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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 28

[교수][백남의 교수저서] 이상욱 교수, 과학적 상상력에 대한 통념을 완전히 깨다

이상욱 교수는 물리학을 전공하고 석사학위까지 받았지만, 한양대학교에서 철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그는 과학기술을 인문학적·사회과학적 시각에서 연구하고, 그 연구 성과를 정리하여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 교수의 저서인 '과학은 이것을 상상력이라고 한다' 역시 그가 한양대에서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한 '상상력과 과학기술' 수업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했다. 이 교수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이상욱 교수는 1월 7일 '과학은 이것을 상상력이라고 한다'를 출간했다. 1. 교수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02년도에 한양대학교에 부임하였고 현재 인문과학대학 철학과에서 과학철학, 기술철학 연구와 강의를 담당하고 있는 이상욱 교수입니다. 2. 물리학전공자에서 철학과 교수가 된 이력이 상당히 독특하신데요, 연결고리가 없어 보이는 두 학문을 함께 공부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전공이었던 물리학교수가 아닌 철학과 교수가 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잘 모르는 사람이 볼 땐 두 학문이 거리가 있어 보이겠지만 저는 이 두 학문이 크게 다르다고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예컨대 물리학은 자연과학 내에서 제일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탐구하는 학문이며, 철학과 물리학 모두 기초학문에 속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또한 관찰 전에 존재론적 질문을 하는 등 양쪽이 연결된 지점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과학 중에서도 기초적인 질문에 관심이 많아 학부 때 물리학을 전공했는데요, 이후 철학과 물리학 중 어떤 것을 본업으로 할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석사까지 물리학을 계속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석사 때는 독자적인 연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학문의 성격들을 더 분명하게 알 수 있었고, 제가 그 과정에서 얻은 결론은 물리학은 지금 너무나도 세분화 되어 있어서 물리학 박사를 하면 내가 하고자 하는 일반적인 질문에 대해 연구를 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학문이 진행되는 방식에 있어서 물리학 교수가 철학을 같이 연구하는 것은 제도적으로 거의 불가능하지만 그 반대, 즉 과학의 철학적 탐구는 가능했기 때문에 저는 일종의 전략적인 선택을 한 것입니다. ▲ 『과학은 이것을 상상력이라고 한다』 이상욱 / 휴머니스트 / 280쪽 3. 우리가 흔히 순간적인 상상력이 시초가 되었다고 생각해온 위인들의 이야기, 책에서 그 이면의 이야기를 알게 되어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교수님은 어떤 상상력의 과정을 거쳐 이 책을 쓰게 된 것인지, 기사로 책을 접하게 될 독자들을 위해 책 내용에 대한 간략한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학부시절 자연과학, 사회과학 등의 수업들을 골고루 들으며 다녔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다른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자연과학자들의 이론 개발에 대해 많은 오해(순간적인 상상력이나 창의력)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그런 영감을 떠올릴 수 없는 사람들은 과학에 기여할 수 없다?’, ‘천재만 과학을 하는 거다?’하는 이러한 천재 담론들의 문제점은 자연과학자들이 이해하는 방향을 왜곡시키고 그 이후의 중요한 결정들을 잘못 내리게 만들 수 있습니다. 과학은 사회과학자들에 의해서 제도나 정책들이 만들어지고, 인문학자들에 의해 비판 받곤 합니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으면 그러한 비판이 유효할 수 없기 때문에 저는 팩트 차원에서 틀린 게 무엇이고 그것이 왜 잘못된 것인지 밝히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휴머니스트에서 네이버 연재 시리즈를 제안했고, 그렇게 글을 쓰게 된 것이 바로 ‘과학은 이것을 상상력이라고 한다’입니다. 4. 책 내용 중 ‘수렴적 상상력’과 ‘발산적 상상력’에 대한 언급이 인상깊었는데요, 각각의 상상력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기사를 읽게 될 독자들에게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과학자들은 특정 패러다임에 관해 연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 패러다임을 벗어나서 생각하는 것이 발산적 상상력이며, 이것이 없다면 과학 혁명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발산적 상상력이 중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대부분의 연구시간동안 발산적 상상력보다 수렴적 상상력을 더 많이 사용합니다. 기존 이론적 전통의 규제 조건을 만족하면서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바로 수렴적 상상력인데, 이것을 잘하는 능력이 실제 과학을 진보시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흔히 창의성에 대한 담론에서 번뜩이는 영감과 혁신적인 사고를 강조하곤 합니다. 그러나 실제 과학은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며, 수렴적 상상력과 발산적 상상력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언제, 어떤 상상력을 활용할 지 선택하는 것이 어려운데 이 같은 본질적 긴장의 상황에서 이를 잘 관리하는 사람이 과학적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이상욱 교수는 한양인들에게 "다른 학문의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할 기회를 많이 갖고 졸업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5. 최근 인기인 도서들을 보면 인문학과 과학의 융합을 비롯해 학문간 융합이 대세인 듯 합니다. 교내에서 관련 강의를 주도하고, 그 중심에 계신 분으로서 융합 연구에 대한 중요성과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교수님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기존의 연구(분과학문)는 관련학자들이 동의하는 패러다임 안에서 하는 연구이다 보니 대부분 어떠한 결과가 나오기 마련이고, 그 결과의 수용 또한 상대적으로 쉬울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융합연구는 그렇지 않습니다. 각각의 학문에서 중요시하는 것들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융합 연구가 중요할까요? 과학이나 기술의 역사를 보면 그 분야의 연구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킨 사람들은 융합 연구를 했습니다. 성공 확률은 낮지만 성공하면 새로운 학문을 탄생시킬 만큼 혁신적인 발전을 야기해왔다는 것입니다. 즉 융합 연구는 전체 연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성공 확률도 낮은 학문이지만 그것이 야기하는 결과는 매우 혁신적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두가 융합 연구를 할 필욘 없겠지만, 적어도 융합 연구에 너그러운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6. 마지막으로 한양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나 조언 부탁드립니다. 대학은 사회에 나가기 전, 자신과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시기입니다. 때문에 다른 학문의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할 기회를 많이 갖고 졸업하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저는 제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인류학적 경험’을 추천하곤 하는데, 다른 학과의 수업을 참관하면서 서로 다른 학문들이 어떤 걸 문제라 하고 답이라 하는지 그 문화를 배우라는 것입니다. 내용을 알아들으라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 즉 어떤 걸 강조하고 어떤 걸 질문하는지 이해함으로써 한양인들이 대학생활을 통해 보다 융복합적인 시각을 가졌으면 합니다. ▶ 본 내용은 2019 .10. 28 백남학술정보관 공식 블로그에 게시된 글입니다. ▷ 블로그 [교수저서] 코너 바로가기 ▷ 원글 바로가기 https://blog.naver.com/hyulibrary/221690722948

2019-06 19

[교수]이상욱 철학과 교수의 JTBC ‘차이나는 클라스’ 뒷이야기 (1)

과학철학자 이상욱 철학과 교수가 지난 5일 JTBC ‘차이나는 클라스(차클)’에 출연해 ‘과학철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우리가 몰랐던 천재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과학에 대한 고정관념을 깼다. 이상욱 교수를 만나 방송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나눴다. 과학기술의 철학적 이해가 필요해 이상욱 교수는 한양대학교 기초필수 교양과목 ‘과학기술의 철학적 이해’ 강좌를 만든 장본인이다. 과학기술 기본사회인 21세기에서는 여러 정보를 수집하고 비판적인 사고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 교수는 “과학기술을 인문학과 사회과학 등 다양한 시각에서 탐색하고 성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상욱 교수가 방송에서 강조하고 싶었던 내용도 이와 같다. ▲ 이상욱 교수는 "과학철학은 과학적으로 복잡한 내용이 범람하는 21세기에 꼭 필요하다"며 "21세기 시민들이 꼭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은 사회적 활동이다. 부자가 모든 빌딩을 다 가질 수 없는 것처럼 천재도 과학이라는 학문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작다. “방송에서 다뤘던 ‘우리가 몰랐던 천재 이야기’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건 천재가 최고라는 말이 아닙니다. 위대한 과학자들이 연구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과학자가 함께 해야 해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발표가 늦어진 것도 이 때문이죠. 혼자 이뤄낼 수는 없었거든요.” 이상욱 교수가 말하는 철학 이상욱 교수는 이번 방송 출연을 통해 철학에 대한 오해가 조금이나마 풀어지길 바랐다. “철학은 과거 철학자들을 공부하는 게 아니에요. 그건 철학사죠. 현 시대의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과거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참고할 수는 있어요. 하지만,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보다 현 시대에 주어진 문제를 철학을 통해 풀어나가는게 더 중요합니다.” 철학과를 취업률로 판단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대학교에서 배운 학문을 졸업해서 바로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만연하기 때문”이라며 “대학은 전반적으로 능력을 키우는 곳이고 사회가 재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철학이 실용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전반적으로 깊은 사고력을 요구하는 일을 하는 데 꼭 필요한 학문입니다.” 과학철학으로 준비하는 미래 한국과학철학회 편집인이자 유네스코 세계과학기술윤리 위원회 위원인 이상욱 교수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책을 내거나 현대 과학기술을 연구해 유네스코 회원국들이 정책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학술적인 연구가 정책에 바로 적용되는 데 한계가 있지만,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정책을 제안하는 것은 유엔기구 내 다양한 국가들의 이해관계나 정치적 환경에 도움을 줄 수 있다. ▲ 이상욱 교수는 앞으로 과학기술을 연구해 유네스코 회원국들이 정책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예정이다. 이 교수는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한양대학교 학생들에게 ‘과학기술의 철학적 이해’ 과목을 잘 활용하라고 당부했다. “인문계 학생들에게는 과학기술 기반 사회가 어떻게 인문학적인 쟁점이 되는지 공부하는 기회가 되고 이공계 학생들에게는 어떠한 윤리적 고려를 통해 사회적 지원을 통해 지속 가능하게 과학 연구를 할지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글/ 정민주 기자 audentia1003@hanyang.ac.kr 사진/ 김주은 기자 coramOdeo@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