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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1 기획 > 오피니언 > 외부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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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육아는 돕는 게 아니라 내가 해야 하는 일"

김태균 인사팀 과장 <조선일보> 기고 ... 직원으로서의 가정과 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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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IT76

내용

 본 글은 2019. 8. 1일자 조선일보에 게재된 글로서, 대학 직원의 외부 기고 활동으로 참여한 글입니다. 대학과 직접 관련은 없으나, 직원의 대외 언론 활동을 권장하고 가정과 육아에 참여하는 직원으로서 귀감을 삼기 위해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아이가 행복입니다] 여덟 살 터울 자매 아빠 김태균씨
 

"두 사람이 만나 결혼했으니, 아이를 최소한 둘을 낳으세요."

대학 은사인 교수님이 우리 부부 결혼식에서 해주신 주례사입니다. 결혼 초기만 해도 주례사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결혼 생활을 지속할수록 계속 '고민'처럼 생각나게 되더군요.

저희 부부의 첫아이는 신혼 초에 찾아왔습니다. 큰아이가 일곱 살 되던 해 둘째를 갖기로 결심했는데, 쉽게 좋은 소식이 찾아오지 않더군요. '첫째와 터울이 너무 나면 안 되니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지나, '이제 포기해야 하나' 싶을 때쯤 둘째가 '똑똑' 노크를 해왔습니다. 큰아이와 여덟 살 터울입니다.

늦둥이를 출산했을 때 아내가 했던 말이 아직도 저에게는 큰 울림으로 남아있습니다. "이제야 평생 못 할 것 같은 숙제를 다 한 것 같아." 저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첫째는 처가 어른들이 근처에 사시기도 했고, 건강도 더 좋으셨던 터라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둘째 육아는 오롯이 우리 부부가 맡아야 했습니다.

첫째 때보다 제가 더 적극적으로 육아에 참여하려고 노력하는데도, 갓난애와 열 살 초등학생을 혼자 키우는 건 아내에게 벅차고 힘든 일이었나 봅니다. 예전보다 몸이 약해졌는지 감기·몸살을 달고 사는 아내를 지켜보며, 안타까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14일 네 식구가 다 함께 둘째 서현이의 첫돌 생일상 앞에 섰다.
지난 14일 네 식구가 다 함께 둘째 서현이의 첫돌 생일상 앞에 섰다. /김태균씨 제공

육아는 돕는 게 아니라 같이 주인 의식을 가지고 해야 한다는 말이 실감 나기 시작했습니다. 육아 방식부터 확 바꿨습니다. 첫째는 모유만 먹였는데, 아내가 신체적으로 덜 힘이 들도록 모유와 분유를 섞어 먹는 혼합 수유를 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는 밤에 자면서 이리저리 보채는데, 잠귀가 밝은 아내는 그때마다 잠에서 깼습니다. 아내 대신, 제가 밤에 데리고 자기를 시도했습니다. 주간 육아는 아내, 야간 육아는 제가 하게 된 것이죠. 이때부터 아내 얼굴이 좀 좋아지기 시작했다고 느낀 건 저 혼자만의 생각일까요.

두 아이를 재우고 나면 오후 10시가 우리 부부 둘만의 온전한 시간이 됩니다. 서로 하루 동안 겪었던 일을 얘기하며 웃기도 하고 섭섭한 점을 얘기하기도 하는데요. 하루는 아내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나현이(첫째)가 서현이(둘째)를 안으며 '난 서현이가 너무 좋아. 동생 낳아줘서 너무 고마워 엄마' 그러더라. 그래서 '정말 서현이가 그렇게 좋아?' 하고 되물었더니, 활짝 웃으며 '네'라고 하는데 힘들었던 기억도 그 순간은 눈 녹듯이 사라지더라."

물론 첫째가 항상 육아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두 아이가 한꺼번에 아내를 힘들게 할 때도 있습니다. 주변에선 "여덟 살 터울이면 언니가 동생 다 봐주겠네"라고 많이들 말씀하시는데요, 첫째의 동생 따라 하기, 소위 '퇴행'이라는 것도 있답니다. 첫째가 동생 모빌 밑에 누워서 '아기 짓' 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귀여우면서도 한숨이 나온답니다. 하지만 늦둥이 돌이 다가오는 지금, 엄마에게 누구보다 든든한 육아 조력자가 첫째라는 건 분명합니다.

저는 제가 퇴근하기 전까지 온전히 '독박 육아'를 해야 하는 아내를 '육아 퇴근' 시키기 위해, 하루하루 집중해서 일하고 정시에 퇴근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다행히 제가 근무하는 직장인 대학은 여름·겨울방학 기간에 단축 근무를 합니다. 아침 출근 시간이 평소보다 약 2시간 정도 늦춰집니다. 이 '황금' 같은 아침 시간에 첫째의 등교를 돕고, 늦둥이 이유식을 먹이고, 항상 허겁지겁 식사를 하는 아내에게 아침만은 천천히 먹을 수 있는 여유를 선물할 수 있어 좋습니다. 시차출퇴근제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육아 환경을 조금이라도 개선한다면, 저처럼 '둘째 낳아야 할까'라는 고민을 오래 안고 사는 부부가 줄어들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마지막으로 작은 다짐이자 약속을
 하고자 합니다. 요즘 '허수애비'라는 말이 있더군요. 허수아비와 애비를 합친 말로, 육아에 잘 참여 못 하는 아빠를 뜻하는 말입니다. 아내에게 허수애비라는 말은 듣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조금 늦게 우리 가족에게 큰 선물로 찾아온 둘째를 '깃들 서(栖)'에 '어질 현(賢)'이라는 이름처럼 '항상 어진 마음씨를 품고 성장하는 아이'로 키우겠습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8/01/201908010036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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