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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 15

[기획]<`한양동문이 뛴다` 특집 6> 스포츠분야

'한양의 역사가 곧 한국의 스포츠사' 대한민국 드림팀 엮어낸 한양의 스타플레이어들 '많은 말이 필요치 않다.' 박찬호와 김남일, 정민태와 김세진, 이경수 등 수식이 필요 없는 본교 출신의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은 한국 스포츠의 메카가 어디인가를 단적으로 증명하는 존재들이다. 대학 스포츠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배구, 야구, 축구, 농구 등과 같은 구기종목에서부터 유도, 레슬링, 체조 등과 같은 개인종목에 이르기까지 본교 출신의 플레이어들은 프로팀과 국가대표팀을 넘나들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대다수 대학들이 특정 종목에서만 강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본교는 전 종목에 걸쳐 최정상급의 기량을 꾸준히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양의 역사는 곧 한국의 스포츠사에 다름하지 않는다. 깨지지 않는 전통, 영원한 배구의 제왕 본교 배구부의 명성은 다른 어느 종목보다 전통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현재 한국 배구계를 대표하는 지도자들로 자리한 송만덕(71년 졸), 강만수(78년 졸), 김호철(79년 졸), 신춘삼(79년 졸) 동문 등은 한양 배구의 1세대로 오랜 전통의 서막을 열었던 세대다. 현대캐피탈 배구팀 감독으로 활동 중인 송만덕 동문은 본교 감독 시절 대학리그 최다연승 기록을 세웠던 전설적인 인물로 꼽힌다. 현재 배구 대표팀과 각 실업팀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본교 출신 선수들이 모두 송 감독의 엄한 훈련을 거쳤다. 79년 본교를 졸업한 김호철 동문 역시, 현역시절 세계 최고의 세터 중 하나로 평가받던 플레이어로 현재 배구 명가인 이탈리아에서 지도자로서 그 실력과 명성을 인정받고 있다. 송만덕 감독의 뒤를 이어, 지난해부터 본교 배구팀을 이끌고 있는 신춘삼 동문은 전통적으로 힘과 개인기에 바탕을 두었던 본교의 플레이 스타일을 다양한 전술을 이용한 조직력의 배구로 변신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1세대 감독들의 뒤를 이어 현재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는 본교 출신들의 활약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김세진(96년 졸), 최태웅(99년 졸), 석진욱(99년 졸), 손석범(00년 졸), 이경수(01년 졸) 등은 한국 배구 대표팀의 주전급 선수들로 이른바 대한민국의 '어깨'들이다. '월드스타'란 별명으로 잘 알려진 김세진 동문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과 아시아의 대표적인 오른쪽 공격수다. 김 동문은 소속팀인 삼성화재의 슈퍼리그 6연패 기록을 달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으며 국가대표팀에서도 최고의 '에이스'로 인정받고 있다. 스카우트 파동을 겪으며 많은 배구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이경수 동문은 70년대 아시아 최고의 거포 공격수였던 강만수 동문과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제2의 강만수'라 불린다. 특히 이번 부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되면서 최고의 플레이를 통해 그간의 '마음고생'와 '공백'을 말끔히 털어낸다는 각오를 피력하고 있다. 이 외에도 수려한 외모와 카리스마로 여성 팬들을 사로잡았던 하종화(92년 졸) 선수를 비롯하여 강성형(93년 졸), 이병희(95년 졸), 신정섭(97년 졸), 이인구(98년 졸), 한희석(98년 졸), 백승헌(00년 졸), 이영택(00년 졸) 동문 등은 한국 배구사의 갈피갈피에 자리하는 거목들이다. 한국 야구사는 한양인으로 '만루' 배구보다 비록 공이 작다고 야구를 무시할 순 없다. 전국대회 40여회의 우승에 빛나는 야구부는 대학 스포츠에서 가장 평준화된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평균 한, 두 개의 대회에서 반드시 결승전에 진출할 정도로 좋은 기량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저력은 비단 어제오늘 생겨난 것이 아니다. 김시진(81년 졸), 장효조(79년 졸), 이만수(82년 졸), 오대석(82년 졸) 등이 활약했던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 본교는 대학야구의 '드림팀'이었다. 현재 현대 유니콘스의 투수코치로 활약 중인 김시진 동문은 현역시절 선동열, 최동원 등과 함께 최고의 투수로 평가받았다. 현재 시카고 화이트삭스 불펜 코치로 활동 중인 이만수 동문은 현역 시절 '헐크'란 별명답게 여러 차례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그야말로 필드의 '우상'이었다. 80년대말과 90년대 초반, 본교가 구축한 또 한번의 '드림팀'으로 정민태(92년 졸), 구대성(93년 졸), 유지현(94년 졸) 등이 있다. 2001년 일본 프로야구로 진출한 정민태 동문과 구대성 동문은 현재 명문 프로팀인 요미우리와 오릭스에서 각각 활동 중이다. LG 트윈스의 주전 유격수인 유지현 동문은 톱타자와 유격수 그리고 주자로서 정상급의 '3박자' 기량을 자랑하며 국내 프로리그의 최고 유격수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박찬호(01년 명예졸업), 차명주(96년 졸), 강혁(98년 졸), 이경필(97년 졸), 경헌호(00년 졸) 동문 등이 현재 프로무대에서 펼치고 있는 활약도 만만치 않다. 메이저리거로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활동 중인 박찬호 동문은 아무런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잘 알려진 세계적 '스타플레이어'다. 이번 시즌에 부상으로 다소 슬럼프에 빠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발투수로 자리를 굳힌 97년 이래, 박 동문은 매년 평균 15승 정도의 승을 올리며 대한민국 국민과 희노애락(喜怒哀樂)을 함께 나누는 그런 존재다. 4천만이 선정한 '부킹'상대 1위, 김.남.일 배구부와 야구부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감이 있지만, 본교 축구부가 배출한 스타들 역시 최정상급의 수준임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최근 대표팀 감독에 오른 박항서(81년 졸) 동문과 전남 드래곤즈의 이회택(74년 졸) 동문 등은 국내 최고의 지도자로서 인정받은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박항서 동문은 '히딩크 사단'의 핵심 참모로서 선진축구를 가장 가까이서 본 지도자 중 한 사람으로 올해 열리는 부산 아시안게임과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회택 동문은 현역시절 아시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활약했으며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다. 국가대표팀의 '맏형'이었던 황선홍과 홍명보가 각각 자신의 수기와 자서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지도자 중 한 사람으로 뽑을 정도로 선수들 사이에서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현재 선수로 활약 중인 선수로 신홍기(91년 졸), 정재권(93년 졸), 김도근(95년 졸), 김남일(00년 졸), 이관우(00년 졸), 추운기(01년 졸) 등이 프로리그에서 좋은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일약 스타덤에 오른 김남일 동문은 이번 월드컵에서 특유의 파워 넘치고, 악착스러운 플레이로 세계적인 플레이메이커와 스트라이커들을 봉쇄하며 주목을 받았다. 한국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부상한 이후 유럽의 명문팀 관계자들로부터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진공 청소기', '히딩크 황태자', '부킹 1순위'라는 별명들은 그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잘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다. 체육 행정의 중심에도 한양인 포진 본교 농구팀, 유도부, 체조부 등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농구부의 경우 추승균(97년 졸), 김태완(02년 졸) 동문이 현재 프로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유도부의 경우도 전통의 명문으로 인정받고 있는데, 지난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윤동식(95년 졸) 동문과 199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은메달을 차지한 장성호(00년 졸) 동문 등이 그 중심에 있다. 체조부의 경우,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시드니올림픽 은메달을 획득했던 이주형(95년 졸) 동문과 이장형(97년 졸), 김동화(99년 졸) 동문 등을 대표적인 한양인으로 꼽는다. 플레이어들은 물론 체육행정에 있어서도 한양인의 활약은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로 대한대학스포츠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종량 총장을 들 수 있다. 김 총장은 지난 2000년 11월,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집행위원회에서 터키의 이즈미르를 제치고 막판 뒤집기로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 유치를 성사시킬 만큼 저력 있는 체육계 인사로 평가받는다. 또한 현재 태릉선수촌장을 맡고 있는 장창선(67년 졸) 동문은 지금은 해체된 레슬링팀 출신으로, 1966년 세계레슬링선수권을 재패하며 한국 스포츠 사상 세계 대회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라는 명예를 지키고 있다. 이외에도 현재 한국체육학회와 성화회(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 교수모임) 회장을 맡고 있는 이학래 교수(체대·체육학과)와 지난 시드니 올림픽 대표단장을 역임했던 조영호 교수(체대·체육학과), 대한농구협회 회장을 역임했던 고 이종완(전 체육실장) 등은 한국 체육행정의 산증인으로 평가받는 한양의 인물들이다. 이세형 학생기자 sehyung@ihanyang.ac.kr

2002-08 15

[기획][한양인의 여름나기 8] 마술 동아리

마술 대중화와 봉사 프로그램 위해 훈련에 분주 마술은 적극적, 외향적 태도 만드는 역할 하기도 영화 '바그다드 카페'의 쟈스민은 너무나 무료하고 건조한 카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매직쇼를 펼친다. 그녀의 매직 쇼로 인해 카페는 밝고 신나는 곳으로 바뀌었으며 기대에 부푼 사람들로 넘쳐난다. 하루하루가 그야말로 똑같은 지루한 일상의 사람들에게 마술은 익숙한 모든 것들에 대한 반역이자 경이로움과 신비를 생산하는 일종의 노동이기도 하다. 한양대학교 마술 동아리 회원들에게 방학은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그야말로 좋은 '학기'다. 지난해 설립되어 현재 3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 중인 마술동아리는 눈앞의 모든 낯익은 사물들에 지친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새로움의 비상구다. 현재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는 문상준(경영대·경영2) 군은 "마술은 특정인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한양인들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널리 알리기 위해 동아리를 만들었다."라고 말한다. 여름 방학 중에는 초보자들을 위한 강습이 매주 월요일마다 진행되기도 한다. 정기 모임은 동아리 회원 중 실력자(?)들이 초보자에게 비법을 '전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도 하며, 책이나 영상자료를 이용해 배우기도 한다. 마술은 그 특성상 공개를 꺼려하는 분야이고, 아직은 그리 대중적이지 못하다. 따라서 자료가 많지 않아 주로 외국 책자를 이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회원들은 '마술은 누구나 연습을 통해 쉽게 배울 수 있고, 곧바로 응용할 수 있는 테크닉'이라고 입을 모은다. 동아리 내 최고 실력자(?)로 공인된 정재우(의대·의예2) 군은 10월에 있을 전국 아마추어 마술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정 군은 "대회에 참가하여 우리 동아리를 더욱 널리 알리고 싶다. 대회가 얼마 남지 않아 최선을 다해 준비중이다."라고 자신감을 피력한다. 새내기 회원인 이주영(인문대·인문학부1) 양도 "자신만의 독특한 취미 생활을 가지고 싶어 가입하게 됐다."라며 "동전, 고무줄, 카드 등을 이용한 마술들을 연습을 통해 하나하나 익혀 가는데 정말 재미있다."라고 상기된 표정이다. 마술 동아리는 중앙 동아리가 아닌 탓에 많은 애로점이 있지만 앞으로 다양한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다. 2학기에는 신입회원을 모집하기 위해 현재 회원들의 교육에 더욱 주력하고 있고, 특히 앞으로는 여러 사회기관을 직접 찾아 '매직 쇼'를 펼치며 봉사활동을 할 계획도 있다고. 사실 마술은 사람을 직접 대하는 행위이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분위기를 주도해야 하므로 외향적이고 적극적인 태도가 요구된다. 한 회원은 마술을 배우는 동기에는 일반적으로 세 가지가 있다고 말한다. 첫 번째는 순수하게 마술이 좋아서이고 두 번째는 남들과 다른 독특함 때문이며 마지막으로 자신의 성격을 바꿔보기 위함이란다. 개강을 앞둔 지금, 회원들이 꿈꾸는 가장 큰 마술은 방학을 두 배로 늘리는 마술이라는 농담에 귀가 솔깃해진다. 엔조이 매직! 김모련 학생기자 moryun@ihanyang.ac.kr 동영상 : 박수영 학생기자 rawrat@ihanyang.ac.kr

2002-08 08

[기획]<`한양동문이 뛴다` 특집 5> 법조분야

71학번서 95학번까지 6백여 한양인 법조계 진출 특유의 성실함ㆍ치밀함으로 세상의 '상식' 지킨다 법조계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사법고시 합격자 배출 대학의 순위 변화가 증명하듯이 본교 법대가 서울대, 고려대에 이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면서 바야흐로 명문 법대의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법대 개교 이후 지금까지의 사법고시 합격자 수도 이미 6백여 명에 달한다. 법대의 도약은 단지 양적인 평가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다. 세상의 '상식'을 수호하는 율사로서 수많은 동문 법조인들의 활약상은 이미 범사회적으로 검증된 바 있다. 사건의 수사와 심의, 판결에 이르기까지 특유의 성실함과 치밀함을 잃지 않는다는 것은 한양의 율사들에 대한 일관된 평가다. 여론에 휩쓸리지 않는 '소신'의 상징, 한양의 판사들 손용근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법학 71)를 모교를 대표하는 법조인으로 꼽는데는 아무도 이견을 달지 않는다. 1971년 특별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전체 수석으로 입학한 후, 1975년 수석 졸업과 함께 본교 최초의 사법시험 합격자가 됐다. '한양 사법시험 1호'라는 칭호가 따라다닐 만큼, 명실공히 한양을 대표하는 '수장'급 법조인이다. 1980년 대구지방법원 판사를 시작으로 대전, 수원, 서울지방법원의 부장판사를 역임한 후, 현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맡고 있다. 사건 규모의 크고 작음을 떠나 여론에 휩쓸리지 않는 판결을 내려 소신주의가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대중 귀국 벽보 사건, 건국대 연합 시위 사건, 한국판 심슨 사건이라 불렸던 치과의사 모녀 살해 사건 등이 손 동문이 맡았던 대표적인 사건들이다. 최근 사회적 화제가 되었던 MCI 코리아 진승현 씨의 불법대출 및 주가조작 사건도 손 동문의 판결을 받았다. 손용근 부장판사와 함께 한양 법조계를 이끄는 견인차로 길기봉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법학 73)를 들 수 있다. 1978년 사시 20회 출신으로 수원지방법원, 서울지방법원, 마산지방법원, 부산고등법원 그리고 서울고등법원 등을 두루 거쳤다. 이후 1993년 대법원 재판연구관, 1997년 수원지방법원과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한양법조인 동문회 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1997년 인권영화제에서 영화 '레드 헌트'를 상영한 것과 관련하여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5년을 구형받은 서준식 씨에게 무죄를 선고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강현 서울지법 남부지원 부장판사(법학 75), 손윤하 서울지법 부장판사(법학 75), 김용출 광주지법 부장판사(법학 75), 최동식 서울지법 부장판사(법학 76) 등을 본교 1세대 법조인으로 꼽는다. 이후 해마다 판사 임용자가 증가하여, 2002년 현재 창원지방법원의 신혜영 예비판사(법학 94)에 이르기까지 약 70여명의 동문들이 법복을 입고 있다. 72학번서 95학번까지 검찰을 지키는 80여 한양인 본교 법조계 동문으로 검찰에서는 정동기 서울고검 부장검사(법학 72)가 단연 선두에 있다. 사시 18회로 1981년 서울지검 북부지청을 시작으로 부산지검 울산지청, 서울지검 고등검찰관, 청주지검 영동지청장, 대구지검 경주지청, 창원지검 그리고 법무부 검찰4과장과 국제법무심의관 등을 거쳐 현재 서울고검 공판부장 검사로 있다. 검사로서는 드물게 박사학위를 지니고 있어 법조계 내에서 공부하는 검사로도 유명하다. 1998년 모교에서 '사회봉사명령제도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기까지 손에서 결코 책을 놓지 않았던 '학구적' 검사라는 평가다. 몇 해전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판문점 총격사건'과 관련하여 안기부가 피의자들을 고문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면서 '무혐의' 판정을 내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매우 세밀하고 정교한 사건 분석과 심의 스타일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정동기 부장검사와 함께 검찰에서 활약 중인 동문으로 서태경 서울고검 검사(법학 73), 이동기 서울지검 동부지청 차장 검사(법학 73), 신병수 전주지검 군산지청장(법학 75), 김우경 제주지검 차장 검사(법학 75) 등을 거론할 수 있다. 이동기 차장검사의 경우, 서울지검 형사5부장으로 근무하던 지난 1999년 1천억원대 규모의 국내 최대 문화재 위조사건을 적발, 기소하면서 수사의 전문성과 집요함을 인정받았다. 1983년 대구지검을 거쳐 광주지검, 부사지검, 전주지검, 법무부와 사법연수원 등을 고루 거쳤다. 제주지검 차장검사로 있는 김우경 동문의 경우 초임 때부터 특수부 검사를 했고, 이후 서울지검 등에서도 줄곧 특수수사를 해온 특수통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지검 특수부 근무 당시 서초구와 강남구 일대의 호화주택 건설 비리를 조사했고 총경 승진을 앞둔 경찰청 간부를 기소하는 등 검·경 내의 내부비리 색출에도 앞장 선 저돌적인 인물. 이 외에도 서울시 소방본부의 소방시스템 비리, 정유사 군납유 담합 입찰 사건 등이 그가 수사한 대표적인 사건등으로 손꼽힌다. 1996년 부천지청 부장검사 때에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자민련 박규식 의원을 구속하기도 했고 이후 부산지검 강력부장, 대검찰청 강력과장 등을 거치면서 조직폭력과 마약수사를 전담했다. 사시 동기 중 선두로 서울지검에 입성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김호영 서울고검 검사(법학 77), 양종모 서울지검 북부지청 부장검사, 최찬영 인천지검 부장검사(법학 78), 송해은 인천지검 부장검사(법학 78), 박청수 부산지검 부장검사(법학 78), 허세진 제주지검 검사(법학 78) 등을 비롯, 예상균 창원지검 검사(법학 95)에 이르기까지 전국에 걸쳐 약 80여명에 달하는 한양의 검사들이 활약 중이다. 한양의 변호사들, 특검보 활약 돋보여 한양 법조계의 대다수를 구성하는 변호사들의 활약상을 취합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전국 각지의 수많은 법무법인을 통해 세상의 '누명'을 벗겨내고 있는 한양인들은 약 400여명. 특유의 친화력과 성실함으로 인정받는 본교 동문들에 대한 세평을 증명하듯 한양의 변호사들은 나름의 명민함보다 그 성실함으로 세간에 널리 알려진 경우가 많다. 조석현(법학 79년졸), 양인석(법학 80년졸), 김원중(법학 81년졸) 변호사 등은 그 대표적인 율사들. 사시 23회로 1995년 변호사 개업 뒤 의료전문 변호사로 활약해온 조 변호사는 1983년 검사 임관 이후, 12년간 검찰에 몸담은 바 있다. 최근에는 양인석 변호사에 이어 김대중 대통령의 셋째 아들 김홍걸 씨의 변호를 맡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우유와 성경을 직접 챙겨들고 구치소에 있는 김홍걸 씨를 만나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검사로 재직 중이던 1993년에는 당시에는 한국 제일의 땅 부자로 꼽히던 전 세무공무원 이모씨가 국유지 2천8백여 만평을 불법으로 불하받아 수십 억원의 차익을 남긴 사건을 끈질기게 추적해 내 법조계 안팎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지난 1999년 옷로비 특검보로 활약하여 잘 알려진 양인석 변호사 역시 조 변호사와 같은 사시 23회로 전형적인 특수통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 시절 광운대 입시 부정사건, 국방부 무기도입 사기 사건, 장영자 씨 2차 어음사기 사건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깔끔하게 처리해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았다. 부드러운 인상과는 달리 검사로 재직했던 10년간 인지수사로만 480여명을 구속하는 등 전형적인 외유내강의 인재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96년, 사는 집의 전세금이 모자라 서울지방검찰청 외사부 부부장을 끝으로 검찰을 나올 당시 최환 서울지검장 등 검찰내 선, 후배들이 아까운 인재를 잃었다며 애석해 했다는 후문이 있다. 이용호 게이트와 관련하여 본교 출신으로는 두 번째로 특검보를 역임했던 김원중 변호사는 사시 25회로 1986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대한변호사협회 조세전문위원으로 활동하는 세무소송 전문 변호사인 동시에 한국일요화가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수준급 화가이기도 하다. 최 홍 취재팀장 choihong@ihanyang.ac.kr

2002-08 08

[기획][한양인의 여름나기 7] 공모전 준비

유명광고 시사회ㆍ경쟁 PT 등 광고제 준비 한창 "'광고대행사 공모전 통해 '광고쟁이' 꿈 키운다" 방학을 맞은 안산캠퍼스 언정대는 학생들의 발걸음이 뜸해 한산한 느낌이다. 하지만 광고홍보학과(이하 광홍과) 학생들은 매일같이 학교에 나와 광고대행사가 주관하는 각종 광고공모전 준비와 2학기에 있을 광고제 준비로 바삐 움직이고 있다. 언정대 멀티미디어실에서는 2학기에 있을 광고제 준비가 한창이다. 올해로 13회를 맞는 광고제는 예비 광고인인 학생들의 새롭고 창의적인 발상이 돋보이는 광고 축제이다. 광고제 준비를 책임지고 있는 송기우(3) 군은 "광고제는 인쇄광고 창작물과 스토리보드 전시로 이루어진다. 또한 국내 유명광고와 해외광고 시사회도 기획하고 있다. 광고를 단순한 상품을 팔기 위한 도구가 아닌 학문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심도있는 토론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라며 기획의도를 밝혔다. 광고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경쟁 프리젠테이션'이다. 한가지 상품을 놓고 몇 개의 팀들이 다양한 아이디어와 크리에이티브로 경쟁을 벌이게 된다. 실전을 방불케하는 고된 준비과정과 날카로운 분석력, 번뜩이는 재치로 학과에서 배운 모든 지식과 경험들이 총동원될 전망이다. 일반 학생들이 직접 광고주가 되어 작품을 평가한다. 송 군은 "실전과 다름없는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학생들의 실무능력 향상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광고쟁이'들의 등용문인 공모전 준비에 여념이 없는 학생들도 있다. 1주일전 LG애드 신인광고전에 응모했던 김미희(2) 양과 이미리아(2) 양은 이번에는 대흥기획이 실시하고 있는 공익광고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LG애드 신인광고전이 저희들로서는 첫 도전이었는데 나름대로 멋진 경험이었다. 아직 초보단계이지만 다른 대학생들과 경쟁하면서 많은 자극을 받았고 광고에 대한 매력을 더욱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김 양은 말한다. 지난 공모전때는 응모 마감일날 우체국 업무 마감시간에 임박해서 스토리보드를 보충하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겨우 마감시한을 지켰다. 마감에 임박해서 갑자기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광고전을 준비하는 동안에는 밥을 먹을 때도 오로지 광고생각 뿐이었다는 김 양과 이 양은 마지막까지 참신한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머리에 쥐가 날' 정도였다고. 하나의 신선하고 매력적인 광고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개성있는 안목을 갖춰야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고 말한다. 광고를 만들면서 다르게 생각하고 표현하는 방법 등을 배웠다는 이미리아 양은 "광고의 성공요인은 강한 메시지의 전달과 함께 표현소재의 한계를 깨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적당주의에 빠지지 않고 보다 나은 아이디어와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내기 위해 늘 고민하고 노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여름방학이 지나고 나면 광홍과 학생들은 끼와 열정이 넘치는 '광고쟁이'로 좀 더 성장해있을 것 같다. 방미연 학생기자 bigbang@ihanyang.ac.kr

2002-08 08

[기획][한양의 연구센터를 가다 6] CPRC

IT, 나노, 환경에너지 관련 차세대 소재 개발 세계 유수 연구소와 공동연구 … 세라미 연구의 메카로 발돋움 21세기 국가 기간산업을 주도하는 정보통신기술, 나노소재기술 및 환경에너지기술의 발전을 위해서는 소재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세라믹공정연구센터(소장 오근호 교수)는 이러한 소재의 원료개발, 제조공정 및 평가기술에 대한 기초적인 이론과 응용기술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곳이다. 25명의 교수가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세라믹공정연구센터(Ceramic Processing Research Center, 이하 CPRC)는 이러한 전자소자 및 소재, 나노기술의 세라믹 소재, 환경기술 세라믹 소재 등의 연구 분야에서 대학과 산업체를 잇는 세라믹 기술의 중심지로서 기반을 다지고 있다. 또한 세계 유수의 세라믹 소재 관련 연구기관과 교류를 통해 국제적인 수준의 연구력을 확보하고 대내적으로는 산업체가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현장기술을 개발, 제공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센터의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신동욱(공대·응용화학부)교수는 "15 여건의 국제적인 학술협정을 통해 공동연구, 연구원 교류 등을 펼치고 있으며 장비와 인적 인프라가 세계적으로 보기 드물 정도로 훌륭하게 갖춰져 있다"면서 "이러한 우수성은 얼마전 과학기술부와 과학기술재단에서 실시한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함으로써 예산이 증액되는 등 본 연구소만의 우수성이 단적으로 입증되고 있다"라며 연구센터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표명했다. CPRC는 정보통신기술, 나노소재기술 및 환경에너지기술에 응용되는 세라믹소재 및 소자를 제조하기 위한 제조공정기술, 원료제조기술, 분석기술을 종합, 체계화하고 실용적인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소재산업의 대외의존도를 낮추고 국제적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센터의 연구분야는 크게 3개 분야로 구성된다. 제1총괄과제는 IT(Information Technology) 세라믹스 기술개발로 21세기 사회의 핵심적인 산업인 정보통신산업을 구현하는 소재 및 부품산업을 선도하기 위하여 압전소자, 강유전체소자, 광소자, 반도체소자 등에 관련된 세라믹 소재 및 부품을 개발한다. 제2총괄 과제는 NT(Nano Technology) 세라믹스 기술개발로서 소재산업의 혁신을 주도하는 차세대 기술로 전망되고 있는 나노기술에 관련된 세라믹스 기술의 연구개발 및 산업화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3총괄 과제는 ET(Environment&Energy Technology) 세라믹스 기술개발로서 환경산업에서 응용되는 각종 세라믹 필터, 친환경 촉매, 센서소자 등을 연구개발하는 것이다. 연구센터에 따르면 이러한 사업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경우, 21세기의 첨단산업을 뒷받침하는 신소재로서의 세라믹의 응용이 확대되고 세라믹 관련 기술의 이론적, 기술적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국내적으로는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고 국제적으로는 세라믹 관련 학문과 기술의 세계적인 중심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CPRC는 현재까지 연구된 성과를 바탕으로 첨단 압전재료를 제조하는 벤처기업을 창설하였으며, 세라믹공정장비를 설계, 국산화하여 산업체의 경쟁력 기반을 제공한 바 있다. 한편 교육부문에 있어서도 워크샵을 통해 산업체 인력 교육과 연구중심의 대학원 교육을 통한 약 200여명의 석사와 30여명의 박사를 배출하는 등 활발한 교육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나노세라믹스 포럼을 개최해 미국, 일본 등 30여 명의 저명 학자를 초빙해 강연과 세미나를 진행하는 등 국제적인 교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로 6번째인 이 국제학술대회를 비롯해 독일, 일본, 영국 등 세계 유수 연구소 및 대학들과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세라믹소재 연구의 마르지 않는 샘물을 제공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다년간의 기술집적과 국제교류는 본교의 '실용학풍'과 맞물려 명실상부한 세라믹연구의 세계적인 메카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서용석 학생기자 antacamp@ihanyang.ac.kr

2002-08 01

[기획]<`한양동문이 뛴다` 특집 4> 연기, 연출분야

90년대 역량있는 신진 감독ㆍ스타 대거 배출 순간의 '인기'보다 '작품성' 고집하는 전통 지킨다 한양에는 이른바 '반짝 스타'가 없다. 조각 같은 외모와 수려한 패션보다 늘 고집스런 '개성'과 '연기'를 중시해 온 탓이다. '그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배역이 있다'는 말은 배우에게 있어 가장 큰 찬사다. 한양의 스타들이 유독 '장수'를 누리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70년대와 80년대, 마치 가까운 이웃의 누구와도 같이 수수한 외모로 안방극장을 점령했던 한양인의 활약상을 지금도 지켜볼 수 있는 배경에는 이러한 전통이 있다. 신성일이 열연하는 '전원일기'를 어떻게 상상할 수 있겠는가? 대중과 함께 울고 웃어온 '국민배우' 최불암과 임현식 최불암(서울연영 60) 동문은 방송계에 있어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한양의 '수장급' 배우다. 1967년 한국방송공사에 특채되어 〈수양대군〉으로 데뷔한 이래 30여년이 넘도록 시청자들의 한결같은 사랑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국민배우이기도 하다. 서라벌예대 연극학과를 졸업한 이후, 영화감독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해 1960년 본교 영화과에 입학했다. KBS의 〈사화산〉, 〈제3지대〉, 〈한오백년〉을 비롯해서 MBC의 〈강변살자〉, 〈집〉, 〈사슴이 노는 언덕〉, 〈당신〉, 〈아버지〉, 〈그대 그리고 나〉 등 약 1백여편의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다. 1971년에 시작한 〈수사반장〉과 1980년 첫 방영 후 MBC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1천 회를 훌쩍 넘긴 〈전원일기〉는 그를 국민배우로 각인케 한 대표작이다. 1992년에는 전국구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하기도 했다. 최불암 동문과 함께 영원한 국민배우로 평가받는 임현식(서울연영 63) 동문 역시 많은 설명이 필요치 않는 '개성파' 배우다. 1968년 MBC 탤런트 공채 1기로 방송에 입문, 1978년 드라마 〈당신〉에서 탤런트 김수미와 좌충우돌하는 부부 역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암행어사〉와 〈한 지붕 세 가족〉을 통해 브라운관의 '감초'로 굳건히 자리를 굳혔다. 스스로를 '이도령과(科)'가 아닌 '방자과'라 칭하며 30여년이 넘도록 독특한 개성을 잃지 않고 있다. 드라마 〈허준〉 출연 이후 CF 섭외가 급증할 만큼 인기가 높다는 후문이다. 최불암과 임현식 외에 노주현 동문과 태현실, 이혜숙, 양택조, 서수남, 임하룡 동문 등도 한양 출신의 1세대 방송인으로 꼽힌다. 한양의 전통 잇는 386 방송인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분주히 오가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유오성, 설경구, 권해효 동문 3인방은 모두 연영과 85학번 동기다. 장선우 감독의 영화 〈꽃잎〉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설경구 동문은 이후 〈러브스토리〉, 〈처녀들의 저녁식사〉, 〈유령〉 등에 단역으로 출연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1999년 박종원 감독의 〈송어〉를 거쳐,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에서 주연을 맡으며 스타덤에 올랐다. 너무도 평범한 개성을 충무로에서 '독점'한 배우로 평가받는다. 권투선수 출신의 형사 역으로 열연한 〈공공의 적〉을 거쳐 이창동 감독과 다시 호흡을 맞춘 〈오아시스〉가 오는 15일 개봉 예정에 있다. 〈테러리스트〉, 〈비트〉, 〈간첩 리철진〉, 〈주유소 습격사건〉 등으로 잘 알려진 유오성 동문은 작품의 주·조연에 상관없이 영화 전체를 장악하는 카리스마를 지닌 배우로 평가받는다. 각종 TV 드라마에서 열연했지만 불멸의 흥행기록을 남겼던 영화 〈친구〉를 통해 다시 스크린으로 복귀했다. 고 김득구 선수의 일대기를 담은 곽경택 감독의 영화 〈챔피언〉은 지금도 순조로운 흥행을 계속하고 있다. TV와 영화, 연극무대를 종횡무진 넘나드는 권해효 동문은 설경구나 유오성 동문보다 결코 한가롭지 않을 법하다. '영화는 1컷 찍는데 1시간, 방송은 1컷 찍는데 1분이 소요되고 연극은 두 달 준비해 두 시간 공연한다'는 산술법으로 스스로의 매체관을 피력할 만큼 무대에 애착이 많은 배우다. 수 편의 인권 영화에 '노 개런티'로 출연한데 이어, 모 신문 반대운동에 적극적으로 참가할 만큼 카메라 밖의 '자기 목소리'도 강한 배우로 알려져 있다. 권해효 동문에 못지 않게 연극을 아끼는 배우이자 방송인으로 박광정 동문(서울연영 87)이 있다.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으로 명성이 자자하지만 그가 〈마술가게〉로 92회 백상예술대상 신인 연출상 수상하고 〈비언소〉, 〈모스키토〉, 〈저 별이 위험하다〉를 연출해 수많은 관객을 소극장으로 불러모은 중견 연출가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영화 〈넘버3〉와 〈행복한 장의사〉 그리고 드라마 〈학교〉, 〈미스터큐〉 등에도 출연한 바 있다. 비연영과 출신이면서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여인천하〉를 통해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도지원 동문(서울무용 87)은 '자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됐다'는 표현이 걸맞는, 본교 출신의 대표적인 여자 연기자다. 국립발레단 출신으로 1990년 드라마 〈서울뚝배기〉를 통해 브라운관에 데뷔했다. 연기 경력이 전무했음에도 일일연속극의 주연급으로 발탁, 단숨에 스타대열에 합류한 케이스. 이후 〈폭풍의 계절〉, 〈호텔〉, 〈목욕탕집 남자들〉, 〈종이학〉, 〈까레이스키〉 등에서 활약하며 자신의 연기력을 증명했다. 이외에 영화 〈인샬라〉, 〈JSA〉, 〈봄날은 간다〉를 거쳐 CF계의 신데렐라로 더 잘 알려진 이영애 동문(안산독문 88)을 비롯해서 박미선(서울연영 85), 정선경(서울무용 89), 이병헌(안산불문 90), 김지영(안산문인 93), 송윤아(안산문인 94) 동문 등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맹활약 중이다. '큐하자 대박' 한양인의 '충무로 습격사건' '스타'는 혼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말처럼 그들의 뒤에는 늘 '스타급' 감독들이 있다. 특히 90년대 이후, 연영과를 중심으로 본교 동문들의 '입봉'이 대거 늘어나면서 '충무로에서 사람 셋을 만나면 두 사람은 본교 출신 감독과 배우이고, 남은 한 사람은 영화를 보러온 한양대생'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떠돈다. 이러한 한양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감독들로 〈신라의 달밤〉의 김상진 동문(서울연영 86),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임순례 동문(서울영문 81), 〈하루〉의 한지승 동문(서울연영 85) , 〈텔미썸딩〉의 장윤현 동문(안산전기 86) 등을 꼽는데 아무도 주저하지 않는다. 영화 〈돈을 갖고 튀어라〉를 시작으로 〈깡패수업〉, 〈주유소 습격사건〉 그리고 지난해 여름 개봉했던 〈신라의 달밤〉에 이르기까지 소위 '대박'을 터뜨렸던 김상진 동문은 스스로를 '쌈마이(3류)'라 평하는 타고난 흥행꾼이다. 죽고 싶을 만치 '웃기는 것'은 '철학'과도 통한다는 신념으로 60대쯤에는 코미디물로 깐느에 가고 싶다는 흥행의 보증수표다. 1970년대 후반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검정고시를 거쳐 영문과에 진학한 뒤, 다시 프랑스 유학길에 올라 파리 제8대학에서 '미소구치 겐지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은 임순례 동문은 1994년 〈세상 밖으로〉 연출부를 맡으며 충무로에 발을 디뎠다. 같은 해, 서울단편영화제에서 〈우중산책〉으로 대상을 받으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현장에서는 모든 스태프를 진두지휘하는 억척스런 여성이자 작품성과 완성도를 고집하는 스타일로 잘 알려져 있다. 1987년 박종원 동문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연출부로 출발한 한지승 동문은 영화사 황기성 사단의 작가로 활동하다가 1996년 동영화사에서 〈고스트 맘마〉로 데뷔했다. 1998년 김혜수와 안재욱이 열연했던 영화 〈찜〉도 그의 작품이다. 임순례 동문과 함께 비연영과 출신으로 영화 〈접속〉과 〈텔미썸딩〉을 연출한 장윤현 동문은 재학시절 교내 영화패 '소나기'에서 '영화운동'을 시작했다. 1987년에 제작한 8mm영화 〈인재를 위하여〉로 한국 영화계의 '오우삼'으로 평가받기도 했고, 이후 독립영화집단 '장산곶매'의 일원으로 〈오, 꿈의 나라〉, 〈파업전야〉 등을 만들었다. 1991년 헝가리 국립영화학교에 유학했고 1993년의 귀국과 함께 장산곶매에서 인연을 맺은 이은, 오창환과 '장이오 프로덕션'을 만들기도 했다. 한편 386세대에 앞선 한양의 메가폰들로 故 송영수 감독과 박종원, 김영빈 감독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1996년 지병으로 작고한 고 송영수 동문은 77년 〈나비소녀〉로 데뷔한 이래, 〈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 〈대물〉, 〈선유락〉 등을 연출했다. 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영원한 제국〉으로 잘 알려진 박종원 동문(서울연영 79)은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지난 99년에는 영화 〈송어〉로 제12회 도쿄국제영화제에서 2등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86년, 임권택 감독의 〈티켓〉을 통해 영화계에 입문한 김영빈 동문은 20대 후반에 본교 연영과에 입학한 만학도. 1992년 〈김의 전쟁〉을 시작으로 〈비상구가 없다〉, 〈테러리스트〉, 〈나에게 오라〉, 〈불새〉 등을 연출한 바 있다. 이 외에 영화 〈비천무〉의 김영준, 〈불후의 명작〉을 연출한 심광진, 〈로스트 메모리즈〉의 이시명, 〈선물〉의 오기환, 〈귀천도〉, 〈할렐루야〉 등을 제작한 정초신 프로듀서도 충무로의 대표적인 한양인들이다. 최 홍 취재팀장 choihong@ihanyang.ac.kr

2002-08 01

[기획][한양인의 여름나기 6] 봉사활동

키비탄, 휴가철에도 봉사활동으로 비지땀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 위해 최선다한다" 얼마 전 지체1급 장애인인 여대생이 장애인 편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일이 있었다. 비록 배상액은 많지 않았지만 이 판결은 장애학우들에 대한 시설투자에 인색한 우리나라 대학행정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마다 대학에서 공부하고자 하는 장애우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있다. 굳이 외국의 저명한 정치인이나 학자들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열심히 살아가는 장애우들은 바로 우리 주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휴가철인 요즘에도 이런 장애우들과 함께 땀흘리고 있는 동아리 회원들이 있다. 봉사활동을 펼치며 자신의 삶과 사회를 고민하고 더 노력하려는 서울캠퍼스 봉사동아리 '한양 키비탄'(이하 키비탄) 회원들을 만나 장애우들과 함께 하는 그들의 여름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키비탄은 국제 장애우 봉사 단체로 우리나라에도 여러 대학에서 활동하고 있다. 여름 방학을 맞아 40명의 키비탄 회원들은 장봉도에 위치한 '혜림원'으로 일주일간 하계활동(이하 하활)을 다녀왔다. 혜림원은 정신지체인의 재활시설로 1백여명의 장애우들이 생활하고 있으며 이들의 사회복귀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혜림원과 키비탄은 10년째 교류 중이고 매 여름 하계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회장을 맡고 있는 우승제(경영대·경영학과 2) 군은 "하활기간 동안 근로, 보육, 교육의 세가지 활동을 한다. 근로시간에는 건물을 보수하거나 새 시설을 만들고 보육시간에는 가족 구성원이 되어 장애우들과 생활한다. 교육시간에는 프로그램을 짜 장애우들의 재활훈련을 진행한다."라며 "때론 힘들게도 느껴지지만 너무나 큰 보람을 주는 소중한 시간들이다."라고 말했다. 요즘 키비탄 회원들은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이제는 혜림원의 시설이 너무 잘 갖춰져 있어 하활동안 할 일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고민거리는 한 가지 더 있다. 이번 하활 단장을 맡은 조성구(공대·원자력공학 3) 군은 "점점 우리의 활동이 진정한 봉사가 아닌, 장애 '일일 체험'에 그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봉사의 본래 의미를 되새겨봐야 할 것"이라며 "뭔가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 김연희(자연대·생명과학 3) 양은 "대강 편하게 지내고 오자는 생각에서 벗어나 좀 더 진지하게 임하고 진부한 활동이 되지않도록 새로운 방향을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키비탄은 새로운 연계 기관을 찾고 있으며 하활의 프로그램도 재정비할 계획이다. 또 키비탄은 여름방학 중에도 계속 재가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재가활동은 장애인 시설이나 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장애우의 집에 가서 직접적으로 생활을 돕는 봉사활동이다. 한 장애우와 1년이 넘도록 계속 만남을 갖고 있다는 이호영(공대·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2) 군은 "뇌성마비를 앓고 계신 분인데 일주일에 두 번 댁으로 가 함께 지낸다."라며 "처음엔 봉사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젠 친형처럼 느껴져 잘 지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군은 또 "장애인을 돕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장애우에 대한 편견을 깨고 다가가면 금방 친해지고 더 이상 힘들게 여겨지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장애우들이 안고 있는 어려움 중 가장 시급한 것은 다름아닌 사회 적응 문제. 사회에 적응해 살아가려면 편의 시설의 설치가 제일 기본적인 조건이다. 회원 강승완(공대·토목공학과 3) 군은 "해마다 서울 지역 대학의 장애인 편의시설 조사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 반영이 되고있지 않다."라며 "예전보다는 발전했지만 우리 학교도 더욱 장애인 편의시설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키비탄 회원들에게는 동아리 활동을 하며 두드러지는 변화가 생겼다. 예전에는 무심코 지나치던 거리에서도 장애인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는지 살펴보게 되고 또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확인한다. 이에 관해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자세를 갖게 된 것 같다."는 한 회원의 말이 인상적이다. 장애우들을 장애자로 만드는 진짜 이유는 신체적 어려움이 아닌 비장애인들의 시선이다. 선입관을 없애고 장애우들도 자신과 같음을 기억할 때에 비로소 그들은 사회속으로 들어온다. 키비탄 회원들의 조력에 힘입어 우리 사회가 진정 더불어 사는 사회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김모련 학생기자 moryun@ihanyang.ac.kr

2002-08 01

[기획][한양의 연구센터를 가다 5] iDOT

다분야통합설계 통한 기술의 '전도사 "21세기 기술환경선 우리가 최고" 자부 기술의 변화가 하루가 다른 요즘 고성능·다기능·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제품설계와 관련한 여러 분야의 공학적 원리들을 동시에 고려하여 분야간 상충된 설계조건들을 통합적으로 다룰 수 있는 설계기법이 필요하다. 지난 99년 설립된 본교 최적설계신기술연구센터(the center of Innovative Design Optimization Technology, 이하 iDOT)는 바로 이러한 설계의 통합화, 자동화, 최적화를 이뤄 제품개발기간을 단축시킴으로써 경쟁력 있는 제품을 저비용으로 설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곳이다.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이 지정하는 우수공학센터(ERC)로 선정된 iDOT가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분야는 바로 미래지향적 설계기술의 핵심인 다분야통합최적설계(Multidisciplinary Design Optimization, 이하 MDO) 기술. MDO 기술은 여러 공학적 해석분야의 설계요구사항들을 동시에 고려하여 균형 있고 유기적인 방법으로 최적의 설계를 결정하는 첨단 신기술이다. iDOT 소장 최동훈(공대·기계공학부) 교수는 "MDO 기술을 효율적으로 연구하기 위해서는 최적설계 분야, 공학해석 분야, 컴퓨팅 기반구조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동으로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며 "연구의 결과들을 집대성하여 설계 프레임웤을 구현, 난해한 설계기술을 산업현장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MDO 기술 통한 '실전용' 설계기술 개발이 목표 iDOT는 설립 이전부터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새로운 최적설계기술의 개발 및 다양한 산업제품에 대한 최적설계를 수행해오며 MDO 기술로 구현된 설계 프레임웤인 EMDIOS(Extendable Multidisciplinary Design Intergration and Optimization System)을 개발하는 등 많은 연구실적을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 EMDIOS는 소프트웨어 공학적 방법론에 따라 요구사항 분석, 설계, 구현, 검증의 과정을 거쳐 다분야 설계도구와 전문지식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협동설계 분산컴퓨팅 구조로 개발된 시스템이다. 또한 플라이휠 에너지 저장장치의 MDO 설계, 승용차용 후사경 진동저감을 위한 최적설계 등을 수행하여 설계 시간의 단축을 통한 비용저감 효과를 거뒀으며 개발한 프레임웤을 벤치마크 문제 및 실제 설계 문제에 적용하여 그 유효성을 검증, 이 중 일부 기술은 이미 실용화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서는 MDO 기술을 수행하기 위한 기반기술에 대한 연구들만이 일부 진행되고 있을 뿐 프레임웤 구축과 같은 대규모 집단연구는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실정이다. 최 소장은 "미국의 경우 MDO 기술을 미래지향적 지식기반 기술의 핵심으로 분류, 국가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며 "스탠포드대학, 조지아 공대, 버지니아 공대 등에 연구센터들이 설치되고 보잉, GE, GM, 포드 등의 업체에서 역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국내에서의 인프라 구축이 시급함을 역설했다. 또한 최 소장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단순히 이론에만 치중하지 않고 개발 기술의 실전활용과 더 나아가 실용화까지의 갭을 최소화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21세기 창조적 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것" 현재 iDOT는 15명의 참여교수, 2명의 연구교수, 4명의 전임연구원 등 총 21명의 연구원급 인원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 소장은 설계해석기술과 정보기술을 창의적으로 접목, 새로운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는 석·박사 급 고급전문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21세기 기술개발 환경에서 창조적인 연구활동에 역할을 다하는 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최종목표다. 이제 제품개발의 신속성, 체계성을 갖추기 위한 MDO 기술의 독자적 개발 및 확보는 기업의 국제 경쟁력 제고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최 소장은 "MDO 기술은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 정보기술 및 운용기술을 확보하여 차세대 기업으로 변모할 수 있는 획기적 전기를 마련해 줄 것"이라고 말한다. 기술의 연구·개발에만 그치지 않고 산학공동개발 계기로 발전시켜 '실질적인' 도움을 줌으로써 이제 iDOT를 21세기 기술의 '전도사'로 부를 날도 멀지 않은 듯 하다. 윤석원 학생기자 astros96@ihanyang.ac.kr

2002-07 29

[기획][한양인의 여름나기 5] 문인과 유적 발굴

부천 고강동 선사유적지 유물 발굴 작업 한창 "'낮에는 발굴ㆍ밤에는 공부' 주경야독 실천한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 여름 나무그늘 하나 없는 땡볕아래 부천시 고강동의 한 선사유적지에는 안산캠퍼스 문인과 학부생과 대학원생들 그리고 한양대 문화재연구소의 연구원까지 합세하여 고적지 발굴에 한창이다. 바로 문인과의 주된 학생활동 중 하나인 고고학반의 발굴작업이다. 발굴현장에 참여하고 있는 발굴팀장 이화종(박물관) 씨는 "보통 고고학하면 '인디아나존스'나 '툼레이더'식의 환상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현장을 살펴보면 땀흘리지 않고 얻는 것은 없다. '노가다 + 연구 및 공부 = 고고학'인 것을 알 수 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듯이 쉽지 않은 학문이 바로 고고학이다."라며 현장 실습과 실내 연구를 병행해야하는 고충을 설명했다. 현장은 부천시 고강동 선사유적지로 95년 홍수로 씻겨 드러나게 되면서 발견된 곳이다. 청동기 마을 유적지에서는 본교 발굴팀에 의해 현재 5차 발굴까지 이루어져 많은 역사적 사실들을 증명해내고 있다. 발견된 청동기 시대 유물로는 제기형 토기, 반달 돌칼, 돌도끼, 돌화살촉 등 여러 가지 유물이 나왔다. 또한 기원전 6세기에서 3세기 때의 유적으로 추정되는 적석환구(제사 유적)에도 많은 유물들이 발굴됐다. 이는 산정상부의 능선을 따라 지어진 마을 유적으로 한강유역 청동기 시대에서 초기 철기에 걸치는 시대의 전형적인 주거지의 입지조건과 환경을 보여주는 곳으로 역사연구에 중요한 유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며칠동안 비가 내린 탓에 그 동안 발굴해놨던 자리가 흙탕물로 엉망이 됐다. 하지만 문인과 발굴팀은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고 발굴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올랐다가 내려 와야하는 산길도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던 곳이라 키 큰 잡초와 바위들 투성이다. 게다가 모기와 날벌레들은 한낮에도 사람들을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보통 인부들이 와서 큰 작업은 해주지만 세밀한 작업은 8명 정도의 학생들과 연구원들의 몫이다. 힘들고 지치지만 한번 발을 들이면 빠져나갈 수 없는 매력이 있다고 하는 김소형(4) 양은 "다른 전공 학생들 중에 땅파면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어디 있겠어요? 우리들은 낮에 땅파고 밤새면서 연구하고 공부해야하니까 그만큼 더 힘들지만 그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다."라며 발굴작업에 열심이다. "집터 유적은 보통 땅과 달리 집을 짓기 위해 파놓은 틀자리에 시대가 지나면서 성분이 다른 흙으로 채워지기 때문에 흙 색깔이 틀립니다. 그래서 집터나 돌무지 무덤을 구분할 수가 있는 겁니다. 이곳은 한강 유역의 대표적인 청동기 시대 유적으로 한강의 청동기 시대의 문화와 그 계통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죠."라며 발굴에 대한 지식을 꿰뚫고 있는 이화종 씨는 고고학반 발굴팀의 주축이다. 그는 이번 발굴현장에 대한 애착이 크다. 청동기 시대의 유적지가 흔하지 않을뿐더러 학교의 이름을 걸고 발굴사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물은 발굴 후에 보고서 작업을 거쳐 국립박물관으로 보내는 것이 정도이지만 국가에서 소유하고 있는 유물을 관리할 여건이 안되다 보니 본교 문화재연구소와 박물관에서 맡게 된 것이다. 이번 방학의 발굴현장에서 문인과 학생들은 발굴실습은 물론 수습한 유물들을 처리하는 과정까지 배운다. 안산캠퍼스 내에서는 방학동안 석기 케스팅 작업과 여러 가지 실내작업 등이 이루어진다. 발굴현장에서 익힌 학문적 밑거름은 앞으로 학생들이 직접 발굴을 행함에 있어 독자적인 안목과 비판능력을 키우는데 커다란 도움을 준다. 고고학 과정에서는 지표조사, 발굴실습, 보고서 작성 등 현장 실습을 강조하기 때문에 문인과에서는 해마다 두번 이상의 발굴과 춘·추계답사를 통해 현장 교육을 학생들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발굴 면적 9200㎡로 지난 5월 26일부터 오는 8월 5일까지 이루어질 5차 발굴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다음 달 3일에는 관련학과 교수진과 부천시의원들을 모아 발굴보고회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방미연 학생기자 bigbang@ihanyang.ac.kr

2002-07 22

[기획]<`한양동문이 뛴다` 특집 2> 행정분야

탁월한 친화력과 합리성 갖춘 최고의 행정관료로 평가 최근 고시 합격자 증가에 따라 신진관료의 활약상 기대 〈Weekly Hanyang〉에서는 여름방학을 맞아 '한양동문이 뛴다' 기획의 특집으로 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동문들의 활동을 한데 묶어 소개하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이번 주에는 관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문들의 면면과 주요 성과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관계에 있어 한양인에 대한 평가는 재계나, 법조계 등 기타 범사회적 분야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양인의 뛰어난 친화력과 합리성에 대한 평가는 많은 부분 인물의 품성에 관한 것이지만 자신의 업무에 정통한 최고의 전문인들이라는 평가는 그의 능력 자체에 관한 것이기에 더욱 소중하다. 지난 19일 과학기술부(이하 과기부) 차관으로 임명된 이승구 동문(금속학과 72년졸)은 이러한 호평의 복판에 있는 대표적인 전문관료다. 정보통신·과학기술 분야 차관, 국장급 이하 넓은 포진 이승구 동문은 1972년 이후 30년간 줄곧 과학기술부에서만 근무해 온 최고의 과학기술통이다. 과기부 원자력정책과장과 과학기술정책국장을 역임했고 차관 발령 전까지 국립중앙과학관장을 지냈다. 지나치게 저돌적이라는 평을 받을 만큼 일에 대한 욕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국립중앙과학관장 재직 중 사이버 과학관 운영과 다양한 민간행사 유치로 자체 수입을 증가시키며 전시 일색의 과학행정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승구 동문 외에도 김차동(무역 76) 과학기술인력과장, 장기열(경제 77) 기초과학지원과장 등이 과학기술부에서 활약하고 있다. 최근 급격히 그 위상이 부각된 정보통신부에는 기술고등고시와 행정고시 출신의 동문들이 다수 눈에 띈다. 정보화기획실장으로 있는 김창곤 동문(전자공학 77년졸)을 필두로 박승규(경제 72) 전파관리소장, 이성옥(행정 74) 전파방송관리국장, 강중협(행정 74) 전북체신청장, 정경원(법학 76) 기획예산담당관 등이 대표적이다. 김창곤 정보화기획실장은 국제전화국, 초단파건설국 등 다양한 현장경험과 함께 전파방송관리국장, 정보통신지원국장, 정보통신정책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정보통신분야에서는 보기 드물게 기술 분야와 정책 수행 능력을 겸비한 전문관료로 꼽힌다. 80년대 국내 통신사업 발전의 한 축을 담당했던 국산전자교환기(TDX) 개발을 주도했고, 90년대에는 세계적 선도기술로 성장한 CDMA 기술 개발의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이의 공로를 인정받아 97년에는 황조근정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경제·금융·관세행정계가 인정하는 한양인의 합리성 경제와 금융, 관세행정에 있어 박상태(법학 73년졸) 관세청 차장과 안희원(경영 71)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소비자보호국장을 대표적인 한양인으로 꼽는데 아무도 이견이 없다. 박상태 차장은 재무부 출신으로 행정고시 합격 후 재무부 외자정책과장, 대외경제총괄과장, 관세청 협력국장, 통관지원국장 등 관세청과 재무부를 오가며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토론을 통해 상대방을 설득하는 온화한 스타일로 부하직원들과 생맥주를 마시며 대화하는 것을 즐기지만 정작 업무에 있어서는 이론과 실제를 합리적으로 결합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는다. 무서류 수입신고자 확대, 수출 자동통관제 활성화, 도착지 보세운송제 및 종합보세구역제 도입 등이 과거 그가 추진한 작품들이다. 관세청에 있어서 박상태 차장이 과거 역임했던 정보협력국장을 맡아 활약 중인 박재홍(경제 72) 동문도 빼놓을 수 없다. 관세조사국 평가과장과 구로세관장, LA총영사관 영사, 세관협력과장, 국세공무원교육원 교수부장 등을 역임했고 지난 2001년, 정보협력국장에 부임했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만능 스포츠맨으로 관세청 내 최고의 국제협력통으로 꼽힌다. 금융감독위원회와 함께 양대 경제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안희원 소비자보호국장은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입학한 특별한 케이스다. '학교를 다닐 수 없었던 것'이 아니라 '학교를 다닐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1971년 특별 장학생으로 본교에 입학한 뒤, 상대생으로는 유일하게 고시반에 입반하여 4학년 재학 중인 74년, 15회 행정고시에 차석으로 합격했다. 졸업 후, 경제기획원에 부임하여 근무하다가 미국 뉴욕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매사에 일 처리가 섬세하고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전형적인 수재형 스타일이다. 경제기획원 인력개발계획과장과 공정위 독점정책과장, 조사국장, 경쟁국장을 두루 역임했다. 박상태 차장과 안희원 국장외에도 재정경제부를 중심으로 다수의 한양 경제·행정인들이 활약 중이다. 이영우(경제 74) 국제심판원 조사관, 김재호(경제 75) 서기관, 육동한(경제 78) 서기관, 김낙회(행정 78) 서기관 등이 대표적인 주자다. 행정자치부의 한양인, 기술과 행정 겸비한 최고의 전통관료로 평가 정통 관료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행정자치부는 그 규모가 큰 만큼 동문들의 진출도 많다. 그 중에서도 조명수(법학 77년졸) 행정자치부(이하 행자부) 공보관, 김학재(토목 71년졸) 서울시 행정부시장, 심재민(경제 76년졸) 광주시 행정부시장 등을 대표주자로 꼽을 수 있다. 조명수 공보관은 내무부와 대통령비서실을 거쳐 강원도 기획담당관, 철원군수, 지방자치기획단장, 제2건국위 총괄심의관 등을 역임했다. 1997년 LA 내무담당영사로 파견을 나가면서 오디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지난 99년에는 직접 진공관 엠프를 제작했을 만큼 음악에 조예가 깊다. 최근 차관 인사에서 내부 승진이 잇따라 1급으로의 승진이 조심스럽게 점쳐지는 인물이기도 하다. 김학재 서울시 행정부시장은 기술고시를 통해 관계에 입문한 케이스로 서울의 도시계획 분야에서만 30년을 근무한, 자타가 공인하는 도시계획 엔지니어다. 도시정비국 도시계획과장과 도시계획국장, 지하철건설본부장을 역임했고 지난 96년 차관급인 서울시 행정부시장에 취임했다. 지하철 1호선부터 8호선까지 서울시 지하철 건설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한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월드컵을 앞두고 상암동 월드컵경기장건설본부단장을 맡아, 이른바 '난지도 프로젝트'를 완성시킨 책임자이기도 하다. 중앙공무원교육원 교수부장을 역임했던 심재민 광주광역시 행정부시장은 뛰어난 학문적 능력을 겸비한 관료로 평가받는다. 내무부 공기업과장과 재정경제과장, 행자부 지역정보화재단 사무국장, 국가전문행정연수원 연수부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합리성과 친화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사회 각계가 한양인에 대해 내리는 가장 일반적인 인식이다. 정권의 이양에 따라 부처의 수장이 쉽게 바뀌는 관계에서 최고위 관료를 역임하는 것은 자신의 능력만큼이나 관운(官運)이 따라야 하는 것이지만 행정업무의 중추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있는 한양인에 대한 평가는 한때의 시운(時運)과도 무관하고 오랜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 특히 최근 들어 본교 출신의 행정고시 합격자 수가 전국 수위의 수준으로 올라서면서 대거 진출한 신진 한양관료들에 대한 기대는 더욱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더 많은 할 말이 미래에 있다. 최 홍 취재팀장 choihong@i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