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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9 기획 >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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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 긴 이야기] 2017년, 내 인생의 선물 같은 한 해가 되길

이주비(한국언어문학과 14) 학생의 에세이

사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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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bj4C

내용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한 해를 열심히 보낸 나에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간을 선물하고 싶다. 1년이 지나 2017년을 마무리하며, 후회 없는 한 해였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길 바란다.

글. 이주비(한국언어문학과 14) / 그림. 안우정



인생 23년 차가 된 소감


스물세 살,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나이다. 스물세 살은 아직도 자신에 대해 잘 모를 나이다. 스물세 살은 미숙한 어른이다. 가끔은 자신이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을 잊기도 하는. 스물세 살은 그런 나이다. 2017년, 난 스물세 살이 됐다. 대학에 들어온 지 4년째다. 학교에 입학해서 정신없이 놀다 보니 1년이 지났고, 적응 좀 했다 싶으니 2년이,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렇게 3년이 지나 있었다. 사회에서 스물세 살은 풋풋한 대학생이지만, 학교 안에서는 늙은이 취급받기 십상이다. 안팎의 온도차가 이렇게 심하니 어서 빨리 취업을 해서 학교를 떠나는 게 답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4학년이 된 이상 이제 취업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금까지는 대학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따뜻하게 살았지만 1년 뒤에는 냉랭한 사회로 내몰리게 된다. 그때를 대비해 준비해야 한다. 누군가는 지금도 늦었으니 당장 목표를 정해서 달려가라고 내게 말한다. 하지만 솔직히 난 아직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또 다른 누군가는 바로 그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 나이라면, 그 학년이라면 ‘당연히’ 자신의 진로를 확실하게 정해뒀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그러나 나는 그들에게 반박하고 싶다. 과연 확신을 가지고 자신의 인생을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되느냐고. 당신의 인생은 그렇게 확신으로 가득 차 있느냐고. 벌써부터 주변의 지대한 관심이 나를 지치게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유익함

 
 
2016년의 나는 정신없이 달려왔다. 아니, 2016년만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나는 내내 옆에 어떤 풍경이 펼쳐져 있는지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달리기에만 급급했다. 그렇기에 나를 알아간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또한 방학을 쉬기만 하면서 지낸 게 손에 꼽을 정도다. 초등학생 때는 제외하더라도 중·고등학생 때는 공부하느라, 대학교 들어와서는 아르바이트하고 학원에 다니느라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없었다.

그래도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방학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대학교1학년 겨울방학을 꼽고 싶다. 그때 특별한 일을 한 건 아니다. 말 그대로, 정말 하는 게 없었다. 책을 읽고, 보고 싶은 영화와 드라마를 보고, 글을 쓰고, 잠도 자고 싶은 만큼 실컷 잤다. 그럼에도 왜 가장 기억에 남느냐고 묻는다면, 그 시간은 온전히 나만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라고 답하고 싶다. 게으름을 피우다 보면 온갖 잡념들이 날 사로잡았고, 내 존재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나태한 생활이 반복되면서 자기혐오의 감정도 들었지만 돌이켜보면 그 또한 다시는 없을 유익한 시간이었다. 나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언제 다시 주어질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때를 떠올리며 나는 다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 1월을 계획 중이다. 제대로 달리기 위해선 가끔은 뒹굴며 쉬는 시간도 필요하다. 이번 겨울도 그때의 겨울처럼 보내고 싶다. 그리고 난 같은 이유로 또 다른 계획을 세우게 됐다.

 

재충전, 그리고 다시 시작


난 느리더라도 신중히 결정한 나만의 길을 가길 원한다. 성급히 내린 결정을 믿지 못해서이기도 하고, 성격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고민 끝에 올해는 휴학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건 순전히 나를 위한 선택이었다.

나의 중·고등학교 시절은 학교와 집만을 오가는 틀에 박힌 생활의 연속이었다. 그 속에선 제한된 경험만 가능했다. 대학 생활 3년은 이런 나에게 그전의 19년간 배운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알려주었다. 특히 대학 생활은 특유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나를 알아나가는 데 도움을 줬다. 그렇지만 학교에 다니면서 하고 싶은 것들을 모두 하기란 너무 벅찬 일이었고, 난 내가 원하는 것들만 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해 휴학을 결정했다.

그러나 세상만사 내 뜻대로만 되지 않는 법. 누구보다 먼저 주위의 사람들이 나를 가만두지 않았다. 설령 그들이 직접적으로 표현하진 않더라도 무언의 압박을 주기도 했다. 아니면 나 스스로 휴학하는 이유가 타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해 뜨끔한 것일 수도 있다. 사실 그렇다고 해서 내게 특별한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내 마음대로 살아보는 것. 이게 다였다. 처음엔 도저히 이해 못 하시던 부모님도 나의 거듭된 주장에 결국 백기를 드셨다.

어찌 됐건 올해 나는 처음으로 제대로 된 나만의 시간을 갖게 됐다. 평생 나에게 이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그 어떤 것에 구속받지 않고 내 마음대로 살아볼 기회는 이번 한 번뿐인 것이다. 2017년을 어떻게 채워 나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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