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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31 인터뷰 >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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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토크] 예술·공학·의학을 넘나드는 융합연구 전문가

김지은 아트테크놀로지대학원 협동과정 교수

사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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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Hkpt

내용
김지은 교수 연구팀이 2017년에 개발한 이미지 기반 알약 식별기기 오필(OPILL)로 지난 3월 ‘iF 디자인 어워드 2018’ 제품 부문(Medicine/Health/Care) 본상을 받았다. 김지은 교수가 사회혁신 관련 분야 메디컬 HCI(Human-Computer Interaction) 연구로 한양대학교 베스트 링크플러스(BEST LINC+) 상을 받은 데 이은 쾌거다.
글. 전수아 사진. 안홍범, 이매진X랩
 
▲ 김지은 아트테크놀로지대학원 협동과정 교수

널리 쓰이는 기술과 디자인


‘디자인이란 단순히 그것이 어떻게 보이고, 느껴지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기능하느냐이다’라는 스티브 잡스의 말에 김지은 교수는 한 가지 질문을 덧붙인다.
“‘디자인은 누구를 위해 기능하는가?’ 이것이 메디컬 HCI를 연구하는 저희 팀의 화두죠.”
디자인이 더욱 이롭게 쓰일 수 있는 분야, 사회적 약자나 몸이 불편한 이들을 위한 제품을 고민한 김 교수팀은 알약 식별기기 ‘오필(OPILL)’로 모범 답안을 제시했다.
“1회분씩 약봉지에 담아주는 조제약은 정보가 적힌 겉봉투를 잃어버리면 어떤 때에 먹는 약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있죠. 알약에 문자가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알약의 70%는 흰색에 문자가 음각 처리된 모양으로 글씨가 작고 흐려서 시력이 좋지 않은 노인들이 식별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오필은 복용 약에 대해 잘 모르거나 시력이 좋지 않은 분들도 약품 정보를 간단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개발했습니다.”
오필은 알약의 제형과 글자, 로고를 카메라로 인식해 국내 유통 약품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한 다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나 연결된 모니터로 약품 정보와 복용법을 알려준다. 사용자는 알약을 넣고 작동시키기만 하면 된다. 간단한 사용법, 테이블 어디에 놓아도 어울릴 법한 심플한 디자인은 세계적인 권위의 ‘iF 디자인 어워드 2018’ 제품 부문 본상 수상으로 그 가치가 증명됐다. 이번 수상이 더욱 뜻깊은 점은 아직 시판되지 않은 오필이 콘셉트 부문도 아닌 제품 부문 본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심미성뿐 아니라 혁신성과 정교함, 사용가치와 실용성을 골고루 인정받은 결과다.



 

화성에서 온 공대와 금성에서 온 의대가 지구에서 만나려면?

▲ 알약을 식별하는 오필(OPILL). 두 대의 카메라와
두 대의 조명이 상·하단에 나뉘어 장착돼 있고, 중앙에
네 개까지 알약을 올려놓는 트레이가 있다

김 교수가 몸담은 연구실의 이름은 이매진X랩(ImagineX Lab). 예술 전공자와 공학 전공자가 함께 모여 창의적인 융합 연구를 진행한다. 연구 분야도 다양하다. 김지은 교수를 필두로 한 팀은 메디컬 HCI에 주력하고 있고, 다른 프로젝트팀은 VR 기반 자율주행 드라이빙 시스템이나 미디어아트 무대 디자인에도 도전했다. 기관의 수주를 받아 진행하는 연구도 있지만,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공유하다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아이템을 찾아 발전시키는 경우도 있다. 오필이 바로 그러한 예다.
“2014년 한양대학교 의대, 공대 교수님들이 모여 ‘닥터&닥터스’라는 모임을 만들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가볍게 모였어요. 가끔은 세미나를 열어 전문 지식과 각 분야의 최신 정보를 공유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의학과 공학 그리고 디자인이라는 전혀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죠. 그리고 이 모임에서 오필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의약품 식별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을 거쳐, 2016년 본격적으로 개발에 나선 김 교수 연구팀은 한양대학교 류마티스병원의 성윤경 교수팀과 긴밀하게 협업했다. 환자들을 만나 약 복용 방법과 습관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고, 의료진에게 약품 정보와 전달 방식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 시제품이 나온 후에는 류마티스병원과 함께 임상실험을 진행했다. 김 교수는 이 과정에서 닥터&닥터스 모임을 통해 오래전부터 교류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공학과 의학 분야 연구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저는 ‘속도’를 꼽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저희는 시제품을 만들면 십수 명의 사람에게 사용해보게 하고 빨리 피드백을 받아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잘 만드는 것만큼 새로운 기술을 빨리 선보이고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그런데 의학 분야는 임상실험에만 몇 년이 걸리기도 해요. 실험 대상도 수백 명에서 수천 명에 달하죠. 의대와 꾸준히 교류하며 분야별 차이점을 미리 공감한 덕분에 실험 과정에서 의대 교수님들을 채근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 수 있었어요.(웃음)”

 
▲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의 일상생활 수부 기능을 평가하는 스마트글러브 ‘마노비보(Manovivo)’

오필의 다음 단계, ‘더 빠르게 더 넓게’


김지은 교수팀은 오필 설계에 관한 디자인과 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한양대학교 LINC+사업단, 기술지주회사와 협력해 기술이전 혹은 기술사업화를 통한 상용화를 준비하는 한편,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오필의 사용 범위를 더욱 확장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먹지 않는 약을 일반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리거나 변기에 흘려보내는 경우가 대다수죠. 그에 따른 생태계 교란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향후 보건소나 약국에서 불용의약품을 수거하는 과정에서 항생제를 포함한 약제들을 효율적으로 분리배출하는 데 적용해 폐의약품 회수 및 순환 처리에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안전하게 관리된 불용의약품은 국경없는의사회 등과 연계해 제3세계에 인도적 재분배를 통해 기부할 수도 있겠지요.”
바람대로라면 오필의 쓰임새가 먼 곳의 이웃 그리고 우리 땅의 생태계까지 뻗치게 되는 것. 널리 쓰이는 이로운 기술과 디자인을 만들고 싶다는 김지은 교수의 철학에 걸맞은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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