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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2 인터뷰 > 교수

제목

입양아의 머리 속엔 모국어가 남아 있다?

입양인의 모국어 말소리 기억에 관한 연구 논문 발표한 최지연 박사후연구원

오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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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mcoG

내용

영∙유아기에 해외로 입양 된 한국인이 성인이 됐을 때, 그들에겐 모국어에 대한 기억이 얼마나 남아있을까. 수행인문학연구소 최지연 박사후연구원(음성과학·심리언어연구실)에 따르면 입양후 모국어를 수십 년간 사용하지 않은 사람도 그 기억이 있어 모국어 학습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인다. 이번 논문 <성인이 된 한국 입양인의 한국어 말소리에 대한 기억>으로 세계 언론의 관심을 끈 최지연 연구원을 만났다. 

 

어린 시절 언어 습득, 성인기에도 영향 미쳐
 
최지연 연구원은 이번 논문을 통해 기존 학계의 통념을 뒤집었다. 기존 심리언어학에서는 생후 6-12개월 사이에 음소(언어의 음성 체계에서 단어의 의미를 구별 짓는 최소의 소리 단위) 지식이 쌓인다고 봤다. 이번 논문은 생후 3-70개월 사이에 네덜란드로 입양된 한국인을 대상으로 했고, 이를 통해 생후 6개월 이전에도 음소 지식을 습득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모국어에 대한 학습은 태어나기 3개월 전인 뱃속에서부터 시작돼요. 엄마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청각 체계도 잡히고, 나라별로 중요한 음소체계를 구별하기 시작하죠."

이번 연구를 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어만의 특수한 '음소 체계'를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어 자음에는 평음(ㄷ), 경음(ㄸ), 격음(ㅌ)이라는 '3언 대립'이 있다. 그러나 영어나 네덜란드어 등 대부분의 언어는 'B'와 'P'를 구분하는 정도의 '2언 대립'이 주를 이룬다.?최지연 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위해 29명의 실험집단(네덜란드로 입양된 한국인)과 29명의 통제집단(보통의 네덜란드인)에 한국어를 학습하게 하고, 이들이 3언 대립을 얼마나 잘 구별하고 발화하는지를 측정했다.

10일간의 훈련 후 나타난 결과는 놀라웠다. 같은 교육을 받았음에도 입양인의 학습 능력이 보통 네덜란드인보다 더 뛰어났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실험 집단의 평균 입양 시기가 생후 17개월이었는데, 입양 시기와 학습 능력 사이에는 큰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생후 6개월 이전에도 음소에 대한 지식이 축적되며, 그 지식을 수십 년 동안 사용하지 않더라도 성인이 됐을 때 모국어 학습에 도움을 준단 점을 입증했다.
▲ 최지연 연구원은 "한국어가 가진 '3언 대립'은 매우 드문 경우"라며, 언어학에서는 한국어가 다양한 실험에 쓰인다고 했다. 

더 높은 신뢰도 확보를 위한 노력

최 연구원이 이번 논문을 쓴 계기는 무엇일까. "기존의 연구에서 보완할 부분을 찾는 과정에서 이 주제를 발견했어요. 언어 습득에 관심이 많기도 했고, 한국인 입양인이라면 실험 과정에서 경계심을 풀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입양인 표본을 수집하고, 그들이 사는 곳까지 찾아가 실험을 진행한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는 실험 진행 과정에서 네덜란드 막스플랑크 심리언어학연구소의 도움을 받았고, 귀국 후 결과값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우리대학 학생들의 도움을 받았다. 
 
이처럼 의미 있는 결과를 얻기 위해 최 연구원은 실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변수를 배제했다. 예를 들어 ‘입양인들이 어린 시절 접한 2개 국어에 대한 경험이 언어 학습 능력에 영향을 준 것은 아닌지'에 대한 반문을 예상, 한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실험을 진행했다. 다른 언어를 통한 실험에서는 별다른 학습 능력 차이가 발생하지 않았다.

또 입양인이 한국에 대해 갖고 있는 태도가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도 고려했다. 때문에 통제집단은 실험집단에 속한 사람들의 배우자나 형제∙자매 등을 선택했다. 실험집단과 통제집단이 연구에 참여한 동기를 묻는 질문에서도 ‘한국에 관심이 많아서’보다 ‘과학에 이바지 하고 싶다’는 답변이 컸다. 이런 부분도 이번 연구의 신뢰도를 높이는데 큰 몫을 했다.  
▲ 최지연 연구원은 "앞으로 입양아에 대한 연구 뿐만 아니라 한국 영유아의 언어 습득에 관해서도 연구하고 싶다"고 했다.  
   
자기를 믿고 연구에 전념해야
 
인터뷰를 마치며 ‘바람직한 연구자의 자세’를 묻는 질문에 최 연구원은 ‘일희일비’ 하지 않기를 강조했다. 연구가 잘 풀리는 날도, 안 풀리는 날도 있지만 자신이 목표하는 바를 위해서는 뚝심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도 이번 논문을 위해 고군분투하며 버텼기에 가능한 말이다. 최 연구원은 조태홍 교수(영어영문학과)에게 큰 감사를 표하며, 실험에 참가한 재학생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 최지연 연구원이 실험실에서 녹음된 음성 언어를 분석하고 있는 모습. 네덜란드에서 기차를 타고 장비를 운반할 만큼 연구 열정이 대단했다. 


글/ 오상훈 기자        ilgok3@hanyang.ac.kr
사진/ 문하나 기자  
 onlyoneluna@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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