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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2/01 인터뷰 > 동문 > 매거진

제목

`한국 금융시장의 미래를 읽는다`

대우증권 심상범 동문(경영 94년졸)

박용일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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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D7dN

내용

 2002년 한 해, '부자아빠' 신드롬이 한국사회를 강타했다. 모 CF의 '난 부자아빠를 꿈꾼다'라는 카피로 시작된 부자 신드롬은 사회 분위기뿐만 아니라, 각종 투자 지침서와 경제관련 서적들을 도서판매 순위 1, 2위에 올려놓는 기염을 토했다. 과거 경제신문 혹은 경제관련 직종에서나 사용됐음직한 '재테크'니 '포트폴리오' 따위의 용어들이 이제 하나, 둘 일상어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도 이러한 경향을 잘 반영한다. '부자아빠'가 되는 지름길로 여겨지는 '재테크'. 그 중심에서 경제 흐름을 주도하는 '애널리스트'의 주가는, 지금 숨가쁘게 상승하고 있다.

 

 하루 15시간 근무, '현장에서 찾는 즐거움'

 

   
 

 대우증권 '애널리스트' 심상범 과장을 만난 것은 일반인들이 휴식을 만끽하고 있을 일요일 오후, 그의 일터에서였다. 과장이라는 직급이 무색할 정도로 심 동문에게 허락된 여가 시간은 많지 않았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거래가 이루어지는 날이면 그의 출근시간은 언제나 오전 6시경이다. 미국 증권시장이 끝난 직후부터 분석에 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퇴근시간은 한국 시장이 끝나고 분석이 끝나는 오후 11시경, 하루 평균 15시간 이상을 회사에서 보내는 것이다. 누구나 꺼려할 만한 열악한 근무조건에도 불구하고 그가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에 종사하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솔직히 단순히 돈만을 생각했다면 저는 이 직업을 선택하지 않았을 겁니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자기가 하고 싶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지만 투자할 수 있는 것이죠. 애널리스트는 연구직입니다. 많은 분들이 저희를 투자상담원쯤으로 생각하시지만, 저희는 연구원이죠. 시장 자료를 통해 앞으로의 시장을 전망하고 예측하는 겁니다. 저희는 단지 분석하고 예측할 뿐이고 그 자료를 가지고 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따로 있습니다. 물론 그분들이 수입은 더 좋죠(웃음)."


 데리버티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

 

   
 

 심 동문의 전문분야는 데리버티브. 우리말로는 파생금융상품이다. 선물과 옵션으로 대표되는 데리버티브가 한국 금융시장에 도입된 것은 지난 97년. 이제 불과 5년이 조금 지났을 뿐이다. 하지만 데리버티브 영역은 지난해 9월 말을 기준으로 시장 명목거래액만 906조 500억 원을 기록, 전년대비 45퍼센트의 증가율을 보였다. 더욱이 주가지수 옵션시장은 세계 1위, 주가지수 선물시장은 세계 4위 규모로 평가되고 있다. 그 어떤 금융분야보다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석사학위 소지자인 심 동문의 대학원 논문은 바로 '이색옵션'. 공부할 당시 시장조차 형성되지 않았던 분야였지만, 그 당시 어리석어 보였던 판단이 지금 그를 체계적 교육을 받은 데리버티브 '1세대'로 불릴 수 있게 만들었다.

 

 "낯선 종목이지만, 파생금융상품이라는 것은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파생상품은 일종의 조합이죠. 조합을 통해 주식도 되고, 채권도 될 수 있습니다. 일종의 마술처럼 다양한 형태로 변형이 가능하다는 거죠. 하지만 가장 큰 장점은 증권처럼 현물을 거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같은 액수의 돈으로도 현물시장 몇 배의 거래를 성사시킬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익도 일반 주식이나 채권거래의 수 배에서 수십 배까지 더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익과 위험은 비례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심 동문은 2001년 말 보고서를 통해 '양적 성장은 끝났다. 이젠 질적 성장으로 전환할 때'라는 주장을 강력하게 펼쳤다. 하지만 1년이 흐른 지금, 아직도 양적 성장에 얽매인 우리의 선물·옵션시장은 여전히 왜곡된 형태로 진행 중이며, 그는 지금이 바로 변화되어야 할 적기라고 말한다.

 

 "파생상품은 태생적으로 기업들이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개발한 상품입니다. 즉 현물하는 사람들이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것이 위험 회피라는 본래의 목적보다는 투기의 대상으로만 사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위험을 사기 위한 투기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재 시장이 투기만에 집중되어 있는 것은 분명 문제입니다."

 

 경계대상 1호, '모럴 해저드'

 

   
 

 애널리스트들은 법적으로 투자한도가 제한되어 있다. 선점된 정보를 이용, 투기를 못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이런 법적 제재조치로써 모든 것이 해결될 수는 없다. 갈수록 지능적인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금융감독원의 단속만으로 모든 금융부정행위를 적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심 동문은 이 부분에서 애널리스트들의 도덕적 무장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애널리스트 개인에 관한 제재는 형식적이나마 법적으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더욱 무서운 것은 정보이용자에 대한 도덕적 해이입니다. 너무 쉽게 분석하고 글을 씁니다. 특히 법적으로는 애널리스트가 분석한 자료를 가지고 투자 후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보았다고 할지라도 애널리스트는 그것에 대해 책임지지 않습니다. 물론 연구원이기 때문에 책임성이 없는 것은 맞지만, 최근에 제가 본 애널리스트 중에서 책임 있는 분석과 글쓰기 의식이 결여된 연구원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심 동문은 과장이 된 지금도 보고서 한 장을 쓰기 위해서는 몇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6년차 애널리스트인 그에게도 한 문장, 한 문장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자신의 문장 하나로 수 천, 수 억의 자산을 잃는 사람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는 애널리스트 자신이 기준을 세울 수밖에 없다고 단호히 말한다. 누구도 제재하지 않는다고 해서 자신의 기준조차 없다면, 금융시장 전체가 '모럴 해저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학문과 현실의 조화를 꿈꾼다

 

   
 

 심 동문은 94년 본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96년 서강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지금까지 대우경제연구소, 현대선물 등을 거쳐 대우증권에서 연구원으로서 생활해 오고 있다. 그는 자신이 애널리스트라는 연구직을 직장으로 삼은 것도 공부를 계속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고 회고한다. 학문과 경제적인 실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직종이라 생각한 직업이 애널리스트였다는 것이다.

 

 "제가 지금 파생금융상품이라는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고 분석한다고는 하지만, 현재 분석과 전망의 틀로 사용하는 것들은 학부 수준에서 공부했던 내용입니다. 지금까지는 정보 수용자가 인식하기 어려운 용어와 최신의 경영학적 기법을 사용하면, 괜히 어렵게 한다고 노골적으로 꺼려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질적 성장을 시작한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정말로 과학적이고 선진적인 이론과 기술이 필요한 거죠. 저는 그 시작에서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 더 공부를 하고 싶은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2002년 매경이코노미가 데리버티브 부문 3위로 심 동문을 선정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외부의 평가에 대해 연연하지 않는 모습이다. 애널리스트라는 연구원을 포퓰리즘에 따라 평가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그는 시장을 걱정하는 진정한 애널리스트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말한다. 애널리스트의 진정한 임무는 시장을 정확하게 분석해 장기적이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심상범 동문. 그와 같은 프로의식을 가진 연구원들이 늘어갈 때 우리나라 금융시장도 '투기'의 오명을 벗고 진정한 '부자시장'으로 변모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학력 및 약력

   
 
 심상범 동문은 1994년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서강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학문과 취업 사이에서 고민하던 중, 애널리스트로 금융 현장에 뛰어들었다. 대우증권 연구소와 현대선물 등을 거쳐 2003년 대우증권 파생금융상품 분야 애널리스트로 활약 중이다. 바쁜 업무관계로 아직 미혼이라, 올해의 최대 수익은 '결혼'이 될 것이라 한다. 2002년 매경이코노미가 데리버티브 부문, 우수 애널리스트 3위로 선정한 바 있다.

 

사진 : 이재룡 학생기자 ikikata@ihana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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