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42건
뉴스 리스트
게시판 리스트 컨텐츠
2017-12 13

[일반]당신의 자취생활, 안녕하신가요

통학을 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과 방대한 이동거리 탓에 학생들은 원룸과 하숙집이 밀집한 행당동과 사근동에 새 둥지를 튼다. 하지만 익숙한 보금자리를 떠나 시작하는 혼자만의 생활이 안전하지만은 않다. 비좁은 골목과 어두운 조명, 그리고 눈에 띄지 않는 CCTV는 자취생들의 보행과 생활에 불편함을 안겨줬다. 이번 기사에서는 한양대 학생들의 달갑지 않은 '자취 경험담'과 함께, 최근 성동구에서 시행한 ‘사근동 안전마을’에 대해 살펴본다. '사소하지 않은' 것들 한양대 병원 입구로 들어가기 전, 파출소를 왼쪽으로 끼고 사근동길을 따라 쭉 걸어가면 오래된 단독주택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사근동이 나온다. 길 옆에 간간히 놓여진 노란 불빛만이 길을 비춘다. 어둡고 인적 드문 귀갓길, 자취생들은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사소하지 않았던 경험담을 나눴다. ▲대부분의 한양대 자취생들이 거주하는 사근동과 행당동에는 하숙집과 원룸들이 밀집해 있다. 생활범죄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항상 있기 때문에 치안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근동 원룸에 거주중인 여학생 ㄱ 씨는 정체 모를 남자가 따라와서 무서웠던 순간이 많았다. “초면인데 저를 따라와서 말을 거는 사람이 있었어요. 그중엔 외국인도 있었죠. 한 번은 집에 들어가려는데, 뒤를 따라와서는 ‘오늘 혼자다. 자기 집 가서 같이 자자’라고 말했던 분도 계셨어요.” ㄱ 씨는 비좁은 골목 안까지 CCTV가 설치돼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처음에는 건물 안으로 도망갔고, 두 번째로 미행을 당했을 때는 같은 건물에 사는 분을 카톡으로 불러서 같이 들어갔어요.” 어둡고 음침해 보이는 기운 때문에 ‘할렘가’라는 별명을 얻은 한양대역 4번 출구 인근 살곶이길도 예외는 아니다. 이곳에서 자취를 했던 남학생 ㄴ 씨 또한 치안 관련 문제를 겪었다. “제 집 문을 누가 계속 두들기면서 열려고 했던 적이 있어요. 그 이후에도 문을 열려고 하면서 지나간 적도 몇 번 있었고요.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종교단체에 소속된 분께서 문을 두드리셨어요.” ㄴ 씨가 경험한 것처럼, 광고와 전도의 성격을 띠는 불청객들은 학생들이 많이 거주하는 하숙집과 원룸들을 찾아간다. ▲한양대역 4번 출구 인근 살곶이길의 모습. 적은 수의 가로등이 띄엄띄엄 있다. 여학생 ㄷ 씨는 스토킹을 목격하기도 했다. ㄷ 씨가 속해 있는 학과의 여학우 두 명은 사근동 인근에서 외국인에게 스토킹을 당했다. “최근에는 집까지 찾아와서 노크하고 ‘네 친구다, 문 열어달라, 같이 놀자’고 말했더라고요.” 지속적인 스토킹에 경찰을 불러보고 직접 파출소를 찾아갔지만, ‘밤 늦게 돌아다니지 말라’라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ㄷ 씨가 말했다. 이처럼 명백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사소하게’ 치부되는 잠재적 범죄들 때문에 자취생들은 불안에 휩싸인다. 안전한 공동체를 위하여 최근 성동구는 1인 가구가 대부분인 사근동과 같이 범죄에 취약한 주택밀집지역에 범죄예방디자인(CPTED: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 Design)을 적용해 ‘안전마을’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성동구청의 추민정(도시계획과) 씨는 “범죄예방디자인을 통해 사각지대 개선과 사적 공간 분리, 그리고 자율적 감시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고 말했다. 주로 야간 보행에 대한 두려움과 야간 고성방가와 같은 민원이 많이 들어왔었기 때문에 이러한 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시설들을 마련했다. 먼저 사근동 입구 쪽에는 미로 같은 골목을 미리 알고 살펴갈 수 있도록 ‘안전지도’를 비치했다. 사근동에 거주하는 한양대 외국인 학생들을 위해 영어와 중국어로 된 지도 또한 찾아볼 수 있다. 또한, 막다른 골목이 많은 점을 고려해 ‘막다른 길’ 표지판을 걸어놓기도 했다. 어두워지는 야간에는 길을 잘 찾아갈 수 있게끔 가로등에 ‘고보조명(빛으로 문자나 그림을 쏘아 바닥에 정보를 전달하는 조명)’이 설치 됐다. 전체적으로 조도개선이 돼 밤에 다니기 안전한 골목길로 재탄생했다. ▲사근동 입구에 놓여진 ‘안전지도’. 복잡한 골목을 크게 그려놓아 한 눈에 알아보기 쉽다. 지도 옆에는 사근동 일대에 설치된 다양한 안전시설들에 대한 소개를 찾아볼 수 있다. ▲막다른 길이 굉장히 많은 사근동에서 길을 잃기 쉽다. ‘안전마을’ 사업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막다른 길 입구에 표시해뒀다. 만에 하나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전봇대에 표시된 ‘위치번호’는 긴급상황 발생시 자신의 위치를 더욱 쉽게 확인하게끔 하고, 비상벨을 통해 성동경찰에 응급 상황을 바로 알릴 수 있다. 야간 통행이 많은 곳에 위치한 24시간 편의점은 위급할 때 대피하고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안심지킴이집’으로 거듭났다. 사각지대의 감시도 강화됐다. 빌라와 같은 소규모 공동주택의 공동현관문에는 비밀번호를 엿보는 행위를 방지하고자 반사시트가 붙여졌다. 학생들이 지적했던 CCTV의 부족 문제는 시인성(visibility)이 높은 색상의 CCTV의 설치로 어느 정도 해소됐다. 현재 사근동 2길에서 12길까지의 CCTV 수는 8개다. 한양지구대에서도 24시간 순찰을 돌고 있는 상황이다. ▲’안전지도’는 마을 입구 뿐만 아니라, 골목 안까지 구석구석 배치됐다. (출처: 성동구청 추민정 씨) 치안문제, 항상 눈 뜨고 귀 열어야 어두침침했던 사근동은 밝은 불빛으로 환하게 변했지만, 모든 범죄가 예방된다는 보장은 없다. 매일 사근동 일대에 순찰을 도는 한양지구대에서는 적극적인 신고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의심되는 행동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신고하자. ‘별 일 없겠지’라 생각하고 신고를 하지 않는다면, 미래에는 더 큰 범죄로 번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조성된 ‘안전마을’이 안전한 귀갓길과 등굣길을 보장해주지 못한다면, 성동구청에서 지원해주는 ‘성동안심귀가’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앱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이 서비스는 안심 귀가 요청시, CCTV 관제센터에서 사용자 위치정보를 이용해 목적지까지의 동선을 모니터링 해준다. 자취를 하는 학생이라면, 눈여겨볼 서비스다. 글/ 유혜정 기자 haejy95@hanyang.ac.kr 사진/ 최민주 기자 lovelymin12@hanyang.ac.kr

2017-12 05

[학술][이달의 연구자] 김용희 교수(생명공학과)

세계보건기구(WHO, World Health Organization)에서는 30이상의 신체질량지수(BMI)를 기록한 사람을 비만으로 정의한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부족으로 인해, 이 수치를 넘어서는 인구가 세계적으로 증가했다. 비만이라는 질병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지방흡입과 같은 치료방법들이 생겨났지만, 우리 몸에서 이로운 역할을 하는 세포도 죽이기 때문에 많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김용희 교수(생명공학과)와 송윤성, 용석범 (이하 생명공학과 박사과정) 씨가 안전한 ‘유전자 치료’로 비만과 그로부터 파생되는 대사질환을 예방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대사질환의 원인, 염증 이번 연구의 핵심은 바로 비만과 ‘염증’의 상관관계에 있다. 지방조직에 과도하게 지방이 축적 되면 단순히 비만이라는 질병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주변으로 지방이 빠져나가면서, 세포들이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우리 몸의 당단백질인 시토카인이 방출되면서 전신으로 흘러가고, 다른 세포들을 자극한다. 결과적으로 혈액 속 포도당을 세포 속으로 넣어주는 인슐린에 대한 몸의 반응이 둔해진다. 포도당 생성이 불안정해지고, 혈당 수치를 높이는 ‘인슐린 저항성’은 곧 제2형 당뇨병으로 이어진다. ‘유전자치료’를 목표로 하는 연구의 가설은 ‘지방조직의 대식세포에 항염증 유전자를 전달하면,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할 수 있다’로 세워졌다. 신경계를 건드려 신경을 감퇴시키고 심장에 불안감을 일으키는 기존의 식욕억제제와 지방흡입 같은 비만치료제와는 달리, 이번 연구는 부작용을 최소화 시키기 위해 신경계를 건드리지 않았다. 김 교수는 “우리 몸의 에너지원이 되는 갈색지방세포를 살리고, 지방 축적의 원인이 되는 백색지방세포를 죽여야 한다”며 “하지만 지방흡입은 갈색지방세포를 죽이기 때문에 한계점이 많다”고 말했다. 약 2년 동안 진행된 세포실험과 동물실험 후, 김 교수는 항염증 유전자에 의해 체내 인슐린 저항성과 지방율이 개선되는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 ▲비만은 식이요법과 적당한 운동으로 예방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서 만성화가 되면 고혈압과 당뇨로 진행되기 때문에 미리 염증을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 김용희 교수(생명공학과)의 의견이다. ‘전달체’의 발견 기존에도 염증과 그에 대한 예방법을 다룬 논문들은 많았지만, 김 교수는 ‘어떻게 특정한 부위의 염증을 억제할 것인가’에 초점을 뒀다. “혈관에 항염증 유전자를 넣으면 전신에 다 퍼지기 때문에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따라서 안전하게 혈중에 오래 남아있어야 하고, 남아있다가 비만 조직으로 이어지는 혈관으로 이행돼야 하죠.” 유전자를 선택적으로 보내는 방법을 찾은 것이 이번 연구 과정의 관건이다. 발견한 ‘전달시스템’은 비만뿐만 아니라, 염증으로 인해 생기는 다른 질병치료에도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전달시스템은 어떤 원리로 작용할까. 유전자치료는 치료유전자, 즉 항염증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세포 안으로 넣어 유전자의 발현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치료가 바로 이뤄는 것은 아니다. 몸 안의 세포와 유전자 둘 다 음극을 띠기 때문에 반발이 일어나 유전자가 세포 안으로 들어가기가 힘들어진다. 유전자를 넣기 위해 곧 필요한 것이 양이온 성질의 전달체다. 펩타이드 계열의 전달체 ATS-9R은 내장지방으로 가는 펩타이드 서열과 세포내로 들어가게 해주는 아홉개의 아르기닌(9R)으로 이루어져있다. ATS(adipose tissue targeting sequence)는 펩타이드 서열로서, 내장지방으로 가게끔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결국에는 유전자는 세포 안에서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순환작용을 한다. ▲차트들은 모두 당단백질 시토카인의 수치를 나타낸다. 펩타이드 전달체에 의해 제2형 당뇨병의 원인이 되는 시토카인의 수치가 대체적으로 줄었다. (출처: 김용희 교수) 응용과 협력, 연구의 중심 요소들 ‘비만’이라는 구체적이지만, 많은 이들이 겪고 있는 질환을 연구주제로 선택한 김 교수는 연구를 할 때는 큰 시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환자군이 많은 분야, 특히 기존의 치료시스템이 없거나 발전이 필요한 주요 질환을 연구해야 해요. 원래의 치료시스템이 많은 문제점들을 내재하고 있다면, 왜 그러한 부작용이 일어났는지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죠.” 그는 ‘전달시스템’이라는 중대한 발견을 했기 때문에 여러 질환으로도 추가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 거라고 전망했다. 이어서, 김 교수는 연구에 있어 협력과 상용화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저는 생명공학과의 응용개발단계에서 연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연구개발의 주제가 임상에 쓰일 수 있도록 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기초연구여도 안 되고, 너무 상업적이면 안 되죠. 또한, 혼자서 연구를 하는 것은 편협한 연구 방법이에요. 결국엔 기초연구와 응용개발연구를 병행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당뇨병, 그리고 비만에 의해 생기는 염증에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될 수 있는 이번 연구는 신약 개발 쪽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상용화에 있어 하나의 과정을 거쳐가고 있는 김 교수. 그는 이 기술을 통해 선천적, 후천적 고도비만이 해결되길 바란다. 글/유혜정 기자 haejy95@hanyang.ac.kr 사진/강초현 기자 guschrkd@hanyang.ac.kr

2017-11 30

[일반]모두에게 평등한 등굣길을 위해

애지문을 빠져나와 각 단과대학 건물까지 가는 길은 높고, 가파르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캠퍼스 내에서 이동하는 장애인 학생들은 수많은 계단을 피해 목적지에 이른다. 건물 내부에 엘리베이터나 휠체어 리프트가 없을 경우엔 접근이 아예 어려워진다. 게다가, 최근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불법주차를 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와 장애학생인권위원회가 힘을 합쳐 ‘장애학생이동권 모니터링’을 실시하게 됐다. 장애인 학생의 이동권, 얼마나 보장받고 있을까. 아직은 부족한 장애인 학생의 ‘이동권’ 현재 서울캠퍼스에 재학 중인 장애인 학생 수는 53명. 그중에서도 거동이 불편한 학생들에게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은 '교내 이동' 문제다. 캠퍼스 지형상 경사가 심하고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은 낙후된 건물들이 있어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 학생들은 불편함을 겪을 수밖에 없다. 대표적으로, 학생회관과 한양플라자 건물에는 엘리베이터 설치가 시급한 상황. 학생회관의 보건실과 학생처, 그리고 양성평등 센터에 접근을 못할뿐더러, 한양플라자 4, 5층의 동아리방에도 올라가지 못한다. 장애학생인권위원회 위원장 이탄(경영학부 2) 씨는 “현재 장애인 학생들은 학생식당이 위치한 한양플라자의 1층과 3층만 이용할 수 있다”며 “동아리 방에 가지 못해 자신이 하고 싶은 동아리를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강의실은 어떨까. 많은 인원의 학생을 수용하는 계단강의실 같은 경우, 휠체어가 올라갈 수 없다. 제2공학관 건물에는 대규모 강의실에 휠체어 리프트가 설치돼 있지만, 각도가 높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경영대학과 건축대학의 계단강의실도 같은 구조라서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는 게 이 씨의 의견이다. ▲백남학술정보관과 사범대학, 인문과학대학, 자연과학대학으로 올라가는 길. 매우 가파르기 때문에 장애인 학생들이 휠체어로 이동할 때 위험하다. ▲캠퍼스 내에선 가파른 길 대신에 계단이 놓여져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구 본관과 신 본관 사이에 놓여져 있는 이 계단은 핸드레일은 설치돼 있지만, 휠체어 리프트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건물 간 이동 또한 마찬가지다. 본관 앞에서 백남학술정보관과 사범대학, 인문대학, 그리고 자연과학대학까지의 경사가 가파르기 때문에, 장애인 학생들은 험한 경로를 건물 간 엘리베이터로 이동하거나, 교내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선발된 이동도우미의 도움으로 함께 움직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장애인 학생은 교내 이동에 대한 어려움을 드러냈다. "비나 눈이 많이 오는 날, 도로가 얼어버린 날에는 이동 자체가 힘들고 무서워요. 보통 건물 앞에 도착하면 이동도우미 학생이 제 가방을 들고 강의실로 먼저 들어가 자리를 맡아 줍니다. 그 시간 동안 저는 천천히, 조심히 강의실로 들어가죠" 이탄 씨에 따르면 현재 장애학생인권위원회에서는 학생회관과 한양플라자의 엘리베이터 증설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시설을 추가적으로 구축하는 것은 시간과 예산이 들기 때문에, 사소한 것부터 개선하고 있다. “최근에 인문대학에서 지하1층 편의점까지 가는 길에 휠체어 경사로를 설치한 것처럼, 자칫하면 지나칠 수 있는 부분에 힘쓰고 있습니다. 저희뿐만 아니라 비장애인 학생 분들도 관심을 가져 개선점을 하나하나 찾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주차권마저 침해 당하다 장애인 학생들의 이동권에 있어 가장 큰 골칫거리는 장애인 주차장 불법주차와 보행로에 불법 주차된 차량이다. 다음은 조왕근 부장(장애학생지원센터)의 설명. “대부분 건물마다 한 면의 장애인 주차구역이 설치돼 있습니다. 교내 장애인 주차구역은 총 68개면이 확보돼 있고요. 차로 통학하는 장애인 학생들이 전용 주차장을 이용해야 하는데, 불법주차 때문에 등굣길에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주차장과 더불어, 장애인 학생들이 차에서 내려 건물까지 어떻게 안전하게 이동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이동보행로는 노란색으로 표시돼 있는 상태다. 이 구역도 마찬가지로 주차금지 구역이지만, 비장애인들의 불법주차는 끊이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의 주차장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주차대수 규모가 50대 이상인 경우에는 2퍼센트부터 4퍼센트까지의 범위에 한해 장애인 전용주차구획을 설치해야 한다. 그리고 장애인 주차구역에 불법주차를 할 시,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한양대도 건물마다 한 면 이상씩 장애인 주차구역을 보유하고 있다. 이동보행로에 주차를 하면, 장애인 학생들은 건물로 들어가지 못하거나 이동 시간이 지연된다. 엄연히 그들의 이동권을 침해하는 행동이다. “누군가가 ‘20분에서 30분은 괜찮겠지’라 생각하고 주차를 하면, 장애인 학생들은 수업을 못 들어가서 전전긍긍합니다.” 조 부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정적인 조치는 끝난 상태라고 말했다. 장애인 주차장이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파란 도색도 다시 했고, 이동보행로에는 ‘주차금지’라고 표시를 해놨다. 조 부장은 "이제는 교내 구성원들 간 인식개선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말했다. 총학생회와 장애학생인권위원회는 불법주차를 타파하기 위해 모니터링 캠페인을 지난달 14일부터 실시하고 있다. 오로지 학생들의 제보로만 이루어지는 이 캠페인은 비장애인의 인식 재고와 장애 학생들의 주차권 보장을 목적으로 한다. 정해진 캠페인 기간은 따로 없이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주차장 옆에는 장애인 학생들이 편리하게 건물에 도달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이동경로가 노란색으로 표시 돼 있다. 이 구역 또한 주차금지이며, 모니터링의 대상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동권 침해 상황을 목격할 경우, 카카오톡 옐로우아이디 서비스에 ‘한양대학교 장애학생이동권모니터링’으로 검색한 다음 사진으로 제보하면 된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장애인 학생들의 이동에 방해물이 될 수 있는 무엇이든 제보대상이 될 수 있다. 다음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 이경은(국어국문학과 4)씨의 설명. “불법주차를 했을 경우에는 성동구청으로 바로 신고접수를 합니다. 차량이 아니라 자전거나 짐이 놓여져 있다면 학교 측에서 옮기는 식으로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인권, 모두의 과제 총학생회장 이 씨는 우리 모두가 감시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행 후 불법주차가 바로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장애인 학생들을 위해 설치된 공간인 만큼 모두의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장애인 주차장에 불법주차가 돼 있는 것을 목격한다면, 주저 말고 제보하자.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다니기 편한’ 학교는 결국 학교 구성원들이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장애인학생이동권 모니터링의 공식 포스터. 자동차뿐만 아니라, 오토바이, 자전거, 그리고 짐차 또한 제보 대상이 될 수 있다. 글, 사진/ 유혜정 기자 haejy95@hanyang.ac.kr 사진/ 강초현 기자 guschrkd@hanyang.ac.kr

2017-11 29

[기부]동문 기부로 새롭게 단장한 공간들

오랜 전 학교를 떠났지만, 여전히 많은 동문이 학교를 위해 아낌 없는 사랑을 베풀고 있다. 삼보건설 대표 박춘규 동문(토목공학과 60)은 건설환경공학과 학생들을 위한 첨단강의실을 기부했고, 크린토피아 대표 이범택 동문(섬유공학과 72)은 미래 예술인들을 위한 ‘크린토피아 한양예술극장’ 새 단장에 협조했다. 집중도 UP! 첨단강의실 ‘박춘규 첨단강의실’ 오픈식이 지난 10월 27일 한양대 재성토목관 1층 로비에서 열렸다. 박 동문의 전액 기부로 마련된 이 공간은 재성토목관 1층에 위치한 교수회의실과 실습실을 터서 76명 정도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계단식 강의실이다. 첨단강의실이란 이름답게 학생들의 학습 편의를 증진하기 위한 ‘첨단’ 기술을 강의실 내에 구축했다. ▲첨단강의실을 향하는 복도에 박춘규 동문(토목공학과 60)의 사진이 걸려있다. “강의실 앞과 옆에는 대형 화면이 놓여져 있어요. 천장에는 카메라가 위치해 있는데, 이 카메라로 촬영되는 교수님의 모습을 화면에서 쉽게 확인 할 수 있는 거죠. 이를 통해 학생들이 수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요.” 함지원 직원(WCD 건설환경공학과그룹)은 이 강의실이 해외 대학들의 강의실에 버금가는 곳이라고 말했다. ▲첨단 시설을 자랑하는 박춘규 첨단강의실은 대형강의실이 필요했던 건설환경공학과 학생들에게 또 하나의 배움의 장이 됐다. 한편, 박춘규 첨단강의실이 위치한 재성토목관은 올해로 준공 10주년을 맞았다. 재성토목관이 성호그룹의 창업자인 고(故) 송재성 동문(토목공학과 50)의 기부로 설립됐으니, 결국 박춘규 첨단강의실은 동문의 기부에 기부를 더해 탄생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재학생 이혜린(건설환경공학과 3) 씨는 “첨단강의실은 대형강의실이 부족했던 재성토목관의 수업환경을 개선해줬고, 새로 구비된 조명과 책상의자는 수업 집중에 도움을 준다”며 감사의 마음을 드러냈다. 예술인을 양성하는 곳, ‘크린토피아 한양예술극장’ 서울캠퍼스 올림픽체육관에 위치한 크린토피아 한양예술극장은 기존의 한양예술극장을 리모델링한 공간이다. 구 한양예술극장은 내, 외부에 노화가 진행돼 보완이 시급한 상태였다. 이 동문의 기부로 극장 무대, 객석, 백스테이지 공간, 분장실과 로비 등 전체적으로 개선이 이뤄졌다. 또한, 재학생 양이삭(연극영화학과 12)씨가 직접 창안하고 디자인한 극장의 커튼 모양과 색깔을 형상화한 디자인도 찾아볼 수 있다. ▲새 옷을 입고 단장된 ‘크린토피아 한양예술극장’의 모습이다. 커튼의 빨간색에 맞게 디자인 됐다. (출처: 조한준 교수) 다음은 공간에 대한 조한준 교수(연극영화학과)의 설명. “크린토피아 한양예술극장은 백남음악관과 더불어 한양대학교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공간입니다. 매년 약 6~8편의 연극과 뮤지컬 공연이 열리고, 관객도 일반 관객, 연극영화학과 지망생, 성동구민 등 다양한 계층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대외적으로도 상징성이 크죠.” 조 교수는 “한국 대학 극장 중 최고 하드웨어를 갖춘 공간답게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크린토피아 한양예술극장은 학생들의 다양한 실기 수업 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다. 수업 외 시간에는 매 학기 진행되는 연극제작실습의 리허설 공간과 실제 공연 공간으로도 쓰인다. 이외에도 연극영화학과를 포함한 예술체육대학 타 학과의 행사도 열리는 등 다방면으로 활용되고 있다. ▲’크린토피아 한양예술극장’이 리모델링 되기 전(위)과 후(아래). (출처: 조한준 교수) 크린토피아 한양예술극장을 기부한 이범택 동문은 창의적인 생각을 키워나갈 공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예술가를 꿈꾸는 학생들은 누구보다도 창의적이어야 해요. 창의적인 생각과 시도로 다른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한 작품을 만들어 내길 바라요. 저는 한양대가 창의적인 인재를 배출해낼 수 있는 최고의 대학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부를 했습니다.” 사랑과 관심이 널리 퍼지길 공간 설명을 도운 함 직원과 조 교수는 동문들의 기부에 “학생들도 졸업 후 후배들에게 크고 작은 관심을 보일 수 있는 계기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했다. 사랑을 몸소 실천한 이 동문은 “후배들의 끊임 없는 도전을 위해 선배들이 계속 돕겠다”고 말했다. 동문들의 기부는 미래의 길을 개척해나갈 후배들을 위한 것이다. 기술이 나날이 발전해 나가는 현 시점에서 첨단 기술을 사용해 학생들에게 더욱 개선된 환경을 제공하는 그들의 마음은 단연 ‘사랑의 실천’이라 할 수 있겠다. 글/ 유혜정 기자 haejy95@hanyang.ac.kr 사진/ 강초현 기자 guschrkd@hanyang.ac.kr

2017-11 21

[문화]입동과 함께 찾아온 유재하의 목소리

‘다시 못 올 지난날을 난 꾸밈없이 영원히 간직하리, 그리움을 가득 안은 채 가버린 지난날.’ 고(故) 유재하 동문(작곡과 81)이 세상을 뜨기 전 남긴 단 한 장의 앨범, <사랑하기 때문에>의 수록곡 ‘지난날’의 가사 중 일부다. 클래식과 대중가요를 접목해 생전 ‘천재 작곡가’라는 별명을 얻었던 고인의 지난날을 모교인 한양대학교 박물관에서 돌아볼 수 있다. 추운 날씨에 찾은 한양대 박물관 3층 테마전시실은 고인의 노래가 울려 퍼지고 있어선지, 따뜻했다. 세 번째 한양의 인물, 유재하 매년 ‘한양의 인물’을 선정해서 전시를 기획하는 한양대 박물관은 고(故) 박목월 시인과 고(故) 이만영 박사에 이어 유 동문을 세 번째 인물로 뽑았다. 이번 달 10일부터 오는 18년 6월 30일까지 마련되는 추모전시에서는 25년의 짧은 생애 속에서 한 장의 명반을 남기고 떠난 그의 음악 인생을 되짚어 볼 수 있다. ▲추모전의 입구. 뒤 편으로 고(故) 유재하 동문의 유품인 기타가 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박물관 3층 입구에 들어서면 고인의 생애주기와 함께 그의 음악이 탄생한 곳을 재현한 ‘재하의 방’ 코너를 찾아볼 수 있다. 벽면 한 쪽에 재현한 그의 방엔 다양한 장르의 LP 음반과 피아노, 그리고 유품인 기타가 놓여 있다. 고인이 방에서 형 유건하 씨에게 기타치며 불러주던 돈 맥클린(Don McLean)의 ‘Vincent’와 사이먼 앤드 가펑클(Simon & Garfunkel)의 ‘April Come She Will’ 녹음파일도 재하의 방 코너와 함께 최초 공개된다. ▲고(故) 유재하 동문의 ‘음악과 사람’들에 대한 얘기가 담겨 있는 곳이다. 고인은 학부생 시절 가수 조용필 씨와 ‘위대한 탄생’에서 함께 활동을 했고, 졸업 후에는 김현식과 함께 ‘봄여름가을겨울’에서 활동했다. 그가 갖고 있던 남다른 감각은 모두의 감탄을 자아냈다고 한다. 재하의 방 옆에는 한양대 재학시절 유 동문의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다. ‘사자머리’를 했던 고인은 학부 시절 어떤 학생이었는지, 그리고 어떤 음악을 사랑하던 작곡과 학생이었는지에 대한 동기들과 지인들의 추억담을 읽어볼 수 있다. 특히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에서 활동을 잠시 함께했던 가수 고(故) 김현식 씨가 남긴 유 동문과의 회상담은 이들의 끈끈한 우정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보여준다. ▲’사자머리를 한 특별한 친구’. 많은 지인들은 그를 '음악만을 사랑한 사람'이라고 기억했다. 글을 따라 읽다 보면, 고인의 첫 번째이자 마지막 앨범 <사랑하기 때문에>의 전곡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에 다다른다. 두 개의 헤드폰에서 그가 홀로 작사, 작곡한 잔잔한 9곡의 노래들이 찬찬히 흘러나온다. ▲고(故) 유재하 동문의 첫 앨범 <사랑하기 때문에>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 출신 음악가들은 2013년에 그의 노래들을 릴레이로 이어 불렀다. 그 영상을 옆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모두가 사랑하는 그의 음악 유 동문이 세상을 떠난 후, 유재하 음악장학회의 주관으로 매년 열리고 있는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는 음악을 사랑하는 싱어송라이터들이 함께한다. 그리고 그들이 직접 느끼고, 재해석한 고인의 음악 또한 추모전에서 만나볼 수 있다. 지난 1988년 1월 유 동문을 기리는 추모 음악회의 영상, 그리고 매년 경연대회에서 그의 음악적 가치를 이어가는 가수들의 이름과 작품이 전시장 한 편에 걸려 있다. 경연대회 출신 음악가들이 지난 13년 <사랑하기 때문에>의 전곡들을 릴레이로 부른 영상도 방영된다. ▲음악만이 희망이 돼 주는 수 많은 음악인들 곁엔 고인이 있었다. 매년 열리는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음악의 꿈을 키워나간 수 많은 수상자들의 이름과 앨범 또한 전시 돼 있다. 고인의 주옥같은 9곡 중 가장 선호하는 노래를 투표할 수 있는 곳과 고인에게 편지를 남길 수 있는 공간처럼, 전시를 관람한 이들이 소소하게 체험할 수 있는 뜻깊은 코너들이 마련 돼 있다. 하늘의 별이 된 후 30년이 흘렀지만, 그의 음악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리는 듯했다. 어쩌면 유 동문의 음악이 익숙하지 않을 수 있는, 모교 후배들의 편지도 눈에 띄었다. ▲’많이 힘들었을 때, 유재하님의 ‘가리워진 길’을 듣고 버텼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좋은 음악을 선물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관람객이 고인에게 남기고 간 짧은 편지. 그의 노래들은 계속해서 모두에게 감동과 응원을 건네 줄 것이다. 우리 이대로, 영원히 “고인의 음악이 조용한 음악이라서 사람들이 암울한 분위기를 생각하는데, 생전에는 개그맨 뺨치는 성격을 가지셨다고 해요. 한창 꽃다웠을 때 창작했던 그의 음악이 우리 곁에 어떻게 남아있는지 직접 방문해 느껴봤으면 좋겠어요.” 최효영 학예연구사(한양대학교 박물관)는 한양대 학생들이 유 동문을 가슴에 품고 천천히 시간을 보내러 박물관에 방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모전시가 끝은 아니다. 한양대 학생들이 고인의 노래를 부르며 추모하는 ‘다시 부르는 유재하’프로그램이 오는 30일, 오후 5시부터 5시 40분까지 한마당 빨간 시계탑 아래에서 진행된다. 수업을 마치고 돌아서는 길, 고인의 노래들을 듣고 하루를 위로해보는 건 어떨까. 그는 떠났지만, 그의 음악은 이대로 영원히, 우리들 곁에 남을 것이다. ▲지난 15일 밴드 ‘소리울림’이 ‘다시 부르는 유재하’ 프로그램과 함께 했다. ‘소리울림’의 학생들은 유 동문의 노래를 부르며 고인을 추억했다. ▲”항상 텔레비전에서 가수들이 고인을 추모하는 공연을 보기만 하다가, 이번 행사를 통해 선배님의 후배로서 공연을 할 수 있어 뜻깊습니다.” 입김 나오는 추운 날씨에 김원일(의류학과 1) 씨는 고인의 노래를 열창했다. 글/ 유혜정 기자 haejy95@hanyang.ac.kr 사진/ 최민주 기자 lovelymin12@hanyang.ac.kr

2017-11 14

[동문]절제해야 드러나는 글의 '민낯'

말로 언어를 구사하고,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은 어쩌면 인간에게 주어진 값진 선물이다. 누군가가 남긴 말과 글이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강력한 힘을 가지기도 한다. ‘브런치 북 프로젝트’에서 금상을 수상해 에세이 <나를 지키는 말 88>을 출간하고, 현재 인터넷 일간매체 ‘오마이뉴스’에서 음악 관련 기사를 쓰는 손화신 동문(국어국문학과 05)은 그런 글을 적어내고 싶은 사람이다. 글에 의해, 글을 위해 꿈을 키워나가고 있는 손 동문을 종이 내음과 커피 향이 은은히 퍼지는 어느 북카페에서 만났다. 불확실함이 가능으로 “작품은 불멸하는 존재잖아요. 항상 그게 멋있다고 느꼈어요. 제가 죽어도 오래 살아 있는 작품을 남기고 싶어요.” 어려서부터 글쓰기에 대한 로망을 가슴에 품고 있었던 그는 글쓰기가 마냥 좋아 한양대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했다. 졸업 후 기상캐스터와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탓에 작가의 꿈은 40대쯤에나 이룰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날, 여행기를 출간한 지인의 소식이 전환점이 됐다. “저는 책을 내는 것이 굉장히 대단하고,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20대였던 지인이 책을 내는 것을 보니까, 할 수 있을 것 같았죠.” ▲손화신 동문(국어국문학과 05)은 ”나만의 문체를 갖고 싶다는 욕심이 기자 생활을 시작하고 생겼다"며 "글을 더 잘 쓰고, 계속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용기를 얻었지만, 가슴 한 편에는 작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남아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브랜드 ‘디올’의 전시회 취재 때 한 문구를 봤다. ‘그(크리스찬 디올)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이 문구를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제가 방황을 하는 이유는, 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기 때문이라는걸 깨달았죠. 그 순간 저는 ‘아, 내가 원하는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기회도 결심과 함께 운명처럼 찾아왔다. 본격적으로 자신의 색깔이 드러나는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한 손 동문은 다음날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제공하는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brunch)의 ‘브런치 북 프로젝트’ 공고를 보게 됐다. 대상 수상자는 무려 ‘브런치’에서 책을 직접 출간해주는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보자마자 생각했어요. ‘이 대상은 내 거다.’ 두 달간 아침부터 밤까지 카페에 가서 글을 썼어요. 평소에 관심이 있던 주제인 ‘말과 스피치’에 대해 열정적으로 글을 썼죠.” 평소 손에서 펜을 놓지 않고, 끊임없이 기록하던 습관 덕인지, 손 동문은 노고 끝에 금상을 수상했다. 대상을 놓치며 출간의 혜택을 받진 못 했지만, 손 동문은 오히려 도움 없이 책을 출간한 과정이 자신에게 유익했다고 말했다. “제가 스스로 출간을 하려고 출간계획서도 써보고 출판사와 회의도 진행했어요. 정말 A부터 Z까지 제가 다 했으니까, 보람 찼습니다.” 그렇게 바라던 그의 저서 <나를 지키는 말 88>은 마침내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손화신 동문의 첫 저서 <나를 지키는 말 88>은 ‘나 답지 못한 것으로부터 나를 지킨다’는 주제를 담고 있는 에세이다. (출처: YES 24) 간결하고 진솔하게 “최대한 감추고 버리면서, 말하고자 하는 것을 드러내는 것. 참 멋있다고 생각해요.”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밝힌 손 동문의 글 스타일 또한 ‘소심’하다. 하지만 그만큼 깊고, 간결하다. “뭉크 같은 화가들은 정밀화처럼 세세하게 그리지 않잖아요. 그들은 대상을 왜곡하고, 추상화하면서 내재된 본질을 드러내요. 글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쓰려고 해요. 처음 글을 쓸 때는 화려한 문체를 사용했는데, 지금은 줄일 수 있을 때까지 줄이려고 노력하죠.” 이 때문에 손 동문은 글쓰기에서 퇴고의 과정을 가장 중요시하게 여긴다. 퇴고를 하며 불필요한 말과 단어를 빼고, 문체를 날렵하게 만드는 것이 그녀가 지향하는 ‘좋은 글’이다. 기자가 본업인 손 동문은 다소 딱딱해질 수 있는 기사에도 문학적, 시각적 표현을 가미한다. 간결함 다음으로 글에서 중요한 것은 설명이 아닌 ‘보여주는 것’이라는 게 손 동문의 설명. “시각적 표현들이 글을 살아나게 만들어요. 스무 살 때 ‘씨네21’이라는 매체의 인터뷰 기사 중 ‘방심한 순간에도 앙 다문 입술’이라는 표현을 읽으며 감명 받았어요. 인터뷰이의 성격이 소설적으로 표현 됐지만, 본질을 꿰뚫는 묘사가 멋있었어요.” 그는 독자가 읽었을 때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는 기사를 연재하려고 노력한다. “글을 탁월하게 잘 쓰고 싶어요. 그렇다 보니 기사는 보통 기사대로, 내 글은 일반적인 글대로 쓰지 않으려 해요.” 손 동문의 노력은 그가 적어내는 기사에서 잘 드러난다. 다음은 싱그러운 풍경이 그려지는, 가수 루시드폴 인터뷰 기사 중 일부다. 햇빛과 폭풍우와 농부의 사랑이 만든 감귤처럼 루시드폴이 만든 음악은 귀한 힘을 품고 있다. 그의 노래는 사람의 마음을 맑히고 조용한 가운데 다시 나아갈 힘을 준다. 너무 조곤한 목소리로 너무 차분한 노래들을 부르는데도 충만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건 신기한 일이다. Lucid Fall인 그가 이번 해 가을에 감귤과 함께 정규 8집을 수확했다. 앨범명은 <모든 삶은, 작고 크다>로, 직접 쓰고 찍은 글과 사진을 담은 에세이집과 묶여 온오프라인 서점에서만 판매된다. CD에는 그가 작사-작곡-편곡은 물론 혼자서 녹음 및 믹싱한 9곡이 실렸다. 타이틀곡은 ‘안녕,’이다. 거울과 같은 글들 글 쓰는 것이 서투른 사람들은 어떻게 쉽게 글을 쓸 수 있을까. 손 동문은 자기가 좋아하는 대상에 대해 쓰는 것을 제안했다. 표면적으로는 그 대상에 대해 쓴 글 같지만, 글쓴이의 자아가 담길 수 밖에 없기 때문.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잡문집>에서 정답에 가장 가까운 내용이 나와요. ‘자소서를 어떻게 쓰는 것이 좋을까요’라는 독자의 질문에 하루키는 ‘굴튀김에 대해서 써보는 것은 어떠냐’고 답했죠. 굴 튀김의 재료와 만들어지는 과정을 서술해도, 결국은 자신을 비추는 글이 완성돼요. 자신에 대해 쓰는 글은 어렵게 느껴지기 마련이니 대상이나 주제를 정해 쓰는 것이 쉬워요.” 자신의 정체성이 묻어나는 글을 쓸 때와 독자들이 그 글들을 읽었을 때, 손 동문의 순간은 빛난다. “글쓰기라는 활동의 가장 큰 장점은 그걸 통해 ‘나 자신’을 더 잘 알게 된다는 것이에요. 내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 알면 나중에 선택할 때도 더 적합하고, 좋은 선택을 하게끔 도와주죠. 글쓰기는 결국 탐구활동이에요.” 절제하기에 더욱 와닿는, 손 동문의 글은 (https://brunch.co.kr/@ihearyou)에서 읽어볼 수 있다. ▲“저는 에세이 같지만, 그래도 ‘작품’으로 불리는 글을 앞으로도 쓰고 싶어요.” 손화신 동문은 일상의 소소한 얘기도 나만의 개성을 갖고 쓰면 하나의 소설이나 시 처럼,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 유혜정 기자 haejy95@hanyang.ac.kr 사진/ 최민주 기자 lovelymin12@hanyang.ac.kr

2017-11 01

[동문]궁궐의 벽지, 예술작품으로 거듭나다

벽을 꾸며주는 도배지에 관심을 두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마주하는 막>의 연기백 작가는 도배지를 개인의 삶이 담겨 있는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재해석했다. 대한민국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궁궐들의 옛 벽지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며 수집해온 장순용 동문(건축공학과 67)은 연 작가의 전시에 큰 도움을 줬다. 장 동문은 누군가에겐 쓰레기, 혹은 쓸모없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는 도배지들을 마음으로 품었다. 그렇게 단순한 폐자재도 그의 손을 거치면서 역사의 산물이 됐다. 우리 문화재에서 시작한 도배지 사랑 지금의 도배지는 크게 창호지와 장판지로 나뉜다. 하지만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왕실과 국가의 주요 행사를 기록 해 둔 의궤에 나와 있는 종이 이름이 80종류에 달한다. 문화재를 공부하던 중 장 동문은 이런 발견을 할 수 있었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문화유산들이 복원 될 때 옛날 종이를 재현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큰 아쉬움을 느꼈다고. “옛 종이를 재현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렵고 많은 노력이 들어요. 오래된 샘플을 통해 조사해야 하는데 도배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없으니 이런 과정도 없는 거죠.” ▲궁궐 도배지의 아름다움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정성이 깃든 복원을 간절하게 바랐던 장순용 동문이다. 장 동문은 궁궐벽지에 직접 관심을 갖고 샘플 채취를 시작했다. “1973년 운현궁 조사 일을 맡았는데, 옛날 도배지는 어떤 것일까 궁금했어요. 운현궁에서 벽지 샘플을 채취한 후 욕조에서 물에 불려 한 꺼풀 벗겨 보니, 벽지 하나에 10개 이상의 종이가 나왔어요.” 고종 즉위 이후 완공된 운현궁, 근대까지 8년 주기로 도배됐다는 사실을 장 동문은 벽지를 분해하면서 알아냈다. 그렇게 초창기 고종 즉위 2년부터 있었던 도배지라는 것을 입증하는 자료도 수집할 수 있었다. 장 동문은 계속해서 옛 벽지의 발자취를 따라갔다. 창덕궁 낙선재 앞마당에 도배지들이 폐자재로 쌓여 있는 것을 봤을 때도 그대로 지나칠 수 없었다. 한양대 대학원생들과 함께 궁궐 건축에 대한 세미나 작업을 할 당시였다. “거기서도 도배지 문양이 보여서 가방 안에 샘플을 가져갔죠. 어차피 버리려고 폐자재로 모아둔 거니까요. 또 욕조에서 물에 불려 분리를 해보니 10장이 넘게 나왔어요.” 정교하게 만들어진 옛 벽지를 모아두면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 믿고 당시 문화재청에 연락했지만, 묵살됐다. 그 길로 장 동문은 본인만의 자료를 모아서 소장했다. ▲오랜 세월이 지난 장 동문의 여러 건축 자료들. 셀 수 없이 많은 책과 자료집이 장순용 동문의 사무실을 빼곡히 채웠다. 지난 80년과 90년대에는 궁궐의 복원공사가 한창 이루어질 때였다. 장 동문은 그 현장을 여러 번 방문하면서 복원 과정의 마무리인 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 실망감을 느꼈다. “궁궐의 설계 뼈대는 다 있는데, 마무리를 일반 한지로 끝내니까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죠. 한지로 도배 되는 것은 과거 사대부의 집에서 하던 과정이었거든요.” 그는 옛 도배지의 지혜와 미를 살려 똑같이 복원해주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해 수십 년 동안 관심을 갖고 얘기했지만, 그의 의견은 끝내 크게 반영되지 않았다. 비로소 가치를 인정받다 <마주하는 막>에서는 연 작가의 작품 외에도 장 동문이 수집한 궁궐벽지와 연구자료, 그리고 비망록들이 전시되고 있다. 그중 비망록에는 장 동문이 자료를 수집하며 겪었던 슬픈 사연의 감정이 그대로 묻어 나온다. “운현궁에서 찾은 자료들을 정리해서 스크랩북으로 갖고 있었어요. 마침 보수공사를 한다면서 자료를 빌려 달라해서 빌려 줬는데, 시간이 지나도 돌려주지를 않더라고요. 다시 연락을 해보니까 자료를 분실했다는 답변을 받았어요. 지난 1973년부터 20년 가까이 모아왔던 도배지 자료였는데 모든 것이 소실 된 셈이죠. 그 때는 정말 속상했어요.” 소중한 우리 문화재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단서들을 한 순간에 잃은 그의 목소리에는 아직도 허탈함이 남아있었다. ▲도배지 분실 사건 때 장순용 동문이 느꼈던 큰 상실감이 와 닿는 비망록. ▲장순용 동문이 연 작가에게 제공한 자료들 중 일부이다. 이제껏 그는 ‘외로운’ 도배지 연구가였다. 몇 년 동안 궁궐이나 문화재청에 도배지 복원이 섬세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 그의 의견을 들어준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장 동문은 오히려 전문가보다 일반인들에게 자료를 보여주는 것을 더 선호한다.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도배지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올해 여름 경복궁에 위치한 국립고궁박물관이 궁궐건축에 관한 전시를 하겠다고 찾아왔어요. 박물관의 일부에 제가 수집한 자료들이 전시 됐죠.” 문화재 공부를 손에서 놓치지 않았던 장 동문이었기에, 이 전시는 그에게 특별한 경험이었다.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궁궐벽지에 대한 소신을 잃지 않았던 장 동문은 <마주하는 막>의 연기백 작가와도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됐다. 폐가 철거된 집에서 낡은 도배지를 모아 작품을 제작할 계획이었던 연 작가는 다양한 도배지를 소장하고 있다는 장 동문의 소식을 전해 듣고 그의 사무실로 찾아갔다. “연 작가가 ‘처음 보는 도배지들이 많다’며 굉장히 놀랬어요. 나중에는 다시 연락이 와서 벽지로 전시를 할건데 도움을 줄 수 있냐고 해서 기꺼이 자료를 주겠다고 했죠. 도배지에 관한 원고와 기고한 글들도 다 보여줬어요.” 장 동문은 젊은 작가가 자신과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것에 연대감을 느끼며, 아낌 없이 전시를 위해 자료제공을 해줬다. ▲장순용 동문이 수집한 궁궐벽지들이 '아마도 예술공간'에 전시돼 있다. 단 하나의 소망, 궁궐 도배지 복원 장 동문은 꾸준한 문화재 공부를 통해 배운 것들을 정리해서 다음 후학들에게 참고가 될 만한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분야를 처음부터 배우려면 쉽지 않은데, 장 동문은 수십 년간 쌓아온 지식과 노하우를 후학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제일 큰 바람은 궁궐 도배지가 하루 빨리 복원되는 것이다. "문화재와 문화유산 쪽으로의 용역비가 너무 박한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죠. 항상 저렴한 값으로 하려니까 그 점이 아쉽고, 문화재청 쪽에서는 그렇게 안 했으면 해요. 제대로 자료 조사를 하고, 복원설계를 충실히 갖출 수 있도록 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건축에서의 사소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벽지와 도배지. 하지만 그 누구도 유심히 관찰하고 조사하지 않은 궁궐벽지를 사랑한 장 동문은 어쩌면 그 자체로 궁궐 복원에 큰 이바지를 했다고 볼 수 있다. 그의 정성과 애정이 듬뿍 묻어 나오는 자료들과 궁궐벽지, 그리고 비망록은 이태원에 위치한 ‘아마도예술공간’에서 관람할 수 있다. ▲“환경이 열악하더라도, 적성에 맞는 일을 하다 보면 좋은 때가 올 것입니다.” 장순용 동문은 후배들과 미래 건축학도들에게 "일단 정진하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글, 사진/ 유혜정 기자 haejy95@hanyang.ac.kr 사진/ 최민주 기자 lovelymin12@hanyang.ac.kr

2017-11 01

[일반]입학금 폐지 논란, A부터 Z까지

매년 신입생들은 대학 입학과 동시에 온갖 비용을 지출한다. 이 비용들은 크게 등록금과 학생회비, 그리고 입학금으로 나뉜다. 하지만 이중에 쓰임이 분명치 않고, 금액이 크다는 이유 등으로 논쟁에 휩싸인 비용이 있다. 바로 입학금이다. 신입생을 대상으로 걷는 입학금은 올해 문재인 대통령이 ‘입학금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대학가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현재 국립대학 대부분은 다음 해부터 입학금을 전면 폐지하기로 결정한 상황. 그렇다면 사립대학의 입학금 폐지에 대해 한양대와 학생들, 그리고 정부는 어떤 입장을 세우고 있을까? 오고 가는 논의 속 ‘작심칠일’ 입학금의 존재 이유에 대해 먼저 질문을 던진 것은 학생들이었다. 입학금 용도에 대한 의구심부터 정확한 이용 내역을 알고 싶다는 학생들의 요구가 시발점이 됐다. 정치권에서도 법적 근거가 없고 용도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입학금을 폐지해야 한다는 안을 발의했다. 지난해 10월, 우리대학에선 ‘학교에서 부당하게 걷는 금액’으로 낙인 찍힌 입학금을 돌려받자는 목적으로 ‘입학금 환수 소송’을 진행하기 위한 387명의 소송인단을 모집하기도 했다. 소송은 아직 진행 중이다. ▲전국 대학들의 평균 입학금. 사립대학들은 평균 72만1200원의 입학금을 학생들로부터 받는다. (출처: 중앙일보) 지난 10월 13일, 사립대학총장협의회와 교육부는 사립대학의 입학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입학 절차에 사용되는 입학금의 비율이 14.6%에 불과할 만큼 입학과 무관한 상황에서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사립대학총장협의회와 교육부가 합의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입학 실소요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비용을 단계적으로 폐지 ▲국가장학금 Ⅱ유형, 자율협약형 재정지원 사업에서 인센티브 방안을 마련 ▲사립대학총장협의회 총장단과 부총리 간 간담회를 개최해 합의 사항 확정과 사립대학에 대한 정책과 발전방안을 논의함 하지만 이 합의사항들이 발표 된 후 일주일이 지난 날인 지난 10월 20일, 최종 합의가 결렬됐다. 합의가 무산이 된 현재, 정부는 각 대학별로 입학금을 자율적으로 책정하고 걷게끔 맡기겠다고 밝혔다. 기획처 김동환 팀장(예산팀)은 “대학마다 알아서 입학금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부 측은 입학금을 줄인 학교에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추가지원하고, 정부재정지원 사업에 있어서도 인센티브를 주겠단 입장”이라고 했다. 갑작스럽게 바뀐 사립대학총장협의회의 입장에 대응해 현재 28개의 사립대학들로 이루어진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준비위원회는 ‘작심칠일’이라 비판하며 지난 23일에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고, 페이스북을 통해 긴급서명을 받고 있다. 학생들과 학교 간 이해관계 대립 그렇다면 100만원에 달하는 입학금은 어디에 쓰이는 걸까? 김동환 팀장은 “입학금이 어디에 쓰여져야 한다는 방침이 명시돼 있진 않지만 전반적인 교육비로 쓰이고 있다”며 “그렇다 보니 입학금만 일정 비율로 계산해서 어디에 쓰였다고 공개하기가 모호하다”고 말했다. 결국 입학금은 등록금의 일부로서, 수업료와 입학금을 합친 금액이 학교에서 활용되는 등록금인 것이다. 실제로 객관적인 정부 자료를 토대로 본 결과 사립대학의 입학금은 1951년부터 문교부(현재의 교육부)가 '대학 수업료 및 입학금에 관한 규정'을 통해 수업료 대비, 11% 정도를 대학이 입학금 명목으로 징수하라고 지시한 데서 유래됐고 지금까지 60여년 이어져 왔다. 만약 입학금 폐지가 합의된다면, 전체 예산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게 사립대학들의 입장이다. ▲지난 8월 3일에 열린 입학금 폐지 촉구 기자회견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가 함께한 모습. 총학생회는 입학금 폐지를 위해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출처: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총학생회의 입장은 정반대다. 단계적인 폐지도 아닌, 즉각적인 폐지를 주장하는 총학생회와 여러 사립대학교의 학생 대표들은 입학금을 매우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한마디의 학생회장 이경은(국어국문학과 4) 씨는 입학금의 책정근거가 없다는 것부터가 모순이라고 말했다. “입학이라는 이름으로 돈을 걷고, 다른 용도로 쓴다는 것은 부당하죠. 지난해에도 학교에 입학금의 용도를 밝혀달라고 문서를 보냈었어요. 입학 경비와 함께 장학금과 교육 환경 개선으로 쓴다는 답변을 받았는데, 이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해요. 등록금을 100만원이나 더 걷는 거나 마찬가지인 현재의 입학금은 폐지돼야 합니다.” 이 씨는 학교와 재단, 그리고 정부가 대학생들의 교육에 더욱 책임지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입학을 명분으로 돈을 따로 내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입학금을 폐지하고 필요한 예산은 등록금 내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학교 운영비용 중 60퍼센트는 등록금일 만큼 이미 학생들이 많은 책임을 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김 팀장은 학교 별로 정책적인 판단이 필요한 때라고 설명했다. 입학금 폐지, 앞으로 더 지켜봐야 입학금을 둘러싼 논쟁은 끊이지 않고 있으며, 학생들을 기준으로 부정적인 여론을 확인 할 수 있다. 11월부터 대학들의 자율에 맡겨진 입학금 폐지는 앞으로도 관심을 두고 지켜봐야 할 문제다. 예산이 줄어드는 대학들과 입학 할 때 따로 돈을 내야 하는 학생들의 대립구조 또한 정책적으로 논의해야 할 것이다. ▲지난 10월 20일에 결렬된 입학금 폐지에 대응해 전국대학학생네트워크 준비위원회는 성명서를 게재했다. (출처: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글/ 유혜정 기자 haejy95@hanyang.ac.kr

2017-10 06

[학생]로봇 '간장게장', '레알밥도둑'이네! (3)

지난 9월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진행된 ‘2017 국제로봇콘테스트&R-BIZ 챌린지’에서 우리대학 로봇공학과 ‘레알밥도둑’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간장게장처럼 생겨서 ‘간장게장’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그들의 터틀봇은 경쟁하는 다른 로봇들보다 빠른 속도로 주행하며 무대를 장악했다. 하지만 예기치 못 한 변수가 언제든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레알밥도둑’팀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극적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한 ‘간장게장’은 어떻게 대회를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을까. 기본에 충실한 터틀봇, ‘간장게장’ ‘레알밥도둑’팀은 팀장 이도규(로봇공학과 2) 씨와 정민재, 정현철, 조민수(이상 로봇공학과 3) 씨로 구성됐다. 로봇공학과에 입학해 3년을 다녔지만 로봇을 실제로 만들 기회가 없어 아쉬웠다는 ‘레알밥도둑’팀 일원들은 여러 대회를 찾아보다가, 학회 선배로부터 ‘터틀봇 오토레이스’ 대회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다. “저희는 대회의 취지가 되는 로봇운영체제 ‘ROS(Robot Operating System)’을 익혀보고 싶었어요. 개발 환경도 컴퓨터 언어 중에서 C++, Python이라서 저희 팀원들이 부담없이 작업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설계된 ‘간장게장’ 로봇은 로봇 회사인 ‘로보티즈(Robotis)’에서 출시한 ‘터틀봇3’에 기반을 둔다. ROS기반 자율주행 로봇플랫폼인 ‘터틀봇3’은 360도 방면의 모든 거리를 측정하는 레이저 센서 ‘라이더(lidar)’와 이동물체의 속도와 방향, 중력, 가속도를 측정하는 장치인 ‘관성 측정장치(Inertial Measurement Unit)’, 그리고 각종 센서들이 탑재돼 있다. 이러한 요소들에 의해 ‘터틀봇3’은 외부의 도움 없이 자율주행을 할 수 있는 ‘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Building)’기능과 길을 찾아가는 ‘NAVIGATION’기능을 갖춘다. ‘레알밥도둑’팀은 제안서를 ‘로보티즈’에 제출 후 ‘터틀봇3’을 무상으로 지급받았다. ▲’레알밥도둑’팀의 로봇 ‘간장게장’. ROS로봇인 ‘터틀봇3’에 성능을 더한 로봇이다. (출처: 이도규 씨) 최대한 기본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이 ‘간장게장’의 특징이다. 다음은 이 씨의 설명. “저희는 제공받은 플랫폼인 ‘터틀봇3’을 변형하거나 해체시키지 않았어요. 다른 팀들은 로봇을 해부해서 한층 더 쌓고, 몇 백 만 원짜리 센서를 부착할 때, 저희는 최고의 효율을 내기 위해 저가 센서와 컨트롤러를 사용했습니다.” 그렇게 ‘간장게장’은 영상처리와 물체인식을 하기 위한 카메라, 마이크로컴퓨터의 종류 중 하나이자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라즈베리파이3’, 통신 간섭을 피하기 위한 5Ghz 대역 와이파이 동글, 차단바, 그리고 터널 구간에 활용하기 위한 초음파 센서 부착으로 ‘탈바꿈’ 했다. 새로운 장비를 장착할 때 이 씨와 팀원들은 로봇 플랫폼에 구동이 가능한지, 그리고 내부 설정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연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본과 크게 벗어나지 않은 로봇도 공부가 많이 필요했다. 이 씨는 ‘ROS 입문하기’를 가장 큰 장벽으로 꼽았다. “터틀봇 자체가 ROS 기반이어서 ROS를 모르면 아예 사용을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ROS는 로봇에 달린 센서들이 가져오는 데이터들을 서로 주고 받을 때 용이하게 하도록 도와주는 로봇 운영체제로, 통신을 코딩으로 다뤄요. 주변에 ROS를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인터넷 카페와 구글을 통해 독학을 했습니다. 그 결과 원하는 알고리즘을 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사전 설정이 끝난 후, ‘간장게장’이 대회 환경에서 제대로 동작을 하게끔 여러 값들이 조정됐다. 값을 바꿀 때마다 로봇의 움직임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시간을 가장 많이 투자했다는 것이 이 씨의 설명이다. ‘최고’를 제치고 우승을 거두다 ‘간장게장’이 통과해야 하는 세부미션은 신호등 인식, 주차 표지판 인식, 차단바 인식, 그리고 터널 통과였다. 주어진 시간 안에 로봇이 미션을 잘 수행해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사소한 미션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닥에 그려진 선을 따라 가는 ‘라인트레이싱’이다. ‘레알밥도둑’팀은 로봇대회에서 명성이 높은 광운대학교 ‘ROBIT’팀과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대비해 ‘간장게장’에 심혈을 기울였다. “바닥에 그어놓은 선을 따라 움직이는 ‘라인트레이싱’에서 비교를 해 봤을 때, ‘간장게장’이 다른 팀들에 비해 1.5배 빨랐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라인트레이싱’에 더욱 공을 들였죠.” ▲본선 2차주행 때 사용된 경기장 트랙의 모습이다. (출처: 이도규 씨) 대회 당일날, 모든 팀들은 일산 킨텍스에 모여 대회 시작 전 까지 연습주행을 했다. ‘간장게장’은 대회 당일까지 연습주행에서 한번도 완주를 하지 못했지만, 대회 시작 2시간 전에 첫 완주를 성공했다. 1차주행과 함께 대회가 시작 된 후, ‘레알밥도둑’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다른 팀들이 경기 당일 컨디션이 안 좋았는데, 실수를 하실 때마다 괜히 저희 팀도 실수한 느낌이 들어 많이 긴장했습니다.” ‘간장게장’은 대회 당일 첫 미션을 통과했지만, 두 번째 미션인 ‘주차구간 인식’에 실패했기 때문에 ‘레알밥도둑’팀은 다음날 대회를 위해 늦게까지 코드를 수정했다. 준비는 ‘레알밥도둑’팀만 한 것이 아니었다. 대회 이튿날, 2차주행을 앞둔 많은 팀들은 연습주행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이 씨는 그 때의 긴장감을 회상했다. “그 때는 마음을 비우고 목표를 ‘1위를 하자’가 아닌 ‘완주를 하자’로 바꿨어요. 본선 직전까지 연습주행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2차주행이 본격적으로 시작 된 후, ‘간장게장’은 전원이 켜지자마자 신호등구간을 통과하고, 1차주행 때 통과하지 못했던 ‘주차구간 인식’ 또한 성공했다. 터널입구를 진입할 때 로봇이 입구에 걸려 감점을 당했지만,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 그렇게 최단기록으로 완주에 성공한 ‘간장게장’은 결승선에 통과했다. 라이벌인 광운대학교 ‘ROBIT’팀은 중간에 로봇의 이탈 때문에 은상을 확보했고, ‘레알밥도둑’팀은 영광의 1등을 수상했다. ▲로봇공학과 학회방에서 연습용 트랙을 제작해 터틀봇으로 연습했던 모습. 연습용 트랙은 실제 경기장의 규격에 맞춰 제작 됐다. (출처: 이도규 씨) 배운 이론들을 적용해보는 소중한 경험 ‘레알밥도둑’팀 일원인 정민재 씨는 대학에서 배운 이론들을 실제로 써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2017 국제로봇콘테스트&R-BIZ 챌린지’가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론과 실제가 어떻게 다른지, 다름에도 이론이 왜 중요한지 알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다른 팀원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보고 배우는 경험이 제일 즐거웠습니다.” 나머지 팀원들도 정 씨의 생각에 동의했다. 그들은 1등으로 호명되는 순간 서로를 끌어안고 환호했다. ‘간장게장’과 함께했던 3개월의 시간이 곧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날이었다. 또한, 이 씨는 도움을 주신 로봇공학과 교수님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강민성 교수(로봇공학과)님께서 작업 환경, 연장, 그리고 각종 장비를 지원해주셨습니다. 그리고 한재권 교수(로봇공학과)님께서는 대회 현장을 잘 모르는 저희에게 대회 3일 전에 와이파이와 통신 문제를 상담 해주셨고, 5G대역폭을 지원하는 와이파이 동글을 제공해 주셔서 네트워크 통신의 간섭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가 대회에서 사용한 여러 지식을 알려주신 모든 로봇공학과 교수님들이 계셔서 더욱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당분간 학업에만 집중할 것이라는 ‘레알밥도둑’팀. 경험을 쌓자는 취지로 시작된 그들의 도전은 계속될 예정이다. “내년 대회 시즌이 올 때 까지 또 이론을 연구하고 내공을 쌓을 예정입니다. 내년에는 팀원들 각자가 원하는 로봇 대회에 나가서 수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정민재, 정현철, 조민수(이상 로봇공학과 3)씨와 이도규 씨(로봇공학과 2)가 '금상' 푯말을 자랑스럽게 들고 있다. (출처: 이도규 씨) 글/ 유혜정 기자 haejy95@hanyang.ac.kr

2017-09 29

[일반]한양인의 집을 지어주는 5205개의 한마디

쉼 없이 나무를 갉아대고 쌓으면서 부지런히 집을 짓는 비버들의 모습은 요즘 한양인의 처지와 닮아있다. 유학생과 국내 학생들을 위한 제6 기숙사와 제7 기숙사 신축이 주민 반대로 보류됐다. 학생들은 일 년간 서명 작성, 탄원서 제출 등 ‘잃어버린 보금자리’를 되찾기 위한 활동에 줄곧 힘써왔다. 오는 10월 18일에는 기숙사 계획에 대한 심의가 발표된다. 이에 대해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한마디는 마지막 총력전을 예고하며 ‘한양 비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학생들의 주도권이 담겨있는 서명 “기숙사 신축 관련 기존 사업 중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직접 전달했던 적은 없었어요. 지금이야말로 모두가 힘을 합칠 시기라고 생각해서 학우들의 ‘한마디’를 받기로 했습니다.”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한마디의 학생회장 최경상(신소재공학부 4) 씨가 설명한 비버 프로젝트의 목적. 서명은 캠퍼스 곳곳에서 이뤄졌다. 단순히 이름을 적어내는 서명이 아닌, 기숙사가 지어져야 하는 구체적인 이유를 기입하는 방식이었다. 구체적인 의견 제시를 통해 학생들이 주도권을 갖는다는 것이 이번 한양 비버 프로젝트의 특징이다. ▲한양 비버 프로젝트가 제작한 서명서. 기숙사를 지어야 하는 이유를 직접 기입하는 형식이다. (출처: 한양대학교 총학생회) 총학생회는 아침과 저녁으로 애지문을 올라오는 학생들을 향해 노래를 틀고, 기숙사 신축에 관한 문구로 피케팅을 했다. 비버 프로젝트에 동참하자는 유인물도 나누며 홍보에 앞장섰다. “학생들이 생활하는 건물에서 나오자마자 이 프로젝트를 쉽게 알아볼 수 있게끔 각 단과대학에도 기숙사 신축이 필요한 이유가 적힌 현수막을 걸어놨어요. 또한, 노천극장, 사이버대학교, 교양 강의실에 찾아가서 학우들의 서명을 받기도 했습니다.” 최 씨는 기숙사 신축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돈이 없어서 자취는 어렵고 기숙사도 떨어진 친구를 보며 마음의 동력을 얻어 더 열심히 활동하게 됐어요. 서명해주신 학생 중에 자신들의 친구 혹은 동기나 선후배를 위해서 서명을 하겠다고 나선 분들이 계세요. 기숙사 신축은 개인의 일이 아닌, 우리 공동체의 일이라는 느낌을 받아 기뻤습니다.” ▲한양 비버 프로젝트를 주도한 총학생회가 애지문 앞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가자, 서울시청으로 지난 6월 5일, 총학생회에서 ‘기숙사 신축을 요구하는 한양인 탄원서’ 1885개를 서울시에게 전한 바가 있다. 그 후에는 경희대, 고려대와 함께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것은 서면 답장이었다. “서면으로는 부족했어요. 이번 비버 프로젝트의 서명을 전달함으로써 실질적인 면담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기숙사 신축 계획은 현재 서울시 도시계획 심의를 거치고 있지만 이어지는 주민들의 반대로 인해 통과가 보류된 상태다. 설령 서울시 도시계획 심의 절차가 통과된다 해도 성동구청의 환경영향평가, 그리고 건축허가 절차가 남아있다. 그렇기 때문에 신축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는 것이 우선 과제다. 비버 프로젝트는 이 모든 절차에 속도를 붙이기 위해 프로젝트 마지막 날 학생들과 함께 서울시청으로 가는 일명 ‘가을소풍’을 기획했다. “일주일 동안 받았던 ‘한마디’를 직접 전달하려는 목적으로 서울시청으로 ‘가을소풍’을 가게 됐습니다. 그 날 기숙사 신축과 관련된 위원회 회의가 마침 열리거든요. 위원회 분들이 회의 장소에 가셨을 때 학생들의 의견이 이렇게나 많이 모였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지난 12일부터 20일까지 일주일 동안 모인 서명은 목표했던 5000개를 넘은 총 5205개. 인적 사항만을 적은 단순한 서명이 아닌, 학생들이 손수 쓴 간절한 ‘한마디’였다. 지난 20일 ‘가을소풍’과 함께한 한양인들은 서울시청 민원실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면담 및 답변을 요청했고, 시청 앞에서는 90여 명의 학우들이 자신의 주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시청 앞에서 진행된 가을소풍에 기숙사 신축을 원하는 많은 학생들이 참가했다. (출처: 한양대학교 총학생회) ▲지난 12일부터 20일까지 한양 비버 프로젝트를 통해 모인 5205개의 서명을 서울시청에 전달했다. (출처: 한양대학교 총학생회) 아직 끝나지 않은 집 짓기 비버 프로젝트는 끝났지만, 기숙사 신축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오는 10월 18일에는 기숙사 계획에 대한 중대한 심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학우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5천인의 서명을 전달한다고 해서 기숙사 신축이 무조건 된다는 보장은 없거든요. 학우 분들이 계속 의견을 공유해주면 좋겠어요. 저희도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글/ 유혜정 기자 haejy95@hanyang.ac.kr 사진/ 김윤수 기자 rladbstn625@hanyang.ac.kr

2017-09 27

[학술][이달의 연구자] 김선정 교수(전기생체공학부) (1)

지구가 우리에게 제공해주는 자원과 에너지는 무한하지 않다. 이에 따른 에너지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 등의 신재생 에너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김선정 교수(전기생체공학부)가 속한 한양대와 텍사스주립대학을 주축으로 3개국 8개팀이 차세대 신소재인 탄소나노튜브를 꼬아 새로운 개념의 실을 개발했다. ‘트위스트론 실(Twistron Harvester Yarn)’로 불리는 이 기술은 전기 에너지를 영구적으로 직접 생산하는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차원의 신재생 에너지로 주목 받고 있다. 트위스트론 실을 만들어내는 탄소나노튜브 지난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생체인공근육연구단의 연구를 수행했던 김 교수는 외부에서 가하는 에너지로만 움직일 수 있는 인공근육의 한계를 느꼈다. 그러던 중 김 교수는 실험과정에서 우연히 인공근육으로부터 발생하는 자체적인 에너지를 감지했다. “처음에 감지된 에너지를 보고 ‘이게 왜 나올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같이 연구를 하던 학생들에게 ‘잘못된 거다, 다시 해보자’라고 했지만, 또다시 에너지가 생산 되는 것을 봤어요. 그렇게 연구가 시작된 거죠.” ▲김선정 교수가 과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권위지인 사이언스(Science)에 실린 이번 연구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트위스트론 실은 탄소 6개로 이루어진 육각형들이 연결된 신소재인 탄소나노튜브로 구성된다. 탄소나노튜브는 굵기가 사람의 머리카락의 10만분의 1정도로 굉장히 얇고, 속은 비어 있는 튜브 형태의 물질이다. 주목할만한 점은 탄소나노튜브의 강도가 철강보다 무려 100배나 뛰어나다는 것이다. 전기 전도도는 구리와 비슷하다. 현재 탄소나노튜브는 반도체, 배터리, 그리고 텔레비전 디스플레이에 이용되는 기술이다. 트위스트론 실은 고강도, 고경량의 용수철 형태로서, 탄소나노튜브를 번들로 꼬아 만들어졌다. 에너지를 생성하는 원리는 매우 간단하다.“신축성을 주기 위해서 용수철처럼 만들었어요. 꼬아서 만들었기 때문에 이 실은 회전도 할 수 있고, 잘 늘어나기도 하죠.” 신축성이 높은 해당 실을 잡아 당기면, 꼬임과 밀도가 증가하고, 부피는 줄어들면서 전하가 방출된다. 결과적으로 전하가 모이게 되면서, 실에 저장된 전기가 전기 에너지로 방출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전해질 속에서 수축, 이완하거나 회전운동을 할 때도 에너지가 발생한다. 기존의 배터리와는 달리, 트위스트론 실에서 생성된 에너지는 반영구적이고, 무제한이다. ▲’트위스트론 실’의 주사전자현미경 사진. 용수철 모양으로 꼬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실 하나는 탄소나노튜브로만 이루어져 있다. (출처: 김선정 교수) 무궁무진한 발전에 기여할 것 한번에 대량의 에너지를 무제한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점과 외부의 에너지를 공급받을 필요가 없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우수함이다. 트위스트론 실을 초당 30회 정도의 속도로 잡아당겼다 놓으면 킬로그램당 250와트, 즉 태양광 패널 한 개의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또한, 잡아당기는 행위로만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실용화가 된다면 활용 가능성도 높다. 자가구동 무선센서, 해양에서 대량 전기생산, 그리고 휴대폰과 드론의 배터리로 쓰일 수 있을 만큼 이 기술은 유용하다. 하지만 실용화까지는 좀 더 기다려야 한다. “아직은 탄소나노튜브가 굉장히 비싸요. 그래도 수요가 늘어나면 시장 원리에 의해서 가격이 저렴해질 수 있을 거예요. 이후 개인들이 트위스트론 실 기술을 고가의 의료, 헬스기기로 만나볼 수 있을 겁니다.” 트위스트론 실의 또 다른 장점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 실과 비슷한 성질을 지닌다는 것이다. “일반 실처럼 부드럽고, 심지어 바느질도 가능합니다. 특수성을 띤다는 점에서만 차이를 보이는 것이죠.” 김 교수는 실이 옷감으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해,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Smart Device)’를 강조했다. “’트위스트론 실’을 이용해 만든 옷을 입고 다니면, 사람들은 그 옷으로부터 생성된 전기를 이용해 스마트폰을 언제든지 충전할 수 있어요. 귀걸이와 같이 착용되는 액세서리 또한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사용하는 하나의 IT기기로 탈바꿈할 수 있습니다.” ▲옷에 트위스트론 실을 꿰매서 붙인 상태로, 사람이 호흡을 할 때 마다 실로부터 전기 에너지가 생성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처: 김선정 교수) 트위스트론 실의 실용화를 위해 김 교수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트위스트론 실의 실용화에 전념할 계획이라는 김 교수.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인공근육 실의 신재생 에너지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트위스트론 실’과 탄소나노튜브 기술을 더욱 저렴하고, 효율적인 기술로 발전해나가는 연구를 꾸준히 진행할 예정입니다.” ▲세계 여러 사람들과의 협업을 거친 이번 연구 성과에 대해 김 교수는 뿌듯함을 드러냈다. “저자들이 서로 주고받은 이메일에 있던 수많은 ‘Many Thanks’가 이번 성과의 과정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요?” 글/ 유혜정 기자 haejy95@hanyang.ac.kr 사진/ 김윤수 기자 rladbstn625@hanyang.ac.kr

2017-09 18 중요기사

[동문][세계 속의 한양인] 지구 반대편에서는 빙수가 열풍!

잉카문명의 발원지이자,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따뜻한 기후를 자랑하는 나라 페루. 한국에서 무려 21시간을 비행해야만 도착하는 이곳에선 새로운 디저트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이슈의 주인공은 한국에서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눈꽃 빙수. 표지도 동문(경영학부 09)은 아이스크림의 수요가 높은 페루에 빙수라는 음식을 알리기 위해 친구와 함께 페루 최초의 빙수 가게 ‘미스터 빙수’를 차렸다. 여름엔 줄 서서 먹는다고 소문난 이 가게, 어떻게 페루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어서 와, 빙수는 처음이지? 올해 4월 초, 페루의 수도 리마에 개업한 ‘미스터 빙수’는 현재 다섯 개의 메뉴인 ‘딸기 빙수(Fresa Bingsu), ‘망고 빙수(Mango Bingsu)’, ‘초코 빙수(Choco Bingsu)’, ‘치즈 빙수(Cheese Bingsu), 그리고 ‘멜론 빙수(Melon Bingsu)’를 페루 사람들에게 선보인다. 빙수 외에도 한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허니브레드’와 ‘초코브레드’, 그리고 컵라면과 한국 과자들도 판매한다. ▲’미스터 빙수’의 다섯 가지 빙수. 과일 빙수는 제철과일에 따라 대체되기도 한다. (출처: 표지도 동문) 빙수 재료는 모두 페루에서 구하지만, 한국의 생과일 빙수와 다를 것 없다는 점이 특징. “오히려 한국적인 메뉴를 페루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 같아요. 다만, 한국에서 맛볼 수 있는 팥빙수나 인절미 빙수는 아직 팔지 않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팥이나 떡을 현지인들이 좋아하진 않거든요.” 한국의 빙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던 표 동문은 그 경험을 살려 빙수를 직접 만든다. 듬뿍 담겨 있는 제철 과일과 혀에 닿자마자 사르르 녹는 미세한 우유 얼음 조각들은 페루인의 입맛에 그야말로 ‘안성맞춤’이었다. 그들은 처음 맛보는 디저트에 엄지를 치켜세우며 ‘맛있다’라는 말을 아끼지 않는다고. “건강한 느낌을 주는 생과일과 우유가 들어간 메뉴다 보니, 기존에 현지인들이 즐겨 먹던 아이스크림보다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현재 ‘미스터 빙수’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의 좋아요 수는 무려 1만 4천여 개에 달한다. 개업한지 5달 남짓이지만, 현지 방송에도 출연할 만큼 ‘빙수 열풍’은 대단하다. ▲한국으로부터 상륙한 눈꽃 빙수를 맛보기 위해 ‘미스터 빙수’앞에 줄서 있는 현지인들. (출처: 표지도 동문) 지난 2014년에 교환학생으로 페루 땅에 첫발을 디딘 표 동문. 흥미롭게도 중학생 때부터 장래희망이 ‘사장님’이었던 그는 현지에서 생활하며 각종 사업 아이템을 물색했다. 그렇게 1년 후 표 동문은 이곳에 빙수를 들여오기로 했다. “페루 사람들은 아이스크림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인기에 비해 종류가 많지 않더라고요. 눈꽃 빙수라면 통할 거라고 확신했죠.” 빙수가 이미 보편화된 한국과는 달리,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했던 남미행은 성공적이었다. 창업의 밑거름이 된 대학생활 “교환학생 생활을 하며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어요. 다른 나라 사람들의 문화와 사고방식이 우리와 다르다는 것을 느꼈고, 제가 생각할 수 있는 폭이 편협했다는 것을 깨달았죠.” 페루에서의 경험은 표 동문 인생의 전환점이자 창업의 원동력이었다. 페루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도 잊을 수 없다. “저를 한국에서 입양한 아들이라며 따뜻하게 맞아 주신 페루 홈스테이 가족들은 낯선 땅에 도착한 저에게 포근한 둥지를 제공해줬어요. 이들의 존재가 창업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표 동문은 언어에도 두려움 없이 부딪혔다. “일부러 현지인들을 계속 만나서 현지언어를 쓰려고 노력했어요. 모르는 단어나 문장은 그때그때 적어서 외웠고, 1년간 한국어를 쓰지 않고 스페인어만 하니 저 스스로가 뿌듯할 정도로 실력이 많이 늘었죠.” 덕분에 표 동문은 창업 과정 중 언어의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손님들과의 일상생활 소통도 가능하기에 그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현지인 손님들과 포즈를 취하는 표지도 동문(오른쪽)과 동료 김주엽씨. 표 동문은 손님들이 한 번 빙수를 맛보고 꾸준히 다시 찾아올 때 가장 보람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출처: 표지도 동문) 표 동문은 교환학생 외에도 ‘또래 튜터링’, 멕시코 어학 프로그램, 응원단, 그리고 가지각색의 아르바이트로 바쁘게 지냈던 대학 생활을 진심으로 그리워했다. “지금도 대학생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들 정도로 학교생활이 너무 즐거웠어요. 특히 과 자체가 창업과 밀접하기도 했고, 창업을 지지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큰 동기부여가 됐습니다. 창업에 관련된 수업인 ‘경영자료분석’에서 창업을 가정하여 사업계획서를 써보고, 분석하고, 발표했던 것이 실제로 가게를 낼 때 많은 도움이 됐죠.” 남미 전역이 ‘눈꽃’으로 물들 때까지 “남미 전역에 확장할 계획이 없었다면 시작도 안 했어요.” 표 동문은 미스터 빙수의 분점을 페루의 타지역들과 남미의 다른 나라에 내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확장을 위해서는 넉넉한 자본이 필요한 것이 현실. 그는 "매출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현재, 페루의 겨울을 극복하고 다가오는 여름을 준비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또한, 다가오는 여름에는 과일 빙수의 종류를 늘리고 커피 빙수도 추가하면서 빙수의 종류를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고객들이 빙수만 먹으러 오는 게 아니라, 한국의 디저트 문화를 경험하는 동시에 한국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도록 노력할 거예요.” 페루에서 얻은 귀중한 교훈들과 좋은 인연들을 새기며 언제나 정성 들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표 동문. ‘세계 속의 한양인’으로서 한국의 위상을 남미에서 높이겠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페루 여행을 계획하고 있거나 여행 중인 한양인이라면, 먼 타지에서 맛볼 수 있는 빙수를 만나러 ‘미스터 빙수’를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미스터 빙수’가게 안에서 빙수를 들고 활짝 웃고 있는 표지도 동문(왼쪽)과 동료 김주엽씨. 옆 쇼윈도에는 한국 과자인 ‘빼빼로’도 판매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출처: 표지도 동문) 글/ 유혜정 기자 haejy95@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