 됨을 알 수 있다. (출처: 조준형 교수) 이 주기에 따라, 각각의 나노선과 나노필름의 선호하는 길이와 두께가 결정되며 이를 ‘매직 렝쓰’(Magic length)라 한다. “나노선의 경우 리튬, 나트륨과 같은 알칼리 금속과 금,은이 포함된 주기율표 11번째 열의 금속들은 직경이 커질수록 매직 렝쓰가 나타나는 주기가 길어집니다. 반대로 주기율표 11번째 열을 제외한 3열부터 15열까지의 금속원소들은 직경이 커질수록 매직 렝쓰가 나타나는 주기가 짧아짐을 발견했습니다.” 한가지 주목할 점은 나노선의 직경이 커지다 보면 어느 순간 나노필름과 같아진다는 점이다. “이는 곧 나노선이 충분히 두꺼워지면 이는 나노필름의 두께를 따지듯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a)부터 (e)까지는 각각 나노선의 직경에 따른 모습과 단면을 보여준 것이며, (f)는 나노필름의 단면을 보여준 것이다. (출처: 조준형 교수) “과학은 경험과 소통을 통해 발전한다” 현재 조 교수는 중국에서 연구년을 보내고 있다. 이번 연구는 중국과학기술대학(USTC) 및 정저우대학(Zhengzhou University) 연구팀과 공동연구로 진행했으며, 우리대학에서는 조 교수가 교신저자, 이세호(물리학과 박사과정) 씨가 제2저자로 참가했다. 조 교수는 연구로 바쁜 와중에도 우리대학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한다고. “비록 몸은 타지에 있지만 수시로 학생들과 연락합니다.” 주로 화상보고나 이메일을 통해 연구 진행 상황을 보고받고 있다. “많은 경험과 소통을 통해, 과학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속적으로 연구 진행 상황을 보고 받는 것도 그 때문이죠.” 한편 조 교수는 이 연구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나노구조물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우리 연구실에서는 나노 분야 뿐만 아니라 표면 분야, 토폴로지 분야를 융합시켜 연구하려 합니다. 즉 나노구조물이 고체 표면에 형성될 때 나타날 수 있는 새로운 상태를 발견하고, 여러 상태들 간에 나타나는 현상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 교수의 연구분야인 물리학, 특히 나노구조는 일반인에겐 무척 낯선 분야다. 그러나 이는 기초과학으로서 이후 공학의 발전과 기술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우리 삶에 많은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조 교수의 향후 연구에 더더욱 눈길이 가는 이유다. ▲조준형 교수(물리학과)는 앞으로 이번 연구에 이어 물리학의 나노 분야와 다른 분야들을 융합한 연구를 할 계획이다. (출처: 조준형 교수) 이상호 기자 ta4tsg@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