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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 24

[학생]마음을 담아 소리를 내다

하모니카에는 억지가 없다. 작은 호흡에도 소리가 난다. 박종성(오케스트라 지휘 석사 과정) 씨가 하모니카를 통해 자유롭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이유다. '아시아-태평양 하모니카 대회', '세계 하모니카 대회' 등 10군데가 넘는 곳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고, 한양대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박종성(오케스트라 지휘 석사 과정) 씨를 만났다. 내 삶의 든든한 버팀목, 하모니카 하모니카는 크기가 작아 휴대하기 좋고, 들숨과 날숨으로 간편하게 연주할 수 있는 자그마한 관악기다. 이 악기와의 만남은 박 씨의 초등학교 시절, 피아노 교사였던 어머니의 권유로 시작됐다. “여러 악기를 연주해봤지만, 하모니카를 불 때 제일 편안함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런 제 모습이 좋았죠. 하모니카 선생님과의 추억들도 꽤 많아서, 평생 무언가를 해야 한다면 하모니카와 함께 하고 싶었어요.” 박 씨는 처음 참가한 2002년 아시아-태평양 하모니카 대회에서 청소년 트레몰로 독주 부문 금상을 수상하며 부각을 나타냈다. “제가 상을 받을 때 최광규 선생님의 우는 모습이 잊혀지지 않아요. 선생님의 사랑에 처음으로 보답한 느낌이었어요. 좋은 연주자가 되면 선생님께 음악으로 갚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후 연주자가 되기로 결심한 그는 고등학교 시절 작곡 공부를 시작했다. “연주 곡 대부분이 다른 악기의 곡을 편곡해야 하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수준을 높이기 위해 하모니카만을 위한 곡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죠.” ▲박종성 씨는 "하모니카를 부는 그 순간이 진실된 나의 모습이 나온다"라고 말했다. 박 씨는 경희대 포스트모던 음악과 하모니카 전공으로 입학하며 국내 대학 하모니카 1호 전공자가 됐다. 단과대학 전체 수석으로 졸업 후, 꾸준히 대회에 참가한 박 씨는 ‘2005년 세계 하모니카 독일대회 트레몰로 독주 3위’, ‘2006년 일본음악 연주제 1위’ 등 좋은 성과를 냈다. 한편, 이 과정에는 곱지 않은 시선도 뒤따랐다. 하모니카가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악기라는 점에서 생긴 편견 때문이었다. “하모니카로 뭐 먹고 사냐는 둥, 할아버지가 부르는 거 아니냐는 둥 처음엔 오기가 생겨 그 편견을 깨려고 했어요. 지금은 좋은 연주자가 되면 자연스럽게 알려질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2009년 세계 하모니카 대회 트레몰로 독주 1위’을 석권한 박 씨는 당시 자작곡 ‘런 어게인(Run Again)’을 연주해 호평을 받았다. 어머니의 별세와 함께 다른 좋지 않은 일이 겹치며 슬럼프에 빠진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곡이다. 이외에도 자작곡 ‘가장 중요한 건 마음이니까’는 박 씨가 특히 아끼는 곡이다. “여러 사건이 해결 안 된 시점에서 지인에게 터놓고 고민을 이야기하던 중 영감을 받았어요. ‘뭐 어때? 너 마음이 제일 중요하지’라는 말에 힘을 얻었고, 30분 뒤 이 곡을 완성시켰죠.” ▲KBS 더 콘서트 하모니카 연주영상 끝없는 도전과 지휘공부의 시작 각종 영화음악,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등의 드라마음악, ‘2016 전주세계소리 축제’ 참가 등 박 씨는 꾸준히 다양한 장르의 음악 작업에 참여했다. “하모니카는 여러 장르에 잘 어울려요. 덕분에 고등학교 시절엔 클래식 작곡 공부, 대학교 때는 재즈, 탱고, 펑크, 국악 등 다양한 장르를 공부할 수 있었죠.” 장르에 우열을 가릴 수 없다는 박 씨는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장르와 공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곡 공부를 통해 곡을 만드는 원리를 깨달았고 연주적으로 도움을 받았다는 박 씨는 더 높은 이상을 꿈꿨다. 그 과정 속에서 지휘를 알게 됐고, 현재 한양대 음악대학원에서 최희준 교수(관현악과) 사사로 오케스트라 지휘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박자와 듣는 귀, 카리스마가 전부인 줄 알았는데 지휘는 이론, 역사, 인간의 심리, 무대 음향 등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할 수 있는 거더라고요. 같은 교수님 밑에서 박사과정도 공부할 예정이에요. 이제는 지휘자로서 콩쿨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부산 조수미 스페셜콘서트에 게스트로 참가한 박종성 씨(왼쪽). (출처: 박종성 페이스북) 영원히 무대 위 행복한 연주자가 되길 이토록 뛰어난 연주자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박 씨는 “무대에서 즐겁게 연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대 전과 후 청중들의 모습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무대 위에서 박 씨가 느끼는 행복이 고스란히 청중들한테 전해지기 때문이라고. 여전히 음악공부를 지속하는 그의 모습은 하모니카의 위상을 드높이는 것은 물론, ‘좋아하는 취미가 일이 될 경우 즐기기 어렵다’는 말의 반례를 보여준다. 작은 악기가 만든 기적에서, 또 다른 음악세계를 내보일 박 씨의 행보가 기대된다. 글/ 정민주 기자 audentia1003@hanyang.ac.kr 사진/ 이진명 기자 rha925@hanyang.ac.kr

2018-01 08 중요기사

[학생]너와 나의 상상 속 서울 이야기를 담아내다

서울시가 지난 2015년 서울시 브랜드를 아이서울유(I·SEOUL·U)로 새롭게 선정했다. 아이서울유는 ‘너와 나의 서울’이라는 뜻으로, 서울을 중심으로 너와 내가 이어져 모두 공존한다는 의미를 담고있다. 그렇다면 너와 나, 우리는 과연 서울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서울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우리네 이야기를 두 명의 한양인이 영상으로 담아냈다. 그곳엔 우리가 몰랐던 숨은 서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상상 속의 서울을 말하다 서울시가 지난 해 12월 7일 ‘아이서울유’ 스토리텔링 공모전의 최종 수상작 40여 편과 수상자를 공개했다. 이번 공모전은 10월 20일부터 약 한 달간 열렸으며, 총 645편의 글, 영상, 포스터가 접수됐다. 심사는 전문가 심사와 온라인 시민 투표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울시 브랜드 ‘아이서울유’를 주제로 너와 나의 자유로운 서울 이야기를 각자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형식이다. 치열한 접전 끝에 대상의 영광이 한양대 최현준(엔터테인먼트디자인학과 3), 남정연(커뮤니케이션디자인 3) 씨에게 돌아갔다. ▲최현준(엔터테인먼트디자인학과 3), 남정연(커뮤니케이션디자인 3) 씨가 출품한 ‘너와 나의 상상 속 서울이야기’ 영상 이들은 ‘너와 나의 상상 속 서울이야기’를 주제로 상상 속에서나 벌어질 법한 일들이 일어나는 서울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냈다. 서울의 시민들은 사실 자석에 이끌려 다니며, 멸종된 줄 알았던 티라노사우르스가 바삐 움직이며 에스컬레이터를 작동한다. 서울의 아름다운 야경을 완성하는 빌딩들은 저마다 불빛을 깜빡이며 서로 수신호를 주고 받는다. 뻔해 보였던 서울의 일상에는 사실 숨겨진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이들은 기발한 상상으로 서울시의 일상을 새롭게 해석했다. ▲시상식 현장의 모습 (출처: 너와 나의 서울이야기 페이스북) 시상식은 지난해 12월 8일 서울역에서 진행됐다. 시상식에는 단국대·성균관대·가톨릭대 등 12개 대학의 응원 동아리로 구성된 대학연합청년응원단 80여 명과 함께하는 플래시몹도 등장했다. 이색적인 구성으로 많은 시민의 눈길을 끌었다. 대상을 수상하며 시상식의 주인공이 된 두 사람에게도 뜨거운 박수가 이어졌다. 서울시는 “스토리텔링의 본질인 작가의 재기 발랄한 상상력이 돋보였고 서울시의 흥미로운 일상을 잘 표현하고 있다”는 심사평을 전했다. 최 씨와 남 씨는 “대상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며 “기대 이상의 결과에 정말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첫 공모전에서 대상까지 공모전 출전은 최 씨의 아이디어였다. 우연히 공모전을 알게 된 최 씨가 후배인 남 씨에게 출전을 제안했다. 같은 디자인 전공자로서 서로 호흡이 잘 맞을 것 같았다. 남 씨 역시 공모전 출전을 흔쾌히 수락했다. 두 사람 모두 첫 공모전 출전이었기에 수상보다는 참여에 의의를 두며 즐겁게 시작했다. 주제 선정부터 영상 구성까지 총 2주가 소요됐다. 기획에 돌입한 최 씨와 남 씨는 틈나는 대로 주제를 고민하며 서울의 여러 모습을 계속 상상했다. 그러던 중 '머릿 속 상상을 시각적으로 풀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고민 끝에 두 사람은 말그대로 ‘상상 속 서울이야기’를 주제로 선정했다. 생각이 많은 최 씨의 성격이 기획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원래 공상이나 상상을 자주하는 편이에요. 주변 사람들이 ‘헛소리를 정성스럽게도 한다’며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니까요. 상상력이 큰 도움이 됐네요.” ▲지난 1월 5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최현준(왼쪽) 씨와 남정연 씨가 공모전 참가 계기와 진행 단계를 설명하고 있다. 후반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먼저 두 사람은 상상을 각본으로 정리한 후 서울 촬영에 돌입했다. 촬영일은 단 하루였다. 대여한 카메라를 반납해야 했기에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새벽부터 촬영을 나선 두 사람은 늦은 밤이 돼서야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서울역, 인왕산, 한강 시민공원 등 서울 전역을 다 돌았다. 남 씨는 “인왕산에서 내려다보이는 야경을 담기 위해 산을 한참 올랐어요. 노을부터 야경까지를 담아내기 위해 무턱대고 올라가 4시간을 거기 있었죠. 힘들었지만 재미있게 촬영했던 것 같아요.” ▲남정연씨는 인터뷰에서 "힘들었지만 즐겁게 촬영하고 편집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업무를 나눠 서로의 전공과 재능을 살려 영상에 녹였다. 전반적인 편집은 최 씨가 맡았다. 영상 학회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촬영된 영상을 편집하고, 편진됩 영상에는 3D 모션 효과를 입혔다. 영상에 포함되는 자막, 타이포 등은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남 씨가 맡았다. 기획부터 편집까지 총 3주가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학교 생활과 병행하면서 밤을 새는 날이 부지기수였다. 두 사람은 "사실 혼자 도전했으면 포기했을 것"이라고 말하며 힘들었던 순간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밤을 새며 디자인에 매달리는 것이 저희의 일상이고, 함께 출품할 작품이기에 쉽게 포기하지 않고 더 노력한 것 같다"며 서로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디자인을 향한 애정, 그리고 꿈 ▲사진 왼쪽의 최현준(엔터테인먼트디자인학과 3)씨와 남정연(커뮤니케이션디자인 3)씨는 "디자인을 업으로 삼겠다는 꿈은 확고하다"며 미래에 대한 다짐을 밝혔다. 최 씨와 남 씨는 현재 방학을 맞아 각각 디자인 관련 회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다. 우리대학과 연계된 현장실습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했다. 두 사람 모두 4학년 진학을 앞두고 진로 고민 해소를 위해 다양한 활동에 도전 중이다. 영상 업무를 맡고 있다는 최 씨는 “영상을 만드는 일이 잘 맞고 재미있다"며 "클라이언트를 실제로 만나고 상대해보는 경험이 향후 개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꿈을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남 씨 역시 “처음 실무를 맡아 일하면서 어떤 회사, 어떤 직무를 가고 싶은지 더욱 분명해졌다”며 “디자인을 업으로 삼겠다는 꿈은 확고하기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두 사람은 "디자인이 아닌 그 어떤 일을 하면서도 몇날 며칠 밤을 샐 수는 없었다"며 "남은 대학생활동안 더욱 노력해 꿈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글/ 김예랑 기자 ys2847@hanyang.ac.kr 사진/ 최민주 기자 lovelymin12@hanyang.ac.kr

2018-01 02

[학생]예쁜 포장이 더 좋지 않나요

마트에 늘어선 수많은 상품이 제각기 자신을 구매해 달라 외친다. 여기서 상품의 매력적인 '포장'은 소비자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당연히 이들 포장은 거저 생기지 않는다. 모두 누군가의 손길을 거쳐 예쁜 모습을 얻는다. 영어 단어 패키지(package)에는 ‘물건을 보호하거나 수송하기 위한 포장 용기’라는 뜻이 있다. 시각디자인의 한 영역인 패키지디자인은 사람들의 눈이 높아지면서 더더욱 발전하고 있다. 패키지디자인 분야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최기준(커뮤니케이션디자인 4) 씨를 만났다. ▲지난 2017년 12월 27일 ERICA캠퍼스 앞 한 카페에서 최기준(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 4) 씨를 만나 패키지디자인에 빠진 이야기를 들었다. 예쁜 외형을 만드는 창작 모든 시각디자인은 무언가를 꾸미는 것에서 시작한다. 실내를 꾸미는 실내디자인, 특별한 캐릭터를 만드는 캐릭터디자인 등 우리가 눈으로 보는 모든 것에 디자인 요소가 들어간다.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전자기기, 곧 데스크톱이나 노트북, 핸드폰 또한 디자이너들의 손을 거쳐 보기 좋은 모습으로 태어난다. 그중 상품의 포장, 곧 패키지를 만드는 분야가 패키지디자인이다. 수많은 경쟁 속 해당 상품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다. 특히 화장품이나 식재료 등의 포장은 다 쓰기 전까지 계속 보이는 사실상 상품 그 자체다. 예쁜 옷을 입고 싶어하듯 예쁜 물건을 소유하고 싶은 건 인류 공통의 욕망이다. 패키지디자인의 매력은 여기서 시작된다. 최 씨는 중고등학교 시절 디자인을 시작해 대학에 진학한 학생이었다. 진학 전까지 연극 등을 연출하는 무대디자인이나 영상디자인 쪽에 더 관심이 많던 학생이었는데,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당시 시각패키지디자인학과) 수업도 듣고, 학회도 참여하며 패키지디자인의 길로 들어섰다. “특별히 패키지디자인이 흥미로운 점이라면 입체적인 작품을 만든단 점이에요. 그전까지 2D 위주로 작품을 만들었는데, 3D 입체작품을 만드는 영역이라 더 흥미로웠던 거 같아요. 최 씨는 지난 2016년 11월 두 곳에서 큰 상을 받았다. 하나는 전국의 디자이너들이 모여 경쟁하는 ‘대한민국 디자인 전람회’다. 여기서 최 씨가 선보인 ‘해외여행객을 위한 위생여행용품 패키지디자인 연구’는 현역 디자이너들과의 경쟁도 뚫고 특선을 받았다. 또 경기도가 주최한 ‘디자인 나눔 프로젝트(재능기부)’에 참가해 경기도지사상을 수상했다. 여기서 최 씨는 ‘안산시니어클럽, 명품기름’ 패키지 리뉴얼을 통해 수상했는데 해당 상품은 이후인 이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하는 등 개선 면에서 뚜렷한 효과를 얻었다. 이외에도 최 씨는 크고작은 작업에 참가하며 자신만의 디자인 영역을 구축해가고 있다. ▲대한민국디자인전람회에 출품해 수상했던 최기준 씨의 작품. 이외에도 최 씨는 경기도 주최 '디자인 나눔 프로젝트'에 참가 '안산시니어클럽, 명품기름' 패키지 리뉴얼을 통해 경기도지사상을 수상했다. (출처: 대한민국디자인전람회 홈페이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어야” 최 씨에게 패키지디자인은 예술 이전에 디자인이다. “많은 이들, 특히 주 타겟층이 좋아할 만한 외형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 생각해요. 제 욕심에만 맞는 작품을 만드는 건 화가지, 디자이너의 역할은 분명 다르거든요.” 어떤 상품이든 주로 사는 소비자층이 있다. 색조 화장의 경우에는 주로 여성, 레토르트 식품의 경우에는 주로 자취생 등의 독신가구처럼 주 소비자가 눈에 드러나는 경우는 비교적 간단하다. 그렇지만 참기름처럼 주 고객이 상대적으로 불분명한 상품들도 분명히 있다. 그렇기에 최 씨는 사전조사가 무척 중요하다고 말한다. “결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디자인을 만들기 위한 거에요. 제품을 만든 기업의 자료를 얻든 현장에 가서 확인하든 작업물을 만들기 전에 조사하는 과정이 핵심이죠.” 때로는 설문을 돌리기도 하고, 때로는 직접 가판대 옆에서 사람들의 취향을 파악하는 것 또한 최 씨는 디자이너의 일이라 말한다. 그러다보니 작업 시간은 상당히 유동적이다. 짧아도 작품은 나오지만, 길면 길수록 좋아질 수밖에 없다는게 최 씨의 설명. “아무래도 사전조사를 하면 할수록 어떤 모습이 사람들에게 더 잘 먹힐지 보이곤 하죠. 게다가 완성된 작품도 끊임없이 주변 피드백을 받다보면 개선의 여지가 충분하죠.” 한편으론 디자이너의 대우가 낮은 현재 사회도 꼬집었다. 강조되고, 강조하는 디자인의 역할에 비해 디자이너가 충분히 해낼 수 있는 환경적인 여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디자인 업무를 외주맡기는 업체도 많고, 비슷한 업무량의 다른 직종에 비해 박봉인 곳도 있죠. 어느정도는 개선됐으면 하는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만큼 디자이너의 역량 발휘도 충분해질 겁니다.” 다들 좋아하는 패키지를 만드는 디자이너가 되고파 졸업을 앞둔 최 씨는 여전히 바쁘다.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하기 위해 여기저기서 포트폴리오를 쌓고 있다. 때로는 학년을 거치면서 높아진 눈에 비해 잘 안돼 좌절할 때도 있다. 그래도 완성된 디자인을 보면 감회가 남다르다. 만들다보면 재밌어서 그만둘 수 없다. “저는 식품이나, 화장품 쪽 패키지디자인에 관심이 많아요. 주로 청정원이나 이니스프리처럼 밝은 느낌의 작품들을 만들어내고 싶죠. 디자이너로서 제 성향에도 맞고, 디자인을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디자이너도 중하게 여기는 곳에 가는 것이 제 목표가 되겠네요.” ▲최기준 씨의 뚜렷한 취향 그리고 감각이, 일반소비자들의 성향과 만나 세련된 작품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글/ 이상호 기자 ta4tsg@hanyang.ac.kr 사진/ 이진명 기자 rha925@hanyang.ac.kr

2017-12 20 중요기사

[학생]대한민국의 국방 과학력을 책임지겠습니다!

‘공대, 공학 대학원, 군대’는 남성의 비율이 대체로 압도적인 집단이다. 아직까지 이곳에서 여성은 소수다. 그래서 윤성희(기계공학과 석박사 통합 과정) 씨의 행보는 더욱 흥미롭게 느껴진다. 애국심 넘치던 여성 공학자가 결국 여군이 됐다. 대한민국의 국방 과학에 기여하겠다는 신념, 그것이 바로 윤 소위의 원동력이다. 나라를 지키는 가장 높은 힘, '공군'의 브레인으로 ▲윤성희(기계공학과 석박사 통합 과정) 씨가 12주간의 기본군사훈련을 마치고 올해 12월 초 공군 소위로 임관했다. (출처: 이데일리) 학부시절 물리학을 전공하고 석·박사 과정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한 여성 공학자가 이제는 여군이 됐다. 윤성희(기계공학과 석박사 통합 과정) 씨의 이야기다. 윤 씨는 2017년 9월부터 이어진 12주간의 기본군사훈련을 마치고 올해 12월 초 공군 소위로 임관했다. 현재는 리더쉽 역량강화 교육을 받고 있는 초급 간부 특기생이다. ‘공군의 무기체계 및 항공 우주 분야’ 연구를 위해 오는 2018년 1월 말부터 ‘공군 군수사령부 항공기술연구소’ 전입을 앞두고 있다. 단계적으로 대한민국의 국방 과학력을 책임지는 다양한 연구를 맡게 될 예정이다. 윤성희 씨는 중앙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2014년 한양대 대학원에 입학했다. 오랜 꿈이었던 ‘무기체계 연구자’가 되기 위한 선택이었다. 고교 시절부터 윤 씨는 무기 및 항공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언제나 무기의 원리와 체계에 대한 궁금증을 가졌다. 전공인 물리학만으론 배움의 갈증을 느낀 윤 씨는 한양대 대학원에 첨단무기체계를 연구하는 '생존성 특화연구센터'가 있다는 것을 알고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대학원에 진학한 윤 씨는 기계공학 분야를 공부하며 내공을 쌓았다. ‘국방 과학 연구소’와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군사 및 무기 체계와 관련된 연구에도 최선을 다했다. 윤 씨가 그동안 작성한 논문은 총 10편으로 그중 ‘적의 레이저 공격에 대한 아군 항공기의 영상광학계를 보호할 수 있는 광학 시스템’은 특허 출원까지 마친 상태다. 그러나 무기 체계에 관한 연구와 공부를 이어나갈수록 윤 씨는 내면적 갈등에 직면했다. “'정작 무기가 실제로 활용되는 군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데 우리 군에 필요한 실질적인 무기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민간이 아니라 군인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활용이 가능한 실용적인 연구가 되겠다 싶더라고요.” 오랜 기간 민간 연구소나 방산 업계만 생각해왔던 그는 고민에 빠졌다. 그 전까지는 대다수 여성처럼 군 입대는 생각지도 못했으니, '무기 연구를 위해 군인이 돼야겠다'는 생각은 말할 것도 없었다고. 그런 그가 공군 장교의 길을 선택한 것은 ‘군사과학기술학회’에 만난 공군 중령과의 특별한 인연 덕분이었다. 윤 씨의 꿈과 목표를 들은 중령이 군 입대를 권유한 것이다. 윤 씨는 “고민 끝에 올해 입대했고 현재 아주 만족하고 있다"며 "군인으로서의 삶은 물론 군대에서 이어갈 연구가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예체능 특기생이 기계공학 박사가 되기까지 사실 어릴 적 윤 씨는 군대는 물론 공대와도 거리가 먼 여학생이었다.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 윤 씨는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예고 입시를 준비했다. 원주시립교향악단 협연, 원주시립청소년 교향악단 악장을 거쳐 다수의 독주 연주로 무대에 오를 정도로 촉망 받던 바이올린 꿈나무였다. 오직 음대만을 목표로 삼았던 윤 씨는 어느 날 헬기의 소음에 연습에 방해를 받았다. “헬기 소음을 줄이고 싶다”는 터무니 없는 생각이 윤 씨를 스쳤고, 소음의 원인을 알고 싶어 수학과 과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장난스럽게 시작한 수학, 과학 공부는 의외로 재미있었다. “음악만 공부하느라 몰랐던 거죠. 갑자기 중학교 전 과정을 다시 복습했어요. 그렇게 진로가 바뀌었네요.” ▲윤성희 씨(맨 앞줄)는 바이올리니스트로도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갑작스럽게 바뀐 진로와 늘어난 공부량이 버거울 만도 한데 윤 씨는 “무척 즐거웠다”고 회상했다. “무기, 항공, 군사 등을 공부하고 싶다는 분명한 목적의식이 생겨서인지 학창시절 공부에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어요. 어려움보다는 오히려 즐거움을 많인 느끼는 편이었는데 특히 물리를 공부할 때는 홀리듯이 이해하곤 했죠.” 실제로 윤 씨는 고등학교 2학년 재학 당시 국제물리올림피아드 국가대표 선발 전에도 참가한 경험이 있다. 긴 시간 이어진 공부에 바이올린은 큰 위로가 됐다. 윤 씨는 지금도 바이올린을 놓지 않고 있다. 현재 전국대학연합오케스트라(AOU), 중앙대학교 오케스트라 악장을 겸하고 있으며, 바이올리니스트로서 독주 무대에도 활발히 오르고 있다. 사명감과 애국심으로 꾸준히 운동을 이어왔던 윤 씨지만 군인이 되기 위한 군사 훈련은 결코 쉽지 않다. 오전 6시 기상과 아침 뜀걸음은 물론 며칠씩 이어지는 행군까지 여군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윤 씨는 “군인의 자세는 체력이 아니라 정신력”이라고 말하며 “정신력과 끈기로 임해서인지 즐겁게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윤 씨는 “대한민국의 국방 과학력 향상이 결국 국력 강화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며 “국가의 위신이 살고 국민이 잘 먹고 잘 사는 나라에 기여하는 연구를 하겠다”는 사명감과 포부를 밝혔다. 대한민국의 국방 과학력과 강한 군사력, 그 중심에 윤성희 씨가 우뚝 서길 기대해본다. ▲"대한민국 국방 과학력의 향상에 기여하는 군인"이 그의 꿈이다. (출처: 윤성희 씨) 글/ 김예랑 기자 ys2847@hanyang.ac.kr

2017-12 19

[학생][도전한대] 미래를 향하는 알고리즘 교육

세상은 거듭 발전하는데 한국의 교육은 국영수 위주의 암기식 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회의 변화 속도에 발맞춰 교육도 새로운 모습을 꾀해야 할 때가 왔다. 소프트웨어 교육은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주목받고 있다. 기존 교육 방식을 지양하며 미래를 위한 교육을 연구하고 있는 알고리즘랩스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글. 이주비(학생기자) / 사진. 안홍범 ▲ 알고리즘랩스 대표 손진호(기계공학부 11) 학생 세 번의 실패와 네 번의 도전 지난 6월, 한국경제신문에서 발행하는 대학생 온·오프라인 미디어 <캠퍼스 잡앤조이>에서 20대 청년 CEO 40인을 선발했다. 대학에 재학 중이거나 현재 졸업은 했지만 대학 때 창업을 한 이들이 대상이다. 이 중 한 명으로 ‘알고리즘랩스’의 손진호 대표가 선정됐다. 지난 2016년 10월 설립된 알고리즘랩스는 소프트웨어 교육 중 알고리즘 영역의 학습 시스템 및 인력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으로, 현재 중학교, 국제학교, 대학교 등 15곳에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은 촉망받는 20대 청년 CEO지만, 그의 창업 과정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우선 손진호 대표의 도전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알고리즘랩스가 벌써 네 번째 창업이다. 그러나 그간의 노력들이 헛되다고는 말할 수 없다. 비록 앞의 세 번의 도전에서 제대로 된 이익을 창출하지는 못했지만 알고리즘랩스 창업의 기반을 다지는 데 일조했기 때문이다. 충분한 자본금이 없는 대학생이 제조업을 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도, 팀원 간의 의견을 조율하는 법도 이때 배울 수 있었다. “지난 세 번의 창업에서 수익을 얻지 못하다 보니 직원들에게 인건비를 거의 못 줬어요. 사업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란 판단이 들어 이번에는 일단 저 혼자 시작했어요. 물론 지금은 식구가 훨씬 더 늘었지만요.” 알고리즘 교육을 창업 아이템으로 정하게 된 데는 손 대표가 오랜 기간 알고리즘을 공부한 것이 그 배경으로 작용했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지금까지 손 대표는 알고리즘 공부를 쉬지 않고 계속해왔다. 20대가 된 이후에는 알고리즘 강사를 하며 알고리즘 교육에 대한 경력을 쌓았다. 알고리즘을 통해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트렌드가 생기기 시작하고, 2018년부터 공교육에 소프트웨어 교육이 도입된다는 것을 알고 창업을 결심했다. 이렇듯 실패에 굴하지 않고 계속 도전할 수 있었던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어린 나이는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하는 반면, 어리니까 실패해도 괜찮은 것 같아요. 이번이 네 번째 창업인데 저는 아직 스물여섯 살밖에 되지 않았잖아요. 창업을 시작할 때 초기 자본에 대해 걱정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저는 항상 정부 지원금을 받고 시작해서 실패해도 리스크가 적었어요. 그러니 창업에 도전하지 않을 이유가 없죠. 자신의 경험을 잘 살릴 수 있는 분야만 있다면 한번 시도해보길 추천합니다.” 수학엔 <수학의 정석>, 알고리즘엔 <알고리즘랩스> 알고리즘에 대한 손진호 대표의 오랜 경력은 알고리즘랩스의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저는 중학교 때 공부를 그리 잘하는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고3 때 한국 정보올림피아드 대회에서 13등을 해서 은상을 받았어요. 저처럼 이해력이 부족한 학생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손 대표는 그간 알고리즘 공부를 해왔던 경험에 비추어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진도를 빨리 나갈 수 있게, 부족한 학생들은 천천히 가더라도 결국은 잘할 수 있게 교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했다. 또한 공부를 하면서 ‘이 정도는 알겠지’ 하고 넘어가 힘들어했던 경험도 떠올렸다. “앞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이해할 때까지 복습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학생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부분이 없도록 한 거죠. 또 학생들이 진도를 나갈수록 힘들어하기보다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많아져 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구성했어요.” 수학 공부를 할 때 많은 학생들이 <수학의 정석>부터 펼친다. 그야말로 수학 교재의 ‘정석’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손 대표는 <알고리즘랩스>가 알고리즘 공부의 ‘정석’이 되는 것을 목표로 전진하고 있다. 변화의 선두에 선다는 것 알고리즘랩스는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말을 모토로 삼고 있다. 앨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 <부의 미래>에서 기업은 시속 100마일의 속도로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고 있지만 정부와 관료 조직, 정책과 법 제도는 30마일도 안 되는 속도로 따라와 변화와 발전의 흐름을 저해한다고 주장한다. 손 대표는 같은 맥락에서 100마일이라는 세계의 흐름에 한국의 교육은 고작 30마일의 속도로 따라가고 있다고 말한다. 이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속도에 맞춘 교육, 즉 미래를 위한 교육을 연구하는 중이다. “이제는 학벌보다는 학생 개개인의 경쟁력이 중요해지는 시대입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한국 교육은 입시 위주로 과거에만 머물러 있어요. 이때 최대 피해자는 과거의 산물로 교육을 받은 학생이겠죠. 미래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파악하고, 그 흐름을 따라가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손진호 대표는 창업을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조언했다. “자신이 살아온 경험을 담아낼 수 있는 창업 분야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통 창업을 할 때 나의 커리어와 무관한, 사회적으로 유망하다고 말하는 분야를 선택하려는 경향이 높습니다. 그렇게 되면 경쟁력을 갖추기가 힘들어집니다. 자신이 살아온 길을 되돌아보고 정말 잘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걸 선택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 후 이를 직접 실행에 옮기는 자세가 필요하죠.” 변화를 주도하는 일은 어렵다. 그 변화가 사회에서 오랜 기간 동안 굳어온 관습에 반하는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알고리즘랩스는 선두에 서서 올바른 길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좋은 교육에 대한 확신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궁금해요! Q. 학교 수업에서 배운 것 중 창업에 도움이 된 것이 있나요? A. ‘기계공학 기초실험’이라는 과목이 있는데, 어떤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여러 가지 제품을 만드는 게 수업의 주요 내용이에요. 이 수업을 들으면서 배워본 적도 없는 프로그램과 만들어 본 적도 없는 제품을 잘 만들어냈고, 다른 사람들이 한 개를 만들 때 저는 혼자서 열 개 정도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아마 그간 공부해왔던 원리 덕분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또한 어릴 때부터 컴퓨터 중심으로 바라보는 사고를 익혀왔던 것이 주효했고, 소프트웨어 교육은 사전에 체계적으로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런 깨달음이 창업 아이템을 선정할 때도 도움이 됐습니다. Q. 교내에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들이 있는데 이용한 적이 있나요? A. 저희는 매우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2015년에 열린 글로벌 소프트웨어 창업경진대회에서 제가 참가했던 팀이 대상을 수상해 상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 현재 한양대학교 창업동아리에서도 지원금을 받고 있습니다. 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법률적인 문제도 발생하게 되는데, 한양대에서 추천해주는 변호사나 로펌을 통해 일을 잘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여러모로 많은 면에서 학교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Q. 창업을 하고 나서 보람찼던 점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A. 교육은 그 자체로 좋은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해요. 교육으로 해당 학생의 미래 경쟁력을 키워줄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의 사업이 성공적으로 운영되든 그렇지 않든 강의를 계속하면서 학생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또 작년에 막 창업을 시작했을 당시의 제가 지금의 저를 본다면 부러워할 것 같아요.(웃음) 무엇보다 가장 좋은 건 제 일정을 스스로 체크하고 삶을 주체적으로 살 수 있다는 점이에요. 교육이라는 가치와 주체적인 삶, 이 두 가지 면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사랑한대 2017년 11-12월호 이북 보기

2017-12 19

[학생][동고동락] 빅데이터로 도원결의!

‘문화관광 빅데이터 분석대회’ 대상 수상팀 ‘빅데이터’라는 이름 아래 도원결의한 한양대 학생들이 있다. 각기 이유와 사정은 다르지만 꿈을 향해 나아가는 길 위에는 ‘빅데이터’라는 공통분모가 있었다. 그들은 과연 빅데이터라는 나무 아래에서 어떤 일을 벌였을까. 글. 노윤영 / 사진. 안홍범 문화관광 빅데이터 분석대회 대상의 영예 지난 8월 23일 열린 ‘문화관광 빅데이터 분석대회’ 시상식에서 한양대학교 학생 팀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권오준(철학과·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컴퓨터전공 다중전공 15)·김대현(경제금융학부 13)·이연주(경영학부 14) 학생과 윤재철(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컴퓨터전공 10) 동문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1차 보고서 평가와 2차 PT 평가를 통해 지역 관광 활성화 전략을 제시해 대상이라는 큰 성과를 얻었다. “당일 결과가 나오기 몇 초 전까지도 대상을 확신하지 못했어요. 아직도 그때의 기분이 생생히 떠오르네요.”(권오준) 지난 7월 초,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커뮤니티 ‘위한’에 빅데이터 분석에 함께할 인원을 모집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올린 이는 권오준 학생. 빅데이터에 흥미를 느끼고 있던 김대현 학생과 당시 재학 중이었던 윤재철 씨가 연결이 되고, 관광 및 마케팅 지식을 보완해줄 이연주 학생이 합류하면서 ‘그들의 특별한 모의’가 시작됐다. 문화관광 빅데이터 분석대회는 지정 주제와 자유 주제로 나뉘어 시행됐다. 지정 주제의 경우, ‘내국인 국내 관광 활성화 방안’과 ‘외국인 관광객 유치 방안’ 중 선택해야 했다. 주제를 수도 없이 뒤집는 고민 끝에 ‘내국인 국내 관광 활성화 방안’으로 선택하고, 2016년 말부터 시행한 ‘대한민국 테마 여행 10선’ 정책을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지역별 방문객 편차는 줄이고, 숙박일수는 늘리고 흥미로운 것은 네 명 모두 빅데이터 공모전 경험이 없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처럼 놀라운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까? “문화관광연구원과 SKT, 신한카드에서 제공받은 기본 데이터를 활용했어요. 목적성이 분명한 데이터를 선별했고, 인과관계도 꼼꼼하게 따졌습니다. 전체적으로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자연스러운 흐름을 보여주려고 노력했고요.”(윤재철) 그들이 선택한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정책은 우리나라 지역 관광의 수준을 높이고자 3~4개 지방자치단체를 하나의 관광권역으로 묶어 이를 집중적으로 발전시키는 5개년 프로젝트다. “정책 목표는 ‘체류기간 제고와 지역 관광객 편차 감소’였어요. 이에 맞춰 체류기간이 짧은 권역(대전, 공주, 부여, 익산)과 지역 간 방문객 편차가 심한 권역(여수, 순천, 광양, 보성)을 선정해 집중 분석했습니다.”(김대현) 이를 바탕으로 체류기간이 짧은 권역에는 친지 방문 위주의 가족 단위 방문객을 여가·위락·휴가 목적의 관광객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지역 간 방문객 편차가 심한 권역에는 장년과 노년층의 만족도 향상을 위한 맞춤 관광 등을 해결책으로 제안했다. 권오준·김대현 학생과 윤재철 씨는 데이터를 선별해 분석하는 일을 맡았고, 관광학을 공부했던 경험이 있는 이연주 학생은 관광 지식을 바탕으로 보고서의 전체 흐름을 다듬었다. 빅데이터라는 공통분모 이들의 분석이 높은 평가를 받은 데는 주제 선택도 한몫을 했다. “대회 전 열린 데이터 설명회 때 주최 측에서 국내 여행객 실태 자료를 활용해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대부분의 팀들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 방안을 택했죠.”(이연주) 식상하고 흔한 주제를 피해 남들과는 다르게 내수 관광에 집중한 것이 주최 측 의도와 잘 들어맞은 셈이다. 이들이 빅데이터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각기 다르다. 누군가는 데이터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는 과정이 흥미로워서, 누군가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하기 위해, 누군가는 트렌드를 읽는 마케터가 되기 위해서였다. 각기 이유와 사정은 다르지만, 이제 그들은 이번 결과를 발판 삼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고 한다. 지금처럼 값진 땀방울을 흘릴 수 있다면, 머지않아 각자의 꿈도 현실이 되어 있지 않을까. ▲ 왼쪽부터 순서대로 김대현 학생, 윤재철 동문, 권오준·이연주 학생 사랑한대 2017년 11-12월호 이북 보기

2017-11 30

[학생][꿈꾸는 청춘] 끝없는 공부, 흔들림 없이 차근차근

김태홍 학생에게 2016년은 의미 있는 한 해로 기억될 듯하다. 학생으로는 드물게 세계적인 출판사 ‘스프링거’에서 책을 펴냈기 때문이다. 스프링거는 과학자 및 의학 관계자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출판사로, 이곳에서 책을 낸다는 건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연히 접한 ‘셰일가스’에 매력을 느껴 연구를 거듭했고, 그 결과 책까지 펴낸 그를 만났다. 글. 노윤영 / 사진. 안홍범 ▲ 김태홍(자원환경공학과 박사과정 14) 학생 셰일가스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 석탄과 석유 등 전통 화석연료는 오랜 기간 세계를 지배해왔다. 하지만 매장된 곳이 한정적인 데다 매장량의 한계도 명백했다. 또 이산화탄소 과다 배출이 지구온난화에 대한 위협을 높인다는 점 등이 알려지면서 그 대안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10여 년 전부터 전통 화석연료의 대안으로 떠오른 셰일가스는 모래와 진흙 등이 단단하게 굳어진 퇴적암 지층인 셰일층에 매장된 천연가스를 말한다. 일반적인 전통 가스와는 다른 암반층에서 채취하기 때문에 비전통 천연가스라 불린다. 셰일가스가 전통 화석연료의 대안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원환경공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김태홍 학생은 세계 3대 과학서적 출판사로 불리는 ‘스프링거’에서 책 <셰일가스 저류층의 통합적 이해(Integrative Understanding of Shale Gas Reservoirs)>를 펴내 화제가 됐다. 학생 신분으로 세계적인 출판사에서 책을 낸다는 건 극히 드문 일. 김태홍 학생은 언제부터 셰일가스에 관심을 갖게 됐을까? “제가 석사과정을 시작한 게 2012년입니다. 그때 마침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셰일가스 붐이 일었죠. 자원환경공학과 자체가 석유 및 가스 개발을 연구하는 곳이다 보니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시작했는데, 정말 매력적인 자원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점차 빠져들었어요. 일반적인 천연가스와 다르다는 점, 아직 미개척 분야라서 연구할 것이 많다는 점 등의 여러 요인이 있겠죠. 지금은 결국 제 전공 분야가 됐네요.” 셰일가스는 우리에게 익숙한 전통 화석연료와는 달리 매장 범위가 광범위하다. 중동은 물론 미국과 캐나다, 중국, 러시아 등 31개국에 매장돼 있는 데다, 매장량도 약 187조 4,000억m³에 이른다. 이는 2011년 세계 천연가스 소비량 기준으로 향후 60년간 쓸 수 있는 막대한 양으로, 덕분에 가격도 대단히 저렴한 편이다. 더불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천연가스로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더욱 큰 주목을 받고 있다. ▲ 김태홍 학생은 "공부를 하면 할수록 아는 게 없다는 걸 깨닫게 돼요. 공부할 분야도, 밝혀내야 할 것도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공부는 끝이 없다는 걸 느끼는 요즘이에요." 라고 말한다. 세계적인 출판사에서 책을 내기까지 최초의 시작은 ‘셰일가스의 물성을 분석하는 방법’에 대한 논문 두 편이었다. 김태홍 학생의 논문들은 스프링거의 눈길을 끌었고, 곧 지도교수였던 이근상 교수와 논의 끝에 내용을 확장시켜 단행본을 내기로 결정했다. “교수님이 큰 힘이 됐죠.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 셰일가스는 시작하는 단계였기에 참고할 자료가 마땅치 않았어요. 교수님과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기를 반복했습니다.” 참고 자료가 많지 않다는 건 오히려 그에게 좋은 기회가 됐다. 셰일가스 저류층에 대해 이해를 돕는 책으로 콘셉트를 정한 것이 특히 그랬다. 책은 김태홍 학생의 논문이 던진 질문에서 비롯됐다. 셰일가스의 물성은 왜 중요한가, 그렇다면 셰일가스는 무엇일까? 그렇게 질문의 범위를 넓혀가면서 책도 모양새를 갖춰갔다. 셰일가스의 메커니즘은 물론 시뮬레이션 모델링을 위한 지식들, 물성 분석 기법 등 다양한 내용을 담기로 결정했다. 연구자들을 위한 고차원의 개념서로 구체적인 방향을 잡고 책을 위한 자료를 찾아 집필에 들어갔다. 셰일가스는 장점만큼이나 우려점도 제기되고 있다. 채굴 방법이 까다로워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한 데다 채굴 과정에서 화학물질이 사용돼 지하수 오염이 유발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그 밖에 여러 단점들이 지적되고 있는데도 셰일가스는 여전히 주목받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셰일가스가 완벽한 자원은 아닙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셰일가스 외에 당장 석유와 석탄을 대체할 자원을 찾기 힘든 게 사실입니다. 근본적으로 더 청정하고 완벽한 신재생에너지가 개발돼 상용화된다면 좋겠지만, 아직 세계의 기술력이 거기까지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셰일가스는 가격도 저렴하고 다양한 곳에 엄청난 양이 매장돼 있어 매력적이죠. 기존의 석탄, 석유에 비해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 역시 그렇고요. 셰일가스에 대한 연구는 물론 이로 인한 우려에 대한 연구 그리고 근본적으로 이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연구를 함께 병행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라고 봅니다.” 셰일가스는 세계 여러 곳에 분포되어 있지만, 연구 및 개발 현황은 미국과 캐나다 같은 나라들이 단연 앞서 있는 실정이다. 까다로운 셰일가스를 채굴하고 다루려면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태홍 학생은 한국이 이 연구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서는 기술 선진국들의 기술력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더불어 셰일가스 매장량이 많은 북미나 중국 같은 나라에 진출해 사업을 확장시킨다면 국내 자원시장의 전망도 밝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 김태홍 학생이 세계적인 출발사 '스프링거'에서 펴낸 책 완벽한 셰일가스 모델링을 꿈꾸며 김태홍 학생은 사실 출판 의뢰를 받기 전까지 스프링거에 대해 잘 몰랐다고 한다. 이근상 교수의 말을 듣고 그 위상을 짐작했을 뿐이다. 학부생 시절부터 그는 자원 개발과 연구에 호기심이 많은 학생이었다. 처음부터 특별한 목적을 갖고 있었다기보다 학문 자체에 대한 호기심과 지적 열망이 가득했다. 때문에 학과의 전망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않았다. “저희 학과는 특성상 유가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제가 학부생 때는 유가가 100달러 정도였는데, 지금은 50달러 정도니 확실히 낮아지긴 했죠. 때문에 걱정하는 친구들도 많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저는 주변 상황이나 유행에 휘둘리지 말라고 조언해주고 싶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연구를 계속하는 일이에요. 상황이 어찌됐든 꿋꿋하게 포기하지 않고 연구한다면, 언젠가 인정도 받고 스스로 만족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주변의 말이나 상황에 흔들리지 않았다. 오직 자신의 공부와 연구를 위해 한 길만을 바라보며 씩씩하게 걸었다. 지난해 펴낸 책은 그 꿋꿋함에 대한 보상일지도 모른다. 그의 목표는 셰일가스를 더 깊고 완벽하게 연구하는 것이다. 졸업을 하면 연구기관에 들어가서 좀 더 현장과 밀접한 연구를 하고 싶다는 꿈이 있다. 현장 데이터를 직접 받아서 실제 우리 세계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고 싶다는 것. “최종 연구 목표는 완벽한 ‘셰일가스 모델’을 만드는 거예요. 셰일가스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메커니즘이 굉장히 많은데, 아직은 그걸 다 구현한 연구 사례가 없는 실정이에요. 완벽한 모델링을 구축한다면, 향후 연구자들이 셰일가스를 연구할 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생산은 물론 우려 지점에 대한 대안을 찾아 낼 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고 싶습니다.” 물론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기술력이나 연구 현황은 아직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차근차근 돌을 쌓아올린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지 않을까. “공부를 하면 할수록 아는 게 없다는 걸 깨닫게 돼요. 다른 친구들도 그렇게 말하더군요. 공부할 분야도, 밝혀내야 할 것 도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공부는 끝이 없다는 걸 느끼는 요즘이에요.” 그는 주변 상황에 쉽게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공부하고 연구한다. 누가 뭐라고 하든 꾸준히 돌을 쌓아올린다. 언젠가는 그 돌이 높이 쌓여 벽을 넘을 것이다. 우리는 그 너머에서 미래를 밝힐 대체 자원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사랑한대 2017년 11-12월호 이북 보기

2017-11 27

[학생]세상을 바꾸기 위해 쏘아 올린 공(功) (1)

새로운 아이디어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사람들, 그 중심에는 대학생들이 있다. 29살에 전신마비가 온 탁용준 화백을 ‘탁화백’으로 지칭해 플랫폼을 구축하고, 20대의 우울함을 해결하기 위해 ‘마음세탁소’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사회혁신랩 팀원들이 그들이다. 첫 눈이 내리며 유난히 추워지던 날, 열정으로 따듯했던 한양 비즈랩실에서 이유진(경영학부 3) 씨와 윤정아(중어중문학과 4) 씨를 만났다. 꿈이 이끌었던 선택 올해 2학기, 이유진 씨와 윤정아 씨는 경영관 3층에 위치한 한양비즈랩실에서 처음 만났다. 경영대학에서 학기제로 운영 중인 한양비즈랩은 총 7개의 랩으로 구성돼 15학점을 인정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소속 인원은 주 5일동안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각자의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7개의 랩 중 두 사람이 속한 사회혁신랩은 지도 교수인 신현상 교수(경영학부) 와 네 명의 팀원으로 구성된 팀이다. 현재 2기인 이 씨와 윤 씨는 사회적 기업 CEO의 꿈을 안고 각각 탁화백과 마음세탁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탁용준에서 탁화백까지 29세 신혼여행 도중 사고로 전신마비가 왔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탁 화백은 같은 병실에 있던 전신마비의 구필(口筆)화가를 만났다. 그를 거울삼아 어렸을 적 좋아하던 그림 그리기를 다시 시작할 용기를 얻고, 그의 신체 중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어깨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 결과, 1500점이 넘는 작품으로 전시회를 열어 화가의 입지를 다졌다. 이 씨는 신현상 교수의 추천으로 탁 화백을 만났다. ▲이유진씨를 지난 11월 21일, 한양비즈랩실에서 만났다. 들고 있는 엽서는 탁 화백의 그림으로 직접 제작한 카드다. “탁용준 화백 프로젝트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재능이 있다’ 라는 전제에서 시작했어요. 그 분의 삶과 가치관에 담긴 이야기가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많은 사람이 탁용준 화백을 모르는 상황에서 그를 알리고 관련 제품을 구입하게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처음에는 개인을 브랜딩하는 것이 굉장히 막막했어요. 기업은 이미 브랜드화되어 있고, 즉 인지도가 있잖아요.” 작품은 많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아서 수익성도 좋지 않았던 상황. 그렇게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던 중 어느 예술가에 대한 이야기를 접했다. “새라 핸드런(Sara Hendren)이라는 뉴욕의 예술가가 정적이었던 장애인 심볼을 역동적으로 바꿨다는 기사를 봤어요. 저도 탁화백을 로고화해 많은 사람에게 알리면 어떨까 생각을 했죠.” ▲알파벳 A를 휠체어에 앉아있는 탁화백으로 형상화했다. 탁화백에 대한 더 많은 내용은 ‘탁화백 홈페이지’(사진 클릭하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출처: 이유진 씨) 그렇게 제작된 로고는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활용했고 본교에서 진행된 17 Hearts Festival 행사 때 (관련 기사 보기) 제작 판매한 카드 엽서에도 사용했다. 행사에서는 많은 관심 속에 32만원의 매출이 발생하는 성과를 이뤘다. 수익 중 일부는 탁 화백의 뜻에 따라 ‘넥슨 푸르메 어린이 재활병원’에 후원했다. “탁용준 화백님은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기에 빛의 소중함을 알고 있어요. 그래서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그 밝음과 희망을 전달해 주고 싶다고 하셨죠.그 뜻에 따라 화백님의 그림 판매수익금 중 일부를 후원하고 있어요.” “현재는 웹사이트를 구축하고 있어요. 나중에는 탁 화백님이 직접 관리하게끔 바탕을 만드는 일이죠. 저는 디자인 전공자는 아니라서 디자인 수업과 일러스트 수업도 듣고 있어요.” 이들의 최종 목표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설립이며, 순수 수익창출보다는 사회적 영향력 창출이 우선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탁! 하면 탁 화백을 떠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또 그의 작품을 접하면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장애인, 특히 장애인 어린이에 대해 생각해봤으면 해요.” ▲지난 6일 열린 ‘Seventeen Hearts Festival 2017’에서 판매한 카드 엽서 (출처: 이유진 씨) 당신의 마음을 세탁해드립니다 윤정아 씨가 총괄하고 있는 ‘마음세탁소’는 본인의 이야기로부터 출발한다. “20대 초반에 우울증을 겪었어요. 상담센터도 가보고 여러 방법을 써봤지만 자꾸 재발해서 문제였죠. 생각을 제어할 수 없으니 치료 후에도 반복되더라고요.” 중어중문학과에 재학하면서 꾸준히 창업에 대한 관심을 뒀던 윤 씨는 부전공인 경영학부 수업에서 신현상 교수를 만났다. 이후 교수의 추천으로 프로젝트 학기제에 참여해 마음세탁소를 시작했다. “제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구성했어요. 사실 우울증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공감하기 힘들죠. 그래서 일단 혼자 시작했고, 제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 도움됐던 스탠포드 대학 데이비드(David Burns) 교수님의 논문 및 저서에서 착안 했어요.” 이를 바탕으로 신개념 정신건강 테라피를 제공하는 것이 마음세탁소의 역할이다. 마음 세탁소는 총 세 가지 기능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우울증 치료도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전달하는 비디오 큐레이션이다. 접근성이 용이한 비디오를 만들거나, 테드 강연 등 양질의 영상을 전달하는 것이 목표다. ▲마음세탁소의 첫 번째 기능인 '비디오 큐레이션' 갈무리 (출처: 마음세탁소 페이스북 페이지) 이를 발판 삼아 두 번째는 사람들이 자가로 인지 치료를 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제공하는 ‘멘탈 인바디’다. “저는 과학적인 것이 좋아요. 상담 후에도 치료가 되지 않아 우울증이 극심할 때 저는 어떻게든 과학적으로 해결하려고 했죠. 이때 데이비드 교수님이 쓰신 ‘Feeling Good:: The New Mood Therapy’이라는 책을 봤어요. 인지치료법? 아 이거다 싶었죠.” 마지막은 ‘고민을 공유하는 모임’을 만드는 것이다. “우울증이 있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봤어요. 그들이 필요로 하는 건 대화에요.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끼리 공감과 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하죠.” 윤정아 씨의 따듯한 아이디어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SVCA 아시아 소셜벤처 경진대회’에서 아이디어 부문으로 50만원 상당의 상금과 함께 ‘Bright Award’를 수상했다. “지금은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실천해보는 단계에 있어요. 사업을 구체적으로 하게 된다면 전문 기술 인력이 필요하겠죠. 이를 위해 영상제작교육, 디지털 마케팅 교육 등 여러 교육을 받고 있어요.” ▲윤정아 씨의 목표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우울증을 진단하고 자유롭게 표현하며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이다. 그의 손짓처럼 마음세탁소가 널리 퍼질 수 있기를 바란다. 더 자세한 내용은 ‘마음세탁소 홈페이지’(사진 클릭하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체인지 메이커입니다 꿈이 있는 사람을 널리 알리고 응원할 수 있는 세상, ‘괜찮아’라는 말에 가려진 아픔들이 조금씩 드러나는 세상,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자나깨나 노력하는 사회혁신랩 팀원들이 원하는 세상이다. 공감을 통해 얻은 아이디어를 행동에 옮긴 이유진, 윤정아 씨, 이들이 있기에 세상은 변화한다. 글/ 정민주 기자 audentia1003@hanyang.ac.kr 사진/ 강초현 기자 guschrkd@hanyang.ac.kr

2017-11 14

[학생]눈부신 청춘 뒤 그림자를 주목하다

자유로움, 청춘, 열정, 패기. ‘대학생’ 하면 대체로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하지만 이와 달리, 대학생들에게도 고뇌와 좌절은 쓰라리다. 때론 극단적인 생각으로 치닫는 대학생도 존재한다. 한양대 의학과 학생으로 이뤄진 팀이 대학생은 ‘자살위험집단이 아니다’라는 통념에 가려진 현실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치밀한 연구를 통해 ‘대학생의 자살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비-대학생과의 비교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으로 대한예방의학회 학생 학술상 동상을 수상했다. 의학과 학생 팀 중 조승원(의학과 2), 이우연, 진유현(이상 의학과 1) 씨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위기의 대학생들’을 찾아내다 대한예방의학회가 창립 70주년을 맞아 개최한 학생학술대회가 지난 10월 18일부터 이틀간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진행됐다. 주제는 ‘치료에서 질병 예방으로, 국민 건강 증진 전략의 대전환’이었다. 총 11팀이 참여한 가운데, 한양대 의학과 학생 팀은 치열한 예선을 뚫고 동상을 차지했다. 조승원 씨는 대학생 신분의 ‘우리’에 관한 이야기가 좋은 반응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현재 대학생인 우리와 좀 더 가까운 이야기예요. 대학생, 그리고 청년들의 자살 생각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싶단 마음을 원래 가지고 있었고요.” ▲지난 11일 이른 아침, 대한예방의학회 학생학술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한 한양대 의학과 학생팀의 일원들과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왼쪽부터 이우연, 조승원, 진유현 씨) 대학생 집단의 자살영향요인은 기존에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은데다, 구체적인 데이터가 없어 체계적인 연구에 한계가 있었다. 그럼에도 ‘또래’ 계층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연구를 진행했기에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평소에 (자살예방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주변에 자살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자살위험에 노출된 분들을 도와주는 자살예방활동학회가 인원을 모집할 때 지원하기도 했어요.” 함께 논문을 발표한 이우연 씨와 진유현 씨 역시 자살예방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자살예방활동학회에 참여한 바가 있다. 이 씨는 삶과 자살 사이의 우선순위를 고민하는 과정을 보며 자살예방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삶이 지닌 가치와 그것을 포기할 선택권의 우선순위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 적이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좀 더 알아보고 싶고 현장 가까이에서 실태를 보고 싶었습니다.” 정신 건강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있던 진 씨도 평소 정신건강증진센터에 방문해서 활동하는 것 자체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렇게 모인 김에 본격적으로 연구를 해보자고 얘기했어요.” 인원이 모인 그 길로 지체없이 한양대 학생연구 지원 프로그램에 학회 신청을 했다. 대학생과 비-대학생을 중점으로 파헤치다 의학과 학생 팀은 논문을 쓰기에 앞서 다양한 연구 과정을 거쳤다. 구체적인 수치와 관련 자료를 얻기 위해 다각도로 현 실태를 따져봐야 했다. “대학생 자살에 대한 대부분의 논문들이 300명에서 500명을 모집해서 설문조사를 시행합니다. 물론 바이어스(자료의 편향)가 발생해요. 대학생만이 특이 집단인지, 아니면 모든 집단에서 동일하게 일어나는 현상인지 구분이 어려워지는 거죠.” 정확한 결과를 위해 대학생과 비-대학생 두 집단을 세밀히 비교했다. “나이를 18~23세로 설정한 후, 대학교 재학, 휴학, 재수, 석사, 박사를 모두 제외한 순수한 비-대학생 집단과 대학 재학중인 집단으로 나눴습니다.” 세부적인 조사와 분석을 진행한 효과가 있었다. 조 씨는 연구를 진행하며 대학생이 노출된 자살위험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수치를 접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사망한 대학생 100명 중 자살로 사망한 대학생이 거의 50퍼센트로 나타났습니다.” ▲의학과 학생팀은 ‘대학생의 자살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비-대학생과의 비교를 중심으로’ 논문으로 대한예방의학회의 학생학술대회에서 학술상 동상을 수상했다. (출처: 한양대 의학과 학생 팀) 대학생 사망 비율 중 자살이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결과에, 진 씨 또한 다른 집단이 받는 관리에 비해 대학생 집단이 상대적으로 소외됐다고 지적한다. “대학생은 영-어덜트(Young-Adult)입니다. 청소년이나 일반 성인의 중간에 끼여 있어요. 즉 두 집단 모두에 속하지 않아서 예방정책이 거의 없는 편이죠. 연구나 정책적인 집중이 떨어진다고 생각해요.”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냈지만, 연구와 논문을 진행하는 동안 순풍만 불었던 건 아니다. “막연한 아이디어만 가지고 연구를 시작하기에는 빈약한 점이 너무 많았습니다.” 의학과 학생 팀은 신영전 교수(의학과 예방의학교실)의 도움이 없었다면 절대로 연구 성과를 거둘 수 없었을 거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 신 교수님이 안 계셨으면 아이디어들을 연구주제로 구체화하고, 방법론과 데이터를 찾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해요.” 신 교수 덕에 기한에 맞춰 연구와 논문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의학과 학생 팀은 감사를 표했다. 다음 연구를 향해 의학과 학생 팀은 이번 연구에서 대학생의 비교대상이 된 비-대학생의 자살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서도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통계자료를 분석하니, 대학생 집단에 비해 비-대학생 집단의 자살생각 비율이 더 높았습니다.” 과거자료에서 대학생과 비-대학생의 차이를 확인하고, 기존의 조사기관에서 두 집단을 구분하는 변수를 알아보는 것을 시작으로 연구를 시작할 예정이란다. 의학과 학생 팀은 벌써 다음 연구를 할 생각으로 가득 차 보였다. “저희가 생각한 연구방법을 토대로 연구를 진행하고, 그 연구에 그치지 않고 추가적인 분석을 해보고 싶어요.” ▲같은 분야에 흥미를 가지고 의기투합한 결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의학과 학생팀. 그들이 보여준 깊은 고민과 열정이 진심이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란다. 글/ 채근백 기자 cormsqor12@hanyang.ac.kr 사진/ 최민주 기자 lovelymin12@hanyang.ac.kr

2017-10 23

[학생]배구선수 홍민기, 현대캐피탈 입단 (1)

겨울스포츠의 꽃이 프로배구라면 개막 전에 열리는 ‘신인 드래프트’ 추첨식은 만개 직전의 꽃봉오리다. 이 자리에서 각 구단은 약점 보완과 경기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선수들을 영입하며 막바지 정비에 들어간다. 팬들도 새로운 선수의 등장에 관심을 아끼지 않는다. 그렇게 9월 말 진행된 프로배구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한양대 홍민기(생활스포츠학부 4) 씨가 현대캐피탈로부터 호명됐다. '한대 센터' 홍민기 씨가 프로로 도약하는 순간이었다. 신인드래프트, 그리고 프로 데뷔 고교 및 대학 배구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은 졸업을 앞두고 드래프트 참가 신청서를 제출한다.신청서를 제출한 선수들은 한날 한시에 모여 프로 구단의 감독과 관계자로부터 선택을 받는다. 아마추어 선수로서 지난 시간들을 평가 받는 자리이자 프로 데뷔를 위해 거쳐야 관문이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드래프트 추첨식은 꿈 같은 자리다. 홍 씨에게도 드래프트 추첨식은 무척 떨리는 순간이었다. “현장에서는 담담하게 있었지만 정말 많이 긴장하고 있었어요. 입술이 바짝 마르고 아무 생각이 안 나더군요. 사실 아직도 실감을 못 하고 있습니다.” ▲홍민기 씨(왼쪽에서 두 번째)는 9월 25일 개최된 ‘2017-2018 KOVO 남자부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현대캐피탈에 1차 지명됐다. (출처: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홈페이지) 요즘 홍 씨는 팀의 막내로서 적응과 연습에 한창이다. 현대캐피탈의 복합 베이스캠프인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에서 합숙한지 3주 째. 두 경기를 치렀고 원포인트로 교체 출전하며 프로리그의 감을 익히고 있다. “아무래도 대학 선수 시절과는 다르죠. 정해진 시간 내에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내는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에서 제가 프로에 왔다는 것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또 너무도 쟁쟁하신 감독님과 코치님, 선배님들 밑에서 본받아야 할 점도 정말 많고요.” 시종일관 담담하지만 꾸밈없는 목소리로 배구와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홍 씨는 쉬는 시간에도 “어떻게 하면 배구를 더 잘할 수 있을까”만 생각한다고. “팀에 누가되지 않도록 매번 경기 내용을 복기하고 또 고민합니다. 천천히 팀에 녹아 드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한양대 대표 센터가 되다. 대학 선수 시절 홍민기 씨는 197cm의 신장과 강한 속공이 특징인 한양대 대표 센터였다. 아주 어릴 적부터 배구를 했을 것 같은 체격과 실력의 소유자지만, 사실 그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배구를 시작했다. 18살까지 홍 씨는 별다른 꿈이나 목표 없이 그저 체대 입시를 준비하던 학생이었다고. 이를 지켜보던 아버지께서 “하나라도 꾸준히 뭔가를 해보라”는 충고를 건넸고, 홍 씨는 고민 끝에 고등학교 배구단 입단을 신청했다. 반신반의하며 시작했지만 배구는 홍 씨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빠르게 실력이 늘었고 점점 재미가 붙었다. 이전부터 꾸준히 했던 육상 덕분에 신체 조건과 체력은 자신 있었다. 그렇게 그는 빠르게 고교 배구 선수로 자리잡았다. ▲지난 20일 홍민기(생활스포츠학부 4) 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늦은 시작이었기에 남들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연습에 할애해야 했다. 남들보다 30분 일찍 훈련을 시작했고 30분 늦게 훈련을 마쳤다. 쉬는 날에도 연습을 게을리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힘든 줄 모르고 그 시간을 즐겼다. 이미 그에게 배구는 삶,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수동적이었던 삶의 태도가 바뀌었고, 난생 처음으로 배구 선수라는 꿈과 목표를 향해 전진하기 시작했다. 노력 끝에 홍 씨는 우리대학에 진학해 한양대 배구단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뒤돌아보면 대학 생활이야말로 배구가 전부였다. 오전에는 ERICA캠퍼스에서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서울 캠퍼스에서 훈련하는 그야말로 치열한 생활이었다. ▲한양대 센터로 활약하던 당시의 모습 (출처: 홍민기 씨) 배구를 하는 매 순간이 즐거워 힘든 줄도 모르고 운동한다는 그에게도 분명 시련은 있었다. 대학 3학년 재학 당시, 경기를 앞두고 훈련하다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겪었던 것. 운동선수에게 크고 작은 부상은 떼놓을 수 없는 일상이지만 무릎 부상은 치명타였다. 수술 후 “선수 생활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사의 말을 들어야 했고, 자신보다 더 힘들어하는 가족들의 모습이 그를 괴롭게 했다. 힘들었지만 그는 재활에 몰두했다. 회복 속도가 빨랐던 홍 씨는 무리하게 필드에 복귀했다. 하지만 시련은 또 다시 홍 씨를 찾아왔다. 이른 복귀와 잦은 훈련으로 부상이 도져 다시 수술대에 오르게 된 것. 눈물 흘리는 어머니의 모습에 당시 홍 씨는 운동을 그만둘 생각까지 했다. “배구를 관두고 뭘 할까 고민했는데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고 앞이 캄캄하더라고요. 역시 난 배구뿐이구나 깨달았어요. 몸 관리에 소홀했던 시간을 반성하고, 자만하진 않았는지 돌아보는 시간이 됐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확실하게 재활에 임했고, 이후 더 노력하게 된 계기가 됐죠.” 그렇게 홍 씨는 부상과 긴 공백을 딛고 다시 필드에서 날아올랐다. 묵묵히 운동한 끝에 그는 한양대를 대표하는 센터로 자리매김했다. 희생과 헌신하는 선수될 것 모든 단체 운동이 팀워크를 필요로 하지만 배구는 특히 그렇다. 리시브, 토스, 스파이크로 이어지는 경기 특성 탓에 배구에서는 한 선수가 단독으로 득점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한 공이 떨어지면 실점하기에 팀원 간의 호흡이 어느 종목보다 중요하다. 홍 씨 역시 배구의 매력은 “팀워크”라고 말하며 “팀의 단합을 위해 희생과 헌신의 자세를 갖추기 위해 노력한다”는 소신도 덧붙였다. 이제 갓 프로에 입단한 신인이기에 부담감도 있지만, 언제나 그랬듯 즐거운 마음으로 배구에 임하고 있는 그다. 홍 씨의 배구 인생 최종 목표는 국가대표 배구 선수다. 한 걸음씩 더 넓은 무대로 나아갈 홍 씨의 앞날을 응원해본다. ▲지난 20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홍민기 씨는 "신인의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글/ 김예랑 기자 ys2847@hanyang.ac.kr 사진/ 박영민 기자 pym0212@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