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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5 08

[교수]`의료법 수술 필요하다` 법대 정규원 교수

생명의료법 연구하는 국내 최초 의사 출신 변호사 "법적 규율 없이 이뤄지는 인간 복제 연구 문제" 최근 유럽에서 '안락사'를 둘러싸고 다시금 논쟁의 불씨가 지펴지고 있다. MND라는 희귀한 운동신경질환으로 전신이 마비된 영국의 한 여성이 안락사를 허용하지 않는 자국법에 맞서 '인간답게 죽을 권리를 보장하라'며 유럽 인권재판소에 안락사 허용을 요청하는 한편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네티즌들에게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인권재판소 측은 만장일치로 '자살할 권리가 없다'고 판결해 일단 기존의 안락사 불허 방침을 재확인했지만 논란을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나라의 일부 병원에서 회생가능성이 없는 환자나 가족이 심폐소생술을 거부할 수 있게 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돼 해당 정부부서에서 현행법 저촉여부 검토를 시사하는 등 의료윤리와 생명의료법 등에 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국내 최초 의사 출신 법학자인 법대 정규원(법학) 교수를 만나 이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최근 안락사 등 의료윤리에 관한 논란이 재연되고 있는데 얼마전 모 병원에서 생존 가능성 여부가 불투명한 환자를 환자 보호자의 동의 하에 퇴원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 의사에게 법원이 살인죄를 적용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안락사까지는 아니더라도 무의미한 치료에 대한 의료법이 정비될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제기한 사건이다. 미국이나 영국은 이러한 환자에 대한 치료 계속 여부를 법원이 판단할 수 있는 제도가 정비할 수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의료 관련 법규가 제정될 당시 일본 등 외국의 사례를 짜깁기한 탓에 서로 상충하는 부분이 너무 많다. 의약분업을 놓고 벌인 갈등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지 않았나. 의료분쟁도 끊이질 않는 상황이다.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를 설정하는 등 기본 원칙에서부터 정비가 시급하다. 인간 복제에 대해서도 찬반 양론이 엇갈리고 있는데 물론 인간 배아 복제 연구가 활성화되면서 희귀 질환 치료에 가능성을 여는 등 긍정적인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법적 규율이 미비한 상황에서 무분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의 인간 복제 연구는 분명 문제가 있다. 생명공학을 강조하는 입장에서는 너무 과학 기술의 발전이라는 측면을 강조한 나머지 이것이 미칠 사회적 파장과 윤리적인 측면은 간과하는 편이다. 따라서 인간 배아의 법적 지위를 비롯해 유전정보 문제 등 생명공학과 관련된 법적 문제를 포괄하는 생명의료법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외국에서는 이미 의료법(medical law)이 생명의료법(biomedical law)으로 발전하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나라의 생명의료법은 어느 정도 단계까지 와 있는가 이미 의료법의 독립적인 학문분야로 발전한 미국에 비해 우리는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서구의 의료법은 의학분야와 법학분야가 개별적인 수준에서 교환되는 것이 아니라 통합적인 패러다임으로 가고 있다. 비록 미약하기는 하지만 일부 국내 대학에서 법무대학원내에 의료법 관련 커리큘럼을 포함시키거나 의대에 의료윤리학과 등을 개설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이론적 체계가 부족하고 방향성 없이 임기응변식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의료인들의 윤리가 의학기술의 발전을 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의료인들의 윤리문제를 법적으로 해결하기 힘들다고 본다. 전문인인 만큼 의료인 자신이 해결해야하는 부분이 많다. 그래서 '사회의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의료분쟁을 둘러싼 소송이 늘어나면 병원은 존립 자체가 힘들어진다. 대학에서 미리 의료인들에게 윤리교육을 강화해야한다. 이제는 과학기술이 주도하는 시대이다. 그러나 인문사회과학이 뒷받침되지 않는 과학기술은 매우 위험하다. 이는 의료분야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제도적인 지원도 뒤따라야한다. 선진국에서는 생명공학분야 프로젝트의 연구비에서 3∼5%는 인문사회부문에 재투자한다고 한다. 부러운 현실이다. 법대 교수였던 아버지의 영향도 있었지만 지난 91년 인턴 시절, 수술 후 숨진 아이의 사망원인을 놓고 보호자와 의사간에 벌어진 의료분쟁을 경험한 것이 계기가 되어 법학자의 길로 들어섰다는 정 교수는 현재 법대에서 형법을 강의하고 있다. 흰 가운이 더 어울릴 듯한 가냘픈 체구의 정 교수가 정비가 시급한 의료법에 '메스'를 대고,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용석 학생기자 antacamp@ihanyang.ac.kr

2002-05 01
2002-05 01

[교수]`제3섹터` NGO 연구의 권위자 주성수 교수

사회봉사단ㆍ제3섹터연구소 창설해 NGO 연구 '발화' "공익보호하는 NGO 대한 정부 재정 지원은 당연" 주성수 교수 (행정대학원) 정부와 기업. 이 둘이 현대 사회를 이끌어 가는 대표적인 집단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엄청난 권력과 재력은 물론이고, 이를 바탕으로 이 두 집단은 사회와 국가 전반에 걸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 특히 압축적인 근대화과정을 거친 우리나라에서 정부와 기업의 역할을 실로 지대했다. 정부는 개발 프로젝트를 '반강제적으로' 수행했으며 기업들은 이러한 정부의 정책에 힘입어 거대 '재벌'로 성장했다. 근대화와 산업화 과정에서 정부와 기업들이 이루어낸 성과 못지않게 그 폐해도 컸음은 물론이다. 견제와 비판, 감시의 영역이 자리잡을 틈도 없이 진행된 개발 프로젝트는 곳곳에서 많은 문제점을 낳았으며 문어발식 확장과 총수 중심의 일사불란한 경영으로 산업화에 일조한 기업들의 경영행태는 역설적이게도 기업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소로 비판받게 되었다. 정부·기업활동 감시하는 NGO 연구 주도 이러한 정부와 기업의 활동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일은 이전부터 있어왔지만 최근 들어 더욱 활성화되고 제도화되고 있다. 이는 다름아닌 민주화와 함께 신장된 시민사회 영역, 바로 비정부기구(Non Government Organization. 이하 NGO)의 활발한 활동에서 기인한다. 본교 행정대학원의 주성수 교수는 국내 NGO 연구에 있어 몇 안되는 이론가로 손꼽힌다. 주 교수는 NGO란 개념 자체가 생소하던 지난 1994년, 본교에 '사회봉사단' 창설을 주도하면서 NGO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며 1997년 12월에는 국내 최초로 대학내 NGO 전문 연구기관인 '제3섹터연구소'를 창설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언제부터 NGO 연구에 관심을 가졌냐고요? 제가 학부를 마치고 미국에서 석사를 하고 있을 당시 대학에 재학 중이던 학생들이 환경보호, 인권보호 등과 같은 각종 사회봉사활동을 하는 걸 보게 되었습니다. 이런 모습에 익숙하지 않던 저에게는 무척 인상적이었고, 이를 계기로 미국사회의 사회봉사운동과 NGO들에 대해서 꾸준히 관심을 갖게 됐죠. 그리고 '사회봉사단'과 '제3섹터연구소'의 창설을 계기로 아주 전문적으로 이쪽 분야에 대해서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3섹터연구소 통해 국내 NGO 활동 평가 NGO와 관련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주 교수의 중심적인 연구주제는 국내 NGO들에 대한 평가라고 할 수 있다. NGO들이 정부와 기업의 잘잘못을 평가하듯, 주 교수는 제3섹터연구소를 통해 지난 1999년부터 정기적으로 NGO들을 평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국정홍보처와 서울시에서 자금지원을 받고 있는 전국규모의 NGO들의 운영실태와 각종 사업계획 및 성과에 대해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국정홍보처와 서울시는 이러한 평가결과를 토대로 각 NGO에 대한 자금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그런 의미에서 국내 NGO들에게 제3섹터연구소는 '시민운동장의 심판'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NGO를 평가하는 것이 중심 연구과제인 만큼 주 교수는 NGO의 속사정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의 실질적인 NGO 역사는 이제 겨우 10년을 조금 넘은 단계라며, 짧은 역사에 비해 사회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여러모로 볼 때 아직은 미숙한 면이 많다고 지적한다. 특히 주 교수는 국내 NGO들의 경우 조직 경영이나 관리 그리고 인력운영 면에서 1960년대 신사회운동때부터 있어온 미국이나 유럽의 전통있는 NGO들과 비교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하지만 주 교수는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낙선운동과 참여연대의 소액주주 보호운동 그리고 언론개혁시민연대의 언론개혁운동 등과 같이 한때 전국민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NGO들의 움직임들을 예로 들면서 우리나라의 NGO들도 이제 확실한 정체성을 마련했기 때문에 그 영향력은 계속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발맞춰 운영방식과 관련된 사항들도 조금씩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NGO 대한 정부 재정 지원 당연하다" 주 교수의 전망처럼 많은 국내의 NGO들이 여러 가지 어려운 현실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운영의 틀을 잡아가고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NGO로 일컬어지는 참여연대와 경실련의 경우에는 이미 정부의 지원금도 받고 있지 않을 정도이다. 비록 아직까지는 재정적으로 넉넉하지도 않고, 완벽한 재정독립을 이루었다고도 말하기 힘들지만 이 두 NGO는 보다 공정하고, 자유로운 활동을 위해 스스로 '가시밭길'을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NGO의 재정과 관련된 부분은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이다. NGO들의 비판대상이 되는 기업이나 언론사들이 정부와 각종 단체들로부터 지원금을 받는 NGO의 공정성을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낙선운동, 소액주주 보호운동, 언론개혁운동 등이 벌어졌을 당시에도 비판 당사자들과 일부에서 관련 NGO들에 대한 현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문제삼으며 강렬히 비난했다. 심지어는 '홍위병'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NGO에 대한 정부의 경제적 지원을 꼬집는 사람들은 NGO에 대한 이해 내지 개념이 전혀 없는 사람들입니다. 아시다시피 NGO는 이익단체가 아닙니다. NGO의 역할은 환경과 소비자, 인권과 여성 등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안들에는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정부가 책임져야만 하는 공익적 성격의 일들이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을 정부가 일일이 담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즉, NGO는 정부 대신에 이러한 일들을 해주는 역할을 하는 단체인 것입니다. 따라서 정부의 지원금을 받는 건 잘못된 게 전혀 아닙니다." 실제로 전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다국적 NGO들의 경우도 그린피스(Green Peace)정도를 제외하고는 재정적으로 완전한 독립을 유지하고 있는 NGO들은 거의 없는 상태이다. 세계적인 인권보호 NGO인 엠네스티(Amnesty)와 YMCA, YWCA 같은 거대 NGO들도 UN을 포함한 세계 각국 정부로부터 많은 재정을 지원받고 있는 실정이다. 주 교수에 따르면 심지어 외국에서는 기업들이 자신들을 비판하는 NGO들에 지원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일례로 나이키의 경우 몇 해전 동남아에 있는 일부 공장에서 15세 이하의 어린이들이 고용돼 혹사당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유럽의 인권관련 NGO들로부터 집중적인 공격을 당했다. 이를 계기로 나이키는 동남아를 비롯한 후진국에 위치하고 있는 생산시설의 노동인력과 노동환경에 대대적인 점검을 실시했을뿐만 아니라 이런 사태의 차후 방지를 위해 아동 불법고용 및 학대 방지 활동을 펼치는 NGO들에게 재정적인 지원까지 약속했다. 또한 앞서 말했듯 우리나라의 경우도 정부가 아무 NGO에게나 지원금을 주는 게 아니고, 공식적인 평가를 통해 선정된 NGO들에게만 재정지원을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정부가 자신들의 입맛에만 맞는 주장을 하는 NGO들을 의도적으로 선정하는 건 여러모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주 교수는 "농담반, 진담반 NGO에 있는 사람들처럼 말도 잘하고, 비판도 잘하는 사람들이 어디 있느냐"며 "이런 특성 때문에라도 불공정한 평가는 생각조차 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또 평가방식이나 평가결과도 모두 투명하게 공개되는 건 물론이라며, NGO들의 순수성을 의심하는 건 잘못된 생각인 것 같다고 덧붙혔다. NGO분야 연구 특성화 바램 피력 주 교수는 본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문적인 NGO연구를 시작한 학교라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학문적 전통과 성과를 바탕으로 NGO 연구를 사회과학계열의 특성화 분야로 관심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육성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많은 부분에서 경쟁력이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NGO 연구만큼 사회과학의 모든 분야가 응용되고 실용적인 것도 드뭅니다. 우리 학교의 경우 이미 연구가 궤도에 오른 상태이기도 하고요. 현재 학교측에서도 이쪽 분야의 연구력 강화를 위한 방안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고, 저를 포함해서 4명의 사회대 교수들이 'NGO 연구와 지식인의 역할'이란 주제로 학술진흥재단에 집중지원 연구신청도 해 놓은 상태입니다. 관심과 투자만 지속된다면 좋은 결과들이 계속해서 나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NGO에 관심있는 본교 학생들을 고급 NGO 연구인력과 전문인력으로 양성할 수 있는 교육환경이 어서 빨리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세형 학생기자 sehyung@ihanyang.ac.kr 주성수 교수 약력 및 경력 주성수 교수는 1981년 한양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83년과 85년에 Northern Illinois University에서 각각 공공정책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89년 3월부터 행정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현재 제3섹터연구소의 소장직을 맡고 있다. 이외에도 현재 행정자치부 정책자문위원, 국저홍보처 자문위원, 시민사회포럼 운영위원, 한국비영리학회 부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글로벌 가버넌스와 NGO〉, 〈시민사회의 NGO 논쟁〉, 〈생산적 사회복지정책〉, 〈자원봉사와 시민사회〉등이 있으며 국내 19편, 국외 2편이 논문이 있다.

2002-05 01

[교수]`영화와 함께 열린 대화를` 이인숙 교수

'프랑스 영화의 이해' 수업 일환으로 영화관람 실시 교수ㆍ학생 벽 넘어 오누이처럼 진솔한 대화 나눠 햇볕이 뜨겁게 머리 위로 내리쬐던 지난 달 27일 토요일 오후 1시. 이인숙(국제문화대·프랑스언어문화전공) 교수는 '프랑스영화의 이해'를 수강하는 학생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며 '열린 대화방'이라는 소집단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날 '열린 대화방'에는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아 선정된 학생과 명동 중앙시네마극장에서 이정향 감독의 영화 '집으로...'를 관람하고, 식사를 함께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당초 6명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2명의 여학생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불참해 연규봉(국제문화대·불문 4), 최정재(디경대·디지털경영 2), 김경근(디자인대·영상디자인 2), 오아람(디자인대·영상디자인 2)군 등 4명의 남학생이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안산캠퍼스 여학생실장을 맡아 여학생들의 대학생활과 취업에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보여주고 있는 이 교수와 참가학생들을 만나 열린 대화방과 영화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었다. '열린 대화방'은 어떤 프로그램이죠? 이인숙 교수(이하 이 교수) '열린 대화방'은 '프랑스영화의 이해'라는 수업의 일환으로, 캠퍼스라는 공간과는 다른 곳에서 학생들을 만나보고 싶은 개인적 욕심에서 작년 1학기부터 매학기 실시하고 있다. 매학기 한번씩 하는데 '프랑스영화의 이해' 인터넷카페(http://cafe.daum.net/hyfrance)를 통해 공지를 한 후 6명을 선착순으로 신청받아 실시하고 있다. 참여한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이 교수 학교 밖에서 교수와 영화도 보고, 이런저런 일상의 작은 이야기들도 얘기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학생들의 반응이 굉장히 좋다. 처음 10명이 넘는 인원으로 시작했는데 인원이 많으니까 몇 명씩 따로 얘기하는 문제점이 있어 지난 학기부터는 6명만 신청을 받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상담교수라는 직책을 맡고 있는데 수업의 연장선에서 하는 일이긴 하지만, 같이 영화를 보고 교수와 학생이라는 벽을 넘어 공통의 과제를 가지고 친구처럼 동등한 관계 속에서 얘기를 나누며 학생들의 생각과 가치관을 엿볼 수 있어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즐겁게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프랑스 영화는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강의를 통해 프랑스 영화를 배우면서 어떤가요? 연규봉 강의가 프랑스 영화를 보고 비평을 하는 식으로 진행이 되는데, 보는 건 그런대로 괜찮은데 비평을 하는 게 이해를 하는 것 이상으로 굉장히 어렵다. 최정재 강의시간에 본 영화 중 〈베로니카의 이중생활〉이 이해하고 비평하는데 굉장히 어려웠다. 영화를 좋아하긴 하지만 프랑스 영화는 이해하기 힘든 점이 정말 많다. 이 교수 프랑스 영화는 〈베로니카의 이중생활〉에서 보듯이 상징성이 많고 정서적으로 우리와 다른 점이 많아 사람들이 어렵다고 느끼는 것 같다. 그렇지만 지난 강의 때 본 프랑소와 트뤼포의 〈쥴 앤 짐〉이라는 영화처럼 조금 이해하기 힘들지만 음미하면 할수록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영화들이 많다. 남녀의 삼각관계를 다룬 〈쥴 앤 짐〉이라는 영화에 대한 얘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대화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연애학 개론으로 흐르게돼 이 교수와 학생들은 각자의 연애경험을 바탕으로 남녀관계에 대해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마음을 터놓고 각자의 얘기를 서로 나누는 동안 처음의 어색했던 분위기는 어느덧 사라지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가 진행됐다. 이날 내내 얼굴 가득 미소를 띄며 서로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는 이 교수와 학생들의 모습은 사제지간이 아니라 무척이나 다정한 오누이처럼 보였으며. 80학번 교수와 80년생 제자의 대화는 세대의 벽을 뛰어넘어 친구 사이의 대화인양 매우 다정다감하게 느껴졌다. 이날 프로그램에 참여한 연 군은 "교수님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자리에 대해 상당히 호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처음 자리에 나올 때는 두려움 반, 호기심 반으로 참석했다."며 "밖에서 수업과 관련된 일 없이 교수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서로간의 터울을 없애는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며 교수님이 아닌 누님으로 편안하게 느껴볼 수 있는 자리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형준 학생기자 boltagoo@ihanyang.ac.kr

2002-04 22
2002-04 22

[교수]`공대 발전 위해 우수 교수 초빙 필요` 어영선 교수

세계적 권위 IEEE Senior Member 선정 "공대 발전 위해 우수 교수 초빙 필요" 어영선 교수 (공학대 전자컴퓨터공학부) 지난 1/4분기에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영업 실적은 곧바로 종합주가지수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수출규모는 우리나라 수출의 20%에 달할 정도라고 하니 그 비중을 충분히 가늠해볼 수 있다. 반도체, 정보통신, 디지털가전, 컴퓨터 등 전자산업은 비록 서구 선진국에 비해 출발은 늦었으나 불과 2, 30년만에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 급성장한 분야이다. 전자산업이 이렇듯 급성장한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인적자원이 풍부하는 것을 첫 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반도체 D램 개발 경쟁에서 미국과 일본 등 경쟁사들을 한발 앞설 수 있었던 것도 다름아닌 뛰어난 재능과 넘치는 열정을 지닌 젊고 유능한 공학인, 엔지니어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처럼 반도체와 정보통신분야에서 이룬 성과도 현실에 안주하려는 순간 신기루처럼 사라질만큼 이 분야의 기술개발 경쟁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치열하다. 반도체와 정보통신분야의 가장 기초가 되는 고성능 고집적 칩을 개발하는 어영선(공학대·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 역시 누구보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잠시라도 한눈을 팔 겨를이 없다. IEEE Senior Member 선정 정보통신 산업의 중추가 되는 고성능 고주파 혼합시스템의 시스템 레벨 통합 설계와 응용기술개발을 목표로 수많은 밤을 불면으로 지샌 어 교수에게 최근 그간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단박에 씻겨주는 소식이 찾아 들었다. 전기전자분야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IEEE(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에서 어 교수를 Senior Member로 회원 자격을 격상시켰다는 통보가 그것. IEEE는 전세계 150여개국에 377,000명의 회원을 두고 있으며 회원들은 student member, member, senior member, fellow로 나뉘어 지는데 이중 세계적 석학인 fellow를 제외한 senior member는 7% 미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정확하게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과거에는 fellow나 senior member를 정치적인 이유나 지역적인 부분을 고려해서 선정하기도 했다고 하지만 요즘은 그러한 예는 거의 찾아보기 힘듭니다. 순전히 학문적인 성과와 연구업적을 토대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다고 들었습니다. senior member가 되었다고 해서 특별히 대우가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학자의 '자존심'이라는 점에서 제겐 의미가 있습니다." 2명의 교수가 운영하는 독특한 연구실 체제 어 교수는 현재 'Giga Electronic System Lab'(이하 Giga Lab)을 이끌고 있다. '고속회로연구실'을 전신으로 하는 Giga Lab은 국내 공학계열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체제를 가지고 있는데 바로 2명의 교수가 공동으로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 교수의 동료는 심종인 교수. '동거'를 시작한지 벌써 3년째다. '같은 형제라도 동업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해관계가 걸린 분야에서 같이 일한다는 것은 매우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수 억원짜리 프로젝트가 왔다갔다하고, 연구성과를 공유한다는 것도 말처럼 쉽지 않은 공학분야에서 두 젊은 교수가 '동업'을 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우리는 훌륭한 인프라와 뛰어난 학생을 보유하고 있는 KAIST와 서울대, 포항공대와 경쟁해야합니다. 이들 대학들은 보통 교수 1명에 박사 10명, 석사 10명이 기본입니다. 석박사 합쳐봐야 너댓명에 불과한 우리가 이들과 경쟁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리한 것은 자명합니다. 하지만 교수 2명이 힘을 합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어차피 연구를 끌고 나가는 것은 교수이기 때문에 심 교수와 제가 수적으로 불리한 부분을 커버하는 거지요. 마침 심 교수가 부품(component)쪽이고, 제가 시스템쪽이라서 상호보완의 장점도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연구실을 합치니까 2대이던 복사기를 1대로 줄이고, 팩스를 1대 들여놓는 식이다. 공간도 넓어지고 학생들의 연구환경도 그만큼 나아졌다. 말 그대로 '시너지 효과'인 셈이다. 학번도 같고, 성장배경도 비슷해 쉽게 의기투합했다는 두 교수에 대해 주위의 시선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다. 6개월도 힘들 것이라던 Giga Lab이 주위의 우려와는 달리 별탈없이 3년째 순항해온 비결은 다른데 있지 않다. 바로 마음을 비우고 오로지 학문적 성취만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20년간 고속 고주파 시스템 설계 전념 그동안 외도 한번 하지 않고 '한 우물'만 팠다는 두 교수의 열정과 노력은 Giga Lab이 '국가지정연구실'(NRL)에 선정되는 성과로 이어졌다. 국가지정연구실로서 Giga Lab이 수행하고 있는 과제는 '고속 MCM 시스템 설계 기술 개발'이다. 2004년까지 총 5년에 걸쳐 진행되는 이 과제는 여러 개의 칩을 하나로 집적한 MCM(Multi-Chip-Module) 시스템을 보다 고속화, 고성능화하는 설계 기술을 개발해 이를 시스템 레벨에서 통합·응용 설계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 남녀가 만나서 결혼에 골인하기 위해서는 성격도 파악하고, 양가의 부모님과도 만나야합니다. 종합적 환경이 충족되어야만 서로 결합할 수 있는 것처럼 MCM 시스템도 각각의 특성을 파악하여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했을 때 아무런 문제가 없는가, 상호관계속에서 충돌은 없는지 등을 치밀하게 고려해서 설계해야합니다. 인텔(Intel)사의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설계하는데만도 수백명의 연구원들이 투입되는 것도 바로 고성능 칩이 지니고 있는 이러한 특성 때문이지요." "공대 발전 위해 우수 교수 확보 필요" 정치적으로 암울했던 80년대 초에 대학을 다닌 어 교수는 당시 대학의 연구시설과 환경도 요즘과 비교할 때 감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했었다고 회고한다. 실험실습 기자재는 물론 교재도 변변치 않았던 당시에 비하면 지금의 교육환경은 '눈을 비비고 쳐다봐야 할' 정도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외형적 성장과 발전이 곧 대학의 경쟁력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것이 어 교수의 생각이다. 어 교수는 60년이 넘는 역사를 바탕으로 한국 공학분야에서 최상위 수준을 자랑하던 우리 대학 공대가 지금 '위기'에 처해있으며 획기적인 의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한다. "대교협 등 각종 학문평가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어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가 안고 있는 '함정'에 빠져 현실에 안주하거나, 자만하는 것이 가장 위험합니다. 과거의 명성에 기대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는 생각은 큰 오산입니다. 지금도 객관적으로 볼 때 KAIST, 포항공대, 서울대에 비해 부족한 점이 많고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등과도 절대적으로 비교우위에 있지 않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한마디로 '풍요속의 빈곤'입니다." 교수이기 이전에 동문 선배로서 어 교수는 자신의 제자들이 대학원을 진학하려할 때 굳이 우리 대학에 남으라고 권유하기 힘들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과연 '국내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애정이 없어서가 아니다. 현실적으로 더 많은 학문적 성취를 담보해줄 수 없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안식년 제도나 SCI급 논문게재 장려금제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어 교수의 표정에서는 어떤 절박함 같은 것이 느껴졌다. '대학의 경쟁력은 곧 교수의 경쟁력'이라고 믿고 있는 어 교수는 지금이라도 우리 대학이 우수한 교수를 더 많은 연봉을 줘서라도 데려와야한다고 주장했다. '현실에 안주하려는 순간 바로 경쟁에서 도태되어 2류로 전락한다'는 전자산업의 불문율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미적분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졸업시키는 현재의 공학교육은 또다른 의미에서 '문맹자'를 양산하고 있는 것이라며 씁쓸해하는 어 교수는 설혹 학점이 '짠' 자신의 수업이 폐강된다고 할지라도 원칙을 꺾지는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프로젝트 등에 연연하지 않고 계속 한 우물을 파 회로설계분야에서 학계와 업계 모두의 인정을 받는 '전문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면 꿈이라는 어 교수는 senior member 승격의 기쁨도 잠시 이제 member가 아닌 senior member로 기재될 논문을 쓰기 위해 늦은 밤까지 연구실을 밝혀야할지도 모른다. 이세형 학생기자 sehyung@ihanyang.ac.kr 어영선 교수 약력 및 경력 어영선 교수는 1983년 우리 대학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85년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93년 University of Florida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통신 R&D 센터(86-88), Applied Micro Circuits Corporation(93-94), LSI Logic R&D Center(94-95)에서 근무한바 있으며 95년부터 안산캠퍼스 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IEEE 학회지 등 국외 저널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국내 30여편의 논문이 있다.

2002-04 22

[교수]`공학, 이제 부분에서 전체로` 조효남 교수

통합패러다임 통해 '부분과 전체' 조화ㆍ통일 강조 과거 안주하는 대학 공학교육 혁신적 변화 필요 체르노빌 원전 가스유출, 챌린저호 공중폭발,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의 붕괴...수많은 인명피해를 내며 많은 사람들을 경악시켰던 대형 참사들이다. 인간이 원자력 발전소와 우주왕복선, 교량과 백화점을 만든 것은 모두 삶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어째서 이런 일들이 발생하는 것일까? 조효남(공학대·건설교통공학) 교수는 최근 발간된 계간 〈과학사상〉2002년 봄호에 게재된 '공학에서 부분과 전체 : 윌버의 통합패러다임에 따라'에서 이러한 사고들이 발생한데 대해 "현대의 공학기술이 20세기 산업사회의 무한경쟁속에 급격하게 발전했지만 기술발전에 비해 인간의 의식과 윤리가 뒤따르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공학인들이 '부분'에만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전체'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공학인들의 의식 변용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조 교수를 만나 현대 공학기술과 공학인, 대학 공학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점과 그 개선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현대 공학기술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단순히 기술철학이나 기술윤리적인 측면보다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 진단과 문제 해결방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셨는데 저는 아직 공학인들이 뉴턴과 데카르트적 사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원자론적, 기계론적, 환원론적 사고가 팽배합니다. "'부분'이 모이면 '전체'가 된다"는 식의 환원론은 20세기 신물리학에 의해 극복되었는데도 말입니다. 예를 들어 공학인들은 도로를 하나 놓더라도 단순히 자신이 맡은 부분만 해결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알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환경과 안전문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마련이지요. 비행기 사고가 왜 자주 일어납니까? 각각의 항공기술은 발전했지만 이러한 기술들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며 빚어내는 안전문제 즉 안전공학을 소홀히 했기 때문입니다. '부분'과 '전체'가 통합되지 않는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현재의 공학기술이 안고 있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철학과 윤리적인 측면과 함께 보다 근본적으로 '부분과 전체'의 조화와 통일을 지향해야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기업주와 관료의 도덕성, 윤리·책임의식의 해이가 공학인, 기술자들에게도 파급되어 부조리와 부실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시면서 기술주체와 국민의 의식 변용을 강조하셨는데 우리나라의 공학기술자들은 기술윤리나 도덕적 책임의식이 매우 희박하고, 환경·생태, 인명·인권, 사회문화적 파장을 고려할 수 있는 '전체'적 신기술의 노하우나 사회학, 철학, 윤리학, 문화예술에 대한 기본의식조차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부분과 전체'에 대한 가장 포괄적이고 심층적인 통합비전을 제시하는 사상가 켄 윌버는 〈모든 것의 이론〉이라는 책에서 인간 의식 발달의 역동적 나선도를 제시했습니다. 여기에는 모두 9단계의 의식수준이 있는데 윌버는 현재 우리 인간의 90%가 인간적 유대를 통해 내면의 자기와 타인을 동등시하는 수준인 6단계 녹색 단계의 이하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리 공학인들의 실존의식은 이러한 녹색 단계에도 미치지 못하는 3단계 적색 또는 5단계 오렌지색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이러한 의식 수준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과 제도의 보완 그리고 종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교육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정보화시대에 변화하는 환경속에서도 공학교육만은 일부 첨단 분야를 제외하고는 수십년전이나 지금이나 교과과정의 변화가 없다고 비판하셨는데 그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공학교육이 시대적 흐름에 맞게 변화하지 못하는 근본원인 중 하나는 대다수 교수들의 인식문제 때문입니다. 교수들이 자기의 전문분야 '밥그릇'에 집착하고, 자신에게 친숙한 고전적, 재래적인 공학기술만을 고수하려는 성향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자신이 모르는 새로운 분야인 신기술에 대해서는 교수 자신이 모른다고 해서 거부하거나 외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제 시대에 뒤떨어진 전통적 과목을 대폭 축소하고, 새로운 흐름에 맞는 신기술을 중심으로 과감하게 변화해야합니다. 무엇보다도 교수들이 먼저 변해야합니다. 자기 분야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현 시대가 요구하는 바람직한 공학교육을 모색해야합니다. 과거에 안주해서는 더 이상의 발전이 없습니다. 이러한 교수들의 변화는 학교 당국에서 제도적·물리적으로 유도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현장의 실무 전문가들이 포함된 교과과정 혁신위원회를 구성, 엄격한 심사와 평가를 통해 새로운 커리큘럼을 만들어내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요. 이러한 대학 공학교육의 문제점과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교수님이 속한 학부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계시는지요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전반에 대한 올바른 인식없이는 '전체'적인 시스템의 계획과 설계·분석, 제작가설, 유지·운영 자체가 불가능한 기술환경으로 변했는데도 아직도 학생들에게 인문사회분야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바꿔나가기 위해 우선 학생들에게 교양서적을 추천, 독후감을 써내게도 하고, 사회학·경영관리·철학 등을 필수과목화하는 것도 검토중입니다. 또한 학생들의 의식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특별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일부 학생들만 이러한 흐름에 관심을 보이고, 대다수의 학생들은 여전히 절실하게 느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교양강의식으로 진행해온 프로그램을 보다 구체적이고, 정례화된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최근의 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해 조 교수는 "의식 부족 등 기술자 스스로 자초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기술자를 경시하는 사회환경과 시스템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면서 "21세기는 모든 분야에서 고도의 하이테크 노하우를 가진 과학자, 공학기술인, 전문가들이 주도하는 시대가 될 것"이므로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복 두루마기를 걸친 구조공학자. 언뜻 어울릴 것 같지 않아 보이지만 그것은 조 교수가 말하는 철학(사상)과 기술의 만남, 부분과 전체의 조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용석 학생기자 antacamp@ihanyang.ac.kr

2002-04 15

[교수]`화학은 NT 비롯한 차세대 첨단기술의 기반`

화학물질 이용한 최첨단 정보소재 개발 "화학은 NT 비롯한 차세대 첨담기술의 기반" 화학과 김낙중 교수 코를 찌르는 약품 냄새가 가득한 실험실에는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여러 명 서있다. 커다란 실험용 테이블 위에는 여러 가지 색깔의 액체와 가루들이 들어있는 비커와 시험관들이 가득히 놓여 있고, 연구원들의 손에는 깨알같은 크기로 각종 기호와 공식 그리고 숫자가 잔득 적혀있는 보고서가 들려져 있다. '화학'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위의 장면과 비슷하게 답할 것이다. 화학을 전문으로 공부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있어 화학은 위의 실험실 모습처럼 막연한 이미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이 현실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화학이란 학문에 대해 일반인들은 외워야 할 기호와 공식이 많아서 어렵고, 복잡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정보산업의 기본인 유기광전자재료 연구 자연대 화학과의 김낙중 교수는 이러한 '전통적인' 개념의 화학과는 상당히 다른 '유기광전자재료'라는 '최첨단' 화학 분야를 연구하는 화학자이다. 새로운 개념의 분야인 만큼 김 교수의 실험실은 앞에서 설명한 모습의 '전통적인' 모습의 실험실과는 확연히 구별된다. 김 교수의 실험실의 주인공은 비커와 시험관이 아닌, 정보처리 및 정보전송에 쓰이는 각종 소재와 이것의 처리 형태와 속도를 알아보는 데 필요한 실험기구들이다. 실험실의 모습만을 생각한다면 김 교수의 실험실은 화학보다는 물리학이나 전자공학 혹은 재료공학 쪽에 훨씬 더 가까워 보인다. 유기광전자재료는 정보산업의 기본이 되는 정보소재들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연구를 하는 분야이다. 구체적으로는 화학물질을 이용해 정보처리 양, 속도, 정확성 등이 뛰어난 소재들을 개발해 정보처리 방법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닦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분야이다. "일반적인 화학 분야들과는 상당히 다른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이론적립과 현상규명에서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소재를 만들어 낸다는 데 특징이 있는 분야가 유기광전자재료 분야입니다. 아시다시피 정보화 사회의 발전에 있어 핵심 중 하나는 얼마나 우수한 정보처리 기술을 가지고 있느냐 입니다. 유기광전자재료는 바로 이러한 정보처리 기술의 진보를 선도하는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 교수는 20세기의 정보화는 반도체 물질을 바탕으로 발전해 왔지만, 21세기의 정보화는 유기화학 물질을 중심으로 정보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전자를 이용한 정보처리량과 정보처리 속도는 이제 한계점에 도달했기 때문에, 유기화학, 구체적으로는 빛과 같은 것을 이용해서 정보처리량이나 정보처리 속도를 개선하려고 하는 연구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 역시 과학기술부가 주관하고 있는 국책과제인 '창의적 연구진흥사업'을 통해 이와 관련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미래 첨단 과학기술의 기반이 될 '화학' 김 교수는 화학을 자연과학의 중심이라고 믿고 있다. 다시 말해, 화학은 모든 자연과학 및 공학의 기반이라는 것이 김 교수의 평소 지론이다. 자연현상을 관찰하고 그 원리를 이해하는 데 가장 좋은 학문이 바로 화학이며 화학을 이해하면 자연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화학은 기초와 응용 둘 모두를 넘나들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조만간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김 교수는 확신감에 찬 어조로 설명했다. 현재의 과학기술 경향을 볼 때 김 교수의 이러한 주장은 타당해 보인다. 왜냐하면 차세대 첨단 과학기술 산업이 화학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첨단 기술의 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NT(Nano Technology)의 경우도 그 기초는 화학에 있다. 또한 NT는 그 자체로도 하나의 첨단 기술이지만, IT, BT, ET 등과 같은 다른 첨단 기술의 기반이 되는 기술이기도 하다. 바꾸어 말하면, 미래의 고부가가치 산업 중 화학을 배제하고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현실이 이러한데도 화학을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3D 학문'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물론 오래된 학문이고 워낙 넓은 영역을 갖춘 학문이다 보니 공부할 게 엄청나게 많죠. 하지만, 중심이 되는 학문의 위상에 걸맞게 매력도 있고, 자신이 개척할 수 있는 부분도 많은 분야가 바로 화학입니다. 좋은 면을 봐야 합니다." "연구하는 것만큼 가르치는 게 좋다" 김 교수는 2000년 3월 본교 교수로 임용되기 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국책 과학기술 연구기관인 KIST에서 활동했다. KIST는 그 명성에 걸맞게 국내에서 가장 우수한 수준의 연구여건을 갖추고 있는 기관 중 하나로 꼽힌다. 따라서 최첨단 분야와 관련된 연구에 전념하고 있는 김 교수에게 KIST만큼 이상적인 곳도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김 교수가 KIST 생활을 포기하고 본교로 자리를 옮긴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교육에 대한 열정 때문입니다. 연구에서도 큰 기쁨과 보람을 찾았고, 지금도 찾고 있지만 제가 아는 것을 후학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에서 더 큰 보람과 기쁨을 얻고 있습니다. 학자에게는 자신의 지식을 후학들에게 전수하는 것도 연구하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는 어느 정도의 차별화는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교수마다 연구와 교육 중 중심분야를 선정해 하나에 보다 주력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외국 대학의 교수들에 비해 우리나라 대학 교수들은 강의와 연구 모두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분산시켜야 하는 경향이 많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김 교수는 최근 언론에 보도된 각 대학별 SCI 논문 게재수 같은 것을 토대로 연구력을 측정하고, 자율적인 경쟁을 유도하는 것도 나름대로 괜찮은 방안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단순한 총 게재수를 가지고 평가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고, 각 세부 분야별로 얼마나 많은 논문들이 발표됐으며 인용됐는지를 알아보는 게 가장 바람직한 연구력 증진 방법이라고 덧붙혔다. "하고 싶은 사람이 해야 한다" 김 교수가 화학, 더 나아가서는 과학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믿음 중 하나는 '좋아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말할 것도 없이, 과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자발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것이다. 무슨 무슨 기술을 개발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기 때문에 연구를 한다는 식의 생각을 가진 사람과 연구 그 자체에서 흥미와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은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게 김 교수의 생각이다. 이런 김 교수가 바라는 것 중 하나는 과학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큰 어려움 없이 연구를 꾸준히 할 수 있고, 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는 사회환경이다. 그는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되지 않았다며 안타까워했다. 과학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가진 우수 인력들이 기쁜 마음으로 연구에 임할 수 있고,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회. 바로 김 교수가 그리는 이상적인, 그러나 꼭 현실로 우리에게 다가와야 할 세상이다. 이세형 학생기자 sehyung@ihanyang.ac.kr 김낙중 교수는 누구? 김낙중 교수는 1973년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983년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3년부터 2000년까지 KIST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했으며 2000년 3월부터 본교 화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한국대한화학회 상임편집위원, 한국고분자학회 분자전자부문위원회 회장, 한일공동포럼 조직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국내 17편, 국외 54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2002-04 15

[학생]`꼴찌에게 희망을` 교육과 문승호 군

미국 교육제도 장단점 파악 위해 교환학생 지원 교육과정개발ㆍ평가개선 등 '희망의 교육학' 할 터 지난 해 인터넷 검색엔진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 중 하나가 '엽기'였다는 한 신문사의 보도가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서 그리고 대학에서 지난 몇 년간 가장 빈번하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단어는 무엇일까? 아마도 세계화, 국제화, 정보화가 아닐까 싶다. '지구촌'이라는 말은 이미 촌스러운 표현일 됐을 정도로 세계화, 국제화는 하나의 당위성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대학에서도 국제적 감각을 갖춘 유능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세계 유수 대학과 자매결연을 맺고 매년 25명 정도의 교환학생들을 외국으로 보내고 있다. "미국 땅에서 열심히 생활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한 땀방울이 하나의 결정체로 맺어져서 더할 나위 없이 기쁩니다. 한양대는 제가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영양분을 제공해 주는 밑거름입니다.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써 주시는 총장님께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얼마 전 총장실에 우리 대학 교환학생이 파견 대학에서 최우수학생으로 선발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Pittsburg State University(이하 PSU)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는 문승호(사범대·교육 4) 군이 PSU 설립자의 건학정신을 기리고 이를 모범적으로 이어가는 교수와 학생들에게 주는 표창에서 영예의 최우수학생(Golden Gorilla Award)으로 뽑힌 것이다. 문 군은 자신에게 보다 넓은 세상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학교 측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김종량 총장 앞으로 장문의 편지를 보냈다. 교육현장 경험으로 미국 교육제도 이해 현지 학생들도 받기 힘든 이 상을 받은 데는 문 군의 학교 생활을 조금만 유심히 살펴보아도 금방 수긍이 간다. 문 군이 교환학생으로서 미국에 발을 디뎠을 때 공부 다음으로 중점을 두었던 것이 공교육기관을 이용한 미국 교육에 대한 이해와 다양한 동아리와 학회활동을 통한 풍부한 경험 쌓기였다. 그는 Pittsburg 중학교 실습을 시작으로 인근 고등학교에서 주당 8시간 씩 특수교육 보육교사를 맡아 미국 교육현장을 직접 체험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이민 온 특수교육 대상 고등학생을 위한 학습지도 등을 통해 전공인 교육학에 대한 감각을 익히고 미국 공교육 시스템을 입체적으로 익힐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문 군은 양로원 방문, 빈민 돕기 자금마련 바자회 등의 봉사활동과 한인 학생회 활동, 각종 학회 활동에도 의욕적으로 참여했다. 문 군이 교환학생으로 미국 땅을 밟은 것은 그의 교육학에 대한 애정이 크게 작용했다. 우리나라 교육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국의 교육제도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있어야 교육현실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이 생긴다는 것이 문 군의 인식이다. 또한 최신 이론을 우리 현실에 맞게 토착화시킬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재목이 되고 싶다는 희망도 그를 미국 땅으로 이끌게 했다. 그는 이곳에서 교육학 개론, 교육과정 및 평가 연구, 다중지능 세미나, 특수교육 개론, 가족치료, 영어작문 등을 공부하고 있다. "미국 대학에 대해 받은 인상 중 하나는 학문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입니다. 한가지 주제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를 가진 많은 교수진이 분포되어 있어서 서로의 이론에 대해 논박하고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지요. 이러한 가운데 학문적인 발전이 이루어진다고 봅니다. 또한 방대한 간행물과 전자 도서관을 통해 많은 자료를 찾아볼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 중 하나입니다. 또한 지도교수가 학기초에 학생들의 강의 시간표 작성에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모습이 부러웠습니다. 취업상담소에서 학생신상 기록부를 작성하고 많은 취업박람회를 제공하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적극적 동아리·학회 활동으로 높은 평가 받아 문 군이 말하는 미국 대학교육의 장점에 대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다양한 목소리를 품고 있다는 것이다. 풍부한 학습자료나 적극적인 취업상담소 운영은 우리 대학에서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분야이다. 그렇다고 미국 학생들을 마냥 부러워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환경이 주어진 것과는 대조적으로 그만큼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유학생들이 미국 학생들 보다 성적이 좋다고 지적한다. "적극적으로 자신을 개방해야만 낯선 이국 땅에서의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습니다. 교환학생에게 열려있지 않은 교생실습 과목을 개설해 달라고 학과장을 찾아가고 수업 중에 발표를 한 번이라도 더 하려고 애썼다. 또 한국인 유학생이 전혀 없는 동아리에 가입하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제가 최우수학생으로 선정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적극적인 참여와 활동이 크게 작용했다고 봅니다." 그가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도서관에만 생활하거나 외국인과의 접촉을 단절한 채 한국인들하고만 어울리는 학생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환학생을 처음 시작하는 학생들은 1년이라는 짧은 시간을 최대한 압축적으로 쓰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해야한다고 말한다. "꼴찌·학습 부진아에게 희망 주는 교육자 되겠다" 자신이 몸담고 있던 곳에서 떨어져 있으면 그 공간의 현실이 객관적으로 잘 보이기 마련이다. 그가 바라본 우리 대학의 현실은 세계 무대에 더욱 더 잘 알릴 수 있는 시스템이 아직은 미흡하다는 것이다. 국제적인 환경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정확하고 상세한 학교소개가 필수라는 지적이다. 우리 대학이 세계의 새로운 조류에 뒤쳐지지 않고 열심히 전진해나가는 것을 큰 장점으로 생각한다는 문 군은 영문홈페이지가 보다 탄탄하게 구축되고, 우리 대학 교수와 학생의 영문번역 논문이 더욱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개선해야할 부분도 많이 있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는 분야가 교육분야입니다.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의 관심이 집중되어있는 만큼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도 많다고 봅니다. 한국 교육 현실의 문제점에 접근하는 방법이 다양하겠지만, 저로서는 교육과정개발과 교육평가개선을 통해 교육 문제 해결에 다가가고 싶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끔 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학생들이 지닌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교육평가법 개발에 앞장설 것입니다. 아울러 꼴찌, 학습 부진아에게 희망을 주는 교육학을 하고 싶습니다." 문 군이 밝히는 교육학도로서의 포부이다. 미국 교육제도를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현실이 안타까워 직접 미국 교육을 파헤치고 그러한 가운데 가장 한국적인 교육상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그가 받은 최우수학생 표창보다 훨씬 빛나고 아름다울 것이다. 비록 1년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그곳에서 온몸으로 배우고 익힌 지식이 척박한 우리나라 교육의 토양을 비옥하게 할 거름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서용석 학생기자 antacamp@ihanyang.ac.kr

2002-04 15

[동문]국제현상설계대회 2위 입상한 전경환 동문

'정보와 생활의 중첩' 주제로 베를린 인포럼 빌딩 설계 "건축물에 새로운 해석과 의미 부여하는 건축가 되겠다" 흰 도면의 설계는 지상의 빌딩을 꿈꾼다. 건물은 사무실, 상가, 주택 등으로 건축되어 사람들의 생활공간이 된다. 도면 위의 건축가는 지상 위에서 사람들의 공간을 나누고, 형성하고, 재구성한다. 건축분야에서 컴퓨터 활용에 관한 정보교류와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ACADIA(Association For Computer Aided Design In Architecture) 주최로 지난 해 11월 28일에 열린 '국제 현상설계대회(International Design Competition)'에서 건축디자인대학원 전경환(3기) 군이 2위에 입상했다. 총 150작품이 출품되어 경합을 벌인 이번 대회에서 입상한 전경환 동문을 만나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보았다. 수상소감은 국제 대회에 출품한 것은 처음이다. 지도를 맡으신 노승범 교수님도 외국인들의 실력도 알아볼 겸 배우는 자세로 임하라고 조언해주셨고 나의 생각도 같았다. 똑같은 부지에서 똑같은 용도의 건물을 놓고 얼마나 다르게 생각하는지 비교해보고 싶었다. 공부하는 자세로 출품하였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 국제 현상설계대회는 어떤 대회인가 설계할 건물의 부지는 옛 베를린 장벽이 있는 곳으로 각종 대사관, 금융권 건물이 있는 의미가 깊은 장소였다. 작업은 미국 대사관 자리에 베를린 인포럼 빌딩을 설계하는 것이었다. 보통 도면에 설계하고 그것을 모형으로 만드는 대신, 이 대회에는 홈페이지로 모형을 제출해야 했다. 따라서 그래픽 등에 능숙해야 하고, 팀이 아닌 개인작품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힘든 작업이었다. 참가자들도 교차심사를 통해 심사위원으로 참가해 다른 팀의 점수를 매기기도 했다. 출품한 작품의 특징은 어떤 것이었나 '정보'를 주축으로 하는 건물이라는 것을 부각시켰다. 정보는 시간과 장소를 초월하여 공유되는 것이다. 따라서 외벽을 유리로 하고 천장도 역시 유리면적을 넓게 하여 투명성을 강조했다. 투명한 유리를 통해 외부에서 건물을 바라볼 때 내부 공간 내에서의 생활을 알 수 있다. 건물 안에서도 스크린 월(Screen Wall)을 통해 겹겹이 싸인 정보망을 표현했으며, 그러한 구조 속에 사람들의 행위는 중간에서 이루어진다. 이번 작품의 주제는 정보의 중첩, 생활의 중첩, 시각적인 중첩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어떤 건축가가 되고 싶은가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작품기간의 1/3은 밤을 새면서 고생했다. 그만큼 고된 작업이다. 특히 우리나라 건축계는 다소 보수적이어서 새로운 기법을 시도하면 그 만큼의 반응이 나오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일반화된 것보다는 늘 새로운 것을 뒤쫓고 싶다. 일본의 센다이 미디어센터는 벽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깨면서 직선의 기둥을 그물처럼 형성시켰다. 들어가면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느낌이 새롭다. 나의 건축은 실용미를 가지면서 같은 기둥과 벽이라도 구조적으로 새로운 해석, 의미를 부여하는 그런 정신을 갖고 싶다. 프랑스에서 열리는 또다른 국제대회를 준비하는 전 군의 얼굴에는 피곤함이 역력했다. 하지만 어두운 스튜디오 안에서 외롭게 도면을 비추던 스탠드 불빛이 환해 보였다. 젊은 건축가의 꿈을 비추기 때문일까. 이승연 학생기자 skyzoa@i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