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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0 인터뷰 > 동문

제목

지휘는 도구에 불과하다

조정수 동문(피아노.96)

최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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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JWBS

내용

 어느 단체든 리더의 역할은 중요하다. 음악에서도 마찬가지다. 목관악기, 타악기, 금관악기, 현악기 등 수많은 악기들이 모여 이루는 오케스트라의 리더인 지휘자. 음악은 지휘자에 의해 생사가 갈린다. 손짓으로 선율에 생명을 불어 넣는 지휘자. 조정수 동문(관현악 96)을 만났다. 최근 자신의 이름을 건 '조정수 아트홀' 개관과 함께 분주한 요즘이지만, 커피를 내리는 그의 모습에는 특유의 예술가적 여유가 묻어났다.

 

운명을 따라 음악의 길을 따르다

 

   

조정수 동문은 제도권 교육에서 벗어나 순수한 자신의 꿈을 위해 남들과는 다른 길을 선택하게 된다. 인생의 갈림길 모티브가 등장하는 로버트 프로스트(Frost)의 '걸어 보지 못한 길' 이 촉발제가 됐다. "사회 전체가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교육을 거부했습니다. 한 번뿐인 삶을 귀중히 여기고 싶었죠." 무엇을 할 지 고민하던 그는 베를리오즈(Berlioz)의 삶을 접하게 된다. 베를리오즈는 부모님의 반대로 음악을 하지 못하고 의과대학에 진학했지만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다시 음악대학에 진학해 현재 '근대 오케스트레이션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사람이다. 그가 만든 관현악법은 현대 음악인들의 교본으로 여겨진다. 조 동문은 그때를 '운명'이라고 회상한다. "어린 시절에는 음악에 조예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내면에 흐르는 본질은 막을 수 없었죠.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잠재적으로 음악 쪽으로 길이 트여있었다고 믿어요. 관현악 과를 전공했지만 전반적인 음악에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제가 지휘자의 길을 가게 된 것은 운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조정수 동문은 우리대학 졸업 후 루마니아 출신의 세계적인 대지휘자 세르주 첼리비다케(Celibidache)의 지휘를 보러 프랑스 파리로 떠났다. 첼리비다케는 상류층의 문화로 알려진 클래식의 대중화와 세계화에 현격한 공을 세운 지휘자다. 조 동문은 첼리비다케는 만나지 못했지만 스승을 통해 국립프랑스관현악단 비공개 리허설을 매주 참관 할 수 있는 특혜를 얻었다. 당시 국립프랑스관현악단의 지휘자는 예브게니 스베틀라노프(Svetlanov). 예브게니는 1972년 레닌상, 1975년 글린카상을 받은 러시아 대표 지휘자다. 예브게니의 지휘에 매료된 조 동문은 그의 수제자가 되기 위해 오랜 기간 그를 따라다녔고 결국 그를 스승으로 모시게 됐다. "은사님을 만나 음악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과 해석, 연주자를 위한 바톤(지휘봉) 테크닉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철저하게 완벽함을 추구하는 스승님은 온전한 시대적 사조와 그에 알맞은 몸짓 호흡을 강조하셨습니다. 밤 낮을 가리지 않는 뜨거운 열정, 수많은 연주곡과 함께 한 인내의 시간이었습니다."

 

'조정수 아트홀', 예술의 대중화를 꿈꾸다

 

   

 

지난 2일. 조 동문은 경기도 고양시 행신동에 '조정수 아트홀'을 개관했다. 개관식에는 고양시 시민들과 한국 최고의 가야금 연주가 황병기, 전 통일부 장관 이재정, 서울시립교향악단 고문 오병권, 색소포니스트(Saxphonist) 심상종이 참석했다. 황병기 씨는 "본 아트홀은 음악을 통해 주변과의 교감을 목표로 하는 조정수 지휘자의 혼이 담긴 장소처럼 느껴진다"며 "앞으로 시민들과 직접 소통해 새로운 예술 문화를 창출할 수 있길 바라고 시민들도 많은 관심과 후원 부탁 드린다"며 축사를 전했다. 이어 이재정 씨는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아트홀을 연다는 것은 큰 도전이며, 지하에 위치한 아트홀이 사람의 마음 깊은 곳에서 나오는 정열을 의미한다"며 "음악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진실과 아름다움의 표현이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문화적 힘이 순수한 열정을 만들어내어 새로운 역사를 쓰길 기대한다"고 아트홀 개관을 축복했다. 개관식은 심삼종 씨가 피날레를 장식했다.

 

설립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장소 섭외부터 인테리어까지, 음악에 대한 열정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존재했다. 이에 아트홀 개관 소식을 들은 주민들이 솔선수범해 전등을 교체해 주고 세탁기 등 기본적인 물품을 지원했다. 또한 조 동문의 수제자들이 아트홀 인테리어를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그가 주변의 도움까지 받아 가며 아트홀을 개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오로지 '대중과 예술을 나누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 대중들에게 오케스트라 연주는 대규모 콘서트홀이 아니면 접하기 어렵다. 아트홀을 통해 시민들의 예술 향유의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아트홀 개관의 궁극적 목표다. 아트홀에서는 덕양 혼성합창단, 덕양 소년소녀합창단 사업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월 1회 국내외 다양한 장르의 최고 아티스트를 초청하는 하우스 콘서트도 계획 중이다. 이달 26일에는 '금빛 악기로 만나는 새봄'이라는 주제로 심삼종 섹소포니스트의 연주가 열리고, 4월 23일에는 '봄의 노래의 향연'이라는 주제로 클라리네티스트 안종현과 함께 하우스 콘서트를 진행한다.

 

꿈의 '본질'을 찾아라


조정수 동문의 꿈은 우리 민족 음악을 서양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것이다. 그는 '우리 것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0년 조 동문은 국립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로 있을 때 윤선도의 <어부사시사>를 지휘했다. 윤선도의 연작시를 음악화한 예술적 완성도가 뛰어난 작품으로 국악관현악사에 길이 남을 역사라고 평가됐다. 또한 <어부사시사>는 민속 악기와 양악기를 배합한 관현악 형태인 배합관현악으로 구성됐다. 또한 국악기의 선율을 장구가 아닌 팀파니로 대체하고, 독창과 합창, 남성부와 여성부를 적절히 대비시키면서 작품의 완성도를 고려했다. 특히 국악기만을 고집하지 않은 악기 편성에서 보여준 음악에 대한 열린 의식을 높이 평가받았다. "우리에게 친숙한 아리랑과 도라지와 같은 곡들로 시작해 우리음악의 세계화에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조정수 동문은 "악보와 무대로부터 자유로운 영혼이고 싶다"고 한다. 얽매이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는 음악뿐만 아니라 수준급 요리 실력을 가지고 있다. 요리에 관해 묻자 요리와 지휘의 본질은 같다고 대답했다. "요리와 음악, 두 가지는 저에게 본질적으로 같은 의미입니다. 두 가지 모두 제 삶에서 우정과 사랑을 나누는 한 방편일 뿐이죠. 만약 제가 이익을 쫓는다면 요리와 음악 사이의 중요성을 저울질하겠지만, 제 꿈과 신념을 실천하는 도구로서는 두 가지 모두 부족함이 없습니다. 저는 대중들에게 한식의 한 상차림처럼 편하게 즐기게 할 수 있는 요리를 하고 싶습니다. 또한 삶의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삶의 의지를 준 희망을 전하는 지휘자로 불리고 싶고요."

 

   

 


학력 및 약력

 

   

조정수 동문은 1996년 우리대학 관현악 과를 졸업했다. 그는 소련의 전설적인 지휘자 예브게니 스베틀라노프(Svetlanov)의 마지막 제자로서 음악을 완성한 마에스트로다. 브뤼셀 왕립음악학교, 파리고등음악원, 국립 말메종 음악원 등에서 수석으로 학업을 마치고 국제 콩쿨 클래스를 이수했다. 또한 파리 라흐마니노프 음악원 지휘과 교수를 역임했고 국립국악고등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단국대학교 등 주요대학 지휘과에 출강하고 있으며 'Korea Conducting Academy' 대표이사로 유능한 지휘자 양성을 위해 열정을 쏟고 있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서울시립교향악단, 서울심포니오케스트라, 서울내셔널 오케스트라 등 국내외 유수교향악단에서 객원지휘자로 활동했다. 음악저널의 차세대연주자 수상, 한국예술비평협회로부터 "한국을 이끌 오늘의 젊은 지휘자"로 선정돼 수상하기도 했다.

 

 

최슬옹 학생기자 kjkj3468@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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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사진팀장 ssamstar@hanyang.ac.kr
박보민 사진기자 marie91@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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