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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8 한양뉴스 > 문화 중요기사

제목

인생 3막, 연극으로 ‘마음의 꽃’을 피우다!

연극영화학과와 성동문화재단이 함께한 ‘금호연극정원’

오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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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xTyR

내용

‘알아요, 내 앞에선 뭐든지 할 수 있는 강한 분 인걸/ 느껴요, 하지만 당신도 마음 약한 여자라는 걸/ 이 세상에 하나뿐인 소중한 당신/ 당신 모습 닮아 갈래요.’  지난 2000년 발매된 가수 왁스(Wax)의 ‘엄마의 일기’ 가사 중 일부분이다. 한 남편의 배우자로서, 또 자식들을 키우느라 본래 자신을 잊고 살아가는 우리 주변의 많은 엄마들. 그런 4명의 엄마들과 연극영화학과 학생들, 그리고 성동문화재단이 힘을 합쳐 ‘금호연극정원’이라는 실버 연극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사소한 것에 울고 웃으며 지나온 우리들의 학창 시절, 그 아련한 추억을 공유한다.


 
지역사회와 대학의 콜라보레이션, ‘실버 연극’을 겨냥하다

급속한 고령화에 비해 노년층을 위한 제대로 된 문화 프로그램은 마련되지 않은 것이 우리 사회의 현 실정. 특히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나’라는 존재를 다시 한 번 인식하게끔 하는 ‘실버 연극’의 경우, 문화기반 시설에서 개설하고 싶어도 실제로 개설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난해 1월 성동구 금호 1가동 주민센터는 센터 내 ‘마을활력소’를 개관하고, 그 내부에 지역 주민이나 어르신이 참여할 수 있는 공연장 ‘숲속아트홀’을 조성했다. 그리고 지난 8월부터 이 곳에선, 한양대 연극영화학과 대학원('크리에이티브 콜라보레이션'과 '인턴십4' 수업이 함께 진행)과 성동문화재단의 협력 속에 실버 세대를 위한 새로운 연극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지난 15일 오전, 금호 1가동 주민센터 '숲속아트홀'에서 오승하(연극영화학과 석사과정) 씨를 만나 이번 연극의 기획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그동안 신문기사나 통계자료를 통해 간접적으로만 느꼈던 현실을 실감할 수 있었어요.” 이번 연극의 기획을 맡은 오승하(연극영화학과 석사과정) 씨는 배우들을 모집하는 단계에서부터 실버 계층의 심리적∙현실적 어려움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아무래도 남성분들의 경우 처음 관심을 보이다가도 그동안 문화생활과 거리가 멀었던 탓에 꺼려 하시는 경우가 많았어요. 또 여성분들 가운데서도 ‘노래 교실’ 같은 문화생활을 활발히 하셨던 분과 안 하셨던 분 간의 관심도도 차이가 났고요.” 그렇게 10명으로 시작된 첫 수업은 손자∙손녀를 돌봐야 한다는 등 여러 현실적인 이유로 빠진 인원들 때문에 최종 4명의 배우로 구성됐다.     

그 후 몇 번의 오리엔테이션과 배우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각본으로 짜면서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고 소품부터 의상, 무대 디자인, 음향, 사진, 영상 등 모든 작업들 역시 연극영화학과 학생들의 손을 거치며 빠르게 완성됐다. 지난 12월 6일 성수아트홀에서 손꼽아 기다리던 ‘금호연극정원’이 드디어 그 막을 올렸다. “중간중간에 학교 교수님들께서 ‘너무 어렵게 접근하지 말라’며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또 성동문화재단 관계자분들 역시 많은 도움을 주셨는데, 아무래도 기존에 계시던 시니어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니 노하우가 많으셨죠.”
▲'금호연극정원'은 4명의 배우가 각자 자신의 지난 삶의 이야기와 추억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약 40여 분간 진행됐다. (출처: 연극영화학과)
    
 
내 나이가 어때서, 마음만은 청춘인걸!

이번 연극의 시놉시스는 라디오에 보낸 사연이 우연히 당첨돼, 4명의 주인공이 DJ의 선곡을 들으며 40여 년 전 과거로 떠난다는 것.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일을 시작해 대학교에 진학한 친구들이 부러워 캠퍼스에 자주 놀러 갔다는 이애순 씨부터, 첫사랑이던 오빠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며 가슴 아픈 이별을 했다는 한옥향 씨까지. 그동안 잊고 지냈던 여러 삶의 추억들이 연극의 소재가 됐다. “DJ가 무대 뒤편에서 노래를 틀면 주인공들이 약 10분가량 본인의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혼자 무대를 끌어가시기엔 불안해서 한 주제에 여러 명이 등장하기도 했고요.”

실제 이번 공연 역시 형식적인 ‘보여주기’가 아닌, 배우들의 내면 속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인생을 표현하고 공유하며 많은 공감을 사려고 노력했다. “연극을 관람하시는 분들께서 박수도 많이 쳐주시고, 또 쎄시봉 노래처럼 아는 노래가 나오면 다 같이 따라 부르시기도 했어요. 또 홍보 팸플릿에는 배우분들 성함과 함께 닉네임도 같이 적었는데 이를 통해 본인만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하고자 했죠.” 예를 들어, 본인의 이름과 함께 ‘나는 빗방울이다’, ‘나는 연꽃이다’와 같은 문학적이고 감각적인 표현을 통해 배우들의 마음 속에 시들었던 꽃봉오리를 다시 피어나게 한 것.
▲극중 열연을 펼치고 있는 박정요(연극영화학과 석박사 통합과정) 씨와 어머님들의 모습. 1970,80년대의 교복을 재현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출처: 연극영화학과)
▲다양한 악세사리와 소품을 활용해 톡톡 튀는 감각적인 모습의 배우들. 이순(耳順)의 나이에 열연을 펼치고 있다. (출처: 연극영화학과)

 
앞으론 더 많은 꽃들이 만개하길

지난 여름방학 때부터 시작해 약 4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친 이번 연극. 학기 중엔 대학원 수업과 연극을 동시에 진행하며, 오승하 씨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2학기를 보냈다. “다른 외부 공연과 비교해도 작품성에 차이가 없을 정도로 많은 공을 들였어요. 다만 아무래도 저희가 실버 연극은 처음 기획하다보니 그만큼 신경 쓸 요소도 많았고, 시간이 좀 더 넉넉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또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그분들의 젊은 시절 문화나, 사회 분위기 등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했다고 오 씨는 덧붙였다. “당시엔 DJ 바에서 춤을 추다가도 단속이 뜨면 ‘앉은뱅이 고고’라는 말을 했대요. 그러면 다 같이 자리에 앉아서만 노래를 감상하는 거죠.(웃음)”   
     
이렇게 이번 연극을 통해 현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의 아련한 추억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었고, 기성세대 역시 젊은 시절을 회상하며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연극은 지나온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현재의 ‘나’를 직면할 수 있는 크나큰 기회를 제공해요. 앞으로는 자식 분들도 주변에서 진행하는 좋은 프로그램을 발견한다면, 주저 말고 부모님께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웃음)”
▲(윗줄 왼쪽부터 프로듀서, 조연출, 연출을 맡은) 이소희 교수(연극영화학과), 이세림(연극영화학과 석사과정) 씨, 서은주 동문(연극영화학과 석사)의 모습. (아랫줄 왼쪽부터 출연, 조연출을 맡은) 이애순, 김미자, 김혜완, 박정요(연극영화학과 석박사 통합 과정) 씨의 모습. 연극이 끝난 뒤 다같이 처음 만난 자리에서 출연자들은 "이번 연극을 통해 삶의 활력소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며 "앞으론 시니어 배우들의 참여가 활발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글/ 오상훈 기자            ilgok3@hanyang.ac.kr
사진/ 강초현 기자        guschrkd@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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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댓글 1

  • 오오미2017/12/22

    즐겁게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