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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3 인터뷰 > 동문 중요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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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7시간 연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연출하다

연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연출가 나진환 동문

신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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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lcoG

내용

국내 최초로 7시간 동안 진행하는 연극이 화제다.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지난 3월 4일부터 오는 19일까지 공연하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다. 1부와 2부로 나눠 이틀 동안 3시간 30분 씩 관람해야 하는 대장정임에도 지난 주말 500석이 모두 매진됐다. 이처럼 과감한 공연의 기획자가 나진환 동문(일어일문학과 85). 한결 따스해진 햇살이 비친 지난 10일, 극장 내의 한 카페에서 나진환 동문을 만났다. 

 

7시간 연극, 그 기획 의도는

연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나진환 동문이 이끄는 극단 ‘피악'(PIAC, Performing Image Art Center)이 선보이는 ‘인간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 시리즈 3번째 작품이다. 러시아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을 각색한 것. 나 동문은 이 시리즈의 앞선 작품에서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과 <악령>을 선보인 바 있다. 두 작품 다 러닝 타임이 3시간 30분을 넘겼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무려 7시간이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했지만 실패가 두렵지는 않았어요. 이 작품을 마침내 무대에 올린 것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연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연출가 나진환 동문(일어일문학과 85). 극단 '피악'의 대표이자 성결대학교 교수 등으로 활동 중이다.
준비 기간만 3년. 그가 공연 시간의 압박을 이기고 '7시간 연극'에 도전한 이유는 무엇일까. 나 동문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란 메시지를 깊이 있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일이었다고 했다. "의료 사고로 죽음의 문턱에 섰던 적이 있어요. 이후 인간 삶의 본질은 무엇일지 심각하게 고민하게 됐죠. 하지만 아무리 봐도 도스토예프스키 만큼 인간의 내면을 잘 분석하고 성찰한 작가는 없었고, 비로소 이 작품을 연극으로 만들기로 결심했어요." 

<카르마조프가의 형제들>은 방탕한 아버지와 그의 이복 아들이 서로를 증오하고 마찰을 빚는 이야기다. 인간의 탐욕에 대한 적나라한 심리 묘사를 통해 본성에 대한 성찰을 가능하게 한다. "이 작품의 주제는 결국 화해하고 용서해서 행복하게 살자는 거예요. 다만 이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긴 호흡으로 제시해요. 그래서 짧게 각색할 수가 없었어요." 
▲연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한 장면. '이반'역의 지현준과 '스메르쟈코프'역의 이기돈이 서로의 본성을 드러내며 마찰 중이다. 크기가 다른 두 의자를 서로 번갈아 앉으며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출처: 나진환 동문)

‘연극 인생 살겠다’ 마음 먹기까지

나 동문은 학부 시절 연극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연극에 입문했다. “연극이 좋았고 잘 하고 싶었어요. 공연 준비가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도 다음 공연을 자연스럽게 준비하는 저를 발견했죠." 4학년 때 공연한 사르트르 원작의 <무덤없는 주검>은 연극을 계속 해야겠다는 확신을 심어줬다. “좋아하는 일을 잘 하기도 어려운 세상이니까. 제게 ‘연극’은 좋아하는 것일 뿐 아니라 잘할 수 있는 일이었거든요.”

학부 졸업 후 그는 파리로 유학을 떠났다. 공연학 박사 과정을 지내며 자신만의 미학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다양한 연출가의 작품에 참여했고, 프랑스 극단에서 배우와 연출로 경력을 쌓기도 했다. 10년 간의 파리 생활을 통해 나 동문은 ‘씨어터 댄스'(Theater-Dance, 배우의 움직임과 무대 장치가 어우러져 만드는 메타포)라는 자신만의 미학을 창조했다. 

“제 무대에는 고정적인 게 없어요. 모두 계속 움직이죠. 이미지와 움직임을 통해 관객의 감각을 건드리고 사유하게 만드는 게 목적이에요." 그 덕분인지 7시간의 공연은 지루할 틈 없이 관객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무대 소품인 탁자와 거울은 회전했고, 배우들은 몸을 사리지 않았다. 조명이 다 꺼진 상태에서 대화가 오가기도 하고, 대사 없이 춤으로만 내면을 묘사하기도 했다. 
 
▲연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이반' 역의 배우와 내면 속 악마인 '식객'이 대치 중인 장면이다. (출처: 나진환 동문)
 
인간의 본질을 말하는 연출가

그에게 ‘좋은 연극’에 대해 묻자 망설임 없이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 없이 질문하는 연극'이라고 했다. 그것이 연극의 본질이란 말도 덧붙였다. “연출가는 인간과 세계에 대해 이해하고 그것을 연극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자신만의 미학을 가지고 있어야 해요." 이를 위해 세상의 흐름을 파악하면서, 자신의 좌표를 끊임 없이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나 동문은 앞으로 '인간의 본질'에 관한 작품을 계속해서 올리고자 한다. 이번 작품을 끝내면 도스토예프스키의 <백치>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라고. “연출가는 관객이 원하는 게 아닌 필요한 것을 줘야해요. 저는 관객에게 필요한 것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울림 있는 답변이라고 생각하고요."
 
▲ 나진환 동문의 새 작품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지만, 연극계에 새 울림을 주리란 것만은 확실하다.

글/ 신혜빈 기자
        shb2033@hanyang.ac.kr
사진/ 최민주 기자     lovelymin12@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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