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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2/08 인터뷰 > 동문 > 매거진

제목

[인터뷰]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 김지현 동문

인터넷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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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fhMC

내용

 3대에 걸친 여들의 삶 그린 <사각거울>로 당선

 "작가는 삶의 상처를 치유하다가도 들쳐보는 존재"

 

   
 

 지난 달 29일에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열렸다. 이 시상식에서 단편소설〈사각거울〉로 작가의 대열에 합류한 김지현(국문과 대학원졸) 동문은 심사위원들로부터 '아이가 있느냐?'는 엉뚱한 질문을 받았다. 그만큼 3대에 걸친 여인들의 삶을 그리고 있는 그녀의 소설〈사각거울〉은 탁월한 완성도와 농익은 주제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세 여자의 캐릭터가 생생할뿐만 아니라 반지하방으로 요약되어 생동감 있게 드러나고 있는 현실적 고통 그리고 '새'와 결말을 통해 은유되고 있는 희망의 징후 등은 당선작으로 손색이 없었다.'라는 평을 들은〈사각거울〉은 섬뜩한 카리스마로 지루한 소설에 지친 독자들에게 새로운 충격으로 다가올 듯하다.

 

 그녀의 소설은 순식간에 읽힌다. 어디 하나 부족한 곳이 없는가 하면 어디 하나 덧붙일 곳도 없다. 그러나 "문장을 따로 생각하지 않고 앞과 뒤를 생각했다."라는 김 동문의 말처럼 문장에 심혈을 기울인 탓에 글은 단숨에 읽고서도 작가의 노력이 여실하게 느껴진다. 남편과 아들을 잃은 상처로 인해 화장독에 피부가 썩어도 매일같이 귀신처럼 화장하는 치매의 시어머니는 너무나 지독하게 며느리의 속을 썩힌다. 그런 표독스러운 시어머니를 볼 때마다 며느리는 더욱 더 강해진다.

 

 하지만 그 강해짐은 곧 약해짐과 일맥상통한다. 그녀 역시 남편을 잃은 상처를 갖고 있지만 그것을 인지하는 것은 너무나 고통스럽기 때문에 외면한다. 결국은 그녀도 새하얀 화장으로 얼굴을 덮는 시어머니와 같은 상처받은 영혼인 것이다. 어린 손녀는 며느리와 달리 할머니를 이해한다. 그녀도 비정상적인 생활 속에서 상처를 갖고 있지만 유일한 희망을 갖추고 있는 미래를 상징한다. 김 동문은 "시어머니와 며느리, 손녀는 삼대에 걸쳐 각자의 상처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시어머니가 그토록 집착하는 거울은 상처를 알아보고, 한편으론 숨기게 하는 양면을 지니고 있지요."라고 설명한다. 각 캐릭터들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단면인 것이다.

 

 하지만 김 동문의 말처럼 '삶이 상처투성이일 뿐'이라면 그 인생은 너무 가혹한게 아닐까. 김 동문은 여유 있게 미소짓는다. "상처를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면 안됩니다. 인생은 상처에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서로가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지요. 사람들은 서로의 상처를 이해할 때 소통합니다. 내 몸의 흉터를 껴안고 살아가는 사람처럼 자신의 상처를 껴안고 살아가며 다른 이의 상처를 보아줄 때 인생은 의미가 있는 것이지요."

 

 김 동문은 치매증세가 걸린 시어머니의 묘사에서 눈에 띄게 현실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현실성 때문에 시어머니는 더욱 무섭게 느껴지는가 하면 우리에게 인생을 가르치려고 하는 인물처럼 비추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시어머니의 묘사에는 김 동문의 할머니 덕이 크다. 그녀가 수상소식을 들었을 때는 할머니의 유해를 화장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치매에 걸리셨던 할머니를 경험으로 글을 썼습니다. 글 쓴답시고 잘 보살펴드리지도 못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리는 김 동문은 "당선 소식은 할머니가 주신 귀중한 선물이라 생각합니다. 어깨가 무겁고, 좋은 작가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만 들어요."라고 다짐했다.

 

   
 

 소심하고 예민한 성격탓에 어릴 때부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는 김 동문은 생각하는 방법을 알고 싶어서 철학도를 꿈꾸기도 했다. 그녀는 평상시 문학작품이나 영화 한 컷을 보더라도 늘 글로 남겼다. 그러한 느낌들이 차곡차곡 모여 어느새 두꺼운 노트로 여러 권이다. "자신의 느낌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해요. 생각은 스쳐지나가지만 그것을 기록한다면 누구든 작가가 될 수 있다고 봐요."라며 조언한다.

 

 옥탑방에 홀로 있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김 동문은 자신의 평소 모습에 대해 '아무짝에도 쓸모 없을 정도로 게으르다'며 말한다. 하지만 그런 그녀도 글을 위해서라면 의욕부터 앞선다. 다리모델이라는 직업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직접 회사에 찾아갔다가 잡상인 취급당하며 쫓겨난 기억도 있다. "사람들에게 신춘문예출신 작가로 알려지기 보다는 먼저 제 작품으로 다가가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당찬 신세대 작가의 모습이 엿보인다.

 

 김 동문은 주제의식이 뚜렷하게 보이는 글보다는 몽환적인 글을 선호한다. 잡힐 듯 말 듯 하여 작가의 생각을 알리지 않고 독자들이 생각하게 하는 소설을 쓰고싶다는 김 동문은 여러모로 독자들을 괴롭힐 심산이다. "상처로 끙끙대는 사람들을 보살펴주고 싶지만 안심하고있는 사람들의 상처를 들추어내서 그들을 괴롭히고 싶기도 하지요." 서로의 상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평소의 생각을 그녀는 자신의 소설로 실천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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