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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5/15 인터뷰 > 동문 > 매거진

제목

21세기 신인재 기른다 안동대 권영건 총장

한양이 배출한 상아탑의 리더들 3

최 홍 취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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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jLrO

내용

 

   
 

 

 "훌륭한 전통과 도전적 창조정신 있으면 '위기'는 없다"

 

 글 싣는 순서
① 충북대 신방웅 총장
② 강릉대 임승달 총장
③ 안동대 권영건 총장
④ 호원대 강희성 총장
⑤ 동신대 이상섭 총장
⑥ 삼척대 장태연 총장

 경북 안동은 예로부터 '조선인재(朝鮮人才) 반다영남(半多嶺南), 영남인재(嶺南人才) 반다안동(半多安東)'이라 할 정도로 명현거유(名賢巨儒)가 많이 배출된 선비의 고장이다. 퇴계 이황을 비롯하여 서애 류성룡, 학봉 김성일 등 안동이 배출한 시대의 석학과 그 제자들을 모두 열거하자면 조선 유학의 학문적 계보, 그 자체를 확인하는 작업이 된다.

 

 이러한 학문적 전통을 바탕으로 안동대학교는 경북 남부를 대표하는 국립대학으로서 지식인 양성과 지역 개발의 소임을 묵묵히 수행해 온 학문의 전당이라 자임한다. 전통에 기인한 것인가. 속세에 팽배한 '입신양명(立身揚名)'의 신열을 극복한 것은 비단 퇴계만이 아니다.

 

 『정치인이 되기 위한 과정으로 고향, 안동에 내려와 대학에 몸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현실정치에 뛰어들어 보니까 생리적으로 맞질 않아요. 그래서 수단으로서 택했던 학문을 천직으로 삼아 지금까지 왔습니다.』안동대학교 제3대 총장 권영건 동문(정외 64학번)의 말이다.

 

 국내 유일무이한 국학의 전당

 

 

[인터뷰 동영상보기]

 
 

 권영건 총장은 정외과 64학번이다. 이후 연세대와 고려대를 거쳐 다시 모교에서 박사 과정을 밟았다. 1983년 안동대 행정과 교수로 부임한 이후 2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고향에서 묵묵히 학자의 길만을 걸어온 이른바 '선비'의 대표적인 표상이다. 그렇다고 그가 인의예지(仁義禮智)의 전통적 가치만으로 동시대 학문적 요구와 시대적 수요를 외면하고 있다는 생각은 큰 오산이다.

 

 - 안동은 조선유학과 선비문화를 대표하는 학문의 고장입니다. 민속학과 한문학 등 안동대의 특화된 분야가 이를 반증합니다만.

 

 『물론 지역·문화적으로 유교문화의 오랜 전통을 가진 고장이기 때문에 한국학, 동양철학, 한문학, 민속학 분야 등 국학이 발전했습니다. 특히 민속학은 우리나라에서 하나밖에 없는 분야입니다. 그래서 굉장한 인기를 얻고 있는 학과입니다. 그리고 이 지역의 70%의 주민들이 농업에 종사합니다. 이런 주민들의 경제적 입장을 생각해서 농학계열을 특성화했고 4년 전부터 국책대학으로 인정받아 매년 60억 정도를 지원 받고 있지요.』

 

   
 

 - 너무도 당연한 까닭에 세계화, 정보화에 대한 요구가 벌써 진부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만 전통을 계승하는 것 외에도 대학에 대해 현재 급변하는 사회적 요구는 보다 다양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국학이나 농학만이 안동대의 경쟁력은 아닙니다. BK21 사업에 본교 기계공학부가 참여해서 지난해 평가에서 전국 4위를 차지했습니다. 기계공학분야에도 저희 대학의 경쟁력이 만만치 않습니다. 앞으로는 지역의 특성을 감안해서 환경분야나 한의학 등 다양한 부분을 특성화시켜 발전시키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제화, 세계화라는 시대적 흐름이 있는데 뭐 한국학 쪽의 고유분야는 당연히 특성화해야 하지만 중소도시에 있는 대학으로서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오히려 정보화, 세계화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는 것이 생존력이다 하는 생각입니다.』

 

 '선비'는 지금 비즈니스 중

 

 그는 전통과 창조의 관계에 내재한 역동성을 누구보다 잘 인식하고 있다. 이른바 선비의 표상이던 권 총장이 국내 교육계 내에서 최고의 '비즈니스 총장'이라는 평가를 동시에 받는다는 사실은 이러한 역설을 잘 반증한다. 안동대가 최근 3백 20억원의 국고지원 예산을 확보해 전국 국립대 최대 규모의 기숙사 신축과 제2도서관, 국제관 등 대규모 교육시설 확충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도 권 총장의 적극적인 비즈니스 마인드에 기인한 성과라는 데 아무도 이견을 달지 않는다.

 

   
 

 권 총장이 지원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김덕중 전 교육부총리를 만나 '시골 출신 학생들에게 더욱 최고의 대우를 해 주고 싶다'며 함께 눈시울을 적셨던 일은 많은 사람이 알지 못하는 숨겨진 일화다. 한정된 국고 예산으로 대학을 운영해야 하는 지방 국립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점잖던 '선비'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 지방 국립대가 지닌 어려움 중 가장 큰 것이 예산의 문제라는데 공통된 인식이 있습니다. 안동대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재정문제는 이른바 다다익선이라고 하는데 지역이 중소도시이고 주민들의 경제적 상태가 좋지 않아서 저희대학은 발전기금을 모으는데 상당한 제약이 있습니다. 그리고 국립대학 자체가 수익사업을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아서 자체 사업으로 재정을 확충할 방법이 없습니다. 등록금도 정부에서 가이드라인을 제한해서 마음대로 올릴 수 없지만 장학금은 전교생의 40% 이상 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국립대학이니까 정부에서 세웠으니까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으로 정부 관계 부처에 적극적으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3년 동안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사업을 진행하는데 큰 불편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현재 안동대가 건설 중인 12층 규모의 제 2기숙사는 골조공사가 완료된 상태다. 건물 내외부를 모두 대리석 자재로 마감하고 각 실마다 화장실과 샤워시설을 따로 갖춘 호텔급 기숙사가 될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학생들의 기숙사치고 너무 사치스런 면이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권 총장의 답변이 명쾌하다. 교수들을 위한 시설을 이토록 화려하게 한다는 것은 비난의 여지가 있지만 학생들을 위한 시설을 최고로 만들겠다는데 무슨 논란이 있을 수 있냐는 것이다. 더욱이 안동대 소속 학생의 대부분이 농촌 출신임을 감안할 때 '농부의 자녀'들에게 도회보다 훌륭한 최고의 시설을 제공하고 싶다는 그의 취지를 듣고 나면 대개가 숙연해지기 마련이다.

 

 5개 대학 통합한 '대구경북국립대학교' 추진

 

   
 

 21세기의 '선비'는 한학은 물론 양학과 컴퓨터에도 조예가 깊어야 하는 것인가? 안동대의 영어 관련 커리큘럼과 컴퓨터 교육은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다. 이는 학생들의 해외 진출에 대한 권 총장의 각별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 국학의 중심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안동대는 해외 인턴쉽 제도를 비롯한 국제화 프로그램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영어는 학생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경쟁력입니다. 본교에는 현재 19명의 외국인 교수가 있습니다. 전교생이 3년 동안 영어회화, 토플, 토익을 필수과목으로 이수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컴퓨터 수업도 1년 과정의 필수로 지정되어 있어서 학점을 이수하지 못하면 졸업을 하지 못합니다. 이런 면에서 안동대 학생이라면 영어와 컴퓨터에 있어 어느 정도의 수준을 갖춘 것으로 자부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재학생들의 해외 경험을 유도하기 위해 3년째 해외 인턴쉽 사원을 파견하고 있습니다. 해외의 기업에서 6개월 혹은 1년간 일을 하고 돌아와 학점을 인정받는 것입니다. 작년도에 일본의 자스넷 회사와 제휴하여 19명의 학생들을 그곳에 취업시킨 성과도 있습니다. 앞으로는 4, 50명까지 확대할 생각입니다.』

 

 지방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안동대의 노력은 비단 커리큘럼과 학사제도 개혁에 그치지 않는다. 현재 안동대는 상주대, 금오공대, 경북대, 대구교대 등 대구·경북 지역의 5개 대학을 통합한 종합 국립대학 건설을 주도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러한 사업의 배경에는 국립대학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그 운영에 있어서도 가장 효율적인 형태를 갖춰야 한다는 권 총장의 생각이 깔려있다. 지방 국립대간 유사학과 통합과 시설 및 학제간 교류를 극대화하여 예산의 중복 지출을 막고 연구와 교육의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 대구·경북국립대학(TKNU) 건설 사업은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지방대의 경쟁력을 강화시켜야겠다는 생각으로 미국의 위스컨신 주립대학과 캘리포니아 주립대의 모델을 가지고 대학간 통합 기획안을 교육부에 제출했습니다. 대구·경북지역의 5개 대학간에 교수와 학생, 직원간의 교류 및 공동연구 그리고 도서관 등 학교 제반 시설을 공동으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 유사학과의 통폐합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금년도까지 사업 기반을 조성하고 2005년까지는 기반 강화, 2010년도에 교명을 '대구경북국립대학교'로 통합하면서 캠퍼스는 5개로 나누어지는 모델입니다. 지금은 사업의 성공여부를 확신할 수 없지만 관건은 5개 대학 구성원들의 의지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여하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저는 이러한 프로그램이 전국의 국립대학이 나아가야 할 확실한 지표라는 생각입니다.』

 

 21세기적 선비정신은 '사랑의 실천'

 

 정치학을 전공한 정치학도로서 '입신양명(立身揚名)'의 뜻을 접고 후학 양성의 길을 택한 권 총장에게 시국에 대한 세평을 물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높은 의식수준을 후진적인 정치인들이 따라오지 못한다'는 날카로운 일침이 곧장 되돌아온다. 이 시대에 필요한 '선비정신'이란 무엇인지 다시 물었다.

 

 『한양대학교의 교시가 사랑의 실천 아닙니까? 그런데 저는 학교를 다닐 때나 젊어서 이 교훈을 깊이 음미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인생을 조금씩 살면서 나이도 들고, 경륜이 쌓이다 보니 지금에 와서야 이 말이 지닌 진정한 가치를 깨닫습니다. 그래서 한양인의 도덕적 기반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도덕적 기반이자 가치 있는 규범으로 생활해야 되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 홍 취재팀장 choihong@ihanyang.ac.kr

 

   
 

 학력 및 약력


 1968 한양대 정치외교학과(학사)
 1973 연세대 행정대학원 외무행정(행정학석사)
 1977 고려대 교육대학원 사회교육(교육학석사)
 1986 한양대 대학원 정치학과(정치학박사)

 1974-83 가톨릭상지대 전임강사·조교수·부교수
 1983-91 안동대학교 행정학과 조교수·부교수
 1986-88 미국 애쉬랜드대 교환교수
 1991-99 안동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1995.1-95.12 한국정치학회 이사
 1995-96 안동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소장

 (현) 학교법인 경일학원 이사장 (현) 안동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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