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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 01

[학술][우수R&D] 김재용 교수, 고압 연구의 새로운 지평 열어

높은 압력과 온도로 탄소는 다이아몬드가 된다. 이렇듯 고압이라는 특별한 상황을 주면 물질은 완전히 새로운 성격을 띠게 된다. 김재용 물리학과 교수는 중국의 고압 연구소와 미국의 카네기 연구소를 한양대에 유치해 초고압 연구의 선두에 서 있다. 고압에서의 물질 변화 연구는 가장 첨단에 있는 과학 분야 중 하나다. 고압 연구는 지구 내부의 압력을 재현해 물질 변화를 관측할 수 있으며, 나아가 상온 초전도체와 같은 공학의 바탕이 될 원천 기술이 된다. 압력은 단위 면적당 받는 힘이다. 시료의 크기를 작게 줄일수록 가해지는 압력은 커진다. 한양대-HPSTAR-카네기 글로벌 고압 연구센터는 이 원리로 수십만 기압 이상의 압력을 만들어 연구에 활용한다. ▲김재용 물리학과 교수(오른쪽)가 연구원과 함께 다이아몬드 앤빌 셀의 시료 위치를 바로잡고 있다. 한양대-HPSTAR-카네기 글로벌 고압 연구센터는 다이아몬드 앤빌 셀(Diamond anvil cell)을 연구에 이용하고 있다. 다이아몬드 앤빌 셀은 두 다이아몬드 사이에 시료를 놓고 조이는 방식의 압력 장치다. 높은 압력을 가하기 위해서는 가압장치가 해당 압력을 견딜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다이아몬드를 이용한다. 국내의 압력 연구는 이전까지 개개 연구실별 작은 규모로 수행했다. 체계화되고 조직적인 네트워킹과 정부 지원을 받는 연구소는 한양대-HPSTAR-카네기 글로벌 고압 연구센터가 최초다. 연구 센터는 2016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연구 센터는 중국의 고압 연구소와 미국 카네기 연구소와의 공동 심포지엄과 인력 교류 등 활발한 국제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수소 에너지 저장 기술은 한양대-HPSTAR-카네기 글로벌 고압 연구센터가 수행한 대표적인 연구다. 압력을 가해 이전까지 실현하지 못한 용량의 수소를 저장하는 데 성공했다. TiZrNi로 구성된 준결정체 합금에 5만 기압을 가했을 때 실온에서 4.2 Wt에 해당하는 수소를 저장했다. 미국 에너지부에서 요구하는 수소자동차 상용화 기준에 가까운 성과이다. 연구 센터는 현재 상온 초전도체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알칼리 금속과 수소의 고압 반응을 통한 초전도 현상에 집중하고 있다. 김 교수는 “200만 기압에서 일어나는 상온 초전도 현상을 수심만 기압까지 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단기적 목표”라고 말했다. ▲1/4캐럿 다이아몬드를 단면적 200 마이크로미터 이하 크기로 가공해 시료에 압력을 가하는 다이아몬드압력셀의 모습. 수십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시료에 백만기압 단위까지 압력을 가할 수 있다. 다이아몬드 앤빌 셀은 미국의 카네기 연구소가 개발해 사용하던 것으로 한양대에 연구소가 유치될 때는 국내에 없던 기술이었다. 김 교수는 “2017년에 중국 고압연구소에서 돌아오는 길에 압력 셀 3개를 얻어왔다”고 얘기했다. 김 교수는 3개의 셀을 국내 업체 3곳에 보내 실측과 제작을 의뢰했다. 그는 “HYU라는 일렬번호가 새겨진 셀을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게 됐고 미국의 연구소도 셀의 정교함을 보며 놀란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 교수는 "고압관련 연구는 현대과학의 전위(아방가르드) 역할을 하는 좋은 학문 분야"라며 "아직 국내에서 초기단계이니 만큼 젏은 학생들의 도전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 김현섭 기자 swiken1@hanyang.ac.kr

2020-05 31

[학술][이달의 연구자] 박재우 교수, 광촉매 전하수송층 개발해 광촉매 효율 높이다

촉매는 화학 반응 속도를 높여주는 물질을 말한다. 화학반응의 수율(반응물 대비 생성물의 수)을 높이기 위해 사용된다. 그 중 광촉매는 빛을 받으면 촉매반응을 일으키는 물질로 유해물질을 물과 탄산가스로 변환시켜 무독, 무취의 물질로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광촉매는 별도의 에너지나 물질 없이 빛을 이용해 유, 무기 화학물질을 분해할 수 있어 효과적인 기술이다. ▲ 박재우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환경 전반에 걸쳐 오염물질을 제어 및 정화하는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광촉매 반응은 전자와 정공(전자의 구멍)에 의한 산화 환원 반응을 기본으로 하기에 산화 환원 반응이 관여하는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현재 광촉매는 수질 정화, 탈취, 항균 등 환경 분야와 물 분해를 이용한 수소 에너지원 생산에 활용되고 있다. 광촉매 반응은 형성된 전자와 정공이 불안정한 상태이기에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려는 전자-정공 재결합 현상(재결합)이 발생한다. 재결합은 광촉매 반응 활성을 낮추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광촉매 개선 연구들이 재결합 억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박재우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기존 방법과 다른 전하 전달체 수송 층(Charge carrier transfer layer, CTL)을 이용해 전자를 정공으로부터 분리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Applied Cataltsis B: Environmental, 265, 15 May 2020, 118564) 재결합을 막기 위한 기존 연구는 전자와 정공을 완전히 분리하는 것이 아닌 재결합 경로를 연장해 속도를 늦추는 방법이었다. 이는 수명을 늘릴 수는 있어도 재결합을 근본적으로 막지는 못했다. ▲CTL을 이용한 광촉매의 구조, 광촉매(황색층)에서 발생한 전자는 CTL(녹색층)을 거쳐 전하수집체(청색층)에 축적된다.(Elsevier 제공) CTL을 활용한 광촉매는 크게 3가지 구조로 나뉜다. 빛을 받아 전자-정공 쌍을 형성하는 광촉매, 전자를 선택적으로 이동시키는 CTL, 이동한 전자를 축적하고, 저장하는 전자 수집체다. 여기서 핵심이 되는 CTL은 전자를 수송하면서 정공의 통과는 억제한다. 이로 인해 전자는 광촉매에서 전자 수집체로 이동하며 재결합이 억제된다. 전자는 전자수집체에 정공은 광촉매 표면에 축적된다. 기존 연구와 달리 박 교수 연구팀의 방법은 기존 재결합을 늦추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자 분리 후 역이동을 차단해 재결합을 방지하기에 높은 촉매 반응 활성을 유지할 수 있다. ▲박재우 교수의 연구팀 모습. 박 교수(앞줄 왼쪽에서 세번째)는 "이번 이달의 연구자로 선정된 것은 연구팀의 노력 덕분이다"고 말했다. 박 교수팀의 결과로 촉매 시스템에 CTL이 포함되면 수소의 생성 및 오염물질 분해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음이 밝혀졌다. 박 교수는 “CTL을 이용한 촉매는 가시광선 조사하에서 기존 촉매보다 78% 높은 수소 수율을 보였다”며 “CTL을 이용한 촉매는 환경 분야와 에너지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달의 연구자로 선정된 것에 “여러 훌륭한 교수님들도 많으신 데 이달의 연구자로 선정돼도 되는지 모르겠다”며 “함께 연구하는 대학원생들의 수많은 고민과 노력이 없었다면 이번 연구 결과도 없을 것”이라고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덧붙여 박 교수는 “이번 논문은 파키스탄 국비유학생으로 박사졸업을 앞둔 하산 안와르(Anwer, 건설환경공학과 박사과정) 학생이 주 연구자로서 노력한 결과이며, 하산 학생의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고 학생에게 공을 돌리며 소감을 밝혔다. 글/박지웅 기자 jiwoong1377@hanyang.ac.kr

2020-05 04

[학술][이달의 연구자] 곽노균 교수, 물 부족 극복 위한 '전기탈이온 공정' 가시화 성공 (2)

가뭄과 물 부족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인류를 위협하는 문제 중 하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 개발과 정책적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 중 담수화 공정은 풍부한 해수의 염분을 제거해 사용 가능한 물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현재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증발법과 역삼투압법 담수화 공정은 원료인 해수를 무한정 사용할 수 있지만, 화석연료의 사용량과 공장 건설비용이 높아 지속가능성에 대한 문제가 있다. 곽노균 서울캠퍼스 기계공학부 교수는 기존의 공정을 개선하기 위해 전기막 담수화 기술을 연구 중이다. ▲곽노균 서울캠퍼스 기계공학부 교수는 담수화 공정을 개선한 전기막 담수화 기술을 연구 중이다. 전기막 담수화 공정과 전기투석법 전기막 담수화는 염분이 물에 녹으면 (+)전기를 띠는 양이온과 (-)전기를 띠는 음이온으로 나뉘는 것을 이용한 공정이다. 전기막 담수화의 기본 공정인 전기투석법은 전극 사이에 양·음이온을 선택적으로 통과시키는 양·음이온 교환막이 번갈아 배치된 구조를 갖는다. 전극에 전압을 가하면 양이온과 음이온은 각각 음극과 양극으로 끌려가게 된다. 이때, 교환막들은 양이온과 음이온이 각각 한쪽으로만 움직일 수 있도록 제한한다. 이를 통해 염분 이온들을 분리할 수 있고, 담수를 생산할 수 있다. 곽 교수는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박사과정 재학 시절 지도교수의 제안으로 전기막 담수화 연구를 시작했다. 지도교수가 나노 채널(10억분의 1m 크기 정도의 통로) 물질(이온, DNA 등)의 특이한 이동 현상이 전기막 담수화 시스템에서 발현될 거란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곽 교수는 실제 나노 채널에서 나타나는 이온 전달 및 유동 현상들이 전기투석법에서도 발생하는 것을 최초로 가시화했다. 현재 기존의 전기막 담수화 장치의 효율을 개선하고, 개선된 담수화 장치를 이용한 음용수, 산업용수, 하수, 폐수 등의 수처리 기술과 새로운 담수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개선된 담수화 공정, 전기탈이온 공정 ▲곽 교수는 최근 그의 제자와 함께 전기탈이온 공정을 가시화하는 데 성공했다. 전기투석법은 염분과 같은 이온성 물질을 100% 제거할 수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전기탈이온 공정이 등장했다. 이 공정은 기존 전기투석법의 구조에서 염수가 지나가는 통로에 이온교환수지(이온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물질)를 넣어 염분의 제거 효율을 높인다. 전기탈이온 공정은 초순수(극도로 정제한 물) 생산에 필수적인 공정이다. 초순수 생산 공정은 최근 반도체 생산 공정에 필요한 전략물자품목으로 지정됐으며, 국내에 원천기술이 없다. 곽 교수와 그의 제자인 박수동(융합기계공학 석사과정) 씨는 전기탈이온 공정 내부를 가시화할 수 있는 기술과 이를 최적화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했다. 현재는 관련 원천기술 및 공정의 확보와 기존 공정의 한계 극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자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신임 교수 ▲ 곽 교수와 그의 제자들. 그들은 연구실에서 다양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곽 교수는 자신을 믿고 따라와 주는 제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제가 ‘이달의 연구자’로 선정될 수 있었던 것은 학생이 쓴 첫 논문 덕분입니다. 아무런 레퍼런스나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 저를 선택해 열심히 연구해준 덕분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어요. 이 학생들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글/권민정 기자 mj0863@hanyang.ac.kr

2020-05 04

[학술][우수R&D] 차재혁 교수, 빅데이터 기반 사회과학 연구 플랫폼 개발

차재혁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교수는 사회과학과 데이터 과학을 결합해 사회의 여러 문제를 대응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플랫폼은 빅데이터를 통한 사회현상 분석과 예측 시뮬레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데이터 과학은 빅데이터를 수집, 분석하고 유용한 결과를 도출하는 학문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데이터 과학이 성공적으로 적용된 분야로 생물 정보학이 있다. 생물 정보학은 공개된 대량의 실험 데이터로 분석 및 시뮬레이션을 가능케 해서 실제 수행해야 할 실험의 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검사키트 개발이 빨리 될 수 있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차 교수는 생물 정보학처럼 데이터 과학과 사회과학이 융합한 연구 방법을 실현하고자 한다. ▲ 차재혁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교수는 사회과학자와 데이터 과학자가 함께 연구할 때 매개가 되어줄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전통적인 사회과학적 연구 방법과 데이터 과학을 융합하는 일은 소통이라는 큰 난관에 가로막혀 있다. 사회과학과 데이터 과학은 학문이 다르므로 종사하는 연구자들이 생각하는 방식과 언어에도 차이가 있다. 차 교수는 데이터 과학을 통한 결과를 공유하는 것과 분석 방법 수정을 위해 소통하는 것 등 상호 교류에서 어려움이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차 교수는 데이터 과학적 해석을 직관적으로 볼 수 있는 플랫폼 개발을 결심했다. 이번 연구 '초연결사회 위험 관리를 위한 빅데이터 기반 사회 환경 실시간 모니터링/사회 시뮬레이션 시스템'은 플랫폼의 효용성과 가능성을 보기 위해 세 가지 사회 문제에 융합 연구를 적용하며 진행되고 있다. 차 교수는 해당 프로젝트의 총괄 관리와 지원을 맡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구는 사회 불안도 체크, 장애인 이동권, 질병 대응책 세 부분으로 모두 전통적인 연구 방식과 눈에 띄는 차이를 내고 있다. 데이터 과학과 사회과학의 융합 연구 방식은 상호보완적으로 이뤄진다. 빅데이터를 통한 예측 모델은 전통적인 사회 조사 방식으로는 활용할 수 없던 지표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이를테면 생물 정보학의 등장으로 새로운 유형의 생체 빅데이터도 수집, 분석 가능해져 신속한 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과 같다. 사람 피부에서 나타나는 생체 데이터도 분석 대상이 됐다. 데이터 과학은 이용하는 지표의 범주가 넓어 기존에 몰랐던 사회현상의 상관관계를 도출해낼 수 있다. 반면 ‘두 사회현상 간의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까지만 유추할 수 있고 인과관계를 밝혀내지는 못한다. 이때 사회과학 연구의 차례가 돌아온다. 사회과학 연구방식은 실험과 분석으로 뚜렷한 인과관계를 알아내는 것에 강점을 가진다. ▲ 차 교수는 융합연구를 원하는 연구자들이 빅데이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공개할 예정이다. 차 교수는 융합연구 방식이 필요한 누구든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게 공개할 예정이다. 플랫폼을 구축한 이유이기도 하다. 플랫폼(클릭 시 이동)에서 열람 신청을 하면 사회현상에 대한 빅데이터를 시각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차 교수는 플랫폼 개발 외 사회과학과 데이터 과학의 융합을 위한 또 다른 목표가 있다. 그는 “플랫폼이 중간에서 매개해준다고 해도 사회과학 연구자와 데이터 과학 연구자는 서로의 생각을 완벽히 이해할 수 없다”며 한 사람이 두 분야의 지식을 모두 가진 융합인재의 필요성을 말했다. 차 교수는 컴퓨테이셔널사회과학과를 대학원에 신설해 융합연구자를 양성하고자 한다. 차 교수는 “분업형이 아닌 실질적 융합이 필요한 문제가 많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글/ 김현섭 기자 swiken1@hanyang.ac.kr

2020-04 06

[학술][우수R&D] 김용균 교수, 국내 최초 물성과학연구용 μSR 제작 (1)

μSR(Muon spin rotation/relaxation/resonance)은 소재에 대한 물성을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사람의 몸속 상태를 살펴보는 X선 촬영(X-ray)에 μSR를 비유할 수 있다. 김용균 원자력공학과 교수팀은 국내 최초로 μSR 시설을 설계 및 제작한다. μSR은 뮤온을 생성해 소재에 주입한 후 스핀 로테이션을 이용해 물성을 측정하는 장치다. 뮤온은 아주 작은 입자로 물질 속의 전자를 대체할 수 있다. 전자는 핵 주위를 돌며 위, 아래 두 방향 중 하나로 회전한다. 뮤온은 불안정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붕괴한다. μSR의 원리는 물질에 들어간 뮤온이 위, 아래 중 하나로 회전하다가 붕괴할 때의 전자기장 변화를 측정해 초전도성과 자성 등을 파악하는 것이다. ▲김용균 원자력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한국형 중이온 가속기(라온, RAON)의 부속 시설인 μSR의 설계와 제작을 담당하고 있다. 김 교수의 이번 연구는 한국형 중이온 가속기(라온, RAON) 프로젝트의 일부다. 중이온 가속기는 양성자부터 우라늄 등 모든 원자핵을 가속할 수 있는 입자가속기다. 라온은 한국 최초의 거대 중이온 가속기 이름이자 제작 프로젝트의 이름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가동 중인 거대 중이온 가속기는 4개뿐이다. 김 교수는 어떤 연구시설이 필요한지, 어떻게 만들 것인지 등 라온의 초기 설계 계획을 세우는 일을 담당했다. 대부분의 제작은 기초과학연구원(IBS)이 직접 수행하고 몇 가지 시설만 외부에 위탁했다 김 교수팀은 국내 기존에 없던 연구시설 μSR을 위탁 받았다. 중이온 가속기는 기초과학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주를 이루는 원소들의 조성비와 생성 원리를 규명하는 게 주된 목적이다. 한편 μSR은 개발된 신소재나 인공 원소의 특성을 파악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라온 건설은 한국의 기초과학 분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실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공학의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라온의 완공은 오는 2021년을 목표하고 있다. ▲ μSR의 전체적인 구성도. 입자가속기 끝단에서 양성자를 μSR시설로 받아낸다. (김용균 교수 제공) 많은 나라가 한국의 중이온 가속기 개발 소식을 들었을 때 믿지 않았다. 김용균 교수는 “한국이 해낼 능력이 있을 것 같지 않고, 어차피 타국에 도움을 요청하리라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은 라온에 필요한 기술의 상당 부분을 직접 개발하고 현재 존재하는 다른 중이온 가속기보다 뛰어난 성능을 갖춰가고 있다. 김 교수는 “라온을 개발하면서 한국의 전체적인 과학 수준이 올라갔다”며 “작년부터는 현장 시설을 참고하겠다고 외국에 요청하면 되레 반기는 분위기다”고 밝혔다. 그는 시설이 완공되면 해외 연구자들도 많이 사용하러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이온 가속기는 핵을 충돌시키기 때문에 시설의 설계에 방사선 안전 분야가 필요하고 실험 장비 신호 측정에는 방사선 계측이 들어간다. 라온과 μSR의 제작은 단순히 핵·입자물리학 혹은 원자력공학 하나의 지식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김용균 교수는 핵물리학을 전공하고 원자력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시설의 전체를 조감하는 데에 반드시 필요하다. 김 교수는 “자기 전공에만 머물지 않고 항상 여러 분야에 도전하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는 이어 “라온은 중이온 가속기지만 생명과학과 화학을 하는 사람도 다 쓸 수 있는 시설”이라며 “신기술에 관심을 두고 자신의 분야와 융합하려는 생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 / 김현섭 기자 swiken1@hanyang.ac.kr

2020-03 30

[학술][이달의 연구자] 이상훈 교수, 파킨슨병 발병 새로운 원인 발견하다

이상훈 의학과 교수가 파킨슨병 진단 및 치료의 또 다른 가능성을 열었다. 유전체 문제로 인해 파킨슨병이 발병할 수 있음을 알아냈다. Lin28A 유전체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파킨슨병이 발생할 수 있다. 유전체를 고려한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파킨슨병 발병과 관련한 새 유전자를 발견, 파킨슨병 진단과 치료의 다른 가능성을 연 이상훈 의학과 교수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파킨슨병은 중뇌 부분에서 분비되는 도파민 신경세포가 손상 및 사멸되어 각종 운동 장애를 주소하는 퇴행성 뇌 신경질환이다. 대체로 환자의 연령이 높기 때문에 의학계에선 해당 퇴행성질환의 주요 원인을 나이로 여겼다. 예외의 경우가 등장했다. 젊은 나이에 파킨슨병에 걸리는 환자도 종종 발견됐고 해당 경우엔 병인을 설명할 수 없었다. 이상훈 교수는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 발생과정에 작용하는 Lin28a 유전자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때 쉽게 파킨슨병에 걸릴 수 있음을 알아냈다. 이 교수는 “연구 결과를 통해 나이뿐만 아니라 뇌 발생과 발달과정의 이상도 파킨슨병 발병의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훈 교수의 이번 연구는 파킨슨병으로 고생하는 제자의 질병 원인을 알아냈다는 점에서 뜻깊다. 이 교수의 제자인 이현섭 박사는 26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파킨슨병이 발병했다. 이현섭 박사는 본인의 질병 원인 및 치료법을 연구하고자 이상훈 교수 연구실 박사과정에 입학했고, 학위취득 후 현재는 서울대병원 유전체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이상훈 교수는 Lin28a 기능 이상이 파킨슨병 원인일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진행했다. 우연히 유전체 분석을 통해 이현섭 박사 세포에 Lin28a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음을 발견했다. 이상훈 교수 연구팀은 이현섭 박사의 피부조직을 떼어 역분화 줄기세포(우리 몸의 모든 장기로 자랄 수 있게 만든 세포)를 만들고, 도파민 신경세포(파킨슨병 관련 세포)로 분화시켰다. 분화된 도파민 신경세포에서 파킨슨병 관련 각종 병리 현상이 발견됐다. ‘CRISPR-CAS9’ 교정기법이라는 새로운 유전자 교정기법을 이용해 Lin28a 유전자 돌연변이를 교정했을 때, 파킨슨병 관련 현상이 사라짐을 관찰했다. Lin28a 돌연변이가 이현섭 박사 질병의 원인임을 알아냈다. ▲이상훈 교수는 연구 결과의 실용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연구 과정에 어려움도 있었다. 현재까지 Lin28a 유전자 변이로 파킨슨병에 걸리는 유형이 극소수라 통계적 의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집단 유전학 분야에서 인정받는 게 쉽지 않았다. 이상훈 교수는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이어갔고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본 연구는 이현섭 박사와 공동교신저자로 세계적인 저널인 EMBO JOURNAL에 게재된 상태다. 파킨슨병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빛을 발했다. 이상훈 교수는 지금까지 연구 성과를 상업화 및 임상에 적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실용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치료제 개발에 힘쓰기 위해 상업화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줄기세포 치료, 유전자를 통한 파킨슨병 치료 등 몇몇 기업과 여러 방면에서 협업할 계획이다. 전망 가능성을 생각해 인도네시아 다국적 기업인 ‘Kalbe’와도 함께 일하고 있다. 이상훈 교수는 또 “후학양성에도 힘쓰고 싶다”며 “나를 믿고 따라준 학생들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 정연 기자 cky6279@hanyang.ac.kr

2020-02 25

[학술][이달의 연구자] 채필석 교수, 질병 치료에 중요한 새 양친매성 분자 TEMs 개발

막 단백질은 다양한 질병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있어 질병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채필석 ERICA캠퍼스 생명나노공학과 교수는 막 단백질의 안정화 특성이 뛰어난 양친매성 분자 친수성기와 소수성기가 이 중심구조의 양옆에 연결된 양친매성 분자들(TEMs)을 개발했다. TEMs는 1,3,5-triazene(3개의 수소 원자, 3개의 탄소 원자, 3개의 질소 원자로 구성된 분자구조) 기반의 분자 구조를 중심 구조로 갖고 있다. ▲채필석 ERICA캠퍼스 생명나노공학과 교수가 막 단백질 연구와 양친매성 분자 개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세포는 세포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세포의 원활한 활동과 생명 유지를 위해선 세포 안과 밖의 정보, 신호, 물질 교환이 원활해야 한다. 세포의 안과 밖을 연결해 소통의 창의 역할을 하는 것이 세포막 내에 있는 막 단백질이다. 막 단백질은 세포 활동의 핵심적 역할을 하며 다양한 질병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있다. 약물이 막 단백질 표면에 있는 결합 자리에 닿으면 해당 단백질의 기능을 조절해 질병을 치료한다. 신종플루에 걸렸을 때 먹는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가 예다. 특정 질병 관련 막 단백질에 결합하는 약물 분자를 개발하기 위해선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원자 수준으로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막 단백질의 표면에는 결합자리가 존재한다. 해당 결합자리의 3차원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면 여기에 결합하는 약물의 구조를 쉽게 설계할 수 있다. 막 단백질은 세포막에 존재하기 때문에 구조가 쉽게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 3차원 구조를 규명하기 까다로움을 뜻한다. 수용액상에도 막 단백질의 변성 및 응집을 막을 수 있다면 막 단백질 구조 연구는 훨씬 수월해진다. 해당 기능을 하는 분자가 바로 양친매성 분자다. 친수성기(물과 친화성이 강한 원자단)와 소수성기(기름과 친화성이 강한 무극성 원자단)를 지닌 양친매성 분자는 막 단백질 구조 연구의 열쇠 역할을 한다. 전통적인 양친매성 분자는 한계를 보였다. 수용액상에서 막 단백질의 구조를 안정화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 많은 연구자는 새로운 종류의 양친매성 분자를 개발했고 대표적인 분자가 채 교수가 개발한 LMNG와 GDN이다. 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본래 우수한 분자인 LMNG보다 막 단백질 안정화 특성이 더 뛰어난 TEMs 분자를 개발했다. ▲ 채필석(왼쪽에서 네번째) 교수는 막 단백질 연구를 위한 양친매성 분자를 지속해서 개발할 계획이다. 채 교수는 1,3,5-triazene을 중심구조로 하고 TEMs를 설계 및 합성했다. 1,3,5-triazene라는 중심 구조가 눈에 띈다. 1,3,5-triazene는 육각형 고리에 3개의 반응 자리가 있고 반응 자리의 반응성이 모두 다르다. 다양한 치환체를 원하는 위치에 집적해 연결하기 용이한 구조로 되어 있다. 채 교수는 해당 구조의 구조적·반응적 장점을 이용해 새로운 기능을 갖는 화학 분자를 개발했다. 채 교수의 이번 개발은 막 단백질 연구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을 준다. TEMs 분자가 연구용으로 개발됐기 때문이다. 막 단백질 연구자들은 TEMs를 사용해 질병을 치료하는데 중요한 막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규명할 수 있다. 신약 개발자들은 해당 구조를 바탕으로 관련 질병을 치료하는 신약 개발이 가능하다. 채 교수는 “새로운 양친매성 분자의 개발, 새로운 막 단백질 구조 규명, 질병 치료 신약 개발이라는 단계별 과정이 완성돼야 실생활에 도움이 된다”며 “양친매성 분자 개발 연구는 모든 연구의 초석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채 교수의 연구는 계속된다. 채 교수는 막 단백질 구조규명에 기여할 새로운 종류의 양친매성 분자를 지속해서 개발할 예정이다. 지금까지의 연구 방향에서 탈피해 색다른 접근 방법을 활용할 생각이다. 그는 수용액상에서 막 단백질의 안정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하려 한다. 또 많은 막 단백질 연구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양친매성 분자의 국제 특허등록과 기술 이전을 추진하고자 한다. 글/ 정연 기자 cky6279@hanyang.ac.kr

2020-02 17

[학술][우수R&D] 김한수 교수, 성층권에서 사용 가능한 무인 항공기 이차 전지 개발 도전

김한수 공과대학 에너지공학과 교수가 성층권에서 운항할 무인 항공기의 배터리 개발을 시작한다. 김 교수는 국방 미래도전기술의 한 과제로 ‘황화물계 전고체 기반 무음극 고에너지 밀도 2차전지 시스템’을 진행 중이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성층권에서 운항할 수 있는 무인 비행기를 개발 중이다. 성층권은 구름과 비바람 같은 날씨 제약을 받지 않는 곳으로 무인 비행기가 장시간 머물 수 있다. 무인 항공기가 연료 공급을 위한 착륙 없이 계속 비행한다면 전파 교신과 항공 촬영 등 적은 비용으로 인공위성의 역할도 대신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전 세계가 성층권 드론 운용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 김한수 에너지공학과 교수가 개발에 착수한 무인 항공기 배터리를 설명하고 있다. 김 교수는 무인 항공기의 연료인 배터리에 대한 기술 개발을 지난달 착수했다. 성층권 무인기는 낮에 태양전지로 전기를 공급받고 밤에는 낮에 비축한 전기를 이차 전지에서 공급받도록 설계될 예정이다. 이차 전지란 충전해서 재사용이 가능한 전지를 일컬으며 휴대 전화, 노트북에 사용되고 있다. 최근 전기자동차용 전지와 대체에너지의 저장 플랜트 등 반도체 못지않은 주력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두 가지 난관을 해결해야 한다. 영하 70도인 성층권의 극한 환경에서도 잘 작동해야 하며, 일몰 이후부터 해가 뜰 때까지 충전 없이 장시간 운전 가능해야 한다. 휴대 전화가 겨울이 되면 곧잘 꺼지고 금방 방전되는 것을 생각하면 도전적인 과제임을 알 수 있다.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기존 이차 전지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김 교수는 고체 전해질을 이용하는 전고체 전지를 활용할 계획이다. 전고체 전지는 액체 전해질 전지보다 작동 온도 범위가 넓은 것이 특징이다. 반면 전고체 전지의 에너지 밀도는 기존 이차 전지에 비해 낮아 고밀도화를 이뤄내야 한다. 이를 위해 배터리의 전극 물질로 에너지 밀도가 높은 금속을 사용하면 된다. 지구상 존재하는 원소 중 가장 에너지 밀도가 높은 리튬을 음극으로 배치하면 되지만 연소 위험이 커서 비행기에 사용할 수 없다. 김 교수는 무음극화를 통해 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김한수 교수는 "개발 중인 극저온 구동 전지 기술이 훗날 실생활에서도 사용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 교수의 이번 연구가 성공하면 450Wh/kg의 에너지 밀도를 지닌 극저온 구동 전지가 개발된다. 김 교수는 “지금은 개발의 성공 여부가 중요하다"며 "하지만 훗날 이 기술이 상용화돼 실생활에서도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고 바람을 말했다. 그는 이어 “군용과 다르게 민간용은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조정해야 한다”며 이번 연구 과제 이후의 계획을 전했다. 글/ 김현섭 기자 swiken1@hanyang.ac.kr

2020-02 09

[학술][이달의 연구자] 최승원 교수, 유럽 상용 무선기기 출시 지침 표준화 이끌다

유럽 시장에는 상용 무선기기를 출시하기 위한 지침이 존재한다. 한양대 통신 신호처리 연구실을 이끄는 최승원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유럽의 개정된 무선 장비 지침의 조화 표준을 만들고 있다. 표준화 과정에서 관련 기술 개발도 이뤄지는 중이다. 기술의 특허화로 얻는 로열티도 눈길을 끈다. 최 교수 연구팀의 유럽 무선 장비 지침 관련 표준화 연구에 대해 알아봤다. ▲최승원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유럽 무선 장비 지침의 표준화 활동에 힘쓰고 있다. 유럽 시장에 상용 무선기기를 출시하기 위해선 지켜야 할 지침이 있다. 유럽 의회에서 지정한 규율인 무선 장비 지침(RED; Radio Equipment Directive)이다. 무선 장비 지침은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요구사항을 담고 있어 해당 지침에 따라 규제하기 어렵다. 유럽 의회는 이를 해결하고자 무선 장비 지침 조항에 대응되는 조화 표준(harmonised standards)을 제정 중이다. 무선기기 제조사들은 유럽 시장에 무선기기를 판매하기 위해 자사 제품을 조화 표준이 요구하는 스펙에 충족시켜야 한다. 최근 무선 장비 지침이 개정됐다. 소프트웨어 재구성, 개인 프라이버시와 보안 관련 조항들이 추가됐다. 최 교수 연구팀은 유럽 통신 표준화 기구(ETSI; European Telecommunications Standards Institute) 기술 위원회인 RRS(Reconfigurable Radio Systems)의 회원들과 함께 해당 지침과 관련된 표준화 활동을 진행했다. 새롭게 추가된 조항들에 대해서도 연구했다. 특히 표준화 활동을 통해 소프트웨어 재구성이 가능한 무선기기의 아키텍처 및 인터페이스를 개발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현재 최 교수 연구팀은 개발한 표준안이 무선 장비 지침의 소프트웨어 재구성과 관련한 조항과 대응되는 조화 표준으로 채택되게 노력 중에 있다. 연구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1단계 표준화 작업을 지난 2017년 1월 모두 끝냈지만 제조사들 반응은 좋지 않았다. 여러 무선기기 제조사에 기술을 소개했으나 대부분 회의적이었다. 한양대 통신 신호처리 연구실이 완성한 조화 표준이 유럽 무선 장비 지침 표준 문서로 채택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해당 표준이 국제 표준이 되면 국내외 모든 제조사가 꼭 지켜야 하는 강제 표준이 된다. 많은 제조사가 최 교수 연구실에서 개발한 기술과 관련 표준을 꼭 준용해야 함을 뜻한다. 이번 연구는 기술·법적 절차·금전 등 다방면에서 봤을 때에도 의미가 크다. 최 교수 연구팀은 표준문서를 만들 때 개발한 핵심 아키텍처와 관련 인터페이스들을 특허화해 표준문서에 반영했다. 유럽 의회가 최 교수 연구팀의 표준안을 조화 표준으로 채택할 경우, 무선기기 제조사들은 최 교수 연구팀이 특허화한 기술들로 무선기기를 만들어야 한다. 무선기기 제조사들은 최 교수 연구팀에게 특허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최 교수의 표준화 활동은 현재 진행형이다. 최 교수는 “유럽 의회가 오는 4월 조화 표준을 결정한다”며 “연구팀에서 만든 표준 문서들이 조화 표준으로 채택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해당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서도 힘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글/ 정연 기자 cky6279@hanyang.ac.kr

2020-01 27

[학술][우수R&D] 양현익 교수, 친환경 에너지 그린펠릿 생산기술 개발

대체 에너지와 쓰레기 처리는 현재 환경 문제의 양대 산맥이다. 양현익 ERICA캠퍼스 기계공학과 교수는 긴 시간 연구를 통해 유기폐기물을 연료로 전환하는 장비와 공정을 실현하고 있다. 환경부 공시에 따르면 올 설 연휴 서울의 초미세먼지가 대기환경기준을 넘어선 날은 4일 중 이틀이다. 정부의 미세먼지 조절 정책으로 많은 발전소가 없어지거나 압박을 받는다. 한국동서발전㈜의 당진화력은 압박받는 석탄화력발전소 중 하나다. 양 교수는 당진화력에 1단계로 1t 규모의 시제품, 최종적으로 100t 규모 유기폐기물 연료화 장치의 설계와 제작을 맡았다. 발전소는 석탄화력발전 시 매연을 잡고 화력을 키우기 위해 나무를 총알 모양으로 뭉친 펠릿을 같이 태운다. 펠릿은 잘 탈 수 있는 좋은 소재의 나무들로 만들어야 하기에 인도네시아산과 필리핀산이 많이 유통되고 있다. 양 교수 연구팀은 수입의존도를 낮추고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폐목재들을 이용한 고효율 펠릿을 만드는 연구를 실행했다. 양 교수 연구팀은 쓰레기를 재활용한다는 측면에서 그린펠릿이라 이름 지었다. 연구는 최강일 ERICA캠퍼스 기계공학과 교수와 함께 진행한다. ▲각 소재별로 그린펠릿을 만들었을 때의 열량과 탄소함량이다. 양현익 ERICA캠퍼스 기계공학과 교수의 연구팀은 모든 종류의 유기폐기물을 연료화할 수 있는 설비를 개발하고 있다.(양현익 교수 제공) 양 교수팀은 폐목재뿐만 아니라 하수 슬러지와 음식물 쓰레기 등 종류와 관계없이 유기폐기물을 연료로 만들 수 있는 그린펠릿 제작 설비를 목표하고 있다. 양 교수는 “연료로 만드는 원리는 모두 같아서 가축의 분뇨도 연료화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다만 펠릿이 유용하려면 연료화 과정이 경제적이어야 하고, 펠릿이 열량을 많이 내야 하기 때문에 현재 동서발전에서 사용 중인 하수 슬러지와 폐목재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양 교수 연구팀의 그린펠릿은 기존의 수입 목재 펠릿보다 매연이 적고 저렴하며 열량은 더 높다. 양 교수는 “수입 목재 펠릿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을 넘어서 제대로 된 연료를 만들고자 했기에 수입 펠릿보다 월등한 열효율은 당연하다”고 전했다. 양 교수팀이 제작하는 설비는 수열탄화 기술을 이용한다. 탄화기술은 탄소 성분을 압축시키는 과정을 말한다. 크게 건식과 수열 방식이 있는데, 건식은 장작을 숯으로 만드는 과정과 같다. 탄소 밀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일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 등 완벽히 연소하지 않은 부산물들이 나온다. 건식 방식에서는 공기 중으로 퍼져가는 부산물의 포집이 어려워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반면 수열탄화기술을 이용하면 부산물들이 물속에 녹아들어 처리와 환원이 쉽다. 실제로 그린펠릿 설비가 운용되려면 프로세스의 경제성, 열량, 소재 혼합비율과 더불어 촉매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수열탄화 과정 시 필요한 온도와 압력 조건을 낮추는데 촉매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양현익 교수는 당진화력의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쓰레기를 이용한 에너지 설비를 개발 중이다. 양 교수의 설비 개발은 1년 3개월의 사전 검증을 거쳐 지난해 11월 본격 돌입했다. 현재는 1t 규모의 설비를 만들어 운용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2년 후엔 실제로 당진화력에 들어갈 100t 크기의 설비를 설계할 예정이다. 양 교수는 이번 연구를 성공리에 마치면 시스템을 미얀마에도 이식해주고자 한다. 그는 “그린펠릿은 모든 국가에 필요한 기술”이라며 “환경 문제는 한 국가에서만 해결한다고 극복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쓰레기와 하수 등을 연료로 재활용하는 기술은 한국이 전 세계적으로 앞서고 있다. 양 교수팀의 이번 개발은 대체에너지의 필요성과 쓰레기 처리방안이라는 환경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한다. 그뿐만 아니라 수열탄화처리 결과물은 상당한 고순도를 자랑한다. 양 교수는 “탄소의 순도가 높아 디스플레이도 만들 수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광촉매 개발로도 이어질 수 있어 환경 문제에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할 전망이다. 글/ 김현섭 기자 swiken1@hanyang.ac.kr 사진/ 김주은 기자 coram0deo@hanyang.ac.kr

2020-01 27

[학술][우수R&D] 송지훈 교수, 교육복지 정책 로드맵을 그리다

문∙이과 통합, 자사고 폐지와 무상 급식은 근래 뜨거웠던 교육 문제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대학 진학률 1위인 만큼 교육에 관심이 크다. 그만큼 교육복지 정책도 뜨거운 감자다. 교육복지 정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정책을 위한 근거가 필요하다. 송지훈 교육공학과 교수는 교육복지 정책의 근거를 찾고 파급효과를 예상하기 위해 연구 중이다. 교육부는 전국 약 10개의 정책 중점 연구소를 지정해 학교폭력 방지와 사교육 정책 등의 연구를 돕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은 지난 2013년 한양대 사범대학 소속 교육복지 정책 중점 연구소(이하 교복연)에 학교 중심 교육복지 실행방안 연구를 맡겼다. 총 9년으로 계획된 이 연구는 3년씩 3단계에 걸쳐 진행되며 지난 2019년 10월 16일 3단계 2차연도(8년 차)를 맞이했다. 송 교수가 교복연 소장으로 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 송지훈 서울캠퍼스 교육공학과 교수는 한양대 사범대학 소속 교육복지 정책 중점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교복연은 1년 동안 2개의 기본연구과제와 4개의 수시연구 과제를 포함헤 총 6개의 연구를 진행한다. 기본 연구와 수시연구는 각각 교육 상향평준화와 같은 중장기 과제와 교복 무상화와 도서 지역 여교사 성추행 사건 등 긴급하게 처리해야할 문제를 다룬다. 송 교수는 “정책의 옳고 그름이 아닌 정책을 실현할 방법과 근거, 그에 따른 파급효과를 연구하는 게 팀의 연구 방향”이라고 전했다. 교복연은 신진연구자들을 발견해 그들을 지원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실제로 6명의 석∙박사 학생들이 연구의 참여하며 교육공학자나 교육 연구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송 교수는 연구에 앞서 교육복지의 개념을 정립할 필요성을 느꼈다. 우선 교육복지를 사회복지 안에 포함해야 하는지, 독립적으로 다뤄야 하는지 모호했다. 그뿐만 아니라 교육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 교육 복지를 담당하는 기관이 너무 많아서 효율적인 지원이 어려웠다. 송 교수는 “학생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만들어주는 것”을 교육복지로 정의하며 작년 3단계 1차연도에 교육 복지 마스터 플랜을 수립했다. 교복연은 교육복지의 정의와 대상, 지원금의 출처와 분배, 수혜자들에게 제공하는 복지 종류 등을 정립했다. 더 나아가 교육복지에 관련된 모든 기관에서 실태조사를 한 뒤, 중복되거나 누락된 영역을 메꿨다. 이를 통해 지자체별 수평 비교를 통해 교육복지가 열악한 지역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는 1차연도에 수립한 교육 복지 계획을 적용시킬 방법을 고안 중이다. 교복연은 교육 복지 실천 수준을 측정하는 도구 제작에 힘을 쏟고 있다. ▲송지훈 서울캠퍼스 교육공학과 교수는 ”교육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학업능력이 아닌 학업능력의 선행요인을 먼저 고려해야 하죠. 아이들에게 관심과 눈길을 한 번 더 주는 것이 교육격차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정서적으로 안정된 아이들이 학업능력도 좋습니다. 아이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해서 학교뿐만 아니라 부모, 정부가 아이에게 관심을 쏟아야 합니다” 송 교수는 교육 복지 제공을 통해 교육격차 해소도 꿈꾸고 있다. 교육 복지는 학습, 정서, 신체, 문화진흥 4가지 영역을 다룬다. 단순한 물량 지원만으로는 교육격차를 해소할 수 없다. 송 교수는 교육 복지 우선 지정학교에서 한 선생님이 토요일마다 아이들과 함께 운동한 결과, 아이들의 일탈이 줄어들고 학업능력이 향상한 일화를 예로 들며 관계와 정서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글/ 윤석현 기자 aladin@hanyang.ac.kr 사진/ 이현선 기자 qserakr@hanyang.ac.kr

2020-01 20

[학술][이달의 연구자] 신경훈 교수, 생태환경진단 열쇠 '안정 동위원소비' 분석기술 개발

생물체 내 원소들의 안정 동위원소비는 생태계 먹이망과 물질의 기원 등 다양한 생태 환경 정보를 담고 있는 보물과 같다. 신경훈 ERICA캠퍼스 해양융합공학과 교수는 안정 동위원소비 분석 기술 개발의 선두주자다. 다양한 원소의 안정 동위원소비를 분석하면 각 동위원소의 상대적 존재 비를 통해 물질의 기원과 환경 변화 등을 알아낼 수 있다. 생태·환경과학 영역부터 기후변화, 과학수사와 같은 첨단 융합 학문에도 활용 가능하다.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지닌 안정 동위원소비 분석 기술 개발 및 활용 분야의 미래가 기대된다. ▲신경훈 해양융합공학과 교수가 안정 동위원소비 분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원소는 핵에 중성자가 추가되어 있는 고유한 안정 동위원소들을 가진다. 예를 들어 질소(원자번호 7, 원자량 14; 14N)는 중성자가 하나 추가된 질소 안정동위원소(15N)가 평균 0.4% 존재한다. 같은 원소라고 해서 무조건 같은 동위원소비를 갖는 것은 아니다. 모든 원소는 물리·화학적 과정을 거치며 조금씩 동위원소비가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변이를 담고 있는 안정 동위원소비를 분석하면 보물 같은 정보들이 쏟아진다. 다양한 생태계의 에너지 흐름과 생지화학적 순환 등 수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또한 방사 붕괴를 하지 않고 안정된 상태에 있어 안전하게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신 교수는 안정 동위원소비 분석을 활용한 많은 연구를 진행했다. 그중 금강 하구역 생태환경 관련한 연구가 눈에 띈다. 전 세계적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는 녹조 현상의 주범 담수인 남조류는 해수에 살 수 없다. 따라서 금강의 남조류가 하구역과 연안으로 흘러 와 남조류 세포가 죽고 난 후에도 여전히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성 유해 물질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신 교수는 해당 문제에 안정 동위원소비 분석 기법을 적용했다. 금강 하구역 서식 생물체 내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의 질소 안정 동위원소비를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하구역 생태계 각 생물이 생태적 지위별로 마이크로시스틴을 얼마나 축적하고 있었는지도 알아냈다. 안정 동위원소비 분석의 가장 큰 장점은 앞으로 더욱 많은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기후 및 환경 변화, 생태계 군집 구조 및 생리 변화과 오염 물질 기원 등 유용한 정보가 안정 동위원소비에 기록돼 있다. 농·축·수산물의 원산지 추적을 비롯해 의생명과학과 환경 및 법 과학 수사 등과 같은 다양한 융합 분야에서 안정 동위원소비 분석 기법이 사용될 수 있다. 모든 물질이 원소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안정 동위원소비 분석 연구 기법은 더욱 많은 분야에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 교수는 안정 동위원소비 분석의 활용 가능성을 강조했다. 신 교수는 안정 동위원소비 분석을 활용한 연구를 국제적으로 선도하고 있다. 특히 분자화합물 수준의 질소 안정 동위원소비를 분석하는 기술은 국내 최초이며 독보적이다. 신 교수의 명성 뒤에는 부단한 노력과 고충이 숨어있었다. 신 교수는 “아미노산의 질소 동위원소비를 분석하기 위해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며 “처음 시도하는 부분이라 시행착오가 많았다”고 말했다. 또 “미량의 원소에 대해 안정적으로 동위원소비를 분석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파악하는 데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분자화합물 수준의 안정 동위원소비 분석 기법의 활용 가능성은 크다. 신 교수는 “우리 연구실에서 개발하는 첨단 안정 동위원소비 분석 기법을 활용해 많은 연구자들과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를 시도하고 싶다”고 전했다. 글/ 정연 기자 cky6279@hanyang.ac.kr 사진/ 이현선 기자 qserakr@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