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기사 등록
검색섹션
검색영역
기사등급
기사형태
검색영역
검색단어 또는
관련기사 검색결과 리스트
관련기사 검색결과 리스트 컨텐츠
검색된 정보가 없습니다.
관련기사 검색결과 리스트
관련기사 검색결과 리스트 컨텐츠
검색된 정보가 없습니다.
게시글 상세보기
정보

2002/05/22 인터뷰 > 동문 > 매거진

제목

`공익 우선하는 삶, 평생을 떳떳하게 사는 길`

한양 동문이 뛴다 21

서용석 학생기자

URL복사/SNS공유

http://www.hanyang.ac.kr/surl/sZnO

내용

 

   
 

 

 공익 우선하는 삶, 평생을 떳떳하게 사는 길

 "돈 많이 벌고 싶으면 공직생활 피해가라"

 

 "젊은 사무관부터 청와대까지 사고가 굳어져 있다. 정부의 관료체계가 군(軍) 관료체계와 똑같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공무원 인사와 인사제도의 개혁을 위하여 국민의 정부 들어 처음 신설된 중앙인사위원회 김광웅 초대 위원장의 이임사 한 대목이다. '공무원 조직의 상상력과 창의력 실종'을 개탄한 그의 이임사는 공직자들이 듣기에는 그야말로 '기절초풍'할만 하다. "공직 인사에 혈연·지연·학연 등이 혈액의 흐름을 막는 혈전(血栓)처럼 끼어있다."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국민의 정부가 추진한 개혁의 성과마저도 한순간에 빛이 바래는 느낌이다.

 

 임해종 동문(법학과 81년졸)을 만나러가는 날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공무원 정원을 6백여명 늘리는 것을 의결했다. 언론에서는 대번 국민의 정부가 약속한 '작은 정부'에 역행하는 조치라며 비판했다. 중앙인사위원장의 이임사도 그렇고, 공무원 증원 계획에 대한 언론의 비판을 생각하니 '작지만 효율적으로 국민에게 봉사하는 정부'를 만들기 위해 신설된 기획예산처 정부개혁실에서 개혁업무에 주력하고 있는 임 동문을 만나러가는 길은 이래저래 심난했다.

 

 공공부문 개혁은 행정 효율이 핵심

 

 정부개혁실에 들어서서 주위를 두리번거리자 40대 중반의 푸근한 인상의 사나이가 곁으로 다가왔다. 정부개혁실 행정1팀장 임해종 동문이었다. 임 동문은 평소 공무원들의 모습에서 느꼈던 딱딱하고, 고압적이며 엘리트적인 '관료'의 인상보다는 퇴근후 포장마차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이웃집 아저씨(?)에 더 가까웠다.

 

   
 

 IMF 구제금융의 부담을 떠 안고 출범한 현 정부가 노동과 금융, 기업 그리고 공공부문의 4대 개혁을 천명한지 4년이 넘었다. 그 작업의 성과를 결산하는 시점에서 공공부문의 개혁이 가장 부진하다는 비판이 언론뿐만 아니라 국민들 사이에서도 계속적으로 제기돼 온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임 동문은 공공부문 개혁의 범위를 좀더 명확히 해야함을 역설한다.

 

 "공공부문 개혁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정부 산하기관, 공기업을 일하는 분위기로 바꾸는 작업입니다. 선진국에서도 정부개혁이라 함은 자체 정비와 일하는 분위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지요. 그런데 국민들은 조직관리에 한정하지 않고 의료, 사법, 정치, 부패 등의 문제와 같이 생각합니다. 이런 것은 크게 보면 정부 공공개혁 범주에 들어가지만 솔직히 기획예산처 소관이 못됩니다. 정치개혁은 정치인, 사법개혁은 법원이나 검찰이 해야하고 교육, 의료개혁은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하는 일이지요."

 

 임 동문은 국가경영에 대한 평가기관인 스위스의 IMD(Institution of Management Development)가 우리나라의 국가경영 수준을 97년의 세계 30위에서 27위로, 행정효율은 38위에서 25위로 올렸다면서 이는 대대적 개혁의 성과물이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국민들의 비판에 마냥 회피하는 것은 아니다. 임 동문은 "좀 억울하기 하지만 뭐라고 반박할 수도 없다"라고 실토한다. 비록 거대한 정부에서 세부적인 일을 담당하고 있지만 크게 봐서 '국민'의 정부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공공의 책임을 느낀다는 것이다.

 

 '멸사봉공' 정신으로 쉴 새 없이 내달린 20년

 

   
 

 임 동문은 법대 77학번으로 민주당 최고위원인 추미애 동문과는 동기동창이다.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법대생들이 많았지만 그는 행정고시를 선택해 3학년때 1차, 4학년때 2차에 합격해 81년 총무처 수습행정관으로 처음 공직에 몸담았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경제기획원,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 청와대 경제구조조정기획단 등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재직 중에 영국 서섹스대학에서 국제경제학 석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90년대 경제분야의 주요한 이슈였던 부동산, 선물거래제도, 준조세제도 등 우리 나라 경제기획의 주요 사안은 모두 임 동문의 손길이 배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습'딱지를 떼고 '엘리트' 공무원들이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경제기획원을 지원하게 된 동기를 묻자 임 동문은 '왠지 가고 싶어서'라고 대답한다. 타 부서보다 창의적이고 발전적인 일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의욕으로 작용했을까. 임 동문은 그의 20여년 공직생활을 다른 것을 별로 생각할 겨를 없이 '쉴 새 없이 달려왔다'라고 표현한다. 재정경제원과 기획예산위원회를 거쳐 현재의 기획예산처에 이르기까지 각종 재정관련정책과 제도개선, 재정운영 계획수립과 집행관리 그리고 공공부문의 재정개혁과 행정개혁에 관한 사무를 책임지는 업무는 일하는 보람도 많겠지만 그만큼 어려움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법이다.

 

 "인원이 250명 정도로 공무원 수로 보면 아주 적은데 할 일은 아주 많은 조직이 기획예산처입니다. 야근도 많고 예산이라는 게 국회 승인이 나야 집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에 힘든 게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정부개혁실도 '떡 하나 더 주기 보다는 더 많이 먹는다고 뺏는 일을 하는' 곳이라 할 수 있지요. 그래서 겉보기와는 달리 화려하지도 않고, 별로 환영받는 조직도 아닙니다. 일을 처리할 때 불편부당하지 않도록 조절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요."

 

 "어떤 위치까지 왔냐구요? 아직 졸병이죠 뭐"

 

   
 

 임 동문이 생각하는 공직 생활은 '멸사봉공(滅私奉公)'으로 압축된다. 모든 일에 대한 판단 기준을 공익성에 두다 보면 가장 보람있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사람은 공직생활이 절대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정부자체 개혁의 일환으로 학자금 무상 지원을 폐지하고 퇴직금도 줄었습니다. 월급도 초봉과 지금을 비교해 보면 크게 오르지도 않았습니다. 일하는 것도 공공성을 앞세우다 보니 효율성보다는 민주적이고 합법적인 절차를 많이 따지게 되죠. 10년 정도 공직에서 일하다 보면 민간 부문 종사자와는 일에 접근하는 방법이 확연하게 달라집니다. 어떤 일을 해서 자기 조직에 얼마나 많은 이익이 들어오느냐 보다는 국민전체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때문에 평생 떳떳하게 살아가는 방법이 될 수 도 있지요. 능력을 발휘해서 성취감을 느끼고 명예까지 얻을 수 있는 삶, 공직자가 누릴 수 있는 행복입니다."

 

 뚜렷한 공직관을 지닌 젊은 관료에게 인생관이랄까 뭐 거창하지는 않지만 인생철학도 있을 법하다. 하지만 임 동문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저는 그런 것에 대해선 할 이야기 없는 사람인데요. 이건 생략합시다. 자식에게도 어떤 철학을 가지고 살라는 이야기를 못하는데요 뭘. 그런 거 이야기하는 사람은 아직 성숙되지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직생활 20년이면 이제 중고참이다. 고시를 통하지 않은 공무원들이라면 평생동안 근무해도 오르기 힘든 4급 서기관이다. 하지만 임 동문은 스스로를 여전히 '졸병'이라고 말한다. 정권말기가 가까워오면서 벌써부터 '복지부동'이니 '줄서기'니 하는 공직사회의 고질적인 병폐가 재연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는 지금, '공무원 조직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시점에서 만난 임 동문은 전통적인 의미에서 충실한 '공복(公僕)'의 모습 그것이었다. '졸병' 서기관 임해종 동문의 정부개혁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서용석 학생기자 antacamp@ihanyang.ac.kr

 

   
 

 임해종 동문은 누구?

 

 임해종 동문은 77년 본교 법학과에 입학해 80년 24회 행정고등고시에 합격했다. 87년부터 94년까지 경제기획원(행정사무관), 94년부터 96년까지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서기관)에서 근무했다. 이후 충남도청 경제협력관, 재정경제부 경제홍보기획단 국내홍보과장, 청와대 경제구조조정기획단 국민경제자문회의 사무처를 거쳐 지난 2001년부터 기획예산처 정부개혁실에서 재직하고 있다. 재정1팀장을 거쳐 현재 행정1팀장을 맡고 있는 임 동문은 92년 영국 서섹스대학에서 국제경제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대통령표창(93년)을 수상한바 있다.

URL복사/SNS공유

기사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