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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5/22 인터뷰 > 교수 >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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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공학 빠진 현대의학은 상상할 수 없다`

한양의 맥박을 찾아서 40

이세형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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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647R

내용

 

   
 

 가상현실 이용한 정신치료연구 박차 가해

 "의공학 빠진 현대의학은 상상할 수 없다"


의대 의공학교실 김선일 교수

 

 "우주비행사 오스틴 대령은 실험도중 추락해 두다리와 한쪽 팔, 한쪽 눈을 못쓰게 된다. 그러자 OSI라는 비밀정보부에서는 비싼 돈을 들여 그를 생체공학 사이보그로 만든다. 오스틴은 놀라운 능력을 지닌 특수요원으로 변신해 악당들을 소탕한다."

 

   
 

 눈치빠른 사람은 벌써 70년대말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유명한 TV시리즈를 떠올렸을 것이다. 바로 리 메이저스 주연으로 여러차례 후속편이 만들어진 〈6백만불의 사나이〉이다. 생물과 기계장치의 결합체를 뜻하는 '사이보그'는 언제나 인간의 상상과 꿈으로 존재한다. 이러한 인간의 꿈은 언제나 TV 드라마와 영화의 좋은 소재가 되어왔다. 〈소머즈〉가 그러했고, 〈블레이드런너〉,〈로보캅〉이 그렇다. 그러나 이러한 인간의 '꿈'은 언제나 상상의 세계에서나 스크린에서만 가능한 것일까?

 

 '6백만불의 사나이'가 의공학의 길로 인도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인간의 두뇌를 대체할 인공지능에 관한 연구나 인체조직을 대신할 수 있는 인공조직과 장기에 관한 연구는 이제 일정정도 성과를 거두었고, 실제 산업과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다. 오랜 인간의 꿈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의대 의공학교실 김선일 교수는 바로 이러한 〈6백만불의 사나이〉의 꿈을 쫒는 사람이다.

 

 "의공학(biomedical engineering)이란 분야가 다소 생소할 겁니다. 저도 학부시절에는 전혀 몰랐던 분야입니다. 대학원에 진학하니까 교수님께서 대뜸 〈6백만불의 사나이〉를 연구하지 않겠느냐고 묻더란 말입니다. 어리둥절해있는데 알고보니 의공학을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학부와 대학원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김 교수는 공학을 의학분야에 접목할 수 있는 의공학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었고 서울대병원 의공학과 연구부장을 거쳐 미국 펜실베니아주에 있는 드렉슬(Drexel) 대학에 유학해 의공학자의 길로 본격적으로 접어들었다.

 

 의공학은 한마디로 불가능에 도전하고 있는 현대의 첨단의학에서 임상의학이나 기초의학 분야 못지 않게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분야이다. 현대의학의 운영적인 측면에 내과적 부분, 외과적 부분, 공학적 기술 지원부분 등 크게 세 가지가 있음을 감안할 때 의공학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쉽게 인식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의공학을 제외하고서는 의학의 발전은 물론이고 현상유지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초음파 진단기,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컴퓨터단층촬영기(CT) 등과 같은 의료용 기기들의 제작 및 운영은 모두 의공학에서 다루는 분야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핵의학과, 진단방사선과, 치료방사선과 등과 같이 '기계'가 많이 필요한 임상의학 분야에서 의공학은 아주 기본인 셈이다.

 

   
 

 "의공학은 간단히 말해 의학과 공학의 협동적인 학문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학적 원리와 방법을 의학분야에 적용해 진료와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게 의공학의 목적입니다. 의공학은 NT, IT, BT가 모두 어우러진 매우 복합적인 학문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편리해 지고 있는 종합병원의 진료체계 역시 의공학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병원의 서비스를 양적,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작업에 있어서도 의공학은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적절한 시스템의 구축을 통해 병원내 각 부서간의 행정체계를 보다 능률적으로 만들고, 각종 업무와 정보의 유통을 원활하게 하는 것은 의공학에서 다루는 주된 작업 중 하나이다. 이외에도 최근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인공심장, 인공안구, 인공조직, 인공뼈 등을 만드는 것도 의공학의 주요 영역이다.

 

 의료기기분야는 '황금알을 낳는' 고부가가치 산업

 

 이렇게 중요한, 아니 꼭 필요한 의공학이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확실히 자리매김했다고 할 수 없다. 의공학의 역사가 짧은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적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김 교수는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미국에 있는 종합병원들의 경우, 핵의학과나 방사선 관련 과에서는 의공학자들을 다수 채용해 의사들과 함께 연구활동을 펼치게 할 정도로 의공학 분야가 활성화되어 있고, 산업적으로도 의공학에 가지는 관심이 엄청나다고 한다.

 

 "의공학은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입니다. 현재 제너럴 일렉트릭(GE)사나 지멘스(Siemens) 같은 세계적인 제조업체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도 바로 의료기기 산업입니다. GE의 경우 매출액 대비 순이익이 가장 큰 사업부문이 의료기기일 정도입니다. 우리나라도 반도체, 철강, 자동차 등과 같은 산업에만 관심을 가질 게 아니라, 의료기기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단언컨데 의료기기산업은 투자만 제대로 할 경우 가장 큰 이익을 가져다 주는 산업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정보와 전자산업의 인프라와 인력구조가 잘 갖추어져 있고, 생활수준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기 때문에 의료기기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점차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상 첨단의 의료기기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처럼 엄청난 외화를 써가며 외국 회사들이 생산한 고가의 의료기기를 수입하는 것보다는 의료기기를 직접 생산하고, 나아가서는 수출까지 할 경우 국가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이득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흔히들 산업의 발달과정을 보면 백색가전과 같은 생활용품과 반도체 같은 산업제품을 거쳐 항공 등 군수산업으로 발달한다고 해요. 의료기기산업은 바로 산업제품과 군수산업 사이에 위치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생활제품과 산업제품을 생산하는 기술력은 이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군수산업이나 항공기산업은 외국 선진국에 비해 기술력이 매우 취약합니다. 이에 비해 현재의 기술력으로도 연구 및 생산이 가능하고 수요도 있는 의료기기산업에 투자하는 것이 매우 합리적입니다."

 

 의공학연구 대한 국가지원 확대 필요

 

 현재 김 교수가 주도하고 있는 의공학교실은 2년전에 정식 교실로 인가받았다. 의학분야에서 '교실'이 되었다는 것은 독립적인 학문으로 인준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임교수 2명, 연구교수 4명과 Post-Doc·석박사과정·연구원을 합쳐 49명에 이르는 의공학교실은 올 5월 현재 SCI·SSCI급 논문 15편을 게재했으며 내년 연구비로 30억원을 예상할 정도로 활발한 연구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BK21 핵심과제도 수행하고 있으며 '가상현실을 이용한 정신치료'라는 프로젝트로 국가지정연구소(NRL)로 지정받았다.

 

 '가상현실을 이용한 정신치료'에서 다루는 분야는 '가상현실 정신치료', '뇌 영상', '의료정보', '생체신호', '생체재료'(나노 바이오) 등으로 하버드(Harvard)대학, 맥린(Mclean) 병원 등 미국 유수의 대학과 병원, 인제의대 백병원 정신과와 (주)싸이코텍 등 국내 병원·벤처기업들과 활발한 공동연구 및 산학협력을 펼치고 있다.

 

   
 

 "의공학 분야는 기업체도 기업체지만 국가에서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분야입니다. 국가지정연구소 같은 것을 통해 의공학의 기초적인 연구기반을 닦는 작업이 무엇보다 절실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이를 통해 국가, 종합병원, 대학연구소, 벤처기업, 대기업 등으로 이루어지는 공동연구와 산학협력이 보다 활성화되어야만 합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의공학에 대한 투자는 다른 과학기술분야의 육성과 또다른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의공학의 발전을 통해 국민건강 증진과 경제발전이란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국가가 직접 나서서 육성해야 할 분야가 의공학이라고 김 교수는 힘주어 말했다.

 

 50명에 가까운 식구들이 활동하기에는 다소 좁은듯한 의공학교실에는 활력과 생기가 묻어났다. '의학'과 '공학', 아니 '인간'과 '과학'의 진정한 만남을 실현해 인간의 삶을 질적으로 향상시키면서 엄청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이들의 열정이 그대로 전달되어왔다. 그들 한사람 한사람이 바로 '6백만불의 사나이'들이었다.

 

이세형 학생기자 sehyung@ihanyang.ac.kr

 

   
 

 김선일 교수 학력 및 경력

 

 김선일 교수는 76년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과 미국 드렉슬(Drexel) 대학에서 각각 전기공학 석사(78년)와 의공학 박사 학위(87년)를 받았다. 드렉슬대학과 메이요( Mayo) 클리닉에서 의공학 연구를 수행했으며, 지난 88년부터 본교 의대 교수로 재직해왔다. 현재 김 교수는 대한 PACS학회 부회장, 대한의료정보학회 간행이사, K-DICOM위원회 회장, 국제 DICOM위원회 한국대표위원, 국제의공학회 한국대표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국내외에 총 168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저서로는〈보건의료정보학〉(공저) 등이 있으며 2001학년도 본교 연구업적 최우수교수상(2002년)과 국제학술논문상(2002년)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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