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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4 인터뷰 > 교수 > 매거진

제목

돌봄의 공간을 짓다

양내원 교수(공대 건축) 한국의료복지건축학회 회장 선출

김예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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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HPZN

내용

진정한 병원이란, 돌봄의 공간이 되는 것

 

여름의 시작과 함께 우리나라에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왔다. 바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이하 메르스)이다. 메르스는 지금까지 전염성이 약한 질병으로 알려졌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짧은 시간에 급격한 확산이 일어나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확산의 원인은 무척 다양하나, 그 중 하나로 '병원의 구조'가 꼽혔다. 아픈 곳을 치료해 건강하게 퇴원해야 할 병원에서 오히려 병을 얻어가고 있는 실정에, ‘병원의 구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양내원 교수(공대 건축)의 한국의료복지건축학회 회장 당선에 더욱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일 것이다.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건축가, 양 교수를 만나봤다.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흐름


양내원 교수(공대 건축)가 제5대 한국의료복지건축학회에 회장에 선출됐다. 한국의료복지건축학회는 병원 건축과 복지시설 관련 분야의 전문인들이 모여 만든 학술단체로, 의료복지건축 수준 향상을 위해 1980년대 '병원 건축 연구회'라는 이름으로 처음 생겨났다. 양 교수는 병원건축의 국내 최고 권위자로 손꼽히고 있으며, 이번 회장 선출 역시 양 교수의 뛰어난 실력과 그간의 노력을 바탕으로 이뤄낸 결과이다. 양 교수는 '강북삼성병원', '진주의료원' '서울시립보라매병원', '서울시립어린이병원' 등 국내 유명 대형병원의 건축이나 증축을 진두지휘 해왔다. 특히, 서울시립어린이병원은 공공건축 분야 서울시 건축상을 수상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대학 ERICA캠퍼스에는 양 교수가 직접 설계하고 건축한 건물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이번 회장 당선에 대해 양 교수는 "모든 이들이 병원 건축에 함께 힘쓴 결과이며, 더 훌륭한 이들이 많다"고 겸손해 했다.

 

   


병원 건축의 일인자인 양 교수가 건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신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돌봄의 공간'을 짓는 것이다. 의료 건축에서는 그 어떤 기술력보다도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한다. 양 교수는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건축과 의학의 만남은, 기술적으로 훌륭한 병원이 아니라 따뜻한 돌봄의 공간이라는 결과물을 낳아야만 한다"는 가치관을 밝혔다. 그러나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학문인 공학과 건축학에서, '돌봄'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이에 대해 양 교수는 건축은 기술이 아니라 '흐름'이라는 설명과 함께,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흐름의 장을 짓는 것이 진정한 건축"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돌봄과 흐름의 가치관에서 탄생한 양 교수의 건축물은 생동감 넘치고,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이어주는 흐름의 장이 되곤 한다.

 

선배이자, 스승이 되어

 

   

양 교수는 우리대학의 건축학부 교수인 동시에 우리대학 건축학부를 졸업한 동문이기도 하다. 양 교수가 건축학과에 진학하게 된 계기가 다소 특이하다. 학창시절 양 교수는 지망했던 여러 대학에 떨어지자, 당시 2차 대학이었던 우리대학에 지원했다. 그러나 딱히 원하는 학과가 없어 전공에 대해 고민하던 차에 어머니가 역술가를 찾아갔고, '흙과 나무를 만지면 대성한다'는 역술가의 말에 따라 토목공학과를 지원했다. 그 후 학교를 다니면서 건축공학과로 학과를 최종 선택했다. 양 교수는 여느 대학생들과 다를 바 없이 전공에 대해 고뇌하고, 때로는 좌절하기도 하는 대학생이었음을 회상하면서 지금 대학생들이 느낄 어려움에 함께 공감했다.

 

"어느 전공이나 다 그렇겠지만, 건축은 어느 정도의 타고난 재능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아주 어릴 적부터 건축가를 꿈꿔 건축학과에 진학한 다른 재능 있고 꿈 있는 친구들을 보면서 이 길이 나의 길이 맞나 많이 고민했습니다." 이런 고민들은 양 교수를 더욱 노력하게 만들었고, 의료 건축에 발을 내딛게 만들었다. "의료 건축은 여러 건축 분야 중 가장 논리적이고 계산적입니다. 타고난 재능이 부족한 저에게는 오히려 이렇게 계산적인 분야가 잘 맞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 때 이후로 지금까지 병원 건축을 하게 됐네요."

 

학번이 20년도 넘게 차이 나는 후배이자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학생들은 가르치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다. 그래서 양 교수는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기 보다는, 그들 스스로 무언가 창조할 수 있도록 이끄는 교육자가 되기를 희망한다. "독일 유학 시절 굉장히 충격적이었던 것은, 제가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물론, 교과서적 지식은 많았으나 거기에 제 생각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제 생각이 없는 지식은 결코 아는 것이 아닙니다. 그 때 단순 지식의 습득이 배움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죠. 그래서 저 역시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항상 새로운 것들에 도전하고 창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건축


20세기 최고의 건축가 중 한 명인 루이스 칸은 "학교란, 한 그루의 나무 밑에 자신이 교사라고 느끼지 않는 사람과 자신이 학생이라고 느끼지 않는 청년이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이러한 건축가가 되기를 언제나 소망한다. 그 누가 보아도 학교, 교사, 학생으로 분리되고 규정되는 그런 공간이 아니라, 허물없이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이어주는 그런 공간을 꿈꾼다. 지금까지 그렇게 학교와 병원을 지어왔다. 그래서 앞으로도 양 교수는 사람을 생각하고, 사람을 이어주는 건물을 지을 예정이다. "좋은 건축물 주위에서는 항상 사람들이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잘 지어진 건축물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고대 그리스의 아고라부터, 지금 우리대학 ERICA캠퍼스의 호수 공원에도 항상 학생들이 모여듭니다. 사람이 모여들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그런 건축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공간과 건축만이 살아남지요. 앞으로도 사람과 관계를 생각하는 그런 건물과 공간을 만들어 갈 생각입니다."

 

   

 

 

김예랑 기자 ys2847@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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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명지 기자 jk618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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