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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1 15

[오피니언]디지털 시대 문맹 퇴치를 위해서 [김상수]

디지털 시대 문맹 퇴치를 위해서 김상수 교수(디지털경제경영대 디지털경영학과) 우리가 살고 있고, 우리의 학생들이 살아가야 할 시대의 특성을 하나의 단어로 정의하라면 'digital'이라는 단어가 가장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디지털 시대에 무슨 문맹(illiteracy)인가 하겠지만, 디지털 시대에도 퇴치해야 할 문맹이 있고, 이 같은 문맹을 퇴치해야만 디지털 시대에서 경쟁력을 갖는 구성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첫번째 문맹은 정보기술 문맹(IT illiteracy)이다. 디지털 시대에서 기본적으로 퇴치해야 할 문맹 중 하나는 기본적 정보 기술의 활용 능력 부족이다. 10여년 전에는 워드 프로세서만 다룰 줄 알아도 취업이 되었던 시절이 있었고, 불과 몇 년 전에는 인터넷 검색사가 유망한 직업이라고 이에 관련한 자격 시험이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 시대에 이러한 능력을 가졌다고 누가 취업을 할 수 있겠는가? 지금 시대에는 인터넷,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데이터 베이스, 멀티미디어 등의 기본적인 IT 기술의 활용 능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직장에서 '저 학교에서 이런 것 안 배웠는데요!'라고 답할 때 여러분의 동료나 상사가 쳐다보는 눈길은 어떠할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 오싹한 기분이 들 것이다. 두 번째 문맹은 정보 문맹(information illiteracy)이다. 우리가 고민해야 할 또 다른 문맹은 정보 분석 능력의 부족이다. '빠르고, 복잡하고, 통합되는 시대'가 특징인 디지털 시대에서는 다양한 유형의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정확하게 수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의사결정에 필요한 자료를 신속하게 수집해서 정확하게 분석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보 분석 능력이 필수적이다. 정보 분석 능력은 각 전공 분야에서 배운 탄탄한 전공 지식을 현장의 문제에 끊임없이 적용하는 훈련을 해야만 향상될 수 있다.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지식은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기업의 신제품 수요 예측을 정확하게 하는 관리자와 틀리게 하는 관리자, 주가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애널리스트와 엉터리로 하는 애널리스트, 환자의 병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의사와 오진하는 의사, 기업의 문제를 정확하게 진단해서 해결하는 컨설턴트와 혼란만 가중시킨 컨설턴트, 제품의 설계를 정확하게 하는 설계자와 그렇지 못한 설계자...어느 집단에 우리가 속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세 번째 문맹은 지식 문맹(knowledge illiteracy)이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경영학 역시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필자의 전공 분야인 경영 정보시스템 분야에서는 1년 전 강의 노트의 절반 이상을 바꾸어야 할 정도로 지식의 변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시대에서는 새로운 지식의 검색, 활용, 창조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생존하기가 힘들 것이다. 따라서 각 자가 속해있는 분야의 변화를 체계적으로, 동태적으로, 입체적으로 분석해서 필요한 지식을 찾아내고, 활용하고, 창조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한정된 시간과 능력 속에서 필요한 지식을 찾아내고 준비하는 전략적 마인드가 필요하다. 중국 영화 〈동방불패〉에서 땅 위만 걸을 수 있는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과 물 속과 하늘을 날아 다닐 수 있는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의 경쟁력 차이는 주인공과 엑스트라의 차이로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문맹은 문화 문맹(culture illiteracy)이다. 문명과 역사라는 기반에 사회와 문화 시스템이 있고, 그 위에 정치, 교육, 법률, 경제 시스템이 있고, 그 위에 경제 주체인 기업과 우리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기반인 사회와 문화 코드를 읽어 내지 못하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은 일거에 가치가 없어질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살고 있고, 살아가야 할 사회와 문화를 이해하고 분석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기업들도 세대별, 성별, 직업별, 지역별, 국가별 문화와 그 차이를 읽어 내지 못하면 경쟁력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 수 없다. GOD, HOT, 스타크래프트, 핸드폰의 문화를 이해하지 않고는 최근의 청소년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HOT가 TV에 나온다고 저녁 식사시간에 10번 이상 걸려 오는 우리 딸과 그 친구들의 핸드폰 문화와 우리 부부의 문화와의 충돌은 피할 수 없지만 말이다.

2002-01 08

[오피니언]건축교육, 무엇이 문제인가?[박용환]

박용환 교수(공대 건축공학부) 우리는 현재, 건축교육이 당면하고 있는 과제가 무엇인가를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것의 해결책이 얼마나 중요하고 시급한 것인가를 모두 공감하고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주저하거나, 침묵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먼저, 건축교육의 개혁은 왜 필요한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 이미 주지하는 바와 같이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로 세계의 시장이 통합됨에 따라 국제 질서가 하나의 틀 속에서 그 기준에 맞추어 움직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문직은 그 자격요건이 국제적 검증에 관한 절차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축사(Architect)와 같은 전문 서비스 분야에 관련된 자격의 국가간 상호인정 문제는 전문적 건축교육이 전제조건이 된다. 따라서 자격의 국가간 상호 인정을 위하여 요구되는 최소한의 국제기준에 의하여 건축교육의 방향, 교육형식 및 연한, 교육내용과 시설기준을 맞추는 것은 건축산업과 교육계가 대외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 단계라고 생각된다. 미국의 경우 미국건축인증위원회(NAAB)에서, 영국의 경우 영국왕립건축가협회(RIBA)에서 교육의 내용과 기준의 검증을 위한 인증제도가 정착되어 있을 뿐 아니라, 국제적 인증서비스까지도 표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아시아권에서도 마찬가지로서, 최근 미국건축가협회(AIA)와 함께 국제건축가연맹(UIA)의 산하 기구에서 추진하는 국제기준 마련에 동참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건축사 등록법을 마련하고 동시에 미국건축사등록원(NCARB), 미국건축가협회, 영국왕립건축가협회, 홍콩건축가협회(HKIA)등의 도움으로 국제적 수준의 건축교육 인증기준을 마련하는 등, 시장개방에 활발히 대처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과거의 오랜 건축교육의 체제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대응하려 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50여년 동안 건축학과 건축공학의 통합교육에 따른 문제점들을 인식하고, 건축사와 기술사의 국제적 기준에 의거한 전문적인 실무교육과 대외 경쟁력 강화 등의 필요성을 강조하여 왔으나, 구체적이고 현실적 대안의 부재로 가시적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급변하는 개방 경쟁 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할 현 시점에서 국가간의 쌍무협상에 대응할 수 있는 건축교육의 인증기준이 여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사실은 그것으로 인하여 가까운 장래에 예상되는 국가적 손실은 지극히 클 것으로 생각된다. 이상과 같은 배경으로 인한 국내 건축관련단체 및 건축인의 위기의식과 노력은 특히, 5년의 건축학 교육 과정을 확정한 일부 대학교는 2002학년도 신입생을 현재 모집 중에 있을 뿐만 아니라 종래 공과대학의 소속으로부터 분리하여 단과대학, 즉 건축대학으로서 새로이 출범한 대학들이 나타나고 있다. 전반적으로 보면 건축학의 경우, 현재 세 가지 대안이 중점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 같다. 5년제의 건축학 학사 과정, 4+2년제의 건축학 석사 과정, 3년 이상의 건축학 석사 과정 등이 그것인데, 여기에다 건축공학분야와의 관계, 건축전문대학원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서 교육의 형식과 내용은 크게 달라진다. 또한, 특정한 학문과의 연관을 고려할 경우에는 건축교육의 질적 차별화를 기대할 수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심히 우려되는 점은, 앞으로 일어나게 될 건축교육의 변화가 자칫 또 따른 획일화를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산업구조의 특성이 다르고, 문화와 관습이 서로 다른 지역적 특성을 교육의 기초와 목표로 삼지 않는 한, 건축교육은 국제 사회에서 독특한 가치를 형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어떠한 교과과정이 인증의 대상이 될 경우, 그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지금부터 연구해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새로이 달라져야 하는 건축교육의 내용과 기준을 보면, 세계무역기구는 건축 설계용역에 관한 다자간 협상기준을 국제건축가연맹(UIA)에 위임하였고, 여기에서 '건축실무에 관한 전문성 국제권고기준에 관한 협정'을 1999년 6월 제 21차 북경총회에서 채택한 바 있다. 동 협정에서는 건축사 자격의 국제인정을 위해 최소 5년 이상의 건축교육기간을 이수하고 최소 2년 간(향후 3년 목표)의 수련기간을 거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교육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졸업을 위한 최소 이수 학점 수는 160학점이며, 이것은 다섯 가지의 영역(교양, 문화, 설계, 기술, 실무, 선택)으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교육목표, 교과과정 및 교과목 등의 설치는 대학교의 고유 권한에 속한다. 이처럼 건축교육에 있어서 개혁은 불가피하고 그 대응책이 지금 우리들에게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을 위한 문제점은 과연 무엇인가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대학의 학사운영 측면에서 보면, 건축교육은 건축사 즉, 건축설계를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법률적 자격을 지닌 사람이나 그 자격을 취득하기 위한 교육을 의미한다. 따라서 건축교육을 위한 교과과정 및 교과목 및 그 내용은 전문 교육이 가능하도록 구성되어야 한다. 이것은 국가에서 관리하는 자격증 취득을 위한 전제 조건이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게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다. 5년이라는 기간(4년의 학부를 유지하면서 대학원에서 전문 학위를 수여하는 경우는 별개의 문제이지만)을 기존의 체계 내에서 운영하는 문제, 교양과목 및 선택과목을 다변화하는 문제, 특히 학부제(학부제는 전공필수를 최소화한다)라는 틀과 건축교육의 전문화가 서로 대립하는 문제 등은 교육개혁을 위해서는 당장에 해결되어야 하며, 또한 대학교와 같은 고등교육기관의 건축교육은 전문학위의 취득을 위한 것임을 적극 홍보함으로서 학생들의 혼란을 줄여나가야 될 것으로 생각된다. 다음으로, 제도적 변화에 관한 측면에서 보면, 건축사는 사회적 책임과 동시에 법률적 지위를 가진다. 따라서 건축교육의 개혁은 교육 그 차체의 질에 대한 평가에 머물지 않으며, 건축을 둘러싼 제반 제도의 개혁으로 이어져야 한다. 우선 각종 시험 및 고시의 형식과 내용에 관한 제도가 달라져야만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건축학 교육 인증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일이다. 그러나 현재 국제 기준에 맞는 인증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한국공학교육인증원(ABEEK)을 상대로 건축학 인증기준을 제출하게 되는 모순을 먼저 해결해야만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육내용의 변화에 관한 측면에서 보면, 건축의 핵심분야로서 건축실무 교육은 국가의 산업구조와 문화적 특성 및 그 사회에 있어서 해당분야의 전문성에 대한 성숙 정도를 반영하는 척도가 될 뿐만 아니라, 세계적 추세 또한 실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건축교육의 개혁은 학제간 그리고 학계와 산업계와의 협동 연구를 적극 필요로 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양자는 긴밀한 협력의 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며, 그 결과로 학문적 발전 뿐만 아니라 산업계가 요구라는 우수한 건축인력을 배출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의 세 가지 측면에서 본 문제를 요약해 보면, 교육인증원의 설립과 기준의 설정, 산학협력체제의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한 점으로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물론 이상에서 언급한 사항들 이외에도 총체적으로는 건축인력의 수급실태와 전망을 비롯하여 신입생 모집방법, 재학생의 평가방법, 교수업적 평가 등 교육기관 내부의 국부적인 사항에 이르기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너무나 많다. 끝으로, 교육 체제는 나라마다 자율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전문가를 국제적 질서에 따라 교류한다는 명분 하에 특정한 국가의 교육 체계를 그대로 모방하거나 이식할 수는 없다. 그것은 현실을 수용하면서 국제 사회의 요구를 발전적 방향으로 수용할 수 있는 교육적 제도를 확립해야만 할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우려되는 것은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아무리 문제의 해결이 힘들고 곤란하다 해도 각 대학은 그 나름대로의 건축교육의 개혁에 대한 진정한 스스로의 모습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것은 결코 획일적인 것일 수는 없으며, 진정한 의미의 차별화, 특성화가 무엇인가를 찾아야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