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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9/15 인터뷰 > 동문 > 매거진

제목

`21세기 한국 해양정책의 집행관`

한양의 동문이 뛴다 25

이세형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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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9rOC

내용

 "해양정책은 '개발'과 '보존' 동시에 잡아야"

 최초 중국 항로 개설에서 미래 해양정책까지


해양수산부 해양정책국장 서정호 동문 (법학 73)

 

 "해양수산부는 풍요로운 바다를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가겠습니다." 해양수산부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모토다. 굳이 이러한 구호가 아니더라도 바다가 풍부한 '자원의 보고'임을 재삼 강조하는 것은 이제 상투적인 느낌마저 든다. 식량자원에서부터 광물자원 그리고 생명산업에서부터 관광산업에 이르기까지 바다가 지닌 가능성은 무한하다. 그런 측면에서, 바다로 먼저 진출한 국가들이 전성기를 누린 19세기처럼, 21세기는 바다의 자원을 먼저 개척하는 나라들이 번성할 것이란 예측을 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

 

 '개발'과 '보존', 두 마리 토끼 잡는다

 

 해양수산부 해양정책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정호(법학 73) 동문. 그는 현재 해양수산부 내에서도 각종 해양정책과 관련된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핵심 관료다. 구체적으로는, 해양 환경 보전 그리고 해양 자원 개발과 관련된 정책의 수립 및 집행이 서 국장의 중심 업무이다. '개발'과 '보전'이란 다소 상충된 영역을 동시에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그냥 보면 대립적인 부분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이른바 차세대 해양정책들은 바다를 최대한 보호하면서 동시에 최대한 개발하자는 것에 기초를 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양식기술 같은 것을 개발하면서도 양식장의 인근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관리도 철저히 하는 것이죠. 해양 환경의 보존을 통해 보다 다양하고 많은 양의 자원을 지속적으로 확보하자는 것이 해양수산부의 방침입니다."

 

 서 국장은 이제 단순히 바다를 어업의 현장으로서만 인식해서는 아무런 발전이 없을 것이라 지적한다. 첨단 과학기술과 장기적인 안목을 이제 해양 정책에도 적용시켜야만 한다는 것이 서 국장의 지론이다. 가령 어업의 경우만 하더라도 과거와 달리 단순히 물고기를 잡는 기술 개발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설정하고 있으며, 어류 자원의 고갈 현상이 심각하게 제기되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현재의 WTO 체제에서는 외국산 수산물이 싼값에 국내 시장에 들어오는 것을 막을 길도 사실상 전무한 형편이다.

 

 따라서 지금 당장은 힘들더라도 바이오 기술의 개발을 바탕으로 한 양식산업, 어촌과 갯벌을 활용한 관광산업, 그리고 해저 지하자원을 발굴하는 광물산업 등을 중심으로 해양산업의 전반적인 틀이 옮겨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서 국장은 강조한다. 실제로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은 이미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서 국장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도 태평양에서 구리, 망간, 니켈, 크롬 등과 같은 심해 광물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또한 수심 200미터에서 흐르는 심층수 개발과 해양 바이오 산업 육성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해양 전문통

 

   
 

 해양정책과 관련된 서 국장의 거시적인 시각은 해양수산부 관료로서의 전문성을 잘 증명해 주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러한 서 국장의 전문성은 지금까지 그가 걸어온 해양 행정관료로서의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에 배경을 두고 있기도 하다. 대학 3학년 때인, 지난 1975년 행정고시 17회로 관계에 입문한 서 국장은 해운항만청(舊 해양수산부) 진흥과장, 주중 대사관 초대 해양수산관, 기획예산담당관, 공보관, 안전관리관 등과 같은 부처 내 핵심 보직들을 두루 거쳤다. 그리고 지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현정부 내 100대 요직(월간조선 2001년 2월자 참고) 중 하나로 꼽히는 해운물류국장으로 근무했다.

 

 다양한 보직을 거친 만큼, 서 국장이 이룩한 성과들도 다양하다. 해운항만청 진흥과장으로 근무하던 지난 1990년, 서 국장은 당시 미수교 국가이던 중국과의 과감한 협상을 통해 카페리 항로를 최초로 개설했다. 또한 주중 대사관 해양수산관으로 재임 중이던 1993년에는 '한중 해운협의회'를 정례화 시키기도 했다. 서 국장이 해양수산부 내 '중국통'으로서 인정받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것이다. 또한 해운물류국장으로 근무하던 시절에는 항만 운영과 관련된 업무의 일부를 민간 부문에 위탁토록 하는 작업인 '항만공사' 설립과 선박회사들의 선박활동을 쉽게 하는 '선박투자회사법'과 같은 큼직큼직한 사안들을 기획하기도 했다.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부처 배치를 받을 때 해운항만청이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처음 만들어진 부처라서 저희 기수에서 20여명이 해운항만청으로 발령을 받았죠. 당시만 해도 아무런 관련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걱정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이쪽 분야의 일이 규모가 크고, 변화가 많은 특징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됐습니다. 업무가 제 적성에도 맡는 것 같아 재미도 있고, 보람도 많이 느낍니다(웃음). 어촌 출신은 아니지만 바다에 갈 때마다 아주 기분이 좋고, 친근함을 느낄 정도죠. 배 타는 것에도 비교적 적응을 잘하는 편이고요."

 

 많은 후배들이 공직자의 길 걸었으면

 

 대학 생활 중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서 국장은 자신의 대학 생활이 너무 '드라이'했던 것 같다며 웃는다. 당시는 사회적으로도 어두웠고, 경제적으로도 넉넉한 시대가 아니었기 때문에 캠퍼스의 분위기도 무거울 수밖에 없었노라고 회고한다. 그러나 행정고시반에서 함께 공부했던 동기, 선·후배들과의 추억을 꺼내놓으며 환한 표정이다.

 

 "행정고시반에서 같이 공부를 했던 동기, 선·후배들과는 지금도 자주 만납니다. 박혁진(경제 73) 서울지방조달청장, 이종정(경제 73) 국가보훈처 기획관리관, 신현욱(법학 73) 정보통신부 정보통신연구진흥원 수석 전문위원 등과 같은 행정고시반 73학번들과는 지금도 매달 한 번씩 등산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학교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며 서 국장은 좀더 많은 후배들이 공직자의 길을 걸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특히 그는 해양수산부의 경우 업무의 성격이나 규모가 워낙 방대하고, 특수하기 때문에 아직 개척의 여지도 많다며, 공직에 관심 있는 후배들이 해양수산부에도 많이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제가 공직에 있어서이겠지만, 더욱 많은 후배들이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진출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우리 학교 출신의 행정고시 합격자들은 양적으로도 많고, 전 부처에 걸쳐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초기 합격자들이 소속 부서의 중심적인 국장급으로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행정계에 들어올 후배들은 선배들의 도움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웃음). 그런데 갈수록 행정고시보다는 사법고시를 훨씬 더 많이 준비하는 것 같아 조금 아쉽군요."

 

 그는 이번 여름 한바탕 '전쟁'을 치루었다고 했다. 태풍으로 인해 우리나라 인근 연안에 엄청난 양의 쓰레기들이 떠내려왔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규모 적조 현상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일들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국무총리 서리 인사가 있었고, 국정감사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왔다. 그래서 서 국장은 이번 가을에도 또 한 번의 '큰 전쟁'을 치뤄야 할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그의 웃음 속에서 아주 맑은 한국 해양의 기상도를 발견한다.

 

이세형 학생기자 sehyung@ihanyang.ac.kr
사진 : 이재룡 학생기자 ikikata@ihanyang.ac.kr

 

 

   
 

 학력 및 약력

 서정호 해양수산부 해양정책 국장은 1973년 본교 법학과에 입학해, 3학년이던 1975년, 행정고시 17회로 관계에 입문했다. 해운항만청(舊 해양수산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후, 지난 1986년 미국 워싱턴대에서 해사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부산지방해운항만청 항무과장, 해운항만청 진흥과장, 행정관리담당관, 주중 대사관 해양수산관 등으로 근무했다. 해양수산부 발족 후에는 기획예산담당관, 공보관, 안전관리관, 해운물류국장 등을 역임했으며, 2002년 현재, 해양정책국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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