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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0/01 인터뷰 > 동문 > 매거진

제목

`한국의 라이자 미넬리`를 거부한다

한양 동문이 뛴다 26

서용석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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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1ZHC

내용

 "세계적인 배우보다는 작품을 즐기는 배우로 남을 터"

 지난 10여년 간 30여 중 대형 작품서 열연


뮤지컬 배우 전수경 동문 (연영 89졸)

 

 역사상 가장 큰 입장권 수익을 기록한 공연 작품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오페라의 유령'은 뮤지컬 매니아가 아닌 일반 문화 대중들도 일생에 꼭 한 번은 보고 싶은 작품으로 꼽을 정도로 폭발적인 호응을 누렸던 작품이기도 하다. 이러한 여파는 국내에도 뮤지컬 붐이 이는 계기를 마련해주기도 했다. 화려한 율동과 연기, 그리고 심금을 울리는 노랫가락이 한 몸처럼 절묘하게 어우러진 뮤지컬이 국내에 상륙한지 반세기가 지났지만 요즘만큼 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적은 없었다. 이는 지난 10여 년 동안 뮤지컬이 급속하게 대중 속으로 스며들면서 쌓여진 탄탄한 기반도 한 몫 단단히 했다는 평가다.

 

 이러한 한국 뮤지컬사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배우가 있다면 바로 30여 편의 중·대형 작품에서 주연과 조연을 넘나들며 열연해온 전수경 동문(연영 89졸)이다. 이러한 뮤지컬 스타를 만나러 가는 길은 멀리서만 볼 수 있는 별을 따듯 가슴 설레고 즐거운 기대감으로 시작됐다.

 

 배우에게 육아는 연기의 깊이를 더할 수 있는 기재

 

   
 

 "어서오세요!" 벨을 누르자 170센티미터가 훨씬 넘는 훤칠한 키의 '아줌마'가 문을 연다. 아무렇게나 늘어뜨린 머리에 화장기 없는 얼굴. 빼어난 노래 솜씨와 넘치는 끼로 수많은 관중의 마음을 빼앗으며 온갖 박수갈채를 한 몸에 받았던 '스타'의 모습은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 거실로 안내를 받고 들어가니 몇 일 후면 백일을 맞이하는 쌍둥이 자매 지온이와 시온이의 낯선 방문자를 신기한 듯 바라보는 맑은 눈망울이 눈에 들어왔다.

 

 "요즘 뭐하고 지내냐구요? 아기 돌보는 것이 지금으로선 제 인생에 가장 소중한 일이에요. 엄마가 된다는 것은 여성이 인생에서 경험하게 되는 가장 큰 변화이자 공부라고 할 수 있지요. 비록 예전에 비해 행동의 제약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육아를 바탕으로 한 인생공부를 하는 것이 배우로서 깊이를 더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지금 저의 모습이 전혀 부끄럽거나 초라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걸요."

 

 육아를 자기 발전을 위한 하나의 기재라고 딱 잘라서 말하는 그녀의 말을 듣고 '역시 프로는 다르구나'라는 생각에 처음 가졌던 실망감을 지운다. 사실, 전 동문은 뮤지컬 계에서 끊임없이 도전하는 배우로 유명하다. 대학 4학년 때인 88년도 MBC 대학가요제에서 동상을 수상하며 솔로 음반 작업에 들어가기도 했던 그녀는 독특한 음색의 가창력과 승부욕으로 90년 '캣츠' 오디션에 합격해 뮤지컬에 데뷔한다. 뮤지컬 배우에게 요구되는 것은 노래나 연기 뿐 아니라 춤 솜씨도 필수다. 전 동문은 춤을 제대로 배워본 적이 한 번도 없는 상태에서 순수한 열정 하나로 뮤지컬의 세계로 뛰어든 것이다. 이런 그이기에 올해 초 '틱,틱...붐!'을 마지막으로 쉴새없이 달려왔던 배우로서 현재의 공백은 휴지가 아니라 다음 작품을 준비하기 위한 끊임없는 연습과 공부의 시간이다.

 

 뮤지컬 대중화와 함께 한 12년 배우 인생

 

 전 동문이 처음 데뷔할 때만해도 우리나라 뮤지컬 수준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했다. 배우가 공연을 하고서도 출연료를 못 받는 경우도 허다했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1980년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이후 90년대 초까지 '캣츠', '코러스라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레 미제라블' 등 해외에서의 유명세가 국내까지 이어진 작품들이 공연의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작품의 단순한 번역이 아니라 무대 연출이나 미술, 의상까지 그대로 모방한 표절작품이 풍미했던 시기이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창작극에 대한 요구가 공연제작자나 관객들 사이에 널리 퍼져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창작극에 대한 전 동문에 대한 생각은 우리의 뮤지컬이 아직은 더 많이 배워야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창작을 너무 앞세워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창작이 필요하긴 합니다. 그러나 '뮤지컬'이라는 말 자체가 벌써 외국말입니다. 남의 나라 것을 하고 있으니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르기까지는 모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봅니다. 기술이 쌓이면 그 다음에 우리의 혼도 들어가고 정서에 맞는 새로운 작품이 등장할 것입니다. 창작을 하면서 실패도 하고 여러 가지 시도도 하면서 많이 깨져야합니다. 그러는 중에 '난타' 같은 성공작이 나올 수 있는 거죠. 관객 수준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좋은 스텝만 보강되면 훌륭한 작품이 나올 거라고 믿습니다."

 

 전 동문이 지적한 작품이나 무대가 열악한 국내 사정에 비해 배우들의 역량은 놀랄 만큼 향상된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오페라의 유령'이 시쳇말로 '대박'을 터뜨리면서 남경주, 조승우씨 같은 베테랑 배우도 오디션에 떨어지고 신예 배우들이 대거 발탁되는 파란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정말 긴장될 때가 많다"라고 속마음을 내비치는 전 동문에게 신예들의 도전은 늘 자기 발전의 즐거운 계기를 마련해 준다. 연륜이 쌓일수록 신인들이 도달할 수 없는 연기의 깊이를 더해가면서 늘 새로운 변신을 하게된다는 것이다. 전 동문은 긴 공백기를 거쳐 내년에 서게 될 무대에서는 지금과는 또 다른 모습을 선보일 것이라며 자신 있는 모습니다.

 

 세계적인 배우보다 매 작품을 즐기는 배우로 남을 것

 

   
 

 흔히 전 동문을 수식할 때 '한국의 라이자 미넬리'라는 꼬리표를 단다. 흑백영화 시대를 풍미했던 그녀의 어머니 주디 그란드 조차 시샘할 정도로 빼어난 역량을 자랑했던 세계적인 배우로 비유되는 것이다. 그러나 전 동문이 바라는 것은 제 2의 누군가가 아니라, 후배들이 '제 2의 전수경'으로 비유될 만큼 색깔 있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추한 것조차 아름답게 느껴질 수 있는 나이까지 끝까지 무대를 지키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세계적인 배우가 되면 좋겠지만 그것보다는 매 작품을 할 때마다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누구와 비교하기보다는 작품을 즐기고 사랑하면서 연기하는 것이 가장 보람된 일이겠지요. 뮤지컬의 역사와 같이 나이를 먹어가며 끊임없이 변신한다는 생각으로 깊이 있는 연기를 키워나갈 것입니다."

 

 전 동문이 설계하고 있는 내년은 비단 어머니가 된 후 배우로서 또 다른 변신을 시도하는 것뿐 아니라 대학원에 진학해 후배들을 양성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가는 해이기도 하다. 끊임없는 변신을 거듭하면서도 배우로서 자신의 위치를 한시도 잊지 않는 전 동문에게서 프로의 아름다움을 느낀다.

 

서용석 학생기자 antacamp@ihanyang.ac.kr
사진 : 이재룡 학생기자 ikikata@ihanyang.ac.kr

 


   
 

 전수경 동문은 누구?

 

 전수경 동문은 1967년 생으로 1985년 본교 연영과에 입학했다. 전 동문은 90년 '캣츠'로 뮤지컬에 데뷔한 이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코러스 라인', '넌센스', '브로드웨이 42번가', '아가씨와 건달들', '갬블러' 등 30여 편에 달하는 작품에 주·조연급으로 연기했다. 그밖에 정극 '사천의 착한 여자', '러브레터' 등에서 열연했고 '돈을 갖고 튀어라', '고스트 맘마', '주노명 베이커리', '공공의 적' 등의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수상경력으로는 88년 MBC대학가요제 동상 수상, 97년 제 3회 한국 뮤지컬 대상 여우조연상, 99년과 2002년 동 행사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현재 뮤지컬 배우 주원성 씨와 쌍둥이 자매 '시온', '주온'과 함께 성수동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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