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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0 인터뷰 > 교수 중요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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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혜 교수, 외국인 유학생 구출 작전에 힘쓰다

동티모르 유학생의 뇌 기생충 치료 길을 백방으로 알아봐

김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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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yazUB

내용
동티모르 유학생 벤자민 바노(Bano) 씨는 지난 5월 심각한 두통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그는 의사를 통해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 듣는다. “뇌 속에 기생충이 있습니다.” 바노 씨가 자국으로 돌아갈 위기에 처하자 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성혜 의과대학 환경의생물학교실 교수가 나섰다.
 
바노 씨는 1년에 단 2명만 뽑는 정부 국가 초청 장학생으로 한국에서 공부를 이어가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기절한 그는 구급차에 실려 대학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MRI(자기공명장치) 검사 결과, 뇌에 돼지 기생충이 발견됐다. 소식을 들은 주동티모르 한국 대사관과 주한국 동티모르 대사관은 생명에 위협이 되는 큰 질환이라 오인했다. 정부 초청 장학생에게 주어지는 의료비를 모두 사용했기 때문에 바노 씨를 동티모르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이야기가 대사관에서 오고 갔다. 김성혜 교수에게 연락이 닿은 것은 바로 이 시점이었다. 주한국 동티모르 대사관에서 위중한 질환인지 자문을 얻기 위해 먼저 연락해왔다.
 
김 교수는 “유학생에게는 학위취득이 일생의 중요한 순간일 수도 있는데 자국으로 돌려보내자는 의견이 나온 게 안타까웠다”고 당시 생각을 얘기했다. 김 교수는 질환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로 커진 일이라는 것을 알고 해결에 나서기로 했다. “양국 대사관은 중증도가 명확히 파악돼있지 않고 소요될 병원비도 불명확한 것이 문제라고 했어요. 그래서 바노 씨를 받아줄 병원이 있으면 한국에 머물러도 되냐고 물었죠.”
 
▲동티모르 유학생의 사연을 전한 6월 10일자 <한국일보>기사 일부 (출처:한국일보 사이트 갈무리)

김성혜 교수는 병원이 아닌 기초교실 소속이라 주치의로 입원시켜줄 병상이 없었다. 자신이 연락할 수 있는 모든 신경과에 전화를 돌렸다. 고등학교 동창인 김우준 서울성모병원 교수와 전화가 닿았다. 김성혜 교수는 사정을 설명했다. 약을 쓰면 해결 가능한 문제임에도 유학생이 자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얘기했다. 김우준 교수는 흔쾌히 치료에 나서겠다 했고 병원비도 부담하겠다고 답했다. 이 소식을 들은 양국 대사관도 바노 씨의 한국 잔류를 결정했고 문제는 급물살을 타듯 해결됐다.
 
김성혜 교수는 지난 2월까지 세게보건기구(WHO) 기술자문관으로 동티모르에서 근무했다. 열대의학 그중에서 소외열대질환을 전공으로 하는 김 교수는 동티모르의 사상충, 장내기생충 등의 퇴치 협력 사업을 진행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동티모르 정부, 세계보건기구 3자가 함께한 사업이어서 각국 대사관과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
 
소외열대병은 전 세계에서 소외받는 20가지 정도의 질환들을 말한다. 김성혜 교수는 소외받는 존재들에 눈길을 두고 있었다. 그는 “항상 소외받는 인구집단이 있듯 소외받는 병들이 있다”고 말했다. 에이즈나 결핵처럼 죽는 병, 목숨이 위중한 병은 지원도 많고 기술 개발도 빠르다. 반면 죽을 확률이 높지 않은 병은 그렇지 못하다. 김 교수는 소외받는 질병을 위해 일하는 보람을 전부터 많이 느꼈다고 밝혔다.
 
▲김성혜 의과대학 환경의생물학교실 교수는 외국인 유학생이 기생충에 감염돼 학업을 중단하고 자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정을 들은 후 해결에 나섰다. 김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열대기생충 질환 퇴치를 위해 힘써왔다.

바노 씨의 치료 과정에는 많은 사람의 도움이 함께 했다. 김 교수는 “쉽게 해결될 일인데 비약된 상태에서 내가 개입해 공로를 가져가도 되나 싶다”고 심경을 표했다. 공중보건과 임상 의학에는 공통된 의사결정의 원칙이 있다. 모든 의사결정은 환자에게 이익되는 방향으로 결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바노 씨와 저는 일면식도, 어떤 연결 고리도 없어요. 딱 한 가지만 생각 했어요. 바노 씨의 입장에 서봤을 때 과연 학업을 포기하고 동티모르로 돌아가고 싶을지. 대사관 사이에서 얘기가 오고 갔을 때 단순히 해결이 편한 방향으로만 생각한 게 아닐지.” 김 교수는 후배 의학도들에게도 조언을 전했다. “그 사람의 입장에서 최선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해보는 경험이 필요해요. 한 번이면 두 번도 할 수 있지만 해보지 않으면 계속 모르게 됩니다.”
 
바노 씨는 간질이 한차례 있었으나 약과 함께 치료에 들어간 후 완쾌했다. 바노 씨는 김성혜 교수에게 연락해 고마움을 전했다. 김 교수는 “바노 씨가 전화로 머리가 조금 아프지만 다 괜찮아지고 있다고 얘기했다”며 “바노 씨에게 약이 잘 들고 있는 증거라고 웃으며 답했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취약계층 지원이 잘 돼 있어서 7월~9월의 병원비는 감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혜 교수는 동티모르와 콩고의 소외열대질환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소외받는 사람들의 현안 보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싶다”며 앞으로 이어갈 연구에 대해 내비쳤다.


글, 사진/ 김현섭 기자          swiken1@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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