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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 10

[학생][동고동락] 국악 따라 오사카에서 한국으로

야마모토 히카리 학생은 일본에서 온 유학생이다. 그녀의 전공은 국악. 한국인도 잘 모르는 국악을 한국인보다 더 사랑한다. 그녀에겐 국악을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글. 이주비(학생기자) / 사진. 안홍범 ▲ 야마모토 히카리(국악과 15) 학생 한눈에 알아본 국악의 매력 야마모토 히카리 학생은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오사카는 재일교포가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다. 그래서 이들을 위한 국악 공연이 종종 개최된다. 중학교 1학년 때 야마모토 히카리 학생은 우연히 이춘희 명창의 경기민요 공연을 보고 그 멋에 반해버렸다. “무대 위의 선생님이 빛나 보였어요. 저도 선생님처럼 무대 위에서 빛나고 싶다는 마음에 무작정 국악을 시작했어요.” 그렇게 시작한 유학 준비는 녹록치 않았다. 국악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낯선 한국어로 이론을 외워야 했고, 레슨도 꼬박고박 받았다. 입학 조건과 상관없이 경기민요, 한국무용, 가야금도 배웠다. 지금 당장은 쓸모가 없더라도 계속 함께하고 싶은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무엇 하나 쉬운 일이 없었지만 열심히 준비한 덕분에 한양대 국악과에 입학할 수 있었다. 한양대에서 국악을 배우게 된 그녀가 가장 힘들었던 것은 교육 방식의 차이였다. “일본에서 민요와 같은 국악을 배울 때는 옛날식으로 구전 전수를 했어요. 악보 없이 선생님께서 하시는 걸 듣고 그대로 외웠죠. 그런데 한국에 오니 모두 오선보로 표기되어 있는 거예요. 서양음악에 익숙하지 않은 저로서는 적응하기가 조금 힘들었습니다.” 경기민요에 빠지다 야마모토 히카리 학생은 현재 국악이론을 전공하고 있지만, 그녀를 처음 국악의 세계로 인도한 경기민요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다양한 공연을 직접 기획하기도 한다. 지난해 9월에는 ‘전통음악과 현대음악의 만남’ 공연을 기획했고, 오는 7월 오사카에서 열리는 ‘제1회 뮤티풀 코리안 클래식 재팬’에서도 기획을 맡아 현재 공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녀가 오사카에서 첫 번째 공연을 여는 이유는 뭘까. “제가 경기민요 공연을 보고 반해서 국악을 시작했던 것처럼 누군가가 제 공연을 보고 국악에 관심을 가지길 바랍니다. 또 일본에서 한국 민요가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야마모토 히카리 학생이 이번 공연에서 가장 신경 써서 준비한 것은 다름 아닌 곡 선정이다. 국악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일본인이 대부분이고, 특히 경기민요의 경우에는 가사가 있어 이를 알아듣지 못하면 더 지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부르고 싶은 곡과 일반인이 즐기기 쉬운 곡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신중하게 곡을 골랐다. 그렇다면 야마모토 히카리 학생이 생각하는 경기민요의 매력은 무엇일까. “한국 민요는 대체로 슬픈 느낌을 지녔어요. 그런데 경기민요는 다른 지방의 민요에 비해 밝고 맑은 느낌이라 매력적이죠.” 국악 연구자의 길 야마모토 히카리 학생은 음악인으로서 일본에 한국 전통음악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한다. 자신이 태어난 일본에 국악을 알리는 것만큼 의미 있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또 대학 교수가 되어 꾸준히 국악을 연구하겠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학중앙연구원 문화예술학과 음악학전공으로 대학원 진학을 고려 중이다. “국악은 한국에서 오래 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던 음악이기 때문에 최근에 생긴 대중가요보다 더 깊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오랜 기간 전승돼 온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그 매력을 검증받아 왔다는 점에서 충분히 대중화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확신이 묻어나는 그녀의 말에서 우리 음악, 국악의 미래를 읽을 수 있었다. 사랑한대 2017년 5-6월호 이북 보기

2016-07 20

[학생][사랑 36.5℃] 나눔의 ‘장단’과 함께 울리는 기쁨의 ‘소리’

김승란, 정윤형 학생은 우수한 국악인들을 발굴하는 ‘온누리 국악경연대회’에서 받은 수상금 각 1백만 원(총 2백만 원)을 발전기금으로 기탁했다. 피나는 노력으로 받은 기쁨을 한양대와 함께 나누고 싶다는 마음에서 하게 된 기부가, 처음의 기쁨보다 더 큰 뿌듯함이 되어 돌아왔다. 두 학생이 말하는 기쁨을 더 크게 하는 기부에 대해 들어 보았다. 기쁨을 가치 있게 하는 나눔 ▲ 김승란·정윤형 학생(국악과·15)은 우수한 국악인들을 발굴하는 ‘온누리 국악경연대회’에서 받은 수상금 각 1백만 원씩 총 2백만 원을 발전기금으로 기탁했다. 기쁨을 나누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김승란, 정윤형 학생은 ‘나눔’을 그 방법으로 택했다. 김승란, 정윤형 학생은 국립국악원에서 개최한 ‘온나라 국악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우수 전통 예술인 발굴을 위해 국립국악원이 1980년부터 개최해온 대회에는 전국의 우수한 국악인들이 모여 경연을 펼친다. 두 학생들은 뛰어난 예인들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각각 정가부문, 판소리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한양대의 이름을 당당히 알리고, 그 상금을 한양대에 돌려주었다. 김승란 학생은 “훌륭한 스승님과 우수한 학내 분위기 속에서 연습에 몰두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더욱 학교에 기쁨을 돌려주고 싶었어요”라고 했다. 스승 조주선 교수의 조언은 두 학생의 결심을 더욱 굳게 해주었다고 한다. 열린 한양과 함께 키워가는 꿈 김승란 학생과 정윤형 학생은 모두 장학금을 받을 만큼 우수한 실력을 바탕으로 한양대에 입학했다. 한양대의 우수한 교수진과 수준 높은 커리큘럼 때문에 입학 당시에도 망설임 없이 한양대를 선택했다고 한다. “한양대는 여러 학교 중에서도 국악 분야에서 훌륭한 커리큘럼을 갖추고 있어요. 국악의 정악과 민속악 분야가 고르게 발전되어 있어 균형 있는 공부가 가능하지요.” 정윤형 학생은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한양대의 열린 문화가 시야를 더욱 넓게 해준다고 했다. 김승란 학생도 “판소리 여러 분야 중에 전공이 다르신 조주선 교수님의 지도를 받으며 날카로운 지적을 하실 때마다 매번 교수님의 뛰어나신 능력에 감탄했어요”라며 한양대의 우수한 교수진이 한양대 국악과를 이끄는 힘이라고 했다. 나눔의 울림 이제 막 걸음마를 뗄 두 살의 나이에 국악 방송만 나오면 집중력을 발휘했다는 정윤형 학생과 국악인 자매 집안에서 자란 김승란 학생은 목소리를 악기로 하는 만큼 더욱 철저히 절제하고 자신을 관리해야 한다. 그런 두 학생에게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은 가족과 스승이라고 했다. 이번 기부를 지원하고 지지해준 가족과 스승이 아직은 어린 학생들의 결정에 힘이 되었다. “학교 구석구석을 다녀보면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여러 곳에서 학교의 배려를 느낄 수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 배려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학생은 입을 모아 이번 기부를 시작으로 기회가 된다면 어떤 방법이라도 기부를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촉망받는 두 소리꾼의 나눔 ‘장단’이 더 큰 기쁨의 ‘소리’가 되어 울려 퍼지고 있었다.

2016-07 20

[학생]끊임 없는 탐구, 늦은 출발을 극복한 국악 작곡가 (1)

작곡가에게 가장 큰 영광은 자신의 곡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선중규(국악과 석사과정) 씨는 지난 6월 열린 제32회 동아국악콩쿠르의 작곡 부문에 참가해 금상을 받았다. 동아국악공쿠르는 동아일보에서 주최하는 국악 경연으로, 국악 신인의 등용문과 같다. 선 씨는 이번 대회에서 작곡 부문 금상과 전인평 국악작곡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전통에 바탕한 작곡 호평 받아 ▲ 선중규(국악과 석사과정) 씨를 지난 6일 미래 자동차공학관에서 만나 동아국악콩쿠르에서 상을 수상한 소감과 국악 작곡가로서의 삶에 대해 들었 다. 동아국악콩쿠르는 1985년 국악계의 젊은 인재들을 발굴하기 위해 창설된 경연이다. 입상만으로도 국악인으로 실력을 인정 받은 것이라 할만큼 권위 있는 대회. 참가 부문은 판소리, 정가, 작곡 부문과 가야금, 거문고, 해금 등의 악기 연주 부문을 포함해 총 9개다. 선중규 씨가 참가한 작곡 부문은 미발표 신작을 예선 때 제출하고, 본선에 오르면 연주자를 섭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금상 수상자에게 병영 특례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선 씨는 심사위원단에게 25점 만점에 평균 22.40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조선시대 음악을 바탕으로 작곡했습니다. 특별히 ‘수제천’이라는 작품을 토대로 썼죠.” 다른 곡들에 비해 더 전통에 가까이 있다는 것이 심사위원단의 평가다. 선 씨는 작곡 부문 금상과 함께 전인평 국악작곡상을 부상으로 받았다. 작곡계 거장으로 불리는 전인평 중앙대 교수의 이름을 딴 상이다. “전인평 선생님은 작곡계의 큰 어른이시죠. 후배들을 위해 끊임없이 지원하시고요.” 전인평 국악작곡상이 작곡가로서 더 크게 다가오는 이유다. 늦은 출발, 끊임 없는 탐구로 극복 어렸을 때 바이올린을 배운 선 씨는 고등학교 때까지 서양 음악 작곡을 공부했다. 당시 지도 교사의 추천으로 진로를 바꿨다. “서양 작곡은 선대가 쌓은 토대가 많은데, 국악은 앞으로 정리할 것이 많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우려와는 달리 서양 음악 작곡과 국악 작곡에 큰 차이가 없고요. 하고 싶은 말을 어떤 언어로 표현하는가 정도의 차이라 생각해요.” 실제로 국악 작법과 서양 음악 작법은 비슷해지는 추세다. “국악에선 전통적으로 정간보를 사용했지만, 아쉬운 점이 많아서 최근에는 전통 정악이 아니면 오선지를 쓰는 경우가 많아요. 악보 작업도 컴퓨터로 하고요.” 물론 어려서부터 국악을 배운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소화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학부 시절 교수님께서 ‘다른 학생보다 늦게 시작한 만큼 더 노력해야 한다’고 종종 말씀하셨어요. 늦었다는 말에 자극을 받아 열심히 배웠죠.” 선 씨는 작업을 앞두면 국악만 들으며 그 느낌에 집중한다. “다양한 음악을 듣는 것이 작곡에 좋다는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국악이라는 장르를 더 잘 표현하고 싶어서 국악을 즐겨 듣죠.” 음악 외에도 시조와 한시, 전통 미술 작품을 통해 영감을 얻는다. 옛 작품을 끊임 없이 탐구해 전통과 현대를 잘 접목한 곡을 쓰는 것이 그의 강점이다. ▲ '국악을 많이 알리고 싶다'는 선중규 씨. 국악에 대한 그의 자긍심은 그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다. 다음 세대에 국악 알리고 싶어 “국악을 많이 알리고 싶어요. 국악에 거리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은데, 외국인이 물으면 간단히 답할 수 있는 정도는 모두가 알면 좋겠어요.” 국악에 대한 선 씨의 자긍심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한 나라의 국민으로 자긍심을 느끼게 해주는 게 ‘문화’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국악을 더 알리고 싶어요. 적어도 제 다음 세대는 국악이 뭔지 알고 자랐으면 해요.” 국악에 대한 애정으로 전업 작곡가를 꿈꾸는 선 씨. “박사과정까지 밟고 싶어요. 전업 작곡가가 되는게 제 목표입니다.” 전문 국악인으로 첫 발을 내딛은 선 씨의 발걸음이 경쾌하다.

2016-07 01 중요기사

[학생][동고동락] 짙고 중후한 멋 거문고의 매력에 빠지다

전통에는 현대인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이치가 담겨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현대인들이 그 이치를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국악도 마찬가지다. 국악 특유의 고고하고 점잖은 멋은 요즘 세대에는 익숙하지 않은 것이 사실. ‘허그(HUG)’는 잊혀 가는 우리네 전통 악기의 매력을 알리고자 한양대학교 국악과 학생들이 만든 거문고 앙상블이다. (글. 이재오(학생기자) / 사진. 안홍범) 거문고 소리로 감싸다 ▲ 거문고 앙상블 ‘허그’. 왼쪽부터 최예지(국악과 13), 이윤주(국악과 13), 신소영(국악과 14),최단정(국악과 13) 학생. 1학년부터 4학년까지, 거문고의 매력에 빠진 17명의 학부생들이 거문고 앙상블을 만들었다. ‘한양대학교 거문고’를 그대로 영어로 옮겨 앞 글자를 따 ‘껴안다’는 뜻의 허그(HUG, Hanyang University Geomungo)를 창단한 것. 대표를 맡고 있는 이윤주 학생은 “한자와 거문고의 유래를 딴 다양한 이름이 있었지만, 거문고의 소리로 사람들을 포용한다는 뜻이 저희 창단 취지와 잘 맞아서 허그로 이름을 정했다”고 전했다. 거문고는 짙고 중후한 음색이 매력적인 악기다. 고상하면서도 점잖은 멋이 있어 예로부터 상류층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조선 시대의 웬만한 지식인들은 교양으로 거문고를 연주했을 정도다. 하지만 정악(과거 궁중음악의 일부를 포함해 민간 상류층에서 연주되어 오던 모든 음악)에서 거문고는 주로 중저음을 담당하다 보니 연주가 단조로워 국악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반주만 하는 악기로 보기 십상이다. 총무를 맡고 있는 최예지 학생은 “대규모 합주나 독주에서는 그 어떤 악기 못지않게 멋진 연주를 선보이는 악기”라며 “거문고의 중후한 멋과 매력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앙상블을 만든 취지를 설명했다. 첫 연주회를 열기까지 ▲ 허그(HUG, Hanyang University Geomungo)는 ‘한양대학교 거문고’를 그대로 영어로 옮겨 앞 글자를 따 ‘껴안다’는 뜻을 담았다. 지난 3월 15일 거문고 앙상블 허그의 창단 연주회가 열렸다. 처음부터 끝까지 학생들이 직접 준비했다. 선곡부터 편곡, 연습 과정 전반을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직접 해낸 것이다. 당연히 쉽지 않았다. 이윤주 학생은 모든 과정을 직접 준비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다고 말한다. “거문고 독주를 준비하기 위해서 대학원 선배님께 직접 곡을 써 달라고 부탁도 했어요. 겨울방학 내내 학교에서 합숙하다시피 연습을 해야 했죠.” 별도의 연출이나 지도 교수 없이 학생들이 직접 토론하고 결정하며 공연을 완성해 나갔다. 세트 리스트를 구성하는 것은 물론 어떤 부분에서 강약을 조절하고 어떤 느낌을 표현할지에 이르기까지 모두 자신들의 몫이었다. 최예지 학생은 “아침부터 밤 10시까지 각자 그룹별로 연습하다가 11시까지 마지막 한 시간은 리허설처럼 진행했다”며 “그 과정에서 서로 시간이 안 맞거나 의견 조율이 힘들었던 부분도 있었지만 서로 조금씩 양보하며 끝까지 모두 최선을 다해 연습에 임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공연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정악으로 시작해 창작곡으로 이야기를 꾸미고 민속 악곡으로 마무리했다. 거문고 이중주, 협주곡, 중주곡 등 다채로운 연주가 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관객과 연주자 모두가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단원 최단정 학생은 “순전히 우리의 힘으로 이토록 큰 공연을 준비하고 성공적으로 끝마쳤다는 것이 무척 자랑스럽고 성취감이 컸다”고 소감을 밝혔다. 내년에 단장을 맡게 될 신소영 학생도 더할 나위 없이 감개무량했다고 전한다. “창단 초기와 달리 공연이 끝난 지금은 개인적으로 후원을 요청하는 분들도 많아졌어요. 많은 분들이 호응해 주셔서 무척 기뻤습니다.” 우리만의 색깔을 찾아서 ▲ 허그의 신소영 학생은 “부족한 점을 보완해 한양을 대표할 수 있는 국악 앙상블로 거듭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거문고 앙상블 허그의 목표는 우선 자신들만의 색깔을 갖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전문가와 대중 모두에게 폭넓게 인정받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신소영 학생은 “부족한 점을 보완해 한양을 대표할 수 있는 국악 앙상블로 거듭나고 싶다”며 “한양대가 국악에서 최고의 명문 학교로 우뚝 설 수 있게 더욱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진다. 거문고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모인 17인의 국악과 학부생들. 허그가 그들의 바람대로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앙상블로 거듭나 많은 이들에게 인정받기를 바란다.

2016-04 28

[학생]섬섬옥수에 굳은살...가야금 치는 남자

‘소리는 세상을 거쳐서 나오되 세상에 파묻히지 않는다. 네가 금을 한번 튕길 때 없었던 세상이 새로 빚어지고 거기에 목숨이 실려서 흔들리는 것이다. 가야가 망해 없어져도 소리는 덧없음으로 살아남아서 흔들릴 것이다.’ – 김훈, <현의 노래> 중. 소설 속 구절처럼 여전히 가야금 선율은 울려 퍼진다. 좋은 연주를 위해 애쓰는 가야금 신예들이 있어서다. 제 26회 김해전국가야금경연대회가 지난 3월 25일부터 이틀 간 열렸다. 사상 최대 인원인 198명이 출전한 가운데, 대학부에서 당당히 대상을 거머쥔 이가 있다. 맹연습을 거쳐 대회에 임했다는 이진욱(국악과 3) 씨다. 맹연습으로 일궈낸 쾌거 ▲ 제 26회 김해전국가야금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진욱(국악과 3) 씨와 지난 4월 15일 미래 자동차공학관에서 만났다. 올해로 26회째를 맞은 김해전국가야금대회는 전국 규모의 대회다. 가야금을 배우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도전을 꿈꾸는 무대다. 대학부에 출전한 이진욱 씨는 3월 25일 열린 예선에서 지정곡인 정악 중광지곡 중 ’하현도드리’와, 산조 중 ’진양조, 자진모리’를 무탈하게 연주했다. 다음날 펼쳐진 결선에서는 ‘산조 전바탕’(산조의 주요 장단을 위주로 줄인 곡)을 15분간 연주해야 했다. “잡념은 버리고 최대한 마음을 비우려고 했던 것 같아요.” 이 씨는 결선 연주 전 당시를 회상했다. “특히 산조에서는 느리게 연주하다가 점점 빨라지는 장단이 있는데 평소에 실수가 많은 부분이라 엄청 집중했죠.” 가야금과 하나가 돼 연주를 즐겼다는 이 씨. 결국 좋은 평가를 받아 대학부 대상을 차지했다. “저는 평소에 유난히 긴장을 많이 하는 타입이에요.” 수상소감을 묻자 이 씨가 꺼낸 첫 마디다. 가야금 연주자에게 지나친 긴장감은 손가락을 굳게 해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1, 2학년 때도 여러 대회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이 씨는 긴장감으로 인해 제 실력을 선보이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때문에 이번 대회 전에는 부담감을 떨쳐내기 위해 끊임없이 연습할 수 밖에 없었다. 먹고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늘 연습에 매진했다. “얼마나 깊이 있는 연주를 하는지, 얼마나 자연스러운 소리를 내는지가 중요했죠.” 손가락은 이진욱 씨의 노력을 기억했던 걸까. 결선에서 이 씨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자연스런 연주를 선보였다. “제 연주에 완벽하게 만족할 수는 없어요. 그래도 많은 연습을 통해 긴장감과 부담감을 이겨내고, 연주를 무사히 끝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섬세함 끝에 힘이 있는 연주자 이진욱 씨는 어릴 적부터 꾸준히 피아노를 배웠다. 이때 익힌 음악적 소양을 바탕으로 국악중학교에 입학했다. 부모님의 권유였다. 입학 후 가야금을 접했고 그날로 가야금의 매력에 푹 빠졌다. 국악고등학교로 진학한 이 씨. 겉보기에는 순탄한 과정이었으나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매일 이어지는 연습 속에서 입시에 대한 부담감과 가야금에 대한 염증 사이를 전전긍긍했던 날들이었다. 이 씨는 첫 입시에서 고배를 마셨다. 다행히 그에게 재수생활은 낙담과 절망보다 전에 없던 한 줄기의 여유였다고. “학교를 다니지 않으니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았어요. 그래서 재수 초반에는 제가 하는 음악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재학 중에는 입시에 초점을 맞춰 연습했지만, 이 시기를 거치며 악기 자체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는 이 씨다. 악기를 이해하다 보니 죽을 만큼 힘들었던 연습 시간도 오히려 편해졌다. 덕분에 이 씨는 한양대에 입학해 가야금 연주자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 손가락 마디마다 굳은살이 박인 이진욱 씨의 손(좌)과 그가 보고 연습하는 가야금 악보(우). 이 씨는 섬세함이 매력인 가야금 연주자다. 주변 동료들도 그가 매우 섬세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 씨는 “애초에 거친 성격이 아니었지만, 가야금을 배우는 사람 중에 여성의 비율이 높다 보니 더 예민한 성격을 갖게 됐다”고 했다. 또 어릴 적부터 피아노 등 손가락을 많이 쓰는 악기를 다뤄온 덕에 손 끝의 힘이 남다르다.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실린 연주가 가능한 것. 감각적인 손 끝으로 음의 세기에 따른 강약 조절을 예민하게 해낸다. 가야금으로 내 삶에 의미를 새기길 “가야금을 한마디로요? 애증의 존재죠. 연습에 지칠 때나, 언제까지 가야금을 연주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갑자기 밉기도 해요(웃음).” 그래도 가야금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누그러진다는 그다. “가야금 소리가 정말 좋거든요. 대충 들으면 잘 몰라요. 명인들의 소리는 자세히 들을 때 더 빛나요. 깊이가 다르고, 연주에 세월이 녹아 있는 것 같죠.” 오케스트라의 ‘화려함’은 아니지만, 그에 뒤지지 않는 ‘깊이’를 가진 것이 이 씨가 말하는 가야금의 매력이다. 그는 5월에 있을 국악과 춘계공연과, 6월에 있을 동아국악콩쿠르를 다음 목표로 잡고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더 멀게는 지도자의 길, 공연가 등 다양한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아직은 인생에 100퍼센트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이진욱 씨지만, 꿋꿋이 노력하다 보면 막연함이 걷힐 것이라 믿기에 그는 오늘도 가야금을 켠다. ▲ 울려 퍼지는 가야금 곡조와 함께 삶의 의미를 새겨 나가는 이진욱 씨다. 글/ 김상연 기자 ksy1442@hanyang.ac.kr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사진/ 문하나 기자 onlyoneluna@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