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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7 29

[학생]'인술의 실천' 앞장 선 의대 봉사동아리 '자유의사'

흔히 노숙자의 천국이라 알려진 서울역. 요즘 같은 날씨에 서울역 지하보도를 걸어보면 그야말로 '찜통'이라는 말을 몸소 체험하게 된다. 그러나 찜통 속과도 같은 서울역 지하보도(대우빌딩-서울역 사이 지하보도) 안에서 노숙자를 위한 무료 진료소(이하 서울역 진료소)를 운영하는 사람들을 만나보니 '더위'에 대한 푸념이 온데 간데 없다. 의과대학 봉사동아리 '자유의사(Free will)' 회원들이다. '자유의사'는 지난 1992년 창립되어 원진 레이온 노동자 무료진료로 그 활동을 시작했다. 평소 보건 의료 문제와 이에 관련된 사회 문제를 연구하며, 의료 소외 계층에 대해 고민해 온 의학도들이 뭉쳐 만든 '자유의사'. 현재 45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세미나 및 진료소 운동을 통해 사회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작업들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회장을 맡고 있는 최지영(의대·의학2) 양은 "현재 자유의사는 서울역 진료소와 자양동 진료소를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자양동 진료소는 인근의 생활보호 대상자 및 저소득계층, 독거노인 등을 대상으로 하고, 서울역 진료소는 노숙자들을 대상으로 한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역 진료소의 무료 진료활동은 지난 1998년에 시작됐다. 이는 서울지역 4개 의대 진료소와 인도주의 실천의사 협의회(이하 인의협)가 공동으로 시작한 것으로 당시 진료소는 을지로에 위치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노숙자들을 위해 서울역으로 장소를 이전했으며 매주 금요일 오후 7시에서 10시까지 활동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인의협으로부터 약값과 각종 물품을 지원 받아 인의협 소속 의사 2명이 진료를 맡고 평균 4-5명의 자유의사 학생들이 파견되어 진료를 돕고, 약을 나눠주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서울역 파견 봉사에 참여하고 있는 김승준(의대·의예2) 군은 "봉사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힘들고 어렵게만 생각하는 것 같다. 학과 시간을 쪼개어 활동하는 생활이 바쁘긴 하지만, 내겐 참 즐겁고 값진 경험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 군은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의료 소외 계층에 대한 문제가 심각해 이에 따른 정부의 제도적, 경제적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며 "학교를 졸업하고 의사가 되어도 자유의사를 통해 봉사활동을 계속할 생각이다"라고 굳은 의지를 피력했다. 김 군과 함께 활동하는 한 회원은 "늘 부족한 약값에 허덕이는 예산 문제나, 노숙자라는 환자들의 특성이 봉사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며 "어떤 분들은 약을 나눠주는 곳에서 진료 없이 무작정 약만 달라고 우기시기도 하고, 약을 주지 않는 다고 몸싸움을 벌이시기도 한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최 양은 "4년 내내 줄어들지 않는 노숙자의 수와 조금도 개선되지 않는 그들의 생활을 보면 가끔 '우리가 하는 일의 의미가 제한될 수밖에 없지 않는가?'하는 회의가 들기도 한다. 그러나 노숙자들이 우리를 대하는 태도도 예전보다는 많이 개선됐고, 아픈 사람들 돕는 것이 우리의 당연한 의무라는 생각에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1999년에 시작된 자양동 무료 진료는 자양동 조계종 사회복지관에서 격주 토요일에 진행되고 있다. 이미 3년여 째 계속되어 온 터라 매번 고정적으로 이들에게 진료 받는 주민만도 20여명이 넘는다. 무료 진료활동 담당자 남윤용(자양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씨는 "우리 복지관에서는 독거노인들을 위해 중식과 무료 내과진료를 제공하는데, 등록인원이 350여명에 이른다"라며 "이 어르신들이 모두 한 번쯤은 '자유의사'의 무료 진료를 경험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병원에 혼자 갈 수 없는 분들, 약을 살 경제적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분들이 자유의사의 진료에 매우 만족스러워 하고 계신다"라고 말했다. 자양동 진료소에서는 자유의사 출신의 의사가 고혈압, 당뇨, 관절염 및 각종 퇴행성 질환 등의 내과적 질환을 진료하며, 자유의사 재학생 회원이 매회 6명 정도 참여한다. 진료시간은 매월 둘째, 넷째 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다. 자유의사 회원들은 현재 새로운 진료소를 찾기 위해 고심 중이다. 지금까지 진료소를 운영해 온 지역의 환경이 많이 발전했고 봉사활동 참가 학생수가 늘어난 상황을 고려할 때, 새로운 봉사의 터전이 필요하다는 합의에 이르게 된 것. 자유의사의 한 회원은 "진료봉사라는 단일 테마로 인해 활동이 관성화되는 것을 경계하고자 MT 대신 봉사활동 워크숍을 계획하고 있다. 이 워크숍을 통해 그 동안의 활동들을 점검하고 복지관 변경과 방중 활동 분야를 논의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2003-07 22

[학생]"따뜻한 밥 한 공기에 국경을 넘은 사랑을 담습니다"

매주 화요일 오전이면 원승찬(공대·전전컴4) 군과 윤승철(공대·전전컴4) 군의 발걸음은 바빠진다. 그들이 바삐 걸어가는 이유는 아르바이트나 토익학원을 가기 위함이 아니다. 원 군과 윤 군이 향하는 곳은 강변역 인근에 위치한 서울외국인근로자선교회(이하 선교회). 이들이 여름학기 사회봉사로 무료급식 보조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곳이다. 선교회는 매일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점심식사를 제공한다. 이날 역시 아침 일찍부터 도착한 선교회의 봉사자들은 점심을 짓기 위해 부랴부랴 쌀을 씻고 있었다. 원 군과 윤 군도 가방을 내려놓자마자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으로 뛰어든다. 오늘의 점심 메뉴는 미역국과 꽁치조림 그리고 가지무침. 살림에 능숙한 아주머니들 사이에서 주황색 앞치마를 두른 원 군과 윤 군은 난생 처음 경험하는 요리이지만 나름대로 지지고 볶느라 정신이 없다. 식당 안에 하나 둘씩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자 마음은 더 급해진다. 땀으로 흠뻑 젖은 이들은 오늘도 5평 남짓한 좁은 주방에서 따뜻한 사랑을 전할 한끼 식사를 준비한다. 서울외국인근로자선교회는 1996년 창립되어 몽골, 필리핀, 인도, 네팔 등지에서 온 2천 여명의 외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봉사 및 선교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선교회에서는 매주 일요일마다 1백 50여명에서 2백 여명에 달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모여 언어권별로 예배를 드린다. 뿐만 아니라 임금체불 문제 등을 비롯해 이곳 선교회에서 행해지는 각종 노동상담과 내과, 치과, 한방침술 등 외국인근로자들을 위한 의료서비스들은 특히 인기가 높다. 아울러 선교회는 매년 추석마다 외국인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수련회를 열어 타향살이의 외로움과 소외감을 덜어주고 있다. 선교회의 권성희 목사는“창립 이후 다녀간 사람이 만 명이 넘는다. 임금을 받지 못한 사람이 찾아오면 선교회가 중재하여 대신 받아주는 등 외국인 근로자와 관련된 모든 일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선교회를 소개했다. "여기 오면 병원 치료도 해주고 정말 외국에서 든든한 후원자를 얻은 느낌이 듭니다. 목사님 뿐 아니라 우리를 위해서 애써 시간을 내주는 자원봉사자들은 고국에 돌아가서도 잊지 못할 거에요." 매주 일요일마다 이곳에 온다는 리키(38, 필리핀)의 말이다. 이처럼 1백 5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꾸려나가는 선교회의 활동은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한국을 새롭게 인식시키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일주일에 2차례 사회봉사를 하는 원 군은 "사무보조처럼 편한 일보다는 몸으로 부딪히고 땀을 흘려가며 일을 해야 보람 있을 것 같아서 무료급식 보조에 지원하게 됐다"며 "여기서 만난 외국인 근로자들은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사람들이었다. 작지만 그들의 한끼 식사에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군은 "여기서 봉사활동을 하시다가 무리해서 병원에 입원하신 분도 계시다. 그 분들 앞에서 감히 봉사를 논하기가 부끄럽다"며 겸손한 모습이다. 주위에서는 원 군과 윤 군이 어떤 궂은 일도 불평 없이 척척 도맡아 주어 '요즘 젊은이 같지 않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취업 준비에 바쁠 4학년 마지막 여름방학인데도 봉사활동이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원 군과 윤 군은 주방 바닥 청소를 끝으로 오늘의 봉사를 마쳤다. 5평의 좁은 주방이 그들의 따뜻한 체온으로 훈훈했다.

2003-07 15

[학생][농활동행기] 흙에서 배우는 경건함

여름방학을 맞아 대학생들의 농촌활동(이하 농활)이 전국적으로 한창이다. 지난 80년대, 단순히 일손을 돕는 차원을 넘어 반독재, 민주화 운동을 위한 계몽 투쟁과 함께 농촌 문제 해결을 위한 농학연대의 장으로 시작되었던 농활은 국민의 정부에 이어 참여정부가 출범한 지금, 무엇이 바뀌었으며 무엇이 아직도 바뀌지 않은 것일까? 마을 진입 자체가 농활의 시작이었던 80년대, 민주화의 진전에 따라 '계몽'이 아닌 '연대'의 공간으로 거듭나던 90년대를 거쳐 2003년의 오늘, 농활은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을까? 농활에 참가하는 많은 학생들은 시대가 변하고 세월이 흘러도 '노동과 흙, 굵은 땀방울이 갖는 의미는 결코 퇴색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위클리한양 변대섭 학생기자가 전북 남원에서 진행된 서울캠퍼스 건축학부 하계 농활에 동행해 보았다. - 편집자주 "어머님 저희 왔어요"라는 인사말과 함께 농활은 시작된다. 농활대원이 2년째 같은 마을을 방문하고 있기 때문에 모두들 가족과 같은 분위기였다. '꼬끼오' 아침의 시작을 알리는 수탉소리. 모두들 졸린 눈을 비비며 잠에서 깨어난다. 새벽 5시, 평소였다면 지금 이 시간은 한참 꿈속을 헤매고 있을 시간이었지만 이 곳에서 새벽 다섯 시는 일을 나갈 준비를 하는 시간이다. 다들 하품을 하며 새벽에 김을 메주기로 한 밭으로 향한다. 버섯 밭의 김을 매는 작업은 생각보다 쉽진 않았다. 극성스런 새벽 모기들에 손사래를 쳐가며 굳은 살 없는 맨손으로 처음으로 낫을 쥐어보았다. '땀방울'을 심어 '마음'을 수확한다 작업을 마치고 마을회관으로 돌아오니 아침부터 동네 주민 한 분이 아침은 잘 먹었냐고 안부를 묻기 위해 회관에 들리셨다. 마을 주민들이 농활대가 마을에 들어오는 것조차 반대했다고 하는 80년대와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였다. 몇몇 후배 농활대원들은 '그때 정말 그랬냐고' 선배들에게 묻기도 했지만 결국 믿지 못하겠다는 눈치였다. 아침 식사시간. 고추, 감자를 대충 썰어 넣고 된장을 풀어 만들었다는 '농활국'은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었다. 대신 메뉴에는 오무라이스, 비빔밥, 카레라이스 등이 있었다.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요즘은 먹는 것에도 상당히 신경을 쓰는 것 같았다. 열흘 동안 농활대원들의 식사를 책임졌던 이서현(공대·건축1) 양은 "잘 먹어야 일도 잘 한다. 그래서 메뉴도 미리 짜고 정성 들여 끼니를 만드는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아침을 먹고 나니 바로 또 오전 작업의 시작이다. 벌써 농활 6일째. 모두들 지친 기색이었다. 그러나 어느 누구 하나 힘들다는 말을 하지는 않는다. 본인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면 농민들이 미안함을 느껴 일을 도와달라는 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농민들은 자기 자식들한테도 시키지 못하는 일을 어찌 손자뻘 되는 학생들에게 시킬 수 있겠느냐고 종종 말씀하신다. 이번에 하게 된 일은 비닐 하우스 설치. 한 손에는 물병, 다른 한 손에는 찐 감자를 담은 비닐, 얼굴을 다 가리는 밀짚모자에 고무신까지, 이른바 완벽한 복장과 준비물을 챙기고 일터로 향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학생들은 농민들과 정서적, 심리적 교류를 넘어 '패션'에 대한 감각도 나누는 듯 했다. 이수연(공대·건축1) 양은 "선배들의 입을 통해 들었던 과거 농활과는 많이 달랐다. 농활을 통해 땀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 기회가 되면 다음에 또 농활에 참여하고 싶다"며 환하게 웃는다. 피부가 그을릴수록 마음도 익어가도 직접 밭이나 논에 나가서 일을 하는 것만이 농활의 전부는 아니다. 청장년반, 여성반, 학생반으로 나뉜 이른바 '분반활동'을 통해 저녁이면 우리들은 마을 주민들과의 시간을 가졌다. 과거의 분반활동이 이른바 '계몽'의 성격이 짙었다면 2003년 농활은 농민들과 같이 심리적,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데 그 목적을 둔 듯 했다. 학생들은 외롭게 사시는 독거 농민들을 위해 말동무를 해드리기도 하고, 같이 작업에 지친 노인들의 어깨를 주물러 드리기도 했다. 수확을 마치고 보니 결국 백 만원의 손해만 보았다는 한 농민의 회한을 들으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고된 농사일로 머리가 하얗게 세신 분들은 염색을 한 후 10년은 더 젊어진 것 같다며 좋아하신다. 마을회관에 놀러온 동네 아이들과 놀아줄 때면 모두가 잠시 어릴 적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 있는 듯 하다. 많은 것이 변한 농활이기는 하지만 아직 변하지 않은 것도 있었다. 모든 일과를 마치고 나서야 비로소 시작되는 '총화'의 시간이 바로 그것이다. 모기를 쫓으며 졸음을 참는 학생들이 얼굴을 마주하고 앉으면 다시없는 진지함과 서로를 위로하는 농담이 교차하고, 때로는 웃음이, 때로는 박수가 터진다. 김형중(공대·건축2) 군은 "뙤약볕에서 작업을 하는 통에 얼굴이 다 탔다"고 불평을 했지만 "피부가 점점 검게 그을릴수록 나의 마음도 익어 가는 것을 느꼈다"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로맨스'는 사라지고 '노동'만 남아 있는 땅 시간은 벌써 새벽 2시. 그러나 이 날은 어느 누구도 잠을 자지 못했다. 마을잔치 준비를 위해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었다. 마을잔치에서 선보일 프로그램은 연극, 율동, 노래자랑, 이장님 인사말 등 모두 다섯 가지. 비록 세련된 프로그램을 보여줄 수는 없겠지만 마을 주민을 위해 모두가 불평 한 마디 없이 준비에 한창이다. 모든 일정이 끝난 시간은 새벽 3시. 너나 할 것 없이 깊은 잠으로 빠져들었다. 춘향전으로 유명한 전북 남원. 그러나 애틋한 '로맨스'는 사라지고 생존을 위한 고된 '노동'만이 남아 있는 곳. 곤히 잠든 학생들은 꿈 속에서 무엇을 수확하고 있을까? 마지막 일정인 마을잔치도 무사히 끝났다. 벌써 열흘이라는 시간이 흘러 농활대원은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 신봉재(공대·건축1) 군은 "농활 자료집에서 읽었던 80년대 농활의 내용이 사실이냐"며 "농민들이 우리를 자식같이 아껴주어 너무나 감사했다"고 변화한 농촌활동의 분위기를 전했다. 농활대원이 떠나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시던 마을 주민 중에는 아쉬움의 눈물을 보이는 분도 계셨다. "앞으로 학생들이 농활을 오지 않았으면 해. 더운 날씨에 시골서 고생시키는 것도 여간 미안한 게 아냐. 그 시간에 공부를 하면 더 훌륭한 사람이 될 텐데 말이야"하는 한 농민의 인사말에는 서운함이 아닌 깊은 고마움이 묻어난다. 과거 반독재, 민주화를 위한 투쟁의 장으로 시작됐던 농활은 2003년 여름, 농민과 땀과 마음을 나누는 새로운 연대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농활대는 때로는 자식처럼, 때로는 농민들의 부족한 일손을 도와주는 도우미로서 열흘 동안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했다. 힘든 일정을 마친 후 햇볕에 그을린 학생들의 구릿빛 얼굴이 춘향이와 이도령보다도 귀하고 아름답게만 보였다.

2003-07 08

[학생]한양의 사자들 유럽 명문대 순례 나선다

'한양의 사자들이 유럽 명문대학의 젊은이들을 만난다' 서울캠퍼스 학생처와 31대 소명 총학생회는 다음 달 28일부터 8월 5일까지 8박 9일 동안 '유럽 명문대학 순례'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에는 서울 캠퍼스 학생처장 남윤봉(법대·법학과) 교수를 단장으로 총학생회장 신진수 군을 비롯한 총학생회 집행부와 단대 학생회장단 12명, 일반 학생 10명 등 총 22명이 참가한다. 이번 '유럽 명문대학 순례'에 필요한 총 경비 2백 89만원 중 2백 39만원은 학교에서 지원하고 학생들은 50만원을 부담하게 된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탐방단은 런던, 파리, 취리히, 인터라켄, 하이델베르크, 프랑크푸르트 지역의 대학들을 순방할 예정이다. 현재 본교와 협의된 대학은 옥스퍼드대학, 소르본대학(파리 제4대학), 취리히대학, 독일연방공과대학, 하이델베르크대학 등이다. 이번 행사에서 각 유럽 명문대학의 학생단체에 속한 학생들이 직접 우리 학교 학생들을 인솔하며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며 대륙을 넘어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만남의 시간도 계획되어 있다. 이번에 처음으로 실시되는 '해외 명문대학 순례' 행사는 작년부터 총학생회가 추진해온 공약사항 중 하나다. 31대 소명 총학생회는 올해 처음으로 해외교류위원회를 건설하여 이전의 총학생회 활동에서 미비하였던 국제교류사업을 펴나가고 있다. 해외교류위원회는 지난 대동제 기간 동안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는 'International Festival'을 기획하여 학생들의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31대 소명 총학생회장 신진수군은 "유럽 대학생들과 일상적 삶의 부분에서부터 그들이 직접 체험하는 유럽식 대학교육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많은 것들을 공유하고 이에 우리의 현실을 비추어 보는 것이 이번 행사의 목표"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번 행사가 일회성 행사로 그치지 않고 이번을 계기로 유럽 대학생들과 학생회 대 학생회의 일상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해외교류사업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의지를 보였다. 한편 이번 순례단에 선발된 조호성(경영대·경영3) 군은 "1학년 때 경영대 AV실에서 해외명문대학에 대한 비디오를 보고서 꼭 한 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해외 명문대학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에 이렇게 우연찮게 기회가 생겨 너무 기분이 좋다. 유럽 명문대학 학생들과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또 배워서 좋은 것들은 '벤치마킹'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 기획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경영대 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K군은 "1년 단위의 총학생회가 임기를 4개월 밖에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하는 사업에 5천만원이 넘는 예산을 소요하는 이유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사범대 영어교육과 3학년에 재학중인 S양은 "총 선발인원 22명 중 반수가 넘는 12명을 학생회 간부들로 채운 사실은 이것이 과연 일반 학생들을 위한 행사인지 의문이 간다. 순례 후 어떤 성과를 내놓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 말했다.

2003-05 01

[학생]`백구의 제왕` 한양 스파이크 2연패 쾌거

경기 시간 65분. 세트스코어 3대0. 이번 대회 최고의 '다크호스' 경희대를 준결승에서 누르고 결승에 진출한 경기대였지만, '백구의 제왕', 한양의 스파이크 앞에선 무기력할 뿐이었다. 지난 23일, 올해 슈퍼리그 대학부 2연패를 달성했던 본교 배구부가 '2003 홍삼나라배 전국대학배구연맹전'마저 우승하며 대학 최강의 위치를 재확인했다. 배구부는 지난 23일 성남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대회 결승에서 강동진(체대·체육2)과 정양훈(체대·체육4) 선수의 활발한 공격과 세터 손장훈(체대·체육4)의 절묘한 완급조절에 힘입어 경기대를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완파했다. 또한 고비마다 터진 센터 이선규(체대·체육3)의 블로킹과, 결승전에서는 부진했지만 대회 MVP를 거머쥔 김웅진(체대·체육4)의 꾸준함도 이번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1세트. 그러나 19대 19의 팽팽한 상황에서 터진 강동진의 연속득점으로 1세트를 따내며 기선을 제압한 배구부는, 2세트에서도 이선규의 중앙공격이 빛을 발하며 우승을 향해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이후 3세트 막판, 배구부는 경기대의 반격에 밀려 잠시 역전을 허용했지만 세터 손장훈이 상대 블로커들의 예상을 깨는 절묘한 토스워크와 신영수(체대·체육3), 정양훈의 공격이 잇따라 결국 25대17로 승리를 거뒀다. '포스트 이경수'로 불리며 이날 경기의 주역이 된 강동진 선수는 경기 후 언론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신입생이던 작년보다 2단 공격이나 블로킹 능력이 많이 좋아져서 많은 득점을 할 수 있었다"며 우승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신춘삼(무역 79년졸) 감독은 "지난해 3위했을 때는 아쉬움이 많았는데 이제 그 아쉬움을 털 수 있었다. 이번 우승을 발판 삼아 올해 역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인하대와 함께 대학 배구계를 주도했던 본교 배구부는, 이번 우승으로 올 시즌 2개 대회 연속우승을 이뤄대며 대학 최강임을 재확인했다. 이번 대회를 지켜본 배구 관계자들 역시 '한양대는 개인 기량은 물론 조직력 면에서 대학 최강의 전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하며 본교 배구부의 '독주'가 한동안 계속될 것임을 조심스레 관측하는 분위기다.

2003-04 29

[학생]한양의 예비감독들 각종 영화제서 `떳다`

2003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와 제5회 서울여성영화제에 본교 학생들의 작품이 대거 진출해 화제다.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한국단편 경쟁 부문에 선정된 '자화상(Self Portrait)', '비(The Rain)', '휴가(The Vacation)', '로댕이 죽음을 만났을 때(When Rodin Confronts Death)' 네 작품과 서울여성영화제 아시아단편경선 부문에 선정된 '아임 오케이(I'm OK)', '오! 뷰티풀 라이프(Oh! Beautiful Life)' 두 작품이 바로 그 화제의 작품들. 다음달 15일부터 20일까지 6일간 경성대 콘서트홀과 시네마테크 부산에서 열리는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는 한국단편(46편), 아시아 극·실험영화(38편), 애니메이션(28편), 다큐멘터리(9편), 특별전(15편) 등 5개 부문으로 나뉘어 열린다. 또한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8일간 동숭아트센터 동숭홀과 하이퍼텍 나다,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공연장에서 열린 서울여성영화제에는 개막작‘미소’(감독 박경희)를 비롯해 19개국 20편의 영화가 7개 부문에 걸쳐 상영됐다.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상영작에 선정된 문제용(인문대·연영4) 군의 '자화상'은 7분 30초 동안 주인공의 방에 있는 물건의 모습을 계속 보여주며 주변의 사물을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다. 박성용(인문대·연영3) 군과, 김효정(연영 2003년졸) 양이 공동 연출한 '비'는 비를 바라는 남자가 등장하는 집착에 관한 영화다. 신수덕(인문대·연영4) 군의 '휴가'는 휴가를 나온 군인이 자신의 애인이 자살한 것을 알고 방황하는 이야기. 이종혁(인문대·연영4) 군의 '로댕이 죽음을 만났을 때'에는 죽음에 관한 사진을 찍고 싶어했던 한 남자가 등장한다. 서울여성영화제 상영작에 선정된 고주영(연영 2003년졸) 양의 '아임 오케이'는 평범한 고등학생이 공부에 관심이 없고 삐딱한 친구에게 관심을 가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고주영 감독은 영화를 통해 "삶은 결코 내가 결정한 방향으로만 흘러가지 않는다"라고 강한 어조로 외친다. 김인숙(연영 2003년졸) 양의 '오! 뷰티풀 라이프'에는 면접관들 앞에 잔뜩 위축돼서 더듬거리고 있지만 마음만은 누구 못지 않게 재기 발랄한 주인공이 등장한다. 이번 영화제 아시아단편 경선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오 뷰티풀 라이프'는 의미의 독창성이 돋보이고, 진지한 메시지를 유머로 전달하는 위트가 넘치는 영상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자화상'을 연출한 문 군은 "영화라는 예술 작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단지 앞으로 열심히 해야겠다"고 말했다. 한편 '비'를 연출한 박 군은 "처음에 내 작품이 선정됐다는 메일을 받고 무척 기뻤다.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점도 있었는데 이렇게 공개되어 부끄럽기도 하다"라며 수줍음을 감추지 못했다.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상영일정 등 기타 자세한 문의사항은 영화제 홈페이지(www.basff.org)를 통해 가능하다.

2003-04 01

[학생]FILA코리아사 `한양의 마라토너` 주목

지난 13일 본교 마라톤팀이 FILA코리아사와 후원계약을 맺고 향후 1년 동안 9천만원 상당의 의류·용품 일체를 지원 받게 됐다. 모제스 타누이, 폴 터갓 등 세계적인 마라토너들을 소속 선수로 보유하고 있는 FILA코리아사와의 이번 계약은 무엇보다 '대학팀' 지원이라는 점에서 안팎의 주목을 끈다. 대학 마라톤팀은 기업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일 자체가 드물고, 이번처럼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하는 계약이 성사된 것 또한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 이렇듯 전례 없는 계약이 성사된 배경에는 본교 마라톤팀의 잠재력을 FILA측이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인 추측이다. 동아일보 마라톤 대회에서 3등에 입상한 임진수 선수와 '차세대 이봉주'로 기대되는 한창윤 선수가 본교 출신이다. 또한 본교 선수들은 '2000 중앙일보 서울하프마라톤대회' 4위(이명승 선수)와 6위(김석수 선수), '2002 전구-군산간 마라톤대회' 국내 4위(이명승 선수), '2002 전국체전 하프마라톤' 단체 우승을 차지하며 그 가능성을 인정받아 왔다. 특히 작년에 있었던 전국체전에서는 6등 안에 본교 소속의 4명이 모두 포함돼 있어 상위권을 싹쓸이하는 큰 수확을 거뒀다. 이러한 최근의 성과들은 불과 8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본교 마라톤팀을 국내 대학 중 가장 우수한 실력을 지닌 팀으로 주목받게 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본교 마라톤팀이 한양인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팀을 이끌고 있는 이성직 감독은 "우리 팀은 국내 최고의 대학 마라톤 팀으로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러나 이번 후원만으로는 운영이 힘든 상태다. 많은 홍보와 전폭적인 지원, 선수들에 대한 독려가 더욱 필요하다"라고 호소했다. 한편 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홍정우(체대·체육4) 군은 "곧 시합시즌이 될텐데 이번 후원에 힘입어 더욱 좋은 성적을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훌륭한 기량을 갖춘 신입생들이 많이 들어와 올해 있을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기대된다"라고 강한 승부욕을 내비쳤다. 마라톤은 그 특성상 어떤 종목보다도 끈기와 인내가 필요한 스포츠다. 따라서 마라톤 육성을 위해서도 마라토너들을 역시 끈기와 인내로 지켜보고 독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번 계약을 계기로 보다 많은 한양인들의 관심 속에 본교 마라토너들이 힘찬 레이스를 질주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003-03 15

[학생]필리핀서 찾은 '사랑의 실천' 헤비타트 자원봉사

지난 2월 하순, 겨울의 끝머리에서 불어오는 찬 바람을 맞으며 서울을 떠나 착륙한 마닐라 공항은 온통 후덥지근한 기운으로 가득 차 있었다. 처음으로 이국 땅에 발을 내디딘 설렘은 우리를 맞이한 헤비타트 마닐라 지회 사람들의 환영과 친절함에 어느덧 고마움으로 바뀌었다. 우리말로 '안녕'의 의미인 '꾸무스타'라는 타갈로그어 한 마디로 낯선 땅은 어느새 훈훈한 이웃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땀방울'은 사랑을 싣고 이튿날 아침 일찍 사이트로 이동한 우리는 벽돌 나르기부터 시작해 본격적으로 집을 짓기 시작했다. 시멘트를 삽으로 퍼서 포대기에 넣고, 그것을 해당 공사 터에 나르고, 시멘트와 물을 섞고, 그것을 또 나르는 일이 반복되었다. 예상외로 꽤 힘들었다. 삽질이 어렵다는 걸 그때서야 몸소 터득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열정만큼 뜨겁게 내리쬐는 햇빛이 눈부시다는 것도 오랜만에 발견했고, 땀 흘리며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이 나 자신을 이토록 풍성하게 하는 작업임을 새삼 깨닫기도 했다. 우리 팀은 모두 14명으로 구성된 연합팀이었다. 본교 6명과 서울여대 3명 그리고 일반 참가자 5명으로 이루어진 우리 팀은 연합팀인 만큼 단합이 힘들 것 같았지만 곧 서로를 이해하고 아끼게 되었다. 팀의 리더였던 강동수(디경대·경제3) 군은 'not only house, but also home'을 외치며 팀원들을 격려해 나갔다. 우리가 지어준 집에서 살게 될 사람들에게 우리는 집(house) 뿐만 아니라 사랑으로 이루어진 따뜻한 가정(home)을 만들어 주고 싶었던 것이다. 집이 없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집이 생긴다는 것의 의미는 단순히 비와 바람을 막아줄 담을 갖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안식처를 소유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우리가 정한 모토는 바로 'love in action'. 사랑을 실천한다는 것은 단순히 마음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고단한 노동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의미다. 새벽 일찍부터 하루 일과를 마무리할 때까지 온 몸이 땀으로 뒤범벅이 되고 공사장의 먼지와 함께 숨쉬며 생활했던 열흘의 시간동안 우리는 행동하는 사랑이 무엇인지 체험한 것이다. 그들의 '조력자'가 아니라 그들의 진정한 '파트너'가 되고 싶었던 우리의 마음은 한결 같았다. 마음은 국경과 바다를 넘는다 두터운 목장갑을 끼고 허리를 구부려야 했던 시간만큼 기억에 남는 것은 필리핀 사람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었다. 특히 현지의 어린이들은 시종일관 해맑은 눈망울로 바다를 건너온 이방인들을 따뜻하게 대해 주었다. 우리의 이름을 부르며 고사리 손으로 목걸이며 팔찌를 건네는 아이들에게 우리는 국경을 초월한 정을 느꼈다. 아이들에 대한 깊은 인상과 함께 또 하나 잊을 수 없는 것은 헤비타트 마닐라 지회 사람들의 친절함이었다. 첫날 우리를 마중 나온 치또와 주드를 비롯해 제알, 놀리, 피나 등 현지 사람들의 따듯한 배려와 정직함은 필리핀에서 가장 크게 감동한 부분이었다. 우리의 앉은키에 비해 높았던 식탁을 잘라주고, 농구골대를 만들어 주던 그들의 적극적인 '애정공세'는 한국 사람들에게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색다른 것이었다. 그들로부터 배운 타갈로그어를 한 마디씩 구사하면서 우리는 필리핀 사람들과 마치 하나가 되는 듯한 느낌이었다. 넷째 날의 학교 방문은 직접적인 문화교류의 기회를 마련해 주었던 시간으로 기억한다. 현지인들은 전통댄스와 노래공연 등을 준비했었고, 우리 팀은 수화공연으로 화답했다. 출국 전부터 준비했었던 수화공연은 내가 주도적으로 계획해서 진행한 프로그램인 탓인지 무대에 올릴 때 감정이 남달랐다. 마치 물가에 어린아이를 내놓은 어머니의 심정이라고 할까. 참된 사랑은 '행동' 속에 빛을 발하고 봉사기간 중 무엇보다 인상깊었던 것은 축제 형식으로 진행된 현지의 가정방문 프로그램이었다. 현지의 가정들을 직접 방문하여 함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저녁을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우리는 그들과 함께 앉은 식탁에서 비단 음식 이외의 많은 것들을 나눌 수 있었던 것으로 회상한다. 한국으로 떠날 시간이 점점 다가올수록 필리핀에서 집을 짓는 시간은 줄어만 가고, 그래서 가정방문은 우리에게 퇴소식과도 같은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한국을 떠나 겨우 열흘 동안이었지만, 필리핀에서 받은 사람에 대한 감동은 잊을 수가 없다. 하루는 지역 자원봉사자들이 우리가 일하는 사이트로 왔었다. 이곳 사람들은 매주 토요일에 지역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는다고 했다. 현지에서 활동하는 고등학생 또래의 지역 자원봉사자들을 보면서 나는 지난 날 한국에서 어떤 자원봉사자의 모습이었고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다시금 갖게 되기도 했다. 필리핀 해외자원봉사 프로그램을 통에서 내가 느낀 것은 바로 사랑이다. 우리의 건축봉사를 통해 과연 그들은 가정의 포근함과 따스함을 잘 전해 받았는지, 우리들은 과연 행동하는 사랑의 가치를 얼마나 크게 느낄 수 있었는지 솔직히 자신은 없다. 그러나 타국에서 바라보았던 별들이 참 아름다웠던 것은 분명히 기억한다. 하루 종일 땀으로 온몸을 적시며 노동의 가치를 일깨워 가던 어느 밤, 나는 '별이 아름다운 것은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에 달려있다'는 생각을 되뇌이고 있었다.

2003-03 08

[학생]한양의 강스파이크 `슈퍼리그 2연패`

'백구의 철옹성' 배구부가 '2003 삼성화재배 슈퍼리그 대학부'의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난 23일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대학부 결승 3차전에서 본교는 '숙적' 성균관대를 3대 0으로 완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본교는 지난해에 이어 슈퍼리그 2연패를 달성하며 대학 배구의 최강자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당초 본교와 성균관 대는 3전 2선승제로 치러진 대학부 결승에서 매 경기 풀세트 접전 끝에 1승씩을 거둔 상태로, 최종전에서의 치열한 접전이 예견됐었다. 그러나 이미 2차례의 맞대결에서 성균관대의 수비 전술을 간파한 본교가 화끈한 공격을 퍼붓자 이날 경기는 예상외로 쉽게 풀리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연승을 달리던 본교는 이번 슈퍼리그 1차 리그에서 한차례의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경기대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대 3으로 패해 예선탈락의 위기에 처했던 것. 이후 혼전 속에 본교는 다행히 4위로 부상하며 2차 리그에 합류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전적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미 기대되었던 반전'이라며 본교 배구부를 '높이와 힘의 배구를 가장 절묘하게 구사하는 유일한 팀'으로 평가한다. 본교 배구부는 대학 최고의 레프트 강동진(2학년, 이하 체대·체육학과)과 장신 라이트 김웅진(4)의 강 스파이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보조 레프트 정양훈(4)까지 든든하게 뒤를 받쳐줘 대학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다. 또한 신영수(3), 이선규(3) 등 센터진의 트윈 타워도 한양배구부의 자랑거리. 이들은 높이를 이용한 철벽 블로킹을 완벽하게 구사, 상대팀 공격수들이 가장 꺼리는 상대로 평가받는다. 이번 대회에서 센터로 나선 김웅진은 지난해 다친 양쪽 발목이 완쾌되지 않았으나, 정신력으로 버티며 코트를 누볐다. 레프트 정양훈은 왼쪽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생겨 고생했지만 시종일관 패기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였고, 세터 손장훈도 재치 있는 볼 배급으로 사기를 불어넣었다. 결승전에서는 고참의 진가가 빛을 발했다. 김웅진과 정양훈은 결승 3차 전에서 팀이 어려울 때마다 차례로 해결사를 자처하며 승리를 주도했다. 특히 이 경기에서 절묘한 토스로 상대 팀을 주눅들게 했던 기교파 세터 손장훈은 그 수훈을 인정받아 이번 대회 대학부 MVP를 차지했다. 본교 동문이기도 한 신춘삼(무역·75학번) 감독은 서울시청 코치로 재직하던 시절, 만년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던 소속팀을 87년 전국대회서 3차례나 준우승으로 등극시켜 무서운 지도력을 인정받은바 있다. 이번 결과는 신춘삼 감독의 본교 부임 후 첫 우승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는 수확이 됐다. '김종량 총장 등 여러 분들의 축하 전화가 쇄도해 정신이 없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한 신 감독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준 선수들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라며 "전 감독이었던 송만덕 감독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신 감독은 "우리의 전력은 여전히 건재하며, 이번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올해 모든 대회를 휩쓸겠다."라고 밝히는 등 자신감에 충만한 모습이다.

2003-03 01

[학생][동행취재기] 언론정보대 새터현장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안산캠퍼스 언론정보대는 국제문화대, 과학기술대와 함께 새내기 새로 배움터(이하 새터)를 충남 괴산 보람원에서 진행했다. 이번 새터에는 3개 단대 7백여명의 새내기가 참가해 각과 선배들과 정다운 시간을 나누고 동기들과 함께 활기찬 대학생활을 시작하기 위한 우애를 다졌다. 20일 정오 학교에서 출발한 신입생들은 오후 2시경 행사장에 도착하자마자 대강당으로 이동했다. 입소식은 새터준비위원장들과 각 단대 회장들의 신입생들에 대한 당부의 말로 시작됐다. 이희택(공대·교통4) 안산캠퍼스 총학생회장은 "이번 새터가 03학번들에게 한양대학생으로써의 첫 경험인 만큼 좋은 추억을 만들었으면 한다."며 "신선한 새내기답게 허식을 버리고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곧바로 이어진 본교 응원단 '루터스'의 열띤 입학축하응원과 락 그룹밴드 '해마'의 무대는 3시간동안 버스에 앉아있던 신입생들의 분위기를 들뜨게 하기 충분했다. 입소식을 끝내고 신입생들은 세미나실에서 담당교수님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민웅(언정대·신방) 교수는 "대학에 들어온 만큼 자신을 표현하는 말솜씨나 글솜씨는 꼭 단련시켜야한다."며 "글솜씨를 단련하기 위해서는 매일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일기를 꼭 써야한다."라고 당부했다. 저녁식사를 마친 뒤 새내기들은 '명랑운동회'를 열었다. 기마전, 단체행위 모방하기 등의 게임이 진행되면서 새터 현장은 재치있고 유머 넘치는 새내기들로 한바탕 웃음바다가 됐다. 광고홍보학과 새내기팀은 공중 3회전을 선보여 박수를 받았고 정보사회학과의 한 팀은 신고있던 양말을 벗어 입에 무는 엽기적인 '퍼포먼스'로 모든 경쟁팀을 제치고 운동회 최종 우승의 영광을 안기도. 무엇보다 7백여 새내기들이 감탄을 금치 못한 것은 중앙공연단의 화려한 무대였다. 중앙공연단의 집체극 '인생이라는 동화'는 언정대 풍물패 '한우리', 공대 노래패 '아우성', 몸짓패 '기지개', 국제문화대 풍물패 '들무새' 등이 모여 방학 내내 준비한 '대작'이었다. 그 밖에 댄스동아리 'DOH'의 무대와 '손말사랑회'의 수화공연, 합창단 '어우림'의 아카펠라, 힙합동아리 'Feel so good'의 힙합공연 등은 새내기들에 대한 선배들의 애정을 한껏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처음으로 접하는 대학문화의 다양함과 참신함에 신입생들은 시종일관 놀라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김경미(과기대·과학기술학부1) 양은 "처음 보았던 루터스 공연에서 단장오빠의 카리스마가 잊혀지질 않는다."며 "재미있는 공연으로 우리를 반겨주는 선배들이 고맙다. 앞으로의 학교생활이 기대된다."라고 처음 시작하는 대학생활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언론정보대 새내기들은 방학동안 직접 만든 새터준비단 '불새단'에 참가해 자신들의 새터를 직접 준비하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불새단'의 기자단에 참가했던 이민경(언정대·신문방송정보사회학부1)양은 "준비하면서 많은 선배들을 알게됐고 동기들과 미리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새내기들과 함께 이번 새터를 준비한 성진우(언정대·광홍3) 군은 "이번 03학번들은 자기표현이 뚜렷하고 감정에 충실한 것 같다. 다수의 학생들을 통제하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미리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가지고 준비단이 연습해서 아무런 탈 없이 잘 보낸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2003학년도 안산캠퍼스 새터에서는 총여학생회가 주최한 강연회를 비롯해 각 단대마다 풍물과 스포츠댄스 강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새내기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