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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0 기획 > 기획 중요기사

제목

불 꺼지지 않는 캠퍼스의 밤, 한양인의 야작백서(夜作白書)

밤 늦은 시간까지 캠퍼스를 지키는 이들

추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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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M7IK

내용


늦은 밤에도 캠퍼스는 잠들지 않는다. '야작'이라 불리는 야간 작업에 매진하는 학생들이 있어서다. 아는 사람만 알고, 모르는 이는 절대 모를 '야작'의 세계. 뉴스H가 늦은 시간까지 캠퍼스를 지키는 학생들을 만났다. 어떤 일을 하기에 밤 늦게까지 캠퍼스를 지키고 있을까.


 

약학과

밤 9시, ERICA캠퍼스 약학관에서는 임다슬(약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씨와 김진웅(약학과 석사과정) 씨가 한창 실험에 몰두하고 있었다. 신약 후보 물질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과정이라고. "신약을 직접 개발하는 건 아니고, 후보 물질을 만들어서 제약 회사에 라이센싱 아웃 방식으로 수출하고 있어요." 보통은 프로틴(단백질)이 연구 대상이다. 어떤 물질이 프로틴과 잘 결합해 효능을 내는지 여러 물질을 갖고 실험하는 것이다.

다슬 씨는 약대의 첫 졸업생으로, 석사 과정을 거쳐 올해부터 박사 과정을 밟는다. "야작을 하면 보통 밤 10시쯤에 집에 가요. 밤샘까지 하는 경우는 급하게 마무리 해야할 일을 못했거나, 논문을 투고했는데 보충 실험을 해서 빠르게 개정해야 할 때죠." 취재 당일은 아침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연구실에 있었다는 두 사람. 무려 12시간 가량을 꼬박 실험에 몰두한 셈이다.
 

▲ 신약 후보물질을 설계하느라 밤까지 연구 중인 두 사람. 왼쪽부터 임다슬(약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씨, 김진웅(약학과 석사과정) 씨.


 

무용과

저녁 8시, 무용관에 환하게 불이 들어오고 클래식 음악이 흐른다. ERICA캠퍼스 생활체육대학 무용관에서는 7시부터 발레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매주 월,화,목요일마다 사회교육원 자격증 수료를 위한 특강 수업이 열린다. 자격증 수료가 졸업 요건에 포함될 뿐만 아니라, 실기 연습을 위해서도 많은 무용과 학생이 수업을 듣는다. 발레복과 토슈즈를 차려 입은 전학년 무용과 학생들이 강당에 모였다. 

강사의 지시에 따라 모든 학생이 일제히 동작을 취한다. 낮 실기 수업 후에 곧바로 특강이 있고, 저녁까지 계속되기 때문에 많은 학생이 체력이 부족해 힘들어 한다. 시간이 없어 끼니를 거르는 학생들도 다수다. 이들은 수업이 없을 때도 공연 등 중요한 일정을 준비하기 위해 연습실을 애용한다고. 이지현(생활무용학과 3) 씨는 "늦은 시간 모여서 연습을 하느라 힘들지만, 다른 친구들이 함께라서 즐겁게 참여한다"고 했다.
 

▲ 무용과 학생들이 저녁 발레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연극영화학과

서울캠퍼스 IT/BT관 지하에는 연극영화학과 학생들이 <맥베스 2017>이란 작품 준비에 한창이었다. 김영래(연극영화학과 박사과정) 씨는 "연극인으로서 국정농단 사태를 비롯한 현 시대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었다"고 이번 작품을 준비하게 된 이유를 말했다. "욕망이 지나칠 때 다양한 문제점이 생긴다고 생각했고, 내면의 욕망에 흔들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했어요."

할리우드 액팅코치 미하일 체홉의 연기테크닉을 적용한 공연으로, 배우들은 상황에 맞는 심리 제스처를 연습 중이었다. 3월부터 매일 밤 10시까지 연습하기를 벌써 한달 째다. 연극영화학과 학생들이 땀 흘리며 준비한 이번 공연은 오는 5월 24일부터 27일까지 서울캠퍼스 블랙박스 시어터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 연극영화과 학생들이 '맥베스 2017' 연기 스터디를 진행중이다.


 

국악과

저녁 7시 30분, 거문고와 가야금 합주 선율이 백남음악관 복도에 아름답게 울렸다. 국악과 학생들이 연습실에서 현악기 합주 시험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 시간이 날 때마다 최대한 자주 연습하려고 한다는 이들이다. 취재 당일은 수업이 끝난 오후 5시부터 연습실이 문을 닫는 밤 11시까지 연습할 작정이라고 했다. 백남음악관을 자주 찾는다는 윤현정(국악과 3) 씨는 "연습실이 겨울엔 춥고 여름엔 더워서 힘들 때가 있다"는 고충을 전했다.
 

▲ 국악과 학생들이 거문고와 가야금 합주를 하고 있다.


 

공학대학

ERICA캠퍼스 공학대학 연구실의 밤은 언제나 낮처럼 환하다. 제3공학관 엔진 및 광계측 연구실에서는 엔진 셀을 꾸미고 있었다. 엔진 테스트를 위해 냉각수가 지나가는 기본 설비 배관들을 작업하는 것. 평소에는 아침 일찍부터 작업을 시작해 일이 다 끝나는 저녁에 집에 가지만, 취재 당일은 작업을 늦게 시작한 편이었다. 

백승주(기계설계공학과 석사과정) 씨는 "점심 때는 다른 연구를 하고 공단에서 물건 사와서 저녁부터 작업하고 있다"고 했다. "대학원생들은 다 이렇죠. 평소에는 낮과 밤 구분 없이 작업해요. 수업 시간 외엔 일하거나 컴퓨터 작업을 하고요." 해야할 일을 다해야 집에 간다는 이들은 오늘은 언제 끝나냐는 물음에 "글쎄요, 끝나 봐야 알 것 같다"고 답했다.
 

▲ 기계설계공학과 대학원생들이 엔진 및 광계측 연구실에서 한창 배관 설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의류학과

서울캠퍼스 생활과학대학에서는 의류학과 학생들이 옷의 패턴을 설계하고 있었다. 의류학과는 요즘이 과제 철이다. 작업실에는 개인 과제를 위해 '야작'에 돌입한 학생들로 붐볐다. 의류학과에서는 학기 중에 주로 여성복에 관해 배운다. 이렇게 만든 옷을 서로에게 선물하거나, 직접 입는 경우도 많다. 박수환(의류학과 2) 씨는 "지난해 여성복 바지를 만들어서 여자 동기에게 선물했는데 안 입고 다니더라"며 웃었다.

의류학과는 실기 과제와 이론 공부로 바빠 '잠이 없는 과'로 유명하다. 한 주에 2-3일 정도는 작업실이 문을 닫는 밤 10시까지 작업을 한다. "해마다 1학기 초에 '패션과 색채' 과목에서 학생들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스타일로 옷을 디자인해 졸업전시회를 열어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의류학과 학생들이 과제를 위해 늦은 저녁까지 옷의 패턴을 설계하고 있다.



한양의 밤은 낮보다 환하다

이밖에도 많은 학생이 야간 작업에 한창이었다. ERICA캠퍼스 디자인교육관에서는 주얼리패션디자인학과 신입생이 펜던트와 브로치 제작 테크닉을 배우고 있었고, 실용음악관에서는 작곡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믹싱 개인 수업을 받고 있었다. 늦은 특강, 과제와 실기 준비, 제품 개발을 위해 밤 늦게까지 캠퍼스를 지키는 학생들. 이런 열정 덕에 한양의 밤은 낮보다 환하다.


글/ 추화정 기자
 
       lily1702@hanyang.ac.kr
사진/ 김윤수 기자     rladbstn625@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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